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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2명 교수형, 부끄러운 사형집행 계속돼

지역

일본: 2명 교수형, 부끄러운 사형집행 계속돼

익명 (미확인) | 월, 2015/12/21- 16:16
saudi

© Orla 2011/Shutterstock.com

일본에서 18일 또 다시 남성 2명을 처형한 가운데, 일본 정부의 비난 받아 마땅한 사형제도 사용은 중단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국제앰네스티가 밝혔다. 아베 신조 총리 내각이 들어선 이후로 일본에서 사형이 집행된 것은 이번으로 총 14건이 된다.

18일 이른 아침 도쿄 교도소에서 츠다 스미토시(63)가 교수형에 처해졌다. 일본에서 참심재판을 통해 사형이 선고된 사형수 중 처음으로 형이 집행된 츠다는 2011년 이웃 주민 3명을 살해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았다. 같은 날 일본 북동부 센다이 교도소에서 처형된 와카바야시 카즈유키(39)는 2007년 2명의 사망자를 낸 강도와 폭행 사건으로 사형이 선고됐다.

로젠 라이프(Roseann Rife) 국제앰네스티 동남아시아 지역 조사국장은 “사람을 죽음에 몰아넣고야 말겠다는 일본 정부의 의지는 오싹할 수준이며, 더 많은 생명이 희생되기 전에 당장 이를 중단해야 한다. 사형은 범죄를 해결할 수 있는 정의나 해답이 아니며,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잔인한 처벌 형태”라며 “일본 정부는 사형제도 폐지를 향한 첫걸음으로 즉시 사형집행에 관한 유예를 공식 선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은 사형제도에 있어서는 시대를 역행하며, 세계에서 사형집행을 강행하고 있는 소수의 국가들 중 하나에 속하기도 한다. 2014년 현재 22개국만이 사형을 계속 집행하고 있는 반면 2015년 11월 현재 법적 또는 실질적 사형폐지국인 국가는 총 140개국이다.

몽골의 경우 지난 12월 초, 몽골에서 사형을 폐지한다는 내용의 법안이 의회를 통과해 2016년 9월 발효될 예정이다.

로젠 라이프 조사국장은 “일본 정치인들이 몽골의 엘벡도르지 대통령과 같이 나서서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는다면 일본은 계속해서 시대에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전 세계, 특히 동아시아 지역에서 일본은 사형제도를 계속 사용하며 잘못된 주장을 고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경
일본의 사형집행은 비밀리에 이루어져, 보통 사형수는 불과 몇 시간 전에 고지를 받으며 일부 경우에는 전혀 사전 고지가 없을 수도 있다. 사형수 가족이나 변호사는 형이 집행된 이후에나 연락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본에 사형수에 대한 적절한 법적 안전조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은 유엔 관련 전문가들이 널리 비판한 문제다.
피고인은 적절한 법적 자문을 구할 수 없으며, 사형이 선고될 수 있는 사건이라면 의무적으로 거쳐야 할 필수 항소 절차도 없다. 정신적, 지적 장애가 있는 사람들도 형이 집행되거나 사형수로 복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범죄의 성격이나 정황, 가해자의 유, 무죄 여부 또는 그 외 특성, 국가의 사형집행 방식에 상관없이 모든 경우에 대해 사형을 반대한다. 사형은 생명권을 침해하는 것이며, 극도로 잔인하고 비인도적이며 굴욕적인 형벌이다.

영어전문 보기

Japan: Two men hanged as disgraceful executions continue
18 December 2015, 11:49 UTC

The Japanese authorities’ reprehensible use of the death penalty shows no sign of letting up as another two men were executed today, taking the total number of executions to 14 under the government of Prime Minister Shinzo Abe, Amnesty International said.
Sumitoshi Tsuda, 63, was hanged in the early hours of Friday morning at Tokyo detention centre, the first execution of a person sentenced to death in a lay judge trial. He was convicted in 2011 of killing three of his neighbours. Kazuyuki Wakabayashi, 39, was executed at Sendai detention centre in north-east Japan. He was sentenced to death in 2007 for robbery and violence which left two people dead.
“The Japanese authorities’ willingness to put people to death is chilling and must end now before more lives are lost. The death penalty is not justice or an answer to tackling crime, it is a cruel form of punishment that flies in the face of respect for life,” said Roseann Rife, East Asia Research Director at Amnesty International.

“Japan should immediately introduce an official moratorium on executions as a first step towards abolition of the death penalty.”
Japan is on the wrong side of history when it comes to the death penalty and among a small minority of countries around the world that continue to execute people. In 2014, only 22 countries carried out executions while, as at November 2015, 140 countries globally have abolished the death penalty in law or practice.
The Mongolian parliament passed legislation in early December that will abolish the death penalty in the country when it comes into effect in September 2016.
“If the politicians of Japan don’t step up and show some leadership, as President Elbegdorj of Mongolia did, Japan will continue to fall behind the times,” said Roseann Rife.

