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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에서 절망으로: 시리아 내전 발발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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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에서 절망으로: 시리아 내전 발발 5년

익명 (미확인) | 화, 2016/03/15- 11:24
2011년 3월 15일 시리아 반정부시위가 시작된 이후, 지난 5년간 전쟁범죄와 반인도적 범죄 등 끔찍한 인권침해가 시리아를 휩쓸며 수많은 사람이 고통 속에 신음하게 되었다고 국제앰네스티가 밝혔다.

살릴 셰티(Salil Shetty)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시리아 시위가 처음 시작된 이후로 지난 5년간의 세월은 엄청난 규모의 공포와 유혈사태로 얼룩져 왔다. 시리아 정부군이 평화적인 시위대를 향해 처음 발포했던 순간부터 민간인의 고통과 잔혹함은 시리아 사태를 비극적으로 상징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또한 “시리아군을 비롯해 자칭 ‘이슬람국가(IS)’와 같은 비정부 무장단체는 인권과 전쟁법은 물론, 자신들로 인해 목숨을 잃고 상처 입거나, 피난을 떠나고, 포위당한 지역에서 굶주리는 민간인들에 대해 싸늘한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시리아군은 민간 지역에 무자비한 ‘드럼통 폭탄(barrel bomb)’ 공격을 가하고, 대규모의 납치 활동과 산업 규모의 조직적 고문을 자행하는 등 끔찍한 전략을 사용하며 반인도적 범죄를 버젓이 저질렀다. 특히 IS와 같은 일부 무장단체는 세계 언론에 주목받는 점을 이용해 시리아인과 외국인을 막론한 민간인을 납치하고 약식 처형하는 등 자신들이 저지른 전쟁범죄를 아랑곳 하지 않고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지난 5년간 시리아 사태가 최악으로 치닫게 된 다섯 가지 결정적 순간을 정리한 것이다.

  •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지 3일이 지난 2011년 3월 18일, 남부 데라아(Dera’a)에서 반정부 성향의 그래피티를 그렸다는 이유로 체포, 고문당한 소년들의 석방을 요구하던 평화적 시위대를 향해 시리아군이 실탄을 발사했다. 이날 이후 시위는 유혈 사태로 번졌고, 이날의 발포는 정부군이 평화적인 시위를 탄압하는 데 치명적 무력을 광범위하게 사용하며 결국 전면적인 무장 분쟁으로까지 이어지게 되는 전조였다.
  • 2013년 8월 다마스쿠스 동부 고타(Ghouta)에서 화학무기 공격으로 고통스러워하는 주민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되면서 세계는 충격에 휩싸였고, 시리아에서 자행되고 있는 끔찍하고 잔혹한 인권침해에 대해 경종을 울렸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다. 화학무기 외에도 확산탄과 같은 금지 무기를 사용해 공격하거나 정기적인 미사일, 박격포 폭격을 가하면서 시리아 전역에서는 매일같이 점점 더 많은 사람들 목숨을 잃고 있다. 그런데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시리아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 검찰부에 회부하는 데 합의하지 못했고, 특히 러시아와 중국은 거부권을 행사해 민간인 보호 결의안 통과를 여러 차례 저지하는 등 수년째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 2014년 1월 다마스쿠스 외곽 야르무크(Yarmouk)에서 봉쇄된 지역에 갇힌 주민들이 구호물품을 받기 위해 길게 늘어선 충격적인 모습은 시리아 전역의 봉쇄된 지역에서 식량과 의료 지원이 부족해 죽어가는 수천 명의 안타까운 현실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야르무크 외에도 모아다미야(Moadamiya), 동부 고타, 마다야(Madaya), 알포아(al-Fouaa) 등지를 봉쇄하며 정부군과 무장단체는 주민들의 굶주림을 전쟁 무기로 사용했다. 현재 시리아 15개 지역에서 40만 명 이상이 봉쇄지역에 갇혀 있다. 최근 합의된 휴전 협정의 일환으로 봉쇄지역에 한정된 수준의 구호물품이 전달되고 있지만, 여전히 이곳 주민들은 아사할 위험에 처해 있으며 제한 없는 인도적 지원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 2014년 1월, 시리아군 출신 제보자가 비밀리에 촬영한 고문당하고, 굶주리고 불탄 시신들의 섬뜩한 사진이 공개됐다. ‘카이사르 고문 사진’으로 알려진 이 사진들은 시리아의 수용소 내에서 제도적인 고문과 비사법적 처형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또 하나의 강력한 증거로, 바사르 알 아사드(Bashar al-Assad) 대통령 정권이 반대자를 무자비한 수법으로 처벌하고 있음을 전 세계에 알렸다. 아직도 수만 명이 시리아 보안정보당국에 체포된 이후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 2015년 9월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는 러시아의 첫 공습이 시작됐다. 표면상으로는 IS를 노린 공격이었지만 대부분 반군 점령 지역이 폭격을 당했다. 러시아의 참전으로 공습이 더욱 격화되었고, 특히 시리아 북부 지역에서는 전쟁범죄로 추정되는 공격까지 가해지며 민간인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다. 최근에는 알레포 인근에서 러시아와 시리아 전투기가 전략적으로 병원을 폭격하며 명백한 국제법 위반행위를 저질렀다.

