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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정규직이란 게 뭔지 알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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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정규직이란 게 뭔지 알고 계신가요?

익명 (미확인) | 수, 2015/12/02- 16:14

희망제작소는 2016년 창립 10주년을 앞두고 시민 관점의 정책제안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이 시리즈는 ‘좋은 일’의 기준을 찾는 설문조사를 위한 것입니다. 설문결과는 전문가토론을 거쳐 ‘2016 정책제안 보고서’에 반영됩니다.

[기획연재] 좋은 일, 공정한 노동② 정규직이란 게 뭔지 알고 계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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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으로 취업한 친구들하고는 연락이 잘 안 돼요.”

경영학을 전공하고 서울의 한 공공기관 총무팀에서 일하는 20대 중반 남성 A씨는 이렇게 말했다. 반 년 넘는 인턴 기간을 거쳐 어렵사리 정규직 자리에 채용돼 2년째 일하고 있는 그에게 “대학 친구들 중 비정규직으로 취업한 경우도 많은가?”하고 물었을 때, 그는 “그럼요.”라고 바로 답했다.

“요즘은 처음부터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기업 자체가 드물어요. 일단은 계약직으로 시작해야 하는 데가 워낙 많다보니까 그 전까지는 ‘비정규직 취업’을 생각도 안 했더라도 일단 받아들일 수밖에 없죠. 문제는 언제 정규직으로 전환될지 기약이 없다는 거예요.”

그렇게 취업한 친구들이 직장에 만족하고 있는지를 묻자 그는 “솔직히 그런 것 묻기도 껄끄럽고 해서 잘 안 만나게 된다.”고 했다. 정규직‧비정규직이 하나의 사회 계층이 된 것 같은 풍경이다.

“기업 규모보다 정규직을 원한다”는 구직자들

취업 포털 ‘커리어’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구직자들은 기업 규모보다 정규직 여부를 더 중요시한다. 2010년 1,200여명의 구직자에게 “대기업‧공기업 비정규직과 중소기업‧벤처기업 정규직에 모두 합격했다면 어느 쪽으로 취업하겠는가?”를 묻자 77.4%가 중소‧벤처기업 정규직을 택한 것이다. 그 이유(복수응답)는 ‘고용 안정이 중요해서'(64.4%), ’정규직의 대우가 좋아서‘(38.1%), ’발전 가능성이 커서‘(22.5%) 등이었다. 이를 보면 우리 사회에서 정규직이 어떤 의미인지를 유추할 수 있다.

그렇지만, ‘정규직’이라는 건 법적인 개념이 아니다. 언론에도, 정부 정책에도, 대통령 후보 공약에도 늘 등장하기 때문에 실체가 분명한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정규직’이라고 명실상부하게 알려진 곳조차 일자리의 질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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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를 제대로 해 보기 위해 세 명을 만났다. 드라마 ‘송곳’, 영화 ‘카트’의 실제 배경인 2007년 홈에버 대량 해고 사태 때 노조 사무국장이었던 홍윤경 영등포산업선교회 비정규직선교센터 사무국장,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 청년 일자리 실태를 알기 위해 지난 6~8월 20~30대 여성 20명을 집중 인터뷰 한 한국여성민우회 류형림 활동가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정규직‧비정규직의 구분으로 고용 현실을 바라봐서는 답을 찾기 어렵다”고 했다.

정규직을 달라면 ‘무기계약직’을 받는다

“2007년 파업 당시에 홈에버 정규직 초임 연봉은 1,500만원, 비정규직 연봉은 1,000만원이었어요. 8년 전이긴 하지만, 업무 강도에 비해 분명히 낮은 수준이죠. ‘비정규직 해고하지 말고 정규직 전환하라’고 512일 파업한 끝에 전환이 되긴 됐는데 ‘무기계약직’이었어요. 연봉은 100만원 올라서 1,100만원이 됐죠.”

2007년 7월 ‘비정규직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2년 이상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법 규정을 피해가기 위해서 기존 비정규직 계산원들을 대거 해고하려던 홈에버는 결국 노동자들의 요구를 들어주긴 했지만 ‘그대로’ 들어준 것은 아니었다. ‘무기계약직’이라는 새로운 형태로 전환해줬을 뿐이다. 그렇지만 “정규직 전환이 안 됐다”고 말하기도 어려웠다.

‘무기계약직’을 발명한 건 은행권이었다. 우리나라 은행 직제에는 ‘창구직’이라고도 불리는 직군이 있어왔다. 97%가 여성이었고, 종합직 행원과는 승진‧임금 등에서 분명한 차별이 있었다. 이에 대해 2004년 서울지방노동청 고용평등위원회가 남녀평등고용법에 저촉된다고 판정했다. 그러자 우리은행에서 제일 먼저 ‘무기계약직’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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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요구에 ‘무기계약직’을 들이밀 수 있는 이유는, 정규직은 법적으로 ‘기간에 정함이 없는 고용 계약’이라는 것 외에는 아무런 정의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무기계약직’은 법적으로는 ‘정규직’과 같은 것이다.
그렇지만 무기계약직은 분명 정규직과 다르다. 기업의 상황에 따라서, 말하자면 부서 통폐합과 같은 이유로도 계약을 연장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기존 정규직에 비하면 분명 고용안정성이 떨어진다. 은행 창구직만 봐도 알 수 있듯이 대부분의 경우 임금‧복지혜택‧승진 등에서도 차별을 받는다.

비정규직에 더 높은 임금을 준다면?

홍 사무국장은 “기업에 필요한 지속적인 업무에는 정규직을 고용하는 게 맞다”는 기본 입장 만큼은 한결같지만, 여러 사업장의 고용 현실을 접한 뒤로 “정규직‧비정규직의 문제가 핵심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한다.

“노동자를 쉽게 쓰고 쉽게 버리겠다는 기업의 입장이 근본적인 문제죠. ‘고용안정’이 그렇게 부담스럽다면 비정규직‧무기계약직을 채용하면서 임금을 더 주거나, 최소한 정규직과 동등하게 주면 됩니다. 그 정도 비용을 들인 만큼 ‘고용안정’을 줄인 효과를 거두면 되니까요. 그런데 기업은 부담도 줄이면서 임금 비용도 아끼고 싶어 해요. 그게 문제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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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무기계약직이 정규직과 대비되는 이유는 고용불안만이 아니라 임금과 복지혜택 차등, 그리고 마치 낮은 신분 계층인 것과 같은 차별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홍 사무국장은 “만일 정규직이 아닌 경우에 임금을 더 준다고 하면 모든 문제는 자연히 해결된다”고 했다. 임금은 ‘노동력의 가치’를 단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기업은 그렇게 하지 않죠. 여러 직군으로 분리하면 통제하기가 더 쉬우니까요.”

홍 사무국장이 ‘정규직’의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된 건, 하청업체와 영세 사업장들의 상황을 알게 되면서다. 하청업체는 납품 물량이 없으면 일을 쉬면서 기다려야 하고, 물량이 몰리면 철야도 해야 한다. 5인 미만 영세사업장은 근로기준법 적용도 안 된다. 회사가 4대 보험을 들여 주려고 해도 노동자가 마다하는 경우도 많다. 임금 자체가 워낙 적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규직‧비정규직은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게 사실이다.

“정규직 아니라 좋은 일자리가 중요”

청년유니온 김민수 위원장의 이야기도 비슷한 맥락이었다. “정규직‧비정규직에 과도한 의미가 부여된 것이 맞다”고 했다.

“노동권의 ‘비정규직 차별 철폐’ 운동이 10여 년 이어지다 보니 ‘정규직은 괜찮은 일자리고 비정규직은 그렇지 못한 일자리’라는 인식이 있지만 실제로 임금과 고용안정의 측면에서 보면 정규직 여부보다는 기업의 규모가 더 큰 영향을 미칩니다.”

청년유니온은 그런 관점에서 우리 사회에서 ‘좋은 일자리’라고 할 만한 대기업‧금융기업‧공기업 등 극히 제한적이라고 했다. 문제는 그런 자리조차도 빠르게 사라져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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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유니온이 지난 10월 기자회견을 통해 ‘2015 청년착취대상’을 수여한 롯데그룹 사례를 보면 무엇이 문제인지 엿볼 수 있다. 롯데그룹 계열사 207개의 온라인 채용공고를 분석한 결과 평균 시급이 최저임금(2015년 기준 5,580원)에 근접한 5,907원이었고, 평균 월급은 103만원에 불과했다.

“기업을 쪼개고 사업장을 쪼개서 직원을 각각 채용하기 때문에 안정성과 임금 수준이 크게 떨어지고 있는 겁니다. 엄연히 ‘롯데그룹’에 돈을 벌어주는 사업장인데도 직원들은 10개월 단위 고용으로 퇴직금을 못 받거나, 최저임금 수준의 시급을 받거나, 심지어 주 40시간 근무를 하면서도 일용직 노동자처럼 매일 근로계약서를 새로 쓰고 있습니다. 모두 기업이 노동력을 ‘비용’으로만 보기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이죠.”

SC은행은 최근 전 직원의 20%에 해당하는 1,000명 규모의 희망퇴직 계획을 발표했다. 그렇게 마련된 재원으로 신입사원을 뽑겠다지만 정규직이 아니다. 완전연봉제를 적용받고 기존 정규직과는 승급‧권한에 차등이 있는 ‘전문 계약직’으로 채용한다는 것이다. 취업준비생들이 선망하는 몇 안 되는 안정된 직장인 은행마저도 이렇게 ‘정규직’과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공기업은 이미 1990년대 말부터 대규모 구조조정을 한 뒤 여간해서는 정규직을 뽑지 않는다. 평균 연령이 40대가 넘어간 곳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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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위원장은 “이미 정규직이라는 예전 기준 그대로의 일자리가 늘어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됐다”면서 “그러나 좋은 일자리의 기준은 분명히 존재하고, 필요하다”고 했다.

“일정한 수준 이상의 고용안정성과 임금, 존중이 있는 문화, 성장 가능성 등을 갖춰야 좋은 일자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자리 창출’ 정책이 나온다면 ”몇 개를 만드느냐?“고만 묻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어떤 일자리냐?’고 물어야 합니다.”

“대기업 정규직도 좋은 직장 아니다”

한국여성민우회 류형림 화동가는 “대기업 정규직으로 취업해도 배겨내지 못 하는 문제”를 이야기했다.
청년 일자리 실태 파악을 위해 20명을 집중 인터뷰 한 뒤 류 활동가는 “대기업 정규직도 좋은 일자리는 아니다”라고 생각하게 됐다. 특히 여성에게는 말이다.

“인터뷰 대상자들이 공통적으로 원한 것은 ‘내가 성장할 수 있는 일자리’였어요. 일단 고용이 안정되고, 임금도 생활할 수준이 돼야 하겠지만, 업무가 명확하지 않거나, 보조적인 업무만 맡기거나, 같은 업무를 하는데도 차별을 당해야 한다면 일자리에 만족할 수가 없는 거죠.”