“Japan’s continued use of the death penalty makes it stand out for all the wrong reasons – across the world, and increasingly also in the East Asia region.”
Background
Executions in Japan are shrouded in secrecy with prisoners typically given only a few hours’ notice, but some may be given no warning at all. Their families and lawyers are usually notified about the execution only after it has taken place.
The lack of adequate legal safeguards for death row inmates in Japan has been widely criticized by UN experts.
This includes defendants being denied adequate legal counsel and a lack of a mandatory appeal process for capital cases. Several prisoners with mental and intellectual disabilities are also known to have been executed or remain on death row.
Amnesty International opposes the death penalty in all cases without exception, regardless of the nature or circumstances of the crime, the guilt, innocence or other characteristics of the offender or the method used by the state to carry out the execution. The death penalty violates the right to life and is the ultimate cruel, inhuman and degrading punishment.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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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한 라만 반다렌카의 추모식

사망한 라만 반다렌카의 추모식

예술가이자 평화적인 벨라루스 시위자 라만 반다렌카(Raman Bandarenka)가 사망했다. 그는 복면을 쓴 남성들에게 심하게 구타를 당한 후 경찰에 연행되어 구금되었다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후 사망했다. 이에 대해 마리 스트러더스(Maire Struthers) 국제앰네스티 동유럽 및 중앙아시아 국장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벨라루스 정부는 자신들에게 반대하는 목소리를 폭력과 구금으로 공격하며 공포 정치를 계속하고 있다. 정부는 라만 반다렌카 사망 사건에 대해 즉시, 신속하면서도 철저하게, 공정하면서도 독립적인 조사를 진행하고, 가해자들을 공정한 재판에 회부하여 처벌해야 한다. 그러나 벨라루스 정부는 라만 반다레카의 폭행이 ‘불안에 휩싸인 시민들’에 의해 벌어진 것이었다고 주장하며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있다.

그를 폭행한 게 경찰이었다는 건 거의 의심할 여지가 없다. 다른 수백 명의 평화적인 시위대 또한 단지 목소리를 높였다는 이유만으로 공격당하곤 했다. 경찰은 라만을 병원으로 이송하는 대신 그를 체포해 구금했다. 구금되어 있는 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나, 그는 다음 날 병원에서 사망했다.
 

그를 폭행한 게 경찰이었다는 건 거의 의심할 여지가 없다.

마리 스트러더스(Maire Struthers) 국제앰네스티 동유럽 및 중앙아시아 국장

 
이제는 공포의 시대를 끝내고, 이러한 범죄를 저지른 가해자들의 정체를 모두 공개해야 할 때다. 그러지 않으면 알렉산더
루카센코(Alexander Lukashenko) 대통령의 지휘를 받는 진압 경찰은 자국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무자비한 고문과 살해를 저지르는 등 끔찍한 진압 전략을 앞으로도 계속해서 사용할 것이다.”

복면과 사복을 입은 경찰이 시민을 체포하여 연행하고 있다.

복면과 사복을 입은 경찰이 시민을 체포하여 연행하고 있다.

 

배경 정보

라만 반다렌카(31)는 벨라루스의 수도 민스크에 거주하는 예술가였으며, 11월 12일 밤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라만이 사는 동네에 시위 깃발과 리본을 제거하기 위해 복면을 쓴 신원 미상의 사람들이 찾아왔다. 이들은 라만과 말싸움을 벌인 후 그를 구타했고, 경찰은 라만을 밴에 태워 연행해갔다.

몇 시간이 지난 후, 라만 반다렌카는 의식을 잃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는 머리 부상을 입었고, 폐는 허탈된 상태였다. 의사들이 치료를 시도했으나 그는 결국 숨을 거두었다. 민스크 경찰 대변인 볼라 차마다나바(Volha Chamadanava)는 이 사건을 “다툼”이라고 표현하며, “불안에 휩싸인 시민들이 질서를 되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벨라루스의 평화적인 시위를 외국에서 사주한 “전쟁”과 “갈등”이라고 지속적으로 지칭하고 있다.

TUT.by

복면과 사복을 입은 경찰이 시민을 체포하여 연행하고 있다.

지난 몇 달 동안 벨라루스 정부는 사복 차림의 복면 남성 무리를 동원하여 평화적인 시위대를 폭력적으로 공격했다. 이들은 경찰관일 것으로 널리 추측되고 있으며, 그렇게 확인된 경우도 많다. 그러나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신원을 밝혔거나 기소된 사람은 없다.

2020년 8월 9일에 시작한 벨라루스의 시위는 100여 일이 지난 지금까지, 25,000명 이상이 구금되었고 이중 347명은 학생이었다. 320명 이상의 언론인도 구금되었다. 750명 이상의 사람들이 고문 및 기타 부당 대우를 당했고 4명의 평화적 시위자가 사망했다. 그러나 시위와 관련하여 어떠한 독립적인 수사도 진행되지 않은 상태다.

