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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 “남은 시간은 7~8년뿐, 그 뒤엔 어떤 정책도 소용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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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정신] “남은 시간은 7~8년뿐, 그 뒤엔 어떤 정책도 소용없다”

익명 (미확인) | 수, 2016/02/03- 1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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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허핑턴포스트코리아 공동기획
시대정신을 묻는다 ② 장덕진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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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숙제할 시간은 7~8년밖에 안 남았습니다. 그때쯤부터 사람들이 패닉에 빠지기 시작할 겁니다. 패닉 상태가 되면 어떤 정책 수단도 소용이 없게 됩니다.”

서울대에서 사회발전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장덕진(50) 사회학과 교수는 대한민국이 처한 현실에 대해, 강하고 빠른 어조로 이렇게 말했다. 저출산, 고령화, 이중화, 민주주의, 환경 등 문제에 대해 이어진 설명들은 마치 종말론 영화의 장면들처럼 비관적이었다. 해학적인 표현은 있어도 낙관론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난맥상을 풀 유일한 열쇠는 “정치 바로잡는 것”에 있다고 했다. 얼핏 연관성이 적은 듯한데, 장 교수가 긴 시간을 들여 설명한 그 연결 고리는 “장기적인 문제에 손을 댈 수 있는 정부가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아주 시급하게 말이다.

지난 1월 15일,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장실에서 장 교수를 만났다. 희망제작소가 창립 10주년을 맞아 허핑턴포스트코리아와 공동 진행하는 ‘시대정신을 묻는다’ 인터뷰를 위해서였다. 이원재 희망제작소장이 진행한 이 인터뷰에서 그는 “최근 4~5년 OECD 회원국의 사회 모델 비교 연구를 진행하면서 10여 개국 200여명의 사회정책 전문가를 만났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한국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이 이 과정에서 선명해졌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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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 물리는 이중화‧고령화‧민주주의 문제

장 교수가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7~8년’이라고 시간 한계를 명확하게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은, ‘부양율’이라는 데이터가 있기 때문이다. 부양율은 일하는 사람 100명이 일 안 하는 사람 몇 명을 부양해야 하는지 보여주는 수치다. 현재 45 정도인데, 2050년이면 95에 이를 전망이다. 그 중 노인 부양이 75를 차지한다. 즉, 돈 버는 사람의 소득 절반 가까이를 노인 부양에 써야 하는 것이다. 장 교수는 “부양율이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하는 시점이 바로 7~8년 후”라고 했다.

“지금은 학자들만 그래프를 보며 ‘큰일 났다’고 하지만, 그때는 보통 사람들도 느낄 겁니다. 길에 나서면 두 명 중 한 명이 노인일 테니까요. 그러면 젊은 사람들은 계산하기 시작합니다. ‘힘들게 일해서 절반을 노인에게 쓰느니 이민 가 버릴까?’ 하고 말입니다.”

물론 당장 사회가 무너지지는 않지만, 멀쩡한 은행도 한두 명씩 돈을 빼가다가 ‘뱅크런’에 접어들면 망하고 말듯이 한국 사회도 큰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다.

그만큼 우리 사회의 저출산 고령화가 심각한데, 한국 사회의 위중한 문제는 두 가지가 더 있다. 하나는 이중화(dualization), 다른 하나는 민주주의의 문제다. 이 세 가지는 서로 연결돼 있을 뿐만 아니라 서로가 서로의 발목을 잡아 끄는 관계라고 했다.

“정규직‧비정규직 문제처럼 사회의 내부자(insider)와 외부자(outsider)가 갈수록 구분되는 이중화는 외부자의 출산율을 낮추기 때문에 고령화를 심화시킵니다. 고령화로 세금 낼 사람이 적어지면 이중화는 더욱 심해집니다. 이중화는 대의(representation)의 불평등을 낳기 때문에 민주주의를 훼손합니다. 현행 민주주의는 정치적 기득권 유지를 원하기 때문에 이중화를 개선할 생각이 없습니다. 고령화된 유권자들은 현행 민주주의의 개혁에 저항하는 경향이 강하고, 역으로 현행 민주주의는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를 위해 고령화를 이용합니다.”

이렇게 물고 물리는 관계를 끊지 않으면 사회는 악화일로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헬조선’은 정치가 이중화에 ‘불개입’ 선언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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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관적 문제들은 더 있다. 통일과 환경이 그렇다. 장 교수는 “우리 사회가 워낙 물질주의 성향이 높다 보니 통일에 대해서도 ‘값싼 노동력’으로 인한 이익을 염두에 두고 얘기하는데 현 정부의 ‘통일대박’론이 그 전형적인 표현”이라고 평했다.

“서울대 통일의학센터의 연구에 따르면 북한 인구 2,500만 명 중 1,000만 명 정도가 요오드 결핍이라고 해요. 그 대표적 증상이 아이큐 100, 신장 140cm 정도에서 정체되는 것입니다. 요오드 결핍은 1년에 두 번만 미역국 먹어도 예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통일을 물질주의적 관점으로만 보는 것에 동의할 수 없지만, 설사 그 관점에 따른다 해도 ‘통일대박’이 되려면 장기적인 안목으로 북한의 인구를 관리해 가야 합니다.”