영어전문 보기

From hope to horror: Five years of crisis in Syria

A horrifying catalogue of human rights abuses including war crimes and crimes against humanity have overwhelmed Syria over the past five years causing human suffering on a vast scale, said Amnesty International, marking the five-year anniversary of the start of anti-government protests in the country on 15 March 2011.

“The five years since the uprising in Syria first began have been marred by horror and bloodshed on a colossal scale. From the moment that Syrian government forces first opened fire on peaceful protesters, brutality and civilian suffering have been the tragic hallmarks of this crisis,” said Salil Shetty, Secretary General of Amnesty International.

“Government forces and non-state armed groups, including the one calling itself the Islamic State (IS), have displayed a callous indifference to human rights and the laws of war as well as the civilians they have killed, maimed, displaced and, in some areas under siege, starved.

“Government forces have brazenly committed crimes against humanity through the use of appalling strategies such as relentless barrel bomb attacks on civilian areas, a campaign of mass disappearances and systematic, industrial-scale torture. Some armed groups, particularly IS, have exploited the international media spotlight to cynically broadcast their own war crimes, such as the abduction and summary killing of Syrian and foreign civilians.”

Here is a reminder of five key moments that saw the crisis in Syria go from bad to worse over the past five years:

On 18 March 2011, three days after the start of the uprising Syrian government forces opened fire on peaceful protesters in the southern city of Dera’a, using live ammunition against demonstrators demanding the release of boys arrested and tortured for anti-government graffiti. This marked a bloody turning point, and was a precursor to the widespread use of lethal force by government forces to suppress peaceful protests, which eventually evolved into a full-blown armed conflict.

Video footage showing civilians suffering from the effects of a chemical weapons attack in Eastern Ghouta, east of Damascus in August 2013 shocked the world, acting as a wake-up call to the horrific and cruel nature of the abuses being committed in Syria. Sadly, this was just the tip of the iceberg. Across Syria, civilians continued to be killed on a daily basis often in far greater numbers in attacks using both other banned weapons such as cluster munitions and regular bombs, missiles and mortars. However, for years the UN Security Council dragged its feet, with member states failing to unite to refer the situation in Syria to the Prosecutor of the International Criminal Court and Russia and China in particular blocking several resolutions on the protection of civilians using veto powers.

The surreal images of crowds of besieged civilians queuing for aid parcels in Yarmouk on the outskirts of Damascus in January 2014 brought to life the tragic reality that thousands of people trapped under siege across Syria were dying from lack of food and medical care. Beyond Yarmouk starvation has been used as a weapon of war by both government forces and armed groups in areas such as Moadamiya, Eastern Ghouta, Madaya and al-Fouaa. Today more than 400,000 people are under siege in 15 locations across Syria. Despite limited deliveries of aid to besieged areas as part of the ceasefire agreed in recent weeks, civilians are still at risk of starving to death and in desperate need of unfettered humanitarian aid.

Harrowing photographs showing tortured, starved and burnt bodies, known as the “Caesar” torture photos, were smuggled out of Syria by a military defector and published in January 2014. These provided the strongest evidence yet of systematic torture and extrajudicial executions taking place inside government detention centres, opening the world’s eyes to the ruthless tactics used to punish those who dare to oppose the government of President Bashar al-Assad. Tens of thousands remain missing after being arrested by one of Syria’s various security and intelligence forces.

Russia began its first air strikes in support of the Syrian government in September 2015, ostensibly targeting IS but mostly hitting areas under the control of armed opposition groups. Russia’s entry into the fray has led to intensive aerial bombardments, particularly in northern Syria, that have killed hundreds of civilians, including in attacks that appear to be war crimes. Most recently an offensive in the vicinity of Aleppo has seen Russian and Syrian warplanes bomb hospitals as part of its military strategy in flagrant violation of international law.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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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1 : 국제 난민 문제의 특징과 경향, 인도적 위기, 정치적 무관심  (송영훈 / 강원대 교수)

 

지난 10/12(월)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에서는 이야기마당 <시리아의 비극, 끝나지 않은 이야기>를 개최하였다. 시리아내전의 배경과 현황을 이해하고, 유럽의 난민 대란을 통해 어떻게 시리아 문제를 바라 볼 것인지 난민캠프 이야기와 우리와 함께 난민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로 마련된 것입니다. 

 

 

발표2 : 시리아 내전의 비극과 돌파구 (김재명 / 국제분쟁 전문가, 성공회대 겸임교수)

 

발표3 : 시리아 난민 현황 (압둘 와합 / 헬프시리아 사무국장)

 

발표4 : 국내 시리아 난민의 현황과 그 해결방법 (김종철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

 

[이야기마당 후기] 시리아의 비극, 끝나지 않은 이야기 : http://www.peoplepower21.org/International/1367042

[이야기마당 안내] 시리아의 비극, 끝나지 않은 이야기 : http://www.peoplepower21.org/International/1363428

일, 2015/10/18-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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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자 솔리만
이 글은 TIME에 게재되었습니다.

