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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재미있게 일하면 안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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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재미있게 일하면 안 되나요?

익명 (미확인) | 화, 2016/01/26- 11:15

희망제작소는 2016년 창립 10주년을 앞두고 시민 관점의 정책제안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이 시리즈는 ‘좋은 일’의 기준을 찾는 설문조사를 위한 것입니다. 설문결과는 전문가토론을 거쳐 ‘2016 정책제안 보고서’에 반영됩니다.

[기획연재] 좋은 일, 공정한 노동⑧ 재미있게 일하면 안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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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에 원래대로 출근할 것입니다.”
최근 세계 최대 당첨금 액수로 유명한 미국의 ‘파워볼’ 복권 당첨자인 한 중년 부부가 NBC 방송에 출연해서 한 말이다. 남편은 창고 관리자로, 아내는 병원 사무직원으로 일하고 있었다. 이들은 우리 돈으로 약 4,800억 원에 달하는 당첨금을 일시불로 받게 됐는데도 “직장을 그만두지 않겠다”고 했다.
그런가 하면 102살의 나이에도 유치원‧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요리와 바느질을 가르치는 미국의 ‘할머니 선생님’ 이야기도 최근 화제가 됐다. 이 선생님은 “이 일을 가능한 한 오래 하고 싶다”, “가르치는 일이 행복하다”고 했다.
지금도 고된 일상을 주머니 속 복권 한 장에 대한 희망으로 이겨내고 있는, 어떻게든 빨리 일에서 놓여나야 행복해질 것이라 생각하는 많은 직장인들은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일이란, 금전적 여유가 충분하면 할 필요 없는 것일까? 두말 할 필요도 없이 그랬던 시절도 있었다. 알랭 드 보통은 책 ‘일의 기쁨과 슬픔’에서, 아리스토텔레스가 기원전 4세기에 “만족과 보수를 받는 일자리는 구조적으로 양립할 수 없다”고 한 말을 전한다. 이후 2,000년 이상 이런 생각이 유지되다가 18세기에 이르러 신흥 자본가 계급인 부르지아지에 의해 “보수를 받는 일에서도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는 태도가 나타났다. 이는 “결혼 안에도 로맨스가 있다”는 주장과 같은 맥락이었다면서, 알랭 드 보통은 책에 다음과 같이 적었다.

“일을 중심에 둔 것은 어느 사회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일이 형벌이나 속죄 이상의 어떤 것일 수도 있다고 주장한 것은 우리가 사는 사회가 처음이다. (중략) 직업 선택이 우리의 정체성을 규정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새로 사귀게 된 사람에게도 어디 출신이냐, 부모가 누구냐 묻는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하느냐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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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꿈이 무엇이냐?’는 질문은 ‘어떤 직업을 원하느냐?’와 같은 뜻으로 이해된다. 우리는 그런 질문을 수없이 들으며 자란다. 어려서는 무작정 야구선수, 요리사, 연예인 등 ‘재미있을 것 같은’ 직업을 댄다. 주변의 시선과 인정, 부모님의 기대 등을 의식하면서 의사, 변호사 등 보다 현실적인 직업을 대기도 한다. 그러나 그 역시 ‘개인의 삶은 포기해도 돈은 많이 받는’ 식의 기준을 받아들였다는 뜻은 아니다. 기왕이면 사회에서 중요한 사람으로 기능할 수 있는 일, 전문가로 성장할 수 있는 일, 그 과정에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일을 우선시하는 것이다. 직업 선택의 요건에 늘 ‘적성’이 들어가는 것도 그런 이유다. 적성이란, 내가 그 일에서 재미를 느낄 가능성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좋은 일’의 조건에서 ‘재미’는 어디쯤 위치할까? 고용이 안정되고, 임금과 근무조건이 괜찮고, 인정과 존중이 있는 일이라 해도 ‘재미’가 없으면 좋은 일이라고 할 수 없는 것일까? 여기서의 ‘재미’란, 어떤 의미일까?

‘구성원 즐겁게 해주기’ 전담팀 둔 기업

요즘 부러움을 사는 근무환경으로 ‘꿈의 직장’이라 통하는 기업이 몇 군데 있다. 그 중에서 ‘재미있는 직장’으로 자주 거론되는 기업 ‘㈜우아한형제들’을 찾아가봤다.
‘배달의민족’ 어플리케이션 개발‧운영업체로 더 유명한 ‘우아한형제들’은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바로 앞, 놀이동산이 한 눈에 내려다보이는 건물에 위치해 있다. 최근 몇 년간 정규직만 300명에 달하는 규모로 성장하고, 신선식품을 배달하는 ‘배민프레시’, 맛집 메뉴를 배달하는 ‘배민라이더스’등 조직이 더 생기면서 지금은 본사의 옆 건물 일부도 사용하고 있었다.

