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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울진 핵발전소 용역 직원은 한수원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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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울진 핵발전소 용역 직원은 한수원 직원”

익명 (미확인) | 목, 2015/12/03- 13:11

2010년 울진 핵발전소 발전보조 용역 업체 직원 8명이 자신들의 해고가 부당하다며 한국수력원자력을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한수원의 불법 파견이 법원에서 최종적으로 인정된 것이다.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지난 11월 26일 “원고들은 근무기간 동안 업무와 관련해 한수원의 지시나 감독을 받았을 뿐 용역업체로부터는 어떠한 지시나 감독을 받은 바 없다”며 “원고들은 용역업체에 고용된 후 피고의 작업현장에 파견되어 한수원으로부터 직접 지휘, 감독을 받는 근로자 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결했다.

▲ 울진 핵발전소

▲ 울진 핵발전소

이들은 울진 핵발전소에서 발전보조원, 화학시료 채취원, 변전소 보조원으로 일했던 노동자들이다. 대법원은 △한수원 정규직원이 원고들에게 업무 교육을 실시한 점 △정규직원과 혼재되어 근무하면서 각종 지시에 따른 업무를 수행한 점 △야간 또는 휴일 근무 시 출근 확인을 용역업체가 아닌 한수원 정규직원이 한 점 △업무 결과물을 정규직원이 확인하고 결재란에 서명한 점 △업무 장비와 물품을 한수원이 제공한 점 등을 들어 이들이 한수원 근로자 지위에 있다는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울진에 이어 영광 핵발전소도…불법 파견 소지 더 높아

이번 판결은 2013년부터 진행 중인 영광 핵발전소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영광 핵발전소 용역 직원들의 경우도 울진 핵발전소와 사정이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영광 핵발전소에서 방사선안전관리 업무를 했던 전용조 씨는 울진 핵발전소의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소식을 듣고 지난 2013년 10월 한수원에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전 씨는 지난해 뉴스타파와의 인터뷰에서 “13년 동안 일하면서 용역업체가 5번 바뀌었지만 용역업체 사장 얼굴을 본 적도 없다”며 “매일 한수원 정규직의 직접 지시와 감독을 받았다”고 말했다. 같은 소송에 참가하고 있는 13명의 다른 용역 직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지난해 뉴스타파 취재 결과 영광 핵발전소의 경우 한수원 직원과 용역 업체 직원이 핵발전소 전산망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공유하고, 용역 업체 직원이 한수원 직원 대신 결재도 대리로 했다는 점이 새롭게 드러났다. 이 것을 감안했을 때 영광 핵발전소는 울진 핵발전소보다 더 불법파견 소지가 높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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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원 내부 작성 보고서에서도 불법 파견 인정

또한 뉴스타파는 한수원에서 작성한 한수원 내부 위장도급 여부 진단결과 보고서를 입수했는데, 이 내부 보고서에는 한수원도 영광 핵발전소 방사선안전관리 용역이 불법 파견임을 인정하는 대목을 볼 수 있다. 이 보고서는 전용조 씨가 영광 핵발전소에서 일을 하고 있었던 2013년 8월에 조사를 시작해 10월에 작성된 것이다.

▲ 한수원 방사선안전팀이 작성한 한수원 내부 위장도급 여부 진단결과 보고서

▲ 한수원 방사선안전팀이 작성한 한수원 내부 위장도급 여부 진단결과 보고서

이 보고서는 울진 핵발전소 용역 직원이 대법원에서 승소할 것이 예상된다며 유사소송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적고 있다.

▲ 한수원 방사선안전팀이 작성한 한수원 내부 위장도급 여부 진단결과 보고서

▲ 한수원 방사선안전팀이 작성한 한수원 내부 위장도급 여부 진단결과 보고서

진단 결과를 보면 보건물리실 근무자의 경우 정직원과 용업업체 직원이 같은 업무를 담당해왔던 사실을 숨기기 위해 업무를 구분하도록 했고 근무장소도 피폭관리업무의 경우 용역업체 직원이 ‘한수원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을 ‘용역사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바꾸어 놓았다. 이는 사실상 불법 파견을 인정하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용역 직원들의 변호를 맡은 류하경 변호사는 “이 보고서를 보면 한수원 정직원 관리자와 간접 고용된 용역 직원들하고 1:1로 지휘, 명령, 감독, 보고 체계에 놓여있었다는 것을 한수원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라며 “용역 업체 소속 간접 고용자들에 대한 불법 파견이 이뤄졌단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전용조 씨를 비롯한 용역 업체 직원 6명은 2013년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는데 이듬해 용역 업체가 바뀌면서 고용 승계가 안 돼 해고됐다. 이들은 “자신들이 한수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이유로 해고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 씨는 매주 수요일 영광 핵발전소 앞에서 복직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영광 핵발전소 용역 업체 직원들이 제기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1심 선고는 내년 2월 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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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 블랙리스트 수사가 한창이다. 국가정보원 주도로 만들어진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는 한마디로 꼴불견이다. 반정부 성향 인물을 찍어 내고, 친정부 성향 인물을 지원하는 차별리스트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노동의 권리와 차별을 금지한 헌법 조문을 휴지 조각으로 만들었다.

