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60.6%가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보도가 사라졌다. 최근 참여연대가 우리리서치에 의뢰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미디어계 최대현안인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에 응답자의 다수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결과가 발표되자 언론보도가 쏟아졌다. 그런데 그 중 일부가 돌연 삭제되는 일이 벌어졌다. 대체 무슨 이유로 보도가 사라지게 된 걸까?
언론사가 한번 출고한 기사를 스스로 삭제하는 것은 결코 흔한 일이 아니다. 보도내용에 심각한 오류가 발견되었을 때나 있을 법한 일이다. 사라진 기사들은 참여연대의 여론조사 결과를 단순 전달하는 기사였다. 게다가 해당 기사들은 질문 문항을 적시하여 독자들이 여론조사의 공정성을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했다. 누가 봐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기사였다.
이렇게 멀쩡한 기사들이 돌연 삭제되다보니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 없다. 아니길 바라지만 SK텔레콤이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런 의혹이 제기되는 것은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해 12월 언론학회는 <방송통신플랫폼간 융합과 방송시장의 변화>라는 제목의 세미나를 개최하고, 사전에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이 “보도자료가 불공정하다”고 항의했고, 이에 언론학회가 <보도자료> 배포를 취소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언론학회가 특정 이해관계자의 항의를 받아 보도자료를 취소하고, 직접 사과를 한 것은 흔히 볼 수 없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만약 이번에도 SK텔레콤이 언론보도에 관여했다면 대체 왜, 무슨 근거로 기사를 문제 삼았는지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
한편, 한 인터넷극우매체는 참여연대의 여론조사를 비난하며, 방송통신실천행동의 활동을 근거 없이 매도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해당 매체는 참여연대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것을 지적하며, ‘엉터리 조사’라고 규정했다. 일반인은 인수합병 이슈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전문가를 대상으로 했어야 한다는 논리다. 참으로 황당하기 그지없다. 방송통신시장 변화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일반 가입자들이 왜 이 사안에 의견을 표명할 수 없다는 말인가? 이 매체는 또 방송통신실천행동이 ‘反시장주의-反자본주의’에 근거한 좌파 이념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디어시장의 인수합병 사안에까지 ‘색깔론’을 들이댄 것이다. 이 매체는 독과점 형성에 따른 ‘방송의 지역성-다양성 파괴’에 대한 우려까지 ‘反재벌주의’로 몰아붙이고 있으니, 과연 누가 이념에 매몰돼 합리적인 논의를 가로막고 있는지는 애써 대꾸할 필요도 없는 일이다.
방송통신실천행동은 이번 인수합병이 방송통신시장의 공공성과 이용자 권리에 커다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정부가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정책결정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특히, 사업자간 이해다툼 가운데 이용자의 권리가 침해되고, 노동자의 일자리가 위협받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SK에 바란다. 투명하고 공정한 논의는 사회적 합의의 전제조건이다. 재벌의 힘으로 여론을 왜곡하지 마라. 국민들이 SK 독과점에 대해 우려하는 점이 바로 이런 것이다. 지금도 이렇게 언론을 상대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SK재벌이 방송시장까지 지배력을 확대했을 때 여론시장이 어떻게 왜곡될지 위기를 직감하는 것이다. SK는 알아야 한다. 힘으로 인수합병을 밀어붙이겠다는 발상은 제 무덤을 파는 일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공포가 전 세계를 뒤덮고 있다.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극심한 공포 또한 국경을 넘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바이러스에 대해 밝혀진 것이 없다는 사실은 불안감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
근거 없는 가짜뉴스와 일부 정치인들의 악의적 선동과 언론의 부적절한 대응은 불안의 불똥을 키우고 있다.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온 중국과 중국인, 중국 교포에 대한 비하와 혐오는 말할 것도 없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졌더라도 감염자에 대한 혐오, 차별은 무차별적이다. 하지만 혐오와 차별은 이 사태를 해결하는 데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다. 최근 유럽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이 급증하고 있다는 뉴스를 보면 알 수 있다. 무엇보다 혐오와 차별은 질병을 은폐하게 만들어 바이러스를 막을 방법조차 잃게 만드는 위험한 일이다.