또 지금의 온실가스 배출 수준을 유지하면 2100년쯤 한반도 상당 부분이 바다 밑으로 가라앉는다고 상기시키면서 장 교수는 “국토가 있어야 이념이고 지역이고 있는 건데 아무도 관심이 없다”고 답답해했다. 서해바다 바로 건너인 중국 동남해안에 200기 이상의 원전이 지어졌거나 건설 예정인데 그에 대한 관심도 없다면서 “후쿠시마 원전의 방사능은 반대쪽으로 갔지만 중국 원전은 터지면 한국으로 온다”고 짚었다.

“원전 문제에서 안전을 확보하는 거의 유일한 해법은 ‘동북아 원전투명성기구’와 같은 것을 만들어 서로 감시하는 것입니다. 이런 제안을 하려면 우리부터 세계 최고 수준의 원전 투명성을 가져야죠. 실제는 어떻습니까? 우리 원전 투명성은 OECD 최하위권입니다.”

이렇게 심각한데도 의식하지 못 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5년짜리 정부’들이 하나같이 이런 장기적 문제들에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이중화’의 문제에 대해서는 방치했다기보다는 ‘불개입’의 입장을 선언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장 교수는 말했다.

“대통령 담화를 들어보면 ‘동북아정세’와 ‘경제’ 얘기밖에 없습니다. 지나간 모든 대통령이 대동소이했습니다. 그 행간에는 ‘세계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하니까 이중화는 어쩔 수 없다’는 뜻이 들어있는 셈입니다. 이렇게 ‘개입하지 않기로 하는’ 것도 굉장히 중요한 정치적 의사결정입니다. 그 결과로 현재 우리는 ‘헬조선’을 겪고 있는 것입니다.”

장 교수는 5년 단임제 하에서의 대통령과 정치인들을 ‘한 번 털고 옮겨가면 그만인 유랑 도적단’에 비유했다. 근처에 살면서 계속 훔치는 도적은 먹고 살 것이라도 남기지만 ‘유랑 도적단’은 완전히 털어가기 때문에 더 나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건 제 표현이 아니고 미국 경제학자 맨커 올슨(1932~1998)의 표현이라고 꼭 써달라”고 했다. 대통령을 ‘도적’이라 했다고 비난할 사람이 꼭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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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은 정치에 의해 대표되지 못한 채로 소비자, 관객이 될 수밖에 없다. 장 교수는 “앞에 말한 숙제를 못한 상태에서 우리보다 더 나가버린 사회가 일본인데, 일본 정치가 ‘극장 정치’를 잘 보여준다”고 했다. 흥행을 위한 ‘막장’ 요소만 많아진다는 것이다. 거물급 정치인 지역구에 갓 대학 졸업한 신인을 출마시키는 ‘자객 공천’이 대표적이다.

“막장 정치에 제왕적 대통령 하에서 누가 장기적 문제를 말하고 나서겠습니까? 일관된 철학과 정책활동으로 자기 브랜드를 만들려 하면 바로 견제를 받을 텐데요. 존경받는 정치인이 나오려야 나올 수 없는 구조입니다”

‘합의제 민주주의’ 강화만이 유일한 해법

인터뷰 내내 쏟아진 심각한 진단들로 패닉에 빠질 지경에 이르러서야 장 교수는 “그나마 유일하게 빠른 시일 내에 바뀔 가능성이 있는 것은”이라는 말을 꺼냈다. 이어진 말도 역시 ‘정치’다.

“출산율을 몇 년 안에 획기적으로 높이기 어렵죠. 이제 낳는다 해도 경제활동 할 때까지 20년 기다려야 하고요. 이중화는 근본적 원인이 세계화와 탈산업화에 있기 때문에 그 추세를 하루아침에 바꾸기 어렵습니다. 물론 정치를 바꾸는 것도 어렵지만, 정치란 절대 안 바뀔 것 같다가도 몇 가지 조건의 조합이 이뤄지면 하루아침에도 바뀌지 않습니까? 정치가 개입하면 나머지 문제들을 위한 노력을 이제라도 시작할 수 있게 되고요.”

한국 정치 체제의 개선 방향에 대해 장 교수는 “합의제 민주주의 요소를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합의제 민주주의는 쉽게 말하면 독일 스웨덴이 취하는 정책 결정 방식이다. 정당 간의 합의뿐 아니라 노동단체와 사용자단체, 시민단체, 싱크탱크, 이익단체 등 다양한 이해당사자들 간의 합의를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장 교수는 “우리는 미국식 민주주의에 익숙해져 있고, ‘국가의 발전’이라고 하면 미국과 가까워지는 것이라고 여기기 때문에 합의제 민주주의 얘기를 하면 굉장히 어색해 한다”면서 “그러나 우리 경제 상황을 보면 미국과는 갈 길이 다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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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교수는 최근 서울대 교수 4인과 함께 펴낸 책 ‘복지정치의 두 얼굴’ 중의 한 그래프를 보여주면서 한국의 특징을 설명했다. 내수보다 수출 비중이 높고(무역의존도 높음) 불평등 정도 역시 큰(지니계수 높음) 상황을 장 교수는 “팀 내 화합이 안 돼 싸움이 잦은 축구팀이 모든 경기를 국가대항 A매치로 치러야 한다는 것”이라고 비교했다. 또는 “안전장치 없는 ‘포니’를 타고 시속 140㎞로 달리는 중”이라 할 수 있다고.

