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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국가의 위험과 개인의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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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국가의 위험과 개인의 위험

익명 (미확인) | 수, 2015/12/23- 15:00

국제 신용평가기관 무디스가 한국 정부의 신용등급을 역대 최고치로 높였다. 무디스는 지난 18일 한국 국가신용등급을 Aa3에서 Aa2로 한 단계 상향조정했다. G20국가 중 7개국만 받은 등급이다.

2010년 이후 통합재정수지가 흑자 기조를 이어갔고, 국내총생산(GDP)대비 0.5% 수준의 재정흑자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무디스는 높게 평가했다. GDP대비 정부부채비율도 40%선이고 GDP대비 대외부채도 30%로 양호하다는 평가다.

국가신용등급 상향은 좋은 소식이다. 그러나 어쩐지 마음이 불편했다. 혹시 정부가 혼자만 신용도를 높이고 안전해지면서, 기업이나 가계는 부채가 늘면서 과거보다 한층 위험해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올해 12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계부채를 보면 그런 생각이 더 강하게 든다. 2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5년 가계금융 복지조사’에 따르면 가계는 반드시 지출해야 하는 세금·건강보험료 등을 빼고 남은 가처분소득의 25%를 대출 원리금을 갚는 데 썼다. 전세난에 떠밀려 내집 마련에 나선 3040세대는 평균 금융부채가 703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8%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소득은 2~3%대 늘어나는 데 그쳤다.

아니나 다를까. 가계부채는 1200조원에 육박하고 있다. 가계는 원리금을 갚느라 점점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 허리띠를 졸라매고 소비를 줄일 수 밖에 없다. 그러니 내수가 살아나기 어려워진다.

한국은행이 낸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2350조원(6월말 기준)까지 증가한 빚을 안고 있는 민간기업의 부실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부채 비율이 높은 기업이 늘고 상반기 기업 매출액이 크게 하락(-7.1%)해 재무 안정성도 떨어졌다. 특히 전체 외부감사 대상 기업들 중 ‘만성적 한계기업’ 비율이 2009년 8.2%(1851곳)에서 지난해 10.6%(2561곳)로 늘었다. 만성적 한계기업이란 2005년 이후 3년 이상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전부 충당할 수 없어 이미 한계기업으로 한차례 이상 분류되었던 기업이다.

이 보고서에서는 자영업자 금융부채도 500조원이 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가운데 부동산임대업의 대출 비중이 34.4%에 이른다. 역시 경기에 민감한 음식·숙박업 비중도 10.2%에 달해 경기 둔화 시 자영업 부채의 부실 위험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가장 심각한 것은 무엇보다 가계부채다. 이런 심각성을 정부도 깨달았는지, ‘은행권 주택담보 대출 선진화 가이드라인’이라는 이름의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았다. 대책의 방향은 두 가지다. 주택담보대출이 나갈 때 상환능력을 깐깐하게 심사해서 대출하겠다는 것과 이자만 갚는 게 아니라 원리금을 동시에 나눠 갚아 나가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 대책은 옳은 방향이기는 하지만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가계부채 전체 액수는 1200조 원 가량인데 실제로 집을 새로 사기 위해서 얻는 주택담보대출은 280조 원 규모다. 결국 이번 대책은 이 280조원에 대한 것이고 이 가운데서도 빚 내어 집 사서 월세 받아 이자만 매달 갚다가 나중에 집을 매각해 원금을 갚으려는 수요만 제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사실 더 강력하게 가계부채를 억제하려면 주택담보대출을 더 조여야 한다. 하지만 이번 정책은 엉거주춤한 자세를 취할 수 밖에 없다. 그 동안 빚 내어 집을 사라고 사실상 권하던 정부다. 부동산 가격 인상을 통한 경기활성화의 효과를 굳게 믿던 정부다. 그런데 가계부채를 걱정하기 시작한다. 여러 대책을 내놓지만 서로 상충할 수 밖에 없다.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는 것도 걱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 정책은 신호다. 경제주체는 이 신호를 보고 의사결정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빚내어 집사라고 부추기다가 경제가 비상 상황이라고 이야기하면 신호에 혼란이 온다. 그런 면에서 현 정부의 오락가락하는 메시지가 시장 주체들에 피해를 가져다 주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신용등급이 높다면 국가 자체는 위험이 작다는 뜻이다. 가계부채가 커지고 심각해진다면 개인들이 위험해졌다는 뜻이다. 그런데 위험은 원래 나누어 지는 것이다. 덜 가진 약자에게 덜 가게 해야 한다. 가진 자들이 더 감당해야 한다.

