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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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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이 누웠다

익명 (미확인) | 화, 2016/01/05- 16:49

콩이 누웠다

 

콩이누눴다 (1)

콩이누눴다 (2)

 

2주째 내리는 비 때문에 콩이 오도가도 못하고 있습니다. 정말로 속 터집니다. 꺾어놓지나 말 것을…. 절임배추 시작 전에 콩타작하려고 계획했던 농부님들 모두 낭패한 기색이 역력합니다. 이제는 땅이 질어서 꺼내오지도 못하고 누워서 썩어가고 있습니다. 이번 주도 다음 주도 비는 계속 온다는데…. 이래저래 넘어지는 농부님들 우짤까요.

유안나 괴산연합회 감물흙사랑공동체 생산자

 

 

 

날씨 피해로 수확기 놓쳐

 

홍천, 서리태 (1)

 

서리태콩 재배 농가들이 계속되는 비에 수확 시기를 놓치고 있습니다. 다급해진 생산자들은 수확을 아예 포기하거나 날씨가 건조해질 때를 기다리며 미루고 있으나, 이미 상당량이 썩어 판매할 엄두를 못 내고 있습니다. 일부는 “수확이라도 하면 다행”이라며 제대로 영글지 못해 예년보다 확연하게 줄어들 수확량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손근오 홍천연합회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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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짓는 사람들

보성 나눔공동체 김용표 생산자

 

 

보성에서 나고 자란 김용표 생산자는 부모님 때부터 농사짓던 쪽파, 감자 등을 친환경으로 생산해 한살림에 공급합니다. 득량만 일대의 보성군 회천면은 예부터 감자와 쪽파가 유명해 논농사보다 밭농사가 발달한 곳입니다.

잔잔하게 파도치는 바다 옆, 그보다 더 푸른 쪽파밭이 즐비하다. 이맘때 흔한 황금빛 들녘 대신 푸른 들판이 이색적인 이곳에서는 주민 대부분이 화학농약·비료를 쓰는 관행 쪽파 농사를 짓는다. 해풍을 맞으며 노지에서 자란 보성 쪽파는 김장철과 겨울이면 귀한 대접을 받으니 굳이 어렵게 친환경으로 지을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이 일대에서 친환경 쪽파를 생산하는 사람은 김용표 생산자가 유일하다.

 

이리 될 줄 몰랐던 인연

오랫동안 쪽파 농사를 지어온 동네에서 남들과 다르게 행동하는 것은 큰 도전이었다. 경험이 없는 김용표 생산자의 말을 아무도 믿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저 게으른 놈은 제초제를 제때 안 쳐서 풀을 매고 있구나’라며 손가락질을 받기도 했다.

그럼에도 그가 친환경을 시작한 데는 이유가 있었다. “같이 농사짓자는 부모님의 제안을 뿌리치고 서울로 취직해서 고생 좀 했죠. 아버지의 교통사고가 계기가 되어 귀농하게 됐어요. 내려와 보니 아버지가 값나가는 여름 쪽파를 하려다 6년 동안 실패만 하셨더라고요. 새롭게 저만의 작물을 재배하기는 어려운 현실이었어요. 대신 친환경으로해서 남들보다 더 돈을 많이 벌어야지, 그동안 아버지가 망가뜨린 것을 회복해야지, 처음엔 그런 목표였죠.”

친환경 농산물의 판매처를 이곳저곳 물색하다 한살림을 알게 됐다. 한살림이 한창 성장할 때였다. 그는 2년 동안 수급 산지로 한살림에 쪽파를 냈다. “당시 구매부 구기홍 상무님이 한살림 행사에 와서 구경이라도 하고 가라며 여러 번 권유하셨어요. 마지못해 영광 삼짇날 행사에 갔는데, 사람이 많아서 놀랐죠. ‘한살림 생산자가 되려고 보성에서 오신 분이다’라며 저를 소개도 많이 해주시고요. 많은 분들께 도움을 받고 배웠어요. 이런 경험들 덕분에 한살림을 달리 생각하게 되었죠.” 이후 그는 한살림 생산자 교육도 받고 한살림을 더 알아가면 서 농사를 돈으로만 봤던 생각이 달라졌다고 한다.

“한살림에 처음 물품을 낼 때만 해도 이리 될 줄 몰랐는데, 다른 생산자들을 만나며 조금씩 동화되었어요. 보성 쪽에도 같이 한살림 하는 사람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지역에서 공동체 활동도 시작했고요.” 보성, 고흥, 순천 일대에서 개별적으로 물품을 내던 생산자들과 함께 해온 활동은 공동체 결성으로 이어졌다. 나눔공동체는 2014년 한살림 생산자 공동체로 승인받았다. 이제 그도 예전에 그가 도움을 받았던 것처럼 막 활동을 시작한 생산자에게 더 신경을 쓰려 애쓴다. “비록 관행농사가 많은 지역이지만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을 찾아 공동체 회원을 늘리고 싶어요. 그러려면 무엇보다 제가 함께 하고 싶은 생산자가 되어야겠죠.” 그의 말에서 한살림 선배 생산자들의 모습이 겹쳐 보였다.

 

조합원을 만날 날을 기다리며

그의 밭에는 푸릇한 쪽파가 무럭무럭 자라며 수확을 기다리고 있다. 11월 중순부터 공급될 김장채소 중 그가 약정한 김장용 쪽파 생산량은 약 8톤. 2만 5천여 평인 밭의 규모를 생각하면 1/10 정도에 그치는 양이다. 해가 갈수록 직접 김장을 하는 사람이 줄어드니 공급량도 줄고 있다.

한살림에 내는 것 외에 나머지는 공판장에 내는데, 한살림 출하와 일정이 맞물리다 보니 아쉬움도 따른다. “김장철에는 주말 앞둔 목, 금요일에 공판장 가격이 더 좋아요. 그런데 한살림 출하를 우선하다 보면 가격 좋을 때 공판장에 못 내는 경우가 많죠. 매일 나가는 인건비를 생각하면 아쉽긴 해요. 그래도 공판장 값이 더 좋은 것은 김장철 잠깐이에요. 생산비를 보장하는 한살림의 안정적인 가격이 더 고맙죠.”

한살림에 내는 쪽파는 직접 자가채종하여 종구를 마련하고, 품질과 포장에 더 신경 쓴다. 화학비료를 많이 줘 줄기와 밑동이 굵고 튼실한데다 유통 과정에서 갈변도 적은 관행 쪽파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한살림 쪽파가 왜소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쪽파가 가늘면 손질이 어렵다고들 하셔서요. 최대한 선별해서 보내는데 여러 명이 작업하다 보니 간혹 작은 것이 들어가기도 해요.”

