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10일 “북한의 핵과미사일 개발을 그대로 놔둘 경우 결국 핵도미노 현상에까지도 이를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변화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더 이상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이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개성공단을 전면중단한다고 선언했다.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이유로 2013년 북측이 폐쇄한 적은 있지만 남측이 처음 개성공단의 전면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사실상 개성공단 영구폐쇄로 이어질 초유의 사태에 직면한 것이어서 그로인한 충격과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모임은 정부의 이번 결정이 개성공단의 위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취한 아무런 실효성 없는 대북제재 방안일 뿐만 아니라 남북관계를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할 무모한 결정이라고 규정한다.
개성공단은 지난 몇 차례의 핵 시험과 미사일 발사, 천안함, 연평도 포격 등에도 불구하고 유지되었다. 개성공단이 유지될 수 있었던 데에는 개성공단이 지난 12년간 남북 경제협력의 성공모델로 자리 잡았을 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서도 모범적 경제협력 모델로 평가되고 있었고 개성공단으로 인해 남측의 조기경보 기능을 24시간 이상 향상시키는 군사적 완충지대로서의 역할이 있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개성공단의 이러한 위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이번 결정을 내린 것이어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북측이 이번 결정으로 인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단할 리가 없다는 사실은 미국을 위시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 동안 핵과 미사일 개발을 진행해 왔던 과정에 비추어 어렵지 않게 예측됨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번 결정을 내린 것은 긴 안목의 대북정책이 아닌 실효성 없는 감정적 대응조치에 불과하다.
특히 정부가 이번 결정의 근거로 북측의 개성공단 수입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사용되었음을 제시한 것은 아무런 근거가 없이 남북경협을 근본에서부터 부정하는 것이어서 위험하기 짝이 없다. 북측의 개성공단 관련 수입은 연 8천만∼1억 달러이고 그 중 약30퍼센트가 중앙정부 재정으로 유입되는 것이어서 개성공단 운영으로 인해 핵과 미사일 개발이 용이해졌다는 것은 지나친 비약에 불과하다.
한편 2013년 개성공단 폐쇄 당시 우리 정부와 기업이 직간접적으로 입게 될 피해를 6조원 정도로 추산한 바 있고 한국은행이 조사한 개성공단의 생산유발액은 최대 9.4조원에 이른다는 점에서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과 개성공단 관련 중소기업의 피해를 전혀 아랑곳하지 않은 무모한 결정이다.
이는 정부가 2013년 북한당국과 체결한 ‘개성공단정상화합의서’ 제1항을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태이고, 따라서 우리모임은 정부가 이번 결정을 즉각 철회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를 위해 북측과 즉각적인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1. 인권단체와 경찰폭력 피해자단체는 오늘(9월 8일) 정부 여당의 ‘경찰법 전부개정 법률안’에 대해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2. 21대 국회 개원 이후 7월 30일, 당정청은 권력기관 개혁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올해 정기국회 내 처리를 목표로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경찰개혁과 관련해서 국가수사본부 신설과 일원화된 광역단위 자치경찰제를 도입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이를 반영해 지난 8월 4일 더불어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경찰법 전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3. 발의된 법안의 내용은 ‘경찰위원회 실질화’와 '외부 통제기구' 등 경찰에 대한 민주적-인권적 통제에 대한 개혁이 전무하며, 이름뿐인 자치경찰과 경찰청 내부의 국가수사본부는 기존의 국가경찰의 단일한 조직구조를 유지하면서 실질적인 권한 분산을 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전직 경찰청장 3명이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임에도 정보경찰을 그대로 유지하려고 합니다.
4. 경찰은 검찰로부터 1차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가져오게 되었고, 국가정보원으로부터는 대공수사권과 그 인력을 이양받을 예정으로 경찰은 권한이 한층 강화됩니다. 경찰을 민주적으로 통제하고 권한을 축소함으로써 국민을 위한 조직으로 개혁하는 일은 매우 중요한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5. 이에 인권단체와 경찰폭력 피해자단체는 정부 여당은 발의된 법안을 철회하고 ‘민주적 통제’와 ‘경찰권한 분산과 축소’를 이룰 수 있는 경찰개혁법안을 다시 발의할 것을 요구합니다.
