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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월동하던 흑두루미, 일본 이즈미로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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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월동하던 흑두루미, 일본 이즈미로 간 까닭은?

익명 (미확인) | 일, 2016/04/03- 00:19

지는 해를 배경으로 흑두루미들이 잠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김신환

4대강 공사로 모래톱 사라지고 농경지엔 낱알 한톨 없어요

천수만 겨울철새 먹이 나누는 김신환 동물병원장을 만나다

 

미디어홍보팀 김은숙([email protected])

[caption id="attachment_158319" align="aligncenter" width="640"]간월호 모래톱에서 흑두루미들이 잠 잘 채비를 하고 있다. Ⓒ김신환 간월호 모래톱에서 흑두루미들이 잠 잘 채비를 하고 있다. Ⓒ김신환[/caption] 지난 3월 26일, 해미읍성에서 서산 천수만 겨울철새 먹이나누기를 하고 있는 김신환 원장을 기다렸다. 약속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부리나케 달려온 그는 연신 미안하다며 “소가 새끼를 낳았는데 난산이라 시간이 좀 걸렸어요. 아들 낳았어요.” 라며 늦은 이유를 설명했다. 새로운 생명 하나를 지금 막 지상으로 꺼내놓은 그의 손은 평범한 농사꾼의 손처럼 투박했다. 김신환 원장은 숨 돌릴 겨를도 없이 곧바로 흑두루미 얘기를 시작하면서 새들이 잠들기 전에 얼른 가보자고 길을 안내했다. “우리나라가 자꾸 개발이 되면서 흑두루미들이 어디로 갔냐 하면 일본 이즈미로 갔어요. 이즈미에서는 처음에 한 마리 두 마리가 날아오니까 이게 아주 귀한 철새가 된 거예요. 그러니까 일본에서는 두루미들이 와서 겨울을 잘 날 수 있을까를 연구해서 무논을 조성해주고 먹이를 나눠주기 시작 했습니다. 그러다보니까 한국에 왔던 6,000 ~ 7,000마리가 몽땅 다 이즈미로 갔어요. 현재 이즈미 월동 개체 수가 13,000수 정도 됩니다. 전 세계에 두루미가 많아야 약 20,000수 밖에 안 되는데 거의가 다 이즈미로 가는 거지요.” [caption id="attachment_158320" align="aligncenter" width="640"]우리나라에서 월동하던 흑두루미들이 대부분 일본 이즈미로 가서 겨울을 보내고 있다. 개발의 광풍에 낙동강 모래톱도 사라지고 농경지에 먹을 것도 없어진 탓이다.Ⓒ김신환 우리나라에서 월동하던 흑두루미들이 대부분 일본 이즈미로 가서 겨울을 보내고 있다. 국토개발의 광풍에 낙동강 모래톱도 사라지고 농경지에 먹을 것도 없어진 탓이다.Ⓒ김신환[/caption]  

모래톱 사라지고 주워 먹을 낱알도 없어요, 갈 곳 없는 흑두루미

김신환 원장은 4대강사업과 환경의 파괴로 흑두루미 수가 줄어가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심지어 4대강 사업 때문에 흑두루미의 이동경로도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에 있는 모래톱을 싹 다 없애고 호수로 만들어버리는 바람에 흑두루미 경로가 바뀌었어요. 그동안에는 낙동강을 타고 중부로 해서 이동을 했어요. 그런데 시베리아에서 이즈미로 가는 통로가 4대강 사업을 하면서, 그리고 제가 2009년부터 먹이 나누기를 하면서 흑두루미의 이동 경로가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제주도 상공으로 해서 순천만 천수만으로, 해남으로 해서 천수만까지 직행을 합니다.” 인간들의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파괴는 땅의 지도만 바꿔놓은 것이 아니었다. 새들이 날아다니는 하늘길도 바꿔놓은 것이다. 2009년 철새 먹이나누기를 시작한 후 천수만으로 찾아오는 철새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caption id="attachment_158315" align="aligncenter" width="640"]흑두루미 먹이를 논둑에 뿌리고 있는 김신환 원장 Ⓒ김신환 흑두루미 먹이를 논둑에 뿌리고 있는 김신환 원장 Ⓒ김신환[/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58313" align="aligncenter" width="640"]먹이나누기를 할 때는 새들을 좋아하는자원봉사자들이 기꺼이 나선다.Ⓒ김신환 먹이나누기를 할 때는 새들을 좋아하는자원봉사자들이 기꺼이 나선다.Ⓒ김신환[/caption] “2014년 전까지는 약 800수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게 가장 많은 숫자였어요. 그런데 2014년도 3월에 5,600마리가 한 번에 보였습니다. 이제는 이즈미에서 북상해 번식지로 가는 두루미들 13,000수가 거의 다 천수만을 거쳐 가게 된 것이지요. 작년(2015) 10월 27일 월동지로 가는 두루미 4,000여 수가 제가 먹이를 나누는 곳에서 먹이를 먹고 갔습니다. 전에는 천수만에서 겨울을 나는 두루미들이 많아야 250수 정도였는데 올해는 약 400여 마리가 저랑 겨울을 났어요.” [caption id="attachment_158321" align="alignnone" width="900"]지난 30일 김신환원장은 "천수만에 흑두루미가 447마리 남아 있네요.아쉬운 마음 달래며, 이제 봄 꽃도 보고, 여름 철새들이 도착하는 마도도 가봐야겠네요."라며 흑두루미와의 이별을 아쉬워했다..Ⓒ김신환 지난 30일 김신환원장은 페이스북에 "천수만에 흑두루미가 447마리 남아 있네요.아쉬운 마음 달래며, 이제 봄 꽃도 보고, 여름 철새들이 도착하는 마도도 가봐야겠네요." 라며 흑두루미와의 이별을 아쉬워했다.Ⓒ김신환[/caption] 1980년에 간척을 시작해 1987년 완공된 천수만은 1995년 벼농사 시작을 계기로 세계적인 철새도래지가 되었다. “여기가 농경지로 바뀌면서 현대에서 농사를 이걸로 지었어요. 넓은 농토에 농사를 짓기 위해 큰 기계를 사용해서 추수를 했는데 콤바인에서 떨어지는 낙곡률이 20%가 넘은 거예요. 쉽게 얘기해서 새 먹이를 뿌리고 다닌 거나 마찬가지예요. 먹이가 풍부해지니까 가창오리가 35만 마리에서 40만 마리가 이 좁은 지역에서 모이기 시작을 했어요.”  

