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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문화예술계 불공정 관행 개선 공동행동 선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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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문화예술계 불공정 관행 개선 공동행동 선포

익명 (미확인) | 수, 2016/03/16- 10:52

문화예술계 불공정 관행 개선 공동행동 선포 기자회견 

대표적 방송음악 불공정기업 ‘로이엔터테인먼트’ 고소고발을 시작으로


※ 일시 장소 : 2016년 3월 16일 수요일 오후 1시 / 광화문광장
 


지난 3월3일 발표된 2015 문화예술인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예술활동 관련 계약체결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30.7%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12.2%에 달하는 예술인들이 부당한 계약 체결로 인한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조사가 5천여 명의 일부 예술인들을 표본으로 한 조사이며, 예술인들의 경우 예술활동 과정에서 입은 불합리한 피해에 대해 밝히길 꺼려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 예술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공정한 관행으로 인한 피해 사례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로이엔터테인먼트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응답하라 1994, 1997’, ‘삼시세끼’, ‘프로듀사’ 등의 예능, 드라마 방송음악을 제작한 대표적인 방송음악 제작사입니다. 하지만 로이엔터테인먼트의 진짜 얼굴은 불공정한 계약서 체결을 강요하고, 작곡가들의 저작권리를 빼앗고, 엔지니어의 임금을 상습 체불하는 등 문화예술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공정한 관행의 백화점이나 다름없습니다. 로이엔터테인먼트의 문제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예술계의 불공정한 관행의 상징과 같습니다.

 

이에 로이엔터테인먼트 피해 작곡가들과 뮤지션유니온, 예술인소셜유니온, 문화연대, 참여연대 등 예술인단체, 시민사회단체들이 손잡고 문화예술계의 불공정 관행을 개선하고 예술인들의 정당한 권리를 지켜내기 위한 공동행동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방송음악계의 대표적인 불공정 기업인 로이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고소고발은 그 공동행동의 시작이 될 것입니다. 

 


‘문화예술계 불공정 관행 개선을 위한 공동행동’ 성명서 전문

 

‘창작의 권리’는 창작자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 대표적인 방송음악 불공정 기업 ‘로이엔터테인먼트’ 고소고발을 시작으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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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전에 히트를 친 드라마 ‘응답하라1997, 1994’ ‘프로듀사’ 등의 배경음악을 만든 음악가들을 중심으로 한 로이대응모임, 예술인소셜유니온 그리고 법률가 단체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민생경제위원회는, 2016년 3월 16일 오늘, 로이엔터테인먼트를 검찰과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과 노동청에 고소고발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동안 방송음악 창작자들의 정당한 보상 문제에 대하여 다양한 문화예술단체와 법률단체, 시민단체들이 로이대응모임의 손을 잡아주었습니다. 

 

작년 1차로 발표한 “유령작곡가들, 헬조선 뚫고 여기 왔다”는 한국 음악시장에서 최초로 라이브러리 음악 작곡가의 존재와 그들이 받고 있는 부당한 권리 침해, 노동 착취를 고발했습니다. 뒤이어 많은 음악가 동료들, 예술가들은 물론이고 이들이 작곡한 음악이 사용된 드라마를 사랑했던 시민들로부터 연대의 격려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사회적 여론에도 로이엔터테인먼트는 완강했고 그만큼 음악산업생태계에 뿌리내린 기득권 구조는 견고했습니다. 

 

이어 발표한 “유령들이 ‘진짜’ 방송국 JTBC에 묻습니다”라는 2차 성명서를 발표하기에 이릅니다. 기본적으로 라이브러리 작곡가들의 음악을 사용하는 최종 창작물은 방송을 통해서 시청자 시민에게 전달됩니다. 또 현재의 외주 작업환경을 고려하더라도 방송사의 직간접적인 지배개입은 명백한 현실적인 힘이며, 따라서 이를 통해 불공정한 음원을 사용하지 않음으로서 사회적 공기인 방송의 공적 의무를 해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역시 기존의 카르텔화된 제작관행과 상호봐주기로 일관하는 업계의 유착관계에 가로 막혔습니다. 그 사이 시간은 흘렀고, 일부 마지못해 개선되는 결과를 보았으나 어디까지 사업자로부터 시혜적으로 주어진 양보였고 그것은 더 큰 이익을 얻고자 하는 마케팅에 불과했습니다. 그리고 다시 방송사는 장막 뒤로 숨어버렸습니다.  