이용화 피플팀장과 성호경 홍보팀장을 만나기 위해 지난 1월 13일 오전 찾아갔을 때, 이들은 옆 건물 지하의 식당으로 안내했다. 직원들에게 월요일 점심, 화~금요일 아침과 점심 식사를 제공하는 식당인데, 요리를 책임지는 쉐프 2명도 피플팀 소속의 직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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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팀은 인사팀의 다른 이름인가 했는데, 전혀 다른 일을 하는 부서였다. 쉐프를 제외하면 총 5명으로 구성된 이 팀은 ‘구성원을 즐겁게 해 주는 것’이 주된 업무다.
“저희는 직원이 아니라 구성원이라고 불러요. ‘관리’가 아니라 ‘관심’이라는 말을 쓰고요. 구성원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기업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저희 팀의 역할입니다.”

대표적인 업무가 구성원의 생일을 챙기는 것이다. 300명의 생일을 일일이 챙기는 자체가 보통 일이 아닐 텐데, 그 수준도 회의 때 이름 불러서 문화상품권 주는 그런 정도가 아니다.
이 팀장이 “제가 최근에 받았던 생일 케이크”라면서 보여준 휴대전화 속 사진을 보니, 케이크 위에 ‘용’과 ‘꽃’ 그림이 그려져 있다. 이 팀장의 이름(용화)에 맞게 구성원들이 데코레이션을 해준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생일 맞은 사람의 특성에 맞게 케이크를 준비하고, 개성 있는 사진을 담은 포스터를 만들어 복도에 붙여 놓고 여러 사람에게 축하 메시지를 받아서 전달한다.

생일날에는 오후 4시에 퇴근하게 한다. 이것을 ‘지만가’라고 하는데 ‘지(자기)만 집에 가도 돼요’라는 뜻이란다. ‘지만가’는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 자녀, 양가 부모님 생일과 결혼기념일에도 적용된다. 각 부서에서 이를 제대로 지키도록 하는 것도 피플팀의 일이다. 부서장에게 일주일 전부터 날짜를 알리고, 적극적으로 업무를 조정해서 해당 일에 구성원을 일찍 퇴근시키도록 독려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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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9월에는 전 직원 야유회라고 할 수 있는 ‘플레이샵’ 행사가 크게 열린다. 2015년 9월에는 회사 전체를 피터팬 동화 속 네버랜드를 콘셉트로 꾸몄다. 이런 일은 피플팀원들끼리 할 수 없기 때문에 ‘자발적 노예’라는 이름의 봉사자를 모집한다. 자기 업무를 하면서 시간을 더 내서 참여하라는 것인데도 경쟁률이 상당하다. 지원 동기와 특기를 적어내도록 해서 이를 바탕으로 선발해야 할 정도다.

“내 아이디어가 채택될 때 제일 즐겁다”

이렇게 별도의 팀까지 만들어서 적극적으로 ‘구성원을 즐겁게 하는’ 이유에 대해, 이 팀장은 “경쟁이 치열한 업계다보니 발 빠르게 대응해야 될 상황도 자주 생기고, 야근도 자주 하게 되는데 구성원들끼리 친하고 즐겁지 않으면 어떻게 일하겠느냐”고 했다.
그런 이유로 대부분의 기업은 성과에 대한 압박, 내부 경쟁, ‘밀리면 끝장’이라는 공포 분위기를 활용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이 팀장은 “재치 있고 기발한 서비스, 광고, 이벤트 등을 계속 밖으로 내보내야 하는 사업인데, 그런 문화가 내부에서부터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사람들을 설득시키겠느냐는 생각도 깔려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이 말은 즉, 사람들이 즐겁게 일하는 것이 이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뜻이다.

“소통이 중요하다는 건 어느 기업이나 알아요. 그렇지만 ‘소통하라’고 액자에 써서 온 사무실에 붙여 놓는다고 되는 게 아니잖아요? ‘탑다운’(top-down) 방식은 한계가 있어요. 뭔가를 진짜로 바꾸려면 아래로부터 문화를 만들어내고 유지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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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업에서 중시하는 ‘재미’는 비단 이벤트 차원에만 머물지 않는다. 일 자체가 재미있어야 한다는 데 더 강조점이 있다. 사내 여기저기에 붙어 있는 ‘송파구에서 일 잘하는 방법 11가지’라는 포스터를 보면 “개발자가 개발만 잘하고, 디자이너가 디자인만 잘하면 회사는 망한다”, “잡담을 많이 나누는 것이 경쟁력이다”, “나는 일의 마지막이 아닌 중간에 있다” 등 문구들이 눈에 띈다. 자기 업무 영역에만 머물지 않고 업무 전체를 파악하고, 능동적으로 일하라는 메시지다.

성호경 홍보팀장은 “구성원 개개인이 일하면서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런 생각은 대학생 인턴십 프로그램의 운영 방식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대학생 인턴은 ‘열정 노동’ 논란이 일면서 없어지거나 축소되는 추세지만,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여름까지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IT 개발자 지망생을 위한 ‘배민 개발학당’, 마케팅과 디자인 분야 지망자를 위한 ‘우아한 캠프’ 등이 진행됐는데, 처음부터 채용을 조건으로 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참여자들의 반응은 상당히 좋았다고 한다.