즉, 우리는 내수 시장 위주인 미국보다는 수출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는 독일‧스웨덴 등과 비슷한 처지인데, 이들 나라는 ‘충분한 안전장치’를 가지고 있다. 그 장치란 ‘합의제 민주주의’다. 실제로 이중화의 폐해는 어느 나라에서나 나타나지만 합의제 민주주의를 통해 이를 잘 제어하고 있는 곳이 독일 스웨덴과 같은 나라라고 장 교수는 전했다.

노조 대표성 높여야 ‘사회적 합의’ 가능

이중화의 폐해가 가장 크게 나타나는 노동문제를 예로 들면, 독일 스웨덴 등은 노사협상이 사업장 단위가 아니라 중앙집권적 대표 단체 단위로 이뤄지고, 그 합의가 산업 전반에 적용된다. 말하자면 ‘경총’과 ‘노총’이 맺은 합의를 전체가 따르는 것이다.

우리는 산업별 노동조합이 발전하지 못했고, 노조조직률도 10% 정도로 낮기 때문에 한국노총, 민주노총이라 해도 ‘노동자 전체를 대표한다’고 인정받지 못 하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해 노사정 합의 때도 “조직률 10% 노총이 무슨 노동자 대표냐”는 비판이 있었다. 노총들의 조직 및 운동 방식의 한계가 지적돼온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노조 대표성을 높여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장 교수는 다소 파격적인 비유를 했다.

“김정은이 아무리 나쁜 지도자여도 북한 전체를 장악하고 있는 편이 낫지 않습니까? 지난해 휴전선 지뢰 사건으로 빚어진 일촉즉발의 상황을 남북고위급 회담으로 넘긴 일이 있었는데, 만일 겨우 협상을 해놨더니 다른 세력이 다시 미사일 쏜다고 나오면 어떻겠습니까? 그보다는 대표성 있는 파트너가 존재하는 편이 나은 것이죠.”

노조조직률이 갑자기 높아질 수는 없을 테지만 장 교수는 노조의 대표성을 높이는 방법은 “오늘 한 얘기 중 제일 손쉽다”고 했다. 노사 대표단체 간의 합의(단체협약)가 노조원이 아닌 노동자에게도 적용될 수 있도록 법을 만들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프랑스의 노조조직률이 우리나라와 비슷한 10% 수준이지만 협약 적용률은 90%가 넘는 것도 그런 이유”라고 했다. 프랑스 국민들은 국회의원 선거 하듯이 투표해서 자신을 대표할 노총을 선택할 수 있다.

‘사회적 대타협 틀’이 정부의 최우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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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교수는 “정 노조가 싫다면 다른 방법도 있다”면서 “스웨덴은 노조가 그 역할을 하지만 독일은 정당이 하고, 네덜란드는 종교와 정치가 결합된 ‘사회의 기둥'(social pillar)들이 그런 역할을 한다”고 했다. 형태가 어떻든 사람들이 각자도생하지 않아도 되도록, 자기를 대표하는 단체를 통해 사회적 합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단위 별로 묶어주는 조직들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사회적 합의, 사회적 대타협이 가능한 틀을 만드는 것이 한국 사회에서 가장 시급한 일입니다. 그게 우리에게 남은 7~8년 안에, 이번 또는 다음 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입니다. 그래야 장기적인 문제에 손을 댈 수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그 ‘틀’은 다양한 형태가 될 수 있지만, “여기서 합의한 내용은 반드시 지켜야 하며, 합의 후에 따르지 않는 주체는 공공의 영역에 다시는 설 수 없다”는 정도의 사회적 약속이 있어야 한다고 장 교수는 강조했다. “그런 틀을 만들 수만 있다면 그 정부 또는 정치세력은 훗날 큰 평가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여기서 의문이 생긴다. 그런 틀이 생긴다고 해서 구성원들이 꼭 ‘바람직한 방향’, 즉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의사결정을 할 것인가의 문제다. 장기적으로는 이중화 또는 고령화를 심화시켜도 당장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결정할 수도 있지 않을까?

장 교수는 “뭘 해야 좋을지를 알고 있는 국민이 어디 있겠느냐”면서 “한 번에 모든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이만큼 바꿔서 경험해 보고, 그만큼 신뢰를 쌓은 다음에 또 바꿔보는 과정에서 방향을 찾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우리 사회에서는 노인 세대가 대체로 보수적이지만 독일의 경우는 오히려 노인들의 관용성이 높습니다. 노인이 되기 전에 성숙한 복지국가, 공고화된 민주화를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노인이 되면 변화를 거부할 가능성이 높죠. 그래서 하루라도 사회적 합의를 빨리 시작해야 하는 것입니다.”