호봉제가 없어지고 완전연봉제가 보편화되면서 일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연봉이 어떤 수준인지 정확히 알기 어려운 점도 문제였다. 인터뷰 대상 중에서 기업 인사팀에 근무했던 여성은 “본인들은 모르고 있지만 같은 경력에 똑같은 일을 하는데도 여성들이 연봉 200~300만원, 심하게는 500만원을 적게 받는다”면서 “연봉 테이블이라도 만들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회사에 건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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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활동가는 “임신‧출산‧육아에 따른 불이익은 물론이고 직장 내 성희롱을 당한 뒤에 도리어 더 불이익을 받은 경우들도 있지만 사내에서는 이런 문제들을 바로잡을 길이 없다”면서 “이런 직장에서 단순히 대기업 정규직이라고 만족할 수가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물론, 저임금의 열악한 일자리에 직면한 사람들은 더 많다. “대기업‧정규직이면 됐지, 뭘 더 바라느냐?”는 말이 나오는 것도 어쩔 수 없긴 하다. 이에 대해 류 활동가는 “부모의 지원을 받을 수 있고, 좋은 학교를 나왔고, 외국어 능력 등이 있는 청년에게 대기업‧정규직으로 가는 좋은 길이 열려 있을 뿐인데, 그마저도 좋은 직장이 아니라는 것은 우리 사회 전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부‧여당이 노동법 개정과 관련해서 추진하는 ‘저성과자 일반해고’ 도입에 대해서 류 활동가는 “저와 상담했던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가 ‘저 같은 사람은 바로 잘리겠네요”라고 하더라“면서 “수많은 사람들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저성과자‘라는 낙인 하에 잘려 나갈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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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노동법 개정과 ‘좋은 일자리’의 관계

위에 언급한 SC은행 희망퇴직에는 꽤 많은 신청자가 몰려서 경쟁률이 높다고 한다. 최대 60개월분까지 특별퇴직금을 주기 때문인데, 여기에는 또 다른 사정도 작용한다. ‘일반해고’가 도입되면 명예퇴직‧희망퇴직 제도도 없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은 기업이 정규직 직원을 해고하고 싶을 때, 명백한 징계 사유가 없다면 목돈을 일시에 주는 명예퇴직‧희망퇴직으로 유도하는 방법을 썼지만, ‘저성과자에 대한 해고’가 가능해지면 그럴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다.

한 은행원은 “예전에는 명예퇴직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면 ‘다른 꿈이 있어서 그만뒀다’고라도 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저성과자로 찍혀서 쫓겨난’ 사람이 될 수밖에 없게 됐다”라고 했다.

이밖에도 지금의 5대 노동법 개정 현안에는 일자리의 질과 관련된 여러 문제가 결부돼 있다. 취업규칙 변경이 쉬워지면 직원들의 충분한 동의 없이 임금피크제가 도입될 수 있고, 통상임금 범위가 좁혀지면 연장근로수당도 줄고, 퇴직금도 줄어든다. 연장수당이 줄어든다는 것은 노동시간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일이 회사를 고발하지 않는 이상 노동시간을 줄이도록 유도할 수 있는 것은 수당으로 나가는 비용의 압박뿐이기 때문이다.

취업규칙 변경 기준 완화로 호봉제는 더 빨리 사라지고 완전연봉제는 더 빨리 정착될 것이다. 노조 조직률이 낮은 우리 환경에서 완전연봉제가 확산되면 개인이 임금인상을 위한 협상력을 가지기 어렵기 때문에 임금근로자의 소득은 좀처럼 늘어나지 않을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5년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임금근로자 중에서 월급 200만원이 안 되는 근로자가 48.3%에 달했는데, 여기서 더 정체된다면 우리 삶은 어떤 모습이 되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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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자리냐?”고 물을 준비 됐을까?

2014년 기준 우리나라 정규직 고용보호지수는 22위로 OECD 34개국 중 하위권이다. 2015년 온라인 취업정보업체인 잡코리아에 따르면 조사에 응한 정규직 직원 중 82.2%가 고용 불안을 느낀다고 했는데 이는 2006년 45.2%에서 대폭 높아진 것이었다.

그런데도 언론에서는 늘 ‘정규직 과보호가 문제’라는 말이 들려온다. SC은행에서는 “당신이 나가야 청년을 (계약직으로나마) 고용한다”는 사내 방송이 나온다고 한다. 나름대로 노력해서 ‘좋은 직장’에 들어갔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사회의 죄인이 된 분위기다. 초등학교 때부터 성적에 매달려 온,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갖은 스펙을 쌓아 온 많은 젊은이들은 그나마도 좋은 직장이 뭔지 경험해 볼 수조차 없을 지경이다.

그럼에도 고용에 대한 정책은 계속 나온다. 선거철이 되면 더 많이 나올 것이다. 김 위원장이 말한 것처럼, 우리는 “어떤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것이냐?”고 물을 준비가 되어 있을까?

희망제작소는 이 연재 시리즈와 설문조사를 통해서 ‘좋은 일자리’의 기준을 찾아 가려고 한다. 다음 회부터는 노동시간‧임금‧삶과의 균형‧존중 등 세분화해서 ‘좋은 일자리’ 기준을 탐색하려고 한다. 그리고 설문조사 결과와 종합해서 ‘좋은 일자리’의 상(像)을 만들어 보려고 한다. 그래야 “이런 일자리를 달라!”고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글_황세원(연구조정실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이우기(사진작가)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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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부문일자리81만개,가능한가?포스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지난 1월 18일 자신의 대선정책 캠프라 할 수 있는 '정책공간 국민성장'이 주최한 <대한민국 바로 세우기 제4차 포럼> "일자리, 국민성장의 맥박"에서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를 만들겠다고 말했습니다. 현재 전체고용의 7.6%를 차지하는 공공부문 일자리의 비율을 OECD 평균(21.3%)의 절반 수준이 되도록 3% 정도 올려 81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입니다. 81만개는 우리 경제활동인구(2700만명)에 3%를 적용한 숫자입니다.

 

공공부문 고용 확대에서 대해서는 다양한 시각이 존재합니다. 결국 공무원 수를 늘리는 것으로 막대한 재정지출 때문에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비판부터 소위 '철밥통'이라는 부정적 인식으로 증원 자체에 대한 정서적 거부감도 존재합니다. 한편 저성장,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 복지국가 실현을 위해 공공부문 확대는 필수적이고, 공공부문 고용 확대로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내수진작, 경제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이번 참여사회포럼에서는 복지국가 건설, 사회공공성 강화, 일자리 창출이라는 시대적 과제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공공부문 일자리 문제에 대해서 관련 전문가들을 모시고 토론해 보려고 합니다.

 

 

참여사회포럼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가능한가?"

 

시간: 2017년 2월 28일(화) 오후 4~6시

장소: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주최: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

 

사회

장지연 참여사회연구소 <시민과 세계> 편집위원장(한국노동연구원 사회정책연구본부장)

 

발제

김용기 정책공간 국민성장 더좋은더많은일자리 추진단장(아주대 경영학과 교수)

 

토론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김유선 한국노동사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이병훈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실행위원(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 문의: 참여연대 참여사회연구소 02-6712-5249

 

 

수, 2017/04/2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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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헌정 사상 최초의 탄핵대통령을 남긴 박근혜정부가 지난달 실업률 5%대를 찍었다. 실업률 5%대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10년1월 이후 7년1개월만이다. 2월 기준으로는 1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같은 달 실업자 수는 135만명을 돌파하며 IMF 외환위기 직후와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

수, 2017/03/15-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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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석 광주 8대 공약

 

일자리 창출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구축 하겠습니다. 

미래 먹거리 창출

1. 광주형 일자리 연계 자동차 100만대 생산기지 조성(서구)

2.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연계 사업의 일환으로 '한류관광, MICE산업 복합단지 조성'(서구)

3. 미래형 친환경 자동차 생산기반 조성(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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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7/03/15-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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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 창출 공약에 대해 말이 많다. 문 전 대표가 처음 공약을 발표한 1월 18일 이후 지금까지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각종 대선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줄곧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전 대표의 일자리 공약이 아니었다면 이렇게 논란이 지속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문 전 대표가 논란을 자초하는 경우도 있고 비판하는 쪽에서 근거없는 문제제기를 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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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문 전 대표는 1월 18일 일자리 공약을 발표하면서 이렇게 말했다.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강바닥에 쏟아 부은 국가예산 22조 원이면, 연봉 2,200만 원짜리 일자리를 100만 개 만듭니다. 재정운용의 우선순위 문제일 뿐입니다.

하지만 이런 계산법으로 만들 수 있는 일자리는 1년짜리 일자리일 뿐이다.

때문에 ‘연금부담 분이 빠져있다’거나 ‘ 정년까지 고용을 염두에 두지 않고 나온 계산법이다’, ‘4대강 22조 원은 한번이면 끝나지만 공무원은 고용하면 평생 세금이 들어간다’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그런데도 문 전 대표는 2월 10일에 출연한 JTBC 썰전에서도 “공무원 초임이 연봉이 2천만 원 정도 되거든요.10조면 연봉 2천짜리 공무원 50만 개 만들 수 있습니다.”라며 같은 논리를 반복했다.

실제 문 전 대표의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 공약에서 공무원 일자리는 17만 4천명이다. 당연히 받아들이는 유권자 입장에선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렇다 보니 생산적이지 못한 비판도 나온다.

바른정당의 대선주자인 유승민 의원은 “문 전 대표가 81만 개를 공무원으로 만들겠다고 했다”며 “현재 공무원 숫자가 100만인데 앞으로 5년 안에 100만 개 가까이 또 만드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신문사 사설에도 ‘공무원 81만명 공약’이라며, 하지도 않은 공약에 대한 비판이 등장한다.

그런데 문 전 대표가 말하는 일자리 81만개는 공무원을 포함한 공공부문 일자리이지 공무원 81만명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핵심은 문재인 전 대표가 말하는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가 새로운 일자리인가 하는 것이다.

1.숫자 ‘81만’의 근거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회장은 지난 2월 13일 한 언론 기고문에서, 문 전 대표가 내놓은 81만의 근거가 모호하다면서 공약의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유력 대선 후보가 공약을 발표한지 거의 한달이 지났는데도 경영자단체 회장이 근거에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지난 2월 6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서울 노량진 고시학원에서 수험생을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OECD 국가 전체고용 가운데 정부와 공공 비율이 21.3%인데 우리나라는 7.6%에 불과하다. . OECD 평균의 절반 정도만 따라가도 공공부문 일자리를 81만 개까지 늘릴 수 있다”

즉, 공공부문의 고용 비율을 3%P 정도만 높여도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가 새로 생겨난다는 뜻이다. 81만 이란 숫자는 우리나라 경제활동인구 약 2천7백만명에 3%P를 적용해 나온 수치다.

문 전 대표가 인용한 OECD 통계는 지난해 OECD가 발표한 Government at a Glance – 2015 edition에 나온다.

▲ 전체 고용 대비 공공부문 고용 비중 OECD국가별 비교. 출처:OECD 자료.

▲ 전체 고용 대비 공공부문 고용 비중 OECD국가별 비교. 출처:OECD 자료.

우리나라는 일본과 더불어 다른 OECD 국가에 비해 공공부문 고용 비율이 상당히 낮다.

당시 행정자치부가 각 부처에서 취합해 보낸 자료에 의하면 공공부문 취업자 191만 6천명을 2013년 취업자수 2506만6천명(노동부통계)으로 나누면 7.6%가 나온다. 여기엔 직업군인과 사립교원도 포함됐다는 것이 행자부 담당자의 설명이다.

2.그렇다면 문재인의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는 새로 생기는 일자리인가?

문 전 대표의 싱크탱크인 국민성장의 일자리추진단장인 김용기 교수(아주대 경영학과)는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는 공무원 일자리 17만 4천 개과 공공성을 갖는 사회적서비스 종사자와 민간에 위탁했던 공기업 일자리 등 63만 6천 개로 구성된다”고 밝혔다.

공무원 17만 4천명에는 법정기준보다 부족한 소방 공무원 만7천명, 그리고 매년 만6천7백명을 선발하는 의무경찰을 대체하는 정규경찰, 그리고 군 부사관 등이 포함된다.

나머지 63만 6천 개는 정부 예산이 투입되고는 있지만 민간이 위탁관리하고 있는 의료·보육·복지·교육 분야의 사회적 일자리 30만 개와 공기업이 민간에 용역을 주던 일자리 33만 6천 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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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기 교수는 “사실상 정부 지원으로 민간이 운영하는 보육,요양시설 가운데 공공시설 비중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이 수치를 30%정도로 높이면 30만 정도를 공공부문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공공기관의 비정규직이나 공기업이 민간에 위탁해 간접고용하는 청소,경비 등의 일자리를 공공부문의 일자리로 전환하면 일자리의 질도 좋아지고 중간에서 업체 마진으로 새어나가는 예산도 아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의 설명대로라면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가 모두 신규 일자리는 아닌 셈이다.