 

결국 이들의 상식은 잘못된 관행 뒤로 숨어버렸고, 추악한 방송권력의 카르텔 틈으로 스며들어 갔습니다. 이 성명서를 보는 이들에게 부탁합니다. 로이엔터테인먼트와 같은 기업이 막대한 이익을 축적하고 또 다시 승승장구할 수 있는 것에는 유령작곡가와 같은 많은 창작자들의 희생이 있었고, 방송계에 만연한 기득권 구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힘을 가진 사업체와 방송계의 큰 손들은 아마 시간을 오래 끌면 가진 것이 없는 쪽이, 당장 힘 센 ‘빽’이 없는 쪽이 무엇보다 불공정하더라도 그에 매달릴 수밖에 없는 노예시장과 같은 음악생산환경이 우리를 무릎 꿇게 만들리라 생각했을 것입니다. 아마 함께 했던 이들의 ‘선의’가 그저 감정적이거나 일시적인 것이어서 시간이 지나면 적당한 악수와 함께 흩어지고 말 것이라 생각했었나 봅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늘 여기에 함께 서있습니다. 지금 싸우지 않는다면 다시 로이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일이 더 영악하게 뿌리를 내려갈 것이라는 사실이 두려웠고, 그 두려움이 우리를 포기하지 않고 다시 싸우도록 했습니다.

 


2

로이사태에 공동대응하며 우리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떠올렸습니다. 

로이엔터테인먼트라는 음원제작업체가 한 개의 방송국과 다수의 외주제작물의 음원 계약을 할 경우 이는 개별 음악가들로서는 경쟁할 수 없는 구조가 됩니다. 편하게 외주제작을 하려는 현행 방송국들의 관행, 방송국이라는 폐쇄적인 생태계에서 발생하는 친분관계 등은 음악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예술가들의 생사여탈권을 진 존재일 수밖에 없습니다. 

 

로이엔터테인먼트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응답하라 시리즈’, ‘삼시세끼’, ‘송곳’, ‘조선명탐정2’ 등의 음악을 제작한 대표적인 방송영화음악 제작사입니다. 하지만 로이엔터테인먼트의 진짜 얼굴은 작곡가들에게 불공정한 계약서 체결을 강요하고, 작곡가들의 크레딧과 저작권리를 빼앗고, 엔지니어의 임금을 상습 체불하는 등 문화예술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공정한 관행의 백화점이나 다름없습니다. 로이엔터테인먼트의 문제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문화예술계의 불공정한 관행의 상징과 같습니다.

 

우리 예술인소셜유니온은 그동안 예술노동을 화두로 <예술인복지법> 개정안, 공연스태프의 공정보상을 위한 <공연법>개정안 마련 및 음악가들이 자신의 노동으로 만든 음원료 분배에 있어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저작권법> 개정안 등 제도개선 활동과 함께 웹툰의 어시스턴트 노동권 문제, 미술계의 아티스트 피 문제까지 다양한 장르별 문제들을 다뤄왔습니다. 

 

이제 다양한 방송콘텐츠 뒤에서 감춰진 유령작곡가의 문제를 직시하면서, 이 문제를 우리의 문제로 제기하려고 합니다. 로이엔터테인먼트에서 벌어진 노예 계약과 노동 착취가 극히 예외적인 사례인 것인지 아니면 한국의 문화산업을 다루는 법제도가 그런 환경을 만든 것인지 묻기로 했습니다. 이는 무너진 권리 앞에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사의 표시이기도 합니다.

 

자신이 작곡한 곡인데도 실제 창작자의 이름 대신 업체 대표의 이름으로 크레딧이 올라간다든지, 최초 방송과 같은 콘텐츠 임에도 재전송이나 해외 판매시 창작자의 이름을 바꿔치기 한다든지, 아니면 2차 판권에 대한 저작료 수입을 업체가 부당하게 가져가는 등의 관행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 현재 방송산업 내 음악창작자들의 현실입니다. 

 

우리는 단순히 음악가 개개인의 문제를 해결하는데서 머무르지 않을 것입니다. 방송계의 고질적인 수직계열화, 전현직 인적 관계로 카르텔화되어 있는 전근대적인 제작환경 등에 대해 시청자인 시민들에게 알려나가고 이런 환경에서 착취당하고 있는 창작자들의 현실을 알려나갈 것입니다. 한두 개 드라마의 대박이 몇 몇 사업자의 배만 불리는 콘텐츠 창작환경으로는 경마 경주와 같은 창작환경의 개선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이에 방송국은 방송국 대로, 제작사는 제작사 대로, 제작유통업체는 그것대로 해야 하는 공정한 역할이 필요합니다. 전근대적이고 불공정한 제작 환경, 이는 비단 음악계의 문제만이 아닙니다.