월, 2020/11/23- 2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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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의해 연행되는 지미 라이

경찰에 의해 연행되는 지미 라이

지난 4월 16일, 홍콩 친민주파 활동가 10명이 2019년 8월 2건의 “비인가” 시위를 조직하고 이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8개월부터 18개월까지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국제앰네스티 야미니 미슈라Yamini Mishra 아시아태평양 지역국장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평화적인 집회에 참여하고 조직하는 데는 국가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고 명시한 국제법을 위반하는 행위다.

야미니 미슈라 아시아태평양 지역국장

“활동가 10명을 부당하게 기소하고, 이들에게 유죄를 선고한 것은 홍콩 내에 있는 모든 정치적 반대 세력을 제거하겠다는 홍콩 정부의 의도를 분명히 보여준다.”

“당국은 홍콩에서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반정부 인사 대부분을 억압적인 홍콩국가보안법을 이용해 체포했다. 이제 당국은 남아 있는 평화적인 비평가들까지도 2019년 시위와 관련된 거짓 혐의를 명목으로 소탕하고 있다.”

“이러한 유죄 판결은, 평화적인 집회에 참여하고 조직하는 데는 국가의 사전 승인이 필요하지 않다고 명시한 국제법을 위반하는 행위다. 또한 정부에 신고하지 않은 집회에 참여한 것을 불법으로 보는 것도 국제법 위반이다. 이들 활동가를 기소한 것은 절대 옹호할 수 없다.”

“홍콩 정부는 평화적으로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를 행사하다 기소된 사람들에게 부당한 범죄 혐의를 적용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 선고를 받은 사람들을 모두 즉시 석방하고 이들의 전과 기록을 말소해야 한다.”

시위자 주변을 배회하는 홍콩 경찰들

시위자 주변을 배회하는 홍콩 경찰들

배경 정보

2019년 홍콩에서는 ‘범죄인 인도법안’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가 빈번하게 벌어지고 그 규모도 나날이 커지면서, 홍콩 경찰은 공공 집회를 제한하기 위해 더욱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홍콩 경찰은 행진에 대한 “이의 없음 통보”를 철회하거나 “치안 우려”를 명목으로 시위를 전면 금지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해 집회, 시위에 제약을 가했다. 2021년 4월 16일 유죄를 선고 받은 홍콩 민주화 운동 활동가 10인은 2019년 8월 18일부터 31일 사이에 “비인가” 시위를 조직하고 참여했다는 이유로 기소되어 처벌을 받았다.

2019년 8월 18일에는 홍콩 도심 인근 빅토리아 파크에서 시위가 있었다. 국한된 장소에서 움직이지 않는 집회만 개최하라는 경찰의 명령에도 불구하고 약 170만명이 평화적 행진에 참여했다.

2019년 8월 31일에는 경찰의 집회 전면 금지와 주최자들의 시위 철회 요청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수만 명이 거리로 나왔다. 두 번째 시위는 대체로 평화적이었으나 결국 경찰과 시위대의 충돌로 이어졌다. 일부 시위대는 벽돌과 화염병을 던지기도 했다.

형이 선고된 활동가 중 신문사 경영주 지미 라이Jimmy Lai, 전 국회의원 아우 녹힌Au Nok-Hin과 렁쿽훙Leung Kwok-hung 등 3명은 홍콩 국가보안법Hong Kong National Security Law에 따른 기소 역시 앞두고 있다. 2020년 6월 30일부터 시행된 홍콩 국가보안법은 제도적인 인권탄압에 사용되고 있다. 실제로 지미 라이는 이날의 공판에서 홍콩보안법에 따라 추가 혐의를 받았다.

이외에도 전 국회의원과 활동가인 마틴 리Martin Lee, 리척얀Lee Cheuk-yan, 룽 이우청Leung Yiu-chung, 마가렛 응Margaret Ng, 시드 호 사우란Cyd Ho Sau-lan, 앨버트 호 춘 얀Albert Ho Chun-yan, 영 섬Yeung Sum 등이 유죄 선고를 받았다.

마틴 리, 마가렛 응, 앨버트 호는 선고유예 24개월, 룽 이우청은 선고유예 12개월, 영섬은 선고유예 8개월에 처해졌다.

2019년, 홍콩 정부에 반대해 거리에서 시위를 하는 홍콩 시민들

2019년, 홍콩 정부에 반대해 거리에서 시위를 하는 홍콩 시민들

이들이 기소된 것은 홍콩 공공질서조례Public Order Ordinance에 근거한 것으로, 이 조례 내에 있는 평화적 집회의 자유에 관련된 조항과 그 적용은 국제인권법과 인권기준을 충분히 만족하지 못한다. 유엔 자유권 규약 위원회는 홍콩 시위대를 대상으로 “불법 집회”를 적용하는 것이 시위대의 인권을 침해할 위험이 있다고 여러 차례 우려를 표했다.