즉, 공무원 17만 4천 개는 새롭게 생기는 일자리가 맞지만 63만 6천 개의 공공부문 일자리는 대부분 민간부문에 속해 있던 일자리를 질 좋은 일자리로 만들어 공공부문으로 전환시키는 일자리다. 없던 일자리가 새로 생기는 개념은 아닌 것이다.

김 교수는 이에 대해 “일자리 개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부 예산이 들어가는 사회서비스 분야이면서도 양질의 일자리라고 할 수 없었던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바꾼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어찌됐든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가 모두 새로 창출되는 일자리가 아닌만큼 이에 소요되는 예산에 대한 논쟁도 사실관계에 입각해 다시 진행될 필요가 있다.

문 전 대표가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를 만들겠다면서 했던 말, “이명박 정부가 4대강 사업으로 강바닥에 쏟아 부은 국가예산 22조 원이면, 연봉 2200만 원짜리 일자리를 100만 개 만든다”는 발언은 논란을 자초한 정확하지 않은 설명이다.

22조 원이면 신규 일자리 100만 개를 만들 수 있고 자신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말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표의 공공부문 일자리 81만 개는 모두 신규 일자리도 아닐뿐 더러 균일한 질의 일자리도 아니다.

일자리 공약을 마련한 김용기 교수는 “세세하게 설명할 기회가 없다보니 오해가 생긴 것 같다”면서 81만 개 일자리에 필요한 예산 22조원이 나오게 된 구체적인 근거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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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공무원 일자리 17만 4천 개를 5년 동안 순차적으로 뽑는다고 가정하고 병역필 남성을 신규채용하는 기준으로 9급 3호봉 본봉에 각종 수당까지 합쳐 연봉 3천만원으로 계산했다”고 밝혔다. 또 최근 매년 공무원 1만 명을 채용해 온 것을 감안해 5년 동안 5만 명을 제외한 나머지 12만 4천 명의 인건비를 호봉 상승분까지 감안하면 12조 2천백억 원의 예산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보육과 요양 등 사회적서비스 부문 종사자 일자리 30만 개에는 5년 동안 4조 9천5백억 원, 공공기관 비정규직과 간접고용자를 공공부문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33만 6천 개 일자리에는 5년 동안 4조3450억 원이 소요되는 것으로 계산했다.

이렇게 하면 5년 동안 총 21조 5천50억 원이라는 수치가 나온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보육분야에만 예산 13조 원이 이미 집행되고 있고 공공기관의 경우에도 30% 정도는 자체 수익으로 인건비 상승분을 감당할 수 있기 때문에 직접 투입해야하는 예산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1인당 인건비를 1년에 5백만 원 정도만 추가하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또 연 400조 원 규모의 예산에서 4조 원 정도는 충분히 조정 가능하다는 것으로 예상했다. 박근혜 정부의 올해 일자리 분야 예산만 해도 17조 5천억 원이나 되고 실업급여에 들어간 6조 원을 제외한 실질적인 일자리 예산이 10억 원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4조 원을 전혀 불가능한 규모라고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아무리 취약한 소방,치안 분야라 하더라도 공무원을 17만 4천명이나 뽑는 것이 적절한가, 또는 과연 ‘작은 정부’보다는 ‘큰 정부’를 지향해야할 시점인가, 하는 논쟁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이렇듯 부정확한 상태로 반복되는 대선 주자의 발언과 여기서 불거지는 불필요한 논쟁은 유권자들만 혼란스럽게 할 뿐이다.

취재: 최기훈
CG: 하난희

월, 2017/02/27-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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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사회포럼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가능한가?

 

참여사회포럼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가능한가?"

 

시간: 2017년 2월 28일(화) 오후 4~6시

장소: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주최: 참여연대 부설 참여사회연구소

 

사회

장지연 참여사회연구소 <시민과 세계> 편집위원장(한국노동연구원 사회정책연구본부장)

 

발제

김용기 정책공간 국민성장 일자리추진단장(아주대 경영학과 교수)

 

토론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김유선 한국노동사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이병훈 참여연대 노동사회위원회 실행위원(중앙대 사회학과 교수)

 

문의
참여연대 참여사회연구소 02-6712-5249

목, 2017/02/23-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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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 간 갈등만 부추기는 정부의 ‘상생’ 대책

최저임금인상, 노동시간단축, 사회보험확대로 좋은 일자리 창출해야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의 책임을 묻기보다는 노동자에 책임 전가

 

오늘(6/17), 정부는 경제관계장관회의를 통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안」(이하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추진방안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소위 노동시장구조개혁의 후속조치로, 기존의 정부방침이 반복되고 있다. 노사정합의의 실패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자신의 정책을 ‘의견 접근’ 등과 같은 수사를 동원하여 합리화하고, 일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당초 기업투자활성화를 통한 일자리창출, 임금상승과 내수 진작을 통한 일자리 창출 등의 고용정책기조를 내세우며 박근혜 정부는 기업들에게 각종 세제혜택을 제공하고 규제를 완화했다. 그러나 단기부양책은 실패하고 기업에 대한 고용창출 유인책 역시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사실상 정부정책의 실패다. 그런데 이제 와서 모든 책임을 노동자에게 묻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기업 압박에 실패하자 고용정책기조를 중·고령 노동자 임금감축을 통한 청년일자리창출로 바꿔 노동자 분열과 압박에 나서고 있다. 

 

정부는 계속해서 자신의 정책이 청년을 위한 것이며, 청년과 중·장년의 상생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임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일자리가 없는 이유는 노동자와 기성 노동조합에 있다기보다 인건비를 줄이고, 중소기업과 노동자에게 응당 자신이 책임져야 할 비용을 전가해서 이윤을 쌓고 있는 대기업의 수익구조에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정부의 고용정책기조는 현재 주어진 일자리를 노동자 내부경쟁을 통해 분배하겠다는 것인데, 이는 세대 간의 반목과 갈등을 부추길 뿐,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세대 간의, 노동자 간의 상생이라고 이름 붙이려면 최소한 당사자 간의 지속적인 대화와 타협이 있어야 하는데, 작금의 상황은 사회적 대화는커녕 심지어 이미 합의에 실패한 내용을 정부가 일방적으로 강행하고, 여론을 호도하여 관철시키려는 형국이다. 상생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는다. 

 

원·하청 간의 상생협력, 비정규직 관련 대책 모두 기존에 있던 제도의 반복이다. 현 제도의 한계와 문제점을 보완되거나 개선된 내용은 확인하기 어렵다. 중소기업과 노동자, 청년 등 당사자의 사회적 요구와는 동떨어져 있고, 실효성이 없다고 경험적으로 증명된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상생과 보호라는 미명 하에 재벌·대기업에게 면죄부를 줄 것이 아니라, 재벌·대기업이 중소기업과 노동자, 청년에게 휘두르는 갑질을 근절하기 위해 이들의 횡포를 행정과 사법에서 엄정하게 다스리고, 규제해야 한다. 

 

정부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한다면, 청년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주고자 한다면, 노동시간 단축과 공공부문을 통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최저임금 현실화와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차별금지 등을 통해 일자리의 질을 올려야 한다. 실업급여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구직촉진수당 등을 도입하여 실업자와 구직자에게 안정된 구직활동기간을 보장하고, 이를 통해 취약계층노동자들이 나쁜 일자리를 전전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부는 세대 간, 노동자 간의 갈등을 조장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안을 관철시키려한 태도를 반성하고, 이미 합의에 실패한 자신의 안을 폐기해야 한다. 정부는 노동자와 청년, 시민의 요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수, 2015/06/17-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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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 공정한 노동]
⑮미래노동 변화에 대한 준비? 지금 ‘좋은 일’이어야지

“일자리 창출 몇 개, 이런 계획 그만 세우시고,
지금 있는 일자리들의 질을 높이는 정책과 법을 만들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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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1월 28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1간담회실에서는 ‘좋은 일자리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국회의원들의 연구단체인 ‘미래 산업과 좋은 일자리 포럼’(대표의원 노회찬)이 주최하고, 포럼 연구책임의원인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희망제작소가 공동주관한 행사였습니다.

희망제작소는 2015년부터 우리 사회에 부재한 좋은 일의 상(像)을 찾기 위해서 온라인 설문조사, 그룹 인터뷰, 전문가 인터뷰, 연령 및 상황별 시민 워크숍 등을 진행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 사회에 ‘좋은 일’이 더 많아지기 위한 방법, 즉 정책과 제도, 입법 등을 통해 노동권의 토대를 높이는 방법도 모색하고, 제안해 왔습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행사는 “좋은 일자리란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연구해 보려는 국회의원들과 함께 그동안 희망제작소가 쌓아 온 경험과 의견, 생각들을 나눌 수 있어서 의미 있는 자리였습니다.

연말 예산심사와 의결 등 일정이 바쁠 때지만 이날 행사에는 생각보다 많은 국회의원, 정치인들이 찾아왔습니다. 특히 노동 관련 법안을 다루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소속 의원들이 다수 눈에 띄었습니다. 몇몇 의원들의 인사말에서는 현 정부의 일자리 정책에 대한 문제의식, 대안의 필요성에 대한 고민들이 엿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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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서 단기적으로는 현 정권에 대한 문제가 가장 큰 의제지만, 길게 보면 일자리 문제 해결이 가장 시급한 의제다. 경제성장이 이뤄지면 일자리는 자연히 늘어난다는 공식은 이미 깨졌고 이제는 일자리를 바라보는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환노위원장)
“현 정부 들어서 일자리 정책에 들어간 예산이 22조 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업률도 떨어지지 않았고 그렇다고 일자리의 질이 높아졌다고 느껴지지도 않는다. 좋은 일자리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부터 해봐야 하겠다.”(서형수 의원)
“현재의 일자리 정책은 일자리의 질을 하향평준화 하고 있다. 노동관련법들도 지켜지지 않는 사회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기업 친화적인 정책이 아니라 노동자 친화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김종훈 의원·무소속)

“미래에 일자리 줄어든다는 불안은 과장됐다”

첫 발제로는 정재승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가 ‘미래 산업과 좋은 일자리의 관계’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먼저 정 교수는 최근 인공지능의 부상, 4차 산업혁명에 대한 전망 하에 “미래 사회에서는 일자리가 대폭 줄어든다”는 불안감이 커지는 데 대해서 전문가의 관점을 제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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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기기관차 발명, 공장식 제조업 도입의 1·2차 산업혁명 당시에도 ‘기계의 대체로 인간의 일자리가 대폭 줄어든다’는 예측이 있었지만 맞지 않았습니다. 제조업과 ICT 기술이 융합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가 되면 인공지능과 로봇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든다고 하는데, 그 예측은 과장된 측면이 있습니다. ‘기술적으로 가능한가’과 경제적으로 도입 가능하고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정 교수는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이 지식을 다루는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지만, 그렇다고 인간이 하는 노동의 다양한 유형을 다 대체하기는 어렵다”면서 경비원, 기자의 일을 예로 들었습니다. 경비원의 업무를 감시·단속하는 것으로만 본다면 CCTV와 자동개폐장치를 다는 것으로 대체할 수 있지만 돌아다니며 주민들과 상호작용하고 갖은 일을 처리해주는 일까지 포함한다면 이 직업을 쉽사리 없앨 수 없다는 것입니다. 또한, 기자의 역할을 단지 정보를 조합해서 기사를 쓰는 것으로 한정한다면 ‘로봇 저널리즘’이 가능하지만, 현장을 다니며 취재하고 의제를 발굴하는 것까지로 생각하면 그렇게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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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활동 엮인 직업은 대체되기 어렵다”

다만, 정 교수는 “현재 추세를 보면 ‘화이트 칼라’, 즉 사무직·지식 노동자가 인공지능에 대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습니다. 반면 대체되기 어려운 직업은 ‘생각’과 ‘활동’이 복합적으로 엮여 있는 형태라고 정의했습니다.

따라서 현재 한국 사회에서처럼 실습, 추론 없이 단순한 정보를 주입시키는 방식으로 교육을 계속해서는 인공지능으로 대체될 인재만 기르게 될 것이라고 정 교수는 지적했습니다. 그리고 “정책적으로는 일자리 자체를 많이 만드는 것보다는 우리 사회와 기술 발전에 적합한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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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술의 도움 하에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행복한 삶을 추구하기 위한 일자리들입니다. 각 분야별로 좋은 일자리에 대해 사려 깊은 논의들이 많아졌으면 합니다.”

