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잡고 회원 여러분 2016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코로나19 팬데믹이 벌써 몇 개월째인가. 사방이 고요하다. 자발적 자가 격리를 상상한다. 전화 벨소리만 가끔 울어댄다. SNS를 통해 글과 그림으로 소통해보지만 공자 왈, 맹자 왈이다. 벌써 넉 달째 모임을 건너뛰니 멤버들이 은근히 그리워지기도 한다. 소위 허깅(hugging)과 악수 등 스킨십으로 살아온 사회가 사각의 링에서 격전을 앞두고 나누던 주먹을 맞부딪혀 인사를 나누는 사회가 됐다.
사람에게 들어있는 세균이 무서울 텐데, 보이지 않는 세균이 부산행 열차의 그것처럼 사람을 무섭게 만든다. 창살 없는 감옥이다. 사회적이든, 생활 속 격리든 이러한 격리가 우리 지구촌 영장 동물인 인간에게 새로운 질서를 형성할 게 틀림없다. 이러한 갑작스러운 혼돈 속에 인간끼리 갈등이 ‘나’, ‘우리’라는 자기중심적 공동체로 더 심화하고 있는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코로나19를 새로운 팬데믹을 규정한 전 지구적 소용돌이 속에서 느닷없는 문구가 눈에 띈다. ‘부머 리무버(Boomer Remover)’이다. 코로나19의 별명이란다. 그 속뜻을 알고도 남는다. 10~20대 사이에 번진 유행어라고 한다.
‘부머 리무버’는 베이비부머를 제거한다는 뜻이다. 어쩐지 섬뜩하다. ‘제거하다’라는 말은 킬러가 등장하는 폭력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용어다. ‘베이비 부머’는 누구인가. 전쟁 직후 태어난 베이비 러쉬(rush) 세대이다. 소위 ‘구렁이에 들어간 돼지’의 형태(Pig in the python)이니 그래프 상 불룩 불거진 출산 붐 세대이다.
우리는 흔히 미국, 일본, 그리고 한국의 부머를 거론한다. 혈기 왕성한 젊은이가 종전으로 귀가해 생리 현상을 쏟아내 ‘베이비 러쉬’를 이루는 것은 인간을 자연의 한 카테고리에 넣어 당연한 삶의 순리일 것으로 생각했지만, 전문가의 의견은 사뭇 더 사회경제적 논리의 접근으로 부머를 해석한다.
미국의 부머는 ‘상대적 소득(relative income)’으로 설명한다. 미국 세대는 두 개의 광의의 집단(코호트)으로 분류한다. 1946년~1955년 사이에 태어난 집단이니, 2020년 기준으로 65세에서 74세에 이르는 전기(Leading-edge) 부머가 약 38백 만 명이요. 56세에서 64세 이른 후기(Late boomer/trailing-edge) 부머는 1956년~1964년 약 9년 동안 약 37백 만 명이 태어난 집단을 일컫지만, ‘부머’하면 흔히 ‘전기 부머’를 일컫는다.
1940년대 후반에서 1950년대의 대공황과 2차대전, 그리고 전후 경제부흥으로 인한 풍부한 일자리, 낮아진 물질 소유 욕구로 출산 붐을 설명한다. 생활이 어렵지 않았을 이 시대를 지난 다음 세대는 물질에 관해 더 큰 소유욕을 갖지만 경기 후퇴로 인한 구직이 어려워 출산율이 급락하니 부머의 의미가 상대적으로 더해진다.
이렇게 단기간에 거대한 인구가 증가했으니 사회적·경제적으로 큰 변화가 오는 것은 당연한 현상. 첫 번째 경제적 파장은 부머가 언제 나이 들고 은퇴하는 그들을 몇 %나 부양해야 하느냐. 미국 통계 당국은 2020년에는 65%로 시작해 최고 75%까지 부양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반면에 영국의 경우 베이비 부머가 대략 80% 정도 부(富)를 점하고 있다고 하니, 부양과 독점의 양극의 칼날 위에서 춤추는 부머다. 전 국민 ‘집단 면역’이라는 신기한 코로나19 대책을 시도하는 복지국가의 대표국인 스웨덴의 의도가 어디에 있을까.