 

 

3

예술인 월평균 소득 81만원이라는 사실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습니다. 혹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예술은 원래 가난해, 예술가는 배고픈 직업이야. 우리는 묻고 싶습니다. 과연 예술은 원래 가난하고 배고픈 것인가. 

전세계적으로 한류의 바람이 불고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정부의 기조가 되는 현시점에서 문화예술계는 전반적인 성장세 속에 있습니다. 문화예술의 근간을 이루는 모든 창작물들은 예술인, 즉 창작자에게서 비롯됩니다.

여기에서 하나의 의문이 생깁니다. 문화예술계는 지속적으로 성장하는데, 왜 창작자들은 생활고에 허덕일 수밖에 없는가. 문화예술계에 착취의 구조가 만연한 것은 아닌가. 창작하는 사람은 따로 있고, 그 수익으로 배불리는 사람은 따로 있는 것이 아닌가. 

 

지난 3월3일 발표된 <2015 문화예술인실태조사> 자료에 따르면 예술활동 관련 계약체결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30.7% 밖에 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중 12.2%에 달하는 예술인들이 부당한 계약 체결로 인한 피해를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조사가 5천여 명의 일부 예술인들을 표본으로 한 조사이며, 예술인들의 경우 예술활동 과정에서 입은 불합리한 피해에 대해 밝히길 꺼려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 예술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공정한 관행으로 인한 피해 사례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로이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고소고발을 시작으로 우리는 현재와 같은 상황을 당연하게 만드는 구조, 일차적으로는 법제도의 불합리한 점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을 할 것입니다. 

 

서울시, 문화체육관광부 등과 함께 문화예술계에 만연되어 있는 착취의 현실을 드러내기 위한 협력사업을 추진하고 국회와 공동으로 관련법을 개정하거나, 필요하다면 별도의 강력한 특별법을 제정하더라도 로이사태와 같은 나쁜 관행이 사라질 수 있도록 노력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울 것입니다. 

 

이 성명을 들으시는 시민들께 말씀드립니다. 여러분이 보고 듣고 즐기는 모든 창작물은 창작자에게서 비롯됩니다. 좋은 창작자 없이 좋은 콘텐츠, 좋은 작품은 탄생할 수 없습니다. 우리의 삶을 풍성하게 해주는 문화예술계가 지속적으로 유지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창작의 권리는 창작자에게 돌아가야 합니다. 

 

또한 지금 이 순간에도 착취 속에서 숨죽이며 일하는 문화예술계 창작자들께 말씀드립니다. 여기 연대의 손이 있습니다. 로이대응모임의 음악가들처럼 목소리를 내십시오. 그래야만 여러분이 처한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계약 구조를 벗어나고 개선할 수 있습니다. 창작의 권리는 창작자 여러분들의 것입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는 ‘창작의 권리를 창작자에게’라는 단순하지만 분명한 진실이 승리할 수 있도록 공동행동을 해나갈 것을 선포합니다. 

 

여러분이 힘을 더해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2016. 3. 16.

로이대응모임, 문화연대, 뮤지션유니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생경제위원회, 예술인소셜유니온,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가나다 순)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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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계 불공정관행 개선 촉구 기자회견

 

예술인단체, 대표적인 방송음악 불공정 기업 ‘로이엔터테인먼트’ 공정거래위원회 신고

 

일시장소 :  9월 23일(금) 오전 9시 50분 국회본청 정론관

 

9월 23일(금) 오전 9시 50분 국회본청 정론관에서 오영훈 의원실, 유은혜 의원실, 조승래 의원실과 함께 문화예술계 불공정관행 개선에 관한 기자회견이 열립니다.

 

예술인소셜유니온,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참여연대 민생운동본부 등 문화예술단체와 법률단체, 시민단체들은 지난 3월 16일 광화문에서 성명서를 발표해 방송음악계의 대표적인 불공정 기업인 로이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고소고발을 시작으로 문화예술계 불공정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공동행동을 선포하였습니다.

