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뉴스메이커] 한국사 국정화 교과서 행정예고

지역

[뉴스메이커] 한국사 국정화 교과서 행정예고

익명 (미확인) | 화, 2016/01/26- 17:10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으로 교육부가 지난 9월 확정한 교육과정 개편 고시를 재개정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정부의 무리하고 졸속적인 국정화 추진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교육부는 지난 9월 고시한 ‘2015 개정 교육과정’개편 고시를 다시 개정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11월5일 행정예고 했다. 한국사 교과서 발행체제를 국정으로 전환하지 않았다면 필요치 않을 절차다. 교육부는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초·중등학교 교육과정 개정’안을 행정예고 하면서 “중학교 역사 및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국정 도서로 개발함에 따라 해당 과목 교육과정의 적용 시기를 2017년 3월 1일로 변경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서 9월 23일 고시했던 ‘2015 개정 교육과정’의 부칙에 이 내용을 신설했다고 덧붙였다.


교육부, 국정교과서 관련 비공개 TF 운영
교육부 예산안 심사를 위해 지난 10월28일 열린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교육부의 국정교과서 관련 비공개 TF를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여당은 야당이 지난 10월25일 국정화 TF를 심야에 급습했다고 비난하는 반면 야당은 정당한 방문이었으나 TF가 불법적으로 운영돼 이를 숨기려 했다고 맞섰다. 이 과정에서 여야 의원들은 ‘모욕감’ 등을 운운하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신성범 의원은 “(국정화 TF는) 교육부의 역사교육지원팀 인력 보강이었다”며 “그럼에도 밤 늦은 시간에 제보를 받고 야당이 출동했는데, 심야 급습으로 비춰지고, 직원들이 문을 잠그고 그런 것이 고스란히 노출됐는데 어떤 판단을 할 수 있었겠나”라고 반문했다. 같은 당 박대출 의원은 “교육부의 역사교육 담당 업무팀이 확대 개편된 것”이라며 “정상 공무를 보고 있었는데 심야에 급습을 해서 19시간 대치가 이뤄지고, 공무원들이 사실상 감금 상태에 놓였다”고 비판했다.


강은희 의원도 “야당 의원들이 25일 교육부의 역사지원팀을 방문한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며 “정말 그런 방문이면, 사전에 연락하고 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저도 새누리당 역사교과서개선특위 간사를 맡으면서 교육부 역사교육지원팀의 확대 필요성에 대해 동의했고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지원팀을 확대하는 건 교육부가 행정부처로서 당연히 해야 할 업무”라고 강조했다. 그는 “역대 정부에서도, 과거 참여정부에서도 여러 TF팀이 있었다”며 “행정부가 고시를 앞두고 준비하거나 진행 중일 때 원활히 하기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 더 열심히 해야 할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박홍근 의원은 “급습, 감금의 사전적 의미도 모르냐. 우리가 교육부 직원들을 언제 공격했냐. 모욕감을 느낀다”며 “사실관계 확인도 안하고 동료 의원들에게 ‘감금’, ‘급습’ 용어를 쓴 박대출 의원은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유기홍 의원은 “그날(25일) 유리창 하나 손상된 것이 없다. 또 심야라고 했는데 우리가 방문한 시간은 오후 7시45분”이라며 “벨을 누르고, 담당자가 나와서 우리 신분을 밝혔는데 안에 들어가더니 대꾸도 없고 불을 꺼버렸다”고 강조했다.


유 의원은 “창틈으로 기자들이 보니 자료, 컴퓨터를 옮겼다고 한다”며 “뭘 깨고 부수고 한 것도 없고, 처음부터 신분을 밝히고 한 것인데 그걸 어떻게 심야 급습이라 표현하나”고 불쾌해 했다. 설훈 의원 역시 “감금했다고 하는데 감금은 못 나오게 하는 것이 감금이지, 우리는 열어달라고 한 것”이라며 “지금 정치를 하는 건지, 사기를 치는 건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설 의원은 “지금 정부여당이 어떤 자세로 국정화를 진행하는지 단적으로 보여준다”며 “국민을 호도하고, 동요 의원들을 화적떼로 비유하고, 국사학자들을 다 좌파라고 하고, 앞으로 국민들이 뭐라 그러겠나”라고 비난했다. 이어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향해 “지금 국정화와 관련한 이 사태가 정상적이냐”며 “대통령께서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린다고 했는데 거꾸로다. 지금 정상을 비정상으로 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역사 교과서의 편향성’ 지적 근거 없어
정부가 중·고등학교 역사교과서에 대한 국정 전환을 최종 확정하면서 꺼낸 카드는 ‘편향성’이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일부 문제집에는 주체사상을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사상이 무엇인지를 묻는 문제, 김일성 주체사상을 답하도록 하는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며 현행 검정체제의 실패를 거론하고 국정 전환의 당위성을 강변했다. 그러나 황 총리가 직접 브리핑을 통해 주로 문제 삼은 내용은 교육부의 과거 교육과정을 충실히 따른 부분인 데다 일부 교과서의 한 단면만 발췌해 ‘침소봉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황 총리가 파워포인트(PPT)로 현행 역사교과서 대부분을 ‘좌편향’으로 지목한 근거는 △6.25전쟁 남북 공동책임론 △대한민국은 정부 수립, 북한은 국가 수립 △천안함 사건 △김일성 등 주체사상 △특정 집필진 반복 참여 등이다. 국무총리실이 기획하고 교육부가 검토한 PPT에는 두산동아 고교 한국사 교과서 278페이지에 ‘38도선을 경계로 잦은 충돌이 일어나다’라는 제목 아래 ‘6.25 전쟁이 일어나기 이전 남북한 간에 많은 충돌이 있었다’고 나온 부분을 6.25전쟁을 마치 남북 공동책임처럼 서술됐다고 정의했다. 황 총리가 가장 처음 언급한 이 부분은 알고 보니 교육부가 지난 2013년 11월 ‘8종 교과서 수정명령’을 내렸을 당시 좌편향으로 분류되지도 않아 고칠 대상도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당국의 ‘2009 고등학교 교육과정 해설:사회(역사)’ 98페이지 중 일부. 북한의 주체사상과 수령 유일 체제의 문제점, 경제 정책의 실패 등을 골고루 인식할 수 있도록 주문했다. 게다가 학생들이 김일성 주체사상을 배운다고 하는 부분 역시 교육당국이 내놓은 교육과정에 따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최근 공개한 교육과학기술부(현 교육부)의 ‘2009 고등학교 교육과정 해설:사회(역사)’ 98페이지를 보면, 북한의 주체사상과 수령 유일 체제의 문제점, 경제 정책의 실패 등을 골고루 인식할 수 있도록 주문했다. 이에 따라 현재 역사교과서는 정부의 주장과 달리 북한을 향한 비판적인 시각과 기술을 일관되게 유지했다.


