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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픽션: 지금 세계는 무엇을 상상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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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픽션: 지금 세계는 무엇을 상상하고 있는가

익명 (미확인) | 월, 2015/12/07- 18:10

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여러분과 같이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그 책은 오래된 책일 수도 있고, 흥미로운 세상살이가 담겨 있을 수도 있고, 절판되어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같이 볼까요?


열아홉 번째 책
<소셜픽션: 지금 세계는 무엇을 상상하고 있는가>
케인스가 대공황의 한복판에서 100년 후 세상을 상상한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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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고 답답한 시대다. 미래를 떠올리면 가슴이 벅차오르는 대신 숨이 턱턱 막힌다는 반응이 나온다. 무언가 열심히 하고 있지만 제대로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한다. 어디로 가고 있는지 알 수 없다는 이야기다. 청년들은 기성세대의 경직성을 탓한다. 기성세대는 청년들의 의욕부족을 탓한다. 사회는 뒷걸음질 치는 것 같지만, 딱히 거세게 저항해야 할 마땅한 명분도 없고 싸울 힘도 부족하다.

나를 포함한 7명의 공동저자(강정수, 김산, 김진화, 윤지영, 이성은, 이숙현, 이원재)가 <소셜픽션: 지금 세계는 무엇을 상상하고 있는가>(이하 <소셜픽션>)를 출판했던 2014년 초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시작은 2013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나는 영국 옥스퍼드대학에서 열린 ‘스콜월드포럼’(Skoll World Forum for Social Entrepreneurs)에 참석하고 있었다. 전 세계 사회혁신가 1천여 명이 모인 자리였다. 종합 세션 중 노벨평화상 수상자 무하마드 유누스가 중앙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기술은 빠르게 발전한다. 20년 전의 눈으로 보면 현재는 공상과학소설(Science fiction)과 같다. 우리는 알라딘의 램프와 같은 물건을 주머니 안에 하나씩 넣고 다니지 않는가. 스마트폰 말이다. 사이언스 픽션은 상상을 통해 생각할 수 없던 것을 생각하게 해 준다. 중요한 것은 과학이 이 과학소설을 따라간다는 것이다. 우리 주변의 많은 것들은 상상했기 때문에 만들어졌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소셜픽션(social fiction)이 없다. 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 . 그래서 사회는 크게 변화하지 않는다. 우리가 과학에 대해 상상하는 것처럼 사회에 대해서도 상상력을 발휘했다면, 새로운 사회를 만들 수 있었을 것이다. 예컨대 왜 우리는 빈곤율 제로 사회를 상상하지 않는가?”

현실적 제약 탓에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근본적인 사회 변화라도, 일단 상상하고 나면 실현을 위한 경로와 방법이 설계될 것이라는 이야기였다.

당시 10년째를 맞은 스콜월드포럼의 주제는 ‘파괴: 대담하게 상상하고 성공하도록 디자인하라’(Disrupt: Dare to Imagine, Design to Win)였다.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가 사용했던 ‘창조적 파괴’(creative disruption)를 연상시켰다. 이 단어가 상징하듯 포럼에서는, 기존 질서를 뛰어넘는 발상의 전환을 강조하는 논의가 주류를 이뤘다.

주제를 접하는 순간, 한동안 힘을 쓰지 못하던 ‘상상력’이라는 단어가 사회혁신의 핵심으로 들어섰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 뒤 나는 공동저자들과 함께 ‘지금 세계에서 미래를 상상하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라는 질문에 대해 연구하고 토론하기 시작했다. 참여, 공유, 협치, 기술 등의 키워드가 나왔다. 그 내용을 담은 책이 <소셜픽션>이라는 단행본이다.

따지고 보면 한국은 사회적 상상력을 그 어느 나라보다도 빠른 시간 동안 발휘했던 나라다. 그리고 그 대담한 상상들을 현실화한 나라이기도 하다.

1980년대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지금의 5분의 1도 못 미쳤다. 그때 이 나라 대학생들은 시대를 호령했다. 언론이 통제되던 시절, 젊은이들이 쓴 대자보와 유인물은 조간신문과 텔레비전 뉴스보다 훨씬 크게 사람들의 마음을 울렸다. 숨죽여 시대에 순응하는 것처럼 보이던 직장인들마저 결정적인 순간 넥타이부대로 변신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민주화를 외쳤다. 그들이 386세대다.

조금 더 시계를 되돌려 보자. 1970년대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지금의 10분의 1 수준이었다. 국제사회에서 이 나라는 전쟁으로 피폐해진 데다 군인이 지배하는 후진국으로 여겨졌다. 그 때 이 나라의 젊은 공무원과 기업가들은 미래 경제를 기획했다. 중화학공업을 키우고 수출 강국을 만들겠다고 외쳤다. 무리해 보이는 투자를 감행해 고속도로와 철도를 깔고 제철소와 자동차공장을 세웠다. 기업가와 노동자들은 피땀 흘려 세계를 뛰어다니고 뜨거운 공장에서 청춘을 바쳤다. 산업화의 역군을 자처했다. 그들이 베이비붐 세대다.

1980년대에 민주화란 비현실적 판타지였다. 산업화 역시 1970년대 당시에는 몽상이었다. 그야말로 사회적 상상력의 산물이었다. 그 상상력은 결국 현실의 벽을 깨뜨리고 세상을 바꿨다. 이런 경험은 세대의 자부심으로 진화했다.

산업화와 민주화 이후, 이 나라에서는 사회적 상상력이 사라졌다. 현실 자체도 답답하지만, 이걸 넘어선 세상이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큰 그림이 없다는 사실에 더 숨이 막힌다. 영혼을 잠식하는 불안은 상상이 사라진 자리에 무성해진다.

저성장도 문제고, 불평등도 문제다. 저출산도 문제고, 고령화도 문제다. 한국사회는 거대한 벽 앞에 부딪힌 것처럼 보인다.

거대한 벽 앞에서 좌절해 쓰러졌을 때, 다시 일어서는 가장 좋은 방법은 벽 너머의 세계를 상상하는 것이다. 네덜란드의 사회학자 프레드 폴락이 기념비적 저서 <미래의 이미지>에서 설파했던 것처럼, 사회 변화는 미래와 과거가 밀고 당기는 가운데 일어난다. 이상적인 미래의 이미지가 앞에서 끌어당기고, 현실화된 과거가 뒤에서 밀어야 사회는 진보한다. 사회적 상상력이 사라지면 진보의 시계는 멈춘다.

전 세계에서 사회혁신가들이 벌이고 있는 일을 보면, 미래 사회에 대한 사회적 상상은 이미 많은 곳에서 실험되며 퍼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회적경제는 미래 경제의 일면을 보여준다. 협치를 지향하는 정부들은 행정조직과 시민의 다른 관계를 상상한다. 위키피디아는 집단지성이 만들어낼 수 있는 콘텐츠의 완성도가 어디까지 높아질 수 있는지, 그 경계선을 계속 넓히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꿰어지면 새로운 삶과 새로운 사회에 대한 사회적 상상이 된다.

<소셜픽션> 공동저자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상상을 촉진하는 일을 하고 있다. 강정수는 오픈넷 이사로 활동하며 기술과 사회의 접점에서 벌어지는 여러 이슈를 사회에 환기하고 있다. 김산은 ‘소셜픽션’을 직접 만들어 보는 워크숍을 진행하는 일을 하고 있다. 김진화는 ‘비트코인’을 통해 금융 변화의 최첨단에서 활동하고 있다. 윤지영과 이숙현은 각각 기자로, 시사칼럼니스트로 인터넷과 방송에서 상상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이성은과 이원재는 사회혁신을 위한 싱크탱크 희망제작소에서 새로운 사회 패러다임과 정책을 만들어가는 일을 하고 있다.

