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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동네 빵집이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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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동네 빵집이 달라졌어요

익명 (미확인) | 화, 2016/03/01- 20:00

우리 집 앞에는 맛있는 단골 빵집이 있다. 그 집이 어느 날 문을 닫아걸었다.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대기업 브랜드 빵집들 사이에서 자기만의 간판으로 잘도 버티던 집이었다. 친절한 주인아저씨 표정이 어른거렸다.

다행히 눈 밝은 우리 아이가 기쁜 소식을 알려줬다. 실은 새로운 종류의 빵을 만드는 데 필요한 장비를 갖추느라 잠시 문을 닫았다는 소식이다. 곧 다시 문을 연다고 했다. 돌아가 자세히 보니 공사중인 빵집 유리창에는 몇 주 뒤 다시 문을 연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몇 주 뒤 돌아온 빵집의 인테리어는 훨씬 더 세련되고 멋스러워졌다. 건강에 좋다는 발효빵도 들여왔고,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모카빵도 제자리를 찾았다. 이런 정도라면 서울의 가장 부자 동네에 가도 어울리겠다는 탄성이 나왔다.

눈을 돌려 보니 옆 동네에도 고급 빵집들이 생겼다. 팥과 버터를 넣어 새로운 빵을 개발한 빵집도 있었고, 바게트가 맛있다는 빵집도 자리를 잡았다. 생활반경 안에 고급스런 동네 빵집이 세 개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훌륭한 동네에 산다는 자부심이 느껴진다. 몇 년 사이 생긴 변화다.

그런데 무엇이 이들을 고급스럽게 만들었을까? 투자다. 무엇이 동네 빵집 주인들이 자신의 시간과 돈을 투자하게 만들었을까? 물론 돈과 시간이 있어야 한다. 아이디어와 기술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게 있다. 기회와 비전이다.

2013년 2월 동반성장위원회는 동네 빵집 반경 500m 안에는 대기업 빵집이 들어서지 못하게 하고 매장 수 증가도 전년 대비 2% 이내로 제한하도록 합의했다. 그 뒤 동네 빵집 수는 부쩍 늘었다. 기존에 있던 빵집에도 내 단골집에서처럼 투자가 일어났다. 대기업 브랜드 빵집에 일방적으로 밀리던 동네 빵집들에도 기회가 보였을 것이다. 그래서 빵집 주인들이 투자에 나섰으리라. 빵을 잘 만들기만 하면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으리라는 비전이 생겼을 것이다. 그래서 중앙에서 만든 냉동 생지를 그대로 굽는 대기업 브랜드 빵집보다 더 나은 빵을 만들기 위해 더 투자하고 더 많이 노력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동네에는 더 다양한 빵이 등장했다. 혜택은 나 같은 소비자가 보게 됐다.

그런데 올해 동반성장위원회는 동네 빵집 보호 규제를 일부 완화했다. 일부 새도시에서지만 결과에 따라 전국으로 확대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미용실의 경우 충북 오송 지역에서 대기업 등 법인도 진출할 수 있게 풀었다. 냉동식품을 만드는 씨제이(CJ)가 빵집을 차린 것처럼, 화장품을 만드는 엘지(LG)가 미용실을 연다고 한다. 여기가 무슨 배급사회인가. 이 동네에서나 저 동네에서나 우리는 씨제이가 기획한 빵을 다같이 먹고 엘지가 선택한 헤어스타일로 머리를 하고 다니게 되는 것일까. 이런 규제완화가 정말 투자와 혁신으로 이어진다고 믿는 것인가. 가격경쟁으로 다들 값싸게 비슷한 제품을 소비하게 되고 마는 것은 아닐까.

때로는 기업가정신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영역 사이 울타리를 쳐야 할 때가 있다. 사자와 소를 한 우리에 넣어 두고 소에게 창의성과 기업가정신을 발휘해 초원을 살리라고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뿐 아니라 제품의 다양성을 위해서도 그렇다는 이야기다.

내 단골 빵집 주인은 진짜 기업가다. 8년 전에는 ‘내 빵을 직접 굽겠다’면서 프랜차이즈 빵집 간판을 내리고 자기만의 간판을 걸더니, 또 사고를 쳤다. 이렇게 사고 치는 이들이 늘어나야 동네가 다양해지고 풍요로워진다. 빵을 사 먹는 게 일상인 나와 빵을 굽는 게 생계인 빵집 주인 아저씨는 그럴 때 함께 이길 수 있다. 이게 대방동에 사나 대치동에 사나 똑같은 빵만 먹어야 하는 이 이상한 도시를 조금이라도 바꾸는 방법이다.

