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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된 이웃을 위한 사회적기업, 여성리더십과 만나다

지역

소외된 이웃을 위한 사회적기업, 여성리더십과 만나다

익명 (미확인) | 월, 2015/12/07- 17:45

희망제작소는 지난 10월 19-23일 ‘도농교류와 마을만들기 현장을 가다’라는 주제로 2015일본 정책연수를 진행했습니다. 일본의 민관협력 거버넌스에 의한 도농교류 및 마을만들기 사례 탐방을 통해 주민참여를 중심으로 한 각 지역의 특색에 맞는 지역활성화의 방향과 대책을 모색하고자 오사카, 교토, 고베 등을 방문하였는데요. 연수 참가하셨던 중간지원조직 활동가 한 분께서 후기를 보내주셨습니다.

 

이번 연수 동안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노숙자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는 ‘홈도어’와 지역 공동체의 사랑방으로 운영되고 있는 ‘하루하우스’였다.

첫 방문지였던 ‘홈도어’의 경우 청년 사회적기업가가 노숙자분들과 사업을 한다기에, 당연히(?) 남자가 대표일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우리를 맞이한 이는 24살의 아리따운 아가씨여서 많이 놀랐다. 동시에, 내 안에 자리하고 있는 성 역할에 대한 사회적 편견에 대해 반성을 하게 되었다. 젊은 친구의 치기 어린 실험 정도가 아닐까 했던 사업에 대한 판단 역시, 대표의 설명을 들으며 얼마나 무색해졌는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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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홈도어 입구

그동안 지역사회 문제를 발견하고 그것을 비즈니스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 사회적기업이라고 숱하게 강의하러 다녔지만, 청년 기업가를 통해 현장의 성공적 사례를 접하게 되니 배움과 도전의식이 커졌다. ‘홈도어’는 노숙자들을 대상으로 쉼터부터 시작해 일자리, 주거 마련까지 단계적이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었다. 노숙 탈출률 50% 이상의 성과는 놀라운 실질적 결과물이다.

‘홈도어’ 대표는 지역사회의 노숙자 문제에 관심을 두고 14세부터 자원봉사를 시작했다. 오랜 활동을 통해, 그는 노숙자들의 처지와 형편에 공감할 수 있었고, 꾸준한 조사와 학습으로 탄탄하게 배경 지식을 쌓고 문제를 정립할 수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 자원 파악과 사업의 구조화, 지역사회에 대한 끝없는 도전과 혁신은, 살아있는 사회적기업가 정신 그 자체였다. 물론 많은 고민이 있을 것이고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1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다져진 관계망과 사업들은 지역사회에서 계속 새로운 열매를 맺어나갈 것이다.

이 사례를 보며, 청소년기에 지역사회에 관심을 갖고 공동체의 문제를 깊이 있게 고민해 보는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도 제도적으로 자원봉사를 통해 지역 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하고 있지만, 단순한 봉사 차원에서 끝나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인 형편이다. ‘홈도어’ 대표는,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을 하는 수준에서 멈출 것인가 아니면 한 걸음 나아가 사회를 변화시키는 일을 하는 사람이 될 것인가 사이에서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이처럼 더욱 도전적이고 문제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수준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청소년들의 고민과 실천의 폭을 넓히고 촉진하는 다양한 주체와 프로그램이 필요하다. 지역사회에서 문제 상황과 변화의 도전을 연계해주는 사회적기업가 발굴 육성 사업이, 청소년에서부터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펼쳐지면 좋을 것 같다.

두 번째로 인상적인 곳은 73세의 백발 할머니가 운영하시는 마을 사랑방 ‘하루하우스’였다. 이곳은 개인화 되고 관계가 상실된 많은 사람들이 기대고 힘을 얻을 수 있는 따뜻한 공간이었다.

▲ 하루하우스를 운영하시는 할머니

▲ 하루하우스를 운영하시는 할머니

특히 혼자 생활하는 젊은이부터 독거노인, 아이를 키우는 엄마까지 세대별로 다양한 관계가 필요한 이들이 자조적인 그룹을 형성하고, 이를 지원하는 지역사회 연계망이 잘 조직화 되어 있는 것이 눈여겨 볼 내용이었다. 지자체나 외부 지원도 받지만, 시민사회가 중심이 되어 자발적으로 후원하고 자원봉사를 통해 공동의 공간과 사업을 꾸려나가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당사자 중심의 공동체 활동에 대한 대표님의 오랜 간호사 경험에서 나온 확신과 헌신은, 지역사회 복지 모델에 대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었다.

