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공부중독

지역

공부중독

익명 (미확인) | 금, 2016/03/25- 09:00

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여러분과 같이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그 책은 오래된 책일 수도 있고, 흥미로운 세상살이가 담겨 있을 수도 있고, 절판되어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같이 볼까요?


스물세 번째 책
<공부중독>
공부만이 답이라고 믿는 이들에게


23_hope book 300

인간은 도구를 사용한다. 여기에서의 도구는 단순히 ‘일을 할 때 쓰는 연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나 방법을 의미하기도 한다. 공부 역시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사용된다. 그렇다면 공부의 목적은 무엇일까?

우리는 살아가며 여러 상황, 사람, 사물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여러 과제와 마주하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과제를 적절히 해결하지만, 때론 도무지 ‘어찌할 줄 모르는’ 어려움에 처하기도 한다.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가 공부이며, 우리는 공부라는 도구를 통해 ‘성장’할 수 있다.

공부는 다양한 형태를 지닌다. 밥벌이를 위한 공부, 마음을 돌보기 위한 공부, 종이를 잘 접기 위한 공부, 연애를 잘하기 위한 공부 등 우리는 여러 우여곡절의 과정을 겪으며 공부하게 된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공부는, 성장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삶을 속박하고, 그 목적을 협소하게 정의하여 편협화시키고 있다.

<공부중독>은 이러한 문제점을 잘 짚어준다. 공부에 중독되어, 그야말로 공부가 만능이라 생각하는 현상을 평범한 사람들의 경험과 언어로 잘 설명하고 있다. 저자들은 공부중독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 ‘임계치’에 다다르면, 공부라는 블랙홀의 중력장이 힘을 잃어 이 시대의 공부중독이 비로소 치유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공부’가 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불편한 진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공부’가 무엇인지, 또 이 도구를 어떻게 이용하면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지 알고 싶다면, <공부중독>을 일독하길 권한다.

글 : 박정호 | 경영지원실 연구원 · [email protected]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쌀쌀한 바람이 저물어가는 한 해의 등을 떠밀고, 자꾸 뒤돌아보면서 서로의 체온이 그리워지는 시간. 희망제작소가 안부를 묻습니다. 똑!똑! 2015년 전주, 부산, 광주를 돌아 온 희망제작소 감사의 식탁이 이번에는 대전 원도심에서 아주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함께 둘러앉을 따뜻한 밥상과 음악이 있고, 2016년 행복한 일과 삶을 위한 희망을 찾는 이야기(Talk) 나눔에 대전 시민과 청년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화, 2015/10/27- 13:51
128
0
지난 설 연휴, 모처럼 긴 휴가를 맞이해 읽고 싶은 책을 꺼냈다. 작가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이다. 출간 당시 많은 여성의 공감을 불러일으켜 한동안 이슈가 되었던 책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뒤늦게 읽게 됐지만, 명절을 앞두고 만나서 그런 걸까. 작가의 말처럼 설날에도 자꾸만 김지영 씨가 어딘가 살고 있을 것만 같다. 여느 며느리처럼 설날을 맞이하여 시댁에 들러 인사드리고, 전을 부치고, 고기를 다지고, 설거지하는 모습이 아른거린다. 그러다 기억에 묻어둔 장면 하나가 떠올랐다.
‘희망다반사’는 희망제작소 연구원이 전하는 에세이입니다. 한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의 시선이 담긴 글을 나누고, 일상에서 우리 시대 희망을 찾아봅니다. 뉴스레터, 김제선의 희망편지와 번갈아서 발송되며, 한 달에 한 번 정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590394

지난 설 연휴, 모처럼 긴 휴가를 맞이해 읽고 싶은 책을 꺼냈다. 작가 조남주의 ‘82년생 김지영’이다. 출간 당시 많은 여성의 공감을 불러일으켜 한동안 이슈가 되었던 책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뒤늦게 읽게 됐지만, 명절을 앞두고 만나서 그런 걸까. 작가의 말처럼 설날에도 자꾸만 김지영 씨가 어딘가 살고 있을 것만 같다. 여느 며느리처럼 설날을 맞이하여 시댁에 들러 인사드리고, 전을 부치고, 고기를 다지고, 설거지하는 모습이 아른거린다. 그러다 기억에 묻어둔 장면 하나가 떠올랐다.