증세 합의해서 ‘노동’과 ‘가족’에 투자해야

합의제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그 밖에도 할 일이 많다. 대부분은 정치 개혁을 바라는 사람들의 중의와 통한다. 국회 권한이 강화돼야 하고, ‘승자독식’ 구조의 선거 체제도 바뀌어야 한다. 또 각 이해 단체들과 오랜 신뢰를 쌓도록 국회의원들의 전문성도 높아져야 하며, 사회적 반발이 심하긴 하지만 국회의원 수도 늘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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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변화를 통해서 ‘틀’이 갖춰진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무엇일지 물었다. “일단 증세는 꼭 필요하다”면서 “사회적 합의에 이르기 위해서는 ‘투명성’이 먼저 확보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그 세금은 ‘노동’과 ‘가족’에 과감하게 투자돼야 한다고.

“복지 지출은 규모보다 어디에 쓰이는지가 중요합니다. 일본처럼 연금과 의료 복지에 쓴다면 그냥 사라지는 돈일 뿐입니다. 노동과 가족에 쓰면 출산율이 올라가기 때문에 20년만 기다리면 다시 세수가 늘어납니다.”

지금 정부는 기업에 ‘노동 유연성’을 주는 데 힘을 쏟고 있지만 장 교수는 “기업의 부담이 주는 만큼 세금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노동자가 시장 안에 머물도록 하면 많든 적든 세금을 내지만 일단 밖으로 나오면 세금으로 먹여 살려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복지를 정치적으로 판단하면 안 됩니다. 출산에 투자하는 돈을 아까워하면 안 되죠. ‘아이가 태어나면 무조건 국가가 책임진다’는 큰 틀로 접근해야 출산율을 올릴 수 있습니다.”

만일 그렇게 된다면 의외로 빨리 출산율 수치가 뛰어오를 가능성도 있다고. 최근 연구에 따르면 출산율의 0.3 정도가 ‘인공유산’으로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구 유지가 가능한 합계 출산율이 2.1이고 현재 우리나라 출산율이 1.2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의미가 큰 수치다.

“만일 우리가 ‘이런 경우에만 아이 낳아 키워도 된다’는 식의 낡은 규범만 벗어난다면,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았을 때 어떻게 키우고 학교는 어떻게 보낼지 고민할 필요 없도록 국가가 책임져 준다면 출산율이 당장 1.2에서 1.5로 뛰어오를 수 있는 것입니다. 이만한 투자가 어디 있겠습니까?”

“SNS로 ‘아젠다 공유’ 현상 이어질 것”

이런 변화들이 가능할까? 당면한 선거부터 시험대가 될 것이다. 장 교수는 ‘트위터’ 등 SNS를 통한 사회적 네트워크에 대해서도 연구해 왔다. 그는 “개방형 네트워크가 작동하면 정치를 떠났던 유권자들이 선거로 돌아오게 된다”면서 “그들이 정치를 떠났던 이유를 찾아 그 해법을 ‘사회적 아젠다’로 제시하고, 개방형 네트워크를 통해 확산시켜 투표율을 높이면 변화도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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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와 같은 개방형 네트워크의 영향력이 하락세라는 분석도 있지만 장 교수는 “특정 서비스는 3년을 못 가는 게 정상”이라면서도 “선거처럼 중요한 사건을 두고 사람들이 SNS를 통해서 서로 연결되고 공감대와 연대를 이뤄가는 현상은 이제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날 들은 중 가장 낙관적인 전망이었다.

두 시간여의 인터뷰를 돌아보면 비관적 이야기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그럼에도 절망적이지는 않았다. 냉정한 분석이 있었고, 어쨌든 그에 맞는 해법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 길로 갈 수 있을지 없을지, 가더라도 얼마나 오래 걸릴지 모르지만 길이 남아 있다는 자체에 아직은 안도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그게 바로 ‘희망’일 것이다.

정리_황세원(희망제작소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_이우기(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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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컨퍼런스②] 스마트시티를 시민참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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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컨퍼런스④] 마스크앱 개발, ‘시빅해커’의 활약
[열린컨퍼런스⑤] 디지털혁신의 조건, ‘공동창작’

목, 2021/01/07- 0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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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기후위기 대응의 시험대이자 모멘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 지구적으로 확산한 코로나19 위기는 기후위기와 특징이 유사합니다. 국경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 영향을 미치며 지구적 차원의 협력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저개발국가가 지구온난화로 인해 더 큰 피해를 입는 기후 부정의가 발생하듯 코로나19도 빈곤층,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 일용직, 비정규직 노동자, 이주민 등이 생계 위협에 처해 있습니다. 코로나19는 불평등을 심화한 사회적 재난이기도 합니다. 경제학자 토마스 피케티는 코로나19를 두고 “치명적인 불평등을 드러낸 위기”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에서는 사상 최대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경기부양책을 기후위기 대응과 녹색경제 전환 전략으로 활용하는 그린뉴딜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도 ‘한국판 뉴딜’의 일환으로 ‘생태적 전환’에 시동을 걸고 있습니다. 희망제작소에서는 고재경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나눈 ‘기후위기와 그린뉴딜’ 발제(참고자료)중 사례를 중심으로 재가공해 전합니다.