그는 조합원의 질책도 격려가 섞여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정직하게 농사지었을 뿐인데 한살림은 약정을 맺기 전부터 소중하게 농사지은 것이라며 작물을 다 가져가더라고요. 나중에 조합원들을 만나니 왜 그런지 이해가 되었어요. ‘올해 쪽파 정말 좋았어요.’ 아니면 ‘고생하셨는데 파가 좀….’이라며 고마움과 아쉬움을 표현하는 조합원들을 보면 농사짓는 사람으로서 감동적이고, 내가 더 잘 지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는 자신을 변화시킨 한살림과 조합원을 더 가까이 만나고자 가을걷이 등 행사에도 꼭 참여하려 애쓴다. 작년김장 때는 매장 공급 지원을 나갔다가 쪽파 다듬는 것이 일이라 김장을 꺼리게 된다는 조합원의 이야기를 듣고 깐쪽파를 물품으로 제안해 공급하기도 했다.

어디서든 자라는 쪽파지만 한살림 쪽파가 특별한 이유는 물품을 내는 생산자의 진심과 정성 때문이 아닐까. “한살림 생산자로서 출하를 한다는 건 마치 축제 같은 거예요. 몇 번의 김장철을 지나다 보니 이제는 시험을 치르는 것처럼 기대도 되고, 긴장도 됩니다. 출하하는 날에 비가 오지 않아야 할 텐데 걱정이에요.” 올해 김장도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축제가 되길!

글·사진 윤연진 편집부

 

피로 회복과 감기 예방에 도움을 주는 쪽파

대파보다 매운 향이 덜하고 부드러운 쪽파에는 비타민 A와 C, 식이섬유, 철분 등의 영양소가 풍부해 겨울철 면역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됩니다. 주로 국물 요리에 넣는 대파와 달리 쪽파는 잎이 여리고 맛이 순해 파김치, 파전 등으로 즐기거나, 양념장 등에 이용합니다.

 

수, 2018/10/3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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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큰수풀공동체 이달순 생산자 인터뷰한살림에는 없었던 ‘1+1’? 올해 한살림은 브로컬리와 팝콘옥수수 한 봉을 구입하면 하나를 더 주는, 외관상으로는 시중의 ‘1+1’ 행사와 다르지 않은 ‘한봉지 더’ 행사를 진행했다. 일반 마트에서는 흔하게 볼 수 있는 ‘1+1’ 행사지만 약정가격을 중시하는 한살림에서는 이례적인 경우였다. 장삿속으로 만든 한살림이 아닌데 왜 그랬을까? 브로컬리를 생산하던 큰수풀공동체의 당시 상황을 보면 답이 나온다. 지난해 혹독한 겨울 추위로 생육을 멈췄던 브로컬리가 3월이 되자 한꺼번에 피어났다. “작년 가을에는 너무 추워서 1, 2월에 나와야 하는 조생종 브로컬리를 거의 내지 못했는데 2월 말에.......
금, 2018/11/0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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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소식지 610호 [한살림 짓는 사람들]고맙다 쪽파, 사람을 보게 해줘서보성 나눔공동체 김용표 생산자보성에서 나고 자란 김용표 생산자는 부모님 때부터 농사짓던 쪽파, 감자 등을 친환경으로 생산해 한살림에 공급합니다. 득량만 일대의 보성군 회천면은 예부터 감자와 쪽파가 유명해 논농사보다 밭농사가 발달한 곳입니다. 잔잔하게 파도치는 바다 옆, 그보다 더 푸른 쪽파밭이 즐비하다. 이맘때 흔한 황금빛 들녘 대신 푸른 들판이 이색적인 이곳에서는 주민 대부분이 화학농약·비료를 쓰는 관행 쪽파 농사를 짓는다. 해풍을 맞으며 노지에서 자란 보성 쪽파는 김장철과 겨울이면 귀한 대접을 받으니 굳이 어렵게 친환경으로 지을 필요.......
금, 2018/11/16-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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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생산지에 수매자금을 빌려주세요 12/17(월) 현재, 한살림에 우리밀국수를 공급하는 흥신식품과 잡곡을 공급하는 괴산잡곡이 각각 우리밀과 잡곡의 수매자금을 모으는 펀딩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살림펀딩 수매자금 모으기 투자운동안내한살림펀딩은 우리 농촌과 밥상을 사랑하는 누구나 십시일반 뜻을 모아 생산지들의 부족한 수매자금을 대출해주는 대출형 크라우드펀딩 서비스 입니다. 기존의 금융은 씨앗살림, 자주인증, NON-GMO 등 안전한 먹거리 생산을 최우선으로 하는 생산지들의 생태적 지속가능성을 반영하기 어렵습니다. 따라서 한살림펀딩은 이러한 생태,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담아내는 대안금융운동으로서 수매자금 투자.......
화, 2018/12/18-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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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소식지 612호 [한살림 짓는 사람들] 세대를 이어 모두가 한살림 한우를 알아주면 좋겠습니다괴산 한살림축산영농조합법인 이영자·김태복 생산자 소에게도 주민번호가 있다. 소 귀에 달린 귀표의 고유 개체식별번호가 그것이다. 어떤 혈통인지, 언제 태어났는지, 어떤 백신을 맞았는지 등 소가 자라 온 모든 이력이 담겨 있다. 소비자들도 개체식별번호를 조회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숫자만으로는 어떤 마음으로 소를 키웠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한살림 기준으로 키운 한우'라는 것은 열두 자리 숫자로 표현될 수 없는 까닭이다. 송아지 적부터 평균 17개월간을 돌보며 건강한 한우를 키워내는 한살림축산영농조합법인(이하 한축회.......
월, 2018/12/10-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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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짓는 사람들

 

괴산 한살림축산영농조합법인 이영자·김태복 생산자

 

소에게도 주민번호가 있다. 소 귀에 달린 귀표의 고유 개체식별번호가 그것이다. 어떤 혈통인지, 언제 태어났는지, 어떤 백신을 맞았는지 등 소가 자라 온 모든 이력이 담겨 있다. 소비자들도 개체식별번호를 조회해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숫자만으로는 어떤 마음으로 소를 키웠는지는 확인하기 어렵다. ‘한살림 기준으로 키운 한우’라는 것은 열두 자리 숫자로 표현될 수 없는 까닭이다. 송아지 적부터 평균 17개월간을 돌보며 건강한 한우를 키워내는 한살림축산영농조합법인(이하 한축회)을 다녀왔다.