“이전 시대 ‘좋은 일’, 더 이상 좋은 일 아니다”

두 번째로 그동안 희망제작소가 진행해 온 연구를 ‘일과 삶에 대한 의식 및 우선순위 변화’라는 제목으로 황세원 선임연구원이 발표했습니다. 정규직, 전일제, 사무직, 전문직, 대기업, 고임금, 유망업종, 사내복지가 잘 된 직장 등,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좋은 일’이라고 여겨졌던 일들이 긴 노동시간, 소모적이고 반복적인 업무, 실적에 대한 압박, 승진 경쟁, 직장 내 괴롭힘, 그리고 언제 구조조정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은퇴 후에 대한 막막함 등 속에서 더 이상 ‘좋은 일’이라고 여겨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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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가 2016년 7월 30일 진행한 ‘좋은 일 기준 찾기 릴레이 워크숍’ 청소년·학부모 워크숍 참석자들의 응답 내용을 보면 어려서 꿈꿨던 일, 앞으로 하고 싶은 일, 내 아이가 했으면 하는 일 등의 질문에 대해 가장 많이 나온 응답은 ‘재미있는 일’이라는 것이었습니다.

2015년 11월~2016년 1월에 진행해서 1만5,000여명이 참여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는 ‘고용안정’, ‘임금’, ‘관계’, ‘발전’ 등 6가지 일의 요건 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건으로 ‘근로조건’, 즉 적정한 노동시간과 스트레스 없는 환경, 프라이버시 침해 없는 환경 등을 꼽은 응답자가 가장 많았습니다. 사회적으로 위세가 있는 일보다는 ‘적성’에 맞고 ‘재미’가 있는 일을, 조직 내에서의 승진보다는 ‘개인의 전문성’이 커지는 일을 선호한다는 것도 이전 시대와는 달라진 특징이었습니다.

개개인이 추구하는 ‘좋은 일’의 유형을 알아볼 수 있도록 희망제작소가 자체 개발한 보드게임 ‘나에게 좋은 일’을 2016년 10월부터 워크숍에서 진행한 결과를 봐도 적절한 노동시간, 자율성, 개인의 전문성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좋은 일 없는데 ‘훈련·연결·상담’만 하는 정책

이런 결과들을 종합해 보면 우리 사회에 ‘좋은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 드문 이유를 유추해 볼 수 있습니다. 크고 위계 있는 조직에 소속돼 일하면서 승진으로 보상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이전 시대보다 줄어들었는데, 우리 사회에서는 얼마 안 되는 그런 일자리들에서만 안정된 고용계약, 적정 수준 이상의 임금과 처우가 보장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에 해당되지 않는 일들은 차별 받고 저임금, 낮은 처우에 시달리는 ‘나쁜 일’이어도 할 수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입니다. 때문에 일자리의 질을 높여달라는 요구에는 “더 노력해서 정규직 되지 그랬어?”라는 답이 돌아오는 것이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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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제 우리는 하나의 직업만을 가지는 시대가 아니라, 완전히 일할 수 없을 때까지 몇 개의 직업을 가질지 알 수 없는 시대를 산다는 것입니다. 20대 첫 취업 시기와 결혼·출산·육아기인 30~40대, 구조조정과 퇴직에 직면해야 하는 40~50대, 신체능력이 저하되기 시작하는 60대 등에 희망하는 ‘좋은 일’의 기준은 다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정규직’ 일자리로 진입할 기회는 20~30대의 아주 일부에게만 열려 있다는 점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정규직, 열악한 일자리로 갈 수밖에 없는 처지인 것입니다.

그런데도 정부의 일자리 정책은 대부분 훈련·상담·연결에 대한 것입니다. 청년내일찾기패키지, 해외취업지원, 청년취업인턴제, 경력단절여성 취업박람회, 중장년취업아카데미, 고령자인재은행 등 어떤 정책을 봐도 그렇습니다. 우리 사회에 ‘좋은 일’이 거의 없는데 어디로 연결해 주겠다는 것일까요? 간혹 정부가 나서서 일자리를 만들기도 하지만 그렇게 해서 만든 일자리들은 대체로 비정규직, 인턴인 실정입니다.

“일하는 사람 관점의 정책이 필요하다”

희망제작소는 법과 정책, 제도를 만드는 국회의원, 정부 관계자들에게 “일자리를 창출하려고 하지 말고 좋은 일이 많아질 수 있는 사회적 토대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자 합니다. 있는 법이라도 제대로 지켜지도록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엄격하게 적용하고, 예외업종 없이 법정 노동시간을 준수하도록 하고, 근로계약서가 제대로 체결되도록 현실적인 관리감독을 하는 것이 그 첫째입니다.

둘째는 실업보장 현실화, 최저임금 인상, 노사 간 대화를 통해 근로조건을 높여가는 문화를 적극 권장하는 등 ‘일하는 사람 관점’의 정책을 펴 달라는 것입니다. 국가는 ‘좋은 일’을 원하는 수많은 사람들을 위한 것이어야지, 기술로 사람을 대체하고 더 많은 이윤을 남기려는 극소수의 사람들을 위한 것이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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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에 맞는 청년 사회보장 제도 가능하다”

‘국내외 좋은 일자리 기준 지표와 현실’이라는 제목의 세 번째 발제에서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국제적으로 논의되는 좋은 일자리의 기준과 정책 방향을 전했습니다. 이미 국제노동기구(ILO), 유럽연합(EU),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등에서는 ‘노동인권’의 기준에서 ‘좋은 일자리’(decent work)의 개념을 발전시켜 왔고, 국내에서도 관련 연구들은 계속 이뤄져 왔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고용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법을 국제 기준의 ‘고용의 질 지표’를 기준으로 정리해 제시하기도 했습니다. ‘고용 기회’, 즉 안정된 일자리의 창출을 위해서는 제대로 된 ‘노사정 협약’이 이뤄질 수 있어야 하고, ‘고용 안정성’을 위해서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소득 불평등’ 해소를 위해서는 생활임금과 기본소득 도입, ‘적정 노동시간’을 위해서는 노동시간 단출 모델 발굴, 노동자의 ‘참여·발언’ 기회 확대를 위해서는 노동조합 조직률을 높이고 노동자가 경영에 참여하는 ‘노동 이사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등입니다.

특히 사회 보장의 측면에서는 청년들이 안정적인 삶 가운데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청년수당’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시와 경기도, 인천, 광명 등에서 도입을 모색하고 있지만 중앙정부와 중복되는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데 대해 김 연구위원은 “지역의 관점에서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실행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개발할 방법들이 있다”면서 “긍정적으로 대안을 함께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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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은 나쁜 일자리에서 일해야 합니까?”

마지막으로 지은정 한국노인인력개발원 지은정 부연구위원은 ‘60+ 적합일자리 구현 가능한가’라는 제목으로 발제를 했습니다. 지 부연구위원은 “우리 사회에서 60대 이상은 생산성이 낮다는 가정 하에서 낮은 임금으로 고용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실제로 생산성이 낮은지는 검증된 적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노인 일자리는 청년 일자리와 경쟁하는 관계인 것으로, 즉 노인 일자리가 많아지면 청년층이 취업할 곳이 없어지는 것처럼 인식되지만 실제 연구 결과들을 보면 둘의 상관관계는 없다고도 했습니다.

정부는 ‘노인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발굴해서 연결한다’는 식의 정책을 펴오고 있는데, 지 부연구위원에 따르면 그렇게 찾아낸 ‘노인 적합 일자리’ 중에는 실제 노동 수요가 거의 없는, 즉 존재하지 않는 일자리도 있고 처우가 낮은 단순노무직도 많다고 합니다. 지 부연구위원은 “60대 이상은 나쁜 일자리에서 일해야 합니까?”라고 질문하면서 시니어 고용에 대한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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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자로 참여한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도 “행복추구권의 관점에서 좋은 일자리를 재정의할 필요가 있다”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위해서는 일자리를 새로 만들려고 하기기보다는 기존 일자리의 양질화 노력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보탰습니다. 또한 “이와 같은 노력은 누가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정부만이 할 수 있거나 기업에 맡길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일하는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좋은 일자리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두 번째 토론자 한지혜 경기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청년 관점의 현실적인 정책을 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청년 25만 명이 공무원을 준비하는데, 그 이유가 정말 공무원이 하고 싶어서인지를 고민해봐 달라”고 했습니다.  또한 경기도에서 서울로 왕복 몇 시간을 들여 출퇴근 하는 사람이 200만 명인데, 최근 경게도 청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해 보니 절반 정도가 “집과 가까운 곳에서 월급 200만원만 받을 수 있어도 이직하겠다”고 했다면서 “사람들의 삶을 전반적으로 나아지게 할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한 큰 틀의 고민이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마지막 토론자인 권태성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총괄과장은 이날 발제와 토론 중 나온 요청과 제안들에 대해서 ‘현실적으로 가능한지’에 대한 점검은 필요하다면서 “그럼에도 좋은 일자리에 대한 인식이 특히 젊은 층에서부터 달라지는 것이 보인다”면서 “어려서부터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일찍 알고 준비할 수 있도록 교육이 바뀌어야 하겠다”는 의견을 내놨습니다.

“현재의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바꿔야”

예정된 두 시간이 훌쩍 넘도록 진행된 이 자리에서 바로 어떤 결론이나 방향이 도출될 수는 없었지만 참석자들의 호응과 진지한 표정에서 조금은 달라진 분위기가 전해져 왔습니다. 진행을 맡았던 서형수 의원의 마무리 발언에서도 어떤 변화의 조짐, 희망을 읽을 수 있었습니다.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방향은 한 가지로 모이는 것 같습니다. 바로 현재의 일자리를 좋은 일자리로 바꿔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하는 사람들을 포함해서 모든 주체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어떤 노력을 하면 좋을지 고민해야 하겠습니다. 저희도 더 연구하고 모색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글 하단의 ‘좋은 일 기준 찾기’ 온라인 설문조사는 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도 좋은 일의 기준과 이를 위한 사회의 변화 방향을 생각해 보도록 구성됐다. 12월 말까지 진행될 이 설문조사 결과는 좋은 일이 많은 사회를 위한 정책 제안을 만드는 데 반영된다

글 : 황세원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 사진작가

토, 2016/12/10-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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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일, 공정한 노동]
⑯ 40~60대, “은퇴한 후에도 좋은 일 하고 싶어요”

“은퇴 후 시간적 여유가 있는 일을 하고 싶어요.”
“사람들과 좋은 관계를 쌓아가면서 일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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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가 2016년 12월 3일 오후 서울시NPO지원센터에서 40~60대를 대상으로 진행한 ‘좋은 일 기준 찾기 릴레이 워크숍-나의 일 이야기’의 한 참석자가 한 말이다.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장년·노년기에 했으면 하는 일의 성격에 대해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일’,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일’, ‘자율성이 좀 더 보장되는 일’ 등을 답했다. 사회 초년 시기부터 대기업 등 위계가 강한 조직에서 일해 온 사람들일수록 더 그랬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실질적 은퇴연령이 남성은 72.9세, 여성은 70.4세(2015, OECD)이고 60세 이상 취업자가 407만 명(2016, 통계청)에 달한다는데, 이 중에서 ‘좋은 일’이라고 부를 만한 일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60세 이상 임금근로자 중 67.5%는 비정규직(2015, 통계청)이라고 하고, 중·고령층 여성 임금근로자 중에서는 무려 82%가 저임금 근로자(2012, 통계청)에 해당된다. 심지어 일하는 노인 중 4.5%는 ‘폐지 줍는 노인’(2015,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라는 분석도 있다.