성 팀장은 커피를 따라 줬던 종이컵을 들어 보이며, “여기 이 ‘나를 따르라’는 문구도 대학생 인턴 팀에서 디자인한 것”이라며 “현재 비즈니스에 사용되는 아이템”이라고 했다. 또 다른 팀은 대학들을 다니면서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계단을 활용한 옥외 광고 아이디어를 내서 실제로 실현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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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그램을 마칠 때 들어보면 ‘제일 즐거웠던 순간은 내가 낸 아이디어가 채택됐을 때’라고들 합니다. 조사하느라 밖에 나가서 돌아다니고, 야근도 하면서 고생했지만 그만큼 재미있었다는 거지요. 그런 면에서 이 프로그램은 기업에 도움이 됐을 뿐만 아니라 참가자들에게도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독특한 기업 문화가 알려지면서 견학을 오는 기업들도 많아졌다. 성 팀장은 “제가 알기로는 젊은 기업, 특히 IT업계 기업들 중에는 기업문화를 바꾸려고 노력하는 곳들이 꽤 많다”면서 “세대가 바뀌어감에 따라서 새로운 문화가 많이 생겨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초점이 ‘구성원에 대한 관심’이어야 하고, 아래서부터 문화가 생겨나야 유지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공포 줄여야 재미 찾을 수 있다

다음으로 만난 사람은 전자책 출판 협동조합 롤링다이스의 제현주 대표다. 최근 ‘내리막세상에서 일하는 노마드를 위한 안내서’라는 제목의 책을 펴냈다. ‘누구와 어떻게 무엇을 위해 일할 것인가’라는 부제를 가진 책인데 ‘재미’의 측면에 대해 조금 색다른 시각을 보여준다.

대학 졸업 후 글로벌 경영컨설팅 회사, 투자은행, 사모펀드 등을 거치며 누구 못지않게 치열한 시간을 보냈던 제 대표는 직장을 그만뒀을 때 “왜 그만뒀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 때마다 뾰족한 답을 찾지 못해 “재미없어서요”라고 답했다. 그리고 독서 모임을 함께 하던 사람들과 협동조합을 만들었을 때도 이유를 묻는 사람들에게 “재미있을 것 같아서요”라고 답했다.
“그래서 돈을 벌겠느냐”, “무책임한 소리 아니냐”는 반응도 있었는데, 제 대표는 “재미를 ‘쾌락’의 개념으로 생각해서 나오는 반응들이 아닐까 하는데, 제가 생각하는 재미는 이렇다”면서 네 가지를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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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활동 자체가 주는 재미다. 몇 시간이 잠깐처럼 느껴질 만큼 몰입해서 일할 때 느끼는 그런 재미를 말한다. 두 번째는 원하는 판을 짜서 일하는 재미다. 이것은 자기결정권의 문제라고 제 대표는 말한다. “스스로 결정하고 그 결정을 책임질 마음으로 일하는 것”에서 오는 재미가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재미다. 이것은 두 번째 재미와 어느 정도 연결된다. “내가 원하는 판에서 일해 결과를 만들어내는 재미는 때로 지루하고 괴로운 활동을 견뎌내고 남을 정도로 크다”는 것이다. 네 번째는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하는 재미다. 혼자 하거나 잘 맞지 않는 사람과 할 때는 재미없는 일도 맘이 맞는 사람과 합을 맞추면 재미있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설명을 들으니 비로소 일의 ‘재미’라는 게 특정 분야, 특정 직업, 특수한 환경에서만 가능한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보다는 ‘어떻게’, ‘누구와 일하느냐’, 얼마만큼의 자율성과 결정권을 가지고 일하느냐에 따라 달린 것이다.

2012년 설립된 롤링다이스는 조합원 12명이 공동으로 책임지는 구조다. 처음에는 상근 직원이 한 명도 없었다. 각기 직업을 가진 12명이 일주일에 서너 시간씩 할애하면 한 명의 풀타임 직원이 하는 일을 해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상근자 2명, 파트타임 직원 2명을 두고 있다.

제 대표는 “사실, 일은 언제든지 그만두어도 괜찮다고 생각할 때 제일 재미있다”고 했다. 롤링다이스는 망하더라도 12명이 12분의 1 만큼 책임지면 된다는 마음으로 시작했기에 큰 부담이 없었고, 그래서 재미있었던 것이라는 설명이다.
“아무리 재미있던 일도 꼭 해야 하는 일이 될 때 싫어지게 마련이죠. 그래서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지 말라는 말도 있고요. 우리 사회는 직장생활이든 사업이든 자기 인생을 온전히 걸어야 할 때가 많아요. 그럴 때 오는 부담은 ‘공포’에 가깝죠. 공포를 느끼면서 동시에 재미를 느끼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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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대표는 마치 시시포스 신화에 나오는 돌 굴리기처럼 고된 노동을 그만둘 수 없게 하는 이유 중 첫째가 ‘생계유지의 공포’라면서 이 공포를 줄일 수 있어야 ‘일의 재미’를 되찾을 수 있다고 했다.
“내가 자칫 돌을 놓치더라도 잠깐 손을 뻗어서 잡아줄 수 있는 존재가 옆에 있다면 공포는 줄어들 거예요. 그 존재는 동료일 수도 있고, 맞벌이하는 배우자일 수도 있고, 공동체, 혹은 사회복지일 수도 있어요. 그렇게 ‘굶어죽지 않는다’는 확신이 생기면,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할 수 있는 여유도 생기겠죠. 그럴 때 일에서 재미를 느낄 수도 있는 게 아닐까요?”