▲ 하루하우스 입구 ▲ 하루하우스에서 제공하는 죽 Japan_Participants-400-270

 

현재 우리 사회는 가속화 되는 공동체 붕괴와 고령화로 홀로 사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이로 인한 경제적, 정신적 문제를 가진 사회구성원들의 뉴스가 심심치 않게 신문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노인들의 우울증이나 자살, 가정불화로 인한 이혼인구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홈도어’나 ‘하루하우스’의 모델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었다. 특히,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는 힘찬 청년으로, 오랜 삶의 경험을 녹여낸 시니어로, 그간의 경쟁과 차별에서 소외된 많은 이웃들을 품을 수 있는 여성 리더십의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리에게도 공동체 회복을 위해 활동하는 여성리더들이 늘어나고, 이런 가능성이 생길 수 있도록 중간지원기관이 더욱 적극적으로 지역사회 프로그램의 개발과 기회 확대를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_ 김민숙 충남사회경제네트워크 총괄팀장(2015 일본정책연수 참가자)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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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행정안전부와 함께 국민참여 사회문제 해결 프로젝트 ‘국민해결 2018’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문제, 어쩌면 문제라고 인식할 수 없을 정도로 익숙했던 우리 삶의 불편함을 새로 바라보고 다시 질문해보고자 합니다. 새롭게 질문하고 새로운 대안을 찾는 과정에 국민이 주체가 되는 프로젝트,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요?

 

지난 9월 6일 ‘시작하는 날’을 통해 사회문제해결 실험의 본격 시작을 알린 ‘국민해결 2018’이 어느덧 중반을 넘어섰습니다. 전국에서 ‘환경·자원순환’, ‘유휴공간’, ‘청소년·청년’, ‘노인’, ‘장애인’ 등 10개 분야 20개 아이디어가 소셜리빙랩 방식으로 실현되고 있는데요. 문제 해결 아이디어를 최초로 제안한 ‘국민연구자’와 이를 지원할 분야별 전문가(‘혁신지원단’), 지역에서 실험을 총괄하는 ‘국민활동가’가 한 팀을 이뤄 추진하는 이번 실험은 11월 25일까지 100일간 진행됩니다. 마무리까지 약 한 달이 남은 현재 각 실험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요. 국민연구자의 절실한 해결 의지와 지역주민, 행정의 적극적인 협력이 더해져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고 있는 사례들을 소개합니다.

‘아파트 단지 내 디자인을 변화시켜 노인치매를 예방하자’

대구 북구 산격1동은 지역에서 취약계층 노인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곳입니다. 자연스레 노인 치매 문제가 최근 몇 년간 화두였는데요. 작년에도 관내 산격 주공아파트와 인근 침산동에 사는 치매 노인들이 잇따라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져 주민들의 안타까움이 커졌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살며 평소 노인치매 문제의 심각성을 잘 알고 있던 국민연구자 장종욱님은 원인을 골똘히 생각했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아 기초적인 건강관리조차 받지 못하는 지역 노인들의 상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이 무엇인지 말입니다.

결론은 ‘인지디자인’ 이었습니다. 무채색에 건조한 느낌 일색의 외벽, 천편일률인 아파트 입구와 계단, 차로로 인해 끊어지기 일쑤인 보행길, 눈에 잘 띄지 않는 안내판 등 현재 생활환경은 인지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에게 큰 불편과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었습니다. 치매 노인들의 인지능력을 고려한 주거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그의 생각은 ‘국민해결 2018’ 프로젝트를 통해 치매 예방 거리 조성으로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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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 주체는 장종욱님을 포함한 청년 사회적기업 소이랩, 지역 사회복지사, 건축가, 의회, 주민 등으로 구성된 ‘기억보듬길 운영위원회’와 주민들을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화모임 ‘모두가 기억지킴이’ 입니다. 9월 한 달 기억지킴이 활동을 통해 모인 노인들의 의견은 10월 중순 운영위원회 워크숍을 거쳐 구체화 됐습니다. 현재 산격 주공아파트 1층 필로티 공간을 중심으로 인지디자인을 적용하는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고민은 공간을 변화시키는 것을 넘어 주민들과의 소통으로 이어졌습니다. 다음 달 초 열리게 될 공청회는 주민들과 사업 취지를 공유하는 동시에 시공 과정에서 나오게 될 다양한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는 소통창구 기능을 하게 됩니다. 예기치 않은 불편과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한 실행팀의 고민이 묻어나는 대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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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말 시공이 마무리되면 아파트 내 노인들의 일상은 얼마나, 어떻게 달라질까요. 문제의식을 가진 지역 청년들과 핵심 당사자인 노인, 조력자인 분야별 전문가들이 힘을 합쳐 이뤄낼 작은 변화가 점차 또렷해지는 것 같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생활체육 모델 만들기

‘여러분이 운동하는 곳에서 장애인을 본 적이 있나요’

