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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지 않은, 상식적인 물 정책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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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랍지 않은, 상식적인 물 정책을 보고 싶다

익명 (미확인) | 화, 2016/03/22-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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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기획과 선전이 난무하는 물의 날을 우려한다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 염형철([email protected])

 
오늘은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물의 소중함을 깨닫고 각자의 역할을 실천하자고 세계가 약속한 날이다. 하지만 정부가 공식 기념식을 열어 각종 훈장을 수여하고, 언론이 물 관련한 각종 기획을 싣는 이 날은 환경운동가에게는 참으로 곤혹스러운 날이다. 곳곳에 넘쳐나는 기사들이 사실과 맞지 않거나, 기업이나 정부의 편을 들기 위한 거짓들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물의 날을 맞아 우리나라 물정책의 현황을 점검하고, 빈번히 등장하는 왜곡된 인식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caption id="attachment_157725" align="aligncenter" width="640"]금모래강 내성천 ⓒ남준기 금모래강 내성천 ⓒ남준기[/caption]   지난해 물 분야의 '핫 이슈'는 충남 서부지역의 가뭄이었다. 언론은 '충남 서부 48만 명에게 수돗물을 공급하는 보령댐의 저수율이 18.9%까지 떨어졌다'(11월 7일)며 연일 비상사태라고 보도했다. 한국수자원공사(아래 수공)는 지난 2015년 11월 5일 "140일 이후 보령댐은 완전히 바닥을 드러낼 전망"이라고 말하며 "상수도 요금 인상"을 거론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로부터 150일이 지난 3월 7일, 보령댐의 저수율은 5%가량 늘어나 예년과 비슷한 수준까지 올라갔다. 2015년의 보령댐 유역 강수량도 예년대비 83%로, 평소와 17%밖에 차이 나지 않는 걸로 확인됐다. 이는 농업 부문이 가뭄의 기준을 예년 강수량 대비 60% 미만으로 삼는 것을 감안할 때, 가뭄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수준이었다. 그렇다면 충남 서부지역 가뭄이라는 것은 과연 있기나 했던가? 주민들이 물 사용에 위협을 느꼈던 원인은 무엇일까? 첫 번째 원인은 2000년 이후 충남 서부 7개 군에 있던 지방상수원 49개 중에서 37개를 폐쇄하고, 여기서 공급하던 용수를 모두 보령댐으로 단일화한 탓이었다. 수공은 지방상수원의 80%를 폐지하고 보령댐으로 상수원을 몰았다. 그러다 보니 보령댐에 유입되는 물이 연간 약 1억2000만 톤이고, 수면 증발이나 지하 침투 등에 의한 손실을 제외하고 1억1000만 톤이 남아서 수공이 1억660만 톤을 공급하겠다고 계약을 맺었다. 최악의 가뭄이 아니라 강수량이 예년보다 조금만 줄어들어도 물을 공급할 수 없었던 것이 문제였다. 두 번째 원인은 충남 서부 7개 시군의 누수율이 어마어마했다. 무려 30~50%에 달하는 이들 지역의 누수율 때문에, 보령댐에서 공급하는 용수의 2분의1에서 3분의1은 중간에 땅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따라서 물 사용이 힘들어진 핵심 원인은 하늘이 비를 적게 준 것도 아니고 주민들이 물을 낭비해서도 아니었다. 정부의 정책 실패와 투자 부족으로 물이 줄줄 새서 없어진 것이다. 따라서 지난해 일어난 충남의 가뭄 소동은 자연의 재앙이 아니라 정책의 실패이며, 실재하는 가뭄이 아니라 정치권과 언론이 만들어 낸 소동이다. 올해도 가뭄 타령이 넘쳐날 것인데, 그리고 4대강 사업으로 확보한 물을 상류로 퍼 올리자고 할 텐데, 그 주장의 배경을 잘 살펴봐야 한다.  

수난받는 낙동강과 섬진강

다른 이야기. 동해안인 경북 포항에서 포스코(당시 포항제철)가 가동을 시작한 것은 1973년이다. 이후 박정희 정부는 제철입국(製鐵立國)을 주창하며 포스코를 세 차례 증설했다. 1983년엔 연간 생산량이 910만 톤에 달했고 필요한 용수를 낙동정맥 넘어 영천댐에서 끌어왔다. 영천댐은 대구를 가로지르는 금호강 상류에 있는데, 1980년에 완공되어 26km의 터널을 통해 9640만 톤의 용수를 포스코에 공급하고 있다. 낙동강의 지류인 금호강은 상류에 댐을 두고 수량의 대부분을 산맥 너머로 보내다 보니 원래 물길인 대구를 흐를 때는 도랑 규모로 줄어들었다. 줄어든 수량은 수질 악화로 이어져 1980~1990년대 내내 금호강은 썩고 냄새나는 오염의 대명사가 됐다. 포스코 영광의 이면에는 금호강의 눈물이 존재한 것이다. 결국 정부는 금호강의 유량 부족을 해결하고, 포항으로 보낼 물의 양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낙동강 상류 반변천에 위치한 임하댐으로부터 35km에 달하는 영천도수로를 만들었다. 그리고 4대강 사업이 한창이었던 시기에는 추가 안정성을 확보한다며, 임하호와 안동호를 연결하는 1.9km의 도수로를 또다시 건설했다. 이제 낙동강 최상류의 물은 금호강을 가로질러 낙동정맥을 넘어 동해로 흘러가게 되고, 낙동강의 본류는 그만큼 물이 줄어들어 수질이 악화되고 생태계가 취약해졌다. 만약 포스코의 위치가 포항이 아니었다면, 포스코가 많은 용수를 필요로 하는 제철소가 아니었다면, 낙동강의 이 혼란과 비용 그리고 생태계 교란은 피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렇듯 한국의 물 정책은 국토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은 정책은 자연을 거스르는 수많은 시설을 운영하기 위해 막대한 에너지와 예산을 쓰면서 지탱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정부는 요즘 대구의 취수원을 구미 상류로 옮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부산시민에게는 진주 남강댐을 취수원으로 사용할 수 있을 것처럼 부추기고 있다. 이는 대구와 부산 시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또 다른 재앙의 시작이다. 당장 예상할 수 있는 것은 구미보와 남강댐의 물을 대구와 부산에 공급하고 나면, 그 하류의 수질과 생태계 관리가 소홀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사례는 광주와 전남 서부에서 영산강의 취수를 포기하고, 섬진강·보성강·탐진강의 물을 받아쓰는 데서 찾을 수 있다. 광주시 이남에 해당하는 영산강 하류의 수질은 농업용수로도 사용하기 어렵고, 생태적으로는 황폐화됐다. 또한 사회적 관심은 바닥인 상황이다. 결국 대구와 부산의 취수원 이전은 구미 이남의 낙동강 본류와 진주 아래의 남강을 포기하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다. 더구나 이곳에서 채수하는 수량은 대구와 부산에서 필요한 양에 턱없이 부족하며, 더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울산과 서부 경남 그리고 경북 남부 지역에 대책을 마련할 수도 없다. 그러니 긴 도수로를 깔아 물을 끌어 오는 것은 '정치적인 이벤트'일 뿐이지, 낙동강 물 문제 해결의 방법이 아니다. 게다가 상수원 보호를 위해 남강댐과 구미보 상류 지역은 영원히 개발을 포기하라고 말하는 것은 또 어떻게 가능하겠는가? 위에서 잠시 거론된 또 다른 이야기. 섬진강에는 섬진강댐이 있고, 지류인 보성강에 주암댐, 보성강댐, 동북댐 등이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들 댐에 담수된 물의 85%가 유역 외로 유출된다. 농업용수나 수력발전을 목적으로 전주권과 광주권 그리고 순천만으로 흘려보낸다. 그러다 보니 막상 섬진강 본류의 물은 크게 줄었고, 하류에 위치한 광양은 만성적인 물 부족 지역이 됐다. 부족한 정도를 넘어 바닷물이 섬진강을 역류해 와서 10km 상류까지 염해 피해를 끼칠 정도다. 그렇다고 상류에서 유역 변경해서 얻은 이익이 하류의 피해를 상쇄할 정도로 의미 있는 것도 아니다. 각각의 개발이 제멋대로 진행된 결과 전체의 합리성은 훼손되고, 생태와 수질은 극단적으로 파괴됐다. 하지만 농업용수댐은 농어촌공사에, 전력생산댐은 한국수력원자력에 관리 권한이 있다. 다목적댐은 수공에 관리 권한이 있다. 그러니, 이들을 조정하는 일은 난망하다. 강이 제 모습 비슷하게라도 흐르지 못하는 상태인 것이다.  