홍콩 공공질서조례 14조 및 15조에 따르면, 시위를 개최하려는 사람은 집회를 시작하기에 앞서 경찰로부터 “이의 없음 통보”를 받아야 한다. 경찰은 “국가 안보 또는 공공의 안전, 치안 또는 타인의 권리 및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합리적으로 필요하다고 간주하는 경우” 공공집회를 금지하거나 공공집회에 요건 또는 조건을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국제인권규범은 시위를 벌이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나 정부의 허가 또는 승인 없이도 시위를 개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국제인권규범상 홍콩의 의무에 따라 공공질서조례의 관련 조항을 개정해야 한다고 오래 전부터 촉구해 왔다. 아울러 현재 지미 라이 등 3인의 기소와 관련된 홍콩 국가보안법은 인권 침해 및 남용의 우려가 매우 큰 내용을 담고 있다. 때문에 국제앰네스티는 홍콩 국가보안법이 홍콩 시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도록 수정되어야 한다고 지속적으로 촉구하고 있다.

목, 2021/04/29-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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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글은 국제앰네스티의 코로나19 백신 정책 권고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주사를 들고 있는 의료진

주사를 들고 있는 의료진

 

코로나19 백신 개발 경쟁에 속도가 붙고 있다. 이제야 기나긴 터널 끝에서 한 줄기 빛이 보이는 느낌이다. 그러나 ‘백신이 생산된다’라는 것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이해 관계 속에서, 백신이 필요한 사람들의 손에 전달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는 모든 사람이 코로나19 백신을 이용하는 데에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고 이를 요구해야 한다.
 

지쳐 쉬고 있는 의료 종사자

지쳐 쉬고 있는 의료 종사자

 

하나. 인권을 고려해 우선 접종 대상을 결정해야 한다

누구나 코로나19로부터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누가 먼저 백신을 접종 받을 것이냐’라는 문제는 현 상황에서 우리가 고민해야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다. 초기 공급량이 한정적이기 때문에, 가장 위험한 사람들부터 우선적으로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

현재까지는 의료 종사자, 노약자, 기저질환 보유자 등이 우선 접종 대상자로 고려되고 있다. 이에 더해 정부는 다른 인권적 요소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 팬데믹은 기존의 불평등을 악화시켰을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 소외되고 차별받아 온 사람들에게 더 과도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백신 배분에 관한 결정을 내릴 때는 근무 및 생활 환경, 위생 시설 접근성과 같은 위험/노출 요소를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위험을 좁은 의미로 정의하면 백신이 가장 필요한 사람들이 백신을 접종하지 못한 채 방치될 수 있는 것이다.

예컨대 의료 종사자들에게 백신을 조기 할당하는 경우에는 운전사, 행정 직원, 요양원, 간병인 등 다른 필수 노동자들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 ‘세계 보건 기구의 백신 접종을 위한 전략 자문 전문가 그룹(WHO SAGE)’은 사회적 소수자, 장애를 가진 사람, 극심한 빈곤 속에 있는 사람, 노숙인 등 사회 경제적으로 불리한 상황에 놓인 집단을 우선 접종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다.

과밀한 난민 캠프의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 역시 상대적으로 감염 위험이 더 크다. 게다가, 이주민 및 난민은 백신 등의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선주민 공동체는 식수와 식량 자원, 의약품, 의료 서비스, 코로나19 검사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에 더욱 큰 위험에 처하곤 한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모인 WHO 관계자들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모인 WHO 관계자들

 

둘. 국가간에는 서로 협력해야 한다

국제인권규범에 따라, 국가는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상대적으로 부유한 국가는 자원이 부족한 국가를 지원해야 할 책임이 있다.

옥스팜(Oxfam)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인구의 13퍼센트만을 차지하는 부유한 국가들이 개발 예정인 백신의 절반 이상을 구매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주요 백신 개발사 5곳에서 약속한 생산량 중 절반 이상을 이미 부유한 국가들이 가져갔다는 뜻이다. 2020년 11월 현재, 화이자-바이오N테크(Pfizer-BioNTech)와 모더나(Moderna)에서 2021년 공급할 예정인 백신 중 80% 이상이 이미 부유한 국가들에게 판매된 상태다.

“백신 국가주의”는 수백만 명의 인권을 부정할 뿐만 아니라, 매우 근시안적인 접근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집단 면역에 도달하기 위해 세계 인구의 대략 70%가 백신을 접종해야 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부 특권층만을 위해 백신을 끌어모으는 것으로는 팬데믹은 끝나지 않는다는 의미다.