코로나19로 인구 100만 명 당 사망자가 5.4명으로 지구상 국가 중 제일 높고 미국의 3.6명보다 무려 1.7배가 높다니 혹시 세계 최고 복지국가 복지비용이 많이 드는 늙은이들을 제거하려는 음모가 숨어있진 않을까 하는 생뚱한 생각이 스친다.
그러나 부머는 경제부흥의 주역으로 인생 황금기를 헌신한 집단이다. 이제 그들을 내치려는 극소수로부터의 반란적인 용어의 등장은 그야말로 토사구팽이 될 것이요 연령차별(Ageism)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75세 이상이 감염되는 경우 55세 이하의 경우보다 무려 14배가 사망률이 높다는 뉴스는 부머 리무버 이전에 나이든 인생 황혼기에 오는 자격지심인가보다.
– 글: 한석규 님
“흠! 흠! 엄마 냄새다.”
손자가 잠자리에 들면서 이불과 베개를 번갈아가며 냄새를 맡고 있다.
“베개가 꼬질꼬질해서 빨아야 되겠다.” 내가 장난스럽게 말했다.
“아니! 안 돼! 빨래하면 엄마냄새가 다 없어지잖아”
손자는 엄마가 덮고 자던 이부자리에서 연신 냄새를 맡으며 행복해한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는 세계적으로 펴져 팬데믹 상태가 되었다. 국내에서도 확진가 계속 늘어 코로나19에 언제 어떻게 감염될지 모르는 상황이 두렵기도 하고. 의료직에 있는 딸들도 걱정되었다. 우리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어디서 어떻게 나올지 모르는 불안감에 모임이나 외출도 자제하며 집에만 있었다.
집안에 있는 기간이 길어지면서 답답함과 우울감이 느껴질 때 즈음. 딸한테서 전화가 왔다. 딸이 근무하는 병원에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것이다. 딸도 걱정이지만 손자가 더 걱정되어 한달음에 달려가 데리고 왔다. 손자와 함께 놀아 줄 수 있는 좋은 기회인 것도 같았다. 첫째 손자는 우리 집으로. 둘째는 친가로 갔다.
남편과 둘이 살면서 웃을 일이 별로 없었던 우리부부는 손자를 보며 웃음이 많아졌다. 손자와 함께 텃밭에 나가 땅을 파고 씨앗도 심고 각종 채소들을 가져다 반찬으로 만들어 먹었다. 평소에 먹지 않던 야채를 제 손으로 채취해서인지 잘 먹었다.
시골생활에 잘 적응한 손자는 아침에 눈을 뜨면 “할머니 오늘은 뭐할까“하며 손을 이끌고 밖으로 나가기 일쑤였다. 어제 심은 씨앗의 싹이 나왔는지, 나무의 새싹들은 얼마나 컸는지. 꼬리처럼 졸졸 따라다니며 조잘조잘 데는 손자가 마냥 귀엽기만 했다.
때로는 산과 들로 나가 자연을 관찰하고 토끼풀꽃으로 꽃반지도 만들었다. 도시에서는 할 수 없는 것들에 행복해 하는 손자의 모습을 보며 나도 더불어 행복했다.
이렇게 한 달쯤 지나고 나니 손자의 얼굴이 봄볕에 까맣게 그을었다. 햇볕에 탄 얼굴로 하얀 이를 드러내고 웃는 손자는 건강미 넘치는 시골아이 모습 그대로였다.
그 사이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딸이 근무하는 병원은 더 이상 확산 없이 진정되었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코로나19가 계속 확산되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증가되자 교육부에서는 학생들의 개학을 거듭 연기시키고 수업을 온라인강의로 대체한다고 했다. 그래서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될 손자를 개학 할 때까지 더 돌봐 주기로 했다.