미래엔 고교 한국사 321쪽에는 ‘북한, 1인 독재와 사회주의 경제 체제를 형성하다’고 소개한 뒤 ‘북한에서도 김일성에 대한 비판 여론이 형성되었다. 김일성은 비판 세력을 대대적으로 숙청하고 1인 독재 체제를 더욱 강화하였다’고 서술했다. 이어 ‘북한의 인권실태’를 탈북자 사진과 함께 소개하면서 ‘공개 처형, 정치범 수용소 운영, 종교의 자유에 대한 탄압’ 등을 전부 나열하기까지 했다. 이밖에 천안함은 8종 교과서 중 5종이 본문에 나왔고, 2011~2014년 집필진 75%가 반복적으로 집필에 참여해 좌경화 됐다는 것도 교과서 시장 자체를 고려하지 않았다는 것이 학계의 시각이다. 교과서 집필 경험이 있는 서울의 한 대학 사학과 교수는 “무엇보다 출판사들이 집필 경험이 있는 교수들을 선호하는 현상 때문에 황 총리 말대로 절반 이상이 중복될 수밖에 없다”며 “이런 시장 환경도 고려하지 않고 기존 집필진들을 모두 좌편향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악화될 대로 악화된 국정교과서 반대 여론의 역전을 노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계의 한 관계자도 “불과 얼마 전까지 주체사상 등 북한에 대해 가르치라 하고서 기존 교과서의 좌편향을 주장하고 있는 것은 자가당착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역사 학회 잇따라 국정화 집필 불참 성명 발표
정부의 한국사 교과서 국정화 추진에 반발해 한국역사연구회와 한국근대사학회 등 국내를 대표하는 대규모 역사 학회들이 잇따라 불참 성명을 발표하면서 우리 사학계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역사 학회 소속 사학자들은 ‘역사학계 90%가 좌파’라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발언을 ‘색깔론’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하일식 연세대 사학과 교수는 “한국 사학계를 ‘좌파’라는 프레임으로 봐서는 안 된다”며 “오히려 90년대 이후 좌파다 우파다 하는 사관의 개입이 최소화된 연구들이 학계를 지배해 오고 있다는 것이 정확한 진단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0월19일 교육계에 따르면 사학계 내부에서 일고 있는 국정화 논란은 지난 2013년 교학사 교과서 파동 때와 비슷한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 한국역사연구회(회원 650명)ㆍ한국근현대사학회(회원 500여명) 등 국정화를 반대하는 다수 사학계와 국정화에 찬성하는 한국현대사학회(회원 150여명) 등 뉴라이트 성향 학자들이 서로 대치하고 있는 국면이다. 한국 근대화를 보는 학파 간 사관 차이에서 현재의 대립이 비롯됐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정화 반대 움직임에는 국내 최대 단체인 한국역사연구회를 비롯한 대다수 사학계가 동참하고 있다.


지난 10월15일 국정 한국사 집필진 불참을 선언한 한국역사연구회는 1988년 망원한국사연구실과 한국근대사연구회 등을 합쳐 창립됐다. 이들은 현재까지 가장 활발한 연구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한국 사학계 대표적 학회다. 수도권 대부분의 사학과 교수들은 물론 대학원생까지 연구회원만 총 650여 명에 이른다. 이들이 발행하는 학회지를 구독하는 일반회원은 120 명 가량이다. 한국역사연구회는 창립 당시 군부 독재라는 시대현실을 극복하고자 ‘실천적 역사학’, 즉 민중사관을 표방했다. ‘사회의 민주적 변혁과 분단의 자주적 극복’에 이바지하는 역사학 연구라는 것이 이들이 지향하는 목표였다. 이들은 대체로 ‘조선이 정체적·타율적으로 근대화했다’는 일제의 식민사관을 극복하기 위해 ‘일본의 강압적인 근대화 정책 없이도 자발적으로 근대화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던 이기백 전 서강대 교수, 김용섭 전 연세대 교수 등의 계보를 이었다. 한국역사연구회 이외에도 역사 연구자들의 시대 전공별로 한국고대사학회, 한국중세사학회, 조선시대사학회, 한국근현대사학회 등 1980~1990년대에 형성된 학회가 현재까지 활동을 이어 오고 있다. 통상 최대 단체인 한국역사연구회의 회원은 시대별 학회에 함께 참여한다. 이 가운데 500여 명 규모의 한국근현대사학회는 이미 교과서 불참 선언을 발표했으며, 한국고대사학회도 임원회의를 통해 불참 의견 발표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각 학회들이 형성되던 당시 ‘절대다수’ 사학계 가운데서도 다른 결의 움직임이 일었다. 안