4대강 사업 완공하면 홍수·가뭄 사라진다더니

정부는 지난해 가뭄 소동에 자신감을 얻은 듯, 이제는 수공을 통해 20억 원 규모의 용역을 발주한 상태다. 4대강에서 9.8억 톤의 물을 끌어서 지천의 댐이나 저수지로 공급하는 '제2의 4대강 사업'을 위한 용역이다. 그런데 그들이 물의 수요를 추정하는 방법이 참으로 가관이다. '수요 기관에게 설문조사를 하고 그것을 더해 모은 값이 9.8억 톤이니 이를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자신들의 수입이 얼마인지를 고려하지 않고 주변의 요구대로 퍼주겠다는 식의 터무니없는 가계부를 쓰는 셈이다. 최근에 정부가 건설한 공주보 하류에서 보령댐 연결 도수로는 하루 11.5만 톤을 비상시에만 공급하는 데도 건설비에만 무려 625억 원을 썼다. 더러운 녹조 물을 정수해서 방류하려면 또 매년 관리비 들어 가게 된다. 만약 9.8억톤을 같은 방식으로 퍼 올린다며 무려 10조의 예산이 소요되고, 매년 수천억 원씩의 운영비를 또 써야 한다는 의미다. 4대강 사업만 완공하면 홍수도 가뭄도 사라지고, 생태는 살아날 것이라더니. 이제는 잘못 만들어진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 또다시 제2의 4대강 사업을 추진하자고 주장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의 물 정책은 뒤죽박죽이다. 20개의 법률과 7개의 부처가 분할하고 있으며, 이들의 지시를 받는 수십 개의 기관이 나뉘어져 있다. 국가 차원의 물 정책 방향도 없고, 부처 간의 협력도 없는 '무정부 상태'와 다름없다. 정부 물 정책의 부실과 억지 사례를 물 수요-공급 예측과 관련해서 세 가지만 살펴보자. 국가 물 정책의 최고 계획으로 5년마다 수립되는 1991년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에 의하면 '2011년엔 물 수요량이 연간 370억 톤에 달하는데 공급량은 351.4억톤에 불과해 18.7억 톤이 부족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2011년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에서 확인한 2011년의 실제 물 수요량은 340.5억톤에 불과했으며, 공급 가능량은 344억 톤으로 3.5억 톤의 여유가 있었다. 다시 말하면, 계획의 수요 예측은 실제 사용량보다 무려 29.5억 톤(370억 톤 - 340.5억 톤)이나 많았다. 즉 팔당호(2.5억 톤 규모)의 12개 규모만큼이나 과다 추정하면서 이를 근거로 댐 건설을 주장했던 셈이다. 또한 1990년 이후 건설된 댐들에 의해 약 30억 톤의 물 공급을 늘렸음에도 공급 가능량은 도리어 7.5억 톤(352.4억 톤 – 344억 톤) 줄어들었다고 주장한다. 그 사이 가장 많은 물을 사용하는 농업의 경우 경지 면적이 20%나 줄었는데도(1991년 209만ha -> 2015년 167만ha) 농업용수는 계속해서 158억 톤이 필요하다고 한다. 정부는 공급 가능량이 줄어든 부분에 대해서는 '1991년에는 평시의 물 공급 능력을 기준으로 했는데 2011년에는 과거 최대 가뭄 시점의 공급능력을 계산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나름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면 수요도 최대 가뭄 시기에는 절수 등의 통제 프로그램을 작동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함께 조정했어야 한다. 이렇게 논리에 구멍이 숭숭 뚫려 있고 지표상으로는 물이 남아돌고 있는데도, 정부는 또 '제2의 4대강 사업'을 통해 물을 더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aption id="attachment_157726" align="aligncenter" width="600"]수자원장기종합계획(1991-2011년)의 2011년 물 수요 공급 예측 비교 ⓒ환경운동연합 수자원장기종합계획(1991-2011년)의 2011년 물 수요 공급 예측 비교 ⓒ환경운동연합[/caption] 비슷한 사례는 국민 1인당 1일 물 공급량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991년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에 따르면, 1991년 1인당 물공급량은 350ℓpcd인데 2011년엔 481ℓpcd에 이른다면서 물 사용량의 급증을 주장했다. "국민들이 물을 물쓰듯 한다"며, 국민의 낮은 인식을 질타한 내용도 있었다. 하지만 2011년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에 따르면, 2011년 국민 1인에 대한 물 공급량은 340ℓpcd에 불과했다. 기술의 발달·누수량의 저감·국민의 물 절약 등으로 1991년보다 도리어 줄어 들었으며, 이는 이웃 일본이나 웬만한 선진국들보다도 더 낮은 양이다. 하긴 샤워의 빈도나 정원가꾸기 등이 생활인 서구에 비해 한국의 물 사용량이 더 많다는 것은 애당초 이상한 추정이었다. 정부의 물 정책 실패를 국민에게 뒤집어 씌웠던 셈이다. [caption id="attachment_157727" align="aligncenter" width="600"]수자원장기종합계획(1991-2011)의 1인당 물 공급량 예측 비교 ⓒ 환경운동연합 수자원장기종합계획(1991-2011)의 1인당 물 공급량 예측 비교 ⓒ 환경운동연합[/caption] 마지막으로 한국이 '유엔이 정한 물 부족 국가'라는 주장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유엔은 이런 걸 지정한 적이 없다. 이는 미국의 인구문제를 연구하는 사설 연구소인 인구정책연구소(Population Action Institute, PAI)가 인구가 증가하면, 용수, 토지, 자원 등이 줄어드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분류였다. 분류를 위해 사용한 지표 중에 1인당 재생가능 수자원의 양(총강수량-증발산량/인구)이 연간 1700톤이면 물 스트레스국가, 1000톤 미만이면 물 빈곤국이라고 분류한 게 전부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은 단순히 '물의 양'만을 따진 것으로, 물 관련 투자·법제·환경 등을 고려하지 못한 초보적 분석이다. 이를 단순 적용하면 아프리카나 북한 같은 곳이 물 풍요국이 되는 비과학적 분석이 나오기도 한다. 이러한 분류와 2001년 수자원 장기종합계획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인당 재생가능 수자원이 1553톤이라 물 스트레스국이다(연 강수량 1264ml, 인구 4850만 명). 하지만 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이후 10년간 강수량이 꾸준히 늘어 1인당 재생가능 수자원 양은 1661톤(10년 평균 강수량 1358ml, 인구 5000만 명)이 된다. 통계청의 인구추계를 감안하면 2040년엔 1인당 양이 1747톤(2040년 인구 4630만 명, 강수량 1358ml)이 된다. 결국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도 물 풍요국이 되는 셈이니, 정부는 모든 투자를 중단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한국 물 정책은 현실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정보에 기반을 두어 쌓은 성'이다. 국민의 필요가 아니라 부처와 관련 업계의 이익에 근거하고 있다. 이를 위해 수많은 광고가 동원되고, 비과학적 내용을 교과서에 싣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53171" align="aligncenter" width="640"]DSC_8813 '4대강을 흐르게 하라' 지난 2015년 환경운동연합 대의원들이 공주보에서 4대강 살리기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환경운동연합[/caption]  