각국 정부는 모든 사람이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도록 서로 협력해야 한다. 부유한 국가는 제약회사와의 대규모 쌍방 계약 체결을 자제해야 하며 모든 국가의 공정한 백신 이용을 보장하기 위한 국제 계획에 참여하고 이를 지지해야 한다.

 

백신을 손에 들고 있는 의료 연구자

백신을 손에 들고 있는 의료 연구자

 

셋. 기업은 특허보다는 사람을 우선해야 한다

새로운 약이 개발되면, 이 약을 개발한 회사는 보통 지적재산권을 소유하게 된다. 즉 일정 기간 동안에는 단 한 곳의 회사만 약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 회사가 가격 책정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적재산권법은 연구 및 개발에 관련된 자료 공유를 제한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어떤 제약회사가 성공적인 코로나19 백신을 발견했다면, 이 회사는 해당 정보를 공개하지 않을 권리를 갖게 된다.

지적재산권은 분명 중요한 권리다. 그러나 국제인권기준의 입장은 명확한다. 공중보건의 문제는 지적재산권을 보호받을 기업의 권리보다 우선한다.

WHO는 기업들의 노하우 공유를 장려하기 위해, 코로나19 기술 접근 풀(C-TAP)을 마련했다. 이곳에서 기업은 자사의 혁신과 관련된 자료 및 특허를 서로 공유할 수 있다. 기업들이 C-TAP에 참여하면, 코로나19에 관한 연구량이 대폭 상승하고, 생산 규모가 확대되어 백신 가격이 하락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지금까지 C-TAP에 참여한 업체는 단 한 곳도 없다. 옥스포드/아스트라제네카(Oxford/AstraZeneca)는 팬데믹 기간 중 수익 없이 백신을 판매하겠다고 약속한 유일한 업체다. 다른 업체들 역시 이에 따라 공개 및 비독점 라이선스를 발행하고 코로나19 백신을 최대한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시민

백신을 접종하고 있는 시민

 

넷. 백신 접종 과정에 장벽이 있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인권 의무의 일환으로, 사람들이 건강권 접근 과정에서 마주할 수 있는 비용 장벽을 제거해야 한다. 기업 역시 인권적 책임이 있다. 2008년, 건강권 분야의 UN 전문가는 제약 회사가 인권에 대한 책임을 어떻게 충족할 수 있는가에 관한 지침을 발표한 바 있다. 여기에는 최대한 많은 이들에게 합당할 만한 가격 책정을 고려하는 방법이 포함되어 있다.
비용의 문제는 소외된 사람들의 의료 서비스 접근을 막을 수 있다. 실제로 오늘날 세계 인구의 최소 절반 이상은 필수 의료 서비스를 이용할 금전적 여유가 없는 상태다. 백신이 제공 시점에서 무료로 제공되지 않는다면 세계 인구의 절반은 백신을 접종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정부는 이러한 백신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를 위해 투자할 가치 역시 충분하다. 백신은 가장 비용 대비 효율이 높은 건강 개입 방식이며, 코로나19 백신은 초기 감염자들 사이의 연쇄적인 전파를 막음으로써 추가적인 보건 및 사회경제적 영향을 피하게 할 수 있다.
 

방문자의 체온을 재고 있는 정부 관계자

방문자의 체온을 재고 있는 정부 관계자

 

다섯. 백신은 안전하고 문화적으로 수용 가능해야 한다

백신은 안전성과 효율성에 관한 과학계의 최신 기준을 따라야 한다. 안전이 속도보다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백신으로 얻는 이익에 대해 명확하게 공개하고, 잘못된 정보를 반박하고, 백신 개발의 모든 단계를 투명하게 유지해야 한다. 백신을 통해 얻는 과학적인 이익은, 모든 이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 및 매체를 통해,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설명하고 전달해야 한다. 이 점은 건강권의 필수적인 요소이자 백신의 효과를 최대한으로 보장하는 열쇠이다. 사람은 정확한 정보와 적시에 제공된 정보를 얻었을 때에만 자신의 건강에 대해 잘 알고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수, 2020/12/23- 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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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젠더기반폭력에 반대하는 시위 여성

2020년 6월 젠더기반폭력에 반대하는 시위 여성

남아프리카 지역 국가에는 여성 혐오와 여성 차별이 사회, 문화 전반에 널리 퍼져 있다. 이로 인해 많은 여성과 소녀들이 젠더 기반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그 가운데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은 해당 지역 내 여성과 소녀들의 안전과 권리를 더욱 위협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1월 신규 브리핑 《가구처럼 대하다: 남아프리카의 젠더 기반 폭력과 코로나19 대응Treated like furniture: Gender-based violence and COVID-19 response in Southern Africa》을 발표했다. 이번 브리핑은 남아프리카 지역 내 5개국(마다가스카르, 모잠비크, 남아프리카공화국, 잠비아, 짐바브웨)의 여성 및 소녀들의 상황에 대한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해당 브리핑에는 이들이 어떤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지, 코로나19 봉쇄 조치가 어떻게 그 피해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사법 제도는 여성과 소녀들을 보호하지 못하는지 등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뿌리 깊은 여성 혐오와 젠더 기반 폭력