청장년층 장애인의 운동권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국민연구자 강명지님은 평소 이 질문을 습관적으로 되뇌곤 했습니다. 장애인들이 이용 가능한 ‘배리어 프리(Barrier Free)’ 인증시설과 관련 프로그램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돕는 온라인 플랫폼 ‘운동장’을 만든 것도 같은 문제의식에 기인한 결과였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어울리는 스포츠클럽을 만들면 어떨까’. ‘국민해결 2018’에 도전하며 강명지님은 또 하나의 물음을 던졌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을 넘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운동을 통해 에너지를 공유하면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 감소하는 동시에 장애인 생활체육도 좀 더 활성화될 수 있을 거란 희망 때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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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구상은 10월 초 한국체육대학 특수체육교육과 학생들이 실험팀에 결합하며 빠르게 실현됐습니다. 같은 시기 서울 시내 복지관 등 관청 150여 곳의 협조를 얻어 클럽에 참여할 장애인과 비장애인 청년 모집이 이뤄졌고, 13일엔 ‘오프닝데이’를 개최해 종목별 5주간 실행일정을 확정했습니다. 휠체어 댄스, 보치아, 볼링, 탁구, 보드게임에 이르는 5개 스포츠 클럽은 현재 3주 차 프로그램을 마쳤습니다.

실행팀은 활동이 후반부로 접어든 만큼 향후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는 재정적, 제도적 지원기반을 마련하는 데에도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장애인 복지와 관련한 정부 지원정책을 연계시켜, 단기 프로그램을 넘어 장애인 당사자와 시민들이 꾸준히 어울릴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한다는 목표입니다. 또 활동을 확산시키기 위한 모바일 앱 개발도 중기 계획으로 세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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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클럽이 종료되면 참가자들은 무엇을 얻게 될까요. 장애인들에겐 일상 속 활력이, 비장애인들에겐 장애인을 바라보는 작은 시선의 변화가 생길 거라는 예상은 섣부른 상상일까요. 한 달 뒤 장애 구분 없이 모든 사람이 자연스레 어울리는 생활체육 모델이 나오게 될지 기대됩니다.

하천 유휴부지, 시민들의 손을 거쳐 ‘공동체 정원’으로

강원도 춘천시 석사동과 근화동을 가로질러 북한강으로 흐르는 하천을 지역에선 석사천이라고 부릅니다. 하천 변을 따라 조성된 산책로는 주민들의 쉼터이지만, 평소 잡초가 무성해 방문객들의 눈살을 찌푸리는 일이 다반사였습니다. 매년 여름 장마철엔 하천이 범람하기 일쑤여서 행정의 관리 역시 원활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지역의 소중한 자원을 그대로 두기엔 아까운 것도 사실입니다.

국민연구자 양진운님은 ‘국민해결 2018’을 통해 석사천 변에 정원을 만들어 시민들이 직접 꽃과 나무를 심고 가꾸도록 하는 ‘리틀 포레스트’ 실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인근 아파트 거주민들에게 삭막한 콘크리트 숲 대신 자신의 기호에 따라 꾸밀 수 있는 3평 규모의 정원을 내어 줌으로써 버려진 곳을 생태 공간으로 만드는 공공디자인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것입니다. 친환경 농업종사자와 원예가, 도시생태 전문가 등이 실행팀 일원으로서 정원 조성 작업에 든든한 우군이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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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이 본격화된 건 10월 6일 열린 ‘시민정원분양’ 행사였습니다. 이날 주인을 찾은 50개 정원에는 다양한 화초와 꽃이 차례로 심어져 어느 때보다 생기가 돌았습니다. 14일 개장식에서는 시민들이 각 정원에 환경적 메시지를 담은 푯말을 만들었고, 매주 열리는 모빌 모양의 조형물(‘드림캐쳐’)과 화관 만들기 프로그램 역시 이목을 끌었습니다. 프로젝트의 대미는 11월 3일 열리는 ‘가을 축제’입니다. 버려지는 물품을 활용해 정원을 꾸미는 업사이클 디자인 작업은 이날 시민들에게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될 것입니다.

변화는 이미 감지되고 있습니다. 석사천을 찾는 가족 단위 산책객이 늘어난 것은 물론, 자신의 정원이 아님에도 이곳저곳 물을 주는 시민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무엇보다 프로젝트 초반 반신반의하던 행정의 시각이 점차 호의적으로 돌아선 점은 실험의 확산성과 지속성을 높이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공공하천을 지역사회가 어떻게 역할을 분담하고 협력하며 가꾸어 가는지, 이번 실험이 마무리될 때쯤이면 보다 선명해질 것 같습니다.

‘국민해결 2018’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 중인 사회문제 해결실험은 앞서 소개된 세 가지 사례 이외에도 다양한 주제와 주체,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습니다. 나머지 17개 소셜리빙랩 사례를 만나고 싶다면 프로젝트 홈페이지나 블로그를 확인해 주세요.

국민해결 2018 홈페이지 둘러보기 (링크)
국민해결 2018 블로그 둘러보기 (링크)

– 글 : 김현수 | 사회혁신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국민해결 2018’ 프로젝트 실행팀

화, 2018/10/30-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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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와 ‘사회혁신가성장아카데미 in 대구 – 사회혁신가의 길을 찾는다’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사회혁신가 성장아카데미는 함께 배우고 성장하기 위한 교육과정이며, 새로운 시각과 방법으로 사회문제를 해결하려는 이들을 대상으로 합니다. 우리 사회를 좀 더 나은 곳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여정을 응원해주세요.