기후 관련 지출을 측정하는 ‘기후예산 태깅’

생태적 전환이 화두인 만큼 기후변화 목표를 정책에 반영하려는 시도가 눈에 띄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국제기구와 여러 국가에서는 기후변화 목표를 정책통합 수단으로 예산에 반영하는 실험을 벌이는 사례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는데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엔개발계획(UNDP) 등은 기후변화 목표와 예산을 통합하기 위한 방법론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OECD는 2017년 ‘녹색예산에 대한 파리 협력’을 시작했으며, UNDP는 지난 2011년부터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기후예산 태깅’(Climate Budget Tagging)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기후예산 태깅은 예산에 태그 또는 계정 코드와 같은 기후예산 마커를 표시하여 기후 관련 지출을 정기적으로 측정하는 것을 말합니다. 정부의 재정 및 지출을 관리할 때 기후변화 목표가 어떻게 반영되는지 모니터링하는 방식입니다.

UNDP의 지원을 받은 네팔과 캄보디아에서는 지난해 3월 포럼을 통해 ‘기후예산 태깅’ 사업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2017년 기후 관련 공공 지출 예산을 검토한 결과를 담은 ‘시민 기후 예산’을 발행했는데, 정부 지출의 30 %는 기후 변화를 완전히 또는 부분적으로 다룬 만큼 향후 나머지 지출도 기후 변화에 대응하는 방식으로 지출을 편성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나타냈습니다.

무엇보다 기후 변화로 인해 캄보디아의 국내 총생산(GDP)에 영향을 미칠뿐 아니라 홍수, 폭풍, 가뭄 등 극심한 기후 변화로 인해 국민의 일상이 위협받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기사보기)

이러한 ‘시민기후예산서’는 시민사회 뿐 아니라 정부의 유관 부처, 의회, 지방자치단체, 주요 이해관계자 그룹에도 기후변화 정책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즉, 기후예산 태깅을 도입한 결과 정책 담당자의 인식을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효과적인 자원 배분 및 다양한 정책 목표의 통합을 촉진할 수 있는 계기가 됩니다.

이 밖에 OECD에서는 녹색 예산의 5가지 도구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후예산 태깅과 유사한 환경과 기후 영향을 코드화하여 전체 예산 중 관련 부문을 분류하는 ‘녹색예산 태깅’ △새로운 예산 수단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 평가를 의무화하는 ‘환경영향평가’ △환경의 외부효과에 대해 탄소거래제와 같이 세금이나 거래 시스템으로 가격을 매겨 각 국가가 환경·기후 목표를 얼마나 달성하고 있는가를 평가하는 ‘탄소배출 생태계서비스 가격 설정’ △예산안 평가 기준에 효율성뿐 아니라 국가‧환경 기후 목표를 포함하는 ‘녹색관점에서 지출 검토’ △국가 성과 목표를 설정할 때 기후, 환경에 관해 통합적으로 고려하는 ‘녹색관점에서 관점 목표 설정’ 등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대규모 인프라 사업을 모니터링하는 ‘기후렌즈평가’

국제기구의 지원으로 이뤄지는 방식과 더불어 각 국가에서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정책 정합성을 높이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캐나다는 지난 2018년부터 기후렌즈평가(Climate Lens Assessment)를 도입하고 있습니다. 크게 두 부문을 평가하는데요. 공공부문 대규모 인프라 사업의 온실가스 배출량과 감축량을 측정합니다. 또 사업을 실행했을 때 기후변화와 관련된 잠재적 위험이나 기후 회복 탄력성을 종합적으로평가하고, 이러한 결과를 정부 투자 결정에 반영하고 있습니다.(참고자료)

노르웨이 오슬로 시는 지난 2016년 6월 시의회를 통해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거버넌스 툴로 기후예산제(Climate Budget)를 도입해 2017년 예산부터 적용하고 있습니다. 오슬로 시는 온실가스 배출을 1990년 수준과 비교해 2022년까지 50%, 2030년까지 95%까지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참고자료)

감축 목표를 에너지, 건축, 교통 등 세 분야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세분화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주차 공간이 적어지고, 재생가능에너지로 버스에 전원을 공급하고, 자전거 사용을 늘리고, 가정과 사무실의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예산을 편성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생태적 전환의 성공 조건, 탄소인지예산

국내에서는 저탄소로 전환하기 위한 탄소인지예산의 도입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탄소인지예산이란 예산이 투입되는 각종 정책을 추진할 때 온실가스 배출 영향도를 별도로 평가하고 이를 예산 편성에 반영하는 것인데요. 앞서 언급한 사례처럼 ‘기후예산’, ‘탄소예산’ 등과 유사합니다.

