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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청년에게 투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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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청년에게 투자를

익명 (미확인) | 화, 2015/12/01- 22:00

내가 매주 출연하는 라디오 토론프로그램의 지난번 주제는 서울시의 청년활동지원금이었다. 취업 포기자, 불안정 노동자, 대학졸업 유예자 등 ‘사회 밖 청년’들 중 괜찮은 활동계획을 세워 온 이들에게 월 50만원씩 최대 6개월까지 지원하겠다는 정책 프로그램이다.

열띤 토론이 벌어졌다. 맞은편 토론자는 주장했다. ‘정부 지원사업과 유사중복사업이니 중단해야 한다.’ 그가 유사하다고 했던 고용노동부의 ‘취업성공패키지’ 사업은 미취업자가 직업훈련을 받을 때 월 40만원씩 지원하는 제도다. 하지만 청년활동지원금은 기존 취업 지원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회 밖 청년의 사회참여활동 전반을 지원하려는 제도다. 직업훈련 지원과는 다르다.

그러자 그 토론자는 바로 다른 논리를 들이댔다. ‘총선을 앞두고 벌이는 선심성 사업이며 실효성이 없다.’ 정부 지원사업과 유사중복사업이면서 선심성이고 실효성이 없다면, 정부 사업도 선심성이고 실효성이 없다는 뜻 아닌가? 서울시의 청년활동지원금은 연간 예산 90억원을 쓰고, 유사하다는 정부 사업은 연간 예산 2100억원을 쓰는데 말이다.

감정을 거두고 합리적으로 문제를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좋은 정책은 교과서로부터 만들어지지 않는다. 다양한 실험과 시행착오를 거쳐 만들어진다. 일반적인 과정은 대략 이렇다.

해결되지 않는 사회문제가 나타나면, 비영리와 사회적 경제 같은 민간 영역에서 먼저 뛰어들어 실험적인 해법을 들이대본다. 민간의 실험 중 가능성이 있어 보이는 정책을 지방자치단체에서 선택해 소규모로 실습해본다. 민간이나 지자체 사업 가운데 일반화할 가치가 있는 것을 선별해 중앙정부에서 전국화해 실행한다. 이게 새로운 문제 해결책을 역동적으로 내놓는 과정이다. 그러니 정부는 사실 지방자치단체의 실험적 사회정책을 최대한 권장하는 게 맞다.

청년활동지원금 제도는 청년들에 대한 투자와 같은 성격을 띨 수 있다. 실리콘밸리의 투자자가 어느 청년의 새로운 사업아이디어에 투자한다면, 투자자는 그 청년과 함께 위험을 나누어 지게 된다. 마찬가지로 사회 밖을 맴돌던 청년이 활동지원을 통해 사회에 도움이 되는 새로운 일을 만들어낸다면, 성과는 사회 전체가 나누어 갖는다. 물론 실패하면 손실은 사회 전체가 나누어 책임진다. 결과는 불확실하지만 일단 뭐든 해보도록, 가능성을 찾도록 하는 게 투자의 목적이다.

불평등 연구의 권위자인 앤서니 앳킨슨은 저서 <불평등을 넘어>에서 청년들에게 ‘기초자본’을 형성해줘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모든 사람에게 성인이 되는 순간 ‘자본’으로 활용할 수 있을 정도의 액수(수천만원)를 제공하는 것이 공정하다는 제안이다. 부모로부터 재산을 물려받지 않은 사람도 무언가 해볼 수 있는 여지를 주자는 게 핵심이다.

서울시도 되돌아볼 점이 있다. 이 정책은 ‘지원’이나 ‘보장’이 아니라 ‘투자’라야 했다. 지원이라고 스스로를 제약하다 보니 액수도 적고 대상도 제한적이다. 물론 세금으로 운영하는 지자체에서 추진하다 보니 생겨난 제약이기도 하다.

박근혜 대통령의 제안으로 마련된 청년희망펀드가 더 과감하게 청년 사회활동에 대한 투자를 실험해보는 것도 좋겠다. 이미 대기업을 중심으로 2천억원이나 조성된 이 펀드는 아직 이렇다 할 사업계획이 없다. 이대로 가다가는 안전하게 이자놀이만 하며 관리인력 일자리만 만들고 끝날 가능성도 높다. 민간 기금답게 원금을 모두 소진해 청년들에게 가능성을 준다는 생각으로 과감한 실험을 기획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못하는 일들을 시도해봐야 한다.

어쨌든 지금은 뭐든 해봐야 할 시점이다. 가만히 있다가는 다 같이 가라앉는다.

