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편집인의 글] 2015년 11월호

지역

[편집인의 글] 2015년 11월호

익명 (미확인) | 화, 2015/11/10- 15:12

편집인의 글

 

엄규숙ㅣ경희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번호 복지동향 기획주제는 2016 년도 보건복지예산안 분석이다. 기초보장, 보육, 아동∙청소년, 노인, 장애인 분야로 나누어 보건복지부 예산을 중심으로 살펴보았다.

 

먼저 기초보장 분야는 2015년 7월 소위 ‘맞춤형 개별급여’ 시행 이후 내년도 예산은 오히려 전년 대비 6%나 삭감되었다. 정부가 주장하는 탈수급과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욕구맞춤형 개별급여’가 아니라,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를 비롯한 시민단체들이 예상했듯이 ‘예산맞춤형 분절급여’가 될 가능성이 크다. 맞춤형 개별급여 시행 이후 노정된 문제점들에 대해서는 동향에서 더 깊이 살펴보았다. 수급자 선정과정이 더 복잡해지면서 수급자의 권리 침해가 빈번해진데다가 부양의무자 족쇄는 여전히 강고하다.

 

보육분야는 전체 예산이 전반적으로 축소되는 경향을 보인다. 대선공약이었던 무상보육이 슬그머니 뒷전으로 물러나고 만 3~5세 누리과정 지원 예산을 지방교육청에 떠넘겨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의 마찰이 잦은 것은 이미 주지의 사실이다. 내년에도 누리과정 예산은 지방교육청 몫인데다 어린이집 확충 등 인프라 투자도 최소 수준으로 시늉만 낸 듯하다. 확보된 예산은 대부분 보육료지원용이다. 영유아보육료 지원, 가정양육수당 지원과 같은 현금성 지원이 작년에 이어 82%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국공립어린이집 확충을 위한 예산은 전년 대비 10% 가까이 줄어들어 전체 보육예산 대비 0.6%에 불과하다. 작년도 실적도 중앙정부가 주도적으로 진행한 것이라기보다는 서울시 등 일부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노력한 성과라는 것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보육료지원 예산도 종일반과 맞춤반으로 구분하여 지원율에 차등을 두는 정책을 시행하여 모든 아동의 보육받을 권리가 분절화되고 경력단절 여성의 보육서비스 이용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더 커지면서 보육공공성이 강화되기는커녕 약화되고 있다.

 

아동∙청소년복지 분야 예산을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취약계층 아동 관련 예산과 아동복지에 대한 예방적 접근을 위한 예산 감소가 눈에 띈다. 특히, 요보호아동에 대한 지원이 보건복지부를 비롯한 중앙정부의 일반회계를 통해서가 아니라 복권기금이나 지방자치단체에게 전가하는 방식으로 떠넘겨졌다. 2015년부터 국고보조사업으로 환원된 장애인, 노인양로시설 운영사업과 달리 아동복지시설 운영 예산은 여전히 국고보조사업 환원에서 배제되었는데, 이는 정부가 보육사업 빼고 아동∙청소년 복지의 보편적이고 예방적인 접근에 아무 관심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노인복지 분야 예산 규모는 전년대비 3.8% 증가했지만 후기 노인, 치매노인, 만성질환 노인의 증가를 고려할 때 여전히 부족한 편성이다. 대부분이 기초연금 예산이고, 장기요양서비스의 등급을 받지 못했지만 돌봄이 필요한 노인은 늘어 가는데 비해 노인돌봄서비스의 질적 양적 축소가 확연하다.

 

다음으로 보건의료제도의 핵심인 건강보험에 대한 정부지원금은 가입자수 증가율, 보수월액 증가율을 반영하지 않고 축소 편성되었다. 반면 서민의 쌈짓돈인 담뱃값을 인상하여 국민 건강증진이나 예방에 쓰이는 것이 아니라, ‘창조경제 활성화’에 투입되고 있다.

