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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인뉴스] 안보개발국가를 넘어,  평화복지국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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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인뉴스] 안보개발국가를 넘어,  평화복지국가로

익명 (미확인) | 월, 2015/12/28- 22:13

 

안보개발국가를 넘어, 
평화복지국가로

독일의 경험에서 ‘배우다’

 

 

글. 이기찬 정책기획팀 간사


지난 12월 4일 오후, 홍대앞 가톨릭청년회관 다리에서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가 주최하는 심포지엄 <안보개발국가를 넘어, 평화복지국가로 ? 독일의 경험과 한국의 과제>가 열렸다. 이번 심포지엄은 2012년과 2013년에 이어서 세 번째로 진행된 ‘평화복지국가’ 연구성과를 발표하는 자리였다. 


최근 독일은 ‘유럽의 슈퍼스타’로 불릴 만큼 경제적 호황과 정치적 전성기를 누리고 있지만 불과 10여 년 전인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유럽의 병자’ 취급을 받았다. 깊고 길었던 통일의 후유증을 효과적으로 극복한 것이다. 한국은 독일의 경험으로부터 배울 수 있을까? 확신할 수는 없지만, 배우려고 한다면 어디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점검해야 한다.

 

참여사회 2016년 1월호

 

복지와 평화를 기반으로 한 독일의 사회통합

독일 기본법(제20조)에 따르면 독일의 ‘정체’는 ‘민주적이고 사회적인 연방국가’이다. ‘사회국가’란 사회적 정의와 형평성을 추구하는 국가로 모든 국민에게 최소한의 생활보장을 할 책임과 의무를 가지고 있다. 독일은 보수적, 호전적이었던 비스마르크 시기 사회보험을 통한 복지국가의 기틀을 마련했고 이후 민주적 바이마르 공화국 시기에 ‘사회적’ 가치를 더욱 공고화시켰다. 이후 나치, 전쟁, 분단을 겪으면서도 동독과 서독 모두 ‘사회국가’라는 이상과 가치를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그래서 동독이 서독에 사실상 흡수되었지만 서로가 통일독일의 변화에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었다. 사회서비스 영역, 특히 보육에 있어서 독일은 동독의 유산에 영향을 받아 “복지국가의 ‘뒤늦은’ 건설”에 나설 수 있었다. 여전히 구동독-구서독이라는 경계를 따라 소통의 문제나 경제적 격차가 엄존하지만, 사회통합을 이루는 기반이 된 것은 통일 이전 서독이 그 어느 모범적인 사회주의국가(즉 동독)보다 우위를 유지하고 있었던 복지의 수준이었다. 비스마르크 총리 집권기부터 ‘보호자·후원자로서의 국가’라는 상이 정립되었고, 국민들의 일상적인 삶에서 실제로 그 역할을 하고 있다. 


동서독의 사회통합을 가능하게 했던 내적 요인 중 연구소가 주목했던 것이 ‘복지’라는 경제사회적 가치였다면, 또 한 축으로 주목했던 것은 정치적 가치로서 ‘평화’였다. 통일 전 체제경쟁에는 긍정적·부정적 요소가 모두 있지만, 어느 한 쪽이 체제경쟁의 우위에 섰을 때 상대방 영토에 ‘탱크가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이나 적극적 흡수전략은 동·서독 어디에서도 공공연히 이야기되지 않았다. 섣부른 장밋빛 통일보다는 수많은 ‘국가연합’의 구상이 있었고, 무엇보다 접촉, 소통, 교류 그리고 평화를 전제한 것이었다.

 

안보개발국가를 넘어 평화복지국가로

총 3부로 구성된 심포지엄에서 2,3부에서는 위와 같은 독일의 경험에 대한 풍부한 논의가 펼쳐졌다. 사실 조금은 어려운 이야기이다. 하지만 지금 여기 한국의 현실보다 더 어렵지는 않을 것 같다. 


안보개발국가를 넘어, 평화복지국가로 가는 길은 아직 지도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은 듯하다. ‘평화복지국가’라는 단어조차도 사실 생경하게 들린다. 좀 더 들여다보면 평화, 복지, 국가라는 세 단어 모두 우리에게는 친숙하지 않은 말들이다. 식민지배, 전쟁과 분단, 급속한 산업화와 IMF사태, 신자유주의적 경제체제 아래서 각자도생하는 전쟁과 같은 삶을 사는 국민들이 언제 평화를 느껴본 적이 있었을까? 물론 최근까지도 교전, 도발이 있었지만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은 우리 사회의 경쟁보다 오히려 ‘평화’롭다. 보호자, 후원자라도 되어 국민의 삶을 따뜻하게 보듬기는커녕 죽이고 내치고 버리고 속이는 것이 아직도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국가의 모습이다. 


그래도 우리는 평화, 복지, 국가 그 어느 하나도 포기할 수 없다. 이번 연구의 책임을 맡은 이병천 강원대 교수는 “복지국가와 평화국가는 상보적으로 추구해야 할 통합적 과제이자 구분되어야 할 이중과제”로 평화복지국가라는 우리 시대의 명제를 제시했다. 국가와 사회적 역량 모두 현저히 독일에 미달하지만 그래도 이 과제를 안고 가야 한다. 자율적이고 성찰적 시민사회를 토대로 하는 민주주의, 투자로 합의되는 보편적 복지, 포용적인 성장이 가장 기본적인 출발이 된다. 


함께 연구책임을 맡은 윤홍식 참여사회연구소장(인하대 교수) 역시 그동안 한국사회를 규정했던 ‘반공(안보)개발국가’의 역사와 특성을 검토하면서 ‘평화복지국가’의 필요성에 대해 역설했다. 한반도에서 남북 간의 적대적 대결이 해소되지 않는 한 한국사회 내에서 민주주의도, 복지국가도 결코 완전할 수 없다. 반공(최근 반북)주의는 단순히 공산주의에 대한 반대를 넘어 사회민주적이고 복지친화적인 시민사회와 정치세력을 탄압하기 때문이다. 


평화국가 담론을 지난 2006년부터 전개하고,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 실행위원이자 연구소 위원으로 함께 고민해 온 구갑우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무엇보다 남북한 각 국가 내부의 체제전환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흡수통일과 국가연합보다 많은 동의를 얻을 수 있는 한반도 평화체제와 남북이 교류협력 및 개발에 있어서 평화와 복지의 가치를 지향하는 것은 매우 현실적이고 강력한 대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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