 

로이엔터테인먼트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응답하라 1994, 1997’, ‘삼시세끼’, ‘프로듀사’ 등의 예능, 드라마 방송음악을 제작한 대표적인 방송음악 제작사입니다. 하지만 로이엔터테인먼트의 진짜 얼굴은 불공정한 계약서 체결을 강요하고, 작곡가들의 저작권리를 빼앗고, 엔지니어의 임금을 상습 체불하는 등 문화예술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공정한 관행의 백화점이나 다름없습니다. 

 

이에 방송음악계의 대표적인 불공정 기업인 로이엔터테인먼트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여 문화예술계에 만연한 불공정 행위에 대한 공정위의 적극적인 조사와 처벌을 촉구하는 바입니다.

 

우리는 2016년 주요 사업을 ①로이 사태 공동 대응 ②방송문화계 불공정관행 개선 ③<문화예술용역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입법 ④해외저작권 유통 체계 공정화로 선정하여 문화예술계 불공정관행 개선 운동을 지속해 나갈 예정입니다. 

 

별첨. 공정위신고서(공정위신고 내용 요약(사업요약 1) 및 문화예술계 불공정관행 개선 사업


 

금, 2016/09/23- 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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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의 지류인 중랑천이 흘러가는 성동교 부근. 햇살이 하얗게 들이치는 근사한 사무실이 김종휘 변호사의 사무실이다. 문화계 불공정행위를 조력하다 민변에 가입하고, 가입 1년 만에 신인모범회원상을 수상한 김종휘 변호사. 만화와 웹툰을 추천해주면 금방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은 이 사람, 김종휘 변호사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부산 소년이 서울에 가기까지

누구나 그를 만나보면 말씨에서 짐작할 수 있듯, 김종휘 변호사의 고향은 부산이다. 25살에 서울로 올라오기 전까지 쭉 부산에서 살았다. 중학교를 졸업한 뒤 17살부터 일을 시작해 안 해본 일이 없다. 각종 아르바이트는 물론이고, 친구와 동업으로 음식 장사도 해봤다. 당시 부산에서 유행하던 ‘한판 삼겹살’을 벤치마킹해서 해물탕을 팔았다. “다시는 동업을 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죠(웃음). 사소한 것 하나도 예민해지게 되니 친구사이에 괜히 오해가 생기기도 하더라고요.”

21살에 검정고시를 보고, 22살에 방위산업체 근무로 병역 의무를 이행하고, 방송통신대를 다니다 서울로 올라와 학사편입을 했다. 26살 때 일이었다. “중앙동아리에서 신입생 모집하면서 학생회관 같은 데서 신입생 붙잡고 막 홍보하고 그러잖아요? 혹시 신입생처럼 봐줄까 기대했는데, 지나가는 다른 사람은 붙잡아도 저는 안 붙잡더라고요(웃음). 얼굴에서 확 표가 났나봐요.”

남과 다른 방식으로 대학에 간 후로는 모아놓은 돈과 고시 반 장학금으로 생활했다. “고시 반에 입실하면 먹여주고 재워주는데다 공부를 잘 하면 학비가 공짜잖아요.” 어릴 때부터 생활을 해결하는데 뛰어들면서 겪었던 어려움도 법 공부의 계기가 됐다. “나중에 보니 ‘충분히 형사 처벌 대상인데도 내가 몰라서 당했구나’ 싶은 일이 많더라고요. 집주인의 횡포에 당하기도 하고.” 좀 더 알았다면 내 권리를 지킬 수 있었을 텐데. 뭐든 배워야겠구나. 내 권리를 지키기 위해 단기간에 집중해서 공부하려면 아무래도 법을 공부하는 게 좋지 않을까.

서재 안의 세상은 경이로움으로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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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계 불공정 행위에 집중하게 된 것을 김종휘 변호사 스스로는 “우연히 연이 닿았다”고 말하지만, 따지고 들면 그냥 ‘어쩌다보니’는 아닌 듯하다.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보통 콘텐츠를 많이 소비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김종휘 변호사 역시 마찬가지. 만화와 판타지 소설은 안 읽어본 게 없고, 지금도 TV 드라마 기다리듯 연재 웹툰을 요일별로 챙겨 읽는다.

어릴 때부터 책을 읽는 게 좋았다. 김종휘 변호사의 형도 책을 좋아했기 때문에 형이 사다놓은 책을 같이 읽었다. 베란다는 형의 서재였다. 만화책이 꽉꽉 차 있었다. ‘슬램덩크’는 김종휘 변호사가 열 번 넘게 읽은 ‘인생만화’다. 처음 접한 후로 완결이 날 때까지 반복해서 읽었다.

