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나물향이 봄을 알려왔습니다

지역

나물향이 봄을 알려왔습니다

익명 (미확인) | 월, 2016/03/14- 18:56

[생산지탐방]

코끝을 간질이는 나물향이
봄을 알려왔습니다

- 한살림서울 농산물위원회 / 홍천 서석공동체

 

19면-생산지탐방

 

남쪽에서는 꽃소식이 들리고 경칩까지 지난 터라 봄이 다 왔는가 싶었는데 홍천 생산지로 떠나는 날은 바람 끝이 매서웠습니다. 그래도 차창으로 들어오는 햇살은 영락없는 봄입니다. 한살림서울 북동지부 농산물 분과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는 사이 홍천 서석면에 도착했습니다.동네 앞 멀리까지 마중 나와 계신 손근오 홍천연합회 사무국장님을 따라 달래밭으로 향했습니다. 비닐하우스 안으로 발을 들여 놓는 순간 달래향이 코끝을 찡하게 하네요. 홍천의 봄은 달래향으로 오나 봅니다.

지난해 10월 씨를 뿌리고 긴 겨울 동안 속으로, 속으로 깊은 향을 품고 있던 달래가 드디어 밥상 위에 오를 때가 되었습니다. 추운 겨울을 씩씩하게 이겨낸 떡잎을 떼내고, 흙을 털어내고…. 소비자 조합원에게 보내기 위한 작업을 바지런히 하고 계셨습니다.

달래에는 단백질과 칼슘, 비타민C가 풍부해 정신을 안정시키고 숙면을 도와준다고 하죠. 생산자님의 따뜻한 손길로 자란 달래로 달래된장찌개, 달래장, 달래무침, 달래전 등을 만들어 한상 푸짐하게 차릴 생각을 하니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달래밭에 이어 냉이밭으로 향했습니다. 아쉽게도 저희가 찾아갔을 무렵 냉이는 출하가 막 끝난 시점이었습니다. 자가채종한 냉이씨를 추석 무렵에 뿌리면 겨울을 지내고 2월 초순경 수확을 할 수 있다고 하니 냉이를 만나기엔 너무 늦은 방문이었던 거지요. 아쉬운 마음을 갖고 돌아서려는데 다행히 성장이 더뎌 3월 20일께나 출하한다는 냉이를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냉이는 그 옛날 동무들과 봄 들녘에서 캤던 뿌리가 튼실하고 자줏빛 도는 것이었는데 우리 앞에는 연초록을 띤 녀석들이 빼곡히 자라고 있었습니다. 냉이는 워낙 손이 많이 가는 작물이라 인건비 비중이 높고, 기후의 영향도 예민하게 받는다고 합니다. 기온이 적정온도를 넘어서면 바로 꽃이 피고 뿌리에 심이 생겨 출하를 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최선을 다해 생산한 물품을 소비자 조합원들게 보내고 있지만 혹여 놓친 떡잎이나 물류과정에서 생긴 약간의 문제들은 너그러이 이해 바란다는 말씀을 간곡히 전하셨습니다.

 

KakaoTalk_20160311_092152477

 

씀바귀 생산지는 거리상 갈 수는 없었지만 생산자님이 직접 오셔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인삼의 영양이 그대로 담겨 있다는 씀바귀는 여러 가지로 힘든 점이 많아 기피 작물 중 하나라고 합니다. 작기가 8개월 이상으로 긴데다 한여름에 작업해야 해서 뿌리를 내리기 힘들거니와 자리를 잡았다고 해도 많이 죽는다고 합니다. 머리 부분과 잔뿌리를 자르고 한겨울 추울 때 세척을 한 다음 햇볕에 자연건조를 해서 출하하는데, 씀바귀 소비가 저조해 안타깝다는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이렇게 힘들게 농사를 지어도 소비가 안 되면 버릴 수밖에 없다고 하시면서 말이죠. 

봄나물 하면 먼저 생각나는 달래, 냉이, 씀바귀 생산지를 다녀오는 길이 그리 가볍지만은 않았습니다. 기후변화가 점점 심해져 농사짓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이 때, 물품에 담긴 생산자의 마음과 수고로움을 느끼기보다는 물품에 있는 조금의 흠결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소비자 조합원을 만날 때면 정말 힘이 빠진다는 생산자님들의 얘기가 내내 남아서였을까요. 긴 겨울을 이겨 내고 봄을 데리고 온 달래, 냉이, 씀바귀를 매해 봄마다 환하게 맞았으면 좋겠습니다. 한살림 식구 모두가 말입니다.