오랫동안 아들과 떨어져있던 딸은 ‘아들이 보고 싶다’며 찾아왔다. 손자는 동생도 없이 오롯이 엄마를 독차지하고 1박 2일을 신나게 보냈다. 이렇게 선물 같은 날을 보낸 손자는 엄마가 집에 갈 시간쯤 되자 한밤만 더 자고 가라고 애원을 했다. 아쉽지만 딸은 다음 주에 또 오겠다고 약속을 하며 새끼손가락을 걸었다. 흐린 낯빛으로 새끼손가락을 거는 손자는 얼굴은 의연했다.
그러나 엄마는 아들과 헤어지기 아쉬운지 “엄마 가니까 서운해? 엄마랑 헤어지기 싫어?”라고 말하자 손자의 얼굴이 금세 굳어졌다.
“왜 그래! 우는 거야? 엄마의 말에 애써 참아왔던 손자의 눈물샘이 폭발하고 말았다. “엄마 가지 마! 안 가면 안 돼?” 하며 손자는 울며 매달렸다. 엄마에게 울며 매달리는 손자를 차마 눈물 없이는 볼 수가 없었다.
그러나 엄마는 내일 근무를 위해 매정하게 가야만 했다. 한 번 폭발한 손자의 눈물은 그칠 줄 몰랐다. 잠이 들 때까지 울고 또 울었다. 꿈속에서도 흐느꼈다. 이제 초등학생이 되어 다 큰 줄만 알았는데 아직도 아기구나 하는 생각에 측은하고 안쓰러웠다.
다음날 아침. 배시시 눈을 뜨며 “할머니! 오늘은 뭐 할까?”라고 말하는 손자가 너무 예뻐서 품안에 꼭 안아 주었다. 온 몸에 전율이 흐르는 것 같았다. 다행히 손자는 어제 일을 잊은 듯이 내 꽁무니를 졸랑졸랑 따라 다녔다.
그날 밤. 손자는 엄마가 보고 싶은지 영상통화를 했다. 그러고는 또 다시 이불위에 쪼그리고 엎드려 연신 베개와 이불에서 엄마냄새를 맡는다. 한참동안 냄새를 맡던 베개를 발끝 저만치에 던져둔다. 평소에 엄마냄새를 맡으며 안고 자던 베개인지라 의아해서 물었다.
“엄마 냄새나는 베개를 안고 자야지 왜 던져 놔?”
“내가 엄마냄새를 다 맡아버리면 엄마냄새가 없어져서 못 맡을 것 아니야.” 손자의 말에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는 것 같았다. 저 어린것이 말은 안 해도 엄마가 얼마나 보고 싶으면 저럴까 싶었다. 내가 천년만년 데리고 살 것도 아닌데 엄마를 저토록 그리워하게 해야될까 싶어서 딸 집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손자와 함께 짐을 싸 들고 딸집으로 향했다.
손자가 엄마냄새를 실컷 맡을 수 있도록 말이다.
손자와 함께 하루하루 행복하게 보낸 한 달은 코로나19가 내게 준 최고의 선물이었다.
– 글: 진선주 님
– 사진: 이미지 활용 사진
전 세계에서는 포스트 코로나(Post COVID-19) 시대를 앞두고 의료 리빙랩의 역할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유럽 전 지역의 400개가 넘는 리빙랩이 모인 국제적 연합체인 유럽리빙랩네트워크(European Network of Living Lab,이하 ENoLL)는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COVID-19: Current actions preparing our digital societies for a post-COVID future)와 관련해 연속적으로 웨비나(자세히 보기)를 열고 있습니다.
지난 2일 열린 웨비나에서는 ‘의료시스템을 혁신하는 지역사회: 코로나19에 대한 대응과 무엇이 남을 것인가(Communities innovating around the health system: the reaction to the COVID-19 emergency and what will remain)’라는 주제에 따라 세 명의 발제자들이 각 나라의 의료 시스템의 개선 필요성과 리빙랩을 통한 시민의 역할을 논했습니다. 이번 편에서는 호주의 의료리빙랩에 관해 전합니다.
호주의 모던 에이징 글로벌 센터(이하 GCMA)는 2018년에 설립되어 정부, 비즈니스, 연구원 그리고 노년층이 함께 현대 고령화를 개선·반영하는 솔루션을 찾고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GCMA는 노년층을 중심 주체로 코로나19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이를 토대로 인사이트를 발견하고, 그에 맞는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합니다.