글_이원재(희망제작소 소장 / [email protected])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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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여러분과 같이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그 책은 오래된 책일 수도 있고, 흥미로운 세상살이가 담겨 있을 수도 있고, 절판되어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같이 볼까요?


매월 초 진행되는 월례회의에서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은 특별한 것을 나눕니다. 한 사람을 콕 찍어 그를 위한 책을 선물하는데요. 이때 주고받는 것은 책뿐만이 아닙니다. 서로를 향한 따뜻한 관심과 응원도 함께 나누고 있답니다. 2015년 6월 월례회의까지 연구원들이 나눴던 책을 두 차례에 걸쳐 소개합니다.

아홉 번째 책 <P교수의 황당 연구실>
아이디어가 꽉 막혔을 때 읽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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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 동화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오카다 준의 <P교수의 황당 연구실>은 일상과 환상을 넘나드는 상상력 풍부한 글을 대충 그린 듯 허술하지만 귀엽고 따뜻한 그림과 조합시킨 독특하고 유쾌한 카툰집입니다. 엽기 발명왕 P교수가 조수와 함께 펼치는 좌충우돌 버라이어티 실험을 통해 우리도 기발하고 황당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희망제작소 3층 사람들의 시야가 잘 닿지 않는 곳에 정책그룹 이남표 위촉연구원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오늘도 묵묵히 소리 없이 강하게 맡은 연구에 매진하고 있는 이남표 위촉연구원께 잠시 쉬어갈 수 있는 책을 선물하고 싶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와 소소한 즐거움도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글_ 안영삼 시민사업그룹 연구원 / [email protected]

열 번째 책 <마음의 미래>
인간은 마음을 지배할 수 있는가

hope book 10

우리가 속한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고 미래를 그리려면 인간의 의식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의 의식세계에 대한 탐구는 계속되고 있지요. 사실 아무리 완벽한 구조를 갖고 있는 정책이나 사상일지라도 인간의 본성에 어긋난다면 본질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누구나 한 번쯤 인간은 왜 그런 것일까? 마음의 실체는 무엇이며,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가? 이기심과 욕망의 근원은 어디일까? 문명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일까? 근본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됩니다.

<마음의 미래>는 진화인류학을 다룬 책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론물리학계의 세계적 석학인 저자 미치오 카쿠는 뇌과학과 신경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들을 만나 지금까지의 연구동향과 전망을 듣고 특유의 치밀한 정보 수집력과 분석력을 발휘해 인간의 의식세계에 대한 집중 탐구를 시도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초능력, 기억, 유전자 발전, 꿈의 촬영, 마인드 컨트롤, AI, 유체이탈과 같은 공상과학 영역의 주제들 속에 인간의 의식과 현재 사회상을 단편적으로 담아내고 있습니다. 더불어 인간의 의식을 바탕으로 변화하는 미래를 소개하고 있고요. 미래상에 대한 상상이 추상에서 구상으로 뚜렷하게 표현될 때, 인간의 미래는 상상 그 이상이 되지 않을까요?

이 책을 정책그룹 인은숙 선임연구원에게 선물한 이유를 한마디로 정리하면 ‘관점의 확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평소 인은숙 선임연구원은 인간의 내면과 사회, 문화 분야를 끊임없이 탐구하며 토론을 제기하고 있는데요. 아직까지 우리는 충분한 답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서로 다른 분야의 연구 결과를 융합하여 인간의 내면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책이 우리가 좀 더 의미 있는 토론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글_ 이남표 정책그룹 위촉연구원 / [email protected]

열한 번째 책 <글쓰기의 최전선>
‘왜’라고 묻고 ‘느낌’이 쓰게 하라

hope book 11

<글쓰기의 최전선>은 제목 그대로 글쓰기의 최전선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에 대한 증언입니다. 저자는 자기 경험에 근거해 읽고 쓰고 말하면서 자기 언어를 만들고 자기 삶을 재구성하는 작업의 의미를 이야기합니다. 누군가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때 여지없이 맞닥뜨리는 문제들, 고민들, 실험들, 깨침들, 변화들, 질문들에 관한 이야기를 잘 담아낸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글을 쓰고 싶은데 한 문장도 나아가지 못할 때, ‘왜’라고 묻고 ‘느낌’으로 써내려가는 그 섬세한 몸부림의 시간을 담았다고 말합니다. 이 책은 저자가 지난 4년간 글쓰기 수업의 경험과 고민을 토대로 구성한 산물입니다. 마치 탄탄한 힘을 느낄 수 있는 직조물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요. 단어 하나, 문장 한 줄에 의미를 발견하고 힘을 받는 사람에게 주저 없이 추천하고 싶습니다.

“우리 삶이 불안정해지고 세상이 더 큰불행으로 나아갈 때
글쓰기는 자꾸만 달아나는 나의 삶에 말 걸고, 사물의 참모습을 붙잡고,
살아 있는 것들을 살게하고, 인간의 존엄을 사유하는 수단이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 <글쓰기의 최전선> 중


권성하 선임연구원은 희망제작소 온라인 홍보 담당자로서 홈페이지 운영과 뉴스레터 기획 등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권성하 선임연구원이 희망제작소와 희망제작소를 향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모으고 담아 발신하면서 맞닥뜨리는 문제, 고민, 질문, 깨침, 변화의 과정에서 이 책이 좋은 동반자가 되길 바랍니다.

글_ 인은숙 정책그룹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월, 2015/07/13-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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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들은 인생 2막을 ‘어떻게 하면 일을 하면서 보람도 찾는 삶을 살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희망제작소의 은퇴(예정)자 생애설계 교육 ‘행복설계아카데미’에서 두 달을 함께 공부한 동기생들입니다.

이들은 교육을 통해 은퇴 이후의 의미 있고 행복한 삶에 대한 동기부여는 되었지만, 앞으로 무엇을 하며 어떻게 살 것인지 그 방향은 잡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그러던 중 앞서 고령사회를 경험한 나라들의 시니어들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서적과 웹사이트를 섭렵하며 그들이 어떻게 시작하고, 실패하고, 극복하고, 성공하고, 만족하고, 나눔의 기쁨을 누리는지 찾아보았습니다. 그들의 이야기는 흥미로웠고 뛰어난 아이디어가 가득했습니다.

저자들은 인생 2막을 준비하면서 여러 시행착오를 먼저 경험한 베이비붐 세대로서, 은퇴 후 삶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보다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도움을 주기 위해 그동안 찾은 해외 시니어들의 사례를 책으로 엮었습니다.

이 책에는 의미 있는 창업과 재취업, 비영리단체 활동, 자원봉사 등으로 은퇴 이후를 멋지게 살고 있는 해외 시니어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가까운 일본에서부터 아일랜드까지 전 세계 곳곳의 시니어들의 이야기가 종횡무진 펼쳐집니다. 시니어가 궁금했던 시니어 이야기, 세계 시니어들의 일과 삶이 궁금한 분들과 같이 읽고 싶습니다.

글_ 권성하(연구조정실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금, 2015/07/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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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여러분과 같이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그 책은 오래된 책일 수도 있고, 흥미로운 세상살이가 담겨 있을 수도 있고, 절판되어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같이 볼까요?