[ 한겨레 / 2015.12.01 / 이원재 희망제작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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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6/06/02-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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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신 : 각 언론사 복지담당 및 사회부 기자

발신 :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사무국장 구창우 010-8747-1275)

제목 : [논평] 국민연금기금의 주주권 행사, 진정 가입자들의 손으로 되돌릴 시기가 왔다.

날짜 : 2016. 6. 2.(목)

[논   평] 국민연금기금의 주주권행사, 진정 가입자들의 손으로 되돌릴 시기가 왔다.

지난해 삼성물산과 엘리엇 분쟁으로 촉발된 삼성가의 합병 문제가 법원의 심판을 받고 있다. 가입자인 국민들의 보험료로 조성된 국민연금기금이 결과적으로 재벌 대기업의 편법적인 경영승계 과정을 지원하면서 일으킨 파장이다. 현재 삼성물산의 일부 주주들은 제일모직과의 합병비율이 삼성물산 주주에 불리하게 적용되었으며, 주식매수청구 가격도 낮게 책정되었다는 소송을 냈고, 지난달 31일 고등법원에서 판결은 1심을 뒤집고 이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또 판결문을 통해 당시 합병에 찬성 의견을 낸 국민연금의 행보가 “정당한 투자 판단에 근거 것이 아닐 수 있다는 의심을 배제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정확한 지적이다. 기관투자자로서 국민연금은 단지 법적인 문제가 없다는 이유로 재벌 대기업의 편법적인 경영승계 과정을 노골적으로 묵인했을 뿐만 아니라 최대 주주로서 오히려 앞장섰다.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였던 국민연금은 합병비율이 삼성물산 주주에게 불리하게 결정됐다는 논란에도 명확한 근거 없이 합병에 찬성했다. 또 국민연금은 합병 이사회 결의일 이전에 지속적으로 삼성물산 주식을 저가 매도하고, 합병 결의일 이후에는 삼성물산 주식을 고가 매수하면서 제일모직 주식을 매도하여 국민연금의 자산가치를 훼손하면서까지 삼성가의 경영권 승계를 지원한 측면이 있다.

더욱이 기금운용본부는 아이에스에스(ISS)·글래스루이스·서스틴베스트 등 국내외 의결권 자문업체들의 반대 권고에도 불구하고, 또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의 결정을 거치지도 않은 채 합병 찬성을 결정하였다. 기금운용지침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내부적으로 찬성 또는 반대하기 어려운 안건에 대해서는 의결권 행사 전문위원회에 결정을 요청할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도 말이다. 요컨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국민연금의 의사결정은 매우 비상식적인 측면이 존재했고, 결과적으로 ‘삼성특혜’ 의혹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이는 국민연금의 중립성과 투명성을 철저하게 훼손한 행태였다.

기금운용본부는 이번 행각을 통해 최소한 자본시장에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역할 방기와 주가 조작의 사기와 그에 따른 소액주주의 피해 조장, 그리고 비민주적인 운영까지 점입가경의 사태를 저질러 놓고, 공적연기금의 주인에게는 그 어떠한 해명과 사과도 없는 후안무치함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재벌의 일방적인 후진적 경영으로 인하여 훼손된 가입자의 가치를 차치하더라도, 오히려 재벌의 편법적인 경영 행태를 견제하고 감시해야 할 국민연금기금이 공적연기금으로서의 공익성과는 무관하게, 최소한의 선량한 관리자 의무도 지키지 않은 채 이런 일을 자행했다는 사실은 낙후된 국민연금기금의 주주권 행사 문제를 또 다시 드러낸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이러한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은 분명한 철학이나 입장 없이, 가입자인 국민의 참여를 배제한 채 상황에 따라 기금을 운용하고, 주주권을 행사한데 있다. 앞으로도 가입자인 국민의 보험료로 조성된 국민연금기금이 재벌이나 해외투기자본에 활용되는 수단으로 전락하는 일이 또 다시 발생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 이제 국민연금기금을 운용하는데 있어서 의결권 및 주주권의 행사 문제가 비단 연금자산 운용 자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가입자인 국민의 이익과 함께 국가 전체적인 투명성 및 손실보호에도 실제적으로 작용함을 인식해야 한다. 국민연금기금이 재벌이나 해외투기자본에 흔들리는 것이 아니라 가입자인 국민과 국가의 이익을 위해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개선 방안을 찾아야 한다.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은 삼성가의 합병과정에서 국민연금 의사결정을 주도했던 기금운용본부와 복지부가 이번 사태에 대해 즉각 해명할 것을 요구한다. 또한 국민연금 가입자가 보다 투명하고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기금운용위원회의 기능을 강화할 것을 촉구한다. 국민연금 가입자가 국민연금 기금운용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사회적 논의가 본격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2016년 6월 2일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www.pensionforall.kr)

첨부 : 보도자료 1부.  끝.

목, 2016/06/02-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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