얘들아, 천수만에는 모래톱도 있고 먹이를 나눠주는 사람들도 있단다

그러나 2009년 일반농지로 분양된 이후 20%가 넘던 낙곡률은 1% 밖에 되지 않았다. 철새들의 먹이가 없어지자 그 많던 철새들이 더 이상 천수만을 찾지 않았다. 김신환 원장은 2009년 본격적으로 철새 먹이나누기에 뛰어들었다. 그와 철새지킴이 활동에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이 후원금을 모으고 꾸준히 먹이를 준 결과 천수만을 찾는 철새들이 증가하기 시작했다. 먹이는 볍씨, 청미, 옥수수, 미꾸라지, 민물새우, 붕어치어 등을 사용했는데 가창오리, 흑두루미 황새 등의 새들이 날아와 먹이를 먹었다. [caption id="attachment_158311" align="aligncenter" width="640"]환경운동연합에서도 모금을 통해 철새 먹이나누기에 동참했다.Ⓒ김신환 환경운동연합에서도 모금을 통해 철새 먹이나누기에 동참했다.Ⓒ김신환[/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58312" align="aligncenter" width="640"]파주환경연합에서도 철새먹이나누기에 소중한 마음을 보탰다.Ⓒ김신환 파주환경연합에서도 철새먹이나누기에 소중한 마음을 보탰다.Ⓒ김신환[/caption] “먹이도 먹이지만 흑두루미들이 여기로 올 수 있는 것은 간월호에 있는 모래톱 때문입니다. 흑두루미들은 흐르는 물에서 잘 안 잡니다. 간월호의 모래톱에서 흑두루미가 잡니다. 잠잘 곳과 먹이가 맞아떨어지니까 흑두루미가 천수만에 머물게 된 거예요. 10월 말쯤 오기 시작해서 다음해 3월 말까지 있습니다. 먹이가 있으면 4월 중순까지도 머무를 수가 있어요. 그런데 3월 말부터는 천수만이 본격적으로 농번기에 들어가고 논갈이가 시작되니까 보통 3월 말까지 먹이 나누기를 합니다.” [caption id="attachment_158317" align="aligncenter" width="640"] 먹이터로 날아오는 흑두루미떼Ⓒ김신환 먹이터로 날아오는 흑두루미떼Ⓒ김신환[/caption]  

파파라치 사진작가들 때문에 흑두루미들 피곤해요

천수만에 다시 새들이 모여들기 시작하자 새를 찍겠다는 사진작가들도 모여들기 시작했다. 김신환 원장은 사진작가들의 욕심 때문에 흑두루미들이 잠잘 시간에도 쫓겨다녀서 무척 불편해 하고 있다고 했다. [caption id="attachment_158310" align="aligncenter" width="640"]찍사들이여~ 동냥은 못할 망정 쪽박은 깨지마시라.흑두루미 먹이나눈 곳으로 차량을 몰고 들어가 평화롭게 먹이를 먹고이는 흑두루미들을 모두 날려버리고 하루 종일 괴롭히는 찍사들이여 제발 천수만에 오지마세유~ 먹이터에는 한마리도 없습니다. ㅠㅠb Ⓒ김신환 찍사들이여~ 동냥은 못할 망정 쪽박은 깨지마시라.흑두루미 먹이나눈 곳으로 차량을 몰고 들어가 평화롭게 먹이를 먹고 있는 흑두루미들을 모두 날려버리고 하루 종일 괴롭히는 찍사들이여 제발 천수만에 오지마세유~ 먹이터에는 한마리도 없습니다. ㅠㅠb Ⓒ김신환 페이스북[/caption] “먹이를 고정적으로 주기 시작하면서 흑두루미들이 보통 2천 마리, 많을 땐 4천 마리가 오기 때문에 새를 찍는 사진사들이 많이 옵니다. 그런데 이 사람들이 문제인 거예요. 이 사람들이 새들을 계속 쫓아다녀요. 좀 더 가까이 찍고 싶고, 나는 거 찍고 싶고, 해 속에 들어가는 거 찍고 싶고 이래가지고 지금 천수만의 흑두루미들이 몹시 불편한 상황이에요. 순천만은 그래도 순천시에서 잘 보호하는데 여기는 먹이 나누는 곳의 차 들어가는 곳과 나가는 곳 두 군데에 들어가지 말라고 안내판을 설치했는데 심지어 그것도 열고 들어갑니다. 열고 들어가서 사진 찍는다고 욕심을 부리는 바람에 편히 쉬는 새들을 다 날립니다.” 김원장은 먹이 나누기가 끝난 후에는 무너진 논둑을 고쳐주어야 한다고 했다. 논둑이 무너진다니 도대체 얼마나 많은 새들이 한꺼번에 내려앉아 먹이를 먹기에 논두렁이 무너져 내릴까 싶었다. “흑두루미 2~3천 마리가 한꺼번에 논을 밟으면요. 그 무게에 논둑이 다 무너져요. 다 무너지기 때문에 그것도 우리가 다 고쳐줘야 돼요. 그동안에는 제가 요령껏 해서 이쪽 농로에다 주고 저쪽 농로에 주고 하는 식으로 옮기면서 먹이를 놨는데 너무 많으니까 그걸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올해는 한 자리에다만 겨우내 줬는데 아이고 글쎄 그 논둑이 다 무너졌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58316" align="aligncenter" width="640"]흑두루미들이 한꺼번에 와서 먹이를 먹으면 논둑이 무너진다고 한다. Ⓒ김신환 흑두루미들이 한꺼번에 와서 먹이를 먹으면 논둑이 무너진다고 한다. Ⓒ김신환[/caption] 그는 철새먹이나누기가 지속되려면 지금처럼 후원만으로 유지하기는 힘들다며 농지에서 농사를 짓는 사람들의 인식개선과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했다. 예전처럼 낙곡률 20%까지는 안 되더라도 철새들이 먹을 수 있는 양의 곡식을 일정부분 확보해 주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했다. 그렇게 지역주민들 전체가 나서서 철새들을 보호해야 세계적인 철새도래지로서의 명맥을 계속 이어갈 수 있지 않겠느냐고 했다. “먹이나누는 일을 여러 사람들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힘들지 않냐고? 아이고 왜 안 힘들겠어요. 힘들어 죽겠지요. 그래도 체력이 될 때까지 할 겁니다. 얘네들(철새들)이 계속 찾아와준다면 힘들어도 계속 해야지요. 많이만 와줬으면 좋겠어요.” 말로는 힘들다면서도 김신환 원장의 얼굴에는 아빠미소가 흘렀다. 철새들의 먹이가 점점 줄어드는 현실을 진심으로 애달파 하면서 시작한 먹이나누기였다. 지역 주민의 한사람으로서 내 고장으로 찾아오는 귀한 손님들을 굶겨서 떠나보낼 수는 없었던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58318" align="aligncenter" width="640"]지는 해를 배경으로 흑두루미들이 잠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김신환 지는 해를 배경으로 흑두루미들이 잠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김신환[/caption] 천수만은 이제 생명과 생명이 교감하는 공간, 하늘과 땅과 사람과 철새가 어우러져 하나의 풍경을 완성하는 공간이 되었다. 인간이 내미는 작은 온정을 기억하고 찾아와주는 철새들이 있는 한, 새들의 힘찬 날갯짓이 천수만 상공으로 줄을 잇는 한, 김신환 원장과 철새지킴이들의 먹이나누기는 내년에도 후년에도 계속될 것이다.  