그렇게 읽다 보니 뭔가를 만들어내는 사람들에 대한 존경심이 생겼다. “기본적으로 창작자들에 대한 존경심이 있어요. 솔직히 공부는 앉아서 집중하기만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창작은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이에요. ‘어떻게 이런 작품을 만들지?’ 하는 경외심이 기본적으로 드는 거죠.”

서재 밖에서 필요한 것은 변호사

로이엔터테인먼트라는 회사는 예능과 드라마에 삽입되는 오리지널 스코어(original score, 작품을 위해 새롭게 작곡되는 음악, 특히 가사가 없는 연주곡)를 제작하는 회사였다. 이 회사의 사장 김한조는 회사에 소속된 작곡가들에게 저작 권리를 영구적으로 양도할 것을 요구하는 불공정 계약을 강요했다. 만들어진 음악은 회사가 헐값에 가져갔고, 작곡가들에게는 월 100만 원도 안 되는 돈만 남았다. 저작권자의 명의까지 회사가 통째로 가져갔으니 작곡가들에게는 경력도 남지 않았다. 심지어 자기가 만든 음악이 어떤 작품에 삽입되는지도 모르는 채 음악을 만들기도 했다. 소위 ‘유령작곡가’ 사건이다.

변호사 개업 직후 이 ‘유령작곡가’ 사건을 맡은 것을 시작으로, 김종휘 변호사는 문화계 내의 불공정행위를 바로잡는데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작은 페이스북이었다. 손아람 작가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보고, 함께 일하는 파트너 변호사가 손 작가와 고등학교 동문이라며 ‘이런 문제에 관심이 있느냐’고 물었다. “특별히 소명의식이 있었다기보다는, 그쪽 분들은 어려움에 처해있고 저는 막 개업한 상태라 시간이 많았어요.”

음악은 작품을 완성하는데 중요한 요소다. 공포영화의 고전으로 남은 히치콕의 <싸이코>를 떠올려보자. 신경을 긁는 듯한 바이올린 선율이 만들어내는 긴장과 공포는 영화에서 음악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교과서다. “영화 <죠스>를 생각하면 그 음악부터 생각이 나잖아요? 그게 음악이 중요한 이유인 거죠. 이러한 콘텐츠를 창작하는 사람들이 말도 안 되는 처우를 받고 있으니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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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휘 변호사는 로이엔터테인먼트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하고 이와 별개로 형사 고소도 진행했다. “형사 고소 건은 검사가 바뀌기 전에는 거의 결론 나기 직전인 상태였는데, 담당 검사가 바뀌면서 정체되고 있어요.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 것도 이제야 신고서를 검토하고 있고요.” 사건이 이렇게 느릿하게 처리되는 사이 로이엔터테인먼트가 수많은 반대와 문제제기에도 JTBC 드라마 <송곳>의 음악을 맡으면서 사건이 흐지부지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도 있었다.

“창작자들이 제대로 보호를 받아야 좋은 문화콘텐츠가 더 나올 수 있는 것이고, 그런 부분에서 미천하게나마 도움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다행히 로이엔터테인먼트에서 한 달 100만 원을 받으며 이름도 빼앗긴 채 음악을 만들던 김인영 작곡가는 지금 KBS 드라마의 음악감독을 하고 있다. “김한조 사장은 원래 예능에 삽입되는 음악을 하다 드라마에 손을 뻗으면서 이런 일이 벌어진 거였어요. 다행히 드라마 쪽 일은 완전히 끊겼다고 하더라고요.”

최근에는 서울시를 통해 레진코믹스와 만화가 간의 불공정 계약을 개선하는데도 참여했다. 레진코믹스는 작가와 계약을 맺을 때 2차 저작권에 해당하는 해외 판권까지 한꺼번에 양도받는 식으로 계약을 해왔다. 또 주간 연재되는 웹툰에 원고료는 한 달 단위로 지급하면서 4회 연재되는 달이나 5회 연재되는 달이나 똑같은 원고료를 지급하는 것도 문제였다. 서울시가 레진코믹스 측에 시정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해외 판권 문제를 해결하는데 김종휘 변호사가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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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는 ‘우연’이라고 말하지만, 서재 안의 세상에 경탄했던 부산 소년은 자라서 이렇게 서재 밖의 창작자들을 변호하는 변호사가 됐다.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