 

KakaoTalk_20160311_092114879

- 글 이월녀 한살림서울 농산물위원회 위원장

 

한살림 달래 장보기 한살림 냉이 장보기 한살림 씀바귀 장보기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2020년 10월호(637호) 소식지 내용입니다.

푸른들영농조합 최종복 생산자

 

2019년 한 해 동안 한살림이 공급한 두부(420g)는 339만 6,837개. 찌개두부나 연두부, 순두부 등 두부류 물품 전체로 확장하면 총 585만 9,141개의 두부가 공급됐다. 32만 6,723명의 조합원이 두부류 물품을 찾았고, 이들은 한 해 약 열 모 정도의 두부를 장바구니에 담는다. 두부는 가장 사랑받는 한살림의 대표 물품 중 하나이다.

한살림 두부의 어떤 특별함이 조합원들을 사로잡은 것일까. 국산콩으로 만든 두부는 일반 마트에도 있고, 천연응고제와 무소포제도 이젠 대부분 일반화된 상황인데도 말이다. 단지 좋은 사양에 가성비 때문일까? 혹여 그렇다면 여느 대기업에서 더 크고 더 싼 두부를 찍어내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더 이상 한살림 두부를 찾지 않을까.

적잖은 상념과 꼭 그만큼의 부담을 안고 한살림의 오랜 두부산지인 푸른들영농조합을 찾았다. 푸른들영농조합이 두부를 생산하기 시작한 2003년부터 줄곧 자리를 지켜왔다는 최종복 생산자의 이야기 속 두부에는 한살림 조합원을 충분히 매료시킬 만한, 한살림만의 가치와 의의가 담겨 있었다.

 

친환경 농사로 시작해 가공까지 이어져

한살림 두부의 특별함을 이야기하기 위해서는 푸른들영농조합의 탄생, 아니 그보다 앞서 아산생산자연합회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부터 되짚어봐야 한다. 1970년대 중반, 아산시 음봉면에는 벼농사를 농약 없이 짓겠노라 결심한 젊은 생산자들이 있었다. 정부의 지휘 아래 생산성과 수익성을 농업의 최대 가치로 내세우던 때였고, 화학농약과 합성비료 없이 농사짓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려운 때였다.

“동네마다 농약과 비료를 마을회관 앞에 쌓아두고 마음껏 쓰라고 하던 때였어요. 그런데 청년들이 ‘농약을 안 치고 농사짓겠다’고 하니 반응이 어땠겠어요. 경찰에게 ‘사상이 불순한 것이 아니냐’며 감시당하고, 집에서는 ‘망하려 작정했다’고 부모님에게 구박받았죠.”

모자란 부분은 알음알음 배워가며 시작한 친환경 농사였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무농약 쌀을 싣고 서울에 올라가 직거래를 시작했으나 판매량은 생각처럼 늘지 않았고, 서울 전체를 돌다 보니 물류비용만 한없이 소진했다. 수금을 제대로 하지 못하다보니 이리저리 돈을 떼이며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돈이 한 푼 두 푼 생길 때마다 사 모았던 한우마저도 1984년 소값파동 이후 헐값이 됐다. 결국 마을 청년들은 하나 둘 야반도주했고, 지역농업 자체가 무너질 지경에 이르렀다.

“한살림을 1987년에 만났는데 그때는 젊은이들이 농사를 포기하고 도시로 떠나던 시기였어요. 내는 양이 많지는 않았지만 판로가 명확해진 덕분에 생산자도 꾸준히 늘었죠. 10년 정도 지나니 이제 본격적으로 뭔가를 해보자는 분위기가 만들어졌어요. 1996년 4개 면의 30여 명 생산자가 만든 아산생산자연합회의 시작이었죠.”

몇 해 지나지 않아 아산생산자연합회는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생산자가 농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가공과 유통을 전담하는 푸른들영농조합을 2000년 설립한 것. 아산생산자연합회 운영위원들을 중심으로 푸른들영농조합의 이사회가 구성되는, 말 그대로 1차 생산자 중심으로 꾸려진 가공생산지다.