병직 서울대 명예교수, 이영훈 서울대 교수 등은 조선이 근대화하는 데 일본이 영향을 주었다는 ‘식민지 근대화론’을 다시 꺼내든 것. 이들은 일제 강점기 조선 쌀이 일본으로 흘러들어 간 것을 두고 쌀의 ‘강탈’이 아니라 ‘수출’이라고 분석했다. 이영훈 교수를 중심으로 낙성대경제연구소를 열고 활동 중이다. 뉴라이트는 이들의 견해를 차용해 2000년대 새롭게 등장했다. 한국현대사학회는 2011년 뉴라이트 성향 학자들이 조직한 단체다. 현재 국정교과서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역사 학회는 이곳이 유일하다. 회원 수는 사학자, 경제학자, 정치학자, 사회학자 등을 망라해 150여 명이다. 실제 활동 중인 학자는 30~40명 규모로 추산된다. 그러나 익명의 사학과 교수는 “사실상 학회라고 볼 수 없다”며 “학회라면 주기적으로 세미나를 열고 학회지를 발간하는 등의 활동을 해야 하는데 이곳은 2011년 토론회 내용을 담은 책자 하나를 내어 놓았을 뿐 이후 학회다운 활동이 이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 한국현대사학회 홈페이지는 폐쇄 상태다. 이에 대해 이명희 한국현대사학회 회장(공주대 역사교육과 교수)은 “한국 현대사 연구에 정치학·경제학·사회학 등을 접목시켜 학제적 연구를 하겠다는 문제의식으로 출범한 학회”라며 “지난 주말에도 50여 명의 사학자와 국제 심포지엄을 진행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지난 10월16일 국정 교과서 지지를 선언한 대학교수 102명은 한국현대사학회 등 특정 학회 신분이 아닌,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지지하는 교수 모임 소속으로 성명에 참여했다. 이들은 최근 역사 관련 전공 교수들이 잇달아 국정교과서 집필 거부를 선언한 것에 대해 “진정한 역사 교육의 발전을 도모하고자 한다면 폐쇄적인 집단행동으로서의 대응이 아닌 각계각층과의 논의와 협력을 통해 역사 교육의 발전 방향을 공론화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성명에 참여하신 분들은 만약 요청이 오면 집필에도 참여할 의향이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성명 참여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사 국정교과서 집필진 모집에 난항
정부가 중·고등학교 한국사의 국정 전환을 강행하면서 사학계 전반에 걸쳐 집필 거부 선언이 잇따르자 교과서 집필진 자체를 꾸리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친여 성향의 교육계 인사 100여 명은 최근 국정 교과서 집필에 참여 의향을 내비쳤지만, 보수 성향이 뚜렷한 인사들이어서 가뜩이나 부정적인 여론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국사편찬위원회가 ‘한국사 국정교과서’ 집필진 모집에 난항을 겪자 교육당국이 뒤늦게 사학계 설득 작업에 들어갔지만, 대부분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구인난과 졸속제작에 따른 ‘함량미달’ 교과서가 나올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0월18일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국편) 등에 따르면, ‘한국사 국정 교과서’에 대한 △집필진 공모 방법 △과목별 집필진 △교과서 제작 일정 등 구체적인 세부 일정이 아무것도 나오지 않았다. 아직 행정예고 기간이기는 하나 집권 여당이 지난 10월15일 ‘국민통합을 위한 올바른 역사교과서’ 추진을 당론으로 삼은 것을 보면 이미 국정 전환이 된 것과 다름없다. 이에 따라 국편은 당장 다음 달부터 교과서 제작 작업에 착수해야 할 상황이지만 아직 갈피를 못 잡고 있다. 대학과 관련 학회를 막론하고 줄을 잇는 집필 거부 선언 때문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정배 국편 위원장은 한국사 국정 전환 발표 이후 “집필진 구성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내내 공언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자 교육당국 차원에서 주류 사학계와 간담회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교육부는 학회장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간담회 참여 의사 등을 타진하고 있으나, 상당수가 거절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편 수장인 김정배 위원장이 지나치게 한쪽으로 치우친 인사는 집필진에 참여시키지 않을 것을 언급하면서 국편 실무진 입장에서는 집필진 구성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편 관계자는 “내락된 교수가 있다고 하지만 전혀 들은 바가 없다”고 해명했으나, 황교안 총리와 한국사 국정 전환을 논의한 원로역사학자가 자천타천으로 명단에 오르고 있다.