 

 

축사가 보이는 집

마당을 사이에 두고 왼편으로 집이, 오른편에는 축사가 있다. 거실 창으로 한살림에 공급할 한우 81마리가 살고 있는 축사가 훤히 보인다. 괴산 토박이인 김태복 생산자가 80년대 중반 축산업을 시작한 이후로 늘 같은 풍경이다. 축사가 한 집에 있는 것이 흡사 집안에 외양간을 두었던 옛 농가의 모습처럼 느껴졌다.

“예부터 소와 사람은 가까이 살았죠. 가축은 자주 볼수록 좋잖아요. 그런데 가까이 있어 꼭 좋은 것만은 아녜요. 거세 안 한 수소들이다보니 자주 싸워서 투닥거리는 소리만 나도 나가봐야 해요. 실제로 죽는 경우도 있으니 온 신경을 소에게 두고 있다고 봐야죠.”

김태복 생산자는 젊은 시절 농사를 짓다 축산의 가능성을 보고 방향을 전환했다. 그때만 해도 동네에 축산을 하는 농가는 없었다. “처음 시집 왔을 땐 소가 한 마리 있었어요. 농사에 부리는 소였는데, 10년 동안 9마리 새끼를 낳았어요. 그 덕에 소가 조금씩 늘고 농업경영인으로 지원받아 지금의 집과 축사를 짓게 되었죠. 꼭 자식 같아요.” 이영자 생산자가 처음 시작하던 시절을 회상했다.

 

 

한살림 축산의 원칙

변변찮게 지었던 농사보다 축산은 더 큰 소득원이 되었다. 하지만 그 길이 늘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정부는 융자금까지 지원해가며 소 사육을 권장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소 값이 개 값’이라는 말이 나돌 정도로 가격이 폭락했다. 이어 우루과이라운드로 외국산 농축산물이 개방되며 곡물자급률과 함께 한우의 경쟁력도 낮아졌다.

“당시 어려움을 못 이기고 포기한 농가가 많았어요. 저도 뭔가 대책이 필요했어요. 그러다 한축회를 알게 됐죠. 불안정한 시장 상황과 달리 조합원이 소비를 책임진다는 한살림의 이야기가 마음에 와 닿았어요.”

1999년 괴산지역 한살림 생산자들이 모여 시작한 한축회는 한살림 축산의 기본 원칙을 마련했다. 마블링 정도에 따라 값을 달리 매기는 시중의 소고기등급제에 반대하고, 동물복지를 존중하는 축산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마리당 2.5평 이상의 넓이를 확보할 수 있는 개방형 축사에서 인위적인 거세나 뿔자르기 등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무항생제 사료로 시작해 2002년부터는 Non-GMO 사료인 안심대안사료를 먹이고 있다.

“처음에 안심대안사료로 바꿀 때 걱정이 좀 됐어요. 수입 옥수수를 빼다보니 단백질 함량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었죠. 결과는 좋았어요. 지금은 저희 사료가 최고라 생각해요. 수입 곡물사료를 먹이는 것보다 사료값은 마리당 100만 원 정도 더 들지만, 생산비 때문에 한살림 원칙을 포기할 순 없죠. 그런 일은 우리 스스로도 용납하지 않겠지만, 무엇보다 소비자와의 약속이니까요.”

 

다시, 불안하고 안타까운 현실

이런 원칙에 따라 건강하게 키운 한살림 한우지만 최근에는 적체가 지속돼 논의 끝에 올해 179마리의 소를 외부로 유통했다. 시중의 기준에 맞춰 키운 것이 아니기에 시장에서는 제 값을 받기가 힘들다. “한 마리당 수백만 원이나 손해예요. 그보다 한우가 적체되고 있는 상황 자체가 안타까워요.” 한축회는 한우 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여러 대안을 모색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별다른 수가 없다.

“거세를 하지 않고 넓은 공간에서 키우니 근육이 많아 질길 수밖에 없어요. 조합원을 만나서 들어보면, 보통 자식들 먹이기 위해서 고기를 산대요. 그런데 이미 아이 입맛은 부드러운 고기에 길들여져 있고, 내가 먹겠다고 자식들이 선호하지 않는 걸 사는 게 어렵다는 거예요. 부모로서 공감이 되죠. 그렇다면 우리도 시대의 흐름을 따라야 하나?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것을 우리만 고집하고 있나? 여러 고민이 들어요.” 오래된 생산자의 말에서 옅은 위기감이 느껴졌다.

한살림 한우는 생후 24개월 전후에 출하한다. 한창 고기가 귀할 때는 22개월 정도에 출하되던 때도 있었지만, 지금은 적체가 심해 26개월이 되었는데도 내지 못한 적도 있다. 이런 경우 사육을 계속해야 하는 것도 힘들지만, 사료비를 포함한 생산비가 다음해 한우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된다. 결국 생산자와 소비자에게 악순환이다.

20년 가까이 한살림 매장에서만 장을 봐 온 이영자 생산자는 이런 상황에 대해 ‘불안하다’ 말한다. “요즘 어렵다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려요. 한살림 운영이 잘 되어야 마음이 편한데, 계속 안 좋다는 소리만 들리니 불안한 것이 사실이에요. 사실 한축회에서 키우는 소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데 시대가 변하니 전에 세운 동물복지의 기준이 되레 적체로 이어지는 듯해 마음이 안좋아요. 세대를 이어 한살림이 계속되면 좋겠어요.”

 

현재도 한살림 한우는 약정 생산량 2,500마리 중 농가에 198마리가 적체된 상황이다. 일시적인 가격 인하와 생산지의 사육 두수 제한 등으로 물량을 낮추려 하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다. 이대로 가면 한살림이 오랫동안 고수해 온축산의 원칙을 변경해야 할 날이 머지않았다.

어디서든 값싼 외국산 소고기를 구하기 쉬운 시대, 한번쯤 과연 이 고기가 올바른 방식으로 우리의 식탁에 온 것인가를 생각해보면 좋겠다. ‘생산과 소비는 하나’라는 말이 한우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글·사진 윤연진, 영상 국명희 편집부

 


 

 

안심대안사료 = Non-GMO 사료

한살림 안심대안사료는 Non-GMO 검사를 받았거나 확인된 사료를 말합니다.