'불통의 구조물' 된 4대강, 제대로 평가하자

'4대강 사업'은 대한민국 역사상 최악의 토목사업이었다. 하지만 훼손된 우리의 강을 복원하기 위해서는 '4대강 사업에 대한 복원 계획'만으로 부족하다. 국토교통부, 정치인, 토목 업체, 언론, 전문가로 이어지는 강고한 토건 세력의 결탁이 한국의 물 정책을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선전으로 국민의 인식이 오염된 상황에서 4대강만 따로 떼어 내서 살려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즉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시설을 해체하거나 강의 구조를 복원하는 기술을 제시해 봐야 복원으로 가기는 어렵다. 따라서 우리의 해법은 훨씬 근본적이고 종합적이어야 한다. 구태의연한 물 정책의 주체를 바꾸고, 국민의 잘못된 상식까지 무너뜨려야 강이 제대로 흐를 수 있다. 결국 환경단체·전문가·시민뿐만 아니라, 개혁적인 정치인과 관료까지도 함께할 네트워크를 작동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생각할 수 있는 당장의 과제를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 번째 과제] 물 정책 연결할 '컨트롤 타워' 갖춰야

이미 거론한 것처럼 한국의 물 정책은 정부 차원의 방향이나 비전이 없고, 각 부처마다 정책을 일관성 없이 추진하고 있다. 물론 정책의 수립과 집행 과정에서 시민과 지방자치단체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통로도 없다. 그래서 물 정책 전문가들은 "정부 차원에서 공동으로 물 정보를 생산하고 관리하며, 부처들이 업무를 협의 조정하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충남 서부에 가뭄이 들었다고 소동을 벌이면서도 어느 부서도 책임지거나 나서서 조정하지 않은 것은 이러한 필요성을 보여준 것이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전국의 물 정책을 큰 틀에서 평가하고 정리할 컨트롤 타워를 갖추어야 한다. 또한 우리의 물 문제는 댐·관로·정수장 같은 거대한 시설의 부족이 아니라, 이들을 연결하고 관리할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앙 부처의 거대한 투자가 아니라, 강 유역 내부 구성원의 요구와 생각을 조율해서 지역에 필요한 시설들을 세워야 한다. 이런 거버넌스가 작동한다면, 낙동강 하구에 하천유지 용수를 공급하겠다는 영주댐 같은 허황된 구조물은 계획될 수 없다. 따라서 물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의 체계를 변화시키고, 다른 한편으로 중앙부처의 탁상공론을 지역(유역)의 현장 거버넌스로 옮기는 '물 기본법'을 추진해야 한다. 이는 물 관련 분야의 20년 된 묵은 숙제다. [caption id="attachment_156073" align="aligncenter" width="640"]엘와댐(The Elwha Dam) 철거 전 후 (2011년 8월, 2012년 3월) ⓒ John Gussman 엘와댐(The Elwha Dam) 철거 전 후 (2011년 8월, 2012년 3월) ⓒ John Gussman[/caption]

[두 번째 과제] 노후되고 필요 없어진 댐의 철거

4대강 보 16개가 미치는 수질과 생태계에 대한 악영향은 여러 형태로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보의 해체는 쉽지 않다. 문제를 풀어야 하지만, 이를 논의해야 할 국토부와 환경부 등이 외면하는 상황이다. 지자체들도 4대강 사업 얘기만 나오면 어려워 하고, 국민들도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그렇다면 문제를 함께 인식하고, 4대강의 복원을 위해 경험을 쌓을 다른 분야로 우회하는 방법도 생각해야 한다. 그 방안으로 노후하고 용도가 없어진 댐의 철거를 협의하자. 마침 현재의 '댐 건설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는 댐 건설과 운영 과정의 절차만 있지, 해체 과정에 대한 규정은 없다. 그러니 댐을 지으면 붕괴사고가 날 때까지 별다른 조처를 취하지 못하고 기다려야 하는 이상한 현실을 살고 있다. 일례로 전남의 보성강댐은 1937년에 건설되어 바닥이 퇴적물로 가득찬 상태인데도 방치되어 있다. 저수 기능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생태계 단절 등의 피해만 일으키는데도 그렇다. 또 강원도 정선군의 도암댐은 남한강 상류에서 동해로 방류하며 수력발전을 하도록 건설되었는데, 수질 관리가 어려워 방류할 수 없게 되자 2001년부터 방치 중이다. 아무런 용도도 없는 댐에 물이 고여 수질만 악화하는 것이다. 현재 한국에 산재한 1만8000여 개의 댐 중에 50년 이상 된 것은 약 1만 개 이상이다. 따라서 댐 붕괴를 앉아서 기다릴 게 아니라, 철거의 사례를 만들어 사회의 안전을 높이고 강 복원의 근거로 삼도록 하자.  

[세 번째 과제] 대표적 실패 사례, 4대강 사업을 기록하자

4대강 사업은 한국 물 정책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철저한 평가를 진행하거나 책임자를 단죄하지 못했다. 더구나 권력자들은 이를 성공으로 왜곡하고 역사를 거짓으로 기록하려 시도하고 있다. 정책의 실패를 지움으로써 정권의 부담을 덜어낼뿐더러, 자신들이 승리자가 되려고 한다. 따라서 우리는 4대강 사업을 제대로 평가해야 한다. 한국의 물 정책이 똑같은 착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기억하지 않으면 지는 것이고, 더 큰 재앙은 운명처럼 반복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우리는 4대강의 아픔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야 하며, 드러난 문제를 공유함으로써 시민의 인식을 깨워야 한다. '토건 마피아'가 4대강에 '불통의 구조물'을 세웠다면, 우리는 잘못된 정책을 단죄하고 그 기억을 시민의 의식 속에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강, 살아있는 강을 되찾을 수 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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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현장에서 건진 물고기 사체들ⓒ수원환경운동연합

시민의 힘으로 만든 최초의 화학물질 알권리 조례, 아직 갈 길은 멀다

- 수원시 화학사고 대응 및 지역사회 알권리 조례 제정 과정-

 

수원환경운동연합 윤은상 사무국장([email protected])

  ‘수원시 화학사고 대응 및 지역 알권리 조례’가 지난 3월 21일 수원시의회 임시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계기가 됐던 사고가 일어 난지 1년 5개월만의 성과다. 2014년 10월 31일 삼성전자본사와 삼성전기 단지가 연해있는 수원 원천리천에서 물고기 1만여 마리가 집단 폐사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삼성전자 본사 중수도처리시설 공사 중 소독과정이던 폐수가 우수토구를 통해 잘 못 방류돼 일어난 사고였다. 사고 현장에서 채취한 물 시료에서 시안(청산가리), 클로로포름(마취제, 소독약)이란 독성물질이 기준치 이상(환경정책기본법 상 기준치 클로로포름 8배 이상, 불검출 기준 중금속 시안 0.03㎎/L)으로 나왔다. 원인과 결과적으로 명백한 화학사고였다. [caption id="attachment_158779" align="aligncenter" width="640"]2014년 10월 31일 오전 8시 경, 원천리천 삼성중앙교 위쪽에 있는 우수토구를 통해 삼성전자 본사 중수도 처리장에서 폐수가 방류돼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수원환경운동연합 2014년 10월 31일 오전 8시 경, 원천리천 삼성중앙교 위쪽에 있는 우수토구를 통해 삼성전자 본사 중수도 처리장에서 폐수가 방류돼 물고기가 집단 폐사하는 사건이 발생했다.ⓒ수원환경운동연합[/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58780" align="aligncenter" width="640"]사고 현장에서 건진 물고기 사체들ⓒ수원환경운동연합 사고 현장에서 건진 물고기 사체들ⓒ수원환경운동연합[/caption]  

수원시의 오류

수원시는 몇 가지 이해할 수 없는 오류를 범했다. 사고 당일 수원시와 시민환경단체(수원하천유역네트워크 회원단체들)는 현장의 물 시료를 채취해 서로 다른 기관에 분석을 의뢰했다. 그런데 수원시는 기본적인 수질오염공정시험항목 6가지만을 경기보건환경연구소에 분석 의뢰했고, 환경단체들은 기본항목 외에 중금속 등 유해물질에 대한 검출여부를 다른 일반연구소 분석 의뢰했다. 모두 23가지 항목이다. 환경안전사고에 대한 기본적인 조치이다. 두 가지 수질시험성적서의 차이는 ‘화학사고’라는 사고 성격 규정으로 이어졌다. 수원시는 또한 결정적인 오류를 저질렀다. 수질시험성적서와 함께 1차적인 증거인 물고기 사체 분석을 약속과 달리 전문기관에 맡기지 않았고, 실무 담당자의 윗선에선 환경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지 아예 이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명백한 직무유기로 수원시는 자체 감사를 진행했다.  