이처럼 국제기구와 각 국에서 실시하는 예산 실험은 기후 목표 달성을 위해 국가 예산이 일관성을 가지고 집행 되는 지를 파악하기 위함인데요. 고재경 연구위원에 따르면 기후변화 목표에 기반한 예산 배분 기준과 규칙은 유해 보조금과 세금을 줄이는 대신 기후변화 목표에 기여할 수 있는 예산 비중을 높이고 경제적 인센티브를 재설계하여 시장에 장기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에서는 ‘생태적 전환’을 위한 실험이 필요합니다.

실제 국내에서는 대전시 대덕구가 탄소인지예산제 도입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올해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그 결과를 바탕으로 탄소감축 가능한 사업을 선정해 2022년부터 탄소인지예산제를 전면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지속가능한 에너지전환 정책에 지방정부의 역할이 기대됩니다.

– 정리: 방연주 미디어센터 연구원 [email protected]

 

금, 2021/01/29-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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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법이 32년만에 전부 개정되었습니다. 민주주의의 기반은 주민자치에서 시작되지만, 이번 개정안에서 ‘주민자치’ 조항이 삭제되어 논란과 과제를 남겼습니다. 민관협치 활성화 등 주민의 참여 통로를 확장하는 시도가 이어진 만큼 향후 사회적으로 어떤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지, 통장이나 이장처럼 우리 동네에서 주민 자치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마지막으로 지역 주민으로서 참여를 촉진하는 인센티브제를 운영하고 있는 사례를 모아 세 편에 걸쳐 전합니다.

[주민자치/기획①] ‘진짜’ 주민자치로 가는 길
[주민자치/기획②] 통장, 반장? 주민이 참여하는 법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 다양한 활동과 참여의 기회가 많다는 걸 알면서도, 현실적 여건 때문에 참여하지 않거나, 우선순위에서 미룰 때가 있을텐데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지역사회 정책이나 활동에 참여하려면 시간과 에너지를 들여야 하기에 종종 참여의 장벽이 높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주민 참여는 민주주의 확산의 주춧돌이기에 다양한 형태로 주민 참여를 촉진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주민 스스로 지역 이슈에 의견을 내고, 주도적으로 참여할수록 민관협치가 활성화될 수 있기에 주민자치를 활성화하려는 노력이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는 건데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지방자치단체의 사례를 통해 내가 사는 지역에는 어떤 인센티브가 있는지 알아보는 것도 의미있는 첫 시작이 될 거라고 봅니다.

주민 참여할수록 포인트가 쌓인다!

평소 마트나 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마다 포인트를 적립하거나 가격을 할인 받나요? 소액이라도 할인받을 수 있으니까, 그리고 포인트를 차곡차곡 쌓아가는 재미도 쏠쏠하죠.
민간 영역에서 활성화된 포인트 제도를 공공 영역에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이미 여려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주민참여 포인트제’를 통해 주민 참여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광주시 광산구, 남양주시, 충북 음성군, 동두천시 등에서 실시하고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에서는 지난 2013년 2월부터 주민의 참여 장벽을 낮추기 위한 일종의 인센티브 일환으로 ‘포인트’를 활용한 ‘주민참여 포인트제’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주민참여 포인트제’는 기본 조례에 근거해 구정에 직접 참여한 주민에게 포인트를 부여하고, 누적된 포인트에 따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인데요. 광산구에 주소를 둔 주민이나 광산구에 소재한 사업체에 근무하는 사람 혹은 기타 구의 발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추천된 사람은 온/오프라인을 통해 구정 활동에 참여할 경우 포인트를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광주광역시 광산구 주민참여 기본조례 제15조(주민참여 포인트)
주민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주민제안 등 구정에 직접 참여한 주민에게 주민참여 포인트를 부여하고 누적 포인트 내역은 구 홈페이지 등에서 열람하도록 할 수 있다.
누적된 포인트는 예산의 범위 안에서 보상금 등으로 지급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떤 활동을 할 때 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을까요. 온라인으로는 광산구 홈페이지 내 활동(구민제안, 정책제안, 발명아이디어, 구정제보, 예산참여방)을 했을 때 500~3000점을 적립할 수 있고, 오프라인으로는 공청회, 세미나, 간담회, 주민 대상 공개강좌, 공모전, 설문조사, 입법예고 의견제출 등 주민참여 분야의 활동에 참여할 경우 500~3000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주민참여 활동을 통해 차곡차곡 쌓은 포인트는 전통시장 온누리상품권이나 문화상품권으로 교체할 수 있으며, 실생활에서 자주 쓰는 종량제봉투, 음식물폐기물 납부필증으로 교환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내가 살고 있는 지역에서는 주민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어떤 인센티브를 도입하고 있는지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주민 참여 시 직장인 ‘공가’를 사용하자!