작년 식약처 표시 기준 개정으로 인해 축산 사료는 Non-GMO 표기를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에 한살림은 Non-GMO 표기를 안심대안사료로 변경해 사용합니다.

 

 

 

 

수, 2018/11/28-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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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짓는 사람들

하동 섬진강공동체 김환기 생산자

 

하동 악양면은 대봉감의 시배지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 들여온 품종이라 처음에는 ‘왜감’이라 불렸는데, 악양면에서 처음 대봉이라는 우리말 이름을 붙였다. 그래서일까, 지리산 골짜기 따라 자리한 작은 동네마다 아름드리 감나무가 흔하다.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악양면은 토지가 비옥하고 기온이 온화해 매실, 감, 배 등의 과실류가 많이 생산된다.

김환기 생산자의 고향도 이곳 악양면이다. 어릴 적부터 농사에 관심이 많아 농고에 진학했다. 잠깐 도시에 머무를 때도 주말이면 농사를 지으러 고향에 다녀갔다. 자연스레 부모님이 하시던 감농사를 이어 받았다.

 

 
 
 

농업을 사랑하는 생산자와 소비자

그는 그동안 온라인 직거래를 판로로 선택했다. “공판장에서는 생산량에 따라 가격이 널뛰어요. 작년에는 10kg 한 박스에 6천 원이었는데 올해는 3만 원이 되었죠. 이 폭을 좁히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노력이 필요할 텐데 정부에서는 보조금 조금 주고 입 다물라 하니 안타까워요. 생산자의 노동에 적당한 대가를 보상해 줘야 한국 농업이 발전하지 않을까요.”

  

한살림에도 수급 산지로서 매실과 대봉감을 7년 넘게 공급해 왔다. “품목별 교육과 한살림 자주인증 교육을 계속 받아왔지만 생산공동체에 대해서는 깊이 알지 못했어요. 올해 예비 생산자로 이름을 올렸으니 떳떳하게 한살림 생산자라고 할 수 있게 돼 좋아요. 지역 활동에도 더 열심히 참여해야죠.”

올해 처음 가을걷이에 가서 한살림 조합원을 만났다. 농산물을 사랑하는 온화한 한살림 조합원의 모습은 농부와 다를 바가 없었다고 한다. “농업에 충실하고 농업을 사랑하는 생산자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조합원이 어떤 것을 원하는지 듣고 이해할 수 있는 생산자 가 되고 싶어요.”

 

 

 

 

 

 

 

느리게 완성되는 자연의 단맛

매년 가을이면 500그루 이상의 감나무에서 감이 익어간다. 한살림에 홍시용 감으로 약정된 생과 1,500개를 내고 나머지는 곶감으로 말려 1월 중에 공급한다. 3년 전 가을장마에 야외에서 자연 건조하던 곶감 2만 개를 잃고 지었다는 가공시설 2층이 곶감을 말리는 덕장이다. 이곳에는 주황빛의 속살을 드러낸 대봉감이 구슬처럼 꿰인 채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생과가 곶감이 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45일. 기상여건에 따라 기계로 곶감을 말릴 수도 있지만, 한살림 곶감은 기본적으로 자연 건조를 원칙으로 한다. “나란히 놓고 먹어보면 맛이 확실히 달라요. 건조기는 수분을 빨리 빼서 색은 노란데 천천히 홍시가 되는 과정이 없거든요.” 7일이면 완성되는 기계 건조보다 시간은 더 걸리지만 자연 건조한 곶감은 식감이 더 쫀득하고, 당도 20브릭스(Brix)를 넘는 대봉감 특유의 달콤함이 그대로 응축된다.

 

김환기 생산자가 작년 것이라며 하얗게 분이 핀 곶감을 건넨다. “1년 쯤 지나면 당분이 올라와 이처럼 분이 피어요. 모르는 이들은 곰팡이라 생각하지만, 알고 먹는 사람들은 이런 것만 찾죠.”

시중에서는 곶감의 변색을 막기 위해 유황을 태워 훈증 처리를 하기도 하지만 한살림 곶감은 인위적인 후처리를 하지 않아 자연스러운 갈색빛을 띤다. “색이다르다고 맛이 다른 건 아녜요. 그래도 조합원들이 깨끗한 곶감을 원하니, 감을 걸기 전 매실추출액을 한 번 발라줘요. 손이 한 번 더 가니 아무래도 번거롭지만 조합원의 요구를 고려하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그의 곶감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조합원의 클레임을 받은 적이 없단다. 맛있다는 칭찬만 많이 받았다는 곶감을 베어 무니 그 자부심에 수긍이 간다. 몰랑몰랑, 쫀득쫀득, 부드러운 식감과 다디단 맛. 몰랐던 한살림 곶감의 매력이 입 안에서 줄줄 꿰어진다.

인위적인 단맛 대신 자연의 시간이 깊게 밴 이 곶감이 올 겨울 추운 몸과 마음 녹이는 달달한 주전부리가 되면 좋겠다.

 

 


 

훈증처리 하지 않은 한살림 곶감

 

시중에서는 곶감의 변색과 곰팡이 등을 막기 위해 유황을 태워 나오는 아황산가스를 훈증처리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산화를 막기 위해 이산화황 가루를 물에 타 곶감 표면에 도포하기도 합니다. 한살림 곶감은 인위적인 후처리를 하지 않아 자연스러운 갈색빛을 띱니다.

 

 

대봉감은 크기가 크고 모양이 봉긋하다는 뜻으로, 갓 익었을 무렵에는 떫지만 홍시가 되면 단맛이 올라와 홍시와 곶감으로 즐겨 먹는 품종이다. 부드러운 홍시가 되기도 하고 쫀득한 곶감이 되기도 하는 감의 매력이 무궁무진하다.

 

 

 

 

 

 

 

금, 2019/01/04-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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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살림 소식지 614호 [한살림 짓는 사람들]몰랑몰랑 다디단, 자연의 맛한살림 곶감하동 섬진강공동체 김환기 생산자경남 하동군 악양면은 대봉감의 시배지로 알려져 있다. 일본에서 들여온 품종이라 처음에는 ‘왜감’이라 불렸는데, 악양면에서 처음 대봉이라는 우리말 이름을 붙였다. 그래서일까, 지리산 골짜기 따라 자리한 작은 동네마다 아름드리 감나무가 흔하다. 지리산 자락에 위치한 악양면은 토지가 비옥하고 기온이 온화해 매실, 감, 배 등의 과실류가 많이 생산되는 곳이다.김환기 생산자의 고향도 이곳 악양면이다. 어릴 적부터 농사에 관심이 많아 농고에 진학했다. 잠깐 도시에 머무를 때도 주말이면 농사를 지으러 고향에.......
일, 2019/01/13-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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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근 무농약 도라지

5배 정성으로

15년 변함없이

 

“처음 도라지청을 생산할 때는 손으로 도라지를 씻고 작두로 잘라 솥에 끓여 만들었어요. 한겨울에 도라지를 씻고 자르는 일이 정말 고생스러웠지. 손이 얼고 부르텄죠.”