‘유령작곡가’ 사건은 김종휘 변호사가 민변에 가입하는 계기이기도 했다. “제가 연수원 때 인권법학회 회장을 했어요. 학회를 같이 했던 분들이 민변에 많이 가입했었죠. 저는 ‘언젠가는 가입하겠지만, 지금은 여기에 집중해야겠다’는 생각만으로 미뤄왔었고요.” 유령작곡가 사건 대응 회의에서 김종보 변호사와 강신하 변호사를 만났고, 혼자 이리 뛰고 저리 뛰는 것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입을 미뤄왔던 민변에도 가입했다. “이 사건을 맡으면서 ‘혼자 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입법운동 차원으로 전개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민생경제위원회 공정경제팀에서 한경수 변호사님이 강의하시는 공정거래법 강의도 듣고, 많이 배우는 심정으로 임하고 있어요,”

공정경제팀에서 김종휘 변호사는 문화콘텐츠 쪽 이슈를 주로 분석하고 알리는 일을 맡는다. 팀 간사도 맡았다. “사실 아직 배우는 단계라, 팀 활동을 하면서 여러 변호사님들의 이야기를 듣는데 그것만으로도 굉장히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해요.” 공정경제팀은 유난히 관여하는 분야가 넓은 팀이라, 보고 듣는 것만으로도 배우는 바가 크다.

김종휘 변호사가 최근에 관심을 갖는 사례는 임상심리사들의 노동 문제다. 임상심리사들은 수련과정을 3년 거쳐야 자격증이 나온다. 그 3년간의 과정에서 부당노동행위, 성희롱 등의 문제가 많다. 임상심리사의 근무를 관리 감독하는 ‘슈퍼바이저’가 사실상 임상심리사들의 목줄을 쥐고 있는 상태인데, 초과근무를 해도 초과근무수당도 안 나오고, 오히려 성희롱 같은 문제에 노출되어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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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루기는 어려웠다. 상담을 해준다고 해도 연락하는 사람은 적고, 자세히 듣고 싶어 연락처를 남겨둔 걸 보고 전화해오는 사람은 더 적었다. 최근에는 ‘이슈화 시킬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들어 실태조사를 준비하는 중이다. “이 문제에 관심 갖는 기자가 있어서 실태조사 등을 준비하려고 해요. 민변에서 보고 배운 것들이 있으니까.(웃음) 일단 ‘절차적으로는 이런 순서로 진행해야겠구나’ 하는 걸 알게 된 거죠.”

민변의 신인상신입모범회원

민변에선 흔한 이야기라 진부할지도 모르겠다. 김종휘 변호사는 “남을 돕는 사람이 되고 싶어” 변호사가 됐고, 앞으로도 연수원 수료할 때 했던 ‘돈만 쫓지는 말자’는 다짐을 지켜가고 싶다. 연수원에서 인권법학회에 들어갔던 것도 ‘내가 어떤 부분에서 남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공부하고 싶어서였다. 김종휘 변호사에게 민변 활동은 자신이 누구에게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 찾아 나가는 과정이다.

유령작곡가 사건으로 지난해 민변 가입과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김종휘 변호사는 하반기에는 민변에서 급하게 꾸렸던 ‘미르·K스포츠 재단 대응팀’에서도 활약했다. 뉴스가 한창 쏟아져 나오는 틈바구니에서 일을 하려니, 새로운 보도가 나올 때마다 이미 써놓은 고소장 초안을 고쳐야 했단다. “이 팀이 ‘박근혜정권퇴진특위’에 자연스럽게 흡수된 뒤에는 다른 분들보다 열심히 활동하지 못했어요. 매일매일 들어오는 정보를 습득하기도 바빴어요.” 그러다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이 폭로됐다. 김기춘, 조윤선에 대한 고발장을 작성해 특검에 제출했다. “고소장을 제출한 날이 특검이 대치동 사무실에 처음 출근하는 날이었어요.”