이날 에이미 윌슨 박사가 전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 영향에도 희망을 발견했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응답자의 19%는 팬데믹으로 인해 사회적 결속력과 웰빙과 관련해 긍정적인 결과를 경험했다고 말했습니다.
10명 중 8명은 코로나19로 인해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점을 경험했으며, 5명 중 1명은 화상 전화나 웨비나와 같은 새로운 기술을 접하는 기회가 되었다고 답했습니다. 이뿐 아니라, 노년층 29%는 소셜미디어의 사용이 늘어났으며, 61%의 응답자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화상 전화를 이용한 사회적 연결을 느낀다고 밝혔습니다. (업무전화 61% 중 30% / 사적인 전화 44% 중 29%). 또 5명 중 1명은 온라인 서비스, 물건 구입 등 인터넷을 통한 서비스의 개선을 경험했다고 전했습니다.
GCMA는 설문조사를 통해 많은 노년층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자기성찰적인 자세를 가지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혁신 기업과의 활발한 소통과 연결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시민참여형 리빙랩을 통해 기술 격차로 인한 세대 간 갈등을 좁히고, 개인 간 연결과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를 ‘디지털 솔루션’이라 정의내리며, 사회적 가치의 변화를 반영하고, 모든 연령층의 연결을 강화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현장의 최종사용자는 시민, 시민참여가 핵심
이번 ENoLL의 코로나 웨비나에서 공유된 3가지 사례(갈리시아 의료리빙랩, EIT 의료리빙랩, 모던 에이징 글로벌 센터)를 통해 △환자의 주체성 강화 △각 영역간 상호협력 △코로나19로 인한 긍정적인 변화(시니어의 기술 적응력 확인)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각 리빙랩 간의 세부적으로 추구하는 바는 다르지만 궁극적으로 환자(시민) 스스로 가지는 주체성에 대한 강조와 현장의 사용자와 함께 대안을 협의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리빙랩은 현장의 최종 사용자인 시민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문제점을 당사자의 이야기로 전달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시민의 주체성에 집중한 의료 리빙랩으로는 온랩(OnLAB)1)의 사례를 살펴볼 수 있는데요. 온랩에 참여하는 주체는 암 경험자로서 일상에서 마주하는 불편함을 느끼고, 사회적 편견과 부족한 지원제도에 대한 문제를 정의하고 있습니다. 문제 해결을 위한 아이디어를 내고, 암 경험자와 비경험자 간 조화로운 공동체를 이루기 위해 시민 스스로 주체가 되어 참여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에서도 시민참여형 사회혁신에 관한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정책브리핑 자료에 따르면 지역 맞춤형 사회문제를 해결을 위해 리빙랩 기반의 연구개발에 180억 원(2020년 예산)을 지원했으나 한국의 리빙랩에서 시민참여를 요구하는 목소리는 비교적 작은 편입니다.
예컨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행정안전부의 공동 추진 사업인 ‘국민생활안전 긴급대응연구’는 작년에 비해 22억 원 더해 총 50억 원의 사업으로 확대했지만, 리빙랩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도 시민참여에 대한 고민이 부족한 점이 한계로 나타났습니다.2) 시민과 함께 문제를 발견해 해결책을 모색하기보다 시민은 기관에서 준비한 연구를 실증하는 시민 체험단의 구성원으로 참여하는 데 그치고 있습니다.
리빙랩은 지역의 상황에 따라 주민이 지역 문제를 제기해 사회혁신을 이뤄내는 과정이기 때문에 지역별 다양한 모델을 갖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리빙랩의 존재 이유는 ‘시민이 주체가 된다’라는 데 있습니다. 해외 리빙랩 사례를 무조건 따를 필요는 없지만, 국내 리빙랩의 운영 방식에서 시민참여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방향이 필요합니다. 국내 보건 의료 영역에서 리빙랩의 역할은 시민, 이해관계자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발굴하고 더 나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합니다.