그런 의미에서 사회 구조와 의식의 변화를 요구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그 못지않게 일하는 사람 개개인이 자신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조건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다. 오늘 당장 누릴 즐거움과 행복감이 있어야 사회 변화를 이끌 동력도 생기기 때문이다.

일이 즐거운 시대는 언제 올까? 혹시 이제 곧?

이야기를 마치고 나니, 밖에 눈이 내리고 있었다. 강원도 대관령에 집에 있고 서울을 오가며 일한다는 제 대표는 “조금씩 할 때는 뿌듯하고 재미있지만 혼자서 해야 하고, 꼭 해야 할 때 고되고 공포스러워지는 대표적인 일이 눈 치우기”라면서 웃었다.

책 ‘가슴 뛰는 회사’를 펴낸 존 애이브램스는 자신이 공동 창립한 미국의 건축회사 ‘사우스 마운틴’에 대해 “이윤보다 우선시해야 할 다양한 가치들을 지향한다”고 했다. 그 중에는 ‘직원의 마음이 기쁜지, 생계는 잘 유지되는지, 서로 잘 배려하는지’ 등이 포함된다. 그밖에도 고객, 지역, 환경 등의 가치를 고려하는데, 그 이유는 ‘성공하는 회사가 되는 데 경쟁보다 협동이 유효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2004년 독일의 단체 ‘노동의 새로운 질을 위한 운동’은 “좋은 노동이란 무엇인가?”라는 연구를 진행하면서 7,444명의 근로자에게 일의 어떤 면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노동은 재미있어야 한다”(85%), “노동은 의미 있게 느껴져야 한다”(73%)는 대답이 고정적 소득(92%), 안정성(88%) 못지않게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책 ‘노동에 대한 새로운 철학’에서 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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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이 연재 시리즈를 통해서 고용안정, 노동시간, 임금, 노동조합, 일과 삶의 균형, 존중, 그리고 재미와 발전까지 ‘좋은 일’의 측면을 나눠서 생각해 봤다. 매 회차마다 수만 명이 글을 읽었고, 함께 진행한 ‘좋은 일’의 기준을 찾는 설문조사에는 1만 2,000여명이 참여했다. 그만큼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불만과 더 나은 일에 대한 열망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는 뜻일 것이다. 또 아직 집계 중이지만, 기존 산업화 시대의 좋은 직장과는 다른 차원의 ‘좋은 일’에 대한 기대들이 상당수 눈에 띈다.

그러나 “직장이 놀이터냐”, “이것저것 따지는 사람을 누가 쓰겠느냐”, “놀 거 다 놀고 월급 받으려 하느냐” 등의 비판도 많았다. 이 글 밑에도 틀림없이 그런 댓글이 달릴 것이다. 고용주인 기업가들만 그런 말을 하는 건 아니다. 매일 하는 일을 ‘의미 없는 밥벌이’라고 한탄하면서도, 우리는 왜 ‘원래 그런 것’으로밖에 생각할 수 없을까? 어린이와 청소년에게는 ‘꿈’을 묻고 ‘적성을 찾으라’고 하면서 어른이 돼서는 왜 다 잊어버리는 걸까?

어쩌면 기원전 4세기 아리스토텔레스 시대 이래로 아직 충분히 시간이 흐르지 않은 건지도 모른다. ‘연애결혼’이란 건 상상도 못 했던 시절은 지나갔는데, ‘일은 즐거울 수 있다’, ‘좋은 일을 요구하자’고 생각하는 시대는 언제쯤에나 올까? 혹시, 지금 거의 도래했는데 깨닫지 못 하는 것은 아닐까?

이로써 8회에 걸친 ‘좋은 일’ 탐방은 끝났다. 1월 31일로 설문조사는 마감되며, 결과는 2월 중에 발표된다. 아울러, 자신의 일 이야기를 들려줄 세대별, 직군별 참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심층 인터뷰, 전문가들에게 구체적인 정책 방향과 대안을 묻는 토론회도 진행된다. 그 이후로도, ‘좋은 일’의 상(像)을 찾는 노력은 계속될 예정이다.

글 황세원(연구조정실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이우기(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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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년간 한국의 실질 GDP는 29% 증가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삶의 질은 겨우 12% 증가했다고 하는데요. 실제 한국의 삶의 질 순위는 OECD 35개 국가 중 28위이며, 2017년 UN이 발표한 세계행복지수에서는 155개 국가 중 56위를 차지했습니다. 사회 양극화, 세대갈등, 불공정 경쟁… 경제는 성장했지만, 각종 갈등이 난무하는 한국 사회. 우리는 행복할 수 없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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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7/09/13-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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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이 물품]