먹이나누기 후원단체

2009년부터 시작한 천수만 겨울철새 먹이나누기는 매년 10월 25일부터 익년 3월 31일까지 진행하며 후원단체는 환경운동연합,파주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해 대양 합명회사,서산풀뿌리시민연대,한국야생조류협회,한국야조생명협회,한국물새네트워크,김신환동물병원 등이다. 서산시 버드랜드에서도 먹이로 벼를 후원해주고 있다. 흑두루미 먹이 공급을 주로 하고 있으며 현재에는 기러기류 200여 수와 흑두루미 3,000여 수가 먹이터에서 먹이를 먹고 있다. 또한 황새가 천수만에 20여 수가 찾아와 황새 먹이로 미꾸라지를 구입해 나눠줄 예정이다. 김신환원장은 후원처와 사용내역, 먹이나누기 활동 등을 페이스북과 블로그에 유리지갑처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김신환 페이스북)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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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아래 영문,인도네시아어 번역본을 같이 싣습니다.  번역도움: 온태현 회원)

새만금 세계 잼버리 스카우트 대원에게 보내는 편지

 

이정현(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환경운동연합 조직위원장)

환영합니다.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잼버리에 참석한 150여 나라, 4만 3천 명의 청소년 스카우트 대원과 지도자 여러분. 인종과 성별, 출신과 종교 등 다름에 차별 없는 연대와 호혜의 정신으로 우정을 쌓고 꿈을 키워나가기를 바랍니다. 뭇 생명이 죽어간 갯벌에서, 바닷물이 드나드는 새만금의 미래를 염원하면서, 기후 위기의 당사자인 청소년이 탄소중립 시대를 열어가는 의미 있는 잼버리가 되길 바랍니다. [caption id="attachment_233263" align="aligncenter" width="800"] ⓒ전북환경운동연합[/caption] 미안합니다. 새만금에 조성된 8.84㎢의 드넓은 야영장의 조건과 상황이 매우 나쁩니다. 부지는 넓고 도로는 뚫렸지만, 기반이 다져진 야영장이 아니고 자연 상태의 초지도 아닙니다. 일시적으로 조성된 농업용지입니다. 십수 년 전만 해도 이곳은 갯벌이었습니다. 지금도 군데군데 붉은 염생식물이 자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비가 내리면 곤죽이 되는 펄입니다. 갈매기들이 날아와 먹이 활동을 합니다. 날이 개면 뙤약볕이 내리쬡니다. 피할 곳이 없습니다. 바닷가 날씨는 변화무쌍하고 바람도 거셉니다. 이런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막바지 공사로 집수정을 만들고 배수로를 내고, 야자 매트로 길을 내고, 플라스틱 깔판을 깔았습니다. 군데군데 대형 천막도 많이 쳤습니다. 하지만 큰비 한 번만 지나면 빠지고 잠길 수 있습니다. 내리쬐는 뙤약볕을 막기에는 역부족입니다. [caption id="attachment_233265" align="aligncenter" width="800"] ⓒ전북환경운동연합[/caption] 대비해야 합니다. 거친 환경이야 스카우트의 개척정신으로 이겨낼 수 있을 겁니다. “어떤 상황에도 휘파람을 불고 웃으면서 이겨낸다”라는 스카우트 구호처럼 잘 대처하리라 믿습니다. 그렇지만 새만금은 거친 자연환경이 아니라, 대규모 자연훼손과 개발이 진행 중인 곳입니다. 이런 곳일수록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며 피해 규모도 커질 수 있습니다. 과정 활동은 외부에서 이뤄진다고 해도 숙영과 교류는 야영장에서 이뤄집니다. 지도자와 대원들이 이러한 조건과 상황을 꼭 알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돌발상황에 침착하게 대응할 수 있습니다. 불편한 진실이 있습니다. 전북 부안군 새만금 잼버리 야영 부지는 만경강과 동진강이 오랜 시간에 걸쳐 만든 풍요롭고 기름진 하구 갯벌이었습니다. 많은 물고기가 산란하러 모여들고, 질 좋은 백합과 바지락이 지천이었습니다. 흰발농게를 비롯한 수많은 게와 갯지렁이, 망둥어, 짱뚱어들이 부지런히 갯벌을 오갔습니다. 멀리 남반구 뉴질랜드에서 북반구 툰드라까지 약 30,000Km를 오가는 도요물떼새를 비롯한 많은 국제적인 이동 철새들이 쉬어갔습니다. 새만금 갯벌에 기대어 살아가는 주민들의 삶도 풍요롭고 윤택했습니다. 갯벌은 바다 생명의 어머니입니다. 그런데 1991년 전북 군산, 김제, 부안지역 409㎢의 갯벌과 바다를 메워 땅과 호수를 만드는 사업이 시작됐습니다. 인근, 어민들과 환경단체는 역사 이래 가장 큰 환경 파괴사업이자 어민 생존권을 짓밟는다면서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갯벌의 가치연구, 민관 공동조사단 참여, 법정 소송, 대규모 집회와 시위 등 온 힘을 다해 갯벌을 지키려 했습니다. 특히, 해창 갯벌에서 다음 세대를 위해 갯벌이 보존되길 바라며 향나무를 묻는 ‘매향제’를 지내고, 갯벌을 지키자는 마음을 담아 하나 둘 장승을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2003년 3월, 천주교, 불교, 개신교, 원불교 4대 종단 성직자들이 자연에 진심으로 사죄하는 마음을 담아 65일간 서울까지 참회의 삼보일배를 시작한 곳입니다. 도요새를 자신들의 조상이라고 여기는 뉴질랜드 마오리족, 틱낙한 스님도, 호주의 상원의원, 국제적인 환경단체들이 이곳을 찾았습니다. 이처럼 새만금 해창갯벌은 환경운동의 성지입니다. 새만금을 지키고자 했던 기억과 치유의 공간입니다. 지금도 상실의 바다를 되살림의 바다로 만들어 가기 위해 새만금의 변화를 기록하고 시민생태조사단과 해수유통을 통해 환경도 살리고 지역경제에도 도움이 되는 대안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의 희망이 담겨있는 곳입니다. 여러분이 서 있는 이곳 텐트가 쳐진 곳은 바로 그 갯벌이었습니다. 귀하게 여겨 보호해야 할 뭇 생명과 환경, 갯벌을 지키려는 수많은 사람의 눈물과 한숨, 그리고 희망 위에 서 있는 것입니다. 잘못한 건 어른들입니다. 전북 도내 정치인들은 잼버리 대회 준비는 뒷전이고 새만금 매립 속도를 높이고 새만금 신공항을 추진하는 수단으로 이용했습니다. “잼버리 하려면 비행기 띄워야 한다. 그러니 신공항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해야 한다”라면서 먼지만 날리는 관광용지에 2천억 넘는 농지기금을 쓰는 꼼수를 썼습니다. 농지기금으로 논을 만드는 공사이니 땅 다짐이나 자연 배수를 고려하지 않았고, 잼버리에 필요한 부지보다 더 넓은 땅을 만들려다 보니 확보하다 배수가 되지 않는 것은 이미 예견했던 일입니다. 항건 한번 안 둘러본 정치인들이, 매듭 한번 배워본 적 없는 정치인들이 얽히고설킨 새만금 매듭을 더 꼬이게 했습니다. 이러다 보니 다른 대안을 검토할 시기도 놓쳤습니다. 갯벌과 바다는 인류의 마지막 식량창고이며 블루 카본으로 온실가스 흡수원입니다. 따라서, 새만금 갯벌 보존과 복원은 지역과 국가를 넘어 세계적인 과제이기도 합니다. 최근에는 새만금을 지키고 기록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긴 ‘수라’가 많은 시민과 청소년에게 큰 감명을 주고 있습니다. 아빠와 함께 새를 관찰하고 갯벌을 탐사한 청소년의 성장이 담겨있는 영화이기도 헙니다. 이 영화를 별빛이 쏟아지는 밤에 바람에 실려 온 짭조름한 바다 내음을 맡으며 스카우트 대원과 관람하면 좋겠습니다. (이 글은 문화저널 8월호에도 게재되었습니다.)  
Letter to the Scouts of the Saemangeum World Jamboree
The Inconvenient Truth of Saemangeum Worldwide Jamboree
Welcome, 43,000 youth scouts and leaders from more than 150 countries attending the 25th World Jamboree at Saemangeum. May you build friendships and nurture dreams in a spirit of solidarity and reciprocity, regardless of race, gender, origin, or religion. As we look forward to the future of Saemangeum, where tidal waters flow in and out of the mudflats where many lives have died, we hope that this Jamboree will be a meaningful event for youth who are part of the climate crisis. We are trutly sorry that the conditions and situation of the vast 8.84 square kilometer campground in Saemangeum are very bad. The site is large, and the roads are paved, but it is not a campground with a foundation, nor is it grassland in a natural state. It is a temporary agricultural land. Decades ago, this was tidal mudflats, and there are still red saltwater plants growing here and there. So, when it rains, the land becomes soggy. Seagulls still fly in to feed. When the sun comes out, it blazes and there's no shade for shelter. The weather is volatile, and the wind is strong near the sea. To minimize this inconvenience, the government has done some last-minute work to build catch basins, drainage ditches, paved roads with palm mats, and laid down plastic sheeting. They've also pitched a lot of big tents, but they're only one big rain away from being swept away and submerged. The tents are also not enough to keep the sun out. You'll have to be prepared. The rugged environment will be met with the pioneering spirit of the Scouts, and as the Scout motto goes, "Whistle and smile through it all." However, Saemangeum is not a wilderness, but an area of large-scale degradation and development, where the unexpected