도시 전체가 봉쇄되어 외부로부터 고립된 채 지내고 있는 우한의 시민들이 아파트 창문을 열고 서로를 격려하는 영상이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공유되었다. 누구보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우한 시민들이 서로에게 힘내라고 외치는 모습은 질병에 대한 공포를 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일러준다. 누군가를 믿을 수 있고, 응원할 수 있을 때 희망은 사라지지 않는다. 지금도 우한의 의료진과 시민들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는 포스팅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우한에서 입국하는 교민들을 위해 응원을 보내는 아산과 진천 시민들의 모습도 보인다. 바이러스를 넘어 우리가 만나고 싶고, 살고 싶은 세상은 나중이 아닌 지금 만들어져야 한다.
이웃 국가의 동료시민을 향한 연대의 마음이야말로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진정한 힘이다. 이와 더불어 정부에서 제공하는 방역체계의 보호를 받으며 정확한 정보에 근거하여 예방에 집중함과 동시에 감염자들이 편안한 마음으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할 때 이 사태는 하루 빨리 해결 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우한의 시민과 의료진에게 연대의 마음을 전하며 한국과 중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투병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의 쾌유를 바란다.
삼성은 오늘(28일) 시민단체 후원내역 무단열람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이 수년간 계속되고 있는 불법사찰 범죄의 실체를 가리고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양형에 영향을 주기 위한 '꼼수사과', '위장사과'에 불과하다는 진실을 밝힌다.
지난 연말 선고된 삼성 노조파괴사건 판결에서 법원도 인정했듯이 삼성의 불법사찰은 분명 수년간 지속적이었다. 심지어 범죄의 내용도 단순히 시민단체 후원 내역을 열람한 것이 아니라, (1) 노동조합을 조직 또는 가입했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는 '문제인력'을 특정하고 (2) MB정부 시절 국정원의 지원을 받았다고 알려진 보수단체가 선정한 반국가 친북좌파 단체를 토대로 '불온단체' 명단을 만들어 (3) '문제인력'의 연말정산 자료를 뒤져 '불온단체' 후원내역을 찾아낸 후 (4) 이를 미전실이 각 계열사에 보내 밀착감시를 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은 단 한 번의 후원 내역 열람만을 했다면서 이를 사과문이라고 발표했다. 이는 분명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 임직원들에 대한 기만이다. 우리는 불법사찰 범죄에 대한 그룹차원의 강력한 비호가 있는 것은 아닌지 현저한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한편 삼성은 준법감시위원회가 이 건에 대한 사과를 촉구했다고 밝혔는데, 오늘 발표된 사과의 내용에 비추어볼 때 온 사회가 우려한 바대로 준법감시위원회는 삼성의 범죄에 대한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파악하지 못하는 임의조직에 불과함을 실례를 통해 확인한 것이다. 불법사찰이라는 중대 범죄에 대한 사과마저도 허울뿐인 조직을 위한 홍보수단으로 활용하는 삼성의 행태에 분노한다.
삼성은 진정성을 찾아볼 수 없는 꼼수사과 뒤에 숨지 말고, 피해 노동자들과 단체들이 요구하는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재발방지대책, 피해자구제대책 마련 등의 요구사항에 충실히 답하라. 우리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은 헌법을 서슴없이 유린하고 있는 삼성의 범죄의 전모가 모두 드러나고 명백한 재발방지대책이 마련될 때까지 함께 목소리 내며 싸울 것이다.
온라인상에서 벌어지고 있는 디지털성범죄가 이번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 ‘박사’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가해상황이 일부 드러났다.
우리 사회는 N번방이 있기 전부터 수년 간 소라넷을 비롯, 수많은 사이트를 통해 불법 촬영물 유포와 온라인상에서의 성희롱 등이 일상으로 이어져왔다.
세계 최대 다크웹 아동 성착취 사이트 인 ‘웰컴 투 코리아’ 운영자의 범죄의 악랄함은 국내외적으로 비난을 받았지만 겨우 징역 1년 6개월 형에 그친 것처럼 법은 강제할 수단을 만들어내지 않았고, 얼마 전 시늉만 하다만 개정된 법은 다시 고쳐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직접 상해를 입힌 게 아니라는 논조는 디지털성범죄 피해에 대한 여성들의 분노에 찬 호소를 방치 해왔다.
이러는 새 수많은 N번방들이 만들어지고 이처럼 끔찍한 사건으로 이어진 것을 우리는 목도 하고 있다. 이 사건을 심각하게 봐야 하는 이유는 속칭 운영자의 치밀한 범죄 수법에 아무런 죄의식 없이 범죄에 가담한 이용자가 최소 26만에 이른다는 것이다. 협박하여 모은 가학적인 성 착취물을 돈을 주고 사는 행위, 바로 텔레그램 N번방 등에서 공범이 되어 피해 여성들을 착취하도록 부추긴 것이다.