일곱 살쯤 되었을까. 명절을 맞아 차례를 지내러 가는 길이었다. 무슨 일이었는지 엄마는 현관을 나서다 말고 자리에 주저앉았다. ‘꼭 가야 하냐’고 말했던 것 같다. 당시 나는 엄마가 왜 울었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시골 가는 길에 분위기를 망쳤다고 짜증 부리던 기억만 난다. 스물다섯이 된 지금에서야 엄마의 마음을 이해한다. 어린 내가 친척 어른들에게 두둑한 용돈을 받는 동안, 엄마는 뒤편에서 사진으로만 접한 조상님을 위해 땀 흘려가며 차례를 준비하고 있었다. 고향에서 또 다른 차례 준비로 고통받고 있을 자신의 엄마를 생각하면서.

초등학교 3~4학년 때쯤, 우리집 명절 풍경이 달라졌다. 추석에는 엄마의 고향에 갔고, 설에는 아빠의 고향으로 향했다. 나는 그저 좋았다. 보고 싶은 친척을 만나고, 용돈도 많이 받을 수 있어서 연휴 내내 즐거움을 만끽했다. 어린 마음에 한 번씩 번갈아 가는 게 공평해 보이기도 했고, 중학생이 되었을 때는 그게 당연한 거로 생각했다. 고등학교 입학 후, 명절 풍경이 또 달라졌다. 설에 시골을 가지 않고 우리집에서 차례를 지내게 되었다. 아빠가 장남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해할 수 없었지만 왜냐고 묻지 않았다. 더는 차례상을 준비하지 못하시는 할머니의 건강이 염려될 뿐이었다.

당시 집안일을 도맡았던 아빠는 설을 맞이해 과일을 사고, 전을 부치고, 나물을 무쳤다. 엄마는 애쓴다며 장 보는데 필요한 비용을 보탰다. 다른 집에서 보기 힘든 흥미로운 그림이었다. 감정이 요동쳤다. 엄마의 마음을 이해하는 나이가 되어서일까. 아니면, 엄마가 더는 명절에 고생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일까. 이유가 명확하지는 않았지만 나쁜 감정은 아니었던 것 같다.

올해도 어김없이 설이 찾아왔다. 어떤 사람들은 여행하고, 어떤 사람들은 며느리를 ‘사직’하고 친정에 갔다. 세상은 변했고 앞으로도 계속 변할 것이다. 우리집이 차례를 지낸 후 남은 시간에 낮잠을 자거나 TV로 올림픽 경기를 보며 연휴다운 연휴를 보낸 것처럼 말이다. 그런데도 자꾸 ‘82년생 김지영’의 내용이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김지영 씨의 모습에서 그동안 잊고 있었던 엄마의 젊은 시절을 보았기 때문일까.

“자꾸만 김지영 씨가 진짜 어디선가 살고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주변의 여자 친구들, 그리고 저의 모습과도 많이 닮았기 때문일 겁니다. 사실 쓰는 내내 김지영 씨가 너무 답답하고 안쓰러웠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자랐고, 그렇게 살았고, 달리 방법이 없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 ‘82년생 김지영’ 작가의 말 중

– 글 : 김수영 | 일상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목, 2018/02/22- 05:00
126
0

지난번 ‘희망제작소, 드디어 이사했어요!’(글 보기)에서 새 보금자리 ‘희망모울’로의 이사 소식을 전해드렸습니다. 희망모울이 완성될 수 있었던 것은 십시일반 후원금으로 벽돌을 차곡차곡 쌓아주신 시민 여러분 덕분입니다. 때문에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은 어떻게 하면 희망모울이라는 공간에 시민이라는 가치를 담을 수 있을지 머리를 맞대고 계속 고민했습니다. 궁금하시다고요? 그렇다면 5백 원..은 아니고, 7월 12일 열리는 희망모울 개소식을 찾아주세요. (개소식 참가신청 하기) 이번 글에서는 시민이라는 가치가 뿜뿜 넘치는 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는 ‘희망모울’의 몇 가지 장소를 맛보기로 살짝 보여드립니다.