주민 참여에 관심 있더라도 업무상 평일에 시간을 내기란 쉽지 않죠. 주민자치회 활동이 근로기준법 제10조의 ‘공의 직무’에 해당된다는 고용노동부의 유권 해석을 받았지만, 실제로 자치 활동을 위해 공가를 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하는데요.

당진시에서는 지난 2019년 직장인의 지역사회 활동과 참여를 높이기 위해 12개 기관이 참가해 공가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향후 직장인들이 좀 더 주민 자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습니다.

여전히 여러 회사들이 주민 자치 활동을 인식하는 게 주요 과제로 남아있습니다. 그렇지만 지방자치분권 및 지방행정체제개편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주민자치회 활동을 하는 경우 사업장에 ‘공가’ 신청이 가능한 만큼 근로자의 주민 자치 참여의 통로가 좀 더 넓어졌다는 건 반길 만한 일입니다.

주민 자치의 성공사례 구산동도서관마을

이처럼 주민자치를 통해 지역에 어떤 변화가 벌어졌을까요. 주민 주도로 이뤄진 서울시 은평구 구산동 도서관마을과 공구공유센터 사례를 소개합니다.

은평구 주민들은 지난 2006년 동네 가까이 도서관이 있다면 좋겠다는 주민들의 바람으로 서명운동을 펼쳤습니다. 은평구에서도 노후된 주택 10개 필지를 구입하며 노력했지만, 예산 문제로 작업이 연기되었고, 2011년에 공사가 재개되었습니다.

도서관이 있다면 좋겠다는 바람은 좀 더 구체적인 자치활동을 통해 실현되었습니다. 바로 주민들이 2011년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사업에 응모해 종자돈을 만든 겁니다. 예산 확보뿐 아니라 도서관 마을이 만드는 사업 초기부터 시설 조성 및 운영에 이르는 등 전 단계에 지역 주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주민이 참여해 구산동 골목길에는 작은 연립주택들이 도서관으로 재탄생했습니다. 노후 주택 3채를 리모델링해 기존 건물의 구조와 형태를 보전했다고 하는데요. 도서관 내부 중앙에는 1990년대 지어진 주택 외벽을 그대로 남겨 동네에 관한 이야기를 남겨 놓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마을’과 ‘공동체’라는 가치가 두드러지는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주민자치를 바탕으로 상상력을 불어넣었습니다

지역문화의 산실, 은평공유센터

은평구에 또 다른 사례는 공유문화를 확산하는 은평공유센터(자세히 보기)입니다. 은평공유센터는 지난 2015년 비영리민간단체인 ‘은평e품앗이’의 활동과 서울시 주민참여예산제도로 설립된 물품, 지식, 재능, 공간을 공유하는 공유단체인데요.

공유경제의 가장 기본단계인 물품 공유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인 만큼 생활용품, 캠핑용품, 전동공구 등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간혹 일상에서 필요하지만, 구매하기 어렵거나 망설여지는 물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주민들이 대여하고, 체험할 수 있다는 점이 눈에 띕니다.

또한 물품뿐 아니라 주민들의 지식과 재능을 공유하는 클래스도 꾸준히 열리고 있습니다. 예컨대 양말 공예, 가죽 공예, 목공 클래스 등 주민이 한 공간에서 만나 교류하고 배움을 이어갈 수 있는 공간인 만큼 주민 자치가 딱딱한 정책의 얼굴이 아닌 ‘지역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참고자료
지방분권법에 따른 근로자의 주민자치활동 ‘공가’ 신청가능
기억의 보존과 전달…’구산동 도서관마을’

– 글: 방연주 미디어팀 연구원 [email protected]

수, 2021/02/17-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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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법이 32년만에 전부 개정되었습니다. 민주주의의 기반은 주민자치에서 시작되지만, 이번 개정안에서 ‘주민자치’ 조항이 삭제되어 논란과 과제를 남겼습니다. 민관협치 활성화 등 주민의 참여 통로를 확장하는 시도가 이어진 만큼 향후 사회적으로 어떤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지, 통장이나 이장처럼 우리 동네에서 주민 자치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마지막으로 지역 주민으로서 참여를 촉진하는 인센티브제를 운영하고 있는 사례를 카드뉴스로 재가공해 전합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아래 관련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주민자치/기획①] ‘진짜’ 주민자치로 가는 길
[주민자치/기획②] 이장, 통장? 주민이 참여하는 법
[주민자치/기획③] 주민참여를 포인트적립으로?

수, 2021/03/03- 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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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우리의 일상이 달라진 만큼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모습과 역할도 돌아보게 합니다. 코로나19 이후 도시 재생의 방향성과 관광 위주의 지역이 풀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 산업이 크게 주춤했는데요. 지역에서는 지역 문화와를 알리는 지역 관광이 중요했던 만큼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영향도 크게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희망제작소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김향자 선임연구위원과 함께 지역산업과 지역혁신에 관한 사례를 나누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관광이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지역혁신형 관광 추진 사례를 중심으로 재가공해 전합니다.