15년 전, 장용진 생산자가 처음 도라지청을 만들 때는 마땅한 시설과 설비가 없었다. 그저 우연한 기회에 좋 은 도라지를 얻었고, 도라지가 기관지에 좋다 하니 청 을 만들면 좋겠다 생각했을 뿐이다. 도라지청 생산 방법을 물어물어 터득해 2005년 2월, 한살림에 처음으로 도라지청을 공급했다. 처음엔 모든 걸 수작업으로 하려니 생산량이 많지 않았다. 한살림 실무자와 다른 생산자들의 조언으로 설비를 만들고, 생산 과정을 정 비했다. 그렇게 15년 동안 꾸준히 공급한 도라지청은 한살림 대표 물품이 되어 조합원 가정 상비약으로 자리매김했다.

5배의 정성과 시간을 들여 만들다

도라지청은 3년근 무농약 도라지만을 원료로 사용한 다. 그 이유는 사포닌 함량에 있다. 1~2년근에 비해 사 포닌 함량이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3년근 도라지는 말 그대로 3년 동안 땅 속에서 뿌리를 내리며 땅심으로 자란다. 그래서 더더욱 농약을 사용할 수 없다. 심은 이가 직접 손으로 풀을 매고, 땅을 관리하며 기른다. 산골농장은 한살림 생산지를 비롯해 횡성, 홍천, 여주 등에서 계약재배로 키운 3년근 무농약 도라지를 수급 한다. 이렇게 가져온 도라지를 깨끗하게 세척해서 자 른 후 먼저 잘 말린다. 말린 도라지로 청을 만들면 도라지 고유의 단맛이 더 우러난다. 보관이 쉬운 이유도 있지만 당도를 올리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조합원들이 혹시 도라지청에 설탕이나 꿀을 넣는 게 아니냐고 묻더라고요. 도라지청 특유의 씁쓸한 맛 뒤 에 단맛이 있거든요. 아마 생도라지보다 말린 도라지를 사용해서 단맛이 조금 더 날 거예요. 100% 도라지만 농축하니 걱정 마세요.”

말린 도라지는 추출과 농축 과정을 거친다. 설비가 잘 되어 있어 기계가 알아서 해주겠거니 했는데 아니었다. 도라지는 사포닌 성분 때문에 오래 끓이면 거품이 생긴다. 일반적인 공장에서는 거품을 제거하기 위해 소포제를 사용한다. 식품첨가물로 허가 받은 첨가물 이지만, 장용진 생산자는 한살림 도라지청에 소포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사람이 직접 온도와 압력을 조정하면서 거품이 생기 지 않도록 해요. 그래서 다른 곳에서 생산하는 것보다 인력도 시간도 5배가 더 들어요. 보통 추출에 24시간, 농축에 24시간 걸리는데 저희는 추출부터 농축까지 5~6일이 걸려요. 소포제를 넣고 높은 온도에서 한번에 농축해버리면 짧은 시간 안에 생산을 끝낼 수 있지만 저희는 사람이 계속 살피면서 거품이 일어날 때즈음 온도와 압력을 조정하거든요. 그래서 도라지청을 만드는 직원들은 주야 교대로 출근해요.”

이야기를 듣고 보니, 어머니가 곰탕을 끓이면서 가스 불 앞을 지키던 모습과 비슷하다. 끓어오를까 눌어붙을까 노심초사하며 푹 고아냈던 곰탕처럼 한살림 도라지청도 그런 정성과 시간으로 만든다. 15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 사랑받을 수 있었던 건 시간과 정성이 녹아 있기 때문 아닐까.

이렇게 만든 도라지청에 무농약 배와 국산 꿀을 넣고 8시간을 더 끓이면 배도라지청이 된다. 도라지청 특유 의 씁쓸한 맛을 보완해 아이들과 노약자도 편하게 먹 을 수 있도록 국내 최초로 개발한 물품이다.

“시중에는 배 대신 배농축액 같은 가공된 원료를 사용 하는 곳도 있다고 해요. 아무래도 손이 덜 가고, 보관 도 용이할 테니까요. 저희는 가을에 무농약 배를 수매 해서 믹서에 직접 갈아 냉동시켜두고 그때그때 생산할 때 사용해요. 배의 식감과 영양이 그대로 담길 수 있도록이요.”

대를 이어 지키는 원칙

장용진 생산자의 아들 장선민 생산자도 7년 전부터 함께 일하고 있다. 산골농장의 생산과 세세한 살림은 장 선민 생산자가 도맡고, 장용진 생산자는 도라지 수매 등 굵직한 부분을 담당한다.

“처음에는 어떻게 하면 산골농장을 잘 운영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이 많았어요. 그런데 주변 다른 생산자들과 한살림 조합원을 만나면서 단순히 생산을 잘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발견했죠. 1차 생산자들이 제값을 받으며 도라지 농사를 짓고, 산골농장이 지역 주민들과 함께 품질 좋은 도라지청을 만들면, 그 도라지청을 이용하는 한살림 조합원들이 건강할 수 있잖아요. 지금은 어떻게 하면 산골농장이 조합원과 약속한 원칙을 잘 지키면서 변함없는 도라지청을 공급할 수 있을지 고민해요.”

장선민 생산자의 말에 장용진 생산자는 연신 고개를 끄덕인다. 그러면서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 다고 다시 한번 강조한다. 그들이 말하는 원칙은 다른 것이 아니다. 정직하게 기른 무농약 3년근 도라지로 꾀를 내지 않고 정성 담아 도라지청을 생산하는 것. 너 무나 단순해 보이지만 15년 동안 변함없이 지켜온 원칙이다.

“한번은 조합원이 편지를 건넸는데, ‘도라지청 같이 좋은 물품을 개발하고 생산해 줘서 고맙습니다’라고 썼더라고요. 그 편지를 보는데 정말 가슴이 벅찼어요. 아니, 고마운 건 사실 나잖아요. 내가 생산한 물품을 이 용해준 조합원에게 내가 고마워해야 하는 건데, 오히려 조합원이 이런 좋은 물품 생산해줘서 고맙다는 거야. 이게 한살림이구나 싶었어요. 어휴, 말하면서도 또 감격스럽네요.”

