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를 잡아먹는 미친 짓에 대한 단상

고래를 잡아먹는 미친 짓에 대한 단상
-외경에 대하여
[caption id="attachment_155827" align="aligncenter" width="620"]
고래 ⓒChristopher Michel[/caption]
100미터를 달리는 단거리 스프린터가 초반 작은 보폭으로 추진력을 만들어 겨우 전력을 쏟아 부은 큰 보폭으로 전환하게 되는 거리가 20미터이다. 그는 20미터가 넘는 신장을 가진 지구상의 유일한 생명체다. 그는 또 인간의 가청역을 넘나드는 엄청난 음역으로 노래하는 가수다. 그는 숨을 참고 한 시간 이상 견딜 수 있는 인내의 표상과 같은 존재이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놀라운 심폐능력의 소유자다. 위치추적기를 단 한 종은 해저 3킬로미터까지 잠수했고 그의 잠수시간은 거의 140분에 달했다. 그는 자녀를 낳아 지성으로 젖 먹여 키우면서 이웃들과 함께 양육하는 매우 사회적인 생명체다. 남극에서 북극에 이르는 대항해를 일생에 걸쳐 행하는 대단한 행동가이자, 사랑하는 터에 붙박고 그 터의 변화를 함께 겪으며 늙어가는 생명체이기도 하다. 그들의 족속은 놀라울 만큼 다양한 생태적 차이를 가진, 종별로 매우 독립적이고 독특한 생명활동을 하는 존재다. 신·비·롭·다! 입을 열어 꼭 그렇게 말해야 할 것 같은 이 생명체의 이름은 고래다.
1700년대에 시작된 포경은 1985년 상업포경이 금지됐다. 20세기 들어서만 300만 마리에 가까운 고래들이 포경선의 작살을 맞았다. 지난 세기 초부터 1962년까지 가장 인기 있는 고래잡이 대상이었던 향유고래 포획 수는 그 전 200년 동안 잡혔던 향유고래의 수와 같다(Marine Fisheries Review, 2013 No3.). 포경 300년간 향유고래만 100만 마리 이상 희생됐다. 1879년 에디슨의 전구 발명을 과학의 진보로만 기억해서는 안 된다. 전구는 고래기름이 없어도 어둠을 밝힐 수 있는 현실을 만들었고 그것은 무엇보다 생태적 진보에 기여했다.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딕』(1851)은 성서적 전통에 의지한 작명법으로 캐릭터를 명명했다. 거대한 향유고래 ‘모비딕’에게 다리를 잃은 뒤 온 마음을 모비딕에게 빼앗겨 일생 그 뒤를 쫓는 에이허브 선장은 구약의 폭군 ‘야합’의 영어식 표현이다. 화자인 이슈메일 또한 예수의 조상 아브라함이 하녀와의 사이에서 낳고 나중에 사막으로 추방한 아들인 ‘이스마엘’의 치환이다. 폭군은 자연-모비딕에게 대항해 그의 전 세계인 포경선, 피쿼드호와 그 세계의 신민들인 선원들의 몰살을 불러온다. 오직 고래를 잡아 죽이는 세계와 불화하면서 고래의 세계를 경이의 눈으로 관찰하던 이슈메일이라는 정신적 망명객, 아니 이기심으로 자연을 해치다가 자연의 반격에 복수심을 품는 것이 당연한 세계가 뱉어버린 추방자만이 살아 남는다.
모비딕이 이슈메일을 의도적으로 살려준 것으로 소설은 묘사한다. 그것은 관용이 아니라 기록하고 전하라는 요구였을 것이다. 함께 살려 하지 않는 자들은 함께 죽을 뿐이라는 ‘생태적 진실의 전령이 되라’는 모비딕의 요구는 그 뒤로도 다른 작품들에서 문학적 형상화를 거쳐 되풀이 된다. 그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루이스 세풀베다가 1989년에 발표한 『세상 끝으로의 항해』다.