[성명] 정부와 경찰의 선의를 믿으라는 게 개혁인가
- 정부여당의 ‘경찰법 전부개정법률안’ 발의에 부쳐
지난 8월 4일, 정부여당의 ‘경찰법 전부개정법률안’(김영배 의원 대표발의)이 발의되었다. 정부는 출범 초부터 검찰, 경찰, 국정원 등 권력기관 개혁을 강조해왔고 이에 각 기관들은 과거사위, 개혁위 등을 구성해 활동해왔다. 경찰 역시 ‘경찰개혁위’,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를 꾸렸고 각각 제도개선안과 권고조치를 내고 활동을 종료했다. 특히 경찰은 검찰로부터 1차 수사종결권을 가져오고 국정원의 국내 대공수사권을 넘겨받으면서 그 권한과 조직이 커졌고, 민주적 통제와 권한 분산, 축소의 필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대두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지난 3년 여간의 경찰개혁 논의 과정을 거치며 정부여당이 내놓은 경찰개혁안은 ‘앞으로 정말 잘할테니 믿어달라는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민주적 통제, 이건 절대 하지 않겠다는 정부여당
2019년 경찰청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는 용산참사, 쌍용차파업 진압, 밀양 송전탑, 강정마을 해군기지, 백남기 농민 사망, 삼성전자서비스 노조원 시신 탈취 사건에 대해 경찰의 사과와 손배 가압류 철회, 제도개선 등을 권고했다. 지난 10여 년 동안 자행된 경찰에 의한 국가폭력 진상조사가 가능했던 것은 탄핵촛불의 성과다. 하지만 이는 대통령이 탄핵을 당하는 정도는 되어야 경찰에 의한 국가폭력 사건 조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합법의 탈을 쓴 구조적 폭력에 맞서 도심 건물에서, 거리에서, 공장에서, 산 정상에서, 해군기지 건설 부지에서 저항했던 이들은 경찰에 의해 일상이 감시당하고 모욕당하고 짓이겨졌고 죽임을 당했다. 경찰폭력은 합법적인 공권력 행사라는 사법부의 판결로 모두 정당화되었고 국가폭력의 피해자들은 오히려 현행법 위반으로 투옥되고 손해배상 책임을 떠안았다. 이는 경찰력 행사 과정에서의 개별적 일탈이나 남용이 아니었다. 정권의 지시 또는 묵인 하에 이루어지는 공권력에 의한 조직적, 의도적, 반복적 폭력이었다. 얼마나 현장을 신속하게 진압하고 정리했느냐가 경찰력 행사의 유일한 평가기준이 되었고, 그에 따라 지휘 책임자들은 승진이라는 확실한 포상을 받았다.
극우보수 정권의 특수성일까? 그렇지 않다. 노동자의 파업권, 세입자와 지역주민의 생존권, 집회 시위의 권리는 공공안전과 질서, 국책사업과 국가안보 논리, 기업과 건설자본의 이윤논리에 지금도 짓밟히는 기본권이다. 지난 5월, 사드 추가배치를 막는 성주 주민들에게 경찰은 밀양과 다를 바 없는 폭력을 행사했다. 제주에 제 2공항 공사가 시작된다면 강정과 다를까? 공권력 집행의 ‘합법’여부를 넘어, 인권침해의 가능성이 상존하는 경찰력 행사의 목적, 집행과정, 결과에 대한 민주적-인권적 통제가 경찰개혁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정부여당의 경찰개혁법안은 ‘민주적 통제’에 대한 고민이 전혀 없다. 2018년 경찰개혁위는 ‘민주적 통제’ 방안으로 ‘경찰위원회 실질화’와 ‘외부 통제기구 설치’를 권고했지만 발의 법안의 국가경찰위원회는 자문기구에 불과한 현재 경찰위원회와 크게 다를 바 없고 독립적인 외부 통제기구에 대한 구상도 없다. 대통령을 정점으로 13만 명에 이르는 경찰력이 일사분란한 상명하복 체계로 작동하는 상황에서 경찰력은 언제나 정권의 목표와 의지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이를 끊어내는 제도 개혁이 바로 집행력과 전문성을 갖춘 합의제행정기관으로서 ‘경찰위원회 실질화’다. 경찰위원회는 인사권과 예산배정권, 치안정책 수립과 내부 관리감독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경찰 내부의 민주적 통제기구 역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탄핵촛불의 성과로 ‘인권침해사건 진상조사위’가 구성됐지만, 조사권한 등에 있어 경찰 내부 기구라는 한계는 분명했다. 경찰이 진상조사를 거부하면 별다른 방법이 없는 것이다. 독립적이고 상설적인 외부 통제기구에 의한 조사와 감찰기구 역시 필수적이다. 그러나 정부여당 법안에는 이에 대한 방안은 전무했다. 현재 국민권익위와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할 수 있지만 조사권한과 인력에 있어 그 한계가 너무나 분명하다. 정권과 경찰에게 이전 정권 시기 경찰력 행사에 대한 사과와 소소한 제도개선의지를 표명하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광범위한 조사권과 강력한 권고이행 기능을 갖춘 독립적인 외부 조사기구에 의한 경찰력 통제야말로 이들에게 가장 두려운 일인가보다.