사고대응 대책위원회

수질시험성적서 결과가 나오기 이전에 이미 사고정황은 드러나 있었다. 당일 수원시의 공사현장 조사가 있었고, 폐수가 무단 방류된 정황을 삼성전자도 인정했다. 온도변화나 도심오염원에 의한 일반적인 사고가 아니라고 판단한 수원지역 시민환경단체들은 ‘원천리천삼성우수토구 물고기집단폐사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하고 철저한 사고원인과 책임규명, 재발방지대책을 수원시에 공식 요구했고, 삼성전자의 공개사과와 자체사고원인 규명, 재발방지 대책, 생태계 복원계획 등을 요구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을 수 없다고 구두로 알려왔고, 수원시는 공사 감리사와 시공사만을 사고책임을 물어 형사고발했다. 대책위는 포괄적 안전관리 책임을 물어 삼성전자를 형사고발했지만 수원지방검찰청은 증거불충분으로 처분했다. [caption id="attachment_158781" align="aligncenter" width="640"]삼성전자 정문 앞, 공개사과를 요구하며 면담을 요청하는 대책위 단체회원들ⓒ수원환경운동연합 삼성전자 정문 앞, 공개사과를 요구하며 면담을 요청하는 대책위 단체회원들ⓒ수원환경운동연합[/caption]  

민관대책단 성과와 한계

수원시는 직무상 오류책임과 사고 심각성을 받아들여 대책위 요구대로 사고원인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민관대책단을 구성하게 되었다. 하지만 법적 기구가 아닌 민관대책단은 처음부터 활동에 제약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사고현장 조사를 거부했고 감리사, 시공사 담당자도 인터뷰할 수 없었다. “검찰 조사 중인 사고여서...”라고 했다. 대책단은 드러난 사고 정황 분석과 피해조사, 문헌조사를 통한 재발방지대책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한계는 분명했다. 초기 증거를 확보하지 못해 원인분석에 어려움을 겪었고 객관적 증거 분석보다는 공개된 사고 당사자 진술과 추정에만 의존해야했다. 하지만 그 한계를 개선하는 것이 재발방지대책의 핵심요소가 되었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실무협의회를 구성하게 되었다.  

실무협의회

민관대책단은 수원시와 삼성전자, 지역시민환경단체들에게 권고사항을 최종활동보고로 남겼다. 권고사항 이행을 위해 협의회는 단계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구체적 안을 마련하고자 했다. 화학사고 관련 제도적 장치를 만들고, 하천사고 대응력 강화를 위해 각각 조례팀과 매뉴얼팀으로 나누어 세부적인 논의에 들어갔다. 각 팀에는 민관대책단에서 활동했던 수원시 담당부서장, 수원시의회 해당상임위 의원, 시민환경단체와 수질, 물고기, 화학물질 전문가 그리고 당사자인 삼성전자(기업)가 참여했다. 과정에서 10년 넘게 활동해온 ‘수원시하천유역네트워크’와 대책위를 구성한 시민환경단체들의 리더십과 해당 전문가들의 열정이 빛났다. 위기와 갈등 상황에서 작동한 거버넌스 기구의 모범은 수원시정에 있어서도 큰 성과로 남을 것이다.  

최초의 알권리 조례

7개월 여 동안 구체적인 조례안을 두고 입체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각 구성원들의 시각과 입장에서 실행 가능한 방안으로 접점을 찾아가려 노력했다. 2015년 1월부터 새롭게 시행되고 있는 ‘화학물질관리법’이라는 법률 환경과 ‘경기도 화학물질관리조례’, 계기가 된 사고성격과 수원시의 현황을 고려해 조례안을 조율했다. 조례안의 방향을 설정하고 합의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화학물질 관리는 법률과 광역 조례에 따라 환경부와 경기도에 맡기고 수원시는 화학사고에 대한 비상대응계획 수립과 대응체계를 구축하는데 집중하도록 방향을 잡았다. 그리고 화학물질 알권리 실현과 커뮤니케이션 강화로 “화학사고 믿고 안심할 수 있는 수원시”를 구현하는데 집중하고자 했다. 문제는 몇 가지 핵심 키워드로 대변되는 실행방법이다. ‘화학물질정보센터’, ‘화학사고관리위원회’, ‘지역협의회’가 그것이다. 환경부가 통계 작성하는 정보와 수원시 자체적인 고독성물질 목록과 비상대응계획 등을 시민의 눈높이에 맞게 가공해 상시적으로 정보를 제공하고 교육을 통해 적극적 알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민관산 거버넌스 실행체계를 통해 사고위험을 관리하고 위험도가 높은 지역에 주민, 기업, 전문가, 시민단체, 수원시가 참여하는 지역협의회를 구성해 위험을 구체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종합적인 시민참여 모델이기도 하다. [caption id="attachment_158782" align="aligncenter" width="640"]ⓒ수원환경운동연합 수원시는 직무상 오류책임과 사고 심각성을 받아들여 대책위 요구대로 사고원인 조사와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위한 민관대책단을 구성하게 되었다. 하지만 법적 기구가 아닌 민관대책단은 처음부터 활동에 제약을 받았다. 결국 실무협의회를 구성하여 7개월 여 동안 구체적인 조례안을 두고 입체적인 논의를 진행했다.ⓒ수원환경운동연합[/caption]  

만만치 않은 실행과제

과정이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조례제정이 가능했고, 우리나라 환경에서는 아직은 이상적인(해외는 실행중인) 내용도 실현 가능한 방향으로 합의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법체계는 하위법이 재량권을 갖기 힘든 구조다. 행정의 경직성도 거기서 출발한다. 장단점은 있을 것이다. 하지만 위험을 관리하고 시민의 권리를 보장하는데 있어서는 중앙 법률이 보편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보다 강한 위험관리와 적극적인 권리 보장은 지방정부의 재량권을 인정하는 적극적인 해석이 필요한 시대이다. 생명의 안전과 권리가 사적 이윤보다 중요한 법적 기준이 되어야한다. 화학물질관리법 시행으로 ‘영업비밀’로 묶여있던 화학물질 정보의 95%가 기업의 자진 신고로 시민에게 공개될 것이다. 하지만 남은 ‘5%’의 비밀이 갖는 위험이 우리 사회의 화학사고 위험에 ‘5%’의 영향만 미친다고 보장할 수 없다. 아직 우리나라는 고독성물질 목록도 만들지 못하고 있다. 논란이 많기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발암물질 등의 영향에 대한 인과관계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고 하지만, ‘이윤’을 둘러싼 역학관계가 자리하고 있다. 당장 수원시의 위험지역에 ‘지역협의회’를 구성하자고 하면 ‘집값’ 논란이 주민들에게도 일어날 수밖에 없다. 조례안을 최종 조정하면서 수원시의회 입법팀장은 이런 말을 했다. “정보공개를 강제조항으로 하면 해당지역 부동산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고, 주민들이 반대하면 어떻게 하나요?” 우리는 더 큰 위험에 대한 알권리로 이해를 구하자고 했다. 현실은 어려울 것이다. 일정한 거리를 둔 감시와 비판의 대상이었던 기업과 거버넌스(화학사고관리위원회) 안에서, 법의 테두리 안에서 합의점을 찾아나가야 한다. 제도는 스스로만 굴러가지 않는다. 그래서 자율적인 시민감시체계도 강화해야 한다. ‘수원 화학물질 알권리 네트워크’도 출범을 준비하고 있다.  