시간과 정성이 고스란히 담긴 한살림 도라지청. 그래서 먹는 사람들에게 더욱 고마운 물품인 모양이다. 유난히 미세먼지가 극성인 요즘, 많은 조합원이 한살림 도라지청에 기대어 건강하게 환절기를 보냈으면 좋겠다.

월, 2019/02/25-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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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10월호(625호) 소식지 내용입니다.

아산연합회 음봉지회김재석·안정회생산자

김재석(좌)·안정회(우) 생산자 부부는 24년 동안 배 농사를 지었고, 2011년부터 한살림에 한살림 자주인증 기준으로 키운 배를 공급합니다.


 

“어려운 거 없어요” 친환경으로 배 농사를 짓는 것이 어렵지 않냐는 물음에 김재석 생산자가 툭 던진 한마디다. 의아해하는 표정을 눈치챘는지 환하게 웃으며 대답을 이어갔다. “농사는 이제 생활이에요. 매일 눈 뜨면 하는 일인걸요.” 한눈팔지 않고 배 농사만 지어온 그가 하는 말이기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배는 당도가 높은 만큼 병충해가 심해 농약 없이 키우기 힘든 작물이다. 그런 배 농사를 ‘어렵지 않다’고 말하기까지, 벌레와 치른 전쟁에서 이기고 지고를 수없이 반복했으리라. 가을에 접어들며 배꽃이 진 자리마다 맺힌 탐스러운 열매 수확을 앞둔 아산 지역 배 생산지를 다녀왔다.

 

 

땅심이 중요하다는 생각

김재석 생산자는 1995년 결혼과 함께 배 농사를 시작했다. 과수원을 하던 부모님 일손을 거들며 자랐기에 농사꾼이 되는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아내 안정회 생산자도 기꺼이 그 길에 동행했다.

초기에는 수확한 배를 가락시장에 보냈다. 예쁘게 포장되어 전국에서 올라온 배들이 서로 때깔을 뽐내며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매일 등급을 매기고 그에 따라 가격도 바뀌었다. ‘눈으로 배를 먹는’ 현실을 실감하던 중 유기농으로 배 농사를 짓던 친형의 소개로 2011년 한살림과 인연을 맺었다. 정해진 가격에 약정 재배를 하니 경매를 좇을 필요도, 어디에든 팔아야 한다는 불안감도 없어졌다. 판로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니 온전히 농사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그는 가장 늦게 수확해 가을의 맛을 듬뿍 머금은 만생종 신고 품종을 한살림과 공공급식에 출하하고, 나머지는 배즙, 배칩, 배도라지청 등 한살림 가공식품의 원재료로 보낸다.

“과수 농사에서 병충해를 견디고 좋은 열매를 맺기 위해서는 나무가 튼튼해야 해요. 그래서 땅심이 중요하죠. 풀과 함께 기르는 초생재배를 하는 것도 그 때문이에요. 땅이 유실되거나 좋은 유기물이 없어지는 것을 막고 수분을 유지하며 뿌리에 산소를 공급하고 새나 벌레로부터 지켜주는 역할도 해요.”

물론 단점도 있다. 풀은 자연방제 역할을 하면서도 그 안에 벌레가 많으면 배나무까지 타고 올라와 열매를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여기가 배밭이야? 풀밭이야?” 일손을 도와주러 온 아주머니들의 볼멘소리도 들어야 한다고. 그럼에도 땅심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저희와 같은 생각을 하는 한살림이 좋았어요. 처음 농사지을 때부터 다음 세대에 건강한 땅을 물려줘야 한다고 생각했거든요. 땅이라는 게 저만 사용하고 끝이 아니잖아요.”

한살림에는 자주인증으로 약정해 내고 있지만, 무농약에 가깝게 생산하는 것도 그 이유에서다. 향후 유기 전환을 생각하고 있다는 그는 작년에도 방제 횟수를 한살림에서 허용한 것보다 절반이나 줄였고 올해는 더 나아가 아예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다.

 

 

자연의 순리대로 키운 정직한 배

배 농사는 수확이 끝남과 동시에 시작한다. 가지를 손질하고, 이듬해 꽃이 피면 수정하고, 열매를 맺으면 솎고 봉지를 씌우는 모든 과정 하나하나가 생산자의 몫이다. 특히 신고 배는 꽃가루가 없어서 일일이 생산자가 수정을 해줘야 하는데, 꽃피는 시기를 놓치면 한해 농사를 망칠 수 있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간다.

배는 8월 말부터 조생종에 이어 9월 중순 중생종, 10월 중순 만생종 순으로 수확한다. 다양한 품종 중에서도 만생종 ‘신고’가 아삭한 식감과 탐스러운 생김새 덕분에 선호도가 높고 나무당 수확량도 좋다. 저장고에 보관해 이듬해 4월까지 공급하지만 이맘때가 제철 배를 맛보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더욱이 한살림 신고 배는 당도 기준 11브릭스(Brix) 이상으로 시원한 단맛이 가득하다.

“시중에서는 배를 따기 바로 전까지도 약을 준다던데, 같은 신고 배여도 한살림은 7월 전에 다 끝내요. 그나마도 독성이 아주 낮죠. 똑같은 저농약 배일지라도 한살림 배는 달라요.”

당도가 높은 배의 특성상 친환경자재만으로 병충해를 예방하기는 무척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한살림에서도 유기나 무농약보다 자주인증 재배 비율이 높다. 하지만 한살림은 자체 생산·출하기준에 따라 금지농약을 정해두고 저독성 농약에 한해 연 6회(관행농업의 1/3 수준) 이하로만 쓰도록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아직 나올 철이 아닌데 시중에 여러 품종이 있다면 그건 자연의 때에 맞춰 키웠다고 보긴 어렵죠. 한살림은 인위적으로 시기를 조절하지 않고, 잘 익은 배를 제때 수확해서 보내드려요.”

일반 농가라면 보다 편하게 더 예쁜 과실을 생산하겠지만, 한살림 생산지는 그럴 수 없으니 농사짓는 어려움이 배가 된다. 크기를 키워 수확을 앞당기는 지베렐린은 물론, 보관 기간을 늘리는 스마트후레쉬 처리도하지 않는다. 더 빠르게 더 많이 더 오랫동안 팔려 하지 않고 자연의 순리대로 생산자가 정직하게 키워낸 것이 한살림 배다.