되돌아보면 이명박 정부만큼 헌법을 경시하고 훼손했던 정부는 없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박기성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이 아예 “노동 3권을 헌법에서 빼는 것이 소신”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박 전 원장은 2009년 9월1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노동 3권 발언’과 관련한 국회의원들의 질문에 “다른 나라는 (노동권을) 법률로서 보장하고 견제와 균형이 이뤄지는데 우리나라는 그러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대표적인 노동연구기관인 노동연구원장의 발언치곤 상식 이하다. 그야말로 궤변이다. 이명박 정부 시절 국책연구기관장이 이 정도였으니 헌법의 위상은 말할 것도 없다. 헌법에 명시된 노동 3권 조항은 그들의 머릿속엔 없었다.

박근혜 정부도 예외는 아니었다. 지난해 겨울 1천600만명의 촛불은 과거 정권의 헌법 부정에 철퇴를 내렸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1조2항이 광장에서 메아리쳤다. 노동을 존중하는 헌법을 만들자는 염원으로 이어졌다. 촛불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내년 6월 지방자치단체 선거와 동시에 헌법 개정안에 대한 국민투표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의는 권력구조 재편에 무게를 싣고 있다.

반면 심상정 정의당 의원을 중심으로 노동헌법 33조 위원회가 구성돼 노동을 존중하는 헌법을 만들자는 운동이 가시화했다. 학계와 노동계에서도 노동헌법을 활발하게 논의 중이다. 이런 가운데 1948년 제헌의회가 제정한 헌법의 노동권 조항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제헌헌법에 따르면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와 의무를 가진다(17조). 근로자의 단결과 단체교섭권·단체행동의 자유는 법률 범위 내에서 보장된다.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사기업에 있어 근로자는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이익 분배를 균점할 권리가 있다(18조).

제헌의회가 이익균점권을 포함한 노동 4권을 제정한 셈이다. 이익균점권이란 노동자가 기업 활동 성과를 사용자와 나눠 가질 권리를 가진다는 뜻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해 제안된 ‘이익공유제’의 원형에 해당한다. 이익균점권은 한국노총의 전신인 대한노총 설립에 기여했고, 초대 사회부 장관을 지낸 전진한씨가 제안했다.

군사쿠데타로 정권을 찬탈한 박정희 정부는 62년 헌법을 개정해 제헌헌법을 훼손했다. 헌법에 있던 노동권 중에서 이익균점권을 삭제했다.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하여’라는 노동 3권 목적에 해당하는 문구도 삽입했다. 공무원인 근로자는 법률에서 인정한 이들 외에 노동 3권을 부정당했다. 이를테면 철도·체신 등 기능직 공무원을 제외한 일반직 공무원은 노동 3권을 행사할 수 없도록 헌법에 명시했다. 4·19 혁명 이후 교사노조가 설립된 것에 대응해 박정희 정부는 헌법에서 공무원노조 설립의 싹을 잘라 냈다. 박정희 대통령은 유신헌법을 마련해 노동 3권을 더욱 제한했다. 노동 3권 행사와 관련해 "법률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보장된다"는 내용을 넣었다. 공무원뿐만 아니라 국영기업체 또는 공익사업체에 속하는 노동자의 노동 3권도 제한했다. 전두환 정권은 헌법을 개정했지만 이러한 기조를 유지했다.

87년 이후 민주화운동과 노동자 대투쟁 영향으로 헌법이 개정됐다. 문제가 된 개별 법률로 단체행동권을 제한(또는 유보)하는 문구가 삭제됐다. 고용·임금·노동조건에서 차별금지와 최저임금제 시행 등의 조항을 신설한 것은 그나마 진전이다. 그럼에도 헌법은 여전히 일을 하는 사람(노동자)을 부지런히 일을 하는 사람(근로자)으로 규정했다.

제헌헌법 이후 헌법 개정을 보면 이익균점권을 삭제하고, 노동 3권을 법률로 제한하는 문구를 헌법에 삽입하는 식이었다. 87년 이후 이것을 개정하려 했지만 사실상 미완에 그쳤다. 제헌헌법에 비하면 못 미치거나 훨씬 후퇴한 셈이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났다. 적어도 제헌의회가 노동권 조항을 신설할 당시의 문제의식으로 돌아가야 한다. 헌법은 노동헌법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것이야말로 촛불이 불붙인 헌법개정 정신에 부합한다. 헌법상 기본권의 주체는 모든 국민에서 모든 ‘사람’으로, 근로는 ‘노동’으로 바꿔야 한다. 개정된 헌법에 모든 ‘사람’이 노동할 권리를 가지며, ‘노동자’는 노동 3권을 가진다고 명시해야 한다.

박성국 논설위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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