#MeToo, #TimesUp 과 같은 운동으로 여성인권 문제가 다시 새로운 화두로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수많은 여성들이 성폭력과 가혹행위, 불평등 근절을 요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나서고 있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이집트의 활동가 아말 파시(Amal Fathy)가 자신의 성폭력 피해 경험을 공유하는 동영상을 페이스북에 올렸다는 이유로 체포됐을 정도다.

그래도 이집트 여성들은 침묵하기를 거부한다. 변호사이자 이집트 여성법률지원센터 설립자인 아자 솔리만(Azza Soliman)은 알려지지 않은 영웅들 중 한 사람이다. 아자는 이집트의 성폭력 생존자를 옹호하기 위해 자신의 안전과 자유에 대한 위협까지 감수하고 있다. 그건 쉽지 않은 일이다.

 

나는 내가 할 일을 한 것만으로도 체포되어 심문받곤 했다. 이집트의 인권침해 피해 생존자를 옹호했다는 이유였다.

이집트에는 모든 형태의 성폭력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보다는 연루된 여성들을 비난하고, 생존자들은 수치심과 사회적 낙인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무엇이 가혹행위 또는 폭력인지가 명확히 정의되지 않다 보니, 여성들이 두려움에 쉽게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문화가 형성되었다. 이집트에서는 여성 경찰관을 찾아보기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여성들의 피해 경험은 대부분 침묵 속에 묻혀 있다. 남성 경찰관에게 성폭력 또는 강간 사실을 신고한다는 것 자체가 여성들에게는 지나치게 수치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미투’와 ‘#타임즈업’ 운동 덕분에 이집트 여성들이 폭력에 맞서 발언하는 방법에도 조금씩 변화가 일어났다. 여성들이 침묵을 깨는 데 도움이 된 것이다.

출신과 국적, 신분도 모두 다른 여성들이 입을 열었고, 그 모습을 지켜보며 용기를 얻은 이집트인들은 익명으로, 또는 신분을 밝히고 자신들의 피해 경험을 조금씩 나누기 시작했다. 소셜미디어에는 ‘#미투’를 그대로 번역한 ‘아나 카만(Ana Kaman)’ 운동까지 생겨났다. 이집트를 비롯한 전 세계 여성들은 혼자가 아니라는 위안을 얻었고, 자신들의 강력한 힘을 깨달았다.

그러나 이 운동이 정말 장기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으려면 그만한 투자가 필요하다. 여성들이 이 운동을 통해 성폭력 사건을 더욱 쉽고 안전하게 신고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운동으로 제기된 의혹을 효과적이고 공정하게 수사하고, 신고자를 보호할 수 있도록 필요한 제도가 모두 갖춰져야 한다.

변호사이자 인권 옹호 활동에 뛰어든 여성으로서, 나는 여성들이 안전하게 발언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지금까지 수 년에 걸쳐 노력하고 있는 사안이다. 장담하건대 절대 쉬운 일은 아니었다. 나는 그 때문에 심한 후폭풍을 겪어야 했다.

언론에서는 나를 비난했고, 검찰에서는 형사범죄로 나를 기소했다. 성폭력과 강간에 관련된 “거짓 정보”를 유포하고 이집트의 국가 이미지를 손상시켰다는 이유였다. 국영 신문에서는 내 사진을 싣고 나의 결혼생활을 공격하며 “여성이 자기 권리를 주장하고 이혼을 요구하도록 조장”한다고 나를 비난했다. 현재 나는 여행 금지 조치를 당했고, 자산도 동결된 상태다. 내가 받은 해외 자금이 이집트의 국가 이미지와 국익을 해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기에, 나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직장에서, 특히 남성 위주의 환경에서 성폭력에 맞설 방법에 대해 더 많은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여성인권이 정치적 의제로 확고히 자리잡기를 바란다. 능력 있는 여성들이 권위 있는 위치로 더 많이 진출하기를 바란다.

앞으로는 폭력 생존자들이 국가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안전하게 범죄를 신고할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이집트의 가정폭력과 관련해 특별법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한다.

여성과 인권을 향상시키고 지지하기 위한 투쟁은 길고도 힘겹지만, 나는 이 싸움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혼자가 아님을 잘 안다. 국제앰네스티의 ‘인권을 위한 편지쓰기’ 캠페인을 통해 도착한 수백 통의 지지 편지 덕분에, 나는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도 견딜 힘을 얻을 수 있었다.

우리가 추구하는 목표는 모두 같다. 이집트 여성들을 지지하고, 폭력으로부터 자유로운, 공정하고 평등한 사회를 이룩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다음 세대가 바톤을 이어받아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모두에게는 힘이 있다. 수많은 사람들의 지지가 있다면 변화는 가능하다고 믿는다.