can happen and the damage can be severe. While the course activities take place outside, sleeping and socializing will take place in the campsites. It is imperative that leaders and crews are aware of these conditions and situations so that you can react calmly to any unexpected events. Here's an inconvenient truth. The Saemangeum Jamboree campsite in Buanan, Jeollabuk-do was a rich, fertile estuarine mudflat created over time by the Mankyung and Dongjin rivers. Many fish gathered to spawn, and high-quality lilies and clams were abundant. White-footed boobies and other crabs, as well as midges, gobies, and shad, diligently traveled to and from the mudflats. Many international migratory birds, including shorebirds that travel some 30,000 kilometers, from as far away as New Zealand in the southern hemisphere and the tundra in the northern hemisphere, rested on the land. The lives of the people who depend on the tidal flats of Saemangeum were also rich and full. Tidal flats are like the mother of sea life. In 1991, a project began to fill in 409 square kilometers of tidal flats and seas in Gunsan, Gimje, and Buan, Jeollabuk-do, to create land and lakes. Local fishermen and environmental organizations fiercely opposed the project, calling it the largest environmental destruction in history and trampling on fishermen's right to survival. They did everything in their power to protect the tidal flats, including conducting a study on the value of the tidal flats, participating in a joint public-private investigation team, filing court cases, and organizing large rallies and protests. At Haechang tidal flats, people began to bury incense trees in the hope that the tidal flats would be preserved for future generations, and to build pagodas one by one to protect the tidal flats. In March 2003, priests from four major religions - Catholicism, Buddhism, Protestantism, and Won Buddhism - began a 65-day pilgrimage to Seoul to offer their sincere apologies to nature. They were joined by New Zealand's Maori, who consider the shorebird to be their ancestor, Thiknak Han monk, an Australian senator, and international environmental organizations. As such, Saemangeum HaeChang Tidal Flat is a holy place for the environmental movement. It is a space of memory and healing for those who tried to protect Saemangeum. It is also a place of hope for those who are documenting the changes in Saemangeum to turn the sea of loss into a sea of rebirth, and who are creating alternative solutions to save the environment and benefit the local economy through citizen ecological research groups and seawater redistribution. The tented area where you are standing was once a tidal flat, and you are standing on the tears, sighs, and hopes of countless people who are trying to protect the precious life, environment, and tidal flat. It's the adults who are at fault. Politicians in Jeonbuk province used the jamboree to speed up the reclamation of Saemangeum and push for a new airport. "We need to fly an airplane for the jamboree. So, we should exempt the new airport from the preliminary feasibility study," they said, and spent more than 200 billion won of agricultural funds on a tourist land that would only blow dust. Since the agricultural funds were used to build rice paddies, there was no consideration for land compaction or natural drainage, and it was already predictable that the land would not drain as they tried to build a larger land area than needed for the jamboree. Politicians who had never been around this land before, who had never even learned to tie a knot, further tangled the already tangled Saemangeum knot. In doing so, they missed the time to look at other alternatives for the jamboree. Tidal flats and oceans are humanity's last food reservoirs, as well as a blue carbon absorber of greenhouse gases. Therefore, the preservation and restoration of Saemangeum tidal flats is a global challenge beyond local and national boundaries. In recent years, documentary film 'Sura' containing stories of people protecting and recording Saemangeum have deeply impressed many citizens and youth in Korea. It is also a movie about the growth of a young man who watched birds and explored the tidal flats with his father for many years. I would love to share this movie with a scout troop on a starry night, smelling the salty sea air carried by the wind.  
Surat untuk para Scout Jambore Dunia Saemangeum
Kebenaran yang Tidak Menyenangkan dari Jambore Dunia Saemangeum
Selamat datang, 43.000 pramuka muda dan pemimpin dari lebih dari 150 negara yang menghadiri Jambore Dunia ke-25 di Saemangeum. Semoga Anda dapat membangun persahabatan dan memupuk mimpi dalam semangat solidaritas dan timbal balik, tanpa memandang ras, jenis kelamin, asal usul, atau agama. Sambil menantikan masa depan Saemangeum, di mana air pasang surut mengalir masuk dan keluar dari dataran lumpur di mana banyak nyawa melayang, kami berharap Jambore ini akan menjadi acara yang bermakna bagi kaum muda yang menjadi bagian dari krisis iklim. Kami benar-benar menyesal bahwa kondisi dan situasi bumi perkemahan yang luasnya 8,84 kilometer persegi di Saemangeum sangat buruk. Lokasinya luas, dan jalanannya beraspal, tetapi ini bukan bumi perkemahan dengan fondasi, dan juga bukan padang rumput dalam keadaan alami. Ini adalah lahan pertanian sementara. Beberapa dekade yang lalu, ini adalah dataran lumpur pasang surut, dan masih ada tanaman air asin merah yang tumbuh di sana-sini. Jadi, ketika hujan turun, tanah menjadi basah. Burung camar masih terbang untuk mencari makan. Saat matahari terbit, panasnya terik dan tidak ada tempat berteduh. Cuaca tidak menentu, dan angin bertiup kencang di dekat laut. Untuk meminimalkan ketidaknyamanan ini, pemerintah telah melakukan beberapa pekerjaan di