“블랙리스트 사건을 맡으면서 ‘아, 이런 게 진짜 이뤄지는구나’ 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블랙리스트에 오른 당사자들도 진술 과정에서 비슷하게 털어놨다. 농담 삼아 “아, 나 찍힌 거 아냐?” 하긴 했지만, ‘내가 뭔가 부족했던 게 있었겠지’라고 생각했던 문화예술인들이 “혹시 블랙리스트 때문에 떨어진 거 아닐까”하는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블랙리스트라고 의심하기보다 ‘위에서 싫어한다’ 차원으로 이해했던 거 같아요. 문체부 직원들이 와서 ‘지원을 포기해 달라’고 사정을 하니까. 그래서 ‘이 정권 하에서는 어쩔 수 없다’는 인식이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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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활동을 인정받아 김종휘 변호사는 올해 총회에서 신인모범회원상을 수상했다. 수상의 기쁨보다 ‘나보다 열심히 하시는 회원도 많은데 내가 타도 되는 걸까’하는 망설임이 앞섰다. “신인모범회원상 진짜 부담스러웠어요. 이수연 간사님이 총회 참석 요청했을 때 신혼이라 좀 어려울 것 같다고 했더니, ‘수상자이기 때문에 꼭 오셔야 한다’고 설득하시더라고요.” 원래 총회 참석이 어려웠지만, 당일치기로 짧게 참석해 상을 타고 돌아갔다.

“이런 상을 주시면 더 열심히 하라는 의미겠죠. 그렇게 알고 더 열심히 하려고요. 다음 총회 때는 꼭 뒷풀이까지 참석하려고 해요. 이번에는 상만 받고 가서 좀 아쉬웠거든요.”

목, 2017/06/29-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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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은 공수처밖에 없다" 

권력이 있는 자에게는 관대하고, 없는 이들에게 가혹한 한국 검찰. 검찰이 막강한 권한을 정권에 따라, 입맛에 따라 휘두를 때마다 시민들은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수사기구,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를 요구해왔습니다. 현직 검사의 성추행 폭로와 수사 외압 의혹까지 제기된 지금, 검찰의 '셀프 수사', '셀프 개혁'은 시민들의 신뢰를 얻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도 자유한국당은 반대를 위한 반대로 공수처 설치를 막고 검찰개혁을 온 몸으로 거부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의 공수처 반대 입장을 바꾸고 20년 간 묵혀왔던 사회적 과제인 공수처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필요합니다. 

<공수처설치촉구공동행동(경실련, 민변, 참여연대, 한국투명성기구, 한국YMCA전국연맹, 흥사단)>은 공수처 법안을 논의해야 할 국회 사법개혁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모니터링하고 국회를 압박하는 칼럼을 연재할 예정입니다. 공수처설치촉구공동행동은 공수처 설치를 촉구하는 서명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민여러분의 참여가 공수처 설치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서명하러가기>

 

이 글은 오마이뉴스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바로가기> 

 

[공수처수첩 연재]

① 공수처 설치가 옥상옥? 야당의 반대가 안타깝다 / 최영승

② 사법개혁특위  '개점휴업', 문제는 자유한국당이다 / 이선미

③ 검경이 원수지간? 백남기 농민 앞에선 '한 편' 됐다 / 김태일

④ 촛불은 공수처의 데뷔를 기다린다 / 김준우

 

촛불은 공수처의 데뷔를 기다린다

[공수처 수첩④] 이제는 국회가 응답하라

김준우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차장

 

고위공직자의 부패문제에 대한 대응을 위해서 별도의 기구가 필요하다는 논의가 제기된 것도 어느덧 20년이 넘었다. 고위공직자의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기구의 설치에 관한 내용을 담은 시민사회의 법률안이 국회에서 처음 접수된 것은 1996년이라고 한다. 1996년이면 '서태지와 아이들'이 은퇴를 선언하고, H.O.T.가 '전사의 후예'로 데뷔한 해다. 그 오랜 시간 동안 국회에서 논의가 진척이 전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는 대체 어떤 일을 겪었어야 했는지 돌아보자.

 

그 긴 시간 동안 신문 1면에서 김현철, 김홍일·김홍업·김홍걸, 노건평, 이상득 그리고 최순실의 이름을 보아야 했다.  오랜 군부독재를 끝내고 이른바 문민화된 정권이 들어선 이후에도 꾸준히 대통령 최측근 또는 친인척이 정권 말에 구속되었던 역사가 지속·반복되었던 것이다. 이를 두고 우리 사회가 최고 권력자 최측근을 한 번도 빠짐없이 구속시켰으니 사법정의가 살아있었다고 평가할 이는 없을 것이다. 오히려 왜 매 정권마다 대통령 최측근의 비리가 거듭 반복되었고, 결국에는 대통령 탄핵이라는 미증유의 사태까지 벌어졌어야 하는지 되짚어 보는 것이 사안의 본질에 대한 정확한 접근이 아닐까?