아자 솔리만은 전세계 인권옹호자를 인정하고 보호하고자 하는 국제앰네스티 브레이브 캠페인의 사례자다. 5월 19일과 20일, 국제앰네스티와 위키미디어(Wikimedia)의 협업으로 마련된 BRAVE를 통해 세계 각국의 온라인 활동가 수백 명은 여성인권옹호자의 일대기를 비롯해, 아자와 같이 인권을 옹호하다 막대한 어려움과 차별에 마주한 고무적인 여성의 이야기를 대형 주요 웹사이트에 공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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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8/05/25- 1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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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아시아에 속합니다. 따라서 한국의 이슈는 곧 아시아의 이슈이고 아시아의 이슈는 곧 한국의 이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멀게 느껴집니다. 매년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아시아를 여행하지만 아시아의 정치·경제·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는 아직도 낯설기만 합니다.
 
아시아를 적극적으로 알고 재인식하는 과정은 우리들의 사고방식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일입니다. 또한 아시아를 넘어서 국제 사회에서 아시아에 속한 한 국가로서 한국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해나가야 합니다. 이와 같은 문제의식에 기반을 두고 참여연대 국제연대위원회는 2007년부터 <프레시안>과 함께 '아시아 생각' 칼럼을 연재해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필자들이 아시아 국가들의 정치, 문화, 경제, 사회뿐만 아니라, 국제 사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인권, 민주주의, 개발과 관련된 대안적 시각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2016 아시아생각] ① '쯔위 사건', 돈벌이에만 혈안인 K-팝에 '경종'

[2016 아시아생각] ② 쯔위 덕 본 차이잉원 "대처 존경한다"? 

미국-러시아의 시리아 임시 휴전 합의, 그러나…

무력 충돌은 계속된다

 

홍미정 단국대학교 교수  

 


시리아 정책 연구 센터(SCPR)에 따르면, 2011년 3월~2016년 2월까지 시리아 전체 인구 2215만7800명(2014년, The World Bank) 가운데 50% 이상(국내 난민 660만 명)의 난민이 발생하였고, 사망자는 47만 명, 부상자는 190 만 명이다.

 

2016년 3월 3일 현재 유엔(UN)에 등록된 전체 시리아 난민은 481만5360명이다. 이 가운데 터키에 271만5789명-유엔 등록, 레바논에 106만 7785명-유엔 등록(실제 150만 명), 요르단에 63만9704명-유엔 등록(실제 140만명)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시리아 난민에 대해 서로 다른 통계가 존재하며, 시리아 국내와 중동 역내의 불안정성으로 인해서 정확한 통계를 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2016년 2월 27일 자정을 기점으로,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의 적대 행위를 중단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시리아 인권 관측소(SOHR)에 따르면, 휴전 이후 폭력적인 상황이 상당히 줄어들기는 했지만, 2월 27일~3월 5일까지, 휴전 지역에서 135명, 휴전 협정이 적용되지 않은 지역에서는 550명 이상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휴전은 시리아 아사드 정부와 소위 온건한 반정부군으로 명명되는 90여 개의 파벌 사이의 합의 사항이지만, 가장 강력한 반정부군이며, '테러리스트'로 지목된 IS(이슬람 국가)와 알 누스라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시리아 휴전 합의'라고 이름 붙이기도 힘들다.

 

3월 2일 <미들이스트 모니터>에 따르면, 시리아 대통령 아사드는 "반군들에게 무기를 버리고 항복하면, 사면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그는 오는 4월 13일 의회 선거를 실시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것은 아사드 대통령이 곧 반정부군을 제압하고, 국민의 지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대목이다. 


  
▲ 지난 2일(현지 시각) 시리아 하마 서방 15킬로미터 마르자프의 원로 지도자들이 휴전 협정에 서명한 텐트 주변에서 시리아 병사들이 경비를 서고 있다.

ⓒAP=연합뉴스 
 

그러나 이러한 아사드의 주장에 대하여, 3월 5일 사우디 외무장관 압델 알 주베이르는 "우리에게 분명한 것은 임시 정부가 구성되기 전에 아사드가 권좌에서 내려오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현재 사우디가 후원하는 반정부군은 아사드 대통령이 제시한 의회 선거 일정에 반대한다. 그뿐만 아니라, 사우디가 후원하는 반정부군 고위급 협상 위원회(HNC) 의장 리아드 히잡은 미래 시리아에서 대통령 아사드의 역할이 없어야한다는 것이 HNC의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시리아에서 반정부군이 장악한 50개 이상의 지역이 휴전 기간에 러시아와 시리아 정부군의 표적이 되었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대통령 푸틴은 불과 5개월 전인 2015년 9월 30일 시리아 분쟁에 전격 개입하면서, '테러리스트' IS를 부수기 위한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러나 미 국무부 대변인 존 키르비는 "푸틴의 시리아 개입 목표는 붕괴 위기에 처한 아사드 정권을 구하기 위한 것이고, 러시아 공격의 90%는 아사드 정권을 붕괴시키고 더 나은 시리아의 미래를 건설하려는 온건한 정부 반대파를 겨냥한 것이지, 테러리스트인 IS나 알 누스라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아사드는 왜 미국-사우디-터키가 후원하는 정부 반대파의 표적이 되었는가? 러시아는 왜 뒤늦게 아사드 대통령이 IS에게 시리아 영토의 많은 부분을 빼앗긴 이후, 2015년 9월 30일에야 그의 구원자로 나섰는가? 