황 총리와 만난 한 명예교수 A씨는 “국편이든 교육부에서든 요청이 오면 임할 생각은 있다”며 “제대로 된 한국사 교과서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주류 사학계의 보이콧 속에 A씨 외에도 보수 교육계 인사 102여 명은 지난 10월16일 국정 교과서를 지지하고 나섰다. 일부는 요청이 오면 집필진에 적극 참여하겠다는 의사도 표명했으나, 가뜩이나 ‘친일·독재 미화’ 교과서에 대한 우려가 팽배한 상황에서 보수 교육학자를 필두로 한국사를 쓰기에는 국편의 부담이 만만찮다. 이 때문에 국편은 그동안 언론 등에 참여 의사를 밝힌 친정부적 성향의 교수 외에도 집필 거부 선언에 동참한 학자라도 어떻게든 설득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초 국정화에 대해 일관되게 반대 목소리를 내온 주류 사학계를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인다. 더욱이 정부는 한국사 국정교과서가 학교에서 쓰일 시기를 2017년 3월로 못 박고 있어 사실상 내정된 보수학자를 필두로 한국사가 집필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사학계의 한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집필진을 모집하면 과연 얼마나 양질의 교과서가 나오겠느냐”며 “결국 친일·독재를 미화한 교학사 한국사처럼 함량 미달의 책이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 집필진 자진 사퇴
한국사 국정 교과서 대표집필자로 내락됐던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가 국사편찬위원회에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최 교수는 지난 11월4일 자택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터뷰를 하는 과정에서 술을 마시며 여기자에게 부적절한 언행을 한 사실이 알려져 자질 논란이 일었다. 국편은 11월6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최몽룡 교수가 올바른 역사교과서 편찬에 걸림돌이 되지 않기 위해 집필진에서 사퇴하겠다는 뜻을 전해 왔다”고 밝혔다. 국편은 또 “최 교수가 이번 사태와 관련된 여기자 분들에게 깊은 사과의 뜻을 전해 왔다”며 “다만 자신의 사퇴로 인해 올바른 역사교과서 편찬의 본래 취지가 왜곡·퇴색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해왔다”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지난 11월4일 국편의 교과서 브리핑에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제자들의 만류로 회견장에 오지 못했다. 이에 취재진은 최 교수의 서울 여의도동 자택으로 찾아갔으며, 이 때 오후 늦게까지 남아있던 여기자 2명이 최 교수와 술을 마시는 과정에서 최 교수로부터 성적 수치심을 느낄 발언을 들었다. 성희롱 보도가 나간 후 최 교수는 다른 매체를 통해 “평소 성격이 그렇다. 술자리에서 별 뜻 없이 한 농담”이었다고 해명했지만 비판이 수그러들지 않자 결국 사퇴를 선택했다. 최 교수가 자리를 내놓으면서 대외적으로 알려진 교과서 대표집필자는 36명 중 단 1명에 그치게 됐다. 교과서 집필진 모집이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 현실로 다가오면서 진행될 국편의 집필진 공모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최 교수가 비판을 받고 물러난 사례를 보고 심리적으로 위축된 학자들이, 집필 의사를 접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재 국편은 최 교수가 맡았던 상고사 분야에 새 집필자를 영입하는 대신 현재 섭외된 이들 중에 최 교수의 자리를 대신할 전문가가 있을 지를 검토할 방침이다. 국편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국편이 집필을 고사하는 교수님을 잡을 방법이 없다”면서 “새로운 분을 모셔야 하는지, 고대사 담당하시는 분이 이 영역을 담당할 수 있는지를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최 교수의 자진사퇴와 관련해 ‘국정 역사교과서’에 대한 여론이 악화일로를 치닫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교육부의 한 관계자는 “최 교수 사퇴와 관련해 교육부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다”며 말을 아꼈다. 이번에 논란에 휩싸인 최몽룡 교수는 국내 고고학계를 대표하는 원로학자다. 서울대 고고인류학과 학부·대학원을 졸업한 뒤 미국 하버드대에서 고고학을 전공했으며 1972년 26세의 나이로 교수(전남대 전임강사)에 임용되는 등 국내 고고학 교수 중 최연소 기록을 가지고 있다. 1988년(5차 교육과정)부터 2011년(7차 교육과정)까지 23년여 동안 고등학교 국사 교과서 편찬에 관여하기도 했다.


국정 교과서에 ‘대안 역사교과서’ 발간으로 대응
정부가 지난 11월 5일 역사 교과서를 국정화하기로 확정 고시함에 따라, 학계를 비롯해 그동안 목소리를 내오던 이들도 이른바 ‘대안 역사교과서’ 발간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우선 지난 11월 10일 역사학 전공 교수와 교사, 역사 및 교육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모여 대안교재 발간을 논의했다. 역사정의실천연대 방은희 사무국장은 “각계의 반발에도 정부가 빠르게 확정 고시를 강행한 바람에 대안교재 준비도 서두르고 있다”며 “국정교과서가 학생들에게 배포될 무렵 대안교재도 함께 받을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또 진보성향 교육감들도 전국시도교육감 회의에서 대안교재 발행과 배포에 관한 구체적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민병희 강원교육감은 “학생들이 균형 잡힌 역사인식을 확립할 수 있도록 타 시·도교육청과 함께 대안교과서를 포함한 다양한 역사교육자료를 개발·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 같은 대안교재 제작에는 이미 검정교과서 집필에 참여해 충분한 경험을 쌓은 역사학계 교수와 교사들이 전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교원대 김한종 역사교육과 교수 등 과거 정부가 ‘좌편향’ 비판을 가했던 금성출판사의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에 참여한 이들이 대안교재 제작 집필진 물망에 오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국정교과서가 만들어지지는 않았지만, 정부가 지지했던 교학사 교과서 내용 등을 살펴보면 대안교재에 어떤 내용을 담아야 좋을지 예측하기에는 무리가 없다는 관측이다. 부산대학교 양정현 역사교육과 교수는 “역사를 단일한 시각으로 재단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국정교과서에 대비해 다양한 시각을 담은 복수의 교재를 제작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국정교과서와 대안교재 내용의 간극이 클 경우 한동안 교육 현장의 혼란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송재혁 대변인은 “2017년 국정교과서를 받아든 고1 학생들이 치를 2020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국정교과서 내용이 반영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따라서 대안교재 배포에 그치지 않고 반드시 국정교과서 고시 철회까지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NM