푸른들영농조합은 출범 당시부터 지역생태순환농업을 표방했다. 1차 생산농가, 미곡처리장(RPC), 사료공장, 육가공공장, 두부공장, 콩나물공장 등 아산생산자연합회와 푸른들영농조합을 둘러싼 모든 조직은 ‘순환’이라는 대의 아래 만들어졌다. 지역과 생태라는 되먹임고리가 원활히 돌아가기 위해 각 조직이 물적, 인적으로 촘촘히 엮여있음은 물론이다.

“지속가능한 친환경 농업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주제로 오랫동안 격론을 벌였어요. 그 결과 ‘농사와 축산이 지역 안에서 순환하는 방향’으로 결론냈죠. 예전에는 소가 밭 갈고 사람이 씨 뿌려 농사지은 작물을 사람과 가축이 나눠먹고, 그 배설물을 다시 땅에 거름으로 돌려줬잖아요. 이미 친환경 농사는 짓고 있던 터라 한우를 어떻게 키워야 할지를 함께 고민했어요. 수입곡물 중심이 아닌 제대로 된 사료를 만들려다보니 쌀겨 부산물이 나오는 미곡처리장, 콩비지가 만들어지는 두부공장 등을 차례로 만들게 됐죠. 쇠죽 형태의 TMF(발효) 사료를 먹이기 위한 사료공장과 육가공공장도 만들었고요.”

 

 

생태순환에 기여하는 두부

푸른들영농조합에서 만드는 한살림 두부도 지역생태순환의 맥락에서 탄생했다. 당시 한살림 두부류는 ‘더불어식품’에서 생산한 판두부가 전부였다. 조합원이 급증하고 식품 안정성 규제가 강화되면서 두부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가공생산지를 물색하던 한살림과 한우 사료를 위해 두부 부산물을 고민하던 푸른들영농조합의 필요가 맞아떨어졌다.

“한우 사료를 고민하는데 한 생산자가 ‘두부 만들 때 나오는 콩비지를 여물 쑬 때 주고, 간수도 먹이면 좋다’고 해서 무턱대고 시작했죠. 집에서도 만드는 두부인데 뭐가 어렵겠냐며 편하게 생각했는데, 대규모로 만드는 것은 다들 처음이라 고생을 많이 했죠. 콩 100가마를 모두 버릴 생각으로 두부를 만들어보자고 했는데 다행히 30가마쯤 뜯었을 때 쓸 만한 두부가 나왔어요. 하하. 콩을 가공하면서 발생하는 수익도 좋았지만 그보다 생산자도 가공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이 생겼죠.”

 

지역농업 살리는 두부

부산물로 한우 사료를 만들어 생태순환하기 위함이 한살림 두부의 탄생 배경이었다면, 차츰 더 큰 목적이 추가됐다. 바로 지역농업을 살리고 콩 자급률을 높이는 일이다. 푸른들영농조합이 두부 원료로 쓰일 콩은 수매하는 농가는 대략 320곳. 모두 아산시 또는 인접지역에 자리한 생산자들이다. 필지 확인이나 잔류농약 검사 등은 한살림 생산지에 준하는 기준으로 진행한다.

“두부 생산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돈도 안 되는 콩을 왜 심냐’는 반응들이었어요. 남는 마진으로 생산비용을 보전하는 방식으로 참여 농가를 늘렸죠. 생산관리를 까다롭게 하다보니 처음에는 거부감을 드러내는 분들도 계셨어요. 그래도 꾸준히 함께하다보니 이제는 한살림의 가치를 상당 부분 수용해 주는 편이에요. 한살림 두부가 만들어 낸 지역농업의 선순환이라고 생각해요.” 국산콩으로 만든 한살림 두부는 콩 자급률을 높이는 데도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다.

 

 

이문보다 더 중요한 한살림 두부의 가치

한살림 두부는 420g에 2,050원이다. 가장 푸짐하면 서도 가격은 저렴한 한살림 두부의 비결은 한살림과 푸른들영농조합의 낮은 유통·생산마진에 있다. 특히 두부의 경우 한살림에서도 생산마진이 높지 않은 물품으로 손꼽힌다. 이 또한 한살림 두부의 특별한 탄생배경과 생산목적에 기인한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였다면 지금과 같은 가격으로 공급하진 않았겠죠. 애초에 지역생태순환농업의 한 축인 소 사료 때문에 만들게 된 두부이고, 나아가 지역 콩 생산자도 살리고 콩 자급률도 높여서 함께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하는 일이니 기쁜 마음으로 하고 있습니다.”