saat-saat terakhir untuk membangun kolam penampungan, parit drainase, mengaspal jalan dengan tikar palem, dan memasang terpal plastik. Mereka juga telah mendirikan banyak tenda besar, tetapi hanya satu hujan besar saja tenda-tenda tersebut akan tersapu dan terendam. Tenda-tenda tersebut juga tidak cukup untuk menghalangi sinar matahari. Anda harus bersiap-siap. Lingkungan yang keras akan dihadapi dengan semangat kepeloporan para Scout, dan seperti moto Scout, "Bersiul dan tersenyum melewati semuanya." Namun, Saemangeum bukanlah hutan belantara, melainkan area dengan degradasi dan pembangunan berskala besar, di mana hal yang tidak terduga dapat terjadi dan kerusakannya bisa parah. Sementara kegiatan kursus berlangsung di luar, tidur dan bersosialisasi akan dilakukan di tempat perkemahan. Sangat penting bagi para pemimpin dan kru untuk mengetahui kondisi dan situasi ini sehingga Anda dapat bereaksi dengan tenang terhadap kejadian yang tidak terduga. Inilah kebenaran yang tidak menyenangkan. Perkemahan Jambore Saemangeum di Buanan, Jeollabuk-do adalah dataran lumpur muara yang subur dan kaya yang terbentuk dari waktu ke waktu oleh sungai Mankyung dan Dongjin. Banyak ikan berkumpul untuk bertelur, dan bunga lili serta kerang berkualitas tinggi berlimpah. Burung booby berkaki putih dan kepiting lainnya, serta ikan midges, ikan gobi, dan ikan shad, dengan rajin melakukan perjalanan ke dan dari dataran lumpur. Banyak burung migran internasional, termasuk burung pantai yang melakukan perjalanan sekitar 30.000 kilometer, dari tempat yang jauh seperti Selandia Baru di belahan bumi selatan dan tundra di belahan bumi utara, beristirahat di daratan. Kehidupan masyarakat yang bergantung pada dataran pasang surut di Saemangeum juga kaya dan penuh. Dataran pasang surut bagaikan ibu kehidupan laut. Pada tahun 1991, sebuah proyek mulai mengurug dataran pasang surut dan laut seluas 409 kilometer persegi di Gunsan, Gimje, dan Buan, Jeollabuk-do, untuk menciptakan daratan dan danau. Nelayan lokal dan organisasi lingkungan menentang keras proyek tersebut, menyebutnya sebagai perusakan lingkungan terbesar dalam sejarah dan menginjak-injak hak nelayan untuk bertahan hidup. Mereka melakukan segala cara untuk melindungi dataran pasang surut, termasuk melakukan studi tentang nilai dataran pasang surut, berpartisipasi dalam tim investigasi gabungan antara pemerintah dan swasta, mengajukan kasus ke pengadilan, serta mengorganisir demonstrasi dan protes besar-besaran. Di dataran pasang surut Haechang, orang-orang mulai mengubur pohon dupa dengan harapan dataran pasang surut akan dilestarikan untuk generasi mendatang, dan membangun pagoda satu per satu untuk melindungi dataran pasang surut. Pada bulan Maret 2003, para pendeta dari empat agama besar - Katolik, Buddha, Protestan, dan Buddha Won - memulai ziarah selama 65 hari ke Seoul untuk menyampaikan permohonan maaf yang tulus kepada alam. Mereka bergabung dengan suku Maori dari Selandia Baru, yang menganggap burung pantai sebagai nenek moyang mereka, biksu Thiknak Han, seorang senator Australia, dan organisasi lingkungan hidup internasional. Oleh karena itu, Dataran Pasang Surut Saemangeum HaeChang adalah tempat suci bagi gerakan lingkungan. Tempat ini merupakan ruang kenangan dan penyembuhan bagi mereka yang berusaha melindungi Saemangeum. Tempat ini juga merupakan tempat harapan bagi mereka yang mendokumentasikan perubahan di Saemangeum untuk mengubah lautan kehilangan menjadi lautan kelahiran kembali, dan yang menciptakan solusi alternatif untuk menyelamatkan lingkungan dan memberi manfaat bagi ekonomi lokal melalui kelompok penelitian ekologi warga dan redistribusi air laut. Area tenda tempat Anda berdiri dulunya adalah dataran pasang surut, dan Anda berdiri di atas air mata, desahan, dan harapan banyak orang yang berusaha melindungi kehidupan, lingkungan, dan dataran pasang surut yang berharga. Orang dewasalah yang bersalah. Para politisi di provinsi Jeonbuk menggunakan jambore ini untuk mempercepat reklamasi Saemangeum dan mendorong pembangunan bandara baru. "Kita perlu menerbangkan pesawat untuk jambore. Jadi, kita harus membebaskan bandara baru dari studi kelayakan awal," kata mereka, dan menghabiskan lebih dari 200 miliar won dana pertanian untuk lahan wisata yang hanya akan menebarkan debu. Karena dana pertanian digunakan untuk membangun sawah, tidak ada pertimbangan untuk pemadatan tanah atau drainase alami, dan sudah dapat diprediksi bahwa tanah tidak akan kering karena mereka mencoba membangun area yang lebih luas dari yang dibutuhkan untuk jambore. Para politisi yang tidak pernah berada di sekitar tanah ini sebelumnya, yang bahkan tidak pernah belajar mengikat simpul, semakin memperkeruh simpul Saemangeum yang sudah kusut. Dengan melakukan hal itu, mereka melewatkan waktu untuk melihat alternatif lain untuk jambore. Dataran pasang surut dan lautan adalah tempat penyimpanan makanan terakhir bagi manusia, sekaligus penyerap karbon biru dari gas rumah kaca. Oleh karena itu, pelestarian dan restorasi rawa pasang surut Saemangeum merupakan tantangan global yang melampaui batas-batas lokal dan nasional. Dalam beberapa tahun terakhir, film dokumenter 'Sura' yang berisi kisah-kisah tentang orang-orang yang melindungi dan merekam Saemangeum sangat mengesankan banyak warga dan pemuda di Korea. Film ini juga merupakan film tentang pertumbuhan seorang pemuda yang mengamati burung dan menjelajahi dataran pasang surut bersama ayahnya selama bertahun-tahun. Saya ingin sekali menonton film ini bersama pasukan pramuka di malam berbintang, sambil mencium udara laut yang asin yang terbawa angin.
수, 2023/08/02-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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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지향)일기 시즌4]