신상이 드러난 ‘박사’에 대해 ‘평범한 얼굴이다. 과거가 어쨌다’는 등의 신변잡기에 더해 모두가 달려들어 그를 악마화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가 핀셋으로 골라내듯 그를 악마화 하고 옹색하기 그지없는 법률적 잣대에 기대 폐기처분하고 말 일이 아님을 이 26만의 숫자를 통해 위험성을 인식해야한다.
그 26만은 분명 평범한 얼굴로 우리 사회도처에 있기 때문이다.
강간문화의 전형을 보여준 버닝썬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특별했던가! 자기 얼굴도 부정하는 김학의가 특별했던가! 그 평범성은 인터넷 익명을 무기삼아 숙주처럼 살아나고 또 살아날 것이다. 이는 결코 문화가 아니라 성폭력이자 성착취이다!!
언론도 책임 있는 자세를 가져야 함을 촉구한다. 이때다, 하고 선정적인 기사 생산 당장 멈춰라!
‘박사’가 얼마나 끔찍한 성 착취 영상을 피해자에게 요구했는지, 그가 얼마의 범죄수익을 얻었는지 보다 우리 사회가 나은 방향으로 가기 위해 무엇을 보완해야 하며 어떤 성숙된 자세를 문화로 가져야 할지 질문하고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
이번 사건에서 보듯이 피해 사례에 어린이들까지 포함되어 있고 그 폭력성은 이미 수위를 넘어섰음이 드러났다. 끔찍하다고 외면 할 일이 결코 아니다. 이 고리를 끊기 위한 사회적 공론화를 위해 언론이 성인지 감수성에 기반하여 폭력성을 정확히 인식하고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와 그 일당 몇명을 검거했다고 안심할 수 없다. 이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 국회 법사위가 그동안 보인행태, 이제 더는 못 봐주겠다!! 더 이상 무능과 무식으로 상황을 모면하려 하지마라 ! 디지털 기반 성 착취에 대응할 제대로 된 법을 제정하라! 지금 당장!!!
- 정부는 그동안 수 없이 외치고 요구했던 여성폭력 근절요구에 이제 제대로 된 답을 할 때다. 가해자들에 단호하게, 고통 받는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책 동시에 마련하여 발표하라!
- 검찰과 법원은 악랄한 성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동원 가능한 모든 법적근거로 가장 강력하게 처벌하라!
- 경찰은 ‘박사’라 칭하는 성폭력가해자 뿐 아니라 공모자, 공범들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 잡는다 했다. 그 약속을 지켜 분노하는 사회에 답하라!
- 텔레그램을 포함, 온라인상에서 벌어지는 온갖 성 착취 상황에 대해 묵인하고 심지어 적극적으로 결합하는 많은 남성 여러분!!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 당신도 공범임을 자각하고 멈추라 당장!!!
코로나19 인권대응네트워크는 코로나 사태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현상들을 인권의 관점으로 어떻게 봐야 하는지 논의하기 위해 결성된 여러 인권단체들의 연대체입니다.
코로나19 인권대응네트워크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이 중요하기는 하지만 전자 팔찌 도입 등 시민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강경대응 일색으로 나가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코로나19 인권대응네트워크의 입장을 담은 성명서를 다음과 같이 발표합니다.
[성명] 시민의 인권을 중심에 두지 않은 ‘전자 팔찌’ 도입 검토 등 정부의 강경대응정책 추진에 우려를 표한다.
1.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최근 감염병 예방이라는 명목 아래 자가격리 이탈자 등에 대한 엄벌주의 원칙 수립, 생계지원금 환수 및 지급 배제 등의 강경 대응 정책을 수립하고 있다. 그 중 하나로 최근 전자 팔찌의 도입이 논란이 되고 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이 지난 2020. 4. 6. 정례브리핑을 통해 자가격리 대상자에 대한 전자 팔찌 부착이 이탈을 막는 효과적인 수단일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이래 전자 팔찌의 도입이 적극적으로 검토되기 시작했다. 전자 팔찌의 구체적 도입 방안은 정세균 국무총리가 2020. 4. 7. 주재한 비공개 관계 장관 회의에서 주요 의제로서 논의되기도 했다. 그리고 김강립 보건복지부차관은 2020. 4. 8. 정례브리핑을 통해 정부가 전자 팔찌의 도입에 결론을 내지는 못했지만 부처와 국민의 의견을 수렴한 뒤 최종적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인권단체들은 소수의 자가격리 이탈자의 지침 미준수를 근거로 모든 자가격리 대상자와 감염 피해자에 대한 낙인과 혐오를 부추기고 나아가 사회구성원 전체의 자발성과 기본적 인권을 훼손하는 전자 팔찌의 도입 검토, 처벌강화 등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강경대응대책 추진에 유감을 표한다.