사람과 삶이 꽃피는 아름다운 비누

- 강릉 천향 천연수제비누 이해우 · 김미진 생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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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살림에 천연비누를 내는 천향은 9명의 젊은이가 꾸려가는 유한회사다. 직원들 모두가 회사에 출자하여 운영되며 대표이사직도 2년마다 순환된다. 그래서일까. 작업 공간에 머무는 공기가 편안하고 활기차다. 지난 2년 동안 천향의 대표로 활동해 온 김미진 생산자는 2008년 천향의 첫걸음부터 함께 해왔다. 강릉뇌성마비장애인협회에서 일자리 창출사업 활동보조로 일하다 뇌성마비장애인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마련된 천연 비누사업단에 합류하게 된 것. 뇌병변 1급 장애인으로 늘 일자리에 대한 불안함을 느끼던 그는 27살에 천직을 만났다. “늘 감사해요. 제가 여기에 있다는 것, 일할 수 있다는 것, 저한테 무언가 주어진다는 게. 정말 고마운 곳이죠.”

천향은 타 제조회사의 베이스를 납품받아 녹여 붓기를 하는 MP(Melting & Pour)비누 생산부터 시작했다. 비누에 대한 전문지식이나 기술이 없던 터라 단순 제조법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MP비누만 계속 생산해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한 경영진이 베이스부터 직접 만드는 CP(Cold Process)방식의 천연비누 전환을 고민하기 시작했지만 기술 기반이 없었다. 만만치 않은 교육비와 재료비 탓에 사설 기관에서의 교육은 엄두도 낼 수 없었다. 무료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곳을 찾은 끝에 경남 진해의 한 시니어클럽에서 천연비누 전반에 대해 배울 수 있었다.

이후 천연비누 전문 강사와 인연이 닿아 대한천연비누협회의 천연비누공예 강사자격증도 취득했다. 천향 생산자로는 처음이었다. 현재 천향의 생산직 직원 모두가 이 자격증을 취득하여 활동하고 있다. 이후로 천향이 비누로 인정받기까지는 수많은 시행착오가 있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들어도 자기가 직접 경험을 하면서, 실수를 연발해야 자기 것이 되잖아요.” 두려움을 딛고 자기 것으로 만들기 위해 애쓴 시간은 헛되지 않았다. 지역사회에서 좋은 비누로 점차 입소문이 나기 시작했고 2009년 한살림강원영동과 인연이 닿아 한살림에 천연비누를 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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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과 인연은 이들이 비누 생산을 안정적으로 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한살림처럼 생산자들에게 물품 가격의 75%를 보존해주는 곳이 없어요. 한살림과 같은 재료와 품질을 요구하면서 비용은 보전해주지 않으려는 곳이 많아요. 한살림이 없었다면 지금의 저희도 없었을 거예요.” 이해우 생산자의 말이다.

천향 비누의 남다른 점은 원료에 있다. 비누의 주원료가 되는 코코넛유나 팜오일, 올리브유 등 오일은 모두 식품회사에 나오는 식용오일을 이용한다. 국산을 구할 수가 없어 대부분 수입산을 사용한다. 대신 비누에 첨가되는 분말류는 최대한 국산을 사용한다. 발효어성초지성비누는 그들이 처음 탄생시킨 로컬비누다. 지역 농업회사에서 직접 재배해 발효한 어성초, 오죽헌 댓잎 등이 사용된다. 대부분 자연재료를 사용하지만 피치 못하게 사용하는 것이 가성소다다.

고형 비누를 만들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재료인데, 완성된 비누에는 그 성분이 남아 있지 않다고. 이를 확인하기 위해 천향에서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으로부터 유리알칼리 잔류량을 검사한다. 검사결과는 늘 ‘검출 안 됨’. 하루만에 비누화가 가능하지만, 6주간의 숙성 기간을 거치는 이유 중 하나도 불순물을 날리기 위해서다. 이 과정을 거친 비누는 사용할 때 쉽게 무르지 않고 단단함을 유지하게 된다. 자연재료만 사용하다보니 쉽게 분해되어 환경에도 안심이다.

비누 굳히기

천향 비누는 전 공정이 사람의 손으로 이뤄진다. 뇌병변 증상의 하나로 몸이 한 번씩 경직되곤 하는데 7시간씩 서서 비누를 만든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작업 특성상 팔을 많이 사용하다 보니 저녁에 집에 돌아가면 숟가락 들기 버거운 날도 있다. “힘들고 지칠 때도 물론 있지만, 나만의 비누를 만든다는 기쁨을 느껴요. 기계로 만드는 비누는 일정하고 반듯하지만 저희는 수작업이라서 일률적인 모양이 나오지 않아요. 그게 오히려 천향 비누의 매력이죠. 우리만의 것을 만든다는 자부심이 있어요.”

그는 비누 틀에 비누 용액을 부을 때마다 어떤 무늬가 나올지 상상하며 만든다. 소비자 조합원들에게도 수제세안비누, 화장지움비누처럼 무늬가 있는 비누를 사용할 때 한 번 더 눈여겨 봐 달라고 당부했다 처음 출발이 사회적기업이었기에 지역 사회에도 기여해야 한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올해 4월 한부모가장 한 명을 직원으로 채용하며 참 기뻤다고. “제 꿈이에요. 더 많은 사람이 이곳에서 저와 같은 변화를 겪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김미진 생산자는 올해부터 대표직을 이해우 생산자에게 넘기고, 생산에 몰두하고 있다. 비로소 제자리를 찾은 듯 기쁘단다. 이해우 생산자가 그의 뒤를 이어 천향을 든든히 세워가고 있다. 천향의 비누 하나하나가 더 많은 사랑을 받아 천향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꽃피울 수 있기를 바란다.