 

소셜리빙랩. 어디선가 한 번쯤 들어본 적 있는 단어인가요. 그렇다면 소셜리빙랩이란 무엇일까요. 알 듯 모를 듯한 소셜리빙랩을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기존 사용자 주도의 제품서비스 개발방식인 리빙랩의 장점(사용자 능동적 개입, 공동창조, 다양한 이해관계자, 다양한 방법론, 실생활 실험)에 ‘사회적 가치’를 더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혁신방법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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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 듯 모를 듯한 단어 ‘소셜리빙랩’

희망제작소 사회혁신센터가 올해부터 한 걸음 딛고, 돌을 놓는 활동이 바로 ‘소셜리빙랩’입니다. 연장선에서 지난 4월부터 8월까지 약 5개월간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와 함께 지역과 상생하는 사회혁신생태계를 조성하는 ‘사회혁신가인재육성사업’을 진행했는데요. 소셜리빙랩은 무엇을 어떻게 한다는 건지. 잘 잡히지 않고 개념이지요. 희망제작소의 ‘사회혁신가성장아카데미-사회혁신가의 길을 찾는다’(이하 사회혁신가의 길) 교육과정을 통해 만난 대구 청년과 ‘소셜리빙랩’ 운영을 위한 일련의 과정을 생생하게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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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리빙랩 하나, 당사자성

소셜리빙랩의 핵심은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당사자성’입니다. 기업이 사용자 입장에서 제품을 기획하고, 생산하듯 사회문제에 영향을 받는 사람이 직접 그 문제를 풀어갈 수 있어야 합니다. ‘사회혁신가의 길’ 교육과정 또한 대구에서 살아가는 청년들이 그들이 처한 사회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힘을 기를 수 있도록 촉진하는 시간이었습니다. 먼저 사회혁신의 주체로 ‘청년’을 바라보고, 이들이 생각하는 ‘사회혁신’과 ‘사회혁신가 활동의 어려움 및 해결방안’, ‘대구사회의 특성’, ‘필요한 교육프로그램’ 등에 관해 의견을 듣는 포커스그룹인터뷰(FGI)를 진행했습니다.

청년들은 ‘사회혁신’이라는 단어가 주는 부담감도 있지만, 기존 활동에 비교해 민주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사회문제해결을 시도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었습니다. 또 집단 결속력이 강한 대구만의 특성을 언급하며, 시작은 어렵지만 한번 시작되면 꾸준히 이어지는 ‘의리’가 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내다봤습니다. 대구의 지역적 환경이 반영된 교육과 활동가 스스로 자신을 발견하고 전문성과 역량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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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리빙랩 둘, 지역사회 자원 및 네트워크

소셜리빙랩의 또 다른 핵심은 사회적 가치인 ‘지역사회 자원 및 네트워크’를 꼽을 수 있습니다. 소셜리빙랩 실행의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 이유는 지역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지역자원이 필요하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거나 자원을 연결해주는 인적네트워크가 수반돼야 합니다. 아무래도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청년에게는 가장 약할 수박에 없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청년 간 생각을 나누고 지역 내 각각의 주체들이 ‘사회혁신과 사회혁신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공유하는 라운드테이블을 열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사회혁신활동의 특징을 짚고, 대구 지역에서 활동 중인 사회혁신가가 갖춰야 할 역량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습니다. 무엇보다 대구 사회혁신가들이 갖춰야 할 주요 역량은 ‘공감 능력’을, 필수역량은 네트워크, 조직력, 그리고 실행력을 꼽았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사회혁신가의 길’ 교육과정을 설계했습니다. ‘전환’이라는 키워드로 사회혁신에 대한 관점을 형성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강의와 함께 소셜리빙랩을 실행하기 위한 워크숍으로 구성했습니다. 소셜리뱅랩의 핵심인 당사자성과 지역사회 자원 및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내용 위주로 담아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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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성은 참여한 청년의 절실한 필요를 찾는 부분에서 시작했습니다. 내가 신경 쓰고 있는 게 무엇인지, 그것이 왜 신경 쓰이는지, 나의 어떤 필요와 연결돼 있는지를 찾고, 함께 하고 싶은 사람끼리 모였습니다. 그 결과 ‘사소한꿈 함께 이루기’, ‘대구 모습 발견하기’,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 ‘육아놀이’, ‘청년활동가 건강’, ‘청년주거’ 등 6개조가 만들어졌습니다.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기획하기에 앞서 대구 시민사회가 형성되어 온 과정을 이해하는 시간으로 청년이 지역 내 활동을 펼치는 데 보탬이 되는 중요한 시간이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대구의 공유공간과 인적자원을 찾아 맵핑(mapping)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특히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는 대구에서 문제를 해결하는데 필요한 키맨 리스트를 공유하고, 각자 프로젝트에서 연결 가능한 네트워크 형성을 지원했습니다.