희망제작소와 희로애락을 함께한 11,699개의 희망별

창립 후 12년 동안 희망제작소는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달고 쓴 맛을 다 보았고, 롤러코스터처럼 급상승과 급하강을 겪으며 머리카락이 주뼛 서는 경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희망제작소에게 11,699이라는 숫자는 더없이 소중합니다. 정부나 기업의 출연금 없이 설립된 비영리 민간 독립 연구소 희망제작소가 연구와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든든하게 지원해주신 시민분들의 숫자이기 때문입니다. 희망제작소의 명암을 함께 하며 응원과 지지를 보내주신 분들의 마음을 잊지 않고자, 희망모울 1층 입구에 ‘기부자의 벽’을 마련하여 모든 분의 성함을 새기기로 했습니다. 희망제작소에 한 번이라도 후원하신 분이라면 11,699명에 포함됩니다. 소중한 후원자님, 7월 12일 개소식에 오셔서 기부자의 벽에 새겨져 있는 여러분의 이름을 찾아보세요!

▲ '기부자의 벽'에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희망제작소를 늘 응원하고 아껴주신 11,699명의 후원자의 이름이 새겨집니다. (실물은 개소식에서 보실 수 있어요!)

▲ ‘기부자의 벽’에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희망제작소를 늘 응원하고 아껴주신 11,699명의 후원자의 이름이 새겨집니다. (실물은 개소식에서 보실 수 있어요!)

1004개의 희망을 채워주세요

11,699명의 시민 중에는 특별한 사연으로 후원해주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바로 1004클럽인데요. 1004클럽은 3년 동안 1천만 원을 자신만의 방법으로 희망제작소에 기부하고 있습니다. 강연료 기부, 용돈 모아 기부, 월급 일부 기부 등 그 사연도 다양합니다. 새 보금자리 ‘희망모울’에는 이 사연을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1004클럽 후원회원으로 가입하게 되면 1번부터 1004번 중 원하는 번호를 선택할 수 있는데요. 아직 비어있는 번호가 많습니다. 개소식에 오셔서 다양한 기부 이야기도 접하시고, 여유가 되신다면 남아있는 번호 중 하나를 택하신 후 그 번호에 여러분의 사연을 채워주세요.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 (실물은 개소식에서 보실 수 있어요!)

▲ 1004클럽 후원회원의 기부 사연은 1층부터 3층까지 계단 벽면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실물은 개소식에서 보실 수 있어요!)

시민과 함께 만든 12년의 희망

2006년 3월 27일부터 2018년 3월 26일까지, 12년. 약 4,300일이 넘는 기간 동안 희망제작소는 시민과 함께 우리 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진행해 왔습니다. 그중 많은 시민에게 사랑받은 활동 400여 개를 엄선했는데요. 어떤 사업인지 궁금하신가요? 400개의 사업 이름은 희망모울 3층과 4층 사이 천장에 설치될 모빌 전시물에 새겨질 예정입니다. 7월 10일쯤 완성된다고 하니, 개소식에 오시면 확인하실 수 있겠죠?

003

▲ 희망모울 개소식에서 400개 사업의 이름을 확인해 보세요. (실물은 개소식에서 보실 수 있어요!)

다르지만 같은 꿈을 꾸는 우리

한 사회의 시민인 우리는 생김새도, 생각도, 성격도, 모두 다릅니다. 하지만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희망제작소는 다름을 포용하고 더 좋은 사회를 위해 연대하고 노력하는 시민의 모습을 보여주고자 ‘시민의 초상’ 캠페인(자세히 보기)을 진행했습니다. 50명 선발에 400여 명이 신청하는 등 많은 시민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희망제작소는 바라봄사진관과 함께 선발된 49명의 초상을 기록했습니다. 또한 우리 사회가 어떤 곳이 되면 좋을지에 관한 메시지도 받았는데요. 사진과 메시지는 희망모울 1층에 전시됩니다.

004

▲ ‘시민의 초상’ 캠페인에 참여한 49명의 시민들은 우리 사회가 어떤 곳이 되길 바랄까요? (실물은 개소식에서 보실 수 있어요!)

희망제작소의 존립 기반은 ‘시민’입니다. 매번 똑같은 말을 해서 귀에 딱지가 앉을 지경이시라고요? 그런데도 희망제작소는 계속 ‘시민’을 말하고, 또 ‘시민’을 말할 것입니다. 희망제작소의 불변하지 않는 최우선 가치이기 때문이지요. 지금까지 ‘시민’의 가치를 온전히 담기 위해 단장 중인 희망모울 공간 곳곳을 보여드렸습니다. 물론 이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7월 12일 목요일, 개소식에 오시면 희망모울의 더 많은 공간에서 ‘시민’의 가치를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따뜻한 가슴과 열린 마음으로 여러분을 기다리겠습니다.