글 · 사진 정미희 편집부

 

수제비누 어떻게 만들어지나요?

분말 계량

1. 재료 계량

미세한 양의 차이가 비누 품질로 이어지기 때문에 세밀하게 원료의 양을 맞춥니다.

 

 

 가성소다 용액2

2. 가성소다 용액(정제수, 가성소다) 만들기

정제수는 화장품용 정제수를 구매하여 사용합니다. 

 

 

오일 교반

3. 오일과 가성소대용액 혼합하기

가성소다는 오일이 비누화 되는 것을 돕습니다. 

 

과정 4

4. 트레이스 상태 만들기 및 첨가물 넣기

묽은 죽이나 크림스프 정도의 점도가 되도록 하여 허브 오일 등을 더합니다. 

 

비누 용액 붓기

5. 틀에 부어 보온하기 

틀에 비누용액을 붓고 고체가 될 때 까지 하루정도 보온합니다. 

 

6주간 숙성

6. 비누 자르기 및 6주 숙성

비누를 잘라 숙성실에서 6주간 숙성합니다. 

화, 2016/07/12-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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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밖 세상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의 눈길을 끈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새로운 움직임을 ‘세계는 지금’에서 소개합니다.

세계는 지금(8)
광장 투표, 트위터 마을…세계의 민주주의 실험

스위스 광장 민주주의 ‘란츠게마인데’

동계올림픽 유치 철회, 외국인 귀화 신청 반려, 국립은행의 금 매각 금지, 이민자 숫자 제한…

묵직한 논쟁 주제인 이 의제들은 ‘란츠게마인데 (Landsgemeinde)’라 불리는 스위스 주민총회의 의제들입니다. 란츠게마인데는 일 년에 한 번씩 주민 모두가 광장에 모여 직접 찬반투표를 하는 주민총회를 말합니다. 스위스 직접 민주주의의 꽃이라 불리는 란츠게마인데는 칸톤(Kanton, 우리나라 도에 해당하는 스위스의 행정단위) 혹은 코뮌(Commune, 칸톤보다 한 단계 아래의 행정단위)의 지역 법안 개정을 위해 주로 열리고 있습니다.

란츠게마인데는 ‘생활의 정치화, 정치의 생활화’라는 스위스 민주주의의 핵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중 하나입니다. 주민들은 이곳에서 대중교통 요금에 대해 논의하고 지방자치단체장 선거도 합니다. 또한 예산안 심의와 세금 인상 문제도 토론하고 의결합니다. 스위스의 약 300개 코뮌 중 약 84%에 달하는 250개의 코뮌이 란츠게마인데를 최고 의결기구로 두고 있습니다. 코뮌보다 더 큰 행정단위인 칸톤 중에서는 현재 아펜첼과 글라루스 두 곳에서 란츠게마인데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란츠게마인데에 참여하기 위해 광장에 모인 사람들(사진출처:MySwitzerland.com)

▲란츠게마인데에 참여하기 위해 광장에 모인 사람들(사진출처:MySwitzerland.com)

8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란츠게마인데의 첫 출발은 그다지 완벽하지 않았습니다. 여성들의 참여가 허용되지 않았던 반쪽짜리 주민총회였기 때문이지요. 1957년 일부 란츠게마인데에서 여성의 참여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2년 후 1959년 연방 국민투표에서 여성 참정권은 압도적인 표 차이로 거부되었습니다. 스위스 연방 차원에서 여성의 참정권이 인정된 것은 비교적 최근인 1971년의 일입니다.

선거권 연령제한에 있어서 란츠게마인데는 계속 진화하고 있습니다. 청년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보다 많은 청년들의 목소리가 반영되어야 한다는 취지 아래 현재 만 18세로 규정하고 있는 투표권 연령제한을 더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연방법안의 개정이 어렵게 되자 각 지역은 독자적으로 법안 개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2007년 글라루스 주민들은 란츠게마인데에서 투표권 연령제한을 만 16세로 낮추는 데에 찬성했습니다. 글라루스에서는 앳된 얼굴의 고등학생이 가족과 함께 주민총회장으로 향하는 모습이 낯선 풍경이 아닙니다.

주민들이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에 다양한 권한을 행사하는 곳일수록 경제지수와 행복지수가 높다는 연구보고가 있을 정도로, 주민들의 참여는 현대 민주주의의 핵심이며 주요한 과제입니다. 스위스뿐 아니라, 미국이나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도 직접 민주제의 가능성은 다양하게 실험되고 있습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은 그 가능성을 크게 열어놓았습니다. 일례로 2003년 스위스 아니에르 칸톤에서 최초로 인터넷 전자투표가 실시되었고, 현재 스위스 전 지역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스페인 작은 마을의 ‘트위터 행정’

‘트위터 마을’이라고 불리는 스페인 남부 훈(Jun) 마을의 재미난 실험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인구 3,500명의 이 마을은 주민 모두가 트위터 계정을 가지고 있어 거리 청소 요청부터 시의회 질의응답까지 모두 트위터를 통해 소통하고 있습니다. 매사추세츠공대(MIT) 소셜머신랩은 2011년부터 시작된 훈 마을의 트위터 마을 운영이 직접 민주주의를 효과적으로 실현하는데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분석했습니다.