“건강한 먹을거리를 더 이상 찾기 힘든 날이 오면 남은 건 결국 한살림뿐이에요. 그러니 한살림을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하고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지켜서 다음 세대에게 물려줘야 해요.”

김재석·안정회 생산자를 만나고 온 후 태풍 ‘링링’의 강풍을 이기지 못하고 40~50%가 낙과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채 무르익지 않은 배들이 우수수 떨어졌단다. 잦은 비로 성장이 더디고 예년보다 이른 추석 탓에 출하시기도 놓쳐 배 농가들의 피해가 더욱 컸다. 그런데도 그는 “자연이 하는 일이니 그저 받아들여야죠”라고 말한다. 자연과 공생하며 살아온 농사꾼의 마음은 참 단단했다. 생산자의 깊은 인내와 정성이 응축돼 있으니, 올가을에 맛보는 배도 참 시원하고 달겠다.

 


달달하고 아삭한 배가 오기까지
당도가 높은 배는 사람뿐 아니라 벌레도 좋아해서 농약 없이 재배하기 무척 어렵지만, 한살림 생산자들은 한살림에서 허용하는 저독성 농약을 최소한으로만 사용(연 6회 이하)하는 자주인증 배와 유기 또는 무농약 배를 생산합니다.

 

생산자가 말하는 한살림 배 이야기, 아래 영상에서 만나보세요!

글 국명희 사진·영상 윤연진 편집부

 

 

화, 2019/10/01-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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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10월호(625호) 소식지 내용입니다생명이 넘치는 우리씨앗농장으로 놀러오세요하우스 파에 물을 주고 농장 작물을 두루 살펴본 뒤 내년 봄 수확할 토종파를 심을 하우스를 정리했습니다. 하우스 안에서 귀여운 개구리도 만났네요. 가을이 되면서 수수도 잘 익어가고 내년 봄 출하를 기다리는 파도 열심히 줄기를 뻗는 중입니다. 가을파를 출하한 자리에 심은 쪽파도 기세 좋게 자라고요. 최근에는 대표님이 논에서 발견한 두꺼비와 보기 드문 방아깨비가 알을 낳는 장면을 찍은 사진도 보여주셨답니다. 이렇게 우리씨앗농장에서는 다양한 생물을 만날 수 있어요. 많이들 놀러와 주시고, 토박이씨앗 농지 조성을 위해 진행 중인 한살림.......

수, 2019/10/02-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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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10월호(625호) 소식지 내용입니다사과를 수확하며, 그 일생도 기록하고 있어요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더니 사과를 수확하는 시기가 왔습니다. 아오리를 시작으로 연이은 출하에 바쁘게 보내고 있어요. 날씨가 더울 때는 더위를 피해 아침 6시부터 남편과 사과를 땁니다.사과 농사 경력이 30년이나 됐어도, 여전히 어렵습니다. 작년에는 늦장마가 무섭더니 올해도 태풍 링링과 타파로 인해 사과가 많이 떨어졌네요. 그래도 하느님께 감사하며 오늘도 사과를 수확합니다. 올해 생산자연합회에서 진행하는 <작물 소개 UCC 공모전>에 지원했어요. 생산자들이 직접 사진과 영상을 찍어 작물이 성장하고 출하하는 과정을 보여드릴 예정.......

금, 2019/10/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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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10월호(625호) 소식지 내용입니다.굽고 식히고 인고의 과정을 통해 얻은구죽염예대로식품매달 떠나는 생산지탐방이지만, 새로운 것을 배우기에 항상 설레고 행복한 여정입니다. 한살림경남 가공품위원회와 함께한 이번 탐방지는 경남 창녕군 영산면 죽사리에 위치한 ‘예대로식품’이었습니다.예대로식품은 1989년부터 현재까지 한살림에만 공급하고 있습니다. 40대 후반 풍치로 고생하던 생산자님이 치약을 자제하고 죽염을 사용하라는 의사의 권유를 받은 후 직접 두 번 구운 죽염인 2죽염을 개발하게 되었다고 합니다.습기에 약한 소금 특성상 봄과 가을에만 굽는 작업을 진행하며, 습기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주문이 들어올.......

목, 2019/10/1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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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9년 11월호(626호) 소식지 내용입니다.

부여 참벗공동체 임연빈·이건용 생산자

2011년 한살림과 인연을 맺은 임연빈·이건용 생산자는 유기재배한 대파를 일일채소와 김장용으로 공급합니다. 그 외에도 쪽파, 양상추, 양배추, 브로콜리, 감자 등 한살림 채소류를 생산합니다.


찬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집집마다 김장 채비를 한다. 산지도 마찬가지다. 주재료인 배추와 무는 물론 갓, 마늘, 대파, 쪽파, 생강 등 부재료까지. 전국 각지의 생산자들이 한 해 동안 정성껏 키운 농산물을 보낼 준비에 한창이다.
여름내 벌레를 이기고 가을 추위를 견디며 자라는 대파를 미리 만나고 왔다. 수확을 한 달 앞두고 있어 아직은 굵기가 충분하지 않지만, 높게 쌓아둔 흙 위로 대파가 쑥쑥 자라고 있었다.

 