남아프리카 지역 국가에는 여성 혐오와 젠더 기반 폭력이 만연해 있다. ‘여성은 항상 남성에게 순종해야 한다’거나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기 때문에 때린다’ 같은 유해한 성별 고정관념이 사회 문화 전반에 널리 퍼져 있다. 이러한 고정관념은 해당 지역 내 여성에 대한 폭력을 더욱 증가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모잠비크의 한 활동가는 “여자아이들은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기 때문에 때리는 것이라고 배운다”고 밝혔다.

여자아이들은 남편이 아내를 사랑하기 때문에 때리는 것이라고 배운다

모잠비크의 한 활동가

폭력과 학대를 신고하려는 여성들은 ‘사회에서 정한 성 역할을 따르지 못한다’는 이유로 사회에서 배제당할 위기에 처한다. 또한 폭력과 학대를 신고하더라도 수사 당국은 신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문제를 조사하지 않는다.

코로나19로 식량 배급을 받는 짐바브웨 아동 청소년들

코로나19로 식량 배급을 받는 짐바브웨 아동 청소년들

코로나19 봉쇄 기간 중 벌어지는 강간, 폭행과 살인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남아프리카 지역 각국에서 봉쇄 조치가 시작된 이후 지역 내 여성들에게 가해지는 폭력 사건의 수는 급격히 상승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경찰에 따르면 봉쇄 첫 주 동안, 젠더 기반 폭력과 관련되어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무려 2,300건 기록되었다고 보고했다. 2020년 6월 중순을 기점으로 여성과 어린이 21명이 배우자에 의해 살해되기도 했다.

일례로, 28세 여성 체고파트소 풀레Tshegofatso Pule는 2020년 6월 잔혹하게 살해됐다. 임신 8개월차였던 그는 6월 4일 실종되었다가 3일 후, 요하네스버그에서 흉기에 찔린 채 나무에 매달린 모습으로 발견되었다.

모잠비크에서는 2020년 3월 긴급사태 선포 이후 시민사회단체에 접수된 가정폭력 사례가 유난히 급증했다. 2020년 6월 6일에는 한 남성이 아내를 살해하고 자살한 사건이 보고되었으며 2020년 5월 31일에는 모잠비크 마푸토 중앙병원의 한 직원이 강도, 강간 및 살인을 당한 사건도 있었다. 피해자는 국가비상사태로 인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워지면서 밤늦은 시각 혼자 귀가하던 중이었다.

짐바브웨에서는 국가 봉쇄 조치 이후 11일 동안 가정폭력 여성 생존자 보호 단체에 764건의 젠더 기반 폭력 사건이 신고되었다. 2020년 6월 13일 기준으로 신고 수는 2,768건에 이르렀다.

마다가스카르에서는 봉쇄로 인한 빈곤 증가가 봉쇄 기간 동안 젠더 기반 폭력 사건이 급증한 것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여성들이 더욱 빈곤해지면서 폭력적인 배우자에게 경제적으로 더 의존하게 되고, 이 때문에 학대에 노출되는 사례도 증가한 것이다.

잠비아의 경우, 경찰 공식 통계에 따르면 국가 봉쇄 기간 중 젠더 기반 폭력 사건은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다소 감소했다. 하지만 이는 젠더 기반 폭력 사건이 감소했다기보다는 여성들이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불가능했음을 반영하는 수치일 수 있다. 실제로 비정부단체 여성청년 크리스천 연합Young Women’s Christioa Association의 조사에 따르면 2020년 1분기 성폭력 사건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10월 찍은,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젠더기반폭력 기념묘

2020년 10월 찍은, 요하네스버그에 있는 젠더기반폭력 기념묘

피해자 앞에 놓인 사법 장벽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남아프리카 지역의 사법제도는 젠더 기반 폭력 피해자 및 생존자들의 권리를 제대로 지키지 못하고 있다. 사법제도와 관련해 다수의 장벽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형사사법제도에 대한 신뢰 부족과, 이들이 경찰 및 당국, 병원 관계자 때문에 경험하는 2차성 트라우마 등 때문이다.

일례로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1998년 가정폭력법에서 피해자가 가해자를 고소할 수 있다고 명확히 규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도적 결함으로 피해자들이 소송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법무헌법개발부 장관 로날드 라몰라Ronald Lamola는 2020년 6월 라디오 방송을 통해 젠더 기반 폭력 피해자들이 번번히 낙담하게 되는 제도적 결함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모잠비크에서는 젠더 기반 폭력 사건을 신고하면 경찰은 의무적으로 수사를 진행해야 한다. 그러나 남아공과 마찬가지로, 피해자 중 다수는 피해 사실을 알리기를 꺼린다. 가정폭력을 참고 견뎌야 한다는 사회적 압박과 가해자에 대한 경제적 의존, 형사사법제도에 대한 신뢰 부족 때문이다.