2.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정부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전자 팔찌는 신체에 부착하는 형태의 기기로 휴대폰에 설치된 자가격리 앱과 연결되어 착용자의 위치 정보를 방역당국에 실시간으로 공유한다. 전자 팔찌를 착용하는 자가격리 대상자가 앱이 설치된 휴대폰으로부터 20m 이상 떨어지면 전자 팔찌는 경보음을 울리며, 자가격리 대상자는 그 즉시 격리 이탈자로서 조사를 받게 된다. 이처럼 정부가 도입하려는 전자 팔찌는 자가격리 대상자를 핸드폰으로부터 20m라는 좁은 공간에 구속하고, 실시간으로 감시함으로써 자가격리 대상자가 가지는 신체의 자유, 이동의 자유 및 사생활의 권리에 대한 중대한 제한을 예정하고 있다.
정부는 자가격리 대상자의 동의를 받아 전자 팔찌를 부착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며 초래되는 기본권 제한을 정당화하려 한다. 하지만 신체의 자유, 이동의 자유 및 사생활의 권리의 중대한 제한을 동의가 가능한 대상으로 보기는 어렵다. 특히 정부는 전자 팔찌의 부착을 거부하는 자가격리 대상자에 대해 입국거부 등의 불이익을 예정하고 있으므로, 부착에 대한 동의를 자발적 동의라 평가하기도 어렵다. 이처럼 전자 팔찌의 부착은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강제적 성격을 가진 수단일 수밖에 없다.
3. 전자 팔찌의 도입은 그 본질이 신체를 구속하고, 이동을 제한하며, 사생활을 감시하는 것으로서 그 기본권 침해의 광범위성과 중대성으로 인해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 다만 예외적으로 그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경우, 법률이 규정하는 엄격한 요건 아래 비례적인 제한이 이루어질 수 있는 경우에 한하여 허용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나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전자 팔찌의 도입은 이러한 예외에 해당하기 위한 최소한의 요건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
4. 먼저 전자 팔찌 도입에 관한 법적 근거가 없다.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2조 제2항 제2호는 감염병의 증상 유무 확인을 위한 기기의 이용만을 허용하고 있을 뿐, 기기를 이용한 격리의 이탈 등의 조사 및 감시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즉 전자 팔찌의 도입은 법률상 근거 없는 기본권 제한 행위이고, 이는 모든 자유와 권리의 제한은 법률에 근거하는 경우에만 허용된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37조 제2항에 명백히 위배된다.
정부는 자가격리 대상자의 무단이탈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전자 팔찌 도입 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전국 3만 7,248명의 자가격리 대상자 중 무단이탈로 적발된 사람은 총 137명으로(2020. 4. 4. 기준) 그 이탈률은 0.36%에 불과하다. 이처럼 대부분의 자가격리자가 지침을 지키고 있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무단이탈이 발생하고 있다는 정부의 주장만으로는 전자 팔찌를 도입해야 할 객관적 필요성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더불어 전자 팔찌가 자가격리 대상자들의 이탈을 방지하는 실효적 수단이라 보기도 어렵다. 정기·불시 점검 등 대체 수단을 통해 소규모 무단이탈을 충분히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전자 팔찌의 오작동으로 인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는 등의 문제점도 발생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모든 자가격리 대상자들에게 일률적으로 전자 팔찌를 부착하여 감시하는 것은 실효성 없는 수단을 통해 불필요한 기본권 침해를 초래하는 것으로서 비례성의 원칙에도 어긋난다.