 

놀랍게도 2010년 3월 현재 시리아에 최대 자본 투자 국가는 사우디였다. 그뿐만 아니라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사우디의 고 압둘라 왕과 시리아의 아사드 대통령은 상호 방문하는 등 매우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렇다면, 2011년 중반에 갑자기 시리아-사우디 관계가 악화되면서, 사우디가 시리아 정부 반대파를 지원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2011년 7월 25일 시리아, 이라크, 이란 석유장관들이 이란에서 회의를 하고, 100억 달러의 건설 비용으로 '이란-이라크-시리아-레바논-지중해-유럽'을 통과하여 유럽으로 가는 자칭 '우정의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서구에서는 '이슬람 가스 파이프라인'이라 부름)’을 위한 기본 협정을 체결하였다. 시리아 전쟁이 격화되지 않았다면, 2015년 현재 유럽에 천연가스 공급을 목표로 한 이 파이프라인 건설 계획은 순조롭게 진행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리아 내전으로 이 사업은 무산되었다.

 

계획된 '우정의 가스 파이프라인'은 2008년부터 이미 가동 중인 아리시-아쉬켈론(이집트-이스라엘) 가스 파이프라인, 2009년부터 가동 중인 '아랍 가스 파이프라인(이집트-요르단-시리아-레바논)'과 연결되면서, 시리아에 부를 약속하는 석유 가스 파이프라인의 교차로이자 중심지로 만들 것으로 예상되었다. 

 

드디어 시리아가 '우정의 가스 파이프라인, 이집트-이스라엘, 아랍가스 파이프라인'을 통합한 가스 파이프라인 망에서 사우디, 카타르, 터키를 소외시키고, 사우디의 역내 패권을 위협하는 막강한 정치 경제 행위자로 등장할 것 같았다. 이것이 사우디, 카타르, 터키가 시리아 반정부군을 후원하는 중요한 이유다. 

 

사우디의 고 압둘라왕은 아랍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2011년 8월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아사드 정부의 대응 방법을 거세게 비난하였다. 결국 2012년 2월 사우디는 다마스쿠스에 있는 사우디 대사관을 폐쇄하고, 리야드 주재 시리아 대사를 추방함으로써 외교관계를 단절하였다. 

 


▲2009년 이집트-이스라엘--요르단-시리아 가스 파이프라인 ⓒ홍미정 
 

 

다른 한편 시리아 아사드 정부가 구상한 유럽 시장을 겨냥한 가스 라이프라인 건설은 러시아 국영 가즈프롬의 지배적인 지위에 도전한다. 러시아 석유와 가스 세입은 2012년 정부 예산의 52%를 차지하며, 전체 수출의 70%이상 차지했다. 게다가 러시아 총 가스 수출량 중 60%는 유럽 시장이 차지한다. 이것은 러시아가 시리아 내전 초기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고, 반군 세력에게 아사드가 극적으로 밀리는 것을 방관한 이유다.

 

그런데 2013년 8월 당시 사우디정보장관 반다르 왕자는 러시아를 방문하여 푸틴 대통령에게 '시리아 아사드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중단하라'고 요청하면서, "시리아에서 아사드 이후에 어떤 정권이 출현하든지 간에, 새로운 정권은 완전히 사우디의 수중에 있을 것이다. 그 정권은 어떤 걸프 국가에도 시리아를 통과해서 유럽으로 가스를 운반하는 협정을 체결하거나, 러시아 가스 수출과 경쟁하도록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유럽 가스 수출에 대한 러시아 독점권을 보장하겠다는 반다르 왕자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시리아 아사드 정부에 대한 확고한 지지'를 표명하였다.

 

시리아 전쟁 초부터 깊이 개입한 미국, 사우디, 터키, 뒤늦게 개입한 러시아는 각각 서로 다른 계산을 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은 표면적으로 내세운 공동의 적 IS를 격퇴하는데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는 공통점이 있다. 또 다른 공통점은 미국, 사우디, 터키뿐만 아니라 러시아도 아사드가 시리아 영토 전역에 대해 통치권을 회복하는 것을 바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최근 로버트 케네디(존 케네디 전 대통령의 조카)는 <폴리티코>에 기고한 글에서 "2009년 시리아 대통령 아사드가 카타르의 '카타르-사우디-요르단-터키-유럽'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제안을 거부했을 때, 미국은 그를 제거하기로 하였다"고 썼다.

 

2015년 11월 29일 버락 멘델손이 <포린어페어스>에 기고한 "시리아와 이라크 분할과 정복 : 왜 서구는 분할을 계획해야 하는가?"에서 그는 현재 시리아와 이라크 위기에 대한 해결책은 '수니 독립국가'를 창설함으로써 '전쟁하는 두 편'을 분리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2012년 미 국방정보부(DIA)로부터 나온 기밀 해제된 보고서에 따르면, "시리아 반란군을 지원하는 열강들은-서구 국가들, 걸프 국가들, 터키-시리아 정권을 고립시키기 위해 동부 시리아 지역에 살라피(수니파) 공국 창설을 원했다. 이것은 시아파의 팽창(이라크와 이란)에 대한 철저한 전략이다." 