1985년 상업포경 금지에도 일본은 대규모 포경선단을 조직해 남극으로 고래잡이에 나서왔다. 그들을 막기 위해 늙은 어부가 배를 몰아 포경선단이 고래떼를 학살하는 현장에 진입한다. 분노한 포경선 수부들에게 어부가 해를 입게 됐을 때다. 그 때까지 일족의 학살을 운명으로 받아 들인 듯 죽음을 맞던 고래들이 포경선을 들이받기 시작했다. 자신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거는 작은 구원자를 지키기 위해 고래들이 학살자의 배를 공격하는 그 대목이 이 소설의 백미다. 고래들은 목숨을 잃는다. 어부는 살아남아 이 얘기를 작중화자에게 전하는 또 다른 화자가 된다. 생태적 진실의 기록자들을 살리는 두 소설 속 고래의 선택은 그저 문학적 상상력의 결과만은 아니다. 조난당한 선원과 승객을 살리는 돌고래의 실화 등이 다수 존재한다. 고래는 다른 생명의 고통에 감응하고 적극적으로 구원하는 공감능력을 가진 생명체다.
[caption id="attachment_155828" align="aligncenter" width="620"]
고래 잡는 포경선[/caption]
일본의 포경, 이른바 과학포경은 오늘날에도 계속되고 있다. 너무나 공공연히 포경선단을 운용하는 일에 분개한 세계시민들이 이들을 국제사법재판소에 고소했고 국제사업재판소는 ‘일본은 포경을 금지하라!’고 판결했다. 일본은 그 판결에도 아랑곳 않고 ‘식문화를 재판할 수 없다.’며 포경을 계속하고 있다. 일본 전역에 고래고기를 공급하는 상업 네트워크가 존재하고 과학포경선단이 잡아온 고래들이 해체되어 그 네트워크를 타고 식재료로 공급된다. 한국 또한 고래고기를 먹는다. 장생포의 고래축제는 사실 비의도적인 고래 혼획을 핑계로 그물로 잡은 고래들을 해체해 팔고 사먹는 현장이 된 지 오래다. 온라인에서 고래고기 또는 울산 고래고기를 치면 고래고기를 파는 식당들과 체험기가 쏟아진다. 심지어 서울에서도 고래고기를 파는 식당들이 꽤 된다.
CITES(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종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 사무국과 그린피스 인터내셔날의 보고서에 의하면 한국은 연간 80마리 이상의 비의도적 혼획이 발생하지만, 단 한 마리도 도로 풀어주지 않는 나라다. 또 혼획되는 수보다 2~3배나 많은 고래고기들이 시장에서 소비되는 나라이기도 하다.
장생포의 고래박물관에 가면 과거 고래바다(鯨海)라고 동해가 불리던 시절부터 국내 포경산업이 쇠퇴할 당시까지의 기록을 볼 수 있다. 박물관 전시품 중 고래잡이 작살을 보면, 그 놀라운 살해의 집요성에 흠칫 놀랄 수밖에 없다. 일반적인 살촉이라면 두 개의 미늘이 역진하면 살이 찢기는 역방향으로 갈라진다. 예를 들어 화살은 두 미늘 모양이 같다. 고래 작살의 미늘은 한 끝이 더 길고 굽어 있다. 그 미늘 끝에는 날이 서 있다. 한 번 고래의 몸을 뚫고 들어가면 고래가 어떤 몸부림을 치더라도 빠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고래 작살의 미늘은 굽어진 것이다. 살해를 위한 고도의 집중력이 작살에 투영돼 있는 것이다.
사람은 ‘그가 먹는 바로 그 존재’라고 『황제내경』은 말한다. 소, 돼지, 닭을 길러먹는 것이 고래를 잡아먹는 것보다 문명인으로서 올바른 처세라고 잘라 말할 순 없다. 육식문명 자체가 문제라고 단칼에 자를 수도 없다. 다른 생명에 칼을 넣어 그 살을 먹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것이 인간이라 해도, 이미 인간에 의해 멸종에 이르렀던 바다의 일족이 이제 겨우 멸종으로 치닫던 운명을 간신히 돌이키려 하는 때에 여전히 자신의 혀를 즐겁게 하려고 살해자가 되는 일은, 단언컨대 문명인의 처사가 아니다. 그는 여전히 먹고 먹히는 야수들의 세계에 사는 자다. 그것을 ‘당연하다!’거나 ‘별 생각 없다!’고 받아들이는 사람일지라도, 그렇다면, ‘그대 또한 희생자의 대접을 받아도 마땅한 사냥꾼이자 먹이’라는 생태적 진실만은 끝내 흔쾌히 수긍하지 못할 것이다.