경찰 권한 분산과 축소, 하는 척만 하겠다는 정부여당
정부여당은 발의법안이 경찰수사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지방분권에 맞춰 자치경찰제를 전면화하는 것처럼 선전한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경찰에 대한 민주적 통제는 전무한 상태에서 국가경찰, 국가수사본부, 자치경찰, 시도 경찰위원회와 같은 복잡한 지휘체계들을 늘어놓고 있을 뿐이다. 국가수사본부나 시도 경찰위원회에 일정한 지휘권한을 부여하지만 최종인사권은 경찰청장, 청와대가 갖게 되는 구조다. 결국 복잡하게 나뉜 지휘체계를 통해 경찰권한을 분산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단일한 조직구조를 유지하면서 실질적인 권한 분산은 하지 않는 것이다.
업무의 범위를 넘어선 정보의 생산과 수집, 감시가 정보경찰조직을 통해 광범위하게 이루어졌고, 전직 경찰청장 3명이 이와 관련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이번 정부여당 법안은 ‘치안정보’ 개념을 ‘공공안녕에 대한 위험 예방과 대응’으로 변경하면서까지 정보경찰을 존속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있다.
정부여당의 경찰개혁법안은 한 마디로 이전 정권과 자신들은 다르니 믿어달라는 것이다.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경찰을 이용해 기본권 침해와 국가폭력을 자행했고, 선거까지 개입했지만 자기들은 그렇게 경찰력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다짐을 ‘경찰개혁법안’이라는 이름으로 내놓은 꼴이다. 우리는 너희를 믿지 못하겠으니 발의법안 철회하고 ‘민주적 통제’와 ‘경찰권한 분산과 축소’를 이룰 수 있는 경찰개혁법안을 다시 발의하라.
이 문장은 극우 집단의 집회에서 나온 발언도, 어느 극우 웹사이트에 올라온 글도 아니다. 지난 21일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지내고 계신 사회복지법인 대한불교 조계종 나눔의집의 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외벽에 붙은 현수막의 내용이다.
누가 보아도 이는 역사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일본 국적의 직원을 지목하여 게시한 현수막임이 분명하다. 이 직원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자신의 반평생을 바친 사람으로 최근 나눔의집과 관련된 의혹을 밝힌 공익제보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이 직원의 개인사와 무관하게 현수막의 내용은 명백하게 인종차별적이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이주민과 난민에 대한 혐오가 심각한 문제로 떠올랐고 인종차별적 발언이나 현수막 게시 등이 문제가 된 적이 있었지만 이번 사안은 특정인을 대상으로 한 발언이라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하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인종차별적 현수막이 올바른 역사 및 평화와 인권을 이야기하는 나눔의집 부속 건물에 게시된 것이다. 직원들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자 나눔의집 측은 해당 현수막은 돌아가신 할머니들의 유족이 게시한 것이기 때문에 자신들과는 관련이 없다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 현수막은 ‘나눔의집 운영정상화를 위한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원회)의 명의로 게시되었다. 그렇다면 추진위원회는 나눔의집과는 무관하게 운영되는 조직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법인과 아무런 연관이 없는 추진위원회는 어떠한 권한으로 이런 현수막을 설치한 것인가? 특정 직원에 대한 인종차별적 내용이 담긴 현수막을 건물 외벽에 게시한 것에 대해 나눔의집은 어떠한 조치를 취할 책임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인가? 나눔의집의 안일하고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 24일 오전 현수막을 붙인 측에서 현수막을 제거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번 상황에 대한 나눔의집의 책임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나눔의집에 대한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경기도민관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 발표 후 시민사회는 이 사태가 하루빨리 제대로 해결되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여생을 좀 더 편안하게 보내실 수 있기를 염원하였다. 그러나 현재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보면 나눔의집 운영에 책임이 있는 조계종 법인은 이 사태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이기는커녕 변명만을 일삼으며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이번 사건은 나눔의집 법인과 시설 측이 나눔의집과 관련된 총체적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의지도 능력도 없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나눔의집은 시설 내에서 일어난 인종차별행위를 방관한 것에 대해 그 직원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다시는 그러한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예방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궁극적으로 법인은 이 모든 사태에 책임을 지고 나눔의집 운영권을 반납해야 한다. 그것만이 이 사태에 대한 전국민적 비판에 제대로 응답하는 길이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얼마 남지 않은 생을 편안하게 보내실 수 있도록 하는 방법일 것이다.
현재 이 사건에 대해 차별행위로 경기도인권센터로 구제신청이 들어가 있는 상황이다. 비록 현수막은 철거되었지만 경기도인권센터는 이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여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제대로 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앞으로도 시민사회는 이 사건뿐만 아니라 나눔의집 사태가 제대로 해결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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