 

그렇다면, 혹시 '수니 독립국가' 건설 예정 영역이 공동의 적으로 내세운 IS가 현재 통치하는 영역이 아닐까? 나머지 영역을 아사드 정부군과 IS를 제외한 정부 반대파가 협상을 통해 공유하거나 분할하는 것이 또 하나의 대안인가? 어쨌든 시리아 전쟁 상태는 장기간 지속될 것이고, 중동 역내 정치 행위자들의 전략적인 이합집산과 함께 중동 역내 정치적 불안정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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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6/03/08-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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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정부의 권위주의에 반대하는 시위대를 제압하는 경찰 © STR/AFP/Getty Images

데니스 크리보셰프(Denis Krivosheev) 국제앰네스티 유럽중앙아시아 부국장

6월 17일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제니트 아레나에서 2017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의 시작을 알리는 휘슬이 울렸을 때, 모두가 개막을 환호하는 분위기는 아니었을 것이다.

지난 12일 반부패 시위에 대한 러시아 정부의 대대적인 탄압으로 수백 명이 주말을 구치소에서 보내게 됐다. 러시아의 강경한 태도에도, 수백 명이 평화적으로 시위할 권리를 행사했다는 이유만으로 체포되는 등 이에 대한 반발은 놀랍다.

국제앰네스티는 체포된 시위대 대부분이 경찰서에 밤새 구금되어 있었으며, 구치소 감방에서 서로 겹쳐 눕히거나, 일부 구금자들은 밖에서 밤을 보내게 하는 등의 잔혹하고 굴욕적인 대우를 받았다는 제보를 입수했다.

이런 상황에서 컨페더레이션스컵을 주최하는 것은 FIFA가 최근 세계적인 관심을 모은 인권 사안에 대한 새로운 접근 태도를 조기 검증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FIFA는 6월 초에 발표한 새로운 인권정책을 통해,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모든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한편, FIFA는 공신력 있는 독립적인 인사들로 구성된 ‘인권자문위원회’를 설립하고, ‘인권을 위한 대형 스포츠행사 조직위원회’에 합류하는 데 서명하기도 했다.

인권 사안에 대한 이와 같은 방향 전환은 오래 전에 이루어졌어야 했던 일이다. FIFA의 이와 같은 입장 변화는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로 러시아와 카타르를 선정한 후, 행사 개최와 관련된 중대한 인권 우려에 올바르게 대처하지 못하면서 국제사회의 거센 비판을 받은 데 따른 것이다.

카타르의 월드컵 경기장 및 기타 시설물 건설 현장에서 일어나는 노동착취에 대해서는 국제앰네스티와 다른 시민단체가 자세히 보고한 바 있다. 한편 휴먼라이츠워치(Human Rights Watch)는 노동환경을 감시하겠다는 FIFA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경기장 건설 현장에서 충격적인 노동 착취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지난주 발표했다. FIFA는 이 보고서에 대해 “관련 노동 기준을 위반한 사실”이 발견되었으나, “건설현장 착취에 관해 휴먼라이츠워치가 주장하는 전반적인 내용은 FIFA의 자체 평가와 일치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그러나 중대한 인권 문제에 대한 FIFA의 리더십에 우려를 제기한 것은 경기장 건설현장의 착취 문제만이 아니었다.

러시아의 대중 시위에 대한 열망이 몇 년 만에 최고조로 오른 상황에서 정부가 잠재적 시위대를 탄압하고 위협하려 혈안이 된 이처럼 중요한 시기에 컨페더레이션스컵을 개최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했다.

FIFA 본부는 시위를 잠재우고자 러시아 정부가 자행하는 가혹한 법과 인권침해 관행의 심각성을 파악해야 한다.

러시아의 활동가들은 올해 컨페더레이션스컵과 내년 월드컵까지, 세계적인 관심이 러시아에 집중된 이번 기회를 놓치지 않고 권위주의에 반대하는 시위를 주최할 예정이다.

FIFA가 스스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인권 사안을 중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면, 이러한 시위와 시위에 대한정부의 과도한 시위 탄압 가능성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 명확한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FIFA의 새로운 인권 원칙을 보여줄 시범 사례로 이보다 더 좋은 예는 없을 것이다.

이는 주최국인 러시아와 힘겨운 대화를 하게 된다 할지라도, 립서비스를 뛰어넘는 의지를 증명할 수 있는 기회이다.

© AFP/Getty Images

2014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the International Olympic Committee)는 잘못된 선례를 보여준 바 있다. 러시아 정부는 소치 동계올림픽 당시 거의 매일같이 시위대를 체포하고 폭행했지만, IOC의 대응 실패는 소치 올림픽의 유산에 어두운 오점을 남겼다.