시민사회단체에 따르면 일부의 경우 경찰에서 젠더 기반 폭력 신고를 범죄가 아니라 가족 문제로 간주하고 무시한다고 한다. 젠더 기반 폭력을 둘러싼 낙인 역시 신고를 하지 못하게 만드는 요소로 지적됐다.

2019년 9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내 젠더기반 폭력에 항의하는 시위 여성들

2019년 9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내 젠더기반 폭력에 항의하는 시위 여성들

국제앰네스티는 남아프리카 지역 여성과 소녀들의 인권 보장을 촉구한다

디프로스 무체나Deprose Muchena 국제앰네스티 동, 남아프리카 국장은 이번 브리핑 조사 결과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다수의 여성 또는 소녀들에게 가장 위험한 공간이 자신의 집이라는 사실은 매우 충격적이다. 이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봉쇄 조치로 여성들은 폭력적인 배우자로부터 벗어나거나, 집을 떠나 보호를 요청할 수 없게 되었다. 남아프리카 지역에서 젠더 기반 폭력 피해 여성들은 신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성에게 보호와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활동하는 여성 및 단체는 “필수적인 서비스”로 간주되지 않기 때문에 이동에 심각한 제한을 받으며, 문제 제기 자체를 포기하게 되는 결과로 이어진다.”

남아프리카개발공동체Southern African Development Community, SADC의 지도자들은 전염병 대유행 및 그 외의 긴급사태에 대한 국가적 대응에 젠더 기반 폭력 및 가정폭력을 방지하고 이로부터 여성을 보호하는 것이 필수적으로 포함되도록 보장해야 한다

“국가는 여성과 소녀들이 젠더 기반 폭력의 폐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경찰에 보호를 요청하거나 사법제도를 이용하는 것뿐만 아니라 쉼터 및 그 밖의 지원 서비스 역시 변함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한다.”

수, 2021/02/24-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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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종사자

코로나19와 싸우는 의료종사자

2020년 한 해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의료종사자의 사망자 수가 최소 17,000명 이상이었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국제앰네스티와 국제 공공부문 노동조합 연맹Public Services International, PSI, 국제노동조합네트워크UNI Global Union, UNI 조사 및 신규 분석을 통해 이 같은 수치를 확인 및 공개하였다. 국제앰네스티와 이들 단체는 전 세계 의료 전선에서 근무하는 의료종사자들이 더는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일하지 않을 수 있도록 신속히 이들에 대한 백신 접종을 진행할 것을 각국 정부에 촉구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전세계 의료종사자 사망자 현황

국제앰네스티와 PSI, UNI는 80개국 이상의 정부, 노조, 언론, 시민사회단체가 발표한 가용 데이터를 분석하여 전 세계 코로나19 사망자 현황을 확인하였다. 이번 조사 결과 전 세계적으로 최소 17,000명 이상의 의료종사자가 사망한 것이 확인되었다. 그러나 다수의 국가 정부가 공식적인 통계를 수집하지 않았거나 일부만 수집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실제 사망자 현황은 훨씬 더 많을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의료종사자

코로나19 환자를 치료하고 있는 의료종사자

보호받지 못하는 의료종사자들

국제앰네스티는 2020년 7월 전 세계 의료종사자의 인권 상황을 조사한 글로벌 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국제앰네스티가 모니터링한 63개국 중 거의 모든 국가에서 적절한 개인보호장비Personal Protective Equipment가 부족한 것이 확인되었다. 특히 의료종사자나 필수노동자로 인식되지 못하는 청소노동자, 보조직원, 사회복지사, 간병인 등은 더욱 소외되어 개인보호장비나 안전한 근무 환경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하고 있었다. 실제로 말레이시아, 멕시코, 미국 등에서는 이들이 안전한 근무 환경을 요구했다가 해고, 체포 등의 보복을 당했다.