제비가 편했으면 좋겠어

여현

   5월의 화창한 어느 날, 제비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혁신파크에서 열린 비건 페스티벌에 다녀왔다. 여기서 제비는 제로웨이스트와 비건을 모두 지향하는 사람들이 단어의 앞 글자를 하나씩 따서 스스로 귀엽게 이르는 말이다. 다회용기를 들고 어떤 비건 음식을 먹을까 행복한 고민을 하는 데 시간을 쏟았던 여느 때와 달리, 이번에는 페스티벌에서 직접 캠페인 부스를 운영하기 위해 친구와 아침부터 서둘렀다. 전날 밤을 새우다시피 해서 만든 현수막과 꾸밈 재료를 부스에 설치하고 우리는 비건 페스티벌을 찾은 시민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비건으로 살면서 곤란한 선물을 받은 경험이 있나요? 있다면 곤란했던 경험을 나눠주세요.”    질문에 공감한 제비들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직장인 제비들은 육식 중심 회식 자리에 가면 스스로가 민폐를 끼치는 사람이 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고 했고 명절에 회사에서 주는 스팸/참치 선물 세트 등을 곤란해했다. 한 제비는 나만 안 받으면 손해를 보는 기분이 들어서 한때 동물성 선물 세트를 받아 논비건 가족에게 주거나 되판 적도 있지만, 지금은 거절한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명절 선물도 복지제도인데, 이들에겐 복지가 아니라 고민거리였던 셈이다. 그리고 정말 많은 제비들이 생일에 치킨 쿠폰을 거절한 경험이 있었다. 치킨은 항상 옳다는 말이 한때 유행했는데 비건 지향인에게는 옳지 않았다. 또 기념일에 빼놓을 수 없는 케이크도 동물성 유제품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치킨에 이어 곤란한 선물 2위를 차지했다. 그 밖에 젤리, 아이스크림, 라떼처럼 일상에서 쉬이 권해지는 식품과 동물성 화장품, 가죽 제품, 캐시미어 목도리처럼 비식품 종류 그리고 이미 너무 많은 텀블러와 에코백도 받기 곤란하다고 말했다. 물론 비건임을 동네방네 알리고 다녔더니 주변에서 비건 선물 위주로 배려해 주었다는 당찬 사람도 있었는데 위시리스트 잔뜩 담아두기를 팁으로 알려주었다.    답변을 들으며 많은 제비들에게 제로웨이스트와 비건은 혼자 하는 실천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과 선물을 주고받는 과정도 하나의 챌린지가 될 수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질문을 던진 우리도 비슷한 경험을 가졌지만, 우리가 제비들의 목소리를 모으고자 나서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따로 있었다.    비건 식당 찾아다니기 좋아하는 평범한 비건 지향인이었던 우리가 캠페인을 하는 시민으로 탈바꿈하게 된 건 지난해 한국환경공단에서 주최한 자원순환 이벤트에 경품으로 치킨 쿠폰이 선정되었던 일 때문이다. 기후 위기 대응 이벤트에 치킨을 경품으로 준다니, 처음에는 이벤트 소식을 본 내 눈을 의심했다. 공장식 축산의 폐해는 말할 것도 없고 인간이 지구 환경에 커다란 영향력을 미쳤다는 지질학적 시대 구분 개념으로 닭 뼈를 ‘인류세’의 증거로 삼을 정도라는데 환경 이벤트 경품으로 치킨을 준다니.. 다행히 이 이벤트는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다른 경품으로 바뀌었지만, 여전히 많은 공공기관에서 지구의 날, 환경의 날이라는 명목으로 치킨을 경품으로 주고 있다. 개인이 선물하는 건 선택의 영역이라고 해도 기관에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건 대안이 없기에 발생한 문제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래서 비건을 지향하는 친구들끼리 의기투합해 제로웨이스트샵과 비건 식당에서 온누리 상품권처럼 쓸 수 있는 통합 상품권을 만들어 달라는 ‘제비누리’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설문조사를 통해 600명이 넘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모았고 앞으로 좀 더 의견을 모아서 이를 토대로 보고서를 작성해 정책 제안을 할 계획이다.    우리가 만 원대 선물로 커피를, 2만 원대 선물로 치킨을 처음으로 떠올리는 것은 익숙함과 편리함 때문이다. 만약 대안으로 ‘제비누리 상품권’이 생긴다면 환경 이벤트 경품으로 지급될 수 있고 주변 지인들에게도 선물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우리가 선물하고 싶은 건 맛있는 식사 한 끼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 아닐까. 좋은 의도로 전해진 선물을 그대로 기분 좋게, 마음 편하게 받을 수 있는 세상을 바란다.   <비건 페스티벌에서 만난 '제비'들의 이야기>  
화, 2023/08/01-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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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순이