위험과 알권리

과정은 끝나지 않았다. 우리는 다시 시행규칙에 대한 실무적인 협의를 시작한다. 위에 열거된 여러 가지 난제들을 어떻게 하나하나 풀어나갈지 걱정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다. 중간에 멈출 수도 있고 조례가 사문화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위험은 멈추지 않는다. 우리가 그만 둘 수 없는 것도 그런 현실적인 이유다. 우리나라 ‘화학물질관리법’이 참고한 미국의 ‘화학물질관리법’(비상대응수립과 지역사회알권리에 관한 법, EPCRA)도 화학사고계기와 시민사회의 노력, 지방정부의 조응과정이 축적돼서 만들어졌다. 그 출발은 위험에 대한 알권리이다. 사람이건 다른 동물이건 그 집단에 닥쳐오는 위험을 알리는 것이 리더이고 이는 생존을 위한 당위이다. 그 ‘알리는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 리더십이고 정치의 출발이다.
화, 2016/04/1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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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5월 파리에서 열린 ‘몬산토 반대의 날’에 참여한 시민들이 행진하고 있다. 
출처: https://www.rt.com/news/261573-monsanto-global-protests-gmo/

몬산토가 “버니 샌더스”를 싫어하는 이유는?

  [caption id="attachment_156441" align="aligncenter" width="427"]지난해 5월 파리에서 열린 ‘몬산토 반대의 날’에 참여한 시민들이 행진하고 있다. 출처: https://www.rt.com/news/261573-monsanto-global-protests-gmo/ 지난해 5월 파리에서 열린 ‘몬산토 반대의 날’에 참여한 시민들이 행진하고 있다. (출처: https://www.rt.com/news/261573-monsanto-global-protests-gmo)[/caption]

남의 나라 대통령 선거, 그것도 후보경선 일 뿐인데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막말 트럼프는 선두를 달리고 있고, 부시가문은 몰락했다. 압승을 예상하던 힐러리는 샌더스의 선전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자본주의 체계의 권력구조를 바꾸겠다고 나선 버니 샌더스 후보는 한국에서도 인기가 높다. 고령임에도 열정적인 연설과 선명한 정책에 미국 젊은이들은 물론 한국시민들에게도 영감을 주고 있다. 지지기반도 전무하다시피한 후보가 민주당에서 정책을 제시하고 공정하게 경쟁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미국 선거시스템이 부럽기도 하다. 그런데 버니 샌더스의 선전을 불편하게 보고 있는 곳이 있다. 힐러리를 후원하는 몬산토는 버니 샌더스가 민주당 후보로 뽑히고, 더 나아가 대통령에 선출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몬산토는 왜 버니 샌더스를 싫어할까?

[caption id="attachment_156442" align="aligncenter" width="459"]GMO표시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는 버니 샌더스의 의회발언(출처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v0FYIALG5Os) GMO표시 도입 필요성을 주장하는 버니 샌더스의 의회발언(출처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v0FYIALG5Os)[/caption]

몬산토가 싫어하는 것, GMO 표시제

지구에서 가장 힘이 센 생명공학기업 몬산토는 유전자조작 종자와 농산물, 농약을 판다. 유전자조작시장이 확산되면 특허권도 수입원이 될 것이다. 애플과 삼성이 스마트폰 원천기술 특허문제로 다투는 것을 생명공학 분야에서 몬산토가 노리고 있다. 그런데 GMO가 전 세계적으로 더 많이 팔리기를 원하는 몬산토가 싫어하는 것이 있다. 바로 GMO 표시제다. 인체와 환경에 대한 위해성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았다고 우려하는 사람에게는 잘 몰라서 그런다며 달랜다. 자신들이 제공하는 올바른(?) 정보만 제대로 보면 환경단체나 소비자단체의 괴담에 속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안전성은 확실하지 않지만 최소한 소비자가 자신이 사는 물건에 GMO가 들어있는지 없는지는 알아야겠다는 '소비자 알권리' 주장에는 몬산토도 대답이 궁하다. 그들의 주요 주장은 시장경제 체계에서 GMO를 표시하면 공정한 경쟁이 되지 않는다고 항변한다. 몬산토도 시민들이 GMO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고 있음을 알고 있으니 WTO 등 국제무역기구와 각 국 정부에게 항의하고 소송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한국 식품업체들은 GMO를 표시해서 '소비자알권리'를 지키자는 주장에 대해서 "소비자의 식품구매 비용이 상승한다, 식품업체들의 국제경쟁력이 떨어진다"며 반대한다. 결국 안전보다는 이익이라는 것이다. 우리나라 식품기업들에게 건강하고 안전한 밥상은 오직 광고 속에만 있을 뿐이다.

[caption id="attachment_156446" align="aligncenter" width="406"]2012년 한해 동안 GMO 표시제 도입 반대 로비를 위해서 기업들이 쓴 돈, 단연 1등은 몬산토다.(출처http://www.justlabelit.org/right-to-know-center/labeling-opponents) 2012년 한해 동안 GMO 표시제 도입 반대 로비를 위해서 기업들이 쓴 돈, 단연 1등은 몬산토다.(출처http://www.justlabelit.org/right-to-know-center/labeling-opponents)[/caption]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이 GMO를 재배하고 수출하는 나라이지만 미국도 GMO 표시제가 아직은 없다. 캘리포니아주 등에서도 주민투표로 GMO 표시제 도입을 시도했지만, 몬산토와 식품기업들의 로비로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버니 샌더스 의원의 발언처럼 70%가 넘는 미국 시민들은 GMO 표시제를 원하고 있는데도 기업권력의 힘은 막강하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유일하게 버몬트주가 GMO 표시제를 도입했다. 버몬트 주의 상원의원이 바로 버니 샌더스다. GMO 표시제를 도입시킨 버몬트 주 시민들의 힘에는 버니 샌더스 의원도 함께했다. 우여곡절 끝에 GMO 표시제를 도입한 버몬트 주는 식품기업들에게 소송을 당하는 입장에 처해 있다. GMO 표시제 때문에 다국적 식품기업들이 차별을 받는다는 것이 그 이유다. 무역정책을 개혁하고 식품건강프로그램을 확대하겠다는 버니 샌더스의 선거공약 출발점에는 GMO 표시제 도입을 둘러싼 시민과 다국적기업의 싸움이 있었던 셈이다.  

위기의 몬산토, 버니 샌더스가 두렵다

몬산토는 위기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는 '글라이포세이트'를 발암물질로 등록했다. 글라이포세이트는 몬산토에서 판매하는 농약이다. 특히 이 농약은 GM종자와 쌍을 이루어 판매하는 몬산토의 주력상품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글라이포세이트계 농약이 판매되고 있다. 한글명은 '근사미'. 주로 과수원에서 잡초제거용으로 사용된다. 자신들의 주력상품이 발암물질로 등록되자 몬산토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근거가 충분하지 않고 글라이포세이트는 안전한 농약이라는 것이다. 반면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지난해 5월 23일 세계 38개국 428개 도시에서 동시에 '몬산토 반대의 날' 행진이 열렸다. 그 결과 국제곡물가격 하락과 몬산토 반대여론이 맞물려 몬산토의 주가는 하락하고 있다. 다국적종자기업들은 구조조정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해보려고 '신젠타' 기업 인수에 나섰지만 중국의 ‘중국화공집단공사(캠차이나)’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소두증의 원인이 지카바이러스가 아니라 몬산토가 팔고 있는 살충제 때문이라는 아르헨티나 의사협회의 주장으로 몬산토의 입지는 더 흔들리고 있다. 버니 샌더스 의원이 미국 민주당 대통령후보가 될 수 있을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몬산토의 후원금으로 선거를 치루고 있는 힐러리 후보보다 GMO표시제를 도입했고, 다국적 농업기업을 긴장시키는 버니 샌더스 의원을 응원하고 싶다. 사족, 미국 양당의 대선후보 중에서 '지구의 벗 뉴욕사무소'에 찾아와서 환경정책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을 들은 사람은 버니 샌더스가 유일하다.