 

고위 공직자 부패의 원인과 해결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방안이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고위공직자의 부패를 감시하고 사정을 담당해야 할 검찰의 제자리 찾기를 우회할 수는 없다. 권력에 굴종하지 않고 독립성을 갖춰야 할 검찰이 오히려 권력의 정치적 도구로 전락했기 때문에, 국민들만 불행해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해결책을 검찰의 독립성 보장이라는 미명에 매달려서도 안 된다. 이 경우 자칫 검찰의 민주적 통제라는 요청을 외면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검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의 요청과 현재 법 체계에서 갖고 있는 검찰의 막강한 권한에 대한 '합리적 배분'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충족하는 중층적인 입법과제가 제기되는 것이다.

 

다양한 검찰개혁을 위한 입법과제 중에서도 대통령을 정점으로 하는 고위공직자의 비리에 대한 사정을 효과적으로 담당하기 위한 별도의 기구인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를 설치할 필요성은 빼놓을 수 없는 코어 솔루션이다.

 

수없이 긴 시간 동안 공수처 설치를 반대해온 것은 사실 정치권과 검찰이었다. 검찰은 자신의 영향력이 축소될 것을 우려했고, 정치권 역시 당리당략적 접근으로 일관해왔다. 이 때문에 공수처 설치는 몽상적인 대안으로 치부되고, 대신에 특검제도와 특별감찰관 제도 도입으로 대체되었던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특검제도와 특별감찰관 제도를 통해서 대통령을 위시한 고위공직자의 부패비리를 방지하고 해결하는 데에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는 것이 '박근혜 게이트'를 통해서 분명하게 드러났다. 우선 현재의 특검제도는 상시적·전문적으로 권력형 비리와 고위공무원들의 부정부패사건 등을 수사하고 검찰의 권한남용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사건 발생 이후 대통령이 특검을 임명하여 한시적으로 활동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사후약방문'이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또 많은 특검이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하지 못하고, 실질적으로 권력의 눈치를 본 축소수사에 그친 경우도 적지 않았다.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을 대상으로 한 특별감찰관 제도 역시 마찬가지였다. 현재의 특별감찰관제도는 감찰대상과 감찰범위 등이 매우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감찰권 이외에 수사·기소권이 부여되지 않았다는 점 등에서 한계가 명확하다. 더구나 실제로 박근혜 정권에서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청와대 감찰을 시작하자, 오히려 우병우의 역습에 직면해야 했고 결국 사임을 했던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제는 현재 제도가 갖는 한계를 선언하고,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의 설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현재 20대 국회에서는 다양한 공수처 법안이 제기되었다. 2016년에는 민주당과 국민의 당이 힘을 모아서 박범계·이용주 의원안이 발의되었고, 정의당에서도 노회찬 의원안이 발의되었다. 

 

또 2017년에는 더불어민주당 양승조 의원안과 바른당의 오신환 의원안이 입법발의된 상황이었다. 2017년 가을에는 정부도 움직였다. 법무부에 설치된 자문기구인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서는 아주 개혁적인 '공수처 설치 권고안'이 발표되었고, 법무부도 2017년 10월 - 비록 그 내용상 한계는 있지만- 자체적안 '공수처' 법안에 대한 도입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제 국회가 할 일은 명확하다. 우리 현실에 맞는 괜찮은 공수처가 설치될 수 있도록 현재 발의된 다양한 법안들을 기반으로 국회에서 보다 많은 숙의를 통해서 정선된 안을 만들어 의결하는 것이다. 그러나 국회가 자신의 임무를 철저히 방기하고 있다. 2018년 초에는 6월까지 활동할 사법개혁특별위원회가 설치되었지만, 적어도 3월 말까지는 공수처에 관해서는 어떠한 논의도 예정이 없다. 그러니까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국회에서 '공수처' 논의는 여전히 공전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사이에 믿을 수 없게도 H.O.T.는 무한도전에서 재결합 무대를 보여주었다. 공수처 설치보다 H.O.T.재결합이 더 빠를 것이라고 생각한 시민이 있었을까?

 

촛불시민도 공수처 설치가 당장 많은 것을 해결해줄 보증수표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모든 제도는 시작시점에는 삐걱거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촛불이 기다리는 것은 '완성형' 공수처도 아니다. 공수처가 성장하고 자리를 잡는데에 시간과 서사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민들이 더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더 이상 공수처의 설치를 미루는 것은 국회의 횡포일 따름이다. 촛불시민은 올 해에는 공수처가 데뷔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다. 응답하라 2018국회여.

 

 

금, 2018/03/09-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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