이렇게 특정 집단이 의료종사자 및 필수 노동자로 인식되지 못한 채 소외되는 현실은 지금도 일부 국가에서 계속되고 있다. 미국에서 지금까지 코로나19로 숨진 요양시설 직원은 최소 1,576명 이상이다. 영국에서는 2020년 한 해 동안 사회복지사 494명이 숨졌다. 정부 통계에 따르면 요양시설 직원 및 가정 간병인들이 일반 노동자보다 코로나19로 숨질 확률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UNI 소속의 유니케어UNICARE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사회복지 종사자들은 여러 환경에서 임시 계약직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병상 당 간호사 수가 적은 시설일수록 감염 및 사망률이 더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UNI 총서기 크리스티 호프만Christy Hoffman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들의 죽음은 끔찍하고, 비극적이다. 한편 이것은 전세계 돌봄노동자들에게 팬데믹이 미치는 진짜 피해에 비하면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바이러스는 의사든, 요양시설 직원이든, 가정 간병인이든 구분하지 않는다. 때문에 코로나19에 노출된 돌봄노동자들을 위한 백신, 보호장구, 안전 규약의 제공에도 마찬가지로 차별이 없어야 한다

백신을 접종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의료종사자

백신을 접종받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는 의료종사자

불평등한 백신 접종 계획

불평등한 백신 배분과 백신 접종 문제 역시 일부 의료종사자들을 더욱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 현재 전 세계 백신 접종자 중 절반 이상이 세계 인구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부유한 국가 10개국에서 나왔다. 아직까지 단 한 명도 백신을 접종받지 못한 국가는 무려 100개국이 넘는다. 상대적으로 빈곤한 다수의 국가들은 백신 접종까지 최소 수주, 길게는 수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이 말을 다르게 표현하면, 100개국이 넘는 나라에서는 단 한 명의 의료종사자도 백신을 맞지 못했다는 의미다.

한편 이미 백신 접종이 시작된 국가에서도 공급량 부족, 접종 시행 과정에서의 문제, 의료종사자에 대한 좁의 정의 등으로 인해 일부 의료종사자들이 우선순위에서 벗어날 상황에 처했다.

브라질과 페루 등의 국가에서는 의료종사자의 백신 접종이 각각 1월과 2월 시작될 예정인 가운데, 의료종사자 단체에서는 병원 청소부 및 위생 관리 직원들 중 일부가 바이러스에 노출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백신을 접종받지 못하고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관리 직원 및 경영진이 일선 직원들보다 먼저 백신을 맞기도 했다고 보고했다.

2020년 한 해 492명 이상의 의료종사자가 사망했던 남아프리카에서는 옥스포드/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사용 연기로 인해 당초 계획이 무산되었으나, 최근 존슨앤존슨 백신의 시험 접종의 일환으로 일부 의료 노동자들에게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지난 2월, 남아프리카 민주간호사조직DENOSA은 지방 간호사들이 개인보호장비 지급 대상에서 제외된 이후, 백신 접종 대상에는 전원 포함되도록 보장할 것을 정부에 촉구했다.

코로나19 환자 치료로 지쳐 있는 의료종사자

코로나19 환자 치료로 지쳐 있는 의료종사자

모두가 안전해질 때까지 누구도 안전할 수 없다.

이번 조사 내용에 대해 스티브 콕번Steve Cockburn 국제앰네스티 경제사회정의부장Head of Economic and Social Justice은 다음과 같이 발혔다.

30분마다 의료종사자 1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하고 있다는 것은 비극이며 부당한 일이다. 전세계의 의료종사자들은 코로나19로부터 사람들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있지만, 정작 이들 중에는 상당히 많은 숫자가 여전히 보호받지 못한 채 목숨을 대가로 치르고 있다.

“정부는 모든 의료종사자가 코로나19로부터 보호받도록 보장해야 한다. 팬데믹 기간 동안 이들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만큼, 이제는 생명을 구하는 백신 접종에 이들을 가장 우선해야 할 때다. 백신 접종에 대한 세계적 불평등이 심각한 가운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신속히 조치를 취해야 하며, 페루의 지방 의료종사자가 영국의 의사와 동등하게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로사 파바넬리Rosa Pavanelli 국제 공공부문 노동조합 연맹 총서기General Secretary of PSI 역시 다음과 같이 촉구했다.

“백신 접종을 촉진하고 일선 노동자들의 불필요한 죽음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막기 위한 핵심적인 방법은, 특허와 관련된 WTO 면제를 포기하고, 더 저렴한 백신조차도 확보하기 어려운 상대적 빈곤 국가에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모든 국가는 시민과 지역사회를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코로나19 백신을 확보하고 접종할 수 있어야 한다. 모든 사람이 안전해진 뒤에야 의료 노동자들도 진정으로 안전해질 수 있다”

국제앰네스티와 국제 공공부문 노동조합 연맹(PSI), 국제노동조합네트워크(UNI)는 다음과 같이 촉구한다.

  1. 각국 정부는 백신 우선 접종 대상에 일선에 있는 의료계 종사자들을 모두 포함시켜, 생명을 구하고 이들에게 더 안전한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
  2. 각국 정부는 팬데믹의 시기에 소외되고 있는 청소노동자 등 필수노동자들을 우선 접종 대상자에 포함해야 한다.
  3. 각국 정부는 전 세계의 백신 불평등이 해결될 수 있도록 백신 생산 역량에 투자하고 백신 제조사들이 기술과 지식을 공유하게 하는 등 세계 백신 공급량을 늘리기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목, 2021/03/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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