– 글 : 최은영 | 이음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월, 2018/07/02- 14:40
124
0

“2018년 희망제작소는 ‘모든 시민이 연구자’인 시대, 시민 스스로 대안을 만드는 시대를 열고자 보금자리를 성산동으로 옮깁니다. 시민 누구나 우리 사회의 문제를 탐색하고 더 나은 대안을 실험하는 시민연구공간, 희망의 어울림 공동체를 만들어가겠습니다.”

새 보금자리 ‘희망모울’을 소개하는 자료에 실린 문구입니다. 지난 2월, 희망제작소 보금자리 이전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관련 글 보기) 약 석 달 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이달 23일,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은 평창동 사무실과 인사를 하고 성산동으로 일터를 옮겼습니다. 약 10년 정도 정든 공간을 떠나려니 아쉬우면서도, 새 공간에 관한 기대가 교차하는 날이었습니다.

01

▲ 평창동 사무실, 이제 안녕..

약 일주일 동안 열심히 정리한다고 했는데, 새 공간은 여전히 어수선합니다. 간판이 없고 여기저기 짐도 쌓여있습니다. 오래된 건물을 수선해서 입주한지라 부분부분 아직 공사도 진행 중이고요.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드릴 소리가 들리네요. (웃음) 완벽하게 단장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 같습니다. 하지만 희망제작소의 새 보금자리가 궁금하실 여러분을 위해 희망모울을 맛보기로 살짝 보여드립니다.

003

▲ 희망모울은 아직 단장 중!

희망모울, 어디에 있나요?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 92 (성산동 114-14).
희망제작소의 새 주소입니다. 저는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에 내려서 걸어오는데요. 한적하고 조용한 평창동으로 출근하다가, 사람이 늘 많고 북적북적한 곳을 다니려니 살짝 어색하기도 합니다. 역 출구로 나와 새 동네에 무엇이 있는지 주위를 살피며 10분 정도 걷다 보면 희망모울에 도착하는데요. 희망모울은 2호선 홍대입구역과 합정역, 6호선 망원역과 마포구청역, 경의중앙선 가좌역과 가깝습니다. 이 모든 역에서 1km 근방에 위치하는데요. 1km는 건강을 위해 걸을 수 있는 최적의 거리입니다. 이처럼 사부작사부작 걷기에 먼 거리는 아니지만, 사정의 여의치 않으신 분이라면 버스를 이용하셔도 됩니다. 정류장 ‘성미약수터’에서 내리시면 희망제작소를 만나실 수 있어요. (오시는 길)

▲ 희망모울은 '성미약수터' 버스정류장과 가깝습니다

▲ 희망모울은 ‘성미약수터’ 버스정류장과 가깝습니다

희망모울, 어떤 공간인가요?

작년 겨울, 후원회원분들께 희망모울이 어떤 공간이 되면 좋을지 물었습니다. 후원회원분들은 광장, 토론, 연대, 창의 등의 키워드를 던져주셨습니다. 또한 누구나 편하게 이야기 나누고 일할 수 있는 공간이었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덧붙여주셨는데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은 이를 새 보금자리에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지 희망모울을 설계하는 건축가님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고 또 고민했습니다. (박창현 건축가 인터뷰 보기) 그 결과 지금의 희망모울이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누구나! 언제든지! 자유롭게!

새 공간 희망모울에 관해 이야기해달라고 하면, 저는 위 3개의 단어를 꼽을 것 같습니다. 왜 그런지 궁금하시다고요? 공간을 소개하면서 그 이유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우선, ‘누구나 언제든지 자유롭게’ 올 수 있는 공간이 되려면 편안한 느낌은 필수겠죠? 이를 위해 공간 대부분을 합판으로 마감하여 나무 느낌을 살렸습니다. 이를 통해 아늑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었습니다.

pic_s_004 005


희망제작소 1층은 ‘누구나 언제든지 자유롭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카페 형식의 나눔터입니다. 시원한 바람이 부는 뒤뜰에서 차도 마실 수 있습니다. 지난 5월 27일까지 지하 1층과 카페를 운영하실 분을 모집했는데요. 많은 분이 관심을 가지고 연락을 주셨습니다. 현재, 이 공간을 희망제작소 활동 가치에 맞춰 의미 있게 잘 운영해주실 분을 모시기 위해 논의 중인데요. 조만간 멋진 카페로 변신할 1층을 기대해주세요.