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 최준호([email protected])

 
목, 2016/02/25-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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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웨이 정수기 중금속 유출, 2의 옥시 될 수도

– 코웨이는 얼음정수기 제품의 판매를 중단하고 전량 회수하라

– 정부는 청호나이스, 쿠쿠전자 등 유사 제품을 즉각 점검하라

 

코웨이 얼음정수기에서 중금속 니켈 가루가 검출되었고, 코웨이는 이를 1년 동안이나 은폐한 채 임의적인 부품 교환으로 무마하려 했다. 국내 최대 정수기 업체의 형편없는 실력과 양심의 바닥이 드러난 것이다.

첫 번째 문제는 음용수에서 검출되어서는 안 되는 중금속 니켈이 검출되었다는 사실이다. 발암 물질로 알려진 니켈을 이렇게 쉽게 생성시키고 노출시켰다는 점에서 코웨이 정수기는 소비자에게 판매되지 말았어야 할 제품이라는 뜻이다. 도금에서 벗겨진 니켈이 얼음과 물을 통해 인체에 흡수됐을 경우 어느 정도 발암성을 갖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안전성을 확인하지 못한 중금속을 소비자에게 선물한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두 번째 문제는 사고의 은폐다. 지난해 7월 소비자의 불만이 접수됐을 때, 코웨이 내부에서는 이미 상황을 파악했다. 하지만 인증기관에도 알리지 않고, 소비자에게도 알리지 않았다. “미국 환경보호청 기준은 0.5mg/day, 이는 체중 10kg의 영유아가 매일 1L씩 7년간 섭취하여도 건강상 유해하지 않은 수준의 농도”라고 임의로 판단했고, 일부 부품의 교체 등을 멋대로 대안으로 삼았다. 코웨이의 주장처럼 일부 부품의 하자인지 혹은 생산 기술적 결함인지도 알 수 없고, 새롭게 교체한 부품의 안전성에 관해서도 확인할 수 없는데 이런 방법으로 사고를 숨겨왔다. 사고의 원인을 감추고, 책임을 물 타기 하며 피해를 키우고 갈등을 늘린 가습기살균제 사태의 옥시와 똑같은 조치를 한 것이다.

세 번째 문제는 정수기의 안전성에 대해 소비자를 현혹하는 터무니없는 과장 광고를 했다는 것이다. 정수기를 구입한 소비자들은 정수기 업체들이 주장하듯이 ‘수돗물보다 더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제공받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일 년에 50만원이 넘는 돈을 지불하면서, 수돗물에는 없는 니켈 가루를 먹어야 한다거나, 이들이 건강에 유해한지 여부를 걱정하는 사람은 없었다. 코웨이가 광고를 통해 ‘완벽한 깨끗함’, ‘위생적인 얼음 탱크’, ‘정수기 내부 위생 강화’ 등의 내용을 엄청나게 광고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웨이는 중금속의 유출조차 통제하지 못했고, 건강의 위협에 대해 적정한 대책을 수립할 능력이나 의지조차 없었다.

네 번째 문제는 코웨이의 기만적인 대책이다. 코웨이는 사과문에서 ‘개선조치가 완료된 제품(97%)은 안심하고 사용해도 좋다. 해당 제품을 교환해 주고, 해약을 원할 경우 처리해 주겠다.’고 했다. 하지만 교환한 제품에서도 니켈 조각이 검출된다는 소비자의 제보가 나오고, 개선 조치가 취해진 제품들이 안전한지에 대해 검증기관의 인증도 없는 상태에서, 코웨이의 ‘계속 사용하라’는 주장은 참으로 안이하다. 여전히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소비자들과 국민의 정서를 반영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봐야 할 것이다.

더불어 정부의 무능과 무책임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전혀 파악하지 못했고, 사태가 발생한 이후에도 변변한 조치조차 발표하지 않고 있다. 제품의 인증 절차를 모두 정수기협동조합 등에 맡기고 있으니, 무엇이 자신들의 역할이고 어떤 대책을 세울 수 있는지조차 판단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또한, 정수 부분을 관리하는 환경부, 얼음 생산 부분을 승인한 산업통상자원부 등 혼란스러운 안전관리 책임 때문에,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꼴불견이 예상된다.

환경운동연합은 이번 사건을 ‘가습기 살균제 옥시 사태’의 또 다른 형태로 인식한다. 기업의 부도덕, 정부의 무책임(규제완화), 만연한 안전불감증이 버무려진 사태로 이를 가볍게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믿는다. 이에 코웨이의 과장 광고를 비롯한 국민기만을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 지원법에 의해 고발할 것이며, 소비자들과 함께 집단 소송 추진 등도 검토할 것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코웨이가 판매한 해당 정수기 87,000대를 신속히 회수하고, 소비자의 건강 피해와 불안을 일으킨 것 등에 대해 충분한 배상 약속을 촉구한다. 환경부와 공정거래위원회도 코웨이에 신속하게 판매 중단과 회수 조치를 명령하고, 과장 광고를 조사해 처벌해야 한다.

환경연합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 사회가 정수기와 먹는샘물 등 시장에 맡겨진 음용수의 안전성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공서비스로 개발되고 발전된 수돗물을 내버려두고, 기업에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의탁하는 것이 옳은지 돌아봐야 한다. 수돗물을 제대로 만들고 먹을 수 있도록 제도와 정책을 개혁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믿는다. 불필요한 장치와 상품들을 만연시켜, 결국 국민의 건강과 위생이 위협받는 상황이 계속되어서는 안 된다

 

2016년 7월 5일

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 권태선 박재묵 장재연 사무총장 염형철

화, 2016/07/05-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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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회의-규제완화12환경회의-규제완화11KakaoTalk_20160224_134506601