“일을 한 하는 것보다 ‘좋은 일’ 하고 싶다”

그런데도 노년 일자리의 처우는 높아지기는커녕 더 나빠지는 중이다. 경비노동의 처우를 높이기한 해법을 모색 중인 희망제작소의 ‘사다리포럼’에 따르면 경비원들 중에는 의외로 근로조건 개선을 원치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렇게 되면 청년층에게 일자리를 빼앗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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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파견근로자보호법(파견법) 개정을 통해 55세 이상 고령자에 대한 파견 전면 허용을 추진했던 이유도 그와 같은 맥락이다. 직접고용에 비해 처우가 나쁠 것이 분명한데도 파견 형태의 고용을 전면 허용해야 하는 이유를 정부 관계자는 “고령자는 일할 자리가 있는지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왜 이렇게 됐을까. 희망제작소가 2015년, 45~64세 은퇴예정자를 대상으로 “은퇴 후에도 일을 할 의향이 있습니까?”라고 물었을 때, 무려 91.7%가 ‘그렇다’고 답했다. 사람들이 단순히 생계를 위해, 가족 부양을 위해서만 일한다면 이런 응답이 나올 수 없다. 이미 우리 시대에 ‘일’이란 그 가운데서 정체성을 발견하고 싶은 것이다. 일을 안 하며 살고 싶은 사람보다는 ‘좋은 삶’을 살기 위해 ‘좋은 일’을 찾고 싶은 사람이 더 많다.

그런데 대한민국에서는 차별받지 않고, 적정 수준 이상의 임금을 주고, 언제 해고될지 불안해하지 않아도 되는 일, 비인격적 대우를 받지 않게 해줄 보호막이 존재하는 일은 소수에 불과하다. 그리고 그런 일에 진입할 기회는 20대~30대 초, 학교를 졸업한 직후에만 잠깐 열릴 뿐, 그 뒤로는 어떤 이유로 재취업을 하건 대부분은 열악한 처우의 ‘비정규직’에 직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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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상황에서 ‘다음 일’을 모색하는 사람들은 ‘단순노무직’, ‘저임금 근로’를 각오하는 수밖에 없을까? 그러기 싫으면 지금이라도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고 ‘건물주’가 되어야 할까? 그보다는 차라리 사회를 바꾸는 게 쉽지 않을까. 어떤 연령대에 어떤 일을 하건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고, 차별받지 않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편이 우리 각자가 ‘좋은 일’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지는 방법이 아닐까.

40~60대도 “적정 노동시간 가장 중요”

이번 워크숍에서는 ‘일 전환을 꿈꾸는 40~60대’ 참가자들과 함께 이와 같은 질문들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를 위해 우선 필요한 것은 각자가 ‘좋은 일’에 대한 자신의 기준을 보다 분명하게 아는 것이다. 희망제작소가 자체 개발한 보드게임 ‘나에게 좋은 일’의 1부가 바로 이를 위한 과정이다.

각자 주어진 자원(시간·스펙·끈기·가족지원·산전수전) 칩으로 ‘일 경험’ 카드를 모으고, 이 카드의 조합으로 퍼즐 조각을 모으는 방식의 1부 게임을 마치면 각 참가자는 보드판에 놓은 퍼즐 색깔을 통해 자신의 ‘일 추구 유형’을 확인할 수 있다.

그동안의 워크숍에서 취업준비생과 비영리 단체 종사자 등 대부분 20~30대인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1부 게임을 진행했을 때, 5가지 유형 중에서 적정한 노동시간을 중시하는 ‘균형 중시’ 유형이 가장 많이 나왔다. ‘자율성 중시’, ‘성취·개인 전문성 중시’, ‘관계·협력 중시’ 유형들도 고르게 많이 나온 반면, 기존의 좋은 일 기준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는 ‘안정성·조직 중시’ 유형은 가장 적게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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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대가 대부분이었던 이번 워크숍 결과도 비슷했다. ‘균형 중시’ 유형이 가장 많이 나왔고, ‘자율성 중시’ 유형이 그 다음이었다. 청년층에 비해 ‘안정성·조직 중시 유형’의 비율이 높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시간·자율성·협력하는 관계의 중요성

1부가 끝나고 같은 테이블 참가자들끼리 결과를 공유하도록 했을 때도 ‘시간’의 중요성을 강조한 사람들이 많았다. 자율성, 협력하는 관계의 중요성에 대한 의견들도 많았다.

“예전에는 시간의 중요성을 잘 몰랐는데, 점점 중요해지더라고요. 예전에 중요하게 생각하던 직장의 기준들이 사실 다 필요 없는 것들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저도 몰랐는데, 게임 결과를 보니까 제게 요즘 시간이 많이 부족했나 봐요. 원래 아무리 재미있는 일을 해도 제 개인 시간이 보장되지 않으면 화가 나고 지치는 편이었었는데, 한동안 잊어버리고 살았네요.”
“저는 성취·개인 전문성을 중요시한다고 나왔는데, 지금 하는 일보다는 균형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이 강해서 그런 것 같아요. 일을 벗어나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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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참가자들이 “사회 초년 때부터, 혹은 청소년기부터 자신이 원하는 일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 볼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 참가자는 “내가 선호하는 일의 유형만 보는 게 아니고 다양한 방면으로 일의 유형과 요건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해준 점이 좋았다”고 보드게임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보드게임 2부, ‘사회의 토대 만들기’

이번 워크숍에서는 ‘나에게 좋은 일’ 보드게임의 2부가 처음 공개됐다. 1부가 각자 ‘좋은 일’을 찾기 위해 개인의 자원과 노력을 투입하는 과정이었다면 2부는 3명의 팀원들이 힘을 모아서 ‘좋은 일’이 많아질 수 있도록 하는 사회의 토대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다. ‘좋은 일’을 찾기 위해서는 개인의 노력 외에 사회의 토대도 필요하다는 의미다.

2부에서는 사회에 좋은 일이 많아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제도·문화 등의 내용이 담긴 총 15장의 정책카드가 새롭게 주어진다. ‘노동시간 줄여서 시민의 시간 누릴 권리 충분히 보장’, ‘구인광고에 근무조건·임금·문화 등 정보 표기 의무화’, ‘현실적 실업수당으로 일 안 할 때도 평균적 생활 보장’, ‘초·중·고 교육 과정 중 노동권 교육 의무화’, ‘사장님 대상 정기적 노동교육 의무화’ 등의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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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원들은 각자가 1부에서 획득한 자원들(일 경험 카드, 자원 칩, 퍼즐 등)을 활용해 이 카드들을 획득해야 한다. 한정된 자원으로 되도록 많은 카드를 사려면 정책카드 뒷면에 그려진 ‘일 요건 카드’, 즉 1부에서 사용한 카드 6장을 최대한 유추해서 맞춰야 한다. ‘좋은 일의 요건’과 이를 위해 필요한 정책·제도·문화를 연결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그 결과로 정책카드 획득에 성공하면 1부에서 미처 채우지 못 한 보드판의 빈 칸을 메울 수 있는 1칸짜리 퍼즐들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워크숍에서 2부까지 게임을 진행해 본 결과, 대부분 팀들이 주어진 보드판 전체를 꽉 채우는 성과를 냈다. 2부의 게임 규칙이 아직 완벽하지 않은 영향도 일부 있긴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참가자들이 열의를 가지고 적극적으로 참여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이어서 참가자들은 정책카드들을 가지고 ‘우리 사회에서 좋은 일이 많아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그룹 대화 시간을 가졌다. 그 내용은 다음 연재 글을 통해서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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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하단의 ‘좋은 일 기준 찾기’ 온라인 설문조사는 워크숍에 참여하지 않은 사람들도 좋은 일의 기준과 이를 위한 사회의 변화 방향을 생각해 보도록 구성됐다. 12월 말까지 진행될 이 설문조사 결과는 좋은 일이 많은 사회를 위한 정책 제안을 만드는 데 반영된다

글 : 황세원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이우기 | 사진작가

월, 2016/12/19-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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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예산을 염두에 두고 기획재정부에서 향후 경제운용계획에 제4차 산업혁명의 추진내용을 집어넣겠다고 뜬금없이 언론에 공표했다. 배경에 상관없이 한국 미래를 걱정하는 일단의 올바른 결정이다. 그러나 겉치레와 면피용 행정을 넘어서 제대로 방향을 설정하고 내실있는 성과를 만들어 가려면 치밀한 토론과 성찰이 필요한 주제이다.

이명박의 ‘녹색성장’과 박근혜의 ‘창조경제’같은 황당한 오류를 되풀이해서는 아니 된다. 마침 지난 2월, 제5회 백년포럼에서 다루었던 주제였기에 당시 보조 자료로 작성했던 내용을 약간 보완하여 다시 재구성 해본다.

수면 위로 떠오른 ‘4차 산업혁명’

올해 1월말, 스위스의 관광도시 다보스에서 2016년 세계경제포럼이 열렸다. 초기에는 주로 기업을 중심으로 경제인모임으로 시작되었던 다보스포럼은 매년 참여 범위를 넓히면서 정치인, 과학자들 그리고 많은 국가의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들이 함께하면서 논의 주제도 매우 다양하게 확대되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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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www.gereports.kr/)

수많은 인사들이 참여하였고 매우 광범한 주제들이 논의되었으나, 그 중에서도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주제가 단연코 핵심적 내용으로 부각되었다.

사실 제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는 새롭다기보다는 미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이미 여러 해 전부터 회자되었으나, ‘다보스포럼 2016’을 통하여 화려하게 세계적 관심을 받는 주제로 떠오른 셈이다.

4년 전, 2기 오바마 행정부는 세일가스(Shale gas) 채굴기술의 성공 등에 자신을 얻어 ‘USA제조업의 부활’을 선언하였다. 미국 내 주요 제조 산업체들은 자신들의 고유 분야에 전통적으로 강한 유통과 서비스 그리고 소프트웨어 산업의 경험과 기술을 재결합시켜 제조 산업분야의 혁신을 주도하기 시작하였다.

유럽에서도 오비이락처럼 물리학박사 출신인 독일의 메르켈수상이‘Industrie 4.0’을 주창하고 강력하게 추진하기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논의가 대서양 양편에서 공식적으로 수면위에 오르기 시작했다.

첨단기술과 과학의 통합…새로운 차원의 산업혁명

제4차 산업혁명의 주요영역이 컴퓨터 기술과 인터넷 환경에 기인한다는 점에서 이를 제3차 산업혁명과 분리하여 별도로 지칭하는 것이 옳은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쟁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기존의 제3차 혁명은 주로 공장자동화, 사무자동화, 금융과 물류시스템 혁신 등에 집중하여 이루어지고, 개별기업, 개별산업, 개별국가 단위에서 이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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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news.kbs.co.kr/)

반면 제4차 산업은 기존의 컴퓨터에 로봇기술, 인공지능(AI), 감지기술(remote sensors), 무제한적인 데이터 저장, 사물인터넷( IOT)의 등장, 네트워크간의 새로운 결합 등 새로운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이 누적 결합되면서 개별적 영역에 머물던 제3차 산업의 영역에서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과학과 기술의 통합된 형태 (integrated system of all modern & advanced S&T)을 형성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디지털(digitalization), 자동화(automation), 전기전자(Electricity & Electronics) 등이 중심기술로 역할하게 된다. 동시에 전 세계를 석권한 금융 산업과 지구적 차원의 생산거점과 시장을 확보한 글로벌 기업들에 의해 미래의 비즈니스 모델은 더 이상 한 지역과 한가지 산업에 머물지 않고 국가경계와 산업별 장벽을 넘어서 전 세계를 기반으로 하게 된다(end to end loops in integrated space & industry ).

자본재 및 소비재 시장의 수요가 감지기술 등에 의해 축적된 빅데이터(big data)를 통해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분석되면 이러한 통계가 기존 제품의 생산 및 새로운 제품의 기획자료가 되어 유연하게 자동화된 무인시설을 통하여 생산과정을 거치면서 역시 무인화된 물류체계와 거점을 통하여 시장과 수요자에게 공급된다.

이 과정에서 생산 및 서비스 설비의 운영상태와 조건이 실시간으로 확인되고 종합되어 최적의 관리와 적정한 정비를 사전적으로 시현하게 된다.