장정미 기자 ([email protected])

기사원문(http://www.newsmaker.or.kr/news/articleView.html?idxno=20078)



저작자 표시 비영리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서울 종로구 이화장길에 있는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정보공개를 전문으로 하는 시민단체다. 정보공개를 거부한 오세훈 전 서울시장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해 승소하는 등 열성적인 활동을 하는 터라 정보공개 업무를 총괄하는 행정자치부로선 부담스러운 상대다. 그런 정보공개센터 사무실을 행자부 공공정보정책과 정민선 사무관이 지난 16일 찾아갔다. 정보공개 시스템을 사용하면서 느꼈던 불편한 점이나 문제점을 듣기 위해서다.



    ▲ 정민선 행자부 공공정보정책과 사무관


●지적받은 문제점 해결 ‘고군분투’


‘적진(?)’과 다름없는 곳을 찾은 정 사무관의 의외의 행보에 정진임 정보공개센터 사무국장은 “행자부 공무원이 찾아온 것은 2008년 단체 설립 이래 처음”이라고 신기해했다. 정 사무관은 정보공개센터 관계자들에게 두 시간 넘게 둘러싸여 쏟아지는 불만을 경청했다. 그러고 정 사무관은 지난 20일 정보공개센터에 메일을 보내 제기된 문제 가운데 당장 개선이 가능한 것을 고쳤다고 밝혔다.


정 사무관은 1990년 전산직 특채로 총무처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전자결재 업무를 담당하면서 e-지원과 온나라 등 업무 시스템 구축에 참여했고 2011년부터 올해 4월까지 민원24 시스템 관리를 맡았다. 정 사무관은 “정보공개 시스템에 오류가 너무 잦아 정보공개 청구를 할 때 시스템에 직접 입력하지 않고 한글 프로그램에 따로 작성한 뒤 시스템에 붙여넣기를 한다는 말을 듣고 솔직히 얼굴이 화끈거렸다”고 털어놨다.


2006년 ‘열린정부’라는 이름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정보공개 청구 시스템은 사용자들로부터 불평을 많이 듣는다. 기능만 놓고 보면 누구나 간편하게 정보공개 청구를 하고 답변을 받아 볼 수 있지만 문제는 시스템이 너무 불안정해 온갖 소소한 오류를 일으키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자부에서 불만을 듣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인 건 정 사무관이 처음이었다.


지난 5월 정보공개 시스템을 맡았을 때 느꼈던 첫인상을 정 사무관은 이렇게 얘기했다. “직관적이지 않았어요. ‘이게 뭐지’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조금만 더 국민 입장에서 생각한다면 그런 식으로 돼 있을 수가 없습니다. 친절한 설명이 아쉬웠죠.” 처음 시작한 일이 사용자들이 원하는 메뉴를 간편하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작업이었다. 그는 “제가 맡고 있는 시스템이 ‘형편없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고 밝혔다.



의견 수렴 후 내년 새 시스템 공개


시스템 관리자 입장에선 사용자들이 어떤 대목에서 불편을 느끼고 어떤 오류가 많이 발생하는지 알아야 개선할 수 있다. 정 사무관은 “정보공개센터는 정보공개 청구를 가장 많이 하는 사람들이 모인 단체니까 시스템의 문제점도 가장 구체적으로 알 거라고 생각했다”며 “온갖 불만 사항을 들으면서 ‘이렇게 한이 맺혔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시스템을 잘 만들어야 하는 관리자 입장에서 보면 정보공개센터는 ‘적’이 아니라 기능 개선을 위한 최고의 파트너”라고 설명했다.


정보공개센터에서 들었던 불만 사항 등을 토대로 행자부 공공정보정책과는 올해 해결 가능한 사안과 중장기 개선 사항을 구분했다. 정 사무관은 현재 시스템 기초공사를 다시 하고 있다. 그는 “주택으로 치면 리모델링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내년 초에는 새 시스템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정보정책과에선 앞으로 정보공개센터를 비롯한 시민단체와 주기적으로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적극 수렴할 계획이다.