고등어 (글.그림) / 반려견카툰

깜순이는 대구탕을 파는 백반집에서 사는 검은 개입니다. 깜순이는 백반집 주인 아주머니와 손님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는데요. 깜순이에게는 하나의 장기가 있었는데 손님들이 식사를 한 후 계산를 하고 나면 계산을 한 손님을 향해 절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깜순이가 두 앞 발을 포개어 인사를 하면 사람들은 신기해하며 좋아하였고 그걸 바라본 주인아주머니도 덩달아 즐거운 마음으로 열심히 일을 할 수 있었습니다.

  어느 날 무슨 마음이 들었는지 깜순이가 집을 나갔고 애가 타는 마음으로 찾으러 몇일을 찾으러 돌아다녔지만 찾을 수 없었습니다. 깜순이는 종종 마을로 뒷산으로 혼자 돌아다니기도 하였는데, 너무 늦어 걱정시키는 일은 절대 없었습니다. 그런 깜순이가 어느 날, 밤새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가게에 오던 단골 손님들도 깜순이가 보이지 않자 많이 걱정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얼마 뒤 깜순이는 앞발이 많이 다친 채로 가게로 돌아왔습니다.   아마 가게 근처에 있던 산 깊은 곳에 갔던 거 같은데, 산에는 일부 주민들이 멧돼지와 같은 야생동물을 포획하기 위해 설치한 올무가 있었는데 거기에 앞발이 걸렸던 것 같았습니다. (무분별한 야생동물 포획은 엄연한 불법이며 지자체의 허가가 필요합니다.) 올무에 걸린 발을 빼내느라 안간힘을 쓰다가 극적으로 탈출한 깜순이는 많이 지쳐 있었고 아주머니는 잘 걷지 못하는 깜순이를 데리고 바로 병원을 찾았습니다.   병원에 와서 원장님이 진찰을 했을 때 올무에 걸렸던 앞발은 이미 괴사가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괴사된 부위에 점점 퍼져 나갈 수 있고 많이 지쳐 있는 깜순이의 상태가 괴사가 진행되는 것을 견디기가 힘들어 깜순이의 앞발을 절단하기로 하였습니다.   동물의 사지 절단은 상처부위보다 좀더 몸에 가깝게 절단을 하여야 후에 동물이 다시 원래의 환경으로 돌아가 생활을 할 때 위험을 줄 일 수 있습니다. 치료 후 동물이 다시 생활 할 때 절단 상태가 익숙해 질때까지 지표면에 마찰하거나 부딪혀 상처가 덧나 괴사가 진행될 수도 있습니다. 주로 실외에서 생활하는 깜순이도 이러한 위험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해 몸통에 가깝게 절단을 하는 수술이 필요했습니다.   아주머니는 수술 후 빠르게 회복하여 예전같이 밝고 생기를 되찾은 깜순이를 보며 많이 기뻐하셨고 손님들도 깜순이가 다시 돌아와 기뻐하였습니다. 아주머니는 깜순이의 없어진 앞다리를 보며, 이제는 깜순이 절하는 건 볼 기회가 없겠다며 우셨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깜순이가 행복하게 백반집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더 이상 집을 나가지 않도록;;;;) 온 마음을 다해 돌보아 주셨습니다. 그렇게 깜순이와 아주머니는 행복하게 잘 살아가고 있습니다.    
 

반려동물이 부상이나 질병 등으로 신체의 일부를 절단하는 등 장애를 입게 되는 것은 당연히 반려인에게는 마음 아픈 일일 것입니다. 반려동물 역시 아픔을 겪겠지만 심리적 좌절감은 오래 가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무엇보다 반려동물이 장애 이후의 삶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올바른 재활 등을 지원한다면 반려동물의 삶의 질은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의 반려동물은 언제나 한결같이 사랑스럽습니다❤️

?우리동생 활동을 후원해 주세요?

※환경운동연합과 우리동생은 한 달에 한번 컨텐츠 교류를 통해

‘사람과 동물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공존하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려고 합니다.