예컨대 하늘을 나는 점보 비행기의 엔진과 주요 기능품 상태가 1초 단위로 항공사와 공급업체에게 실시간으로 제공되어 언제 무슨 제품의 어느 부품이 교환되는 것이 가장 경제적이고 안전한가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한국에 설치된 발전소의 GE 주요 설비에 대한 운용정보가 원공급자인 미국 GE의 종합진단센타에 실시간으로 제공되어 본사에서 원격으로 해결할 것은 즉시 조치되고, 한국 현장에서 조치해야 할 사항은 실시간으로 현장기술자에게 통보되어 처리지시가 이루어진다.

앞서 가는 미국

이러한 이야기는 단지 인건비가 비싼 선진국 뿐 아니라 임금이 싼 중국같은 국가에서도 발견된다.

세계철도산업의 40% 를 차지하는 중국의 차량바퀴를 생산하는 공장의 경우 각 차량의 운용상태에 대한 정보가 실시간으로 종합되어 매일 생산해야 할 수요량과 사양이 무인과정을 통해 생산에 투입된다. 대부분 공정이 자동화되어 14억 인구가 매일 이용하는 철도차량의 바퀴를 생산하는 현장에는 10명 남짓한 종업원만 일하면 충분하게 된다.

자율주행 자동차가 실현되면 이미 구축된 정보시스템과 결합되어 자가용이 필요없는 시대가 된다. 또 다양한 감지기능 기술과 데이터 분석기법이 보편화되면서 산업활동뿐 아니라 개인의 일상적 요구사항을 손 안의 모바일 콘트롤러 또는 핸드폰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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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electronicdesign.com/)

미국은 이미 세계적인 독점을 형성한 소프트웨어 및 정보산업을 기반으로 대표적인 제조업체인 GE를 중심으로 Industrial internet consortium -IIC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GE 회장은 GE가 더 이상 전통 제조업체가 아닌 소프트 산업회사임을 선언한다. 반면에 아이폰 공급업체인 애플사는 자동차를 움직이는 컴퓨터(mobile computer)로 정의하면서 자율주행 자동차 생산을 암시하기도 한다.

지난 11월2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inancial Times)는 기술혁신이라는 특집을 통하여 한물 간 것으로 평가됐던 Microsoft 사를 재조명했다.

2015년 기준 120억불(13조원)이라는 엄청난 기술개발비를 인공지능(AI) 분야에 투자한 나델라(Nadella) CEO는 마치 빌 게이츠가 개인 컴퓨터 시대를 예측하고, 스티븐 잡스가 스마트폰 시대를 열었듯이, AI의 새로운 시대를 선언했다.

그는 모든 산업분야와 모든 일상생활의 영역(all walks of life, every industry & business process)에서 인간과 대화하고, 판단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AI 개발에 전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일본, 중국의 대응

미국기업들이 화려한 소프트웨어 산업을 중심으로 접근하고 있다면, 전통적 기술을 기반으로 착실하게 종합적인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독일의 대표주자인 지멘스(Siemens)사는 2015년 하노바 산업전시회에 ‘Industrie 4.0’에 기초한 중형 규모의 유연 무인화 방식인 생산공장(smart factory) 및 기업경영 모델을 소개하면서 새로운 도전의 문을 열었음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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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출처: http://www.zdnet.co.kr/)

일본은 전통적으로 강세인 첨단로봇산업에 전략적으로 집중하면서 새로운 산업의 핵심 영역을 차지할 기세이다.

중국은 거대한 인구와 시장을 배경으로‘next 10years project’를 통해 세계 제조업의 중심위치를 확고히 하기 위한 각종 자동화산업에 주력한다, 예컨대 산업용 표준로봇이 유럽과 일본에서 2억-3억원 대 가격을 형성하는데 비해 중국은 1억원 미만의 로봇을 생산하기 시작한다.

소수의 일부 학자들은 컴퓨터 산업 및 인터넷환경이 인류에 미치는 영향은 증기기관으로 움직였던 철도산업에 못 미치며, 제4차 산업혁명보다 제2차 산업기에 만들어진 세탁기 발명이 훨씬 중요했다고 이야기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이제 인류는 전대미문의 새로운 혁신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고 판단하며, 제4차 산업의 도래를 무시하는 태도는 기계화가 도입되던 시대의 러다이트운동처럼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될 것이라고 한다. 

4차 산업혁명의 위협: 기술 격차의 확대

문제의 핵심은 이전의 산업혁명들은 노동과 일자리를 새로운 형태로 전환시켜 왔으나 (예컨데 제1차 산업혁명은 농업중심에서 공장제 제조업과 육체노동으로, 제2차 산업혁명은 근육질 노동에서 사무직 관리직업무로, 제3차 산업혁명은 서비스와 지식산업중심으로 이동시키면서도 과거보다 더 많은 일자리들을 만들어 냈다), 제4차 혁명은 기존의 일자리 형태를 바꿀 뿐만 아니라 많은 일자리를 단기간 내에 없앨 수 있다는 점이다. 

많은 논쟁과 토론이 진행 중인 주제에 섣부른 예단은 피해야할 것이지만, 그동안 나온 이야기들을 중심으로 몇가지 논쟁점들을 나열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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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서울경제신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인공지능(AI)과 바이오,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이 이끌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최대 부작용으로 양극화 심화가 61.7%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대량실업, 인간 효용가치의 하락, 기계의 지배 등 순이었다. (이미지 출처: http://www.sedaily.com/)

‘Industry 4.0’의 통합적 종합적 기능은 기존의 산업체계와는 비교할 수 없는 효율과 성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다. 그러한 성과가 마르크스와 케인즈가 예언하였듯이, 모든 국가와 개개인 모두에게 골고루 혜택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인류의 축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진행 과정에서 기업간, 국가간 개별 단위의 생존전략과 결합되어 경쟁과 탐욕으로 상호 간에 통제할 수 없는 상황으로 치달릴 위험성이 매우 높다고 할 것이다.

우선 빅테이타를 처리하는 핵심 중앙정보센타의 투자 규모만도 수 억에서 수 십억 달러에 달하며, 전체 시스템 구성에 필요한 다양한 분야의 기술개발에는 천문학적 규모의 투자가 요구된다.

따라서 이를 감당하기 위해 기업간 연합과 합병이 불가피하다. 위에 예로서 언급한 세계 최대 규모의 제조업체인 GE 조차도 다른 분야의 기업들과 연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서 투자의 위험을 상쇄하기 위해 경쟁사였던 프랑스의 알스톰(Alsthom)사를 합병할 수밖에 없었다.

유럽에서는 거의 유일하게 독일의 거대기업인 지멘스(Siemens)그룹만이 독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하에 독자적인 실행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더구나 승자독식의 성격이 강한 핵심기술로서 정보산업, 소프트웨어 및 인터넷환경을 미국이 장악한 상태에서 새로운 기술제국주의의 위험성조차 내재되어 있다. 최근 구글 등 미국계 기업과 중국 및 유럽국가 간의 갈등은 이를 암시하고 있다.

앞서 말했듯이, 미국과 더불어 세계 5위권 경제대국인 독일, 중국, 일본 및 인도 그리고 한국 정도가 겨우 국가 단위의 지원과 전략을 통해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외 대부분의 국가와 기업들은 종속적인 위치에서 부분적 영역에 한하여 하청 협력을 구해야 할 형편이다. 우리가 흔히 디지털 격차와 소외를 이야기하듯이 미래에 형성될 ‘industrie 4.0’은 그 규모와 기술적 수준에서 국가간, 기업간, 지역간 새로운 격차를 형성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4차 산업혁명의 위협: 사라지는 일자리

이미 언론에서 보도됐듯이, OECD 국가를 기준으로 500만명 정도가 수 년 안에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한다. 제3차 산업혁명의 진행과정에서 형성되어온 중간수준의 관리직의 약 50% 정도가 조만간 일자리를 잃고, 장기적으로는 반복적인 작업을 하는 육체적 노동 뿐 아니라 단순한 판단을 하는 관리직종 대부분이 사라질 위험에 있다고 전망된다.

문제는 기존의 산업혁명처럼 새로운 일자리가 만들어지면서 기존의 직업군을 대체하고 보충할 가능성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냉정하게 말하자면, 로봇과 AI가 해낼 수 있는 영역에서는 더 이상 인간이 일할 기회가 없어진다고 보아야한다. 제4차 산업혁명이 만들어내는 기술영역과 인간영역 간 절충과 타협이 가능할 수 있을까?

표준적이지 않은 직업군으로 혁신(innovator), 발명(inventor), 전략분석(data interpreter), 경영판단(decision makers), 그리고 문화예술 활동 등은 별다른 영향없이 독자 생존할 수 있을까?

현재로서는 AI 기술의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솔직한 답변일 것이다. 오히려 문제의 해결은 기존 방식이 아닌 새로운 개념으로 일자리를 재규정하는 것이다. 노예가 대부분의 생산 활동을 담당했던 그리스 도시국가 시절, 정치공동체 일원으로서 시민의 역할이 새로운 일자리에 대한 하나의 암시가 될 것이다.

낡은 관습과 제도를 버려라 

위에서 암시하였듯이, 미래의 교육에서 암기식, 주입식 교육은 완전 무의미해진다.

무심한 판사의 판결보다 AI의 사안처리 능력이 더 공정하고 투명한 판단을 내릴 수 있다. 단순한 회계학 역시 미래에는 on-line 방식의 회계시스템에 자리를 내주게 된다.

따라서 미래의 교육은 제공된 정보와 지식을 재해석하고, 새롭게 창의하는, 한마디로 적용된 기술이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는 영역으로 이동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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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4차 산업혁명 시대로 쏜살같이 날아가는데, 교육은 여전히 근대 초기의 교육 형태로 남아 있다. 흔히 한국의 교육현실을 21세기 아이들에게 20세기 교사들이 19세기 지식을 주입하는 것으로 묘사하곤 한다. (사진 출처: http://www.k-today.com/)

산업체계 내에서는 복잡한 시스템을 운용하고 분석하고 처리하는 고도 수준의 전문영역군과 전략적인 판단을 하는 책임자군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다. 이러한 과학기술의 성과를 모두가 공유하게 된다면, 업무시간도 대폭 단축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생산과 서비스 산업 영역에서 해방된 영역 – 교육, 문화, 연구, 취미, 운동, 사회활동 등에 주로 시간을 보내게 되는 행운을 누리게 될지 모른다.

문제는 급격히 변해가는 혁신 환경과 새로운 산업체계 속에서 쏟아지는 재화와 서비스를 소비할 수 있는 시장수요를 만들지 못하고, 공유하는 순환의 과정을 형성하지 못하면, 제4차 산업혁명은 백악기 공룡과 같이 감당할 수 없는 무게와 스스로 고립된 조직의 문제를 극복하지 못하고 쇠퇴해갈 것이라는 점이다.

소비처가 없는 생산과 서비스는 무의미하다. 또한 지구라는 제한된 지리적, 자연적 환경 요인 역시 명백한 한계로 작동할 것이다.

한국처럼 극심한 양극화를 보인 미국 대선에서 보여준 버니 샌더스의 예언과 같은 외침, 유럽 내에서 급속히 퍼지고 있는 기본소득, 건전한 시장질서와 함께하는 공동체로서 사회국가에 대한 갈망 등은 이러한 새로운 사태를 예감하는 시대의 자각이다.

다보스포럼의 주요 토론을 담은 유튜브 영상들을 보면, 한결같이 인류의 미래에 대한 각 단위별 지도자들의 책임에 무게를 두고 있다. 개인단위, 기업단위, 사회단위, 국가단위 그리고 국제단위의 지도자들의 책임지는 역할을 요청하고 있으며, 그 중에도 글로벌 기업들의 지배구조와 경영진 그리고 사회적 책임이 핵심적 주제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 중론이다.

특히 단순히 이익을 추구하는 주주중심의 편협한 경영에서 이웃과 함께 하는 사회공헌과 지구의 미래, 특히 지속가능한 에너지원과 환경조건을 기업경영의 본령이자 전략목표로 삼도록 하는 지배구조의 전환이 주요 주제로 등장한다.