고래가 유달리 멋진 생명체니까 존중받아야 하는 게 아니다. 생명에 대한 외경심은 종을 가리지 않는다. 그가 없이 살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서로를 ‘놀라운 생명체’로서 존중한다. 이 마음을 잃는다면, 더 이상 아무 것도 무서워 않는 인류라는 종은 결국 제 종족의 생명마저 존중하지 않게 될 것이다. 그것은 자연의 말 없는 희생이 인류에게 돌려주는 가장 큰 복수이다. 고래를 먹는 일은 인간의 미래를 먹는 일이다.
글 / 박현철 편집주간










11일 오전 서울 AK플라자 구로본점 앞에서 가습기살균제피해자가족모임과 가습기넷 회원들이 '가습기살균제 참사 살인기업 처벌촉구 시리즈캠페인 23차 기자회견'을 열고 애경산업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고 있다. ⓒ 가습기넷[/caption]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의 가족이 "내 아이와 내 아내가 하늘에서 보고 있다" 손피켓을 들고 있다.ⓒ 가습기넷[/caption]
천식을 앓고 있는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매서운 칼바람에도 기자회견에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피해자가 들고 있는 제품은 애경산업이 판매한 '가습기메이트' 제품이다. ⓒ 가습기넷[/caption]
※ 환경운동연합 생활환경 캠페인은 노란리본기금의 후원으로 진행됩니다.



한국여성재단(이혜경 이사장)은 (유)체리츠(이수진 대표이사)와 함께 지난 2017년 12월 14일 본 재단 1층 박영숙홀에서 기부금 전달식을 가졌다. 2017년 후원의밤 행사를 통해 기부가 이루어진 체리츠의 일천만원 기부금은 한국여성재단이 2018년에도 공익사업을 잘 진행해 갈 수 있도록 엔진이 되어 줄 재단운영비 자원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낙동강 보의 수문을 열자, 황강 합수부에 돌아온 거대한 모래톱. 합천보 쪽으로 드문드문 보이는 모래톱까지 상당히 넓은 면적의 모래톱이 돌아왔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6559" align="aligncenter" width="640"]
돌아온 모래톱은 강 반대편까지 길게 뻗어있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돌아온 모래톱이 강 건너편까지 길게 뻗어 곧 강 전체를 완전히 뒤덮을 것 같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그것은 식물사회학이자, 저서 《식물생태보감》으로 유명한 계명대학교 생물학과 김종원 교수가 말하는 4대강사업의 가장 심각한 생태적 문제인 이른바 "건너지 못하는 강으로서의 4대강사업의 병폐"를 극복하게 되는 현장이다.
4대강사업은 수심을 평균 6m 깊이로 맞추고 거대한 보로 강물을 막았다. 평균 강깊이가 6m이고, 깊은 곳은 10m가 넘어가는 곳도 있다. 그동안 낙동강을 맘껏 건너다녔던 야생동물들은 더 이상 강을 건너지 못하게 되어, 서식처가 반토막 난 결과를 초래하게 되었다.
김종원 교수는 "서식처가 반토막 나면서 야생동물의 로드킬도 많이 늘어날 것"이라 했고, 그의 주장대로 강 주변에서는 심심치 않게 로드킬 현장이 목격되었다.
[caption id="attachment_186561" align="aligncenter" width="640"]
낙동강 네트워크 소속 단체 회원들이 낙동강으로 걸어 들어가, 되돌아 온 모래톱 위를 밟아보고 있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그래서일까? 모래톱 곳곳에서 수달의 흔적이 발견된다. 수달이 놀고 간 모래톱의 흔적과 그 위에 싸놓은 앙증맞은 수달 똥(이날 수달 똥에는 기생충인 리굴라 촌충이 포함돼 있었다. 아마도 기생충에 감염된 물고기를 잡아먹어 배변을 통해 바깥으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 이런 배설물의 흔적은 낙동강에서 왕왕 목격이 되었다)은 이곳의 낙동강 생태계가 되살아나고 있다는 증거이리라.