‘방문객 산업’인 관광, 지역과의 상관관계

관광산업은 소비 진작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기 활성화 및 지역 세수창출 등에 상당한 효과를 가지고 있어 국내 내수활성화에 기여도가 높은 산업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관광은 ‘방문객 산업’입니다. 그러나 관광객이 많이 온다고 해서 지역경제가 좋아진다고 할 수만은 없습니다. 지역 기반 시설을 정비하고, 고용 기회가 늘어나고, 지역 유산의 보전 및 발굴에 기여하지만, 과도한 개발로 인해 경쟁 심화, 환경 파괴 및 생태계 파괴, 주민의 상대적 소외감 등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관광은 지역산업에 관광 소비를 증대하고, 지역의 수입을 극대화하는 게 주요합니다. 예컨대 볼거리, 즐길거리를 주는 체험형 관광으로 방문객이 좀 더 길게 체류할 수 있게 만들거나, 지역 특산품, 기념품, 공산품 판매를 증대하는 방식과 더불어 지역 내 환원이 가능한 지역 관광의 전략 수립이 필요합니다.

혁신을 바탕으로 한 지역기반형 관광은

이러한 지점을 고려해 각 지역의 정체성을 살린 관광지로 순천, 영월, 전주, 정선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전남 순천시는 ‘대한민국 생태수도’를 내건 만큼 순천만 생태 관광으로 지역 관광에 힘을 실었습니다. 순천만 생태적 복원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으나 현재 순천만(링크)을 찾는 관광객이 연간 3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낙안읍성, 순천도심, 한옥체험촌 등 지역관광 활성화에 기여한 바 있습니다.


▲ 순천만 습지 일몰 풍경 ⓒ 순천만습지 홈페이지

강원도 영월군은 ‘박물관 고을 특구’라는 테마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역관광에 변화를 일궜습니다. 영월군에서는 지난 2005년부터 ‘박물관고을육성사업’을 꾸준히 실행하며 지역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박물관도 미술·사진, 역사·문화, 자연·생태, 과학, 도예, 기타 등 전시 콘셉트와 테마에 따라 활성화했고, 관광객은 박물관 스탬프 투어에 참여할 수 있는 경로로 설계되었습니다. 이처럼 지자체의 노력과 박물관 설립자의 영입으로 ‘지붕없는 박물관’이자 ‘에코 뮤지엄’으로 지역 브랜드를 만들고 있습니다.

전북 전주시는 문화자원 보전 활용을 통한 ‘한옥마을’로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우리나라 도시 주거 문화의 역사성, 전통성을 유지하고, 한옥에서 지속적인 거주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한옥문화체험 등 관광 자원을 발굴했습니다. 실제 전주시는 ‘전통문화특별시’를 추진하고 있을 정도로 지역의 특성을 살린 대표적인 관광지로 꼽히고 있습니다.


▲ 삼탄아트마인 홈페이지(http://samtanartmine.com/)

마지막으로 강원도 정선군에서는 폐광지역의 유휴시설을 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1964년부터 2001년까지 38년 간 운영하다 폐광된 삼척탄좌시설은 ‘폐광지역 복원사업’ 계획에 따라 2013년 문화예술단지 ‘삼탄 아트마인’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지역의 스토리를 품고 있는 삼탄아트센터는 삼탄역사박불관, 현대미술관, 예술놀이터, 작가 스튜디오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역문화유산인 폐광 터를 관광지로 활용해 갤러리 운영을 비롯해 지역주민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관람객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역사와 자원의 고유성을 살려 관광명소로 재탄생시킨 만큼 주목 받았습니다.

지역의 관광정책, 변화가 필요한 시기

이처럼 각 지역에서는 지역이 보유한 자원을 바탕으로 정체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역 관광에 힘을 실어왔지만, 코로나19 국면으로 위기에 처한 상황입니다. 김 연구위원도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로, 코로나19를 일상적으로 안고 살아가야 하는 ‘위드(with) 코로나’ 시대인 만큼 지역 관광 분야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해 관광업계가 최대 위기에 처했지만, 관광의 역할을 새롭게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관광 소비자가 안전과 힐링을 우선하면서 비대면 소비, 개별관광, 혹은 자연친화 여행이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흐름에서 지역 관광의 추진과제를 점검하며 지역 관광 혁신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거시적으로는 시설 중심의 개발에 치우친 지역 관광이 아닌 고유 자산을 ‘제대로 활용하는’ 사고로 전환해야 하며, 생태 및 환경 보전에 관한 요구가 높아진 만큼 보전을 통한 지속가능한 개발에 방점을 찍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방역의 안전성, 비대면 관광이 가능한 공간과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과거에 비해 행복과 가치(웰빙, 웰니스)가 주목 받는 만큼 책임 있는 관광소비, 지속가능한 관광을 실천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지역의 특화된 이야기를 풀어낸 콘텐츠 스토리텔링과 지역을 변화시키는 청년을 인력으로 육성하는 등 다층적인 지원과 개발이 필요합니다.

– 정리: 미디어팀
– 참고자료: 김향자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발제자료, <지역산업과 지역혁신-지역관광산업>

금, 2021/03/12-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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