열세 번째 책 스크루지의 마음도 여는
<한국의 모금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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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4월, 시니어사회공헌센터에서 후원회원 담당 부서로 자리를 옮기면서 제일 먼저 읽었던 책이 <한국의 모금가들>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모금가 10명을 모금 실무자가 직접 만나서 모금 비결과 그들이 변화시킨 세상은 어떤 모습인지 인터뷰한 책이지요.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그들의 능력과 열정이 매우 뛰어나기 때문에 모금의 대가가 된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로부터 1년 뒤, 책장 깊숙한 곳에 있던 이 책을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1년 동안 1004클럽과 HMC 후원회원 업무를 담당하면서 좌충우돌했던 저에게 이 책은 다시 말하고 있습니다. 모금은 기술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말이죠. 뚜렷한 사업명분과 화려한 모금 기술을 기부자에게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부자에게 문안 전화 한 통 드리는 것이 훨씬 더 가치가 있다고 말입니다. 그리고 모금가는 기부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보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연결하는 보이지 않는 다리가 되어 줄 것을 이야기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모금가 10명의 생생한 모금 이야기는 척박한 기부 문화 속에서 모금가의 길을 가려는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모금가’라는 직업을 생동감 있게 소개해 주는 흥미로운 책입니다. 무더운 여름, 시원한 계곡에서 사람에 대한 애정으로 가득찬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건 어떠세요?

글_ 석상열(시민사업그룹 선임연구원 [email protected])

금, 2015/07/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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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여러분과 같이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그 책은 오래된 책일 수도 있고, 흥미로운 세상살이가 담겨 있을 수도 있고, 절판되어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같이 볼까요?


열네 번째 책 <송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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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기운이 웹툰으로 몰리는 것 같다.” 어느 출판 관계자의 이 말은 허세가 아닙니다. 스마트폰이 상용화되면서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40~50대 중장년층도 공감할 수 있는 소재의 웹툰이 화제가 되고 있기 때문이죠. 그중 하나가 바로 ‘송곳’입니다. 송곳은 ‘습지 생태 보고서’,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등 예사롭지 않은 전작을 선보인 최규석 작가의 작품으로 한국 사회의 부조리한 노동 현실이라는 진중하면서도 묵직한 소재를 특유의 날카로운 대사와 사실감 넘치는 그림체로 표현한 웹툰입니다.

송곳은 상하관계가 분명한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외국계 유통회사(정확하게는 ‘대형마트’)에 취직해 나름 대접을 받으며 살아가던 중 비정규직에게 가차 없이 행해지는 부당 해고를 바라보며 결국 총대를 매고 나서게 되는 이수인과 노동자들에게 권리의식을 일깨워주는 노동상담소 소장 구고신이 대형마트 푸르미를 배경으로 노조를 결성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푸르미 노조 조끼를 입은 이수인과 노동자들은 뉴스에서나 보던 시위하는 사람들 같지만, 송곳은 막다른 골목에 몰린 노동자들을 구하는 어떤 영웅의 이야기도 아니고, 노동자들이 저절로 각성하여 노동해방을 쟁취하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그저 자신의 일터에서 인간 대접을 받으며 일하고 싶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들은 때론 노조 조끼를 입은 노동자들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되고, “남의 일 해주고 돈 받으면 임금이고, 일하는 사람한테는 일하는 사람의 권리가 있는 겁니다!” 외치며 ‘노동조합’을 왜 만들어야 하는지 알려 주고, 정의감에 짓눌린 이수인의 어깨를 다독이며 “너무 위대해지지 맙시다.”라고 말하는 구고신에게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분명 하나쯤은 뚫고 나온다.
다음 한발이 절벽일지도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도
제 스스로 자신을 어쩌지 못해서
껍데기 밖으로 기어이 한 걸음 내딛고 마는
그런 송곳 같은 인간이.”


– 송곳 중 –


작가는 송곳을 통해 “부조리한 일들이 우리 주변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면, 언젠가 당신에게도 이런 일이 닥칠 수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다고 합니다. 어쩌면 당신의 이야기일지도 모를 송곳을 같이 읽고 싶습니다.

글_최호진(연구조정실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목, 2015/08/13- 2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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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여러분과 같이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그 책은 오래된 책일 수도 있고, 흥미로운 세상살이가 담겨 있을 수도 있고, 절판되어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같이 볼까요?


열다섯 번째 책 <아파트 게임>
그들이 중산층이 될 수 있었던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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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게임>은 ‘그들이 중산층이 될 수 있었던 이유’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책의 제목과 부제는 저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요약하고 있다. 게임에 비유하자면 ‘중산층 되기’라는 미션을 클리어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아파트 게임’에 접속한다. 게임의 법칙을 이해하고 기민하게 움직인 사람들은 목표를 달성하고 레벨을 높이거나(계층 이동) 정부와 시장이 만들어 놓은 뜻밖의 아이템(경기부양을 위한 부동산 시장 활성화)을 획득해 저랩(게임의 신규 접속자)과의 격차를 더 빠르게 벌려간다. 반면 정보 없이, 전략 없이 휩쓸린 개미군단과 같은 사람들은 강남과 같은 핫한 던전(싸움터)이 아닌 엉뚱한 곳에 초대받아 ‘하우스푸어’라는 레벨에서 벗어나지 못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책을 읽고 게임의 법칙을 이해했다면 지금이라도 게임에 뛰어들면 되는 것일까? 책의 마지막 장의 제목은 ‘지상의 방한칸- 큐브의 간략한 역사’이다. 부모에게 상속받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는 청년들이 아니라면 대다수는 게임에 접속해 볼 아이디조차 부여받지 못한다. 이들이 가질 수 있는 것은 지상의 방 한 칸뿐이다. IMF 이전이라면 더 높은 곳으로 사다리를 걸쳐 볼 수도 있겠지만 지금 청년들에게 주어진 공간은 그 사다리마저 사라진 ‘착취를 위한 빨대가 꽂힌 공간’이다.

마지막 장의 내용에서 보듯 책은 대단한 대안이 여기 있다고 이야기하지는 않는다. 그저 아파트를 중심으로 한 대한민국의 정치, 경제 문화사적 움직임이 우리 삶의 차원에서 어떻게 작동해 왔는지를 묘사할 뿐이다. 선택은 우리가 해야 한다. 게임에 접속해 그 룰을 따를지 새로운 판을 만들어 낼지.

글_송하진(시민사업그룹 연구원 / [email protected])

수, 2015/09/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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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여러분과 같이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그 책은 오래된 책일 수도 있고, 흥미로운 세상살이가 담겨 있을 수도 있고, 절판되어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같이 볼까요?

 

열여섯 번째 책 <요즘것들>
청소년의 시선으로 읽는 사람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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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사회혁신프로젝트 oo실험실에 초청한 사람책 ‘요즘것들’을 소개합니다. ‘요즘것들’은 청소년이 만드는 청소년의 인권신문입니다. 청소년 독자와 함께한 이야기인 만큼, 잠시라도 청소년의 시선으로 사람책을 읽어 보면 어떨까요? 이런 분들게 권합니다: 청소년이 세상을 보는 시선이 궁금한 누구나 그리고 ‘나만 이렇게 생각하나?’ 답답했던 청소년
‘요즘것들’ 구독도 대환영이라고 합니다. (요즘것들 홈페이지: http://yosm.asunaro.or.kr/)

 

안녕하세요? 저는 ‘요즘것들’을 만드는 ‘치이즈’와 ‘밀루’입니다. ‘치이즈’는 규율이 엄격한 기숙학교에 다니는 고등학생이고요 ‘밀루’는 글로 먹고살고 싶은,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입니다.