006 007


2층은 ‘누구나 언제든지 자유롭게’ 서로의 아이디어를 토론하고 배움을 나눌 수 있는 강연장입니다. 이곳에서는 특별강연, 오픈세미나, 취미모임, 교양강좌, 워크숍 등이 진행될 예정이며, 필요하신 분들께 대관도 해드릴 계획입니다. 관련 내용은 운영정책이 정리되는 대로 희망제작소 홈페이지와 SNS 등을 통해 알려드리겠습니다.

008

3층은 ‘누구나 언제든지 자유롭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코워킹스페이스 형태의 사무실입니다. 희망모울에는 스마트오피스 개념이 도입됐습니다. 전산, 총무, 회계 등 특정 업무를 맡은 몇몇을 제외하고 희망제작소 연구원 대부분에게는 고정좌석이 없습니다. 대신 3층 코워킹스페이스의 원하는 좌석에 앉아 업무를 보는데요. 그러다 보니 매일 아침 출근시간마다 ‘명당’이라 불리는 자리를 선점하기 위해 눈을 이리 굴리고 발을 바삐 움직이는 재미있는 광경도 벌어진답니다. 다른 공간과 마찬가지로 3층 역시 희망제작소 연구원들만의 공간이 아닙니다. 연구원과 연구원, 시민과 시민, 연구원과 시민이 함께 토론하고 연구하는 공간입니다. 원하시는 분들은 편하게 와서 원하는 자리에 앉아 업무를 보고 아이디어도 나눌 수 있습니다.

009 010 011 012


▲ 허리가 불편한 분들을 위해 서서 일할 수 있는 책상도 있어요

▲ 허리가 불편한 분들을 위해 서서 일할 수 있는 책상도 있어요

▲ 서로의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는 회의공간

▲ 서로의 아이디어를 나눌 수 있는 회의공간

▲ 전화업무가 많은 날 사용할 수 있는 폰부스

▲ 전화업무가 많은 날 사용할 수 있는 폰부스

▲ 업무에 지쳐 쉬고 싶을 때, 머리를 식힐 수 있는 휴게실

▲ 업무에 지쳐 쉬고 싶을 때, 머리를 식힐 수 있는 휴게실

더 많은 응원과 후원으로 함께해주세요

희망모울은 어느 날 뚝딱 생긴 것이 아닙니다. 많은 분의 후원과 응원이 차곡차곡 쌓여 탄생한 공간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이 공간이 단단하게 자리 잡고 튼튼해지기 위해서는 시민 여러분의 더 많은 응원과 후원이 필요합니다. 또한 많이 찾아주셔서 자리를 채워주셔야 탄생의 의미가 빛을 발할 것입니다. (희망제작소 후원하기)

지금까지 희망제작소 새 보금자리 희망모울에 관해 설명해 드렸습니다. 하지만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 눈으로 직접 보는 것만큼 확실한 것도 없겠죠? 오는 7월, 희망제작소의 성산동 시대 개막을 알리는 희망모울 개소식이 열립니다. 희망제작소는 그때까지 희망모울을 더 따뜻하고 시민 친화적인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구석구석 꼼꼼하게 살필 것입니다. 조만간 개소식 관련 소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오셔서 희망제작소의 새 시대 개막을 함께해 주세요. 희망모울은 시민의, 시민을 위한, 시민에 의한 공간입니다.

pic_s_photo_2018-05-30_14-49-56

– 글 : 최은영 | 이음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권성하 | 경영기획실 팀장 · [email protected]
– 사진 : 최은영 | 이음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수, 2018/05/30- 19:24
121
0
제주를 걸었다. 바람이 거셌다. 용눈이오름에서 몸 중심이 휘청거릴 만큼 제대로 드센 바람을 맞았다. 위미항에서 쇠소깍을 지나 서귀포로 접어드는 바닷길을 걷는 내내, 제주 봄바람은 엉킨 실타래처럼 사방에서 정신없이 몰아쳤다. 정방폭포 가는 길, 표지판 앞에서 걸음이 멈췄다. 제주 4·3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 ‘지슬’이 떠올랐다. ‘지슬’은 ‘감자’의 제주 방언이다.
‘희망다반사’는 희망제작소 연구원이 전하는 에세이입니다. 한 사회를 살아가는 시민의 시선이 담긴 글을 나누고, 일상에서 우리 시대 희망을 찾아봅니다. 뉴스레터와 번갈아 격주로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dabansa_20170406

제주를 걸었다. 바람이 거셌다. 용눈이오름에서 몸 중심이 휘청거릴 만큼 제대로 드센 바람을 맞았다. 위미항에서 쇠소깍을 지나 서귀포로 접어드는 바닷길을 걷는 내내, 제주 봄바람은 엉킨 실타래처럼 사방에서 정신없이 몰아쳤다.