– 글: 정보라 경영지원실 연구원
각주
1) OnLAB: Open Living Lab for Cancer Survivors (링크)
2) 동아사이언스, ‘3책5공’ 때문에 최고 권위자도 참여못한다… 코로나19 긴급대응연구사업 곳곳 ‘구멍’(링크)
3) 행정안전부 보도자료(링크)
전 세계에서는 포스트 코로나(Post COVID-19) 시대를 앞두고 리빙랩의 역할에 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습니다. 유럽 전 지역의 400개가 넘는 리빙랩이 모인 국제적 연합체인 유럽리빙랩네트워크(European Network of Living Lab,이하 ENoLL)는 지난 4월부터 코로나19(COVID-19: Current actions preparing our digital societies for a post-COVID future)와 관련해 연속적으로 웨비나(자세히 보기)를 열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한국을 포함한 전세계 학생들은 강의실이 아닌, 인터넷 화면을 통해 선생님을 만나고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많은 대학이 내년 여름까지 대면 강의를 취소하고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할 예정인데요. 지난 6월 16일 ENoLL의 코로나 웨비나에 참석한 발제자들은 어떻게 교육을 디지털화할 것인 지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다시금 드러난 ‘온라인 교육 격차’
두 번째 스피커로 나선 핀란드 탐페레 대학(Tampere University of Applied Sciences)의 파코 테라스 교수는 BUKA 프로젝트와 CARDE 리서치 그룹(홈페이지)에서 공통된 문제점을 발견하고, ‘온라인 학습 유토피아’에 실현하는데 어떤 방법론이 필요한지 분석했습니다.
문제점으로 핀란드를 포함한 유럽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 개발도상국 간 ‘온라인 학습’ 격차를 꼽았습니다.
첫째, 개발도상국의 외딴 지역에서는 인터넷 접근성이 낮고, 기본적 사회자본이 부족합니다. 실제 10명 중 4명의 학생이 인터넷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둘째, 무료 기술력, 콘텐츠, 플랫폼과 같은 해결책이 임시방편으로 제시되고 있는데, 향후 이를 변경하는 데 어려움이 뒤따를 것이라 예상됩니다.
왜냐면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임시로 제시된 해결책(플랫폼, 툴)이 온라인 학습의 기초로 자리 잡고, 학습 과정이 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셋째, 부족한 정보 전달성도 지적됐습니다. 온라인 학습에 다룰 때 교육학적 접근법에 관한 낮은 전문성이 정보 전달하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온라인 학습을 관리 차원에서 효율적이고, 무한 재생이 가능하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온라인 학습에 관한 준비가 부족한 게 현실입니다.
테라스 교수는 온라인 학습이 원활하게 자리 잡기 위한 요소가 무엇인지 제시했습니다. 우선 인터넷 접근성 문제를 해결해야 합니다. 모두가 평등하게 온라인 학습을 받을 수 있도록 기본적 토대를 갖춰야 합니다. 이러한 플랫폼과 기술은 교육학적인 접근으로 의미 있게 활용돼야 합니다. 단순히 일회성 또는 일방향 교육이 아닌 다방면적인 접근법을 개발해야 합니다.
예컨대 교육자 전문가를 육성해 온라인 학습 효과를 높이는 교육 방법과 어떻게 수업을 설계해야 할지 연구하는 ‘러닝 디자인’이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디지털 교육을 관리하는 전문가 양성도 요구됩니다. 온라인 교육 콘텐츠를 생산하는 교육자뿐 아니라 이를 소비하는 학생에게도 리더십, 비판적 사고 및 분석, 이해력 향상을 꾀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위기를 미래로… 더 나은 교육을 위한 기반 마련 필요
현재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큰 위기를 겪고 있습니다. 더 나은 교육을 위해 다양한 대안을 연구하는 기관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CHE(Council on Higher Education, 이하 CHE) 사례를 통해 교육의 미래를 살펴봅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도 코로나19로 인해 교과과정 관련해 모두 온라인학습으로 전환되었습니다. 하지만 CHE 조사에 따르면 앞서 언급한 개발도상국 사례처럼 학생 10명 중 4명은 인터넷 접근에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설사 인터넷 접근이 원활하더라도 대부분 스마트폰을 통한 학습이 가능할 뿐 온라인 학습을 위한 최상의 환경을 갖추지 못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CHE는 정부 지원으로 최적화된 인터넷 접근성과 설비를 갖추었고, 학습 관리 시스템으로 모든 과정을 온라인으로 전환했습니다.