1장. ‘요즘것들’을 굴리는 힘 : 청소년 따돌리는 세상에 대한 분노

치이즈: 언제부턴가 기성 언론이 청소년 이슈를 다룰 때 당사자 생각은 담지 않는 게 눈에 들어왔어요. 저희는 청소년의 목소리를 담아요. 비청소년(어른들)이 보기엔 사소할지 모르지만 청소년에게는 반인권적 문제들을 기사로 싣습니다.

밀루 : ‘메르스로 휴교령을 내려달라고 학부모가 요구했다’는 이 신문기사를 보세요. 학부모가 요구했다고 써 있지만, 사실은 학생과 학부모 모두 강력하게 요구했거든요. 그런데 학부모말만 기사로 실렸어요. 학생 대표의 이야기는 딱 한줄 실렸는데, 편집되고 ‘학생들이 메르스 휴교령 이후 PC 방에 간다’는 내용만 실렸어요. 실제로 학생들이 여러 가지 요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요.
청소년 범죄가 일어나면 ‘무서운 10대들’ 이런 식으로 기사가 나오잖아요. 실제 범죄율은 30대가 가장 높대요. 그렇다고 ‘무서운 30대’라고 하지는 않지 않잖아요. 청소년 문제만 확대시켜서 보면서 미성숙한 존재, 무서운 존재라는 식으로 표현해요.

독자 A : 어떻게 모이게 되셨어요?

밀루 : ‘청소년 인권행동 아수나로’라는 청소년 인권에 관련해서 활동하는 단체에서 만났어요. 여기서 청소년 신문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와서 신문을 전담할 팀을 꾸렸어요. 네 명이 활동하고 있어요.

치이즈 : 광주에서도 오고 인천도 와요. 그래서 모임 할 때 중간인 대전에서 모여요. 대전 터미널 근처 카페에서 자주 가요.

독자 A: 반갑네요. 저도 대전 살거든요.

밀루: 대전이 학생인권침해 도시 1위래요. 두발 규제도 최고 많이 하고요. 그런 게 많아서 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 하고, 시위도 했어요.

독자 A: 진짜요?

밀루 : 네. 근데 조사결과 보면 다른 지역이 괜찮냐면 그것도 전혀 아니거든요. 그나마 서울이나 경기도는 청소년인권조례가 있어서 9시 등교도 하고 조금 나은 정도예요.

독자A: 맞아요. 우리는 야자도 다 하고 아침 등교도 겨우 10분 늦췄어요. 복장 검사도 하는데 그걸 당연하게 여기고 받아들였어요. 그래서 1위가 되었나 봐요.

밀 : 당연한 걸 깨는 게 정말 어려운 것 같아요. 요즘것들 신문을 본 어른들이 ‘싸가지 없다’ 고도 하거든요. ‘나이 어리다고 반말하지 말라’, ‘방학 늘리자’, ‘야자 보충 그만하자’, ‘하루 여섯 시간만 공부하자’고 하면 발칙하다고 하죠. 터무니없다고도 하고요. 그래도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있다고 알리는 게 의미 있다고 생각해요.

2장. 우리는 요즘것들을 끌고 온 걸까 끌려간 걸까

치이즈: 저는 기숙학교에 다녀요. 공부열이 엄청 심한 학교예요. 신문을 만들려면 기사 쓰고 피드백 받고, 구성 논의 등 해야 하는데 모일 시간이 없어서 카톡으로 해요. 학교에서 핸드폰을 못 쓰게 해서 노트북으로 연락하는데, 담임선생님이 쉬는시간까지도 감시를 하거든요. 트라우마가 생겼어요. 카톡 하다가 누가 건드리기만 해도 깜짝 놀라서 노트북을 얼른 닫아요.
곧 고3이 되는데 이걸 해도 되나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스펙도 아닌데 왜 하냐는 말도 듣고요. 학교가 아닌, 나만의 삶이 있다는 것을 고3에겐 아무도 인정하지 않으니까 힘들어요.

밀루 : 저는 글쓰기에 자신감이 있었는데, 여기서 글 쓰면서 많이 깨졌어요. 처음 쓴 칼럼을 다른 팀원들이 보고 고쳤으면 좋겠다고 해서 세 번이나 고쳤거든요. 그런데 신문에 못 쓸것 같다고 해서 굉장히 충격 받았어요. 하지 말까도 생각하고요. 오기삼아서 쓰고 팀원들 보여주고 다른 사람들 글 보며 의견도 내면서 자신감이나 실력이 향상되었어요.

3장. 청소년의 목소리를 내기, 의미 없지 않은걸!

치이즈 : ‘에어컨 틀어달라’고 학생들이 학교에 목소리를 낸다고 되지 않고, ‘두발규제 풀어달라’ 해도 안 되고. 이런 상황에서 신문을 만들어 봤자 달라질까? 이런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허망해지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우리가 왜 할까 생각해보면, 먼저 아직도 너무 하고 싶은 얘기가 많으니까 끝낼 수 없단 생각이 들고요. 아무리 효과가 없다고 해도, 사회적 약자가 말이라도 못하면 마음에 맺히잖아요. 신문기사 보면 마치 우리가 야자 좋아하는 것처럼 나오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신문이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해요.

밀루 : 신문을 8,000부 찍으면 구독하는 분이 가져가는 게 4,000부가 안 돼요. 나머지는 여기저기 뿌리는데요, 받아서 길에 버리면 너무 속상해요. 구독자가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4장. 독자의 이야기

치이즈: 여기 계신 분들이 겪은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즉석에서 기사를 써 볼게요.

독자B: 저희 학교는 사귄다고 전학을 가야했던 친구가 있어요.

모두: 헥!!

독자B: 선생님이 1학년들에게 ‘너희들 혹시 교내 연애하는 선배 없냐’고 물어봐요. 알려주면 뭐 해 주겠다고요. 그리고 날 잡아서 교내 CCTV를 싹 돌려봐요. 어느 날 전교에 있는 모든 커플들 명단을 방송으로 쫙 불렀어요. 1차로 불러서 혼내고, 2차로 불러서 또 혼내고. 결국 3차로 불린 애들 중 한 명은 다른 학교로 전학 보냈어요. 저는 다른 학교도 그런가보다 했는데, 다른 학교에 물어보니까 우리학교가, 미쳤다는 거예요.

학교에서 학생인권 관련해서 포스터도 만들지만, 정작 포스터만 만들지 그걸 가지고 어떤 권리가 있는 것인지 조항은 뭔지 아무런 교육을 하지 않아요. 선생님들도 ‘너희가 그걸 뭘 굳이 알려고 하냐’고 해요. 경기도에 학생인권조례가 있지만 어떤 내용인지 전혀 교육도 하지 않으니 실효성이 없어요.

밀루 : 정말 적반하장이네요. 광주에 학생인권조례 만들 때 자문위원이 스무 명 넘게 있었는데 그 중 학생은 딱 두 명이었어요. 그 학생들에게도 ‘위원에 학생이 포함된 걸로 의미를 둬라’고 해서 학생 이야기를 제대로 할 수 없었대요. 또, 차별금지조항을 만들면서 성소수자 학생 차별금지 내용 빼자고 하는 거예요. 학생 자문위원들이 그건 안 된다고 했는데, 다른 사람들이 무시하고 몰아붙여서 결국 자리에서 나오게 됐고요. 학생위원들이 더 이상 참여하지 않은 채로 학생인권 조례가 만들어졌어요.
서울에서는 학생인권조례가 주민발의로 만들어졌는데, 학생인권조례인데 학생은 서명할 수가 없었었어요. 민법상 성인이 아니기 때문에 효력이 없다는 거죠. 청소년들이 ‘이건 정말 필요하다’면서 참여하려고 하면 청소년은 소용없다고 부모님 싸인 받아오라고 했어요.