정방폭포 가는 길, 표지판 앞에서 걸음이 멈췄다. 제주 4·3항쟁을 소재로 한 영화 ‘지슬’이 떠올랐다. ‘지슬’은 ‘감자’의 제주 방언이다.

1948년 4월 3일, 항쟁이 일어나자 군 토벌대는 해안에서 5km 이상 떨어진 중산간 지역에 사는 모든 민간인을 폭도로 규정하는 포고령을 내리고 무차별 학살을 시작했다. 영화의 배경이 된 동광리 사람들은 살아남기 위해 산으로 올라 큰넓궤(동굴)에 숨었다. 급하게 챙겨 간 게 고작 감자 몇 알이다. ‘늦어도 모레쯤이면’ 마을로 돌아갈 수 있다고 믿었다. 다리가 불편한 노모는 감자 소쿠리를 건네며 아들 내외와 손자를 보내고 홀로 집에 남았다.
어머니를 두고 온 게 못내 마음에 걸린 아들은 다시 마을로 내려온다. 불에 타 앙상한 뼈대와 재만 남은 집터에서 검게 그을린 ‘지슬’을 발견한다. 40여 일을 큰넓궤에서 지낸 동광리 사람들은 결국 토벌대에 발각되었고 정방폭포 인근으로 끌려가 대부분 죽임을 당했다.

“정방폭포에서 희생된 86명 가운데 동광리 주민은 40여 명으로 알려졌다. 바다로 이어진 정방폭포에서 유족들은 시신조차 수습하지 못하고, ‘헛묘’를 동광리 마을 곳곳에 만들었다.”
– 한겨레 2013년 3월 30일 자 “하늘 보고프고 바람 그리워도… 나가면 죽는 거여” 중

정방폭포는 폭포수가 바로 바다로 떨어지는 해안폭포다. 폭포수가 마치 하얀 비단을 드리운 듯 수려한 풍광으로 유명 관광지가 되었지만 지울 수 없는 슬픈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그런 곳이 어디 정방폭포뿐일까.

제주의 봄은 슬프다. 오랜 세월 드러내지 못한 상처의 흔적이 중산간 지역 곳곳에 웅크리고 있다. 뭍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낸 제주 봄바람이 유독 드센 것은 이유 없이 죽어 간 수많은 영혼의 손짓 때문일까. ‘억울하다’ 한마디 못하고 비통한 세월을 견딘 유가족의 한숨이 더해졌기 때문일까. 곰곰이 생각해본다.
그날 이후 50여 년이 지나서야 4·3항쟁의 진상규명이 시작되었다. 아무리 억누르고 짓밟아도 끈질기게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진실’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는 믿음이 오랜 어둠을 걷어내고 역사의 빛을 불러냈다.

큰 엉(언덕)에서 바다를 바라본다. 배낭에 매단 노란 리본이 바람에 흔들린다. 2014년 4월 16일, 아이들이 끝내 닿지 못한 제주의 푸른 바다가 끝없이 일렁이고 있었다.
2017년 봄, 천 일 넘게 물속에 잠겨있던 세월호가 올라왔다. 모습을 드러냈지만 선체는 아직 기울어져 있다. 금방 동굴에서 나갈 수 있을 거라고 믿었던 동광리 사람들처럼, 곧 구조될 거라고 믿었던 아이들의 봄도 여전히 기울어져 있다. 이 봄을 일으켜 세울 수 있는 건 오직 그날의 진실이다. 얼마나 더 기다려야 할까.

‘차라리 유족이 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안고 미수습자 가족들은 진도에서 세 번째 봄을 맞이하고 있다. 올라오는 세월호와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는 가족들을 보며 함께 울었다. 얼마나 더 기다려야 이 눈물을 멈출 수 있을까.

더 늦기 전에 이제 누군가 대답해야 한다.

– 글 : 이원혜 | 후원사업팀 팀장 · [email protected]

목, 2017/04/06- 00:00
116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