박근혜 집권 3년, 환경규제완화정책으로 온 국토 멍들어간다

  환경운동연합을 비롯 약 40여개의 시민환경단체가 소속된 한국환경회의는 2월 24일 오전 11시 광화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정부 집권 3년동안 환경규제완화로 온 국토가 멍들어 가고 있다며 환경파괴정책을 당장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25일은 박근혜 정부 집권 3년째가 되는 날이다. 한국환경회의는 박근혜 정부 집권 3년을 맞아 환경정책을 평가하고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힌다.   [caption id="attachment_156340" align="aligncenter" width="650"]2월 24일 한국환경회의는 박근혜정부 집권 3년의 환경규제완화정책을 규탄하고 환경파괴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서울환경연합 엇지 2월 24일 한국환경회의는 박근혜정부 집권 3년의 환경규제완화정책 규탄, 환경파괴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서울환경연합 엇지[/caption]   박근혜 정부의 집권 3년 환경정책은 규제완화와 국토난개발로 요약할 수 있다. 환경규제완화정책을 전면에 내걸고 온 국토를 멍들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시기 우리사회가 합의한 환경법과 제도를 경제 활성화를 이유로 대대적으로 손질하며 수도권규제완화, 국립공원·자연공원 케이블카 설치, 산악관광진흥법 제정, 해양관광진흥지구 지정 등 반환경적인 정책을 지속적으로 쏟아내며 개발을 부추기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56353" align="aligncenter" width="650"]환경회의-규제완화10_DSC0389 환경연합 염형철 사무총장은 박근혜정부의 규제완화정책을 부추기는 국회의원들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제역할을 하지 않는 국회의원들은 이번 4.13 총선에서 반드시 심판받을 것이라며 직접적인 행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서울환경연합 엇지[/caption]   대표적으로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은 환경부 가이드라인에 부합하지 않는 환경성, 경제성, 기술성, 공익성 부족을 이유로 2012년과 2013년에 두 번에 걸쳐 심의에서 부결된 사업이다. 하지만 지난해 8월 28일 국립공원위원회의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추진결정은 박 대통령의 정치적 발언에 힘입어 일방적으로 강행됐다. 이는 결국 박근혜 정부와 전경련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산악관광활성화 정책’과 ‘국립공원 고속개발’을 가속화하는 촉매가 됐다. 전국적으로 31개 케이블카 사업이 추진중에 있고 보호지역을 포함한 개발특별법이 추진되고 있어 설악산을 시작으로 전국의 보호지역이 관광위락시설 개발위기에 처해있다. 뿐만 아니라, 국민의 혈세 22조원 이상이 투입된 4대강 사업은 책임자처벌이 아니라 오히려 ‘성공적인 사업’으로 포장하고 면죄부를 주고 있다. 친수구역개발사업, 지류지천정비사업, 영주댐 개발 등을 가속화하면서 수질을 더욱더 악화시키고 있다. 매해 4대강 전역에서 발생하는 녹조, 물고기 집단폐사, 큰빗이끼벌레와 같은 이상종의 출현과 확산에는 뚜렷한 해결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4대강 책임자에 대한 처벌과 재자연화 계획이 없는 박근혜 정부는 제2의 이명박에 불과하다.   [caption id="attachment_156345" align="aligncenter" width="650"]환경회의-규제완화1_DSC0417 여전히 핵발전 화력발전 지속가능성은 없다. 제 2의 4대강 개발사업 중단!책임자 처벌! ⓒ서울환경연합 엇지[/caption]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세계는 원전 아닌 안전을 선택하고 있다. 독일, 스위스, 이탈리아, 벨기에 정부는 탈핵을 선언했고, 대만은 98%나 지은 신규원전 건설중단을 결정했다. 하지만, 오히려 박근혜 정부는 원전을 늘리고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과 시민사회를 폭력적인 행동으로 탄압하고 있다. 밀양과 청도 송전탑건설반대로 2명이 죽음에 이르렀고 산과 들은 파괴됐다. 영덕과 삼척에서는 절대다수의 주민들이 신규원전건설을 반대한다며 지정고시 철회를 요구하고 있지만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원전비리로 사회가 술렁이고 온 국민이 불안해하고 있지만 꼬리만 자를 뿐 근본적인 변화는 없다. 세계보건기구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초미세먼지가 한반도를 연일 강타하고 있지만 화력발전소는 오히려 늘고 있다. 최근 7차 전력수급계획에 따르면 2029년까지 9기가 추가로 증설될 계획이다. 지난해 세계보건기구는 대기오염으로 인한 환경성 질환자 수가 2012년 이미 700만명에 이르렀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세먼지로 인한 환경성 질환자수가 연간 교통사고보다 더 많다는 객관적인 현실을 감안하더라도 화력발전소를 조속히 폐쇄하고 재생가능한 에너지정책을 대대적으로 확대시행해야 한다.   [caption id="attachment_156348" align="aligncenter" width="650"]환경회의-규제완화8_DSC0373 국민의 혈세 22조원 이상이 투입된 4대강 사업은 책임자처벌이 아니라 오히려 ‘성공적인 사업’으로 포장하고 면죄부를 주고 있다.ⓒ서울환경연합 엇지[/caption]   전 세계가 파리협정을 통해 화석연료시대의 종말을 고했지만 박근혜 정부는 2030년 온실가스를 BAU 대비 37% 줄이겠다고 밝혀 국내외 지탄을 받았다. 2005년 기준으로 5.5%를 줄이는 것에 불과하고 순수 국내감축량만 따지면 오히려 11.1%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전 세계가 화석연료시대의 종말을 선언한 지금, 세계적인 흐름에도 역행하는 퇴행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56349" align="aligncenter" width="650"]환경회의-규제완화3_DSC0396 젊은 참가자들이 박근혜정부에 대한 강한 불신의 표현으로 'ㄹ 해 OUT' 손피켓을 들고 있다. ⓒ서울환경연합 엇지[/caption]   박근혜 정부 들어 화학물질안전사고도 대폭적으로 늘었다. 2007년 16건에 불과했던 화학물질사고는 2014년 104건으로 늘어났고 화학물질사고로 연평균 95명 이상의 국민이 죽어가고 있다. 화학물질 안전관리강화를 약속하며 유해화학물질관리법을 개정하더니 기업이윤논리에 밀려 규제를 완화하고 국민을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다. 새로운 화학물질관리제도가 기업의 자기욕심 챙기기와 박근혜 정부의 규제완화발언으로 유명무실해지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56343" align="aligncenter" width="650"]환경회의-규제완화5_DSC0468 환경회의 단체횔동가들이 박근혜정부의 규제완화와 난개발로 고통받고 있는 산양과 꽃게를 상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서울환경연합 엇지[/caption]  

한국환경회의는 박근혜 정부 집권 3년의 환경정책을 평가하고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 박근혜 정부는 환경규제완화정책을 중단하고 지금이라도 우리국토를 온전히 보전하라! -. 박근혜 정부는 설악산 케이블카 추진을 중단하고 전면 백지화하라! -. 박근혜 정부는 24대강개발사업 중단하고 책임자처벌과 재자연화 복원계획 수립하라! -. 박근혜 정부는 원전, 화력발전 중단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정책 확대시행하라! -. 기업이윤보다 국민의 생명이 우선이다. -. 박근혜 정부는 화학물질 안전관리대책 조속히 마련하라!   거꾸로 가는 박근혜 정부의 환경정책, 지금 이대로라면 희망이 없다. 한국환경회의는 박근혜 정부가 시민사회의 우려와 지적을 겸허히 수용하고 실천하길 거듭 촉구한다.  

2016.2.24

한국환경회의

(광주전남녹색연합,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후변화행동연구소, 녹색교통운동, 녹색미래, 녹색연합, 대구경북녹색연합, 대전충남녹색연합, 부산녹색연합, 분당환경시민의모임, 불교환경연대, 산과자연의친구우이령사람들, 생명의숲, 생태보전시민모임, 생태지평, 서울환경운동연합, 수원환경운동센터, 에너지나눔과평화, 에코붓다, 여성환경연대, 원불교천지보은회, 원주녹색연합, 인드라망생명공동체, 인천녹색연합, 자원순환사회연대, 전국귀농운동본부, 제주참여환경연대, 풀꽃세상을위한모임,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YWCA연합회, 한국내셔널트러스트, 한국자원순환재활용연합회, 환경과공해연구소, 환경과생명을지키는전국교사모임, 환경교육센터, 환경사목위원회, 환경운동연합, 환경재단, 환경정의 등 40개 시민환경단체)
수, 2016/02/24-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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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언게이트댐ⓒJim McCarthy

지난 4월, 미국 역사상 최대의 댐 철거 프로젝트인 클라마스 강(klamath river) 복원이 결정되었다. 이 결정은 캘리포니아 주지사, 오레곤 주지사, 미국 내무부 장관, 전력사인 퍼시픽코프에너지(PacifiCorp), 거주민, 환경단체, 농민 등의 합의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번 합의는 수십년에 걸친 운동의 성과이며, 본격적인 철거는 2020년 시작된다. [caption id="attachment_161192" align="aligncenter" width="640"]미국 내무부 장관 등이 모여서 클라마스 강 댐 철거에 서명하는 모습ⓒAP통신 미국 내무부 장관 등이 모여서 클라마스 강 댐 철거에 서명하는 모습ⓒAP통신[/caption]