그러나 이익실현이라는 자본의 탐욕을 기본 축으로 운영되는 기업의 속성을 감안하면, 과연 어떤 기업의 책임자가 스스로 자기 목에 동아줄이 될 방울을 달겠는가? 그나마 이러한 주제들이 국제 규모의 포럼에서 스스럼없이 토론되었다는 사실에서 새로운 희망은 시작된다고 위로를 삼는다.

혁신 친화적 사회시스템 만들어야

영국에서 제임스 와트가 만든 증기기관으로 인류역사의 전대미문의 산업혁명이 일어나기 전에, 프랑스의 발명가인 파팽이 먼저증기기관을 발명했다. 그러나 당시 유럽사회는 이러한 혁신기술을 받아들일 준비와 조건을 갖추지 못했다.

파팽이 발명한 기관을 달은 화물 증기선이 라인강에서 운행을 시작했지만, 곧바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길드조합원들에 의해서 파괴됐다.

그의 아이디어가 미국으로 건너가 미시시피 강의 화물선에 적용되었으나 기술적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조만간에 자취를 감추고 만다. 산업적, 경제적 이해와 정치적, 사회적 제도의 차이가 증기기관의 발명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둘러싸고 와트와 파팽의 운명을 갈랐다. 제4차 산업시대의 도래를 목전에 둔 한국사회에 매우 중요한 암시를 준다.

근세 유럽에 화약 종이 나침반 등 주요한 발명품을 선물한 중국은 자신들의 낙후된 봉건체제를 극복하지 못한 채 한때 전 세계를 누볐던 정화(鄭和)제독의 선단 이야기를 전설로 묻고 세계 GDP의 30-40%를 차지했던 풍요로운 역사를 뒤로 한 채 산업혁명과 과학기술의 승수적 발전을 거듭한 조그만 섬나라 영국에게 아편전쟁에서 패하고 무릎을 꿇는 치욕을 당한다.

한글이라는 독창적 문자를 만들고,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틀’이라는 손기구를 발명하고도 이를 대량인쇄가 가능한 구텐베르크 방식의 기계로까지 발전시키지 못한 조선의 이야기도 동어반복이다.

목전에 닥친 제4차 산업혁명의 거센 기류는 ICT 강국으로 알려진 한국사회에게도 분명히 기회와 위험을 동시에 가져다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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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정치, 경제체제가 포용적이고, 혁신 친화적인가에 따라 그 나라의 운명이 달라진다. 사진은 인종과 자연환경이 거의 유사한데도 국경 담장을 사이에 두고 빈부격차가 뚜렷한 미국 아리조나주의 마을과 맥시코 마을. 사진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 실린 사진.

당연히 과학기술의 발전과 산업적 적용이 일차적인 당면과제로 다가오겠지만, 특정기업에 대한 특혜와 줄세우기 방식으로는 불가능하다.

정부는 일반적으로 개별기업과 혁신적 창업자들이 마음놓고 활동할 수 있는 개방된 산업 운동장을 만들어야 한다. 편향없는 적극적인 지원을 통하여 기술개발과 혁신활동을 일상화하는 환경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동시에 미국의 IIC 같이 경쟁을 보완하는 협력의 플랫홈을 유도해야 한다. 한편으로는 거대한 기술적 제국주의에 대응하여 국가간 수평적이며 독립적인 영역을 구축하기위한 정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

종합적인 산업과 과학기술 정책에 더불어 입시와 서열중심인 현재의 양육식 초중등 교육제도를 핀란드 교육제도처럼 학생 모두를 소중히 여기는 창의적 프로그램으로 전환해야 한다. 정치 제도와 절차를 모두가 참여하고 모두에게 공의로운 제도로 재정립해야 한다.

기술개발과 산업활동의 결과를 0.1% 만이 독식하는 현재의 사회경제적 패러다임을 폐기하여 99%가 함께하면서 창의와 활력을 담보할 협력의 네트워크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기본소득 개념처럼 내용의 성과물을 국민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등 새로운 시대 흐름의 요구를 시급한 과제로 받아들여 미래를 준비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제4차 산업시대의 한국의 미래는 실패한 파팽의 증기기관, 그리고 손기구에 지나지 않는 조선시대의 ‘금속활자판’ 이야기에 머물 것이다.

 

“강력한 성장은 강력한 제도에서 비롯된다, 특히 개방되고 포용적인 민주적 제도라는 조건에서 형성되는 혁신을 통해 이루어진다(‘The strong growth is all about strong institutions, particularly the open inclusive institutions of democratic system, which create the condition of innovation’ – in ‘Breakout Nations’ written by Ruchir Sharma.)”

수, 2016/12/14-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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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SDGs 포럼]SDGs 시대 양질의 일자리와 혁신_초청장

공익재단 네트워크 (한국여성재단, 함께일하는재단, 한국인권재단, 지역재단, 환경재단)의 3차 포럼이 <SDGs 시대 양질의 일자리와 혁신>을 주제로 진행됩니다.

목, 2016/10/2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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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개

* 이 책은 전자책으로 리디북스(http://www.ridibooks.com)를 통해 구매 하실 수 있습니다.

“좋은 일?”
“돈 많이 주고 조금만 일하면 좋은 일 아니야?”

‘좋은 일’이란 무엇일까? 누구나 ‘좋은 일’을 원하지만 ‘좋은 일’이 무엇인지 제대로 고민해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좋은 일’의 기준이 사람마다 다르고, 남들의 시선이나 사회적 기준을 따라 살다보면 정작 자신이 원하는 진짜 ‘좋은 일’이 뭔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많은 직장인들이 지금보다 나은 삶을 꿈꾸며 일하지만 대한민국의 일자리 현실은 녹록치 않다. 청년 실업, 경력단절여성 일자리 문제가 심해지고 일자리의 수는 점점 줄어드는 가운데 무기계약직, 저성과자 일반해고, 포괄임금제 같은 사용자 중심의 제도는 그나마 있던 일자리의 질마저 떨어뜨리고 있다. ‘좋은 일’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던 ‘대기업 정규직’은 고용율이 전체의 4%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지속적으로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이런 노동현실 속에서 개인은 언제까지나 무기력해야 하는 걸까?

이 책은 그렇기 때문에 더욱이 일하는 개인 스스로 ‘좋은 일’을 고민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좋은 일’의 구체적인 상(象)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성장시대, 내리막세상에 걸맞는 ‘좋은 일’의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좋은 일’의 기준을 크게 노동시간, 임금, 노동조합, 존중, 일과 삶의 균형, 재미의 여섯 가지로 세분화하고 그 기준에 부합하는 사례를 보여줌으로써 기존의 통념과는 다른 새로운 관점의 ‘좋은 일’을 제시한다.

이 책은 희망제작소가 설립 10주년을 맞아 진행한 연구 프로젝트 ‘좋은 일 공정한 노동’의 연재글을 다듬어 엮은 것으로 ‘좋은 일이 무엇인가’라는 단순하지만 근본적인 물음에서 출발한다. 희망제작소 블로그와 네이버 해피로그를 통해 소개된 연재글은 총 PV수 70만을 기록하면서 우리 사회의 좋은 일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뜨거운지 보여줬다. 또한 ‘좋은 일’의 기준을 묻는 설문조사에 참여한 1만 5천명이 넘는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고스란히 담아, 연구의 구체성과 신뢰성을 높였다.

■ 목차

들어가며 / 당신의 일은 좋은 일입니까

1장 / 어떤 일을 원하세요?

2장 / 정규직은 환상이다
정규직인 듯 정규직 아닌 무기계약직
일자리의 숫자보다 질 좋은 일자리

3장 / 좋은 일의 기준 – 일을 선택할 때 따져봐야 할 것들

1. 노동시간 : 얼마나 길게 일할 것인가
나흘 일하고 나흘 쉬는 공장
일하는 사람 스스로 정하는 노동시간
기업시간 줄이고 시민시간 늘리기

2. 임금 : 얼마를 벌 것인가
적당히 벌고 잘 산다는 것
라이프스타일이 비용을 결정한다

3. 노동조합 : 안전망이거나 공공의 적이거나
감정노동자를 위한 노동조합
보수정당에서 일하는 사람도 노동자
먹고사는 문제 위에 노동권이 있다

4. 존중 : 인간답게 일할 권리
지하철 청소노동자들의 자부심
도구가 아닌 인간으로 일하고 싶다

5. 균형 : 일이냐 삶이냐 선택하라면
여성이 일하기 좋은 기업의 조건
일가정양립은 남자에게도 중요하다

6. 재미 : 행복하기 위해 일하는 사람들
재미를 경쟁력으로 삼는 회사
일의 재미, 네 가지 종류

4장 / 공정한 일의 기준 – 회사와 정부에 요구해야 할 것들
[설문조사] 시민 15,000명에게 듣다
[좌담회1] 시민 11명에게 듣다
[좌담회2] 전문가 5명에게 듣다

나오며 / 변화를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 – 강진구 경향신문 논설위원

월, 2016/10/1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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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경비원에 관한 기사를 검색해보면, 작년 9월부터 올해 9월까지 1년의 기간 동안 3천5백 건이 넘는 결과가 나온다. 기사에 단골로 등장하는 제목은 ‘폭력’, ‘폭언’, ‘갑질’, ‘눈물’, ‘해고’, ‘투신’ 등이다. 면밀한 내용분석을 하지 않아도 한눈에 알 수 있을 만큼 부정적인 기사들이 압도적이다. 그중에는 ‘죽은 꽃 살려내라’ ‘종놈 주제에…’ ‘경비원 청부폭력’처럼 괴담에 가까운 내용도 있었다. 아파트 경비원이 마법사도 아닐진대 무슨 수로 죽은 꽃을 살려내란 말인가.

매우 드물게, 훈훈한 소식을 발견할 수 있다. 광주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입주 때부터 함께 했던 경비원이 암 진단을 받고 사직하게 되자, 입주민들이 함께 모금하여 장애인 아들을 돌보고 경비원 아저씨께 응원의 마음을 전했다는 소식이다. 따뜻한, 그러나 아주 이따금 발견할 수 있는 기사였다.

압도적으로 많은 경비원의 불안·눈물에 관한 기사와 매우 드문 미담 사이에서 우리가 놓치기 쉬운 것들이 있다. 바로 아파트 경비원은 어떤 일자리인가에 대한 ‘관심’과 그분들의 노동이 아파트 공동체에 사는 우리 자신과 연결되어 있다는 ‘책임의식’이다.

아파트 경비원이라는 일자리에 대한 관심은, 경비원이 어떻게 고용되어 있고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가에 관한 것이다.

‘월 149만 원, 24시간 교대근무, 평균 65세의 아저씨 또는 할아버지’ 현재 우리 사회 경비원의 평균적인 모습이다. 대부분(서울지역 아파트의 경우 85.9%) 입주자대표회의가 위탁한 용역회사 또는 관리회사를 통해 고용된다. 소속된 회사가 일차적인 고용주이긴 하지만, 이들 업체는 입주자대표회의가 아파트 관리업무를 위탁한 곳이므로 결국 입주민들에 의해 고용된 셈이다. 또한 경비업무가 이루어지는 아파트 단지의 관리소장의 업무감독을 받으며 일해야 한다. 따라서 입주민들, 관리소장, 용역회사 모두의 눈치를 살펴야 하는 ‘사장님’이 너무 많은 고용구조이다. 그러다 보니 ‘갑질’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층층시하에서 일한다 해도 안정적이기만 하면 되는데 그마저도 불안하기 그지없는 일자리다. 2015년 최저임금이 100% 적용되면서부터 상당수 아파트에서 대량해고가 심심찮게 발생하고 있으며1), 적절한 근로계약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제대로 받기 힘든 구조다. 용역업체가 변경될 때마다 경비원들의 고용계약 역시 해지되는 경우가 많다. 용역업체들은 퇴직금 등의 인건비 절감을 위해 3개월 또는 6개월 안팎의 초단기 근로계약을 맺기도 한다. 그래서 실제로는 1년 이상 근무했음에도 퇴직금을 못 받는 경우가 종종 생기게 된다.