IOC는 집회와 표현의 자유를 옥죄는 러시아 정부의 행태를 모른 체했다. 러시아는 소치 동계올림픽 개최 기간동안 무지개 배너를 들었다는 이유로 트랜스젠더 활동가를 체포하거나, 최근 멤버 2명이 석방된 펑크 그룹 ‘푸시 라이엇’을 공개 태형에 처한 후 구금하고, 시위대에 대한 폭행, 심문, 괴롭힘 사건이 거듭 발생하고, 목표가 된 언론인들을 집중 감시하는 등의 인권침해를 자행했다.

환경운동가이자 양심수인 예브게니 비티슈코(Yevgeny Vitishko)는 올림픽 준비 기간동안 울타리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거의 2년을 감옥에서 보냈지만, 실제로는 그는 올림픽 건설 과정에서 발생한 환경 피해를 알리려다가 구금되었다. IOC는 이러한 다수의 인권침해를 규탄하라는 국제앰네스티와 시민단체의 요구에 아무런 행동도 취하지 않으면서 신뢰를 잃었다.

IOC의 침묵으로 러시아 정부는 세계적인 주목에도도 아무런 책임 없이 인권침해를 저지를 수 있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배짱을 부리는 것이라면, FIFA가 심판의 역할을 맡아 이번에는 다른 상황임을 보여주어야 한다. 가장 먼저, FIFA의 새로운 인권정책에서 약속한 대로 자유언론과 인권 시민단체에 대한 정부의 보복을 막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해야 할 것이다.

러시아에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시위대 탄압은 FIFA 본부의 조치를 만들어내려는 것이다.

FIFA는 대표적인 축구 경기대회를 인권 불모지에서 개최할 수 없다는 것과, 러시아 정부는 표현의 자유와 평화로운 집회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뜻을 명확히 밝혀야 한다.

FIFA와 IOC 등의 국제 스포츠단체는 막대한 권한을 행사할 수 있지만, 이 권한에는 막대한 책임이 따른다. 대형 스포츠 행사와 연관된 인권침해를 중단하라고 정부를 압박하는 것 또한 이들이 해야 할 일이다.

컨페더레이션스컵과 같은 경기대회는 그저 축구경기 이상의 의미가 있으며, FIFA는 선수들이 퇴장한 뒤에도 공정한 플레이가 계속될 수 있도록 분명한 태도를 취해야 한다.

※ 이 글은 CNN에 기고한 글입니다.

수, 2017/06/28-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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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손수건은 캐나다 작가 마가렛 앳우드의 페미니스트 디스토피아 소설

초록색 손수건은 캐나다 작가 마가렛 앳우드의 페미니스트 디스토피아 소설 에서 영감을 받았다.

마리엘라 벨스키Mariela Belski 국제앰네스티 아르헨티나지부 국장
이 글은 TIME에 동시 게재되었습니다.

지난 수요일 저녁, 아르헨티나 상원에서는 임신 14주 이내의 낙태 시술을 합법화하는 법안이 부결됐다. 법안이 통과되면 수많은 생명을 구할 수도 있었지만, 상원은 16시간에 걸친 기나긴 토론 끝에 이 법안을 채택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아르헨티나에서 임신을 중단해야 하는 여성들은 앞으로도 당분간은 사망 및 투옥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무언가는 분명 돌이킬 수 없이 변했다.

그날 밤, 대부분 여성으로 구성된 군중 수십만 명이 하나가 되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상원의회 앞 거리를 가득 메웠다. 우리는 쏟아지는 빗줄기 속에서도 몇 시간이고 함께 자리를 지켰다. 에메랄드빛 녹색 손수건은 이제 라틴아메리카를 휩쓴 낙태 옹호 운동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그날 밤 우리는 상원의원 대부분이 법안에 반대표를 던지리라는 것도, 우리가 승리를 거둘 확률이 희박하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차디찬 빗속에서, 얼굴에 녹색 페인트가 녹아내리는 와중에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이처럼 엄청난 인파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중대한 사건이었다. 그간 낙태를 둘러싸고 있던 낙인과 수치, 비밀은 모두 산산이 흩어져 사라졌다.

낙태 비범죄화 법안이 부결되면서, 이제 아르헨티나는 강간으로 인한 임신이거나 산모의 생명 또는 건강이 위험한 경우에만 낙태를 허용하는 1921년 법을 여전히 유지하게 됐다. 그 외의 이유로 임신을 중단해야 하는 사람은 안전하지 못한 환경에서 비밀리에 낙태 시술을 받아야 한다.

이러한 실패는 있었지만, 더 이상 변화는 피할 수 없다. 이제 아르헨티나 여성들은 서로 자랑스럽게 연대하고, 내 몸에 대해 자유롭게 결정할 권리를 요구할 수 있다.

“이제 하나가 된 우리는 누구도 무시할 수 없다.” 거리에 모인 여성들은 이렇게 노래했다.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권리를 주장하면서 마침내 큰 원동력을 얻은 것이다. 이 문제는 의회에서 한바탕 큰 이슈가 되었으니, 더 이상은 이를 침묵 속에 묻어둘 수도 없게 되었다.