네 개의 대형 댐을 동시에 철거

이번 프로젝트는 클라마스 강에 1909년부터 1962년까지 퍼시픽코프에너지가 지은 네 개의 댐을 동시에 철거하는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하천복원이다. 그동안 미국에서 철거된 댐 중 가장 높은 것은 워싱턴의 엘와강(Elwha river)에 위치한 높이 64m의 글라인스캐니언 댐(Glines Canyon Dam)이었지만, 대규모 댐 네 개가 동시에 철거된다는 면에서 역사상 최대의 댐졸업이다. 클라마스 강의 네 개의 댐 철거로 인해 연어는 480km가 넘는 서식지를 되찾을 것이다. 또한 강 유역 전반에 걸친 수질개선, 공동체 활성화 등 종합적 사업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이번에 철거되는 네 개의 댐 중 가장 오래된 댐은 1918년에 건설된 높이 40m의 콥코1댐(Copco 1 dam)이다. 높이로만 따지면 춘천댐과 맞먹는 규모이며, 120km의 연어 서식지를 가로막는 시설물이다. 계단형으로 높이 솟은 댐 표면에 잔뜩 낀 녹조는 트레이드 마트가 되었다. 콥코2댐은 별도의 담수기능 없이 1댐 하류에서 물을 발전소쪽으로 흘려보내기 위해서 1925년 건설되었다. 보일댐(JC Boyle Dam)은 콥코댐 상류에 위치하고 있으며, 높이는 22m규모이다. 부영양화와 수온상승, 용존산소 저하 등 많은 문제를 유발해왔다. 가장 높은 댐은 아이언게이트댐(Iron Gate Dam)인데, 높이는 약 53m규모로 국내에서는 높이 55m의 영주댐과 비슷하며, 1962년 건설되었다. 국제대댐회(ICOLD)에서는 높이 15m이상의 댐을 대댐(Large Dam)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번에 철거되는 네 개의 댐은 모두 이 기준을 가뿐히 넘는다. 연어의 입장이 돼서 약 50km 구간에서 네 개의 대형 댐이 사라지는 것을 상상해보자. 가히 연어에게 천국의 문이 열리는 순간이 될 것이다. [caption id="attachment_161196" align="aligncenter" width="640"]클라마스 강 졸업을 앞둔 4개의 댐 위치 클라마스 강 졸업을 앞둔 4개의 댐 위치[/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61195" align="aligncenter" width="640"]콥코1댐 콥코1댐[/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61194" align="aligncenter" width="400"]아이언게이트댐ⓒJim McCarthy 아이언게이트댐ⓒJim McCarthy[/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61193" align="aligncenter" width="640"]보일댐ⓒmapio.net 보일댐ⓒmapio.net[/caption]  

댐 철거로 연어서식지 회복, 수질개선 기대

댐철거에서 가장 큰 수혜당사자는 역시 회유성 어종이다. 이 지역은 미국 서쪽 해안에서 세 번째로 연어가 많이 잡히는 곳이며, 댐으로 인해 연어 서식지가 단절되고 있다. 댐 철거는 위험에 처한 연어와 무지개송어 서식지 약 482km를 복원할 예정이다. 미국 메인주에 위치한 수아답스쿡 강의 댐은 해체되고 한달만에 산란기의 어류가 다시 돌아온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렇듯 짧게는 한달, 길게는 일년안에 생태계는 빠르게 회복된다. 국내에서도 울산 태화강 방사보를 2006년 철거한 이후 연어서식지의 복원이 보고되고 있다. 뿐만 아니다. 한국에서 4대강 사업이 그러했듯 미국에서도 댐 상류에는 녹조발생과 독성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어왔다. 현지 연구에 따르면 콥코댐과 아이언게이트댐은 독성을 가진 마이크로시스티스류의 남조류를 배양하는 완벽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마이크로시스티스는 아이언게이트댐 하류에 위치한 클라마스 강 하구에까지도 영향을 미쳤다. 마이크로시스티스는 가축과 사람의 효소활동을 저해해서 간암을 유발하거나 신경계통에 독성을 나타내는 물질을 생산해서 문제가 된다. 국내에서도 4대강사업으로 본류에 대형 댐들이 생기면서 해마다 심각한 녹조현상을 앓고 있는 상황이다. 2012년에 처음으로 대량발생한 녹조는 해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으며, 지난겨울에는 얼음녹조가 나타나는 등 4대강의 생태계는 근본적 변화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수문을 열자, 댐을 없애자는 이야기가 허공에 둥둥 뜨는 사이 강물 속 물고기들은 숨이 턱턱 막혀오고 있다. [caption id="attachment_161199" align="aligncenter" width="345"]낙동강 도동서원 앞 도동나루터에 녹조가 피기 시작하고 있다. 2016년 5월 17일 촬영 ⓒ대구환경운동연합 낙동강 도동서원 앞 도동나루터에 녹조가 피기 시작하고 있다. 2016년 5월 17일 촬영 ⓒ대구환경운동연합[/caption]

공릉천, 보 없애고 수질개선 효과를 확인했지만...

올해 초 환경부는 4대강 사업 이후 창궐하고 있는 녹조 발생·번무의 원리를 파악하기 위해 낙동강 내에 수조 형태의 실험시설을 설치할 계획임을 밝힌 바 있다. 보에 물을 가두면 녹조가 정말로 피는지 안피는지 보겠다는 의도다. 환경부는 정말 몰라서 이러는걸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환경부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환경부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에 2004년부터 2008년까지 ⌜기능을 상실한 보 철거를 통한 하천생태통로 복원 및 수질개선효과⌟ 연구용역을 발주해서 보 철거 전/후 어떻게 하천 생태계가 변화하는지를 확인한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공릉천에 위치한 곡릉2보를 2006년 철거하고 그 변화상을 관찰했다. 정체된 물에 쌓여있던 오니가 쓸려 내려가고 깨끗한 모래와 자갈들이 퇴적되었다. 물의 오염지표로 사용되는 생화학적 산소요구량(BOD) 농도의 경우 보 철거 전인 2006년 3월 6.1 mg/l (4등급 수질)에서 보철거 후인 2006년 9월에는 1.19 mg/l (1등급의 수질)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생태적으로는 물밖으로 드러난 지역에 새로운 개척자 식물들이 들어서고, 흐르는 물을 좋아하는 납작하루살이류, 강하루살이, 통날도래류 등이 새롭게 출현하는 변화가 있었다. 이같은 의미있는 연구는 불행히도 환경부에 2008년 보고된 이후 본격적으로 행정에 반영되지 못한 채 사장되고 말았다. 2008년, MB의 등장과 함께 강 전역을 파헤치는 4대강 사업이 시작된 것이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데, 현장은 어떻게 변했을까. 2016년 4월, 보를 철거한지 꼭 10년만에 공릉천을 찾았다. 보 구조물을 뜯어낸 자리를 마감했던 돌망태는 현장에서 찾기 어려울 정도로 수풀이 우거졌다. 개척자 식물군이 아름다운 버드나무 숲으로 바뀌었다. 강 중간에는 퇴적된 모래가 하중도를 이루고 갈대숲이 만들어졌다. 보 해체 이후 인근에 생각지 못한 침식작용은 없었을까 둘러보았지만, 강은 그저 평화로운 강으로 돌아와 있을 뿐이었다.  

미국의 대규모 댐졸업, 부러워만 말고 우리도 준비하자.

우리나라가 초보적인 연구단계에서 하천복원정책이 후퇴해버린 것과는 달리 미국은 계속해서 복원의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 미국에서 졸업하는 댐 4개의 철거와 복구 비용은 보험을 포함해서 약 4천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여전히 전력발전을 하고 있는 댐이며, 총 154MW규모로 청평댐의 수력발전 설비용량보다 크다. 댐을 철거로 중단되는 전력생산에 대한 경제적 손실은 효율개선이나 다른 공급원을 통해서 보상하기로 합의했다. 미국사회는 강복원으로 얻을 수 있는 연어의 서식지 복원과 수질개선의 편익이 복구비용과 전력생산 손실비용을 감당할만큼 충분하다고 생각한 것이다. 댐을 졸업시키자는 주장을 하기 위해 그 이상의 어떤 이유가 필요할까. 또한 이번 클라마스 댐 철거에서 눈여겨 볼만한 것은 다양한 공동체가 합의과정에 참여해서 만들어낸 결과라는 점이다. 현지 거주민, 전력사, 환경단체, 어민 등 40개 이상의 이해당사자가 오랜기간 협의를 거쳐 2010년 협약을 맺고 2016년 드디어 주지사와 내무부까지 철거에 합의한 것이다.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오랜기간 동안 서로를 만나고 설득하고, 함께 협력하면서 험난한 과제를 해결해냈다. 우리 정부와 학계에서도 멀리 떨어진 미국의 강에서 이루어지는 대규모 댐졸업 프로젝트를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한국에서도 용도와 기능을 상실했거나, 용도와 기능을 유지하기에 경제적이지 않은 많은 댐들을 졸업시킬 날을 꿈꿔본다. 크고 작은 많은 댐의 이름이 스쳐간다. [caption id="attachment_161197" align="aligncenter" width="640"]클라마스 원주민 댐철거 집회 클라마스 원주민 댐철거 집회[/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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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6/0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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