청년들은 매주 소셜리빙랩 프로젝트를 차츰 설계했으며, 현재까지 설계한 내용을 사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지 사회혁신캔버스를 통해 점검했습니다. 또 이 과정에 대구에서 앞서 혁신활동을 실행하고 있는 김수경 청년 국악인, 박성익(사람책), 조기현 동네목수의 이야기를 듣고, 함께 프로젝트에 대한 고민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청년들은 마지막 시간에 각자의 프로젝트를 한 문장으로 다음과 같이 소개했습니다.

“20대 치아 건강을 80대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예방 및 인식개선을 유도한다”.
“생각만 하고 실천하기 어려웠던 소소한 꿈을 함께 실행하며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든다.”
“교동의 과거와 현재를 알아보고 미래세대에게 교동의 가치와 지역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콘텐츠를 소개한다.”
“멘토와 멘티의 관계를 통해 육아 스트레스를 공유, 공감, 해소하며, 나아가 육아커뮤니티를 형성한다.”
“도심 지역의 사회적자본을 통해 주거공간을 획득하고 청년자치조직을 통해 운영해 청년문화가 넘치는 청년마을을 조성할 수 있도록 제안한다.”

일정 기간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사업이 아닌 서로 다른 활동을 하다 ‘사회혁신가’로 성장하고자 모인 청년들이었기 때문에 프로젝트가 교육 내 구체적으로 시도되진 않았지만, 프로젝트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사회혁신가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닦는 과정을 함께 경험했습니다.

‘사회혁신가 길’은 대구 청년들이 지역 내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실험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길이었으며, 끊임없이 피드백을 주고받는 실험의 과정이었습니다. 소셜리빙랩이 여전히 막연하게 보여도, 지역의 이야기 위에, 함께하는 사람들이 더해지고, 더 나은 대안을 끊임없이 탐색하고 실험하는 과정이 아닐까 합니다. 지역과 함께 만드는 소셜리빙랩은 이제 막 시작했고, 이제부터 현재 진행형입니다.

– 글: 오지은 | 사회혁신센터 연구원·[email protected]
– 사진: 대구시민공익활동지원센터, 희망제작소

화, 2018/10/30-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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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시민 주도의 지속가능한 사회혁신 생태계 촉진 및 발전’을 올해 주요 사업 목표 가운데 하나로 정했습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 전국의 시민사회, 마을, 사회적경제, 소셜벤처, 과학기술, 행정 등 분야별 주체들이 모여 사회문제의 해법을 모색하는 ‘사회혁신가포럼’을 주도합니다. 희망제작소 사회혁신센터는 포럼 주최인 ‘사회혁신가포럼 추진위원회(준)’의 간사 역할을 맡아 전국의 사회혁신그룹이 교류, 협력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려 합니다. 제5회 사회혁신가 포럼 현장의 이야기를 전합니다.

사회문제를 새로운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혁신가 간 협력을 촉진하고, 지역과 사회문제의 혁신적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제5회 사회혁신가포럼’이 지난 12일 충북 청주시 동부창고 빛내림홀에서 열렸습니다. 희망제작소가 공동주최로 참여한 이번 행사에서는 ‘복합적으로 얽혀 있는 사회문제를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식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사회혁신’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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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자리에서는 그동안 각자의 영역에서 꾸준히 활동해 온 전국의 ‘사회혁신가’들이 함께 모여 현장에서 겪고 있는 고민, 함께 나누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동시에 이용선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정현곤 시민사회비서관, 행정안전부의 김용찬 사회혁신추진단장 등이 함께 자리해 정부의 정책 방향과 시민사회의 활성화를 논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먼저 전효관 서울시혁신기획관의 ‘무엇이 우리 사회의 혁신을 방해하는가’라는 주제의 기조 강연으로 행사의 시작을 열었습니다.