어쩌면 지금은 국가가 좀더 위험을 져야할 때인지도 모른다. 가계부채를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국가부채에 대한 전향적 생각이 필요하다. 국채 발행이나 재정지출 확대를 두려워하지 말고 너무 많은 위험을 안고 있는 개인들을 도울 방법을 찾아내야 한다.

[ 뉴스토마토 / 2015.12.23 / 이원재 희망제작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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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6/12/2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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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 : 각 언론사 복지담당 및 사회부 기자

발신 :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사무국장 구창우 010-8747-1275)

제목 : [성명] 국민노후를 팔아먹은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즉각 물러나라!

[성명] 국민노후를 팔아먹은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즉각 물러나라!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지난해 보건복지부 장관 재임시절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점점 드러나고 있다.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최순실 국정농단을 수사하고 있는 특검팀이 관계자들로부터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공단에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찬성을 직접 지시했다”는 진술 받았다고 한다. 또 특검팀은 어제(26일) 문형표 이사장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한 데 이어 금일 다시 소환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요컨대 삼성의 청탁을 받은 최순실·청와대가 국민연금의 합병 찬성을 지시했고,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었던 문형표 이사장이 직접 실행에 옮겼다는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문 이사장의 행위는 명백히 직권남용 및 업무상 배임에 해당된다.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을 자신의 보신과 재벌의 이익을 위해 팔아먹은 것이다. 그런 자가 장관에서 물러나서 다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하고, 범죄 행위가 점점 명백해 지고 있는 지금도 이사장을 맡고 있다니 그 뻔뻔함의 극치에 어이가 없을 지경이다. 더 이상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으려면 문형표 이사장은 당장 이사장을 사퇴하고, 성실하게 특검수사에 임해서 삼성물산-최순실·청와대 커넥션을 모두 밝히고 자신의 죄를 달게 받아야 한다.

애초 문형표는 절대 국민연금 이사장이 되어서는 안 될 인물이었다. 장관 시절 ‘보험료 폭탄론’, ‘세대간 도적질론’으로 끊임없이 국민연금의 불신을 야기했고, 기금운용에서 가입자 대표의 권한과 감시를 축소하기 위해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강력히 추진했던 인물이었다. 이번 사건도 가입자 대표 추천위원으로 구성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정권과 재벌의 이익에 복무하기 위해 무리하게 합병 찬성을 밀어붙이다가 벌어진 일이 아닌가. 메르스 사태로 국민건강과 생명을 위협에 빠뜨렸던 자가 국민연금에 손해를 끼쳐 국민 노후마저 위험에 빠뜨린 것이다.

연 이은 소환조사와 삼성물산 합병 개입 의혹으로 문형표 이사장은 이미 정상적인 직무 수행이 불가능한 상태다. 540조가 넘는 국민연금기금을 최종 책임지고 있는 기금운용위원회는 6개월 가까이 열리지 않고 있고, 오늘 개최하기로 예정되어 있던 2017년도 예산안, 인사, 보수, 직제 규정 개정 관련 국민연금공단 이사회도 어제 늦게 갑작스럽게 서면결의로 변경하는 등 파행을 겪고 있다. 국민노후의 보루인 국민연금에 대한 신뢰는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이런 마당에 국민노후를 팔아먹고, 그 보은으로 국민연금 이사장을 계속 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국민을 무서워할 줄 모르는 파렴치한 일이다. 국민 노후를 아예 작정하고 망가뜨릴 것이 아니라면 문형표는 당장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사퇴하라!

2016년 12월 27일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www.pensionforall.kr)

화, 2016/12/2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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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7/01/0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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