이러한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낸 것은 주로 젊은 여성 세대 덕분이었다. 거리와 학교, 버스, 나이트클럽까지 녹색 물결은 멈추는 법이 없었다.

최근 몇 주 사이 아르헨티나의 주류 언론은 젊은 층의 포용적인 언어 사용에 대해 설명하는 기사를 싣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여성대명사 ‘la’나 남성대명사 ‘el’을 사용하는 대신, 젠더 중립적인 ‘les’를 사용하고 있다.

젊은 여성들은 재생산에 대한 권리가 최우선 정치 의제로 다뤄질 수 있도록 신속하게 움직이며 열정적인 활동을 벌였고, 동시에 성추행과 성폭력에 관한 대화의 물꼬를 트기도 했다.

오늘날 여성들이 이렇게 연대할 수 있는 것은 이전 세대의 페미니스트들이 수 년에 걸쳐 여성 인권을 위해 투쟁해 왔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인 넬리 민예르스키는 지칠 줄 모르는 활동가다.  89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상징적인 인물로 운동을 주도하고 있다. 아르헨티나 상원이 개정안을 부결시켰다고 해도 넬리와 그녀의 활동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https://youtu.be/BySIxJb32-M
우리가 경험한 역사적인 순간은 이제 멈출 수 없는 것이 되었다. 여성단체와 시민사회단체 및 그 지지자들이 폭넓게 연대한 ‘합법적이고 안전하며 자유로운 낙태를 받을 권리를 요구하는 국민운동’은 2005년 처음 출범한 이후 지금까지 낙태 합법화 법안을 일곱 차례 제출했다. 최근 상하 양원에서 표결이 진행되는 동안 대규모 철야 집회가 두 차례 열렸고, 여기에 수십만 명이 참여했다. 또한 ‘국민운동’은 학교 성교육과 피임법 이용 등 이전까지 터부시되던 문제를 국가적 의제로 끌어올리기도 했다. 낙태법이 부결된 직후,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재생산과 가족계획에 관한 정책 개선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그야말로 역사적인 사건이다. 마침내 우리의 목소리를 듣게 만든 것이다.

그것도 엄청난 반대에 부딪혔음에도 일궈낸 성과다. 지난달, 모국인 아르헨티나에서 여전히 상당한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낙태를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이루어진 우생학적 수술에 비유했다. 아르헨티나 상원은 교회의 압력을 공개적으로 비난했고, 법안에 관해 논의가 진행되는 동안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천주교회는 ‘생명을 위한 미사’를 거행했다.

녹색으로 무장한 여성들은 잘 알고 있다. 낙태 합법화가 실제로는 생명을 살리는 것이며,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음에도 낙태금지법 때문에 벌어지는 죽음을 막는 것이라고 말이다. 낙태를 반대하는 것은 사실 여성의 몸을 통제하고, 여성이 남성보다 자유를 누리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여성 의원들은 반대 14표, 찬성 14표로 골고루 표가 나뉘었던 반면 대다수의 남성 의원들은 반대표를 던졌다.)

무엇보다도 이 젊은 활동가들은 이번 표결이 아르헨티나의 낙태 허용 여부만을 결정하는 것은 아님을 잘 알고 있다. 법이 어떻든 낙태는 언제나 이루어진다. 이번 표결은 이러한 낙태가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시술이 될 것인지, 아니면 안전하고 합법적으로 이루어질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의원들은 더 많은 사람이 죽거나 다칠 수 있는 위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낙태를 받은 여성을 범죄자로 만드는 쪽을 선택했다. 그러나 예전처럼 침묵의 시대로 후퇴시킬 수는 없다.

인권 변화는 점진적으로 이루어진다. 지난 수요일 밤, 상원 앞에 모인 수많은 여성들은 좌절감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고 희망을 갖겠다는 발언을 했다. 집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확성기를 들고 이렇게 외쳤다. “성차별주의자들 잘 들어라, 라틴아메리카가 온통 페미니스트로 가득 찰 것이다.” 앞으로 수 년 후 의제를 상정하고 표결하는 주역은 이들이 될 것이다.

비록 표결 결과는 우리의 패배였지만, 이 변화를 만들기 위해 캠페인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이만한 진전을 이룩했다는 점에 대해 모두 자랑스레 여겨야 한다. 여성인권을 지지하기 위해 수백만 명이 한자리에 모였던 것이다.

이번 법안은 내년 3월 본회의가 열릴 때까지는 다시 논의될 수 없지만, 그 사이 비슷한 운동들이 라틴아메리카 대륙을 휩쓸고 있다. 멕시코, 에콰도르, 칠레, 콜롬비아, 페루 등지에서는 자국에서 합법적 낙태 요구 운동을 벌이기 위해 저마다 손수건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의 연대 운동 규모 역시 어마어마한 수준이다.

아르헨티나 상원은 여성 인권에 등을 돌렸지만, 이번 운동을 통해 라틴아메리카 대륙 전체는 물론 그 너머까지 거대한 창문이 활짝 열렸다. 이제 전세계 사람들은 우리의 존재를 알게 됐다. 결국 승리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금, 2018/08/1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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