강국진 기자 [email protected]


기사원문보기(클릭)

저작자 표시 비영리
월, 2015/11/30- 12:41
279
0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김유승 소장/숨은 기록 공개 목적 센터 설립/10년간 공적정보 청구 운동 벌여/기관들 '입맛대로 공개' 관행 여전/구체적 처벌 조항 없는게 큰 원인/기록은 역사.. 권력자들 은폐 속성/정보공개제도 더 알리도록 온힘

김유승 소장 사진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김유승 소장은 “정보공개 제도 활용률이 많이 높아졌지만 아직도 제도 자체를 모르는 시민이 적지 않다”며 “앞으로도 정보공개 제도를 널리 알리고 제대로 쓸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 남성에게 재입대란 생각하기도 싫은 일이다. 그런 꿈이라도 꾼 날이면 ‘악몽’에 시달렸다며 몸서리를 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런 일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기록이 사라진다면 그럴 수 있습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의 김유승 소장(중앙대 문헌정보학과 교수)이 기록의 중요성을 설명하며 제시한 사례다. 이것뿐만이 아니다. 기록은 세금 납부, 은행 거래, 부동산 매매 등의 일상을 지탱하는 기둥이며 스스로를 보호하는 수단이다. 기록은 강한 폭발력도 가진다. 온 나라를 뒤흔드는 부정부패는 한두 장의 문건, 누군가의 메모 등으로 촉발되는 경우가 많다.

지난 17일 서울 이화동의 한 사무실에서 만난 김 소장이 올해로 시행 20주년을 맞은 정보공개 제도를 시민들의 ‘무기’라고 말하는 이유다.

“아무리 머리가 좋아도 인간의 기억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의도하지 않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왜곡이 생기기 마련이죠. 하지만 기록은 달라요. 기록은 한 시대의 증거물들을 만드는 작업이고, 그것이 켜켜이 쌓여 역사가 되는 겁니다.”

정보공개센터는 2008년 10월 설립됐다. 시민 알권리를 증진하고 국가가 꽁꽁 감춰둔 기록들을 공개하는 걸 목적으로 내세웠다. 지난 10년간 상당한 성과도 거뒀다. “10년 전엔 ‘정보공개’라는 단어 자체가 낯설었습니다. 언론, 시민단체들도 마찬가지였죠. 지금은 정보공개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지만 당시엔 탐사보도 기자들 외엔 정보공개를 활용하는 일이 많지 않았어요. 하지만 이제는 시민들도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하죠.”

김유승 소장 사진올해로 설립 10주년을 맞은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김유승 소장은 “정보공개 제도 활용률이 많이 높아졌지만 아직도 제도 자체를 모르는 시민이 적지 않다”며 “앞으로도 정보공개 제도를 널리 알리고 제대로 쓸 수 있도록 적극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제문 기자

김 소장의 말처럼 1998년 첫 시행 때 2만5475건이던 정보공개 청구 건수는 2008년 22만9650건으로 10배가량 늘었고, 2016년엔 처음으로 50만건을 넘었다.

하지만 아직 풀지 못한 숙제도 많다. 정보공개 제도 활용률이 많이 높아졌지만 제도 자체를 모르는 시민이 적지 않다. 그래서 김 소장을 비롯한 센터 활동가들은 정보공개 제도를 시민들에게 알리고 제대로 쓸 수 있도록 돕는 데 힘을 쏟는다.

기관마다 들쭉날쭉한 ‘입맛대로’ 공개, 악의적인 비공개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는 구체적인 처벌조항이 없는 데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김 소장은 “지난해 12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정보공개법 개정안도 처벌조항이 들어가긴 했지만 두루뭉술하게 내규식으로 묶어논 점은 아쉽다”며 “조직에 불리한 정보는 고의로 공개하지 않는 일이 횡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소장은 특히 이번 개정안에서 ‘비공개 조항’을 재검토하지 않은 점을 꼬집었다. 각 기관이 비공개가 가능하도록 한 국가안보, 개인정보 등의 8개 항목을 ‘전가의 보도’처럼 악용하고 있어서다. 기관장들의 ‘쌈짓돈’으로 취급되는 업무추진비나 각 기관의 징계처분 결과 등의 정보를 청구하면 비공개 조항을 들이대며 거부하기 일쑤다.

“비공개 항목이라도 공공 이익이 더 크다면 공개하는 게 맞죠. 지금의 비공개 항목들은 너무 모호합니다. 알권리와 다른 권리가 충돌한다면 무조건적인 비공개보다 무엇이 정말 공익인지를 따져보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김 소장은 아예 ‘알권리’를 헌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알권리의 내용, 범주 등이 법원 해석에 근거하고 있어 각 기관들이 ‘안 들어줘도 그만인 민원’으로 인식해 처리하고 있다는 거다. 정보공개센터 사무실 한쪽에 ‘알권리가 살권리’라는 글귀가 걸려 있는 이유다.

그는 ‘살권리’를 위해서라도 정보공개가 확장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행정 결과뿐만 아니라 그것이 집행되는 과정의 회의록 공개 등과 관련된 ‘수직적 정보공개’, 공공기관을 넘어 시민단체와 사기업까지 청구 범위를 확대하는 ‘수평적 정보공개’가 이뤄져야 한다는 거다.

그는 시민의 정보 접근권이 온전히 보장돼야 한다고 역설한다. “권력자들은 기록을 감추거나 없애려는 속성이 있어요. 부정부패를 저지른 사람들에게 기록은 공포가 되기도 합니다. 기록은 그래서 중요해요. 기록 접근 권한을 살펴보면 해당 사회의 권력이 어디 있는지 바로 알 수 있습니다. 이제 그걸 시민들에게 돌려줘야 합니다.”