치이즈: 솔직히 인권조례 만들어도 실시도, 교육도 안 되고 있어요. 효력도 없고요. 그런데 방송에선 ‘청소년 인권조례도 생기고 많이 발전했다’고 이야기만 하니 안타까워요.

밀루: 들려주신 이야기 기사에 잘 쓸게요. 고맙습니다.

월, 2015/10/12-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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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 영화 보셨나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여러분과 같이 보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영화를 소개합니다. 그 영화는 오래된 흑백필름일 수도 있고, 현란한 화면으로 우리의 상상을 자극하는 영화일 수도 있으며, 보물처럼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내 마음의 영화일 수도 있습니다. 같이 볼까요?

 
첫 번째 영화 <늑대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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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이 싫다”던 어머니는 어디로?

영화 ‘사도’를 자녀 손잡고 가서 보는 것이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유행이라는 기사가 한 신문에 났다. 무슨 소리인가 읽어보니 ‘부모(영조) 말 안 듣고 공부 게을리 하다 왕이 못 되고 일찍 죽은 사도세자처럼 되지 말라’는 교훈을 자녀에게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기사 말미에는 ‘강남 엄마 유행’이 하나 더 실려 있다. 청소년 한 명이 들어가 앉으면 움직이기도 어려울 만큼 좁은 직육면체 부스 ‘스터디룸’이다. 그야말로 뒤주를 즉각 연상시키는 섬찟한 물건인데, 200여만 원의 고가에 잘 팔린단다. (관련기사: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부는 영화 ‘사도’바람)

영국문화협회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를 설문조사했더니 ‘어머니(mother)’가 1위를 했다는 얘기는 잘 알려져 있는데, 과연 이 시대 한국의 어린이, 청소년, 청년들에게 물어도 그런 답이 나올까? 낮에는 고된 밭일, 밤에는 삯바느질을 하면서도 자식에게는 늘 온화한 미소로 ’짜장면이 싫다‘고 하시는 어머니상은 이미 지난 시대의 것이 돼버렸다.

비단 여성의 삶과 사회적 지위가 바뀌어 온 때문만은 아니다. 사회생활을 하고, 멋도 부릴 줄 알고, 취미생활을 위한 시간도 확실히 챙기는 어머니들이 많아졌지만, 그게 자녀들을 힘들게 하는 핵심은 아니다. 21세기 대한민국 엄마들은 오히려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과 공을 자녀들에게 쏟는다. 교육 정보를 모으고 매니저처럼 관리하고, 교육에 과감하게 투자하기 위해 다른 데서 허리띠를 졸라맨다. 이런 ‘노력’이 존재함에도 분명한 것은 자녀들 가슴속에서 ‘어머니’의 위상은 나날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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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어머니를 원할까? 어머니 역할의 본질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품은 영화가 있다. 2012년, 한국 영화 ‘늑대소년’(송중기‧박보영 주연)이 한창 인기몰이를 하던 시기, 하필 비슷한 이름으로 개봉하는 바람에 관심을 더욱 못 받았던 일본 애니메이션 ‘늑대아이’다.

“늑대 할래, 사람 할래?” 묻는 엄마

늑대인간은 도시화된 인간에게서 점점 사라져 가는 야생의 본능을 대리 표출시키면서도 최근 인기인 ‘겉은 나쁜남자, 속은 따뜻한 남자’의 이미지와도 맞아 떨어지는 캐릭터다. ‘늑대아이’ 초반에도 야성미와 따스함을 겸비한 늑대인간이 등장한다. 대학생 ‘하나’는 늘어진 티셔츠 차림으로 교과서도 없이 청강을 하는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데, 알고 보니 그는 늑대인간이었다. 그 사실을 알고도 사랑을 포기하지 않은 하나는 늑대인간의 피를 이어받은 남매를 낳는다.

늑대의 모습으로 태어날까봐 병원에도 가지 못 하고 집에서 출산한 하나와 늑대인간은 함께 갓난아이를 들여다보며 “다 클 때까지 함께 지켜 주자”고 약속한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못 했다. 늑대인간은 사고로 목숨을 잃고, 혼자 남겨진 하나는 둘이나 되는 ‘늑대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몰라 쩔쩔맨다. 떼 쓸 일이 생기면 늑대로 변해 온 집안을 헤집고 다니는 딸 유키, 늑대아이 답지 않게 병약해서 밤새도록 울어대는 아들 아메, 유난스런 두 아이를 사람들 눈까지 피해 가며 키우기가 여간 힘들지 않지만 하나는 존경스러우리만큼 잘 감당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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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아무리 힘들어도 웃어라. 억지로라도 웃어라”라고 배운 뒤 힘이 들수록 웃는 버릇이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하나의 태도 덕분인지 아이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천진하게 자란다. 엄마로서 하나의 태도 중에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아이들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다. 두세 살밖에 안 된 아이들에게 하나는 묻는다. “이제 어떻게 할래? 늑대 할래? 사람 할래?”

물론 아이들은 엄마를 멍하니 바라볼 뿐 대답하지 못 한다. 하나는 아이들이 양쪽을 충분히 겪고 나서 선택할 수 있도록 도시를 떠나 깊은 산중으로 들어간다.

“너에게 맞는 건 내가 안다”는 엄마

하나가 폐가 수준의 집을 재건하고, 버려진 땅을 밭으로 일구느라 고군분투하는 과정은 “저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험난하다. 그림일 뿐이라 해도 하나의 가녀린 몸으로 그런 일들을 해낸다는 게 믿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잠깐, 다시 생각해 보면 우리의 믿음직한 엄마들 중 다수는 젊은 시절 그렇게 여린 아가씨들이었다. 물론 아닌 경우-언제나 튼튼했던 여성-도 있기야 하지만.

하여튼 하나가 그렇게 애쓰는 동안 아이들은 드넓은 자연 환경에서 마음껏 늑대와 사람을 오가며 자라난다.
첫 고비는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찾아온다. 천방지축 유키는 의외로 잘 적응하고, 인간의 삶에 자신을 맞춰 나간다. 반면 아메는 사람들 사이에서 겉돌고, 그 반작용으로 산 속을 헤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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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야생 늑대를 만나 어울리면서 늑대로서의 본성을 완전히 찾은 아메는 집을 떠날 준비를 한다.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사려 깊게, 한 발짝 떨어져 지켜보며 격려하던 하나였지만, 아메가 “완전한 늑대로서 살아가겠다”고 하자 격한 반응을 보인다.