지난 4월15일 공개된 연구보고서는 훈 마을의 트위터 시정의 차별점을 설명합니다. 통상적인 SNS 민원의 경우 정부 서비스에 대한 일반적인 요청이 대부분이지만, 이와는 달리 훈 마을의 경우 실제로 거주하는 주민들의 트위터 계정임을 확인하고 이를 통해 시정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보고서는 트위터 시정운영 과정의 간단한 사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주민이 가로등이 고장났다는 내용을 시장에게 트윗을 남기면 → 시장이 그 주민과 전기 수리공을 태그하여 답하고 → 전기 수리공은 수리한 가로등 사진을 올리며 그 주민과 시장을 태그한다.

▲호세 안토니오 로드리게즈 살라스 시장(사진출처:MIT 소셜머신 연구소 블로그)

▲호세 안토니오 로드리게즈 살라스 시장(사진출처:MIT 소셜머신 연구소 블로그)

MIT 연구진이 밝힌 트위터 마을의 효과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트위터를 통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시정 참여가 시 정부의 발 빠른 대응을 자연스럽게 유도하게 되었습니다. 둘째 이런 빠른 대응을 통한 결과물이 트위터로 마을 전체와 공유되면서 주민과 정부 모두 좋은 마을을 만들고자 하는 강한 동기부여가 되고 있습니다.

훈 마을의 로드리게즈 살라즈 시장은 트위터 시정운영의 효율성이 높다고 말합니다. “트위터로 주민과 의견을 주고받는 것이 현장을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 통화를 하는 것보다 훨씬 적은 인력이 필요하다. 덕분에 마을 경찰을 4명에서 1명으로 줄일 수 있었다”고 설명합니다. 현재 이 마을의 경찰관은 하루에 40~60통의 트윗 메시지를 받는다고 연구진은 밝혔습니다.

트위터가 주민들의 민원 전달과 처리의 수단에만 머무는 것은 아닙니다. 의회 회의를 인터넷으로 생방송하고, 온라인으로 회의를 참관할 수 있으며, 트위터로 의견을 전달합니다. 주민이 트위터로 보낸 질문과 의견은 의회에 설치된 화면으로 보여집니다.

물론 이런 트위터 실험에도 단점이 있습니다. 로드리게즈 살라스 시장은 농담 삼아 트위터를 “분 단위로 쪼개진 사회”라고 말합니다. “트위터의 즉각적인 반응에 주민들은 점점 참을성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세계에서 43명당 1명 꼴로 불만을 표출한다면, 트위터에서는 27명당 1명 꼴입니다. 게다가 이들은 항상 즉각 답변을 원하고 있지요”
트위터는 최대 140자만 올릴 수 있기 때문에 복잡한 사안을 토론하기에도 부적합하다는 것 또한 단점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공무원의 사적인 이야기 노출과 홍보성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존재합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트위터 위에서 작동한다’는 MIT 연구진의 표현처럼, 트위터는 훈 마을의 시정활동뿐만이 아니라, 주민들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다고 합니다. 병원을 예약하고, 학교 식당의 메뉴를 확인하고, 좋아하는 스포츠팀의 경기일정을 확인할 때도 훈 마을의 주민들은 트위터를 사용합니다.

주민들이 서로 얼굴을 마주하고 손을 들어 생활과 직결된 문제를 직접 투표하는 스위스의 란츠게마인데, 그리고 먼 나랏님들의 잔치가 아닌 글자 그대로 주민들의 ‘손바닥’ 위에서 정치가 이루어지는 스페인의 훈 마을. 모두 주민들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곧 ‘정치’가 되는 지방자치, 주민참여의 진지하고도 유쾌한 현장입니다.

글_이은경(연구조정실 연구위원 / [email protected])

* 이 글은 아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MIT launches Laboratory for Social Machines with major Twitter investment (MIT News, 2014.10.01)
MIT’s Twitter-backed research highlights Twitter use by small Spanish town (beta Boston, 2015.04.17)
스페인 ‘트위터 마을’의 민주주의 실험(블로터, 2015.04.21)
스위스와 독일의 주민에게 배우는 ‘디지털 시대의 직접 민주주의‘(김석수, 비영리 IT 지원센터, 2015.11.04)
‘하이브리드 엔진’ 스위스 민주주의, 한국엔 안 맞다?(윤석준, 오마이뉴스, 2010.10.05)

월, 2015/08/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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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와 독재의 엄혹한 시간을 증언하고 있는 서대문형무소의 맞은편에는, 수감자들의 옥바라지를 하는 이들이 밤을 지새우던 여관골목이 있습니다. 바로 '옥바라지여관골목'입니다. 이 곳의 주민들은 이 골목을 '독립운동가와 민주열사들의 어머니, 아내, 누나, 여동생이 머물던 곳'으로 설명합니다.