이창수 기자 [email protected]

 

*해당 기사의 출처는 다음과 같습니다.

http://v.media.daum.net/v/20180123220949143

 

수, 2018/01/24- 10:42
259
0

ㆍ‘지정 기록물’로 지정… 최소 15년간 비공개 보호



지난해 4월16일 세월호가 침몰된 직후 7시간 동안 박근혜 대통령이 어떤 내용의 지시를 했는지 기록돼 있지 않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청와대는 또 당시 보고 및 지시사항을 향후 열람이 엄격히 제한되는 ‘대통령 지정기록물’로 지정하기로 했다.


녹색당과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한국기록전문가협회, 한국국가기록연구원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녹색당이 청와대를 상대로 지난해 10월10일 서울행정법원에 제기한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 과정에서 청와대가 이같이 밝혔다고 공개했다.


청와대가 소송 과정에서 법원에 제출한 ‘4·16 세월호 사고 당일 시간대별 대통령 조치사항’을 보면 박 대통령은 당일 오전 10시 안보실 보고를 시작으로 오후 5시15분까지 총 18회에 걸쳐 세월호 침몰과 관련된 보고를 받았다. 서면보고는 11회, 구두보고는 7회였다. 또 박 대통령은 6차례에 걸쳐 구두로 세월호 침몰과 관련해 지시를 내린 것으로 나와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박 대통령에게 구두로 보고한 내용이나 박 대통령이 지시한 내용이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대통령이 업무전화를 통해 참모진에게 지시하거나 보고를 받는 경우나 직접 면전에서 구두로 지시·보고가 있는 경우에는 그 내용을 별도로 녹음하거나 녹취하지 않는 것이 업무 관행”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서면보고한 11회 내용도 “공개되면 향후 업무 수행에 지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비공개를 결정했다. 청와대는 또 박 대통령 퇴임 때 이 기록들을 대통령 기록물로 지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 지정기록물은 최소 15년간 비공개 보호기간을 둘 수 있고 이 기간에는 열람과 자료 제출 등이 엄격히 제한된다.



기사보러가기(클릭)


저작자 표시 비영리
월, 2015/09/07- 16:45
258
0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이 각 언론매체에 지급한 광고·홍보비 내역을 공개하라는 행정심판 결정이 나왔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원자력환경공단을 상대로 한 '정보공개 거부처분 이의신청 행정심판'을 통해 정보공개 결정을 받았다고 27일 밝혔다.

정보공개센터는 지난해 12월 원자력환경공단에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언론매체별로 지급한 광고·홍보비 사용 내역 공개를 청구했다.

이에 공단은 연도별 광고·홍보비 내역 총액과 광고형태별 정보를 공개했지만 언론매체별 광고비 세부내역에 대해서는 "경영·영업상 비밀이다"는 이유로 정보비공개 결정통지를 했다.

하지만 정보공개센터는 "공공기관 예산집행의 투명성과 국민의 알권리는 보장돼야 하며 광고비 단가를 공개한다고 해서 정당한 이익을 현저하게 해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공단의 부분공개결정에 대해 지난 2월 이의신청을 했다.

공단은 총 58개의 언론매체 중 24개 매체에 한해 광고비 집행 내역을 공개했지만 나머지 34개 매체의 광고비 집행 내역과 관련해서는 "해당 정보는 각 언론매체의 차별화된 영업전략·경영 노하우이며 해당 매체들이 공단에 정보비공개를 요청해 왔다"는 이유로 이의신청이 기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보공개센터는 "정보공개법상 청구정보가 제3자(언론매체)와 관련된 경우 정보 공개 여부는 접수기관(원자력환경공단)에서 결정할 수 있다"며 지난 3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위원회는 "제3자의 비공개요청이 있다는 사유만으로 정보공개법상 정보의 비공개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정보공개센터의 손을 들어줬다.

또한 "해당 정보는 언론매체인 법인·단체 등의 수입의 일부분을 구성하는 데 불과한 자료이기 때문에 영업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유출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보가 공개된다는 이유만으로 경영·영업상 비밀이 침해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한국원자력환경공단은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하고 남은 방사성폐기물을 관리하는 준정부기관이다.


기사보러가기(클릭)


저작자 표시 비영리
월, 2015/09/07- 17:03
242
0

최저임금이 오르는 것과 함께 해결돼야 할 문제들이 있다. 최저임금도 못 받는 노동자들에 대한 대책이다.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부가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최저임금(5210원)을 못 받는 노동자는 227만 명이었다. 이는 전체 노동자의 12%에 해당한다. 게다가 이 수치는 2009년 이후부터 계속 증가하고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최저임금은 인상됐지만 사각지대는 오히려 더 넓어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할지도 모른다. 

227만 명에 포함되는 노동자는 두 부류다. 최저임금 감액을 적용받는 수습, 그리고 사용자가 아예 법을 어기고 최저임금을 주는 경우다. 최저임금법 시행령에 따르면 수습 노동자를 사용하려면 세 가지를 지켜야 한다. 1년 이상 근로계약을 할 것, 최저임금의 90% 이상을 지급할 것, 그 기간을 3개월 이내로 할 것 이다. 하지만 이런 구체적인 사항을 모르는 경우가 많아 최저임금도 못 받는 피해가 발생한다. 