질기고 질긴 생명력의 대파

“가을 추위에 벌레들이 죽고 나면 안에서 예쁜 놈들이 얼굴을 내밀고 나와요.” 희끗희끗하고 누런 겉잎 속에는 초록빛 생기를 머금은 새순이 자라고 있다. 임연빈·이건용 생산자 부부는 풀을 뽑고 벌레를 잡느라 쉴 틈이 없으면서도 그 예쁜 놈들을 바라보며 미소짓는다.
생산자의 대파 농사는 5월 육묘부터 시작된다. 6월 말경 밭에 옮겨 심은 뒤 무사히 여름을 보내고 나면 11월부터 수확해 일일채소와 김장용 대파로 공급한다. 유기재배를 원칙으로 하는 한살림 농사에서 여름은 유독 고단하다. 무더위 속에서도 줄기를 밀어 올리며 열심히 성장하는 대파만큼이나 생산자도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먼저 이 시기에는 흙을 모아 뿌리와 줄기에 두두룩하게 덮어 주는 북주기를 한다. 대파에서 주로 이용되는 흰 연백부위를 길게 생산하기 위해서다. 대파가 마르지 않도록 수분도 일주일에 최소 두 번 충분히 공급한다. 그러다 보니 풀이 잘 자라는 환경이 될 수밖에 없다.
“올해는 병충해가 정말 심해요. 지난 겨울이 따뜻했던 터라 벌레들이 죽지 않고 여태 살아있거든요. 기후위기를 실감하는 중이죠. 유기자재를 써도 잘 통하지 않으니 결국은 손으로 잡아야 하는데, 끝이 없어요. 그래도 참새가 들어와 일손을 돕기도 해요. 독한 약을 치면 냄새 때문에라도 안 올 텐데, 우리 밭에는 자주 들락거리며 벌레를 잡아먹더라고요.”
대파는 벌레가 워낙 많은 작물이라 관행농사에선 ‘농약에 절인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임연빈·이건용 생산자는 유기자재로 방제를 하는데, 들끓는 벌레 앞에서는 큰 효과가 없다. 하지만 안달복달하지는 않는다. 그저 대파를 믿고 기다린다. 희끗희끗한 잎을 보면 이대로 죽는 건가 싶다가도 어느새 초록 잎이 다시 자라고. 대파는 그렇게 수확까지 버티고 또 버텨내는, 질기고 질긴 생명력을 지녔기 때문이다.
“화학비료를 한 번 주면 대파가 확 올라오는 데다 줄기도 굵어지고 색이 훨씬 진해지죠. 하지만 유기농사는 그럴 수 없으니 아무리 잘 키워도 굵기나 색깔이 요만큼밖에 안 나와요. 대파는 질소가 많이 필요한 작물인데 유기자재 대부분이 질소가 적거든요.”
굵고 곧게 뻗은 시중 대파에 비해 한살림 대파 생김새가 얇고 투박한 이유다. 다소 볼품없는 생김새 때문에 상품성이 떨어지고 조합원의 항의를 듣기도 하지만, 친환경농사를 짓는 농부로서 기꺼이 감수해야 할 몫이라고 말한다.


자부심으로 짓는 친환경농사

한살림 농사 8년차인 임연빈·이건용 생산자지만, 친환경농사는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무엇보다 나 혼자 잘해서 되는 일이 아니다.
“우리 밭 옆에서는 일반 농사를 지어요. 그분이 오면 약을 치나 안 치나 항시 비상이죠. 그래서 농지 사이에 제초제 뿌리지 말라고 비닐도 깔아드렸어요. 양배추 같은 농산물도 수확하면 가장 먼저 갖다 드리고요. 이제는 관계가 상당히 돈독해져서 우리를 많이 이해해주세요.”
지금은 비산 걱정에 이웃 밭까지 신경 쓰는 한살림 생산자지만, 처음부터 친환경농사를 지었던 건 아니다. 부여읍에서 관행농사를 하다가 2011년 옥산면으로 오면서 한살림과 함께하게 됐다.
“그땐 약을 치고 나면 머리가 아프고 구토 증세에 시달렸어요. 친환경농사를 지으면서 그런 게 싹 사라졌죠. 작물도 건강해서 좋지만 내 몸에서부터 느껴지니까.”
한살림 생산자가 되고 나서 많은 것이 달라졌다. 전에는 부여 특산물인 수박, 멜론을 주로 재배했으나 지금은 대파, 쪽파, 양상추, 양배추, 브로콜리 등 작물이 12여 가지로 늘었다. 조금씩 농사지으니 둘이 할 만하지만 1년 내내 농사를 이어가야 한다. 편리한 화학비료나 농약을 두고도 맨손으로 매일같이 풀이나 벌레들과 씨름을 해야 한다. 훨씬 많은 수고와 노력이 들지만 몸과 마음만큼은 어느 때보다 건강하다.
“사실 기후위기는 기업의 폐기물인 셈이에요. 매 순간 녹고 있는 빙하를 농부들이 농사지으면서 조금이라도 방지하고 있는 거예요. 논이 주는 담수효과는 또 어떻고요. 그러니 친환경농사를 짓는 것이 지구를 살리는 일이죠. 그래서 환경운동을 하고 있다는 자부심도 있어요.”
자연을 지키고 생명을 살리고자 짓는 친환경농사는 환경운동과 많이 닮아 있다. 그의 농사가 미치는 선한 영향력이 우리 밥상을 넘어 지구에까지 전해지고 있다.


“이맘때 수육을 최고로 많이 먹어요. 하하” 김장철이 되면 임연빈·이건용 생산자가 있는 참벗공동체에서는 매일 잔치가 벌어진다. 공동체 회원 집집마다 김장날에 한데 모여 서로 일손을 돕고 음식을 나누기 때문. 이렇듯 김장은 옛날부터 축제고 잔치였다. 언제든 김치를 사 먹을 수 있는 편리한 시대라지만, 빨간 대야 안에 김칫소를 버무리고 돼지수육을 삶아 함께 먹는 왁자지껄한 김장 날의 잔치가 그립기도 하다. 올겨울엔 직접 집에서 김치를 담가 이웃과 넉넉한 정을 나눠봄이 어떨까.


일일채소도 김장용도 한살림 대파

대파는 보통 10월 중순부터 이듬해 3월 초까지 공급하는데, 11월경 김장철에는 김장용으로도 만날 수 있습니다. 한살림 채소는 국가 친환경인증과 관계 없이 모두 유기재배를 원칙으로 합니다. 화학농약과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생산한 한살림 대파에는 대파 본연의 맛과 향이 살아 있습니다. 전국 각지에서 대파를 생산하는 만큼 생산지별로 재배 기간과 방식은 다를 수 있으나, 대파에 담긴 생산자의 정성은 한결같습니다.

 

글 국명희 / 사진, 영상 윤연진 편집부

 

수, 2019/10/30-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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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호(626호) 소식지 내용입니다이른 추수를 끝낸 귀농가족에게 기분 좋은 가을이 찾아왔어요귀농한 저희 가족이 가장 좋아하는 계절, 가을입니다. 여름이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정신없는 날들이었어요. 추수를 마치고 가을이 돼서야 여유 있게 하늘을 올려다볼 수 있었습니다. 올려다보니 하늘이 이렇게 예뻤나 한참을 보게 되고 귀농하길 참 잘했다고 다시 한 번 생각했어요. 봄에는 첫 농사가 주는 걱정과 불안한 마음, 여름에는 작물을 수확한 기쁨과 동시에 많은 비와 태풍으로 작물이 망가져 속상한 마음, 가을이 되니 한 해 이렇게 농사를 지었다는 뿌듯한 마음과 함께 아쉬움이 있네요. 계절을 겪으면서 여러 가지의 감정을 느.......

수, 2019/11/06-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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