5. 무엇보다 전자 팔찌의 도입은 감염병에 대한 위험과 공포를 자가격리 대상자에 대한 편견과 혐오로 변화시키는 매개가 될 수 있다. 전자 팔찌의 도입은 자가격리 대상자를 감염병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시민이 아닌 통제되어야 할 잠재적 위험으로 취급하는 것을 전제한다. 즉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자가격리된 사람들을 범죄를 저지를 사람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전자 팔찌의 도입은 자가격리 대상자들에 대한 편견과 혐오를 부추길 수 있고, 이는 또한 감염 피해자들에 대한 더욱 큰 공포와 혐오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자가격리 대상자와 감염인에 대한 혐오는 감염 사실과 접촉사실을 숨기게 만든다는 점에서 방역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럼에도 정부가 전자 팔찌를 도입한다면, 정부는 자가격리자 및 감염피해자들에 대한 대한 불필요한 낙인과 혐오를 주도했다는 오명을 벗지 못할 것이다.
지금까지 정부는 성범죄자 사후 감시 등을 이유로 개인에 대한 전자기기 부착을 합리화해왔다. 그러나 이는 오히려 젠더기반 폭력을 가능하게 한 문화에는 대응하지 않으며 성범죄자 개인에만 집중하는 방식으로 작동해왔다. 자가격리 대상자에 대한 전자 팔찌 도입 역시 감염병 확산의 원인과 책임을 오로지 개인에게만 전가할 여지가 크다는 점을 우리는 우려한다. 전자 기기의 부착은 원칙적으로 과거 삼청교육대, 현재의 보호관찰 등과 더불어 자의적, 이중적 처벌의 위험을 갖는 제도로서 결코 남용되어서는 안 된다. 인신 구속·통제가 대내외에 마치 선진적인 정책인 것처럼 홍보되고 있는 현 시점에서 방역의 효율성 그 이상으로 위 흐름이 가져올 수 있는 개인의 인권침해 상황이 방대할 수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6. 이상과 같이 정부가 검토하고 있는 전자 팔찌의 도입은 그 법적 근거가 부재하고, 초래되는 신체의 자유 등 기본권 침해가 비례적이지 못하며 그 침해를 정당화할 객관적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정부는 전자 팔찌의 도입을 더 이상 추진해서는 안 될 것이다.
7.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최근 감염병 예방이라는 명목아래 수립하고 있는 강경대응 대책은 본질적으로 자가격리 대상자에 대한 감시와 통제 등 기본권의 제약에 중심을 두고 있다. 이러한 강경대응 정책의 추진은 감염병 상황의 피해자이기도 한 자가격리 대상자를 사회에서 배제하는 것으로 절박한 상황에서도 우리사회가 반드시 지켜내야 할 기본적 인권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권단체들은 앞서 살펴본 정부의 전자 팔찌 도입 검토를 비롯하여 최근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감시와 처벌을 강화하는 기조 아래 정책을 추진하는 것에 큰 우려를 표명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정책의 수립 시 감염병 상황에서 시민들의 기본권을 어떻게 제한할지가 아닌 어떻게 보장할지를 고민하길 바란다.
코로나 19에 대한 불안과 염려 속에서 우리는 4.15 총선을 치렀다. 코로나 19로 인해 투표율이 낮지 않을까하는 우려가 있었지만 시민들의 66.2%가 투표에 참여하며 28년 만에 최고의 투표율을 기록하였다.
개표 결과 여당은 과반의석을 차지하게 되었다. 여당은 이 결과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그 동안 자신들이 잘했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를 얻은 것이라 생각한다면 심각한 오판이다. 여당의 지난 행적에 대해 아쉬운 점이 많지만 코로나 19 등으로 나라가 어려운 상황에서 정부를 도아 힘든 시기를 잘 극복하고, 정부가 계획했던 개혁 과제들을 완수할 수 있도록 힘을 보태라는 시민들의 바람이 담겨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사회의 아픈 곳을 어루만지는 국회가 되어야 한다는 시민들의 강력한 요구가 표출되었음을 마음속에 새겨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새롭게 구성된 국회는 오늘로 6주기를 맞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해야 할 것이다. 제대로 된 진실규명과 책임자 처벌 없이 시민들이 안전하게 살 수 있는 사회를 논할 수 없다.
코로나 19로 인해 힘든 시간을 겪고 있는 사회적 약자들을 보듬는 일 역시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좀 더 안전하고 평등하게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국회가 그 역할을 다 해주기를 바란다.
다산인권센터는 세월호참사 6주기 희생자와 유가족, 최근 코로나 19로 인해 아픔을 겪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를 전하며, 21대 국회가 인권과 존엄이 기반 된 정책을 만들도록 지속적으로 촉구하며, 감시할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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