“지금까지 지방자치단체와 민간에서 만든 역동적인 흐름과 주체를 잘 연결하는 게 필요합니다. 관계가 잘못되면 그 자체가 사회혁신의 방해물이 될 수 있습니다. 예컨대 5~6년 전만 해도 청년 정책은 창업공간 지원, 취업 정보 제공 정도뿐이었습니다. 청년 자립과 자존 없이 결과 위주의 정책이었습니다. 그래서 청년 허브를 만들게 되었는데 이 부분을 진행하면서 공무원과 마찰이 컸습니다. 행정 논리만으로 풀 수 없는 한계가 존재했고, 이 과정에서 중간지원조직이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행정과 중간지원조직의 논의로 최대한 자율성을 주고, 민간주체들은 역동성을 어떻게 창조할 것인가에 대한 기회를 확보해야 합니다. 관계 형성으로 이전까지의 사회문제를 돌파하거나, 민간경상보조금의 문제를 돌파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주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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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청년의 사회혁신 활동을 방해하는 것에 관한 토론도 이어졌습니다. 김영진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요즘 청년 세대는 권리 감수성이 훨씬 높아진 세대”라고 표현했습니다. 촛불 정국을 지나며, 민주주의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 문제에 대한 감수성이 높아졌다는 것입니다. 이에 반해 “기존 시민사회는 청년과 함께 고민하며 활동하기보다 오히려 경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며 “네트워크를 소유하려는 습성과 청년의 생각을 억압하는 방식이 사회혁신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라고 꼬집었습니다. 누구나 사회문제 해결의 주체가 된다는 건 그만큼 주체도 다양해져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 밖에 대구청년유니온의 이건희 님은 “청년들이 사회혁신에 대해 생각하고 활동할 수 있는 시간과 물적 지원, 권한, 생태계 구축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청년 문제 외에도 충북지역에서 열린 만큼 지역 문화예술 혁신을 위한 제언을 나누는 자리도 마련됐습니다. 이종현 예술상회 대표는 유의공간 활용을 비롯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소통공간인 아이디어 공장을 만들어 의제를 논의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최천 문화충동 대표도 청주 지역 내 많은 공원과 공연장 등 유의공간이 많지만,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에는 유용공간 및 유용장비 활용의 제약사항을 완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박종을 녹색청주협의회 사무처장은 ‘굿거버넌스를 통한 주민주도의 지역혁신‘에 관한 주제강연을 펼쳤습니다. 지난 2011년 창립된 녹색청주협의회는 지속가능한발전의 가치에 따라 사업 중심이 아닌 실제적 거버넌스로서 정책을 다루는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청주시의 각 기관단체와의 네트워킹을 우선하는 등 일상화된 거버넌스를 실현하는 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예컨대 백로 떼 서식과 벌목 시기를 두고 이견이 있었습니다. 박 사무처장은 “이를 여러 차례 간담회를 통해 벌목 시기를 조정했다”며 “관료와 시민사회 간 갈등과 인식 차이 등을 좁히는 활동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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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사회혁신의 방해요인들을 통해 역으로 사회문제의 혁신적 해결방안에 도달하고자 하는 접근방식, 전국의 다양한 민관영역의 공동참여를 통한 기획이 무엇인지 되짚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또 공공혁신과 거버넌스, 시민참여 주도의 지역혁신 등을 주제로 전국의 다양한 사례와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만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사회혁신이란 복잡한 사회문제를 새로운 아이디어와 방식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을 말합니다. 익숙하고 편하다는 이유로 기존의 문제해결 방식을 답습하기만 한다면 사회혁신은 오지 않습니다.

이번 행사는 희망제작소를 비롯해 충북시민재단, 충북NGO센터,충청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충북연구원,충청북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사람과경제 등이 공동 주최했습니다.

속기 : 충북사회혁신네트워크 준비위원회

목, 2018/10/25-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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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나는 종교인으로서, 세상에는 눈먼 사람처럼 조그마한 희망의 틀 안에서 기도만 하고 있었던 것 같다. 모금전문가학교에서 이 태도를 반성하게 되었다. 강의시간에 들었던 한 예화가 지금의 나를 잘 대변한다. “도와주십시오” 라는 소망만 두고 길가에 앉아 손만 벌리고 있는 시각장애인이 곧 나 자신임을 깨닫게 되었다. 모금전문가학교에서 보낸 10주 동안의 시간은, 그 시각장애인을 지나친 여인이 다시 돌아와 모금함에 적어준 “Today is a beautiful day! But I cannot see”(오늘은 참 아름다운 날입니다. 하지만 저는 볼 수 없어요)라는 문구와 같았다. 이 신선한 글처럼 나를 일으켜 세우며 세상을 다시 보게 했다.

첫 시간, ‘다르게 생각하기’라 는 주제의 강의가 진행됐다. 계란을 깨뜨려 세우는 그림과 함께 ‘모금, 사회혁신의 길’에 대한 이해를 돕는 이야기를 들었다. 지난 6월 에콰도르를 방문하여 적도를 여행하면서 직접 계란을 세워보는 기회가 있었다. 생각보다 어려운 건지 여러 사람이 세우지 못했다. 드디어 내 차례! 떨리는 마음으로 계란을 잡았다. 그리고 정신과 몸의 힘을 하나로 모아 계란을 세우는 데 성공했다.

계란을 세우는데 한 순간 집중되는 에너지와 같이 신뢰를 통해 기부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 기부자에게 보상의 가치를 안겨 주어야 하는 참신한 아이디어란 대체 무엇일까? 이 질문을 반복하며 10주를 보냈다. 지금은 이해의 경계를 넘어 기부자의 마음을 먼저 생각하는 단계에 다다랐다. 변화한 내 모습을 보니 좋은 교육 과정을 마련해 준 희망제작소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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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이론과 경험을 기반으로 모금에 대한 어려운 내용을 알기 쉽게 풀어주신 강사님들이 열정 덕분에 19기 수강생 모두가 소중한 배움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모금기획 실전워크숍을 막막해하는 우리를 위해 친절히 설명해주시는 선생님들이 계셔서 참 행복하고 든든했다. 올바르게 방향을 잡아주시고 긍정적인 말로 지지하는 학습 분위기는 여러모로 많은 도움이 되었다.