“아메. 다시는 산에 가지 마. 넌 아직 10살짜리 어린애란 말이야. 늑대는 10살이면 다 큰 어른이겠지만 넌….”
말하다 말고 멈칫하는 하나. 자신이 한 말 속에 이미 들어있는 답, 즉, ‘늑대의 삶을 사람이 판단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나가 이때껏 늑대아이들을 잘 키워올 수 있었던 것은, “나는 늑대아이를 어떻게 키우는지 모른다”고 솔직하게 인정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이들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 나갈 수 있도록 보조자의 역할에 머물 수 있었다. 그러나 10여년이 흐르는 동안 그런 인식은 옅어져 가고, 하나도 보통 엄마들처럼 “너에게 맞는 것이 뭔지는 내가 더 잘 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얼마 뒤, 폭풍우 치는 날 집을 떠난 아메를 찾아 산속을 헤매면서 그야말로 폭풍 같은 상실감을 겪은 뒤에야 하나는 다시금 처음의 자세로 돌아간다. 아이 스스로 선택한 삶을 존중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권리를 내려놓는 엄마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당신의 아이는 당신의 아이가 아니다. 스스로 자신의 삶을 열망하는 큰 생명의 아들과 딸들이다. (…) 아이들에게 사랑은 주되 당신의 생각까지 주려고 하지는 말라. 아이들은 자신만의 사명을 가지고 태어났기에.” 양육자로서 해 줄 수 있는 정성은 기울이되 권리를 주장하지 않는 자세, 이것이 바로 ‘어머니의 본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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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서운할 수 있다. 엄마가 잠시라도 자리를 비우면 당장에 죽을 것처럼 굴던 아이들, 그 갈구에 응해 주느라 잃은 것도 포기한 것도 많건만, 이제는 그 아이들이 “어머니가 놓아줘야만 살 수 있겠다”고 할 때, 억울한 마음까지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미 그 대가는 받았는지도 모른다. 바로 그 시절, 귓가에 와서 재잘재잘 대고, 살갑게 달라붙고, 퐁퐁 좋은 냄새를 풍기며 안겨 오는 아이들과 함께 한 순간순간의 재미와 행복감, 그 자체가 충분한 대가가 아니었을까. 이듬해 중학교 기숙사에 들어가며 집을 떠나게 된 유키의 독백에는 그처럼 ‘본질’을 지킨 어머니에 대한 최고의 찬사가 들어 있다.

“엄마는 우리를 기른 12년 세월을 돌이켜 보고는 마치 동화 속 얘기처럼 찰나 같다며 웃었다. 아주 만족한 듯이, 까마득한 산봉우리를 바라보는 듯한 그 환한 미소가 나를 기쁘게 했다.”

글_ 황세원(연구조정실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월, 2015/10/2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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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여러분과 같이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그 책은 오래된 책일 수도 있고, 흥미로운 세상살이가 담겨 있을 수도 있고, 절판되어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같이 볼까요?

 

열일곱 번째 책 <목민광장 9호>
21세기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길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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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과 풀뿌리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연구모임 ‘목민관클럽’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목민관클럽은 지속가능한 지역 발전을 위해 사회적경제, 마을공동체사업, 공공갈등 조정, 도시재생 등의 의제를 중심으로 한 정기포럼과 연수를 진행했으며, 현장에서 뛰고 있는 목민관들의 소중한 경험을 나누고 새로운 지방자치의 담론을 형성하고 확산시키고자 <목민광장>을 발행하고 있습니다.

지난 20년 동안 지방자치는 우리의 삶을 많이 변화시켰습니다. 지방을 바라보는 시각이 중앙의 시각에서 지방과 주민의 시각으로 전환되었고, 소극적인 지방행정도 주민의 생활 변화를 이끄는 적극적인 행정으로 변했으며, 전시 행정과 토건 중심의 행정을 미래 세대를 고려한 지속가능발전 행정으로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습니다.

<제9호 목민광장>에서는 2013년 ‘도시재생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시행된 후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과 고민을 담았습니다. 특집좌담을 통해 ‘한국형 도시재생’의 바람직한 방향이 무엇인지 의논하고, 기고를 통해 도시재생을 대하는 지방정부의 태도와 역할은 어떠해야 하는지 의견을 들었습니다. 그 외 지방자치단체의 큰 의제인 공교육 활성화를 지원하는 목민관들의 분투 그리고 혁신을 만들어나가는 정책과 현장들을 모은 정책박람회와 마을만들기 전국대회 취재기도 실려 있습니다.

전국의 모든 지방자치단체장과 풀뿌리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많은 분들과 <목민광장>을 같이 읽고 싶습니다.

글_ 이민영(정책그룹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구입 문의_ 경영지원실 / 02-2031-2192

월, 2015/11/09-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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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덟 번째 책
<선거제도와 정치적 상상력>
아름다운 혼이 담긴 선거제도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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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에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고 하지만, 그 중에서도 정치가 가장 ‘후지다’는 말을 듣곤 합니다. 저자는 우리나라 정치인들, 정치평론가들, 그리고 정치학자들의 정치적 상상력의 빈곤함을 보고, 선거제도에 관한 전문가가 아님에도 펜을 들었다고 합니다. 전 세계의 다양한 선거제도를 충실하게 소개하고, 그것으로 대한민국의 정치적 상상력을 확장하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이라고 밝힙니다.

그렇다면 선거제도가 어떻게 우리의 정치적 상상력을 넓혀 줄 수 있을까요?

단순다수대표제, 연기명 중선구제, 제한적 연기명 중선거구제, 단기명 중선거구제, 결선투표제, 선호대체투표제, 명부식 비례대표제, 다수대표/비례대표 병행제…등 복잡하고 다양한 당선자 결정 방식에 대한 설명들은 저자의 지식을 뽐내기 위해 혹은 독자의 머리를 아프게 하기 위함이 아닙니다.

현재 우리가 시행하고 있는 선거제도의 기본 성격을 이해하고, 나아가 우리에게 적합한 선거제도를 창안해내기 위해서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선거의 방식이 얼마나 다양할 수 있는지를 인식하는 것이 절실하게 필요합니다. 그래서 군더더기 없이 설명된 당선자 결정 방식의 내용들은, 현재 국회 정치개혁 특별위원회에서 교착상태에 빠진 선거구 획정논의를 보는 우리의 눈을 더욱 날카롭게 만들어줍니다.

또한 이 책은 선거와 권력의 관계에 대해 명쾌하게 설명함으로써 정치적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예를 들어, “권력이란 본시 틈만 보이면 자신의 적정 한계를 넘으려고 애를 쓰는 법”인데, 이러한 권력의 침범을 제지하고 경계하기 위해 매번 혁명을 일으키거나, 국민들이 들고 일어나야 한다는 것은 무척 피곤한 일이고 또 더없는 낭비입니다. 그래서 마련된 것이 바로 선거라는 것이죠. 따라서 선거제도를 둘러싼 논쟁과 투쟁은 한 정치사회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모습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겪어야 했던 성장통이라고 저자는 주장합니다.

이 책은 다양한 질문으로 우리의 정치적 상상력을 자극합니다 – 1948년 제헌 헌법이 아니라 1987년 헌법이 우리나라 헌정사의 구체적인 출발점인 이유? 양심과 사상의 자유가 무제한적으로 보장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 다수결이 언제나 올바른 결정이 이뤄지는 것이 아님에도 다수결의 원칙에 기반한 민주주의가 다른 형태의 체제보다 나은 까닭은? 권력을 견제한다는 것과 권력을 무력화한다는 것이 어떻게 다른지? 등등.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저자의 설명과 주장을 따라 답을 찾다보면, 어느 새 이 책이 목표하는 “아름다운 혼이 담긴 선거제도를 만들어 내기 위한 정치적 상상력의 복원”에 한 발짝 다가가 있습니다.