경기도에 사는 대학생 백아무개씨(22)가 그런 경우다. 백씨는 지난해 학교 근처에 있는 ‘초록마을’(경기도 A 가맹점) 에서 아르바이트(알바)를 했다. 원래 시급이 6000원인데 첫 달은 수습이라는 이유로 임금의 80%(4800원)만 받았다. 지난해 최저임금이 5210원이었기 때문에 이는 최저임금법 위반이다. 게다가 백씨는 ‘초록마을’과 1년 이상 계약하지도 않았다. 백씨는 해당 업체에서 5개월만 일했고 근로계약서도 쓰지 않았다. 최저임금법 위반이다. 

노동법 사각지대에는 감단직(감시직·단속직)노동자들도 있다. 사용자가 고용노동부로부터 승인을 받으면 감단직 노동자들에게 연장근무수당이나 휴일근무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야당근무수당과 8시간의 휴식시간이 보장해야 한다. 지난해까지는 감단직 노동자들은 최저임금의 90%까지만 적용받았지만 올해부터는 100% 최저임금이 적용된다. 하지만 실제 최저임금을 적용받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 

   
▲ 청년유니온 회원들이 지난 해 9월 홍대 인근의 커피전문점, 편의점, 옷가게 등지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송편을 나누는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기사 내용과는 무관함. 사진=연합뉴스
 

실제 일하는 시간은 그대로이지만 최저임금을 적용하기 위해 근로계약상 근무시간을 줄이고 휴게시간을 늘이는 꼼수가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럴 경우 최저임금 위반이 된다. 서울대 청소·경비노동자들이 속해있는 민주노총 서울대 시설분회 최분조 부분회장은 “올해부터 감단직도 최저임금을 100%로 적용받게 되면서 근로계약서를 다시 써야 하는데 근무시간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실제 근무시간은 270시간 정도 되는데 얼마나 근로시간으로 인정받을지는 단체협상을 해봐야 안다”고 말했다.

최저임금법 제28조는 최저임금 미지급 등에 대해 3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형사처벌을 받는 사용자는 거의 없다. 적발되더라도 차액만 지급하면 아무런 처벌을 받지 않는 탓이다. 실제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가 지난해 3월 공개한 ‘최저임금 단속 및 신고현황’ 자료를 보면 노동부는 2013년 적발한 최저임금 위반 사업자의 0.2%(12건)만 처벌했다. 2013년 최저임금 위반은 6081건이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고용노동부의 감시·감독 강화와 더불어 강력한 처벌 규정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최저임금만 담당하는 근로감독관이 지방노동청마다 한두 명은 있어야 한다”며 “실제 근로감독관이 사업장에 방문하는 것만큼 체불임금 위반이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이남신 한국비정규센터 소장도 “인력이나 예산을 확충해야 하고 특별근로감독 등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징벌적 배상제도의 도입도 주문했다. 지금은 최저임금을 위반하더라도 과태료조차 물지 않는 실정이다. 이창근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체불된 임금(지불되지 않은 최저임금)의 10배를 즉시 벌금으로 물게 하는 징벌적배 배상제도가 필요하다”며 “이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현재 고용노동부는 최저임금 위반과 관련해 20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하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 알바몬 광고
 

하지만 이렇게 해도 사각지대는 남는다.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해 최저임금을 받는지 안 받는지 집계조차 안 되는 이들이다. 먼저 특수고용 노동자는 근로계약이 아니라 위임계약 또는 도급계약을 맺고 일을 하고 실적에 따라 수당을 받는다. 노동자가 아니라 ‘사장님’인 셈이다. 따라서 노동관련법의 보호를 받지 못 해 가장 열악한 노동 형태로 꼽히기도 한다. 학습지 교사, 화물차 운전자, 퀵서비스 기사, 골프장 경기보조원 등이 이에 속하며 노동계는 특수고용 노동자가 대략 300만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열정 노동’ 논란을 낳고 있는 인턴 역시 마찬가지다. 현행법은 임금을 대가로 근로를 제공하는 사람만을 노동자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인턴의 경우 법적인 보호를 받지 못한다. 민주노총 서울일반노조의 최강연 노무사는 “인턴은 경험 혹은 교육 명목으로 일하지만 실제로는 노동력을 착취당해 기업 인건비 절감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정준영 청년유니온 사무국장은 “인턴은 주변에서 상당히 많이 볼 수 있지만 완전히 법의 사각지대에 있어 그 규모조차 파악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턴의 노동력 착취를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송호창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 10명은 ‘인턴의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다. 이 법에서는 인턴을 ‘유급이든 무급이든 지식과 기술 향상을 위한 교육과 실습을 받는 자’로 좁게 규정하고, 1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인턴계약을 할 수 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또한 산재보험 혜택을 적용하고 인턴계약서를 교부 하는 등 인턴임금으로 계속 일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했다. 하지만 이 법안도 ‘1년 미만으로 인턴계약’을 하는 경우엔 해당이 없는 반쪽짜리 대안이다.

따라서 특수고용노동자들과 인턴까지 계산하면 최저임금의 사각지대에 있는 저임금 노동자는 통계청의 227만 명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최저임금 인상 논의에 이 같은 내용은 부족하다. 이남신 소장은 이에 대해 “최저임금 인상 논의가 사각지대 해소 논의와 같이 가지 않으면 최저임금은 올랐지만 사각지대는 더 넓어지는 역설적인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기사출처: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122301

저작자 표시 비영리
월, 2015/07/27- 11:39
226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