경비원이 어떤 업무를 어떻게 하고 있는가에 대한 관심 또한 필요하다. 긴 교대시간의 근무형태인 데다 경비업무 이외에 택배수령, 분리수거, 주차관리, 청소와 같은 추가적인 일감에 시달린다. 이러한 업무과정에서 입주민들과 마찰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며 처우에 대한 불만도 생긴다. 교대근무의 특성상 휴식시간이 있지만, 경비원들에게 이 시간은 ‘휴식’이라기보다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사용되는 ‘도구’에 가깝다. 휴식시간이 무급이기 때문이다. 휴식시간을 늘여 임금인상의 폭을 조절하기 때문에 휴식시간은 점차 늘어나 2015년 현재 통상 8시간 내외가 되었다2). 하지만 휴게장소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데다 입주민들의 업무요청에 노출되어 대부분의 경비원은 자유롭게 쉬지 못한다.

경비원들의 노동이 아파트 공동체에 사는 우리 자신과 연결되어 있다는 책임의식은 입주민들의 대표자회의가 실질적인 사용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입주자대표회의가 자신의 고용에 직접적이고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경비원이 63.7%였지만(아파트 노동자 지원방안 연구, 2015, 서울노동권익센터), 정작 아파트 주민 개개인은 경비원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지 않다. 모두의 책임이어야 할 경비원 고용, 부당한 처우, 업무 내용 등에 대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경비원들의 문제는 우리 모두와 노년의 일자리라는 점에서 연결되어 있다. 우리 사회 막다른 일자리 해법을 찾기 위한 희망제작소 사다리포럼의 2016년 논의 주제로 아파트 경비원 고용문제를 선정한 데에도 이러한 문제의식이 있었다. 우리 아버지 세대의 생애 마지막 일자리라고 할 만큼 고령의 재취업종이나3), 위에서 살펴본 대로 그 일자리의 질은 아주 낮다. 노년의 일자리니까 그저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열악한 처우를 감내하라고 한다면, 우리 또한 살아가면서 좋은 일을 하기보다는 그 반대의 일자리를 향해 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 고령의 노동은 처우도 당연히 열악하고 미래의 출구도 없는 막다른 일자리이어야 하는가. 노년의 일자리 또한 좋은 일이라는 희망이 있어야 진짜 ‘일할 맛’ 나는 사회가 아닐까. 오늘날 경비원 일자리의 개선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우리의 노년기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글 : 이은경 | 사회의제팀 팀장 · [email protected]

* 각주
1) 2008년부터 2014년까지 아파트경비노동자의 숫자가 약 4만여 명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제14호 희망이슈, 2016.9. 희망제작소)
2) 노원노동복지센터가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일대의 아파트 경비노동자 휴게시간은 2012년 6시간 내외에서 2015년 8시간 내외로 2시간가량 늘어났다.
3) 서울노동권익센터가 2015년 펴낸 아파트 노동자 지원방안 연구 결과, 아파트 경비원 남성비율은 99.3%, 평균연령은 65.6세다.

화, 2016/09/27-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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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바오로-수녀님-리본-640x148   우리는 일하기 위해서 삽니까? 아니면 살기 위해서 일합니까? 일자리와 일의 관계는 나뭇잎과 나무의 관계라는 진리를 간과하지 말아야합니다. 나무가 병들면 잎사귀도 떨어집니다. 잎사귀를 고친다고 법석을 떨어도 나무가 낫지는 않을 것입니다. 병든 나무를 고치기 위해서는 나무의 뿌리와 줄기를 잘 치료해야 하듯이, 노동의 위기를 극복하려면 노동의 근본 의미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우리가 이 세상에서 일하고 활동하는 것의 의미를 분명히 이해할 때 많은 일자리가 생겨날 것입니다. 노동에 대한 비판적인 이해가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합니다. 그러나 노동의 영성이라는 근간이 없다면 일자리는 죽어가는 나무에서 힘없이 떨어지는 낙엽 신세를 면치 못할 것입니다.  

축복받은 일자리, 직업

태초에 하느님께서 하신 일을 유의하지 않으면 의미 있는 노동도 생각할 수 없습니다. 의미 있는 노동이란 맨 처음에 하느님께서 시작하신 일을 이어받는 것입니다. 모든 노동의 연관성을 인식한다는 것은 살아 있는 모든 것과 공감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창조세계와 조화를 이루는 생산활동은 창조적인 노동, 새롭고 축복받은 일자리로 이어집니다. 앞으로 가장 중요한 노동은 산업 생산과 관련된 노동이 아니라, 인간과 관련하여 인간과 함께 하는 노동입니다.   [caption id="attachment_163827" align="aligncenter" width="300"]거룩한 노동을 하는 땅의 사람들 Copyrightⓒ 밀레, 이삭줍기 거룩한 노동을 하는 땅의 사람들 Copyrightⓒ 밀레, 이삭줍기[/caption]  

노동의 의미는 무엇인가

더 ‘거룩한’ 노동을 하는데 소득은 오히려 적어진다면 뭔가 문제이지 않나요? 농촌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노동도 ‘거룩’하건만 보수는 형편없을 때가 태반입니다. 그런 노동 없이 우리가 온전할 수 있을까요? 논과 밭에서 일하는 사람, 식료품을 운송하는 사람, 그 음식을 조리하는 사람, 자연에서 나는 재료로 집을 짓는 사람, 옷을 만드는 사람, 쓰레기나 분뇨를 처리하는 사람 없이 과연 우리의 삶이 온전할까요? “일용할 양식을 주소서”라고 기도하면서 예수는 수많은 일꾼과 그들의 일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을 것이다. 식료품을 운반하는 트럭 운전사도 예수가 보기에는 우리의 생명을 위해 훌륭한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우리가 하는 일의 의미를 생각하고 감사할 줄 아는 영적이고 ‘성만찬적인’ 요소가 있을 때, 우리는 노동의 전체 틀을 ‘제대로’ 짜게 될 것입니다.  

생계노동은 줄이고 모두를 위한 노동으로

환경위기는 노동위기와 깊은 관계가 있습니다. 구시대적 가치관에서 헤어나지 못한 정치가들이나 경제인들이 주장하는 것과는 달리 효율적인 환경정책은 상당수의 일자리를 만들어냅니다. 남녀를 막론하고 모든 사람이 스스로 자신의 일을 결정하고 주체적으로 그 일을 하는 가운데 깊은 의미를 찾게 된다면 대량실업 사태는 박물관의 유물로 남게 될 것입니다. 노동권은 곧 인권입니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예속된 노동은 환상에 불과합니다. 만일 ‘모든 사람을 위한 노동’이 실현된다면 대규모 기업 경영은 줄어들고 중소기업이 늘어날 것입니다. 여기에 진정한 노동, 중요한 노동, 많은 노동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caption id="attachment_163828" align="aligncenter" width="640"]세계적으로 높은 아랍지역 청년실업률 Copyrightⓒ. 2013 AL ARABIYA NEWS 세계적으로 높은 아랍지역 청년실업률 Copyrightⓒ. 2013 AL ARABIYA NEWS[/caption]   [caption id="attachment_163826" align="aligncenter" width="530"]중국의 청년구직자들 Copyrightⓒ. 2014 CNBC 중국의 청년구직자들 Copyrightⓒ. 2014 CNBC[/caption]   모든 생명은 이 지구를 떠나기 전에 생명을 위해 뭔가 공헌하고 싶어합니다. 스스로 행복한 삶, 그리고 남을 행복하게 하는 노동은 대량실업 시대 이전에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노동을 통해 행복과 의욕을 경험하는 사람은 일의 성과가 월등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취미활동에서 ‘전문성’을 발휘하는 까닭이 여기에 있습니다. 그들은 취미활동에서 소명을 체험한 것입니다. 직업은 돈을 벌게 해주지만 그들은 취미활동을 하면서 비로소 행복을 느끼는 것입니다. 내가 하는 일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영감을 주고 자극을 줄 수 있을 때 기쁨과 의욕을 느끼시지요?  

완전 고용은 꿈은 실현된다

태양에너지 관련 산업이나 유기농의 경우처럼, 내가 몸담은 일자리에서 모든 생명을 위한 축복이 흘러나옵니다. 생태적 예수의 가르침에 따라 생태적이고 정신적인 노동을 할 수 있고, 지구의 회복을 위해 일할 수 있는 일자리가 있습니다. 태양 정보시대의 전제조건은 외적인 태양에너지이지만, 미래의 사회가 의식의 시대가 되기 위해서는 내적인 태양에너지도 필요합니다. 성직자, 심층심리학자, 의식 조련사, 예술가, 작가, 영적인 치료사 등이 그런 에너지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지식 노동자, 의식 노동자는 머리로 일하는 사람, ‘영혼의 노동자’로서 미래의 ‘수공업자’입니다.  

“ Ora et labora 기도하고 노동하라! ”

  이것은 1,500년 전 이탈리아 누르시아의 베네딕토가 수도승들에게 내린 지시입니다. 그런데 그리스도교는 평일의 노동과 주일의 기도를 분리시켜놓고 있습니다. 그 결과가 죽임의 ‘노동’이요 ‘정의로운 전쟁’입니다. 노동의 탈영성화가 전쟁을 일으키고, 자연을 파괴하고, 대량 실업 사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노동의 재영성화는 평화, 창조질서의 보존, 자연과 조화를 이룬 완전고용을 우리에게 가져다줄 것입니다. 예수의 눈으로 볼 때, 대량실업은 대규모 인권침해 입니다. 많은 생산물을 내기보다는 많은 사람이 일할 수 있게 하자는 것이 우리시대를 향한 그의 제안일 것입니다. 생태적 예수에게 있어 의미 있는 노동이란 창조세계에 동참하는 것이며,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노동입니다. 모든 사람이 그것을 이미 경험해보았을 것입니다. 남을 행복하게 하는 노동은 존귀한 노동이며 종교의 실천입니다. 이런 새로운 노동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그 일은 생명을 살리는 일입니까?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모든 사람을 위한 의미 있는 노동의 비전을 실현시킬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수확은 엄청날 것입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인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고 청하여라.”

(마태 9,37-38)

글 │ 성가소비녀회 최바오로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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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6/07/07-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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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치유하는 우리 꽃차, 꽃차소믈리에 자격증 취득을 도와 교육지도자를 육성합니다.
우리꽃차 상품화도 연구하고,일자리도 창출되기를 기대합니다.

교육기간 : 6월 20일 시작해서 총 10강 진행

시간 : 매주 수요일 오전 10시 ~ 오후 1시 /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저녁 10시

강사 : 한국우리꽃차체험교육원 구용섭 원장

장소 : 한살림생명문화공간 조리실

모집인원 : 선착순 20명

신청 및 접수 : 조합원활동실 (043-224-3150)

한살림청주 홈페이지

 

화, 2016/06/21-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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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부와 다른 시각에서 청년문제에 접근한 서울시와 성남시가 내놓은 청년수당 정책을 둘러싸고 시작된 대치관계는 아직도 진행형이지만, 그 가운데서 성과도 만만치 않다. 또한 주체의 형성과 발굴로부터 출발한 청년정책, 청년창업과 전통시장 부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여러 지방정부의 정책, 청년-지역-지방정부 거버넌스를 통한 청년정책 추진, 지역의 현안과 특징에 밀착해서 문제를 풀어가려는 노력 등에서 2016년 지방정부의 청년정책의 현재와 성과를 확인할 수 있다.

지방정부가 청년정책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향성을 가져야 한다. 첫째, 원칙과 기본에서 출발하자. 청년문제의 복합성을 이해해야 하며,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 청년을 인정해야 하고, 당사자 입장에서 문제를 보고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대안은 철저하게 지역과 현장에 밀착해 만들어져야 하고, 때로는 기존 제도나 관행을 벗어나는 혁신과 상상이 필요하다. 둘째, 현장에서부터 정치를 복원하고 지방정부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지역에서부터 정치과정에 청년들이 개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역에서부터 청년 주체를 발굴하고 그들에게 힘을 실어 줘야 한다. 주민들의 자치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에 지혜를 모으고, 그를 통해 지방정부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화, 2016/05/2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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