이 빵집이 어딘지는 밝힐 수 없다. 파리바게뜨, 뚜레쥬르, 던킨도너츠는 아니다.

[ 이원재 희망제작소 소장 / 한겨레 / 2016.03.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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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이하 연금행동)과 사회서비스시장화저지공대위는 함께 3월 23일(목) 오전 10시 30분, 광화문광장에서 국민연금 공공인프라 투자 및 공공부문 좋은 일자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2. 국민연금기금이 500조가 넘었으나, 이는 대부분 채권, 주식투자, 대체투자 등 금융부문에 투자되고 있으며, 지난 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재벌의 이해관계에 따라 의결권이 행사되는 등 국민을 위한 기금으로서 제대로 된 역할을 하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3. 이에 국민연금기금의 일부를 채권투자 형식으로 정부, 지자체에 투자하여, 이를 통하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공공인프라(공공주택, 공공병원, 국공립어린이집, 국공립요양시설 등)에 투자를 하여, 국민의 편익을 돕고 세대의 지속가능성과 노동시장참여를 높이고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자는 주장이 시민사회를 중심으로 제안되고 있습니다.

4. 공적연금강화 운동을 하는 연금행동, 사회서비스 노동자, 사회서비스와 공공인프라를 이용하는 이용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국민연금기금의 일부를 국민의 삶을 보장하고 개선할 수 있는 공공인프라에 투자할 것과 공공부문 좋은 일자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하고자 하오니 기자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보도 부탁드립니다.

※ 기자회견 개요

❍ 제목: “국민연금, 재벌 말고 국민에게 투자하라!” – 국민연금 공공인프라 투자 및 공공부문 좋은 일자리 요구 기자회견 –

❍ 일시: 2017년 3월 23일(목) 10시 30분

❍ 장소: 광화문광장

❍ 주최: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 사회서비스시장화저지공대위

❍ 사회: 김남희 참여연대 복지조세팀장

❍ 기자회견 주요순서

  1. 참가자 소개

  2. 여는 말

   – 정용건 연금행동 집행위원장

   – 최보희 사회서비스시장화저지공대위 집행위원장

  3. 당사자 대표발언

   – 황길상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 수석부위원장

   – 김호연 공공운수노조 보육협의회 의장

   –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

   – 양명자 전국활동보조인노조 조합원

   – 차선화 집걱정없는세상 운영위원

  4. 기자회견문 낭독 및 퍼포먼스 진행

   –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 이권능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연구실장

   – 김선태 노년유니온 위원장

   – 문유진 복지국가청년네트워크 운영위원장

   – 정혜경 민주노총 부위원장

<기자 회견문>

19대 대선 후보들에게 요구한다. 국민연금, 재벌이 아닌 국민에게 투자하라!

– 국민연금기금을 사회서비스 공공인프라 확충에 투자하라 –

  • 국민연금 공공인프라 투자로 ‘좋은 일자리’를 확대하라 –

박근혜 없는 봄이 시작됐다. 이제 49일 후면,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된다. 정권교체의 가능성도 높다. 촛불의 힘이다. 하지만 일상으로 돌아온 우리의 고달픈 삶은 변하지 않았다. 여전히 ‘헬조선’이다. 연일 ‘저출산·고령화’의 심각성을 이야기하고, ‘인구 재앙시대’라는 말까지 나온다. 그러나 정작 이를 삶의 문제로 바라보고, 적극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대책과 노력은 부실하다.

박근혜 탄핵은 끝이 아니라, 한국사회를 바꾸는 변화의 시작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변화는 경쟁과 효율, 수익과 비용절감이라는 미명아래 시장과 가족에 내맡겨진 보육, 요양, 의료와 장애인활동지원 등 공공서비스와 주거 문제를 국가가 책임지고, 기본적 권리를 보장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시장 중심의 사회서비스, 규제를 강화하고 공공인프라를 확충하라!

사회서비스에 대한 요구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지만, 요양, 보육, 병원 등 주요 공공서비스의 95% 이상을 민간이 맡고 있다. 국공립어린이집에 아이를 맡기는 것이 ‘로또’라는 말도 나오고, 공립 노인요양시설에 입소하는 것은 ‘별 따기’에 비유되기도 한다.