발제자로 나선 내런드 배너스(Narend Baijnath)는 만연한 가난과 불평등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개발도상국에서는 학생들의 인터넷 접근성뿐 아니라 온라인 학습을 위한 장비가 턱없이 부족하기에 기기 보급을 통해 평등한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교육 평등을 실현하려는 CHE의 설립목적처럼 단 한 명의 학생도 교육에서 소외되지 않은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어 오픈교육자료(OER, Open Education Resources)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더 나은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펀딩 모델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향후 오픈교육자료를 활용해 더 나은 교육 자료 제작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밖에 △데이터 축적과 분석 △재난 시 수업-학습-평가 관리 전략 구축 △기관과 국경을 넘나드는 협업 △온라인 평가에 관한 투자 △모든 분야의 디지털화(건축, 학습 체계, 비즈니스 프로세스, 학습교재) 등 다양한 부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다양한 목소리도 필요
이번 ENoLL의 코로나 웨비나에서 발제자들은 코로나19에 대응하는 대학과 교육의 디지털화 문제를 논했습니다. 스페인의 미디어랩에서는 대학과 기관의 참여리더십으로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원격교육 환경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핀란드에서는 교육의 디지털화를 위한 구체적인 지침을 제시함으로써 온라인 학습으로 전환되는 것을 대비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인프라 구축 및 평등한 교육 기회 제공에 힘써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코로나 웨비나에서는 교육 혹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교육 기관과 단체 관점으로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바라봤다면, 향후 교육의 최종 수용자인 학생은 ‘비대면 시대’를 어떻게 통과하고 있고, 어떠한 영향을 받고 있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지역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학교, 학생, 교육자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한 곳에 모여 문제를 해결하려는 리빙랩의 역할이 절실합니다.
– 글: 정보라 경영지원실 연구원
지난 2월 이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는 전 세계를 뒤흔들 정도로 번지면서 수많은 생명을 앗아갔을 뿐 아니라 사회적·경제적 문제를 낳았습니다.
코로나19, 일과 삶을 파고든 위기, 그리고 변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거나 생계를 위협받았고, 비말에 의한 감염에 따른 공포 분위기가 만연하기도 했습니다. 일상을 깊숙이 파고든 코로나19는 우리 사회의 이면을 들추기도 했습니다. 무차별적으로 지역·인종 혐오를 부추기는 말들이 쏟아지기도 했고, 사회적으로 가장 취약한 사람들이 격리에 따른 피해를 입는 현실을 목도했습니다.
코로나19 전과 후로 나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모든 분야에서 변화가 불가피해졌습니다. 사람과 사람이 직접 만나는 대면 중심의 네트워크 방식을 온라인으로 전면적으로 바꿔야 하는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교육, 일터, 의료 분야 등에서도 비대면 전환을 꾀하고 있습니다.
그만큼 코로나19 이전의 일상으로는 돌아갈 수 없기에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야 하는 ‘뉴노멀’의 흐름을 타고 화상회의, 원격근무, 웨비나 등 기술에 적응해야 하는 과제를 남기고 있습니다. 코로나19에 따른 사회 변화 속에서 희망제작소는 사회혁신 관점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시민 당사자 중심으로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 다양한 주체들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다양한 부서와 협업, 그리고 시민의 목소리에 귀기울여
희망제작소는 다양한 관점으로 코로나19를 바라보기 위해 부서와 협업해 기획연재를 진행했습니다. 기획팀, 자치분권센터는 지방정부와 분야별 전문가의 의견을 청취했고, 이음센터에서는 코로나19를 겪고 있는 후원회원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습니다. 또 시민들이 직접 바라본 코로나19에 대한 경험을 공동체, 일상, 회복, 희망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에세이 공모를 진행했습니다.