[caption id="attachment_186562" align="aligncenter" width="640"]
모래톱 위를 수달이 놀고 간 흔적. 모래톱이 복원되면서 강이 되살아나자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수달도 돌아왔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86563" align="aligncenter" width="640"]
수달 똥. 그 속에서 리굴라 촌충이 나왔다. 기생충에 감염된 물고기를 잡아먹었으리라. 낙동강 물고기의 기생충 감염은 하루이틀 문제가 아니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이곳 황강 합수부 일대는 창녕함안보(이하 함안보) 관리수위의 영향을 받는데, 12월 12일 현재 함안보의 수위는 2.8m로 원래 관리수위 4.8m에서 2m가량 수위를 내린 것이다. 최대 2.2m까지 내리기로 했으니 60cm가량 수위가 더 내려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이 모래톱이 또 어떻게 변할지 기대가 앞선다.
황강 합수부는 황강에서 흘러들어오는 맑은 물줄기가 그대로 낙동강으로 유입되고, 드넓고 깨끗한 모래톱이 형성돼 있기 때문에 이곳에 서면 이전의 낙동강 모습이 그대로 복원된 듯 여겨진다.
[caption id="attachment_186564" align="aligncenter" width="640"]
낙동강 황강 합수부가 4대강사업 이전의 모습으로 거의 돌아왔다. 강의 복원력은 실로 무서울정도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강의 무서운 복원력을 확인할 수 있은 곳이랄까. 그래서 이곳을 찾는 발걸음이 가볍고, 대자연의 경외감을 절로 느끼게 된다.
합천보 수문을 열기 전 낙동강 강물이 역류해 회천의 모래톱을 완전히 뒤덮은 모습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이후 회천의 모래톱을 구경할 수 없게 되었다. 그 많던 회천의 재첩도 동시에 자취를 감춰버렸다. 모래톱 위로 펄이 쌓이면서 그 맑던 회천의 강물은 이상 물놀이를 할 수 없을 정도가 되었다.
그런 회천이 합천보 수문을 열자 변화가 찾아왔다. 12일 현재 합천보 수위가 2.7m내려가자 회천에 놀라운 변화가 시작되었다. 아직 합수부는 물에 잠겨 있지만, 상류 1km 지점부터 모래톱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강물이 빠지자 되돌아온 회천의 모래톱이 4대강사업 이전의 모습에 가깝게 되돌아왔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그녀는 또 힘주어 말했다.
합천보 수문을 열자 강물이 빠지면서 달성보 아래 하상이 드러났다. 강 바닥에 모래 대신 사석이 가득하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주변에서 발견한 사석 망태가 그 이유를 설명해주고 있었다. 달성보 하류의 심각한 세굴현상을 막기 위해 4대강 공사 당시 엄청난 양의 사석 망태를 달성보 아래에 집어넣었다. 그 모습을 당시 현장 모니터링을 하던 기자도 목격했다.
가톨릭관동대 박창근 교수는 달성보 하류가 모래 대신 사석들로 채워진 까닭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세굴 현상을 막기 위해 보 바로 아래 집어넣었던 사석 망태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이런 모습은 합천보 하류에서 그대로 목격되는 바다. 흐르는 강을 인위적인 구조물로 막았고, 그 구조물은 강한 강물의 힘을 받으면서 조금씩 균열이 일어나게 마련인 것이다. 그 균열의 일단을 우리는 저 사석 더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모습은 합천보 하류에서 그대로 목격된다. 흐르는 강을 인위적인 구조물로 막았고, 그 구조물은 강한 강물의 힘을 받으면서 조금씩 균열이 일어난다. 그 균열의 일단을 우리는 저 사석 더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달성보 고정보의 누수 흔적도 발견됐다. 고정보에서 물이 새고 겨울동안 얼어 팽창되면 누수는 가속화될 것이 뻔하다. 거대한 바윗돌도 반복되는 한 방울의 물 때문에 깨지기 마련이다.
[caption id="attachment_186569" align="aligncenter" width="640"]
달성보 고정보의 누수 흔적. 보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황강에서 맑은 물과 모래가 계속해서 흘러들어온다. 낙동강 보의 수문을 모두 열어라. 그러면 낙동강이 흐를 것이고, 흐르는 낙동강은 저 황강처럼 회복될 것이다. ⓒ 대구환경연합 정수근[/caption]
그 모습이 기다려진다. 정부는 낙동강 6개 보의 추가개방을 약속했다. 다만 내년 봄 농번기가 시작되면 일부 보의 수문을 다시 닫기로 했다. 내년 봄까지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이번 보 개방은 보의 존치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모니터링 과정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강의 변화는 상당히 중요한 의미가 있다.
문의 : 물순환팀 02-735-7066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