지역 안에서 생태를 순환하기 위해, 그리고 지역농업을 더욱 살리기 위해 만든 한살림 두부. 외양상 여느 두부와 달라 보이지 않는 하얀 직육면체에 담긴 그 가치가 참 귀하다.

 

 

글·사진 김현준 편집부 / 영상 윤연진

 


 

월, 2020/09/28- 21:32
1
0

* 2020년 11월호(638호) 소식지 내용입니다2020년 감귤,단맛과 신맛이 잘 어우러졌어요한살림 감귤은 시기별로 극조생, 조생, 만생으로 구분하고 10월 중순부터 극조생귤을 공급합니다. 매해 출하를 앞두고 감귤 생산자들과 실무자들이 점검 작업을 진행하는데, 이번에는 농산물위원들도 함께했습니다. 10월 5~6일 이틀 동안 제주의 한살림 감귤 생산지 20여 곳을 돌며 감귤의 당도와 색을 직접 확인했답니다. 생산자님들은 점검표를 들고 밭의 상황, 감귤의 크기, 나무 상태 등을 확인하고 서로 조언을 주고 받으셨습니다. 감귤을 직접 먹어보며 맛이 잘 어우러져 있는지도 확인했습니다. 당도만으로 맛을 다 평가할 수는 없다지만, 모두가 자.......

화, 2020/10/27- 20:50
1
0

* 2021년 1월호(640호) 소식지 내용입니다추위 머금으며 쑥쑥 자라는 냉이 태월순 함평 천지공동체 생산자 결혼하면서 함평에 내려와 20년 넘게 농사짓고 있어요. 몸은 힘들어도 신랑하고 같이 하니까 즐겁게 하고 있지요. 주로 짓는 건 벼농사인데 4년 전부터 겨울작물로 냉이와 시금치를 시작해서 각각 노지에서 1,200평씩 기르고 있답니다. 대표적인 봄나물이지만 우리한테는 겨울농사지요. 냉이는 9월 말에 파종해서 지금 한창 자라는 중입니다. 성장속도에 따라 다르지만 1월 넘어야 수확할 수 있을 듯해요. 요즘 날씨가 추운 게 일하기는 힘들어도 작물에는 좋은 것 같아요. 추울 때 크는 것들이라 날이 너무 따뜻하면 웃자라버리거든.......

수, 2021/01/06- 19:00
1
0

* 2021년 2월호(641호) 소식지 내용입니다제철 딸기의 맛을 한껏 즐기세요 호남환 부여연합회 진호공동체 생산자딸기는 지금이 한창때예요. 11월 말부터 일주일에 세 번 수확하고 있는데 오전에는 딸기를 따고 오후에는 꽃을 솎아요. 꽃이 스무 개쯤 나오는데 예닐곱 개만 남겨놓고 무성한 이파리도 정리합니다. 딸기농사를 지은 지는 7년 정도 됐어요. 하우스 13동에서 매년 10t 정도 내니까 생산량이 많은 편이죠. 운 좋게 지금까지 한 번도 실수한 적이 없답니다. 딸기농사 지을 때는 눈 오는 날이 제일 안 좋아요. 눈이 하우스를 덮으면 햇빛이 안 들고 환기도 못 시키거든요. 맛있고 품질 좋은 물품을 내려고 하지만 이렇게 여건이 안 될.......

화, 2021/02/02- 19:00
1
0

* 2021년 3월호(642호) 소식지 내용입니다토리식품 김영태 생산자기본을 지킨다는 것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의미가 있다. 누군가는 불필요한 것을 배제했다는 뜻으로, 어떤 이는 첫 뿌리를 잊지 않는다는 의미로, 또 다른 이는 담백한 것을 추구한다는 다소 추상적인 의지로 읽을 터. 먹을거리를 만드는 곳에서는 어떻게 해석할까. 먹을거리의 기본을 ‘원재료’라고 본다면 ‘기본을 지킨다는 것’은 좋은 원재료의 맛과 향을 최대한 이끌어내기 위해 불필요한 과정과 성분을 덜어냈다는 뜻으로 이해해도 좋지 않을까. 그런 의미에서 21년째 기본을 지켜온 생산자가 있다. 토리식품 김영태 생산자가 그 주인공이다.토마토케첩, 옥수수병조림.......

화, 2021/02/23- 19:30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