옥바라지여관골목을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은 '무악제2구역'입니다. 지난 100년간의 근현대사의 아픔이 골목 어귀마다 서려있는 곳이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아파트 재개발을 앞두고 철거만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종로구청은 이 골목을 종로의 대표적인 문화유산 중 하나로 소개하면서도, 아파트 재개발 앞에서는 보존 가치가 없다며 재개발에 손을 들어줘버렸습니다. 서울시는 역사성을 유지하는 주거재생을 외치면서도 정작 서대문형무소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여관골목의 철거에는 눈을 질끈 감아버렸습니다.

오직 숫자로만 설명되는 재개발 사업의 이해타산 앞에서, 옥바라지여관골목을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아 보입니다. 그러니 잊혀질 위기에 처한 이 골목을 찾아가고, 이 골목에 대해 이야기해본다면 어떨까요? 많은 이들이 이 곳의 의미를 이야기한다면 종로구청도 서울시도 삶의 의미를 내쫓는 재개발 앞에서 다시 한 번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여러분의 SNS를 통해 옥바라지여관골목을 바라보는 나름의 시선을 남겨주세요. 해시태그( #옥바라지여관골목 )를 다는 센스는 필수! 

이윤의 셈에 따라 소리없이 사라져가는 역사의 현장이 더이상 생겨나지 않도록 여러분이 더 많이 보고, 말하고, 생각해주세요. 

● 기사보기 : http://goo.gl/Rbza4W

● 노동당서울시당 페이스북 페이지에 "좋아요"를 눌러주세요! www.facebook.com/laborseoul
● 노동당 당원이 되어주세요! www.laborparty.kr/howtojo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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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5/07/10-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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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생산지 탐방]

 

30년의 신념을 담은 뿌리 깊은 손맛

한살림 젓갈

 

한살림충주제천 가공품위원회

아침바다

 
오징어젓
 
한살림충주제천 가공품위원회는 지난해 11월 강원도 주문진에 있는 아침바다로 생산지 탐방을 다녀왔습니다. 한살림충주제천 가공품위원회는 충주와 제천에서 각각 활동하지만 일 년에 두 번 있는 생산지 탐방은 함께하고 있습니다.

아침바다는 명란젓, 오징어젓을 비롯한 각종 젓갈류와 오징어채, 황태채 등을 생산하여 한살림에 공급합니다. 동해식품이라는 이름으로 1990년 처음 문을 열어 지금까지 30년 가까이 한살림과 함께하고 있으며, 생산품의 90% 이상을 한살림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아침바다에서 생산되는 물품 중에는 황태 가공품이 60%정도를 차지합니다. 황태는 5월경 배 위에서 영하 40도로 급랭한 러시아산 명태를 쓴다고 합니다. 오징어는 10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1차 가공 산지에서 냉동 상태로 공급받은 것을 사용합니다. 그런데 동해안 오징어 어획이 16만 톤에서 8만 톤으로 줄어드는 등 최근 국산 오징어를 구하기가 힘들다고 하셔서 걱정이 되었습니다.
 
25면_생산지탐방
 
오래된 생산지이기 때문에 공장은 조금 낡은 듯했지만 완제품과 재료 모두 보관과 정리가 잘 되어 있었습니다. 곧 새 작업장을 짓는 공사도 시작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같이 간 위원 한 분은 화장실 출입 시 외부 신발과 내부 신발을 따로 사용하는 것을 보고 ‘청결을 매우 중요시한다는 것을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생산자님이 주신 젓갈도 맛보았는데 시중 젓갈류에 다량 포함된 조미료 대신 한살림 산지에서 공급되는 양념들을 쓰기 때문인지 맛 또한 확연히 달랐습니다.

요즘 잊을 만하면 먹을거리 안전을 위협하는 문제가 터지곤 합니다. 이런 때에 오랜 시간 동안 확고한 신념을 지키며 물품을 공급해 온 생산자들과 하루를 보내고 오니 한살림에 대한 자부심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정은경 한살림충주제천 가공품위원장

 

25면_생산지탐방_생산자님께 물었습니다

 

생산자님께 물었습니다

 

방사성물질 검사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아침바다는 방사능에 대한 조합원들의 우려가 높은 수산물을 많이 취급하기 때문에 여러 차례에 걸쳐 방사성 물질 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1차로 원물, 2차로는 가공공장 입고 후, 3차로 완제품 대상 이렇게 3번에 걸쳐 방사능검사를 실시합니다.

 

젓갈류와 황태류 보관 방법을 알고 싶습니다

 

젓갈류는 양념하여 냉동 상태로 공급하므로 약간의 숙성과정을 거치면 더 맛있습니다. 또 먹을 만큼만 냉장 보관하고 나머지는 냉동 보관 하는 것을 권해드립니다. 황태류는 건냉한 곳에 장기 보관이 가능하나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황태벌레가 생길 수 있습니다. 가능하시면 냉동 보관이 좋습니다.

 

 

 

화, 2017/01/24-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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