지난 3월 26일부터 6월 30일까지 지방정부, 시민사회, 분야별 전문가 주제별로 묶은 기획연재 10편과 자발적인 참여로 들려주신 시민에세이 21편(공모글 포함), 총 31개의 콘텐츠를 발행했습니다.
기획연재 중에서는 권선필 목원대 행정학과 교수와의 화상 인터뷰를 담은 “코로나19, 관계의 새로운 발견을 요구해”편이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권 교수는 ‘물리적 거리두기’가 한창 진행되던 때 지역 네트워크 기반의 공동체 활동은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에 관한 고민을 나눴습니다.
권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해 관계의 확장 추세에서 지근거리의 관계를 다시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며 지속가능한 대면 관계에 대한 점검, 가까운 주변 사람들과 신뢰를 쌓은 다음에 협력하는 방식, 관계에 대한 새로운 측면을 발견해 공동체로 연결하는 지점을 찾아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시민들이 직접 수필, 에세이, 편지 등 자유로운 방식으로 글을 내는 공모전에서는 주부, 직장인, 청년, 시니어, 결혼을 앞둔 부부 등 다양한 경험담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결혼식을 연기할 수밖에 없었던 시민 김정아 님의 ‘코로나 그리고 결혼’ 편이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대다수 언론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현황과 피해, 혹은 사회적 관심이 필요한 의제 설정에 주력했다면 희망제작소에서는 코로나19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어려움 속에서도 소소한 희망을 발견하는 시민의 목소리를 주목했습니다. 코로나19와 일상이 연결된 상황에서 나름대로 문제를 해석하고, 대안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시민의 힘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잠잠하던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요즘, 각자 서 있는 자리에서 감염 예방 수칙을 지켜나가는 동시에 가까운 관계에서부터 작은 희망들을 찾아가는 일상을 이어나가길 바랍니다. 희망제작소의 코로나19 관련 기획연재에 함께 해주신 시민들과 협업에 동참해주신 기관 및 관계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코로나19 기획연재
[기획연재①] 코로나19, 위기 속 빛나는 대응
[기획연재②] 코로나19, 지방정부의 대응
[기획연재③] 김승수 전주시장, 시민의 절박함에 사회적 연대로 답하다
[기획연재④] 문석진 서대문구청장, 코로나19 이후 자치분권은 시대적 요구
[기획연재⑤] “코로나19, 관계의 새로운 발견을 요구해”
[기획연재⑥] 희망제작소 후원회원이 본 코로나19, 당연한 것을 지키는 사회
[기획연재⑦] “사회적 돌봄의 현실이 그대로 드러나”
[기획연재⑧/기고] 코로나 19 대응과 보건의료의 개편 방향
[기획연재⑨/기고] 재난긴급지원금과 기본소득
[기획연재⑩/기고] 코로나19와 사회경제 정책전환 제언
[시민에세이①] 코로나19가 선생이네
[시민에세이②] 코로나19가 남긴 “How are you?”
[시민에세이③] 코로나19로 인해 바꾼 삶의 목표
[시민에세이④] 우리, 봄을 잃고 다시 얻다
[시민에세이⑤] 재난소득기부운동을 하면서
[시민에세이⑥] 코로나와 나의 일상
[시민에세이⑦] 온라인수업, 돌발상황이 없기를!
[시민에세이⑧] 엄마의 반성문
[시민에세이⑨] 영상통화로 만나는 남편
[시민에세이⑩] 마스크찬가
[시민에세이⑪] “마스크하면 핑크퐁 노래 잘 할 수 있어!”
[시민에세이⑫] 가족과의 소중한 시간
[시민에세이⑬] “결국 그래도 사람이더라”
[시민에세이⑭] 푸른 숲, 우리 집
[시민에세이⑮] 사이버러버
[시민에세이⑯] 꿈속에서의 대화
[시민에세이⑰] 우리와 앞으로 계속 함께할
[시민에세이⑱] 코로나 그리고 결혼
[시민에세이⑲] 부머 리무버
[시민에세이⑳] 코로나19가 내게 준 행복
– 글: 미디어센터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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