믿고 이용할만한 시설이 부족할 뿐 아니라, 사회서비스 노동자의 낮은 임금과 만성적인 고용불안, 장기간의 고된 노동과 열악한 근로환경은 곧 서비스 질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또한 제대로 된 규제 없이 민간에 맡기다보니, 지역 편중과 난립으로 수급자 확대를 위한 출혈경쟁과 다양한 편법이 동원되고, 부당이익을 챙기려는 부정과 비리까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반면, 농어촌이나 도서벽지는 이용할만한 시설 자체가 없기도 하다.

정부가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사이, 민간 중심의 서비스공급은 이용자와 사회서비스 노동자 모두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 중심의 국민연금, 공공인프라 확충에 투자하라!

사회서비스에 대한 공공인프라 확대는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국가와 지자체의 책무다. 그러나 재정을 핑계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 이에 우리는 국민연금기금을 공공인프라 확대에 투자할 것을 요구한다.

중앙정부나 지자체, 공공기관이 국민연금기금으로부터 채권방식으로 자금을 받아 단기간에 공공인프라를 확충하고, 정부와 지자체가 재정계획을 수립해 장기적으로 국민연금에 상환하는 것이다.

국민연금기금은 545조를 넘어서고 있고, 2035년 GDP의 49.4%까지 확대된다. 하지만 99.8%가 금융부문에 투자되고 있고, 수익률을 제고한다며 주식이나 대체투자 등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비중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수익률이 높을수록 안정성은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수익률만 높으면 된다는 식의 기금운용은 재벌의 족벌체제를 강화하는 데 동원되기도 하고, 옥시사태처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반윤리적인 기업에게도, 일본 전범기업에게도 투자된다. 노동자를 구조조정하고 비정규직을 양산하고, 하청기업에 갑질 횡포를 부려도 수익률만 낼 수 있으면 어디든 투자해도 괜찮은 것인가.

국민연금기금은 사회적 책임과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단기적인 재무적 이익이 아니라, 장기적인 사회적 이익을 고려해야 한다. 이것이 UN과 세계 주요 연기금 기관 투자자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핵심 가치이다.

국민연금, 재벌이 아닌 국민에게 투자하라!

지난 박근혜-최순실-삼성으로 이어지는 비리게이트에 국민연금기금이 동원됐다. 더 이상 이런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

국민연금은 국민의 연금이다. 권력과 재벌이 아닌 국민을 위해 쓰여야 한다. 국민연금의 공공인프라 투자는 국공립 어린이집, 공공요양원, 공공병원, 장애인 활동지원 등 사회서비스 그리고 청년을 위한 사회주택 등을 확충해 국민의 무거운 삶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그리고 서비스 질의 수준을 높이고, 나쁜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바꿔나갈 수 있다. 이를 통해 국민연금의 사회적 신뢰와 책임 또한 높일 수 있다.

촛불의 열망과 요구, 그리고 국민연금과 사회서비스의 공공성 강화를 위해, 이제 대선 후보들이 책임감 있게 응답하라.

2017년 3월 23일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사회서비스 시장화 저지를 위한 공대위

목, 2017/03/2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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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먹고 갈래?’는 SH서울주택도시공사와 희망제작소가 함께 준비한 ‘2016년 주민참여형 행복한 아파트공동체 만들기’ 사업의 일환이다. 층간소음, 경비원 처우 등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아파트의 문제를 공동체를 강화해 풀어보겠다는 취지의 사업이다.

* 기사 저작권 문제로 전문 게재가 불가합니다. 기사를 보기 원하시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눌러주세요. ☞ 기사 보러가기 

금, 2017/03/24- 1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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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소장 권한대행 권기태)는 안산시·프리드리히 에버트재단과 함께 23일 오후 2시 경기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기억의 조건’ 포럼을 연다고 21일 밝혔다.

희망제작소는 한국과 독일의 사례로 기억문화의 역할과 과제를 점검하고자 이번 포럼을 기획했다. 제종길 안산시장이 ‘기억문화 조성을 위한 안산시의 노력’이라는 주제로 기조발제를 한다.

* 기사 저작권 문제로 전문 게재가 불가합니다. 기사를 보기 원하시는 분들은 아래 링크를 눌러주세요. ☞ 기사 보러가기 

금, 2017/03/2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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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7/03/2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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