한 주 한 주 팀원들의 표정과 마음 상태를 살피고, 격려와 칭찬으로 상대방을 응원하면서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는 기술을 터득할 수 있었다. 워크시트를 만들며 서로의 의견을 나누고 마침내 완성 단계에 이르렀을 때의 기쁨과 환호! 마지막으로 후원요청서가 만들어졌을 때의 설렘!

11월 24일, 19기 동문들은 모금의 10원칙과 수료증을 가슴에 안았다. 그리고 앞으로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변화와 혁신을 위해 신발끈을 단단히 매고 뛸 것을 다짐했다. ‘모금으로 세상을 바꾼다’라는 믿음과 함께.

– 글 : 최재순(모금전문가학교 19기 수료생)
– 사진 : 휴먼트리

월, 2018/12/1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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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대한민국에 희망은 있는가’, ‘더 나은 삶과 사회를 위한 희망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여 2016년 ‘시민희망지수’를 개발, 매년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2018 시민희망`지수 발표 컨퍼런스가 개최되었습니다. 2018년, 한국 사회의 희망은 몇 점일까요? 그 결과를 공유합니다.


‘시민희망지수’의 목표는 시민의 희망인식을 조사하고 더 나은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과제와 정책목표를 도출하는 것입니다. 2018년 시민희망인식조사는 11월 말 전국 15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는데요. 여기에 선발한 시민 5명과 함께 집담회(FGI, Focus Group Interview)를 추가로 시행했습니다. 컨퍼런스에서는 설문조사와 집담회 내용을 총화한 결과를 공유하고 한국 사회의 현주소와 과제를 살펴보았습니다.

우선 희망제작소 손정혁 연구원의 ‘2018 시민희망지수 조사결과 발표’가 진행됐습니다. 손 연구원은, 올해 시민희망지수는 기존 조사들과 달리 ‘현재 만족도’ 및 ‘기본인식’을 넘어 ‘사회에 대한 평가’, ‘사회적자본’ 등에 대한 문항들이 추가되어 다양한 분석이 가능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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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사회는 절망적, 개인은 희망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8년 시민들에게 대한민국은 ‘국가와 사회는 절망적, 개인은 희망적’이라고 합니다. 전년 대비 국가적 차원 희망은 4.08점, 사회적 차원 희망 1.89점이 하락했고, 개인적 차원의 희망만이 1.63점 상승하는 데 그쳤다고 하네요.

개인적 차원의 만족도는 작년 대비 모든 항목에서 상승했습니다. 경제 상태에 대한 만족도는 보통 이하지만, 가족·지인들과의 교류 및 관계에 대한 항목의 만족도는 가장 높아 가까운 관계에서 희망을 찾으려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손 연구원은 사회적 자본과 관련하여 ”사회적 자본이 전혀 없다고 응답한 3%에 달하는 시민에 대한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사회적 차원의 만족도는, 투명한 사회에 대한 인식 32.3점, 노력에 따른 공평한 성과 37.6점 등의 결과가 나왔습니다. 사회에 대한 인식 및 평가가 전반적으로 낮게 나타났는데요.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1순위로 ‘부모(가족)의 경제력과 인맥’이 꼽혔는데요. 우리 사회의 씁쓸한 현실을 되돌아봐야 하는 결과인 것 같습니다.

▲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조사 결과

▲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 조사 결과


국가・사회 대한 신뢰 회복과 공정성 확보 필요

손 연구원은 희망에 대해서도 만족도와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고 이야기했습니다. 개인적 차원의 희망은 다른 차원에 비해 가장 점수가 높았고, 가족, 친구·지인, 배우자(연인) 등과의 관계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다른 영역의 낮은 점수를 보완하고 있었습니다. 사회적 차원의 희망은 전년 대비 1.9점 하락했는데요. 사회적 갈등 완화에 대한 관리가 이뤄지지 않는 부분이 부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국가적 차원의 희망은 전년 대비 4.1점 낮았으며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평화적 남북관계에 대한 전망이 15.2점 상승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적 차원의 희망지수가 하락한 데에는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점이 작용했기 때문인 듯합니다. 전 세계적 차원의 희망은 전년 대비 0.7점 하락했는데요. 기술 발달에 따른 인류의 삶이 나아질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이나, 전쟁 및 난민 문제, 테러 위협 완화에 대한 희망 점수는 낮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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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연구원은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경제 위기와 함께 저성장, 저출생, 양극화의 시대에서, ”시민이 자신의 노력에 따른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한다고 느끼고 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성별에 따라 평등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사회적 갈등이 심화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지적했습니다. 이러한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국가와 사회에 대한 신뢰 회복과 공정성의 확보가 필요하다는데요. 손 연구원은 ‘다양한 시민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투명한 플랫폼 구축’, ‘제안한 정책의 반영률을 높이기 위한 제도 개선’, ‘시민이 제기하는 민원에 대한 평가체계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우리는 왜 가족 단위에서 희망을 찾을까?