대한민국 국회의원들은 ‘거수기 아니면 투사들’ 뿐이라고 실망하는 사람들, 그래서 결국 ‘국회무용론’을 선동하는 이들에게 저자는 말합니다. “유용한 국회는 좋은 사람이 국회에 들어갈 때에만 가능하다. 그러므로 국회의원을 어떻게 뽑을 것인지에 대해 국민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한, 국회는 무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저자는 선거제도가 국민 모두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주제라고 이야기합니다. “게임의 규칙에 따라 어떤 종류의 가치와 이념을 추구하는 세력이 이 사회를 주도하게 될 것인지가 정해지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어디에서나 통용될 수 있는 절대적으로 옳고, 바람직한 선거제도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선거제도 개편 논의를 그들만의 밥그릇 싸움이라고 외면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 사회에 필요한 그리고 우리가 바라는, 그런 대표가 뽑힐 수 있는 제도가 무엇인지, 저자의 말대로 ‘섬세한 안목과 치열한 논의를 거쳐’ 개선책을 찾는 데 진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할 때이겠지요. 이 책을 통해 우리의 정치적 상상력을 한껏 펼치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어떨까요.

글_이은경(연구조정실 연구위원 / [email protected])

화, 2015/11/2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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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무 번째 책
<담론>
사회의 본질은 인간관계의 지속적 질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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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하지 않은 사람이 없습니다. 10대는 오르지 않는 성적 때문에 불안합니다. 큐브처럼 좁은 방에 갇힌 20대는 학자금 대출 빚과 갈수록 좁아지는 취업문에 불안합니다. 30대는 치솟는 전세 보증금과 결혼에 대한 고민으로 불안합니다. 내 아이만큼은 최고로 키우고 싶은 40대는, 보육부담과 늘어나는 사교육비에 불안합니다. 바야흐로 100세 시대, 50대 이상은 막막한 노후에 대한 걱정으로 불안합니다. 어찌 불안하지 않은 세대 하나 없는지, 우리는 불안의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누구 하나 안정적인 사람 없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혼자의 힘으로 살아가길, 혼자의 힘으로 해내길 강요받습니다. 누구 하나 잡아주는 이 없습니다. 아니, 자신의 중심을 지키느라 누군가를 살필 여유가 없다고 해야 정확한 것 같습니다. 눈을 마주치고 악수를 하고 스쳐 지나가지만 누구도 마음속에 깊이 자리하지 못합니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섬에 고립되어 갑니다. 이 섬들은 겉으로 보면 엮여있는 듯하지만 그 어떤 것과도 긴밀하지 않습니다. 촘촘하지 않고 성긴 우리의 관계는 약한 충격에도 쉽게 무너지기 마련입니다.

‘담론’은 관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인간과 인간, 국가와 국가, 남과 북, 과거와 오늘, 시니어와 주니어(세대 간), 인간과 노동 등 우리를 둘러싼 다양한 관계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깊이 있는 성찰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신영복 선생님은 우리 시대의 삶이 서로 만나서 ‘선’이 되지 못하는 외딴 ‘점’이라고 말합니다. ‘장’(場)을 이루지 못함은 물론입니다. 동시에 현대를 사는 우리의 인간적 만남이 빈약함을 말하며, 사회의 본질은 ‘인간관계의 지속적 질서’에 있음을 역설합니다. 각자도생(各自圖生)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자세가 필요한 것입니다.

“인간관계는 사회의 본질입니다. 사회에 대한 정의가 많지만, 사회의 본질은 ‘인간관계의 지속적 질서’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근대사회, 자본주의 사회, 상품사회의 인간관계는 대단히 왜소합니다. 인간관계가 지속적이지 않습니다. 자본주의 사회는 도시 형태를 띠고 있습니다. 도시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의 삶을 돌이켜보면 인간적 만남이 대단히 빈약합니다.”(7장 ‘점은 선이 되지 못하고’에서 인용, 107쪽)

우리는 관계가 나와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음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누군가를 마음에 깊이 품어야 합니다. 서로가 서로의 비빌 언덕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느슨하지 않고 촘촘히 엮인 관계가 만들어지면, 더 이상 불안해하지 않아도 될지 모릅니다. 비정한 사회에서 소외당하고 아픈 이들이 더는 생기지 않을 것입니다.

글_최은영(연구조정실 연구원 / [email protected])

월, 2016/02/01-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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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여러분과 같이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그 책은 오래된 책일 수도 있고, 흥미로운 세상살이가 담겨 있을 수도 있고, 절판되어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같이 볼까요?


스물한 번째 책
<우리는 조금 불편해져야한다>
국제노동기구 이코노미스트 이상헌이 전하는 사람, 노동, 경제학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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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하고 냉정하다. 경제를 구성하는 노동과 자본이라는 개념은 수치와 그래프 거기에 정교한 모델까지 더해져 높디높은 벽으로 둘러쌓인 성과 같다. “우리는 조금 불편해져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는 이 성을 허물어뜨린다. 저자의 대학 동기는 그에게 경제학이 아니라 문학을 했어야 한다고 말했단다. 그만큼 그의 글은 인간적이고 성찰적이며 때론 말랑말랑하고 울컥울컥하게 사람의 마음을 건드린다. 물론 경제현상을 냉철히 바라보는 중심은 흔들리지 않는다. 냉철한 머리와 뜨거운 가슴이 무엇보다 필요한 영역이 경제와 노동이라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며 확고해진다.

시작은 소소하다. 노란 월급봉투, 우유배달, 화장실과 같은 일상적인 키워드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단어들이 사람, 노동자와 만나 조금씩 비틀린 우리 사회의 모습이 투영되면서 ‘이렇게 살아도 되는가’, ‘우리 사회는 어디를 향해 가는가’와 같은 의문이 한숨에 섞여 토해진다. ‘시민으로서의 노동자’를 이야기하는 그 바탕이 저자가 스스로 말하듯 ‘성장과 주류’라는 경제학의 중심 프레임과 불화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그의 불화는 아름답다. 그는 경제 성장 뒤에 숨겨진 땀내 나는 노동을 기억한다. 주류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칼질에 피폐해진 다수의 삶에 눈물 흘린다. 막무가내 경제논리에 가라앉은 이 땅의 아이들을 위로한다. 그리고 현실에 분노한다.

그는 노동만을 이야기하지도 경제학만을 설명하지도 않는다. 건조한 숫자 안에 담긴 인간의 삶을 바라보며, 번번이 어긋나는 노동과 경제학을 안타까워한다. 나는 그 길을 어떻게 맞닿게 할 수 있을까? 누군가와 함께 새로운 길을 만들 수는 없을까? 먹먹한 마음으로 책을 덮자,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내가 반드시 가져가야 할 질문이 남았다.

글 : 조현진 | 시민사업팀 · [email protected]

금, 2016/02/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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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여러분과 같이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그 책은 오래된 책일 수도 있고, 흥미로운 세상살이가 담겨 있을 수도 있고, 절판되어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같이 볼까요?


스물한 번째 책
<우리는 조금 불편해져야 한다>
국제노동기구 이코노미스트 이상헌이 전하는 사람, 노동, 경제학의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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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하고 냉정하다. 경제를 구성하는 노동과 자본이라는 개념은 수치와 그래프 거기에 정교한 모델까지 더해져 높디높은 벽으로 둘러쌓인 성과 같다. “우리는 조금 불편해져야 한다”고 말하는 저자는 이 성을 허물어뜨린다. 저자의 대학 동기는 그에게 경제학이 아니라 문학을 했어야 한다고 말했단다. 그만큼 그의 글은 인간적이고 성찰적이며 때론 말랑말랑하고 울컥울컥하게 사람의 마음을 건드린다. 물론 경제현상을 냉철히 바라보는 중심은 흔들리지 않는다. 냉철한 머리와 뜨거운 가슴이 무엇보다 필요한 영역이 경제와 노동이라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며 확고해진다.