 
목, 2023/07/2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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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오염수 해양 방류를 저지하고, 정부를 움직이기 위해서는 시민분들의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7월 24일 환경운동연합의 모든 활동가들은 시민분들의 목소리를 모으기 위해 30℃의 폭염에 홍대 거리로 나왔습니다. 오염수 방류는 왜 문제가 되는걸까요? 오염수에는 강한 방사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염수를 넓은 바다에 버리면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 농도가 낮아질 뿐 방사성 물질은 여전히 남게 되고, 일본의 계획대로 30년 이상 방류할 시 어떤 피해가 일어날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삼중수소, 플루토늄, 아메리슘 등 탱크에 넣거나, 콘크리트에 섞어 고체 형태로 보관하는 등 바다에 버리는 것 외에 대안은 있습니다. 일본에서 충분히 보관할 수 있음에도 바다에 방류하는 이유는 그것이 가장 값싼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바다는 전 세계의 것이고, 생명의 보고입니다. 하지만 국제법상 ‘다른 나라 환경에 피해를 주지 않을 의무’를 어긴 일본. 정부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중단을 촉구하고, 국제해양법재판소에 제소해야 합니다. 환경운동연합은 어제와 같이 앞으로도 시민분들과 함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막기 위해 활동을 이어갈 것입니다. 환경운동연합을 응원해주세요!   서명하기: 링크
화, 2023/07/25-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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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예방 해야만 했던, “아직도 믿기 힘든 참사”

  [caption id="attachment_229714" align="aligncenter" width="360"] ⓒ환경운동연합(2023)[/caption]  

4일 국회에서 10.29 참사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다섯번째 회의를 열었습니다. 첫 청문회 일정에는 경찰과 소방인사들이 주요 증인들로 출석했습니다.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하루 종일 진행된 빡빡한 일정에도 희생자 유족들이 함께 자리해 모든 과정을 지켜보았습니다.

10.29 참사에 골든타임은 없었습니다. “군중 난기류”라는 좁은공간에 인파가 몰릴 때 발생하는 물리적 현상 앞에, 한사람이라도 더 빨리 구해야했습니다. 긴급한 구조를 위한 경력들이 필요했습니다. 더 나아가 애초에 적극적인 안전관리를 위한 사전 예방대책이 필요했습니다.

 

“겪고도 아직도 믿지 못하겠습니다.”

 

참사 현장에 최초로 도착했던 유해진 팀원의 말입니다. 용산소방서 현장대응단 소속으로 19년 경력의 소방관인 그녀에게도 10.29 참사는 아직도 믿기지 않는 사건이었습니다.

가장 중요한 점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제가 사고골목 앞에 도착했을때 사고 앞 지점에서는 사람들이 넘어져서 포개져 있다는 느낌보다는 사람이 사람위로 밀려서 올라가 있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사고 앞 지점은 사람들이 숨을 쉬는데 큰 어려움이 없었으며, 의식이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이 사람위로 밀려서 올라가 있는 형태라 앞에서 일으킬수는 없었고 전혀 꼼짝도 하지 않았고요. 후면으로 넘어가야겠다고 바로 판단했고 지휘팀장 지시하에 대원들과 후면으로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엄청난 인파를 뚫지 못하고 5분이나 걸렸습니다. 뒤편에 도착했을 때 사고 앞 지점으로 바로 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사고지점부터 6m나 뒤인 세계음식거리와 맞닿는 지점에도 사람들이 똑같이 넘어져 있었습니다.

“지원요청을 출동하면서도, 현장에서도 엄청나게 요청했습니다.”

그녀는 또한 28차례나 걸친 지원요청 이유는 현장에 경찰들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도착 당시 본 경찰관은 2명이 전부였고 현장통제는 한참 동안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넘어져있는) 사람을 빼서 눕힐 공간도 없을 정도로 사람이 많았습니다. 경찰, 지자체 등 다른기관의 지원이 없어 너무나 외로웠다고 합니다. 소방관이 그 안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고, 구조한 사람을 눕힐 장소조차 마련되지 않을 정도로 인파들이 통제되지 않았습니다. 저희 소방관들, 저를 포함한 모두가 정말 죽을힘을 다해 최선을 다했지만, 참담한 결과에 유가족들께 너무나 죄송한 마음입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고 현장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했습니다.

유해진 팀원은 사고발생의 원인에 대해 군중 난기류(crowd turbulence)현상을 언급했습니다. 더크 헬빙(Dirk Helbing) 교수에 따르면 군중 밀집도가 입계치(평방미터당 6인)이상에 달하면 큰 압력이 사람들에게 가해진다는 설명입니다. 유해진 팀원은 참사당시 이태원 골목의 군중 밀집도가 11~15인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신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몸을 가눌수 없고, 서로 넘어지는 통제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했던 것이죠.

 

“이런 구조적인 문제가 있는데 실제 책임은 용산경찰서장이나 소방서장에게 묻고 있는게 부끄러운일 아닙니까. 시스템을 지원하는게 컨트롤타워의 역할인데, 그게 안되는 게 중대한 과실이라는겁니다. 인식을 못 했다는 것만으로 책임을 회피하십니까?”

 

참사예방을 위한 시스템의 문제를 언급한 진선미 의원의 지적에 더해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다양한 질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떤 질의와 답변 내용들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기도 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229716" align="aligncenter" width="640"] ⓒ국회방송 캡쳐(2023)[/caption]  

2020년과 2021년 행사 당시는 방역대책 차원의 대응이었고 안전관리 차원은 아니었다.  보신각 타종행사와 불꽃축제 행사와 달리 10.29 참사는 장소가 특정되지 않아서 비교할 수 없다. 참사 당일 현장에서 행해졌던 마약범죄 수사와 안전사고 예방은 연관성이 없다. 용산 태통령실 이전 여파나 관저경호 관련 사항은 참사대응과 연관이 없다. 무책임하게 중간에 가운데에서 사퇴하기보다 맡은바 소임을 다하겠다. 경찰의 최초 인지시점은 22시 56분이 아니라 23시 20분이다. 주말 저녁이면 저도 음주 할 수 있다.

또한 여당의원들의 공세는 이임재 용산경찰서장에게 집중되었습니다. 참사 당일 서울경찰청에 지원요청을 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했던 이유 때문이었을까요. 이런  광경은 마치 그에게 서울청장이나 경찰청장 이상의 더 큰 책임이 있는 듯한 인상마저 주었습니다.

아이러니하게 첫째 날 가장 많이 나온 답변은 최선을 다했다는 말이었습니다. “최선”의 스펙트럼은 생각보다 범주가 넓었습니다. 의문은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누구를 위한 최선이었을까요. 참사가 벌어진 지도 68일을 맞는 이 날, 10.29 참사의 첫 번째 청문회를 보며 유가족들은 참담한 심정을 밝혔습니다. 정부의 무책임과 안일한 태도가 유가족들을 투사로 만드는 익숙한 광경이 또다시 벌어지고 있습니다.

  노란리본기금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목, 2023/01/0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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