이어 서울대 김홍중 교수의 발제가 진행됐습니다. 김 교수는 사회적 희망, 국가적 희망, 세계 수준의 희망은 비슷한 양상을 보이지만, 개인적 희망 점수가 높게 나온 게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시민들이 ”촛불 이후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는 과정에서 제고된 정치적 효능감과 다양한 방식의 민주적 행위능력에 대해 실감하고 있다“며, ”동시에 기본적으로 한국 사회가 공정성과 정의의 관점에서 많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습니다.

또한 김 교수는, 이번 조사가 국가, 사회, 세계의 미래를 비판적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개인의 삶에 대해서는 더 많은 희망을 기대하는 결과를 보여주는데, 이에 대해 더 깊이 있게 들여다봐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사회는 더 나빠지는데 가족, 친구들과 관계는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은 어떤 의미인지, 우리가 희망과 전망을 같은 맥락에서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질문이 생긴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생존 관점에서 한국 사회는 좋은 환경이 아닌데도 가족 단위에서 생존을 찾고 있는 것은 역설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는 가족, 친구 등의 관계도 많이 깨져있는데 희망에 대한 환상이 가족 단위로 모여있다는 것이 이상한 현상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희망지수를 개념화하고 이론화할 때, 희망과 낙관을 명확히 구분하는 철학적 논의를 활용하면 보다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시민희망지수를 지역에 적용한다면,

시민희망지수를 지역에 접목한 안산 (사)더좋은공동체 정주호 사무국장의 발제가 이어졌습니다. 정 사무국장은 기존의 만족도, 개인, 사회, 국가 차원의 희망을 넘어 ‘안산 지역 차원의 희망’에 대한 조사로 ‘사회 안전과 질서 전망’, ‘세월호 참사 경험의 사회 영향 전망’ 등을 물어 안산만의 이야기, 희망을 엿볼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특히 안산은 세월호 참사를 직접 경험한 20대에 대한 관심이 높은데, 20대의 희망지수가 가장 낮게 나온 것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사회안전에 대해 20대만이 2점대 점수를 기록해서 다른 연령대 대비 낮은 희망을 드러냈다고 합니다.

그는 질문을 지역 상황에 맞게 더욱 구체화 해야 하지만, 결과 역시 구체적이어야 한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시민희망지수 자체에 대한 조사, 분석, 해설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구축해, 다양한 지역의 데이터와 연동, 비교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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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소수자 목소리 듣기 위해 노력해야

세 명의 발제 후 종합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인천연구원 조승헌 연구위원은 ”희망이 없다는 사회와 시대에 희망이 있다는 자 누구이며 왜인가?“, ”희망이 넘친다는 사회와 시대, 절망에 빠진 자 누구이며 왜인가?“라는 두 질문을 염두에 두고 조사 결과에 접근한다면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는 등 후속 작업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또한 김홍중 교수와 같이, 객관적 상황이 어렵고 희망이 없기 때문에 마음이 편한 사람들끼리 결합하고 있지만, 실상 그 관계마저도 객관적 상황이 너무 안 좋기 때문에 현실적 타협 등이 이번 조사 결과로 드러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한겨레21 김현대 선임기자는 이번 조사 결과로 우리 사회가 물질가치 지향이 높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조사 결과를 보면 경제에 대한 많은 불안감이 드러나는데, 정규직과 비정규직, 경제적 양극화 등에 대한 갈등이 희망을 사라지게 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또한 시민들은 자율적 의사결정 수준에는 긍정적 반응을 보인 것과 달리 의견반영이 잘 안 될 것이라는 부정적 인식을 드러냈는데요. 김 선임기자는 이런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생활 요구를 능동적으로 반영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기본소득청‘소’년네트워크 백희원 활동가는 젠더에 대한 항목이 추가된 것이 인상적이고, 향후 성별에 따라 어떻게 구분되고 있는지, 사회현실을 관통할 수 있도록 보완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삶의 만족도 조사에서 생활 속 안전, 가사노동, 커리어 등 여성 입장을 반영한 항목이 있다면, 현실 밀착형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문항에 대해 여러 사회적 집단, 특히 다양한 소수자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노년유니온 고현종 사무처장은 실제 시민희망지수 중 일부 문항을 폐지 수집 노인 30명을 대상으로 벌인 결과를 공개했습니다. 노인들의 희망점수가 2018 시민희망점수보다 높은데, 이들은 현실보다 큰 바람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실제 현실을 숨기고 바람과 희망으로 드러나는 시민의 인식을 보다 심층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항목이 늘어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 정리 : 박지호 | 정책기획팀 연구원·[email protected]
– 사진 : 이동욱 | 정책기획팀 연구원·[email protected]

▶ 2018 시민희망지수 컨퍼런스 자료집 다운받기(클릭)

수, 2018/12/19-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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