시작은 소소하다. 노란 월급봉투, 우유배달, 화장실과 같은 일상적인 키워드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이 단어들이 사람, 노동자와 만나 조금씩 비틀린 우리 사회의 모습이 투영되면서 ‘이렇게 살아도 되는가’, ‘우리 사회는 어디를 향해 가는가’와 같은 의문이 한숨에 섞여 토해진다. ‘시민으로서의 노동자’를 이야기하는 그 바탕이 저자가 스스로 말하듯 ‘성장과 주류’라는 경제학의 중심 프레임과 불화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러나 그의 불화는 아름답다. 그는 경제 성장 뒤에 숨겨진 땀내 나는 노동을 기억한다. 주류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칼질에 피폐해진 다수의 삶에 눈물 흘린다. 막무가내 경제논리에 가라앉은 이 땅의 아이들을 위로한다. 그리고 현실에 분노한다.

그는 노동만을 이야기하지도 경제학만을 설명하지도 않는다. 건조한 숫자 안에 담긴 인간의 삶을 바라보며, 번번이 어긋나는 노동과 경제학을 안타까워한다. 나는 그 길을 어떻게 맞닿게 할 수 있을까? 누군가와 함께 새로운 길을 만들 수는 없을까? 먹먹한 마음으로 책을 덮자,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살아가는 내가 반드시 가져가야 할 질문이 남았다.

글 : 조현진 | 시민사업팀 연구원· [email protected]

금, 2016/02/2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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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여러분과 같이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그 책은 오래된 책일 수도 있고, 흥미로운 세상살이가 담겨 있을 수도 있고, 절판되어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같이 볼까요?


스물두 번째 책
<지속가능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20대 총선 제안 지방분권 7대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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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는, 지역주민이나 단체가 중앙정부로부터 상대적인 자율성을 가지고 해당 지역의 사무를 자율적으로 처리하는 제도를 말합니다. 주권이 국민에게 있다는 민주주의와 동일한 개념으로 풀뿌리 민주주의라고도 합니다. 1948년 제정헌법과 함께 시작되었으나 5·16 군사 쿠데타를 겪으며 30년 간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1987년 민주화 항쟁이 진행되고, 그 결과로 1991년 지방의회가 부활했습니다. 1995년부터는 지방자치단체장 직선제가 실시되었습니다.

지방자치가 부활한 지 20여 년이 흘렀습니다. 그동안 지방자치는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며 조금씩 발전해 오고 있습니다. 지방행정의 주체가 ‘관’이 아니라 ‘주민’으로 바뀌었고, 생활밀착형 정책들이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습니다. 지방정부의 혁신적 정책은 중앙정부가 적극 수용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지방자치가 위기에 처했습니다. 들어올 돈은 한정되어 있는데, 나가야할 복지사업은 점점 늘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속가능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20대 총선제안 지방분권 7대 과제>는 당면한 지방자치의 어려움을 진단하고, 근본적인 대안을 모색해 보았습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협력회의 설치, 자치법규의 법률적 위상제고, 기관위임사무 폐지와 사무배분 사전검토제 도입, 자치기구 및 조직 운영의 자율권 보장, 국세 대비 지방세 비율을 6:4까지 확충, 국회 내 지방분권특별위원회를 상설기구로 설치, 지방분권형 헌법 개정 등 7가지 안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지속가능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20대 총선제안 지방분권 7대 과제>는 20대 국회의원 후보들에게 공약으로 실천할 것을 제안하고 서명을 받습니다. 이후 20대 국회에서 그 약속을 구체화시켜 보자는 것이지요. 풀뿌리 민주주의를 염원하는 많은 분들과 함께 읽고 싶습니다.

글 : 송정복 | 목민관클럽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 <지속가능한 지방자치 실현을 위한 20대 총선 제안 지방분권 7대 과제> PDF 다운로드

금, 2016/03/11-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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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여러분과 같이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그 책은 오래된 책일 수도 있고, 흥미로운 세상살이가 담겨 있을 수도 있고, 절판되어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같이 볼까요?


스물세 번째 책
<공부중독>
공부만이 답이라고 믿는 이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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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도구를 사용한다. 여기에서의 도구는 단순히 ‘일을 할 때 쓰는 연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이나 방법을 의미하기도 한다. 공부 역시 어떤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사용된다. 그렇다면 공부의 목적은 무엇일까?

우리는 살아가며 여러 상황, 사람, 사물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여러 과제와 마주하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과제를 적절히 해결하지만, 때론 도무지 ‘어찌할 줄 모르는’ 어려움에 처하기도 한다. 이 어려움을 잘 극복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가 공부이며, 우리는 공부라는 도구를 통해 ‘성장’할 수 있다.

공부는 다양한 형태를 지닌다. 밥벌이를 위한 공부, 마음을 돌보기 위한 공부, 종이를 잘 접기 위한 공부, 연애를 잘하기 위한 공부 등 우리는 여러 우여곡절의 과정을 겪으며 공부하게 된다. 하지만 현대 사회의 공부는, 성장을 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의 삶을 속박하고, 그 목적을 협소하게 정의하여 편협화시키고 있다.

<공부중독>은 이러한 문제점을 잘 짚어준다. 공부에 중독되어, 그야말로 공부가 만능이라 생각하는 현상을 평범한 사람들의 경험과 언어로 잘 설명하고 있다. 저자들은 공부중독에서 벗어나는 사람들이 조금씩 늘어나 ‘임계치’에 다다르면, 공부라는 블랙홀의 중력장이 힘을 잃어 이 시대의 공부중독이 비로소 치유될 수 있다고 말한다. 사실 ‘공부’가 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받아들이기 힘든 불편한 진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공부’가 무엇인지, 또 이 도구를 어떻게 이용하면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지 알고 싶다면, <공부중독>을 일독하길 권한다.

글 : 박정호 | 경영지원실 연구원 · [email protected]

금, 2016/03/2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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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여러분과 같이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그 책은 오래된 책일 수도 있고, 흥미로운 세상살이가 담겨 있을 수도 있고, 절판되어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같이 볼까요?


스물네 번째 책
<타임 푸어>
항상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을 위한 일·가사·휴식 균형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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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이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시간이다. 세상 모든 사람이 단 1초의 차이 없이 하루 24시간을 가진다. 사람들은 이 시간을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브릿지 슐트는 <타임 푸어>에서 자신의 바쁜 일상을 들여다보며 현대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쫓기는 삶을 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스트레스, 시간 강박, 과도한 책임감으로 심지어 여가시간까지 ‘오염’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시간 빈곤에서 벗어나 삶의 균형과 행복을 찾는 길을 탐색한다.

시간 연구가와 함께 자신의 시간을 점검하고, ‘시간활용 학술대회’에 참석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학자, 활동가, 기업인을 만나고, 통계적으로 ‘가장 여유로운 나라’인 덴마크를 찾아가 그곳의 삶을 엿본다.

굳이 각종 통계를 들먹이지 않아도 한국사회는 단연코 ‘타임 푸어’가 넘쳐나는 사회이다. 우리는 쫓기는 삶에서 탈출하기 위해서 어떤 사회시스템을 구축할지, 삶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어떻게 일하고, 놀고, 사랑할 것인지, 자신의 시간을 회복하기 위해 무엇을 놓아버려야 할지 책을 펴고 저자의 말에 귀 기울일 시간이다.

글 : 배영순 | 세대공감팀 팀장 · [email protected]

월, 2016/04/2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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