 

장애인복지 분야의 예산은 소폭 증가하였지만, 노령 장애인 증가와 장애인 가구 증가를 고려할 때 충분치 못하다. 복합적 욕구를 갖는 장애인의 증가를 고려한 예산 소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예산 편성이다.

 

전반적으로 2016년 예산안은 지난 8년 동안 보수정부 하에서 진행된 한국 복지체제의 잔여주의화의 핵심인 (1) 선별적 소득보장체제의 공고화를 통한 시장의 역할 확대, (2) 사회서비스의 시장화 및 공공책임성 방기, (3) 가족의 역할 강화로의 기조를 더욱 강화한 예산안이라는 이찬진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의 평가이다.

 

분야별로 예산을 부족하게 편성한 것 뿐 아니라 복지예산의 지출구조를 변화시키는 조치도 같이 진행 중이다. 동향에서 정부의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조치를 집중 조명해봤다. 지방자치에 위배되는 반 복지적이고 비민주적 정비이고, 주민복지욕구우선원칙에 위배될 뿐 아니라, 수요자중심 복지와 지방자치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정비조치이다. 정부가 이 조치의 법적근거로 내세우는 법조항들이 견강부회일뿐더러 지자체 자체사업 현실과는 거리가 먼 정비조치임을 꼼꼼하게 따져봤다. 유사-중복 사회보장사업 때문에 지방자치단체들의 사회복지예산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중앙정부가 시행하는 사업의 예산 부담을 지방정부에서 의무적으로 함께 져야하는 현재의 예산제도 때문에 부담이 더 큰 것이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가 강행되면서 민주화에 역행하는 역사교육 퇴보 징조에 시민사회와 야권이 발칵 뒤집어졌다. 청소년들부터 원로 학자들까지 연일 역사교육의 다양성을 지켜내려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적반하장이라더니 역사 속에서 독재시대 국정교과서 귀신을 불러낸 정부여당이 뻔뻔스럽게 민생을 챙기자 한다. 좋다. 민생을 이야기 하고 싶다면 이번호 복지동향을 읽고 부디 서민의 팍팍한 삶을 돌아보시라. 점점 심화되는 사회경제적 불평등에 대한 시민의, 국민의 분노가 작년에는 대한민국 치킨지도라는 자조적인 이미지파일로 SNS에 회자되더니 올해는 흙수저, 금수저 패러디로 더 적나라해지고 있다. 민심에 역주행하면서 민생을 외치는 참 나쁜 그대들이여.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일차의료체계의 중요성과 함의

: 효과적이고 민주적인 ‘서로 돌보는 공통체’로의 전환

 

신영전 한양의대 보건대학원 교수

 

일차의료 강화의 당위와 불가피성

일차의료란?

‘일차의료’란 의료서비스의 제공 중 첫 번째 수준을 담당하는 의료체계를 말한다. 하지만 일차의료가 가지는 의미는 문자 그대로의 의미보다 다양하다. 일반인들에게 일차의료는 단순히 ‘개원 의사’, ‘가정의학 의사’, ‘주치의’ 등이 제공하는 초기 의료서비스라는 의미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일차의료가 적극적으로 지향하는 가치와 특성은 각별하다. 먼저 일차의료는 한 인간의 출생, 유아, 청년, 장년, 노년, 죽음까지 전 생애에 걸쳐 그가 속한 가족을 포함한 건강, 질병 문제의 일차적, 전문 조력자라고 할 수 있다.

 

그렇기에 질병 예방과 조기 발견, 다양한 초기 질병의 비특이적 증상에 적절히 대응해야 하는 의료를 제공해야 한다. 셋째, 또한 복합 만성질환자의 통합적이고 지속적인 의료적 관리와 사회 재활에 이르기까지 건강과 질병의 전 스펙트럼에 개입하는 전문가이기도 하다. 요약하면, 일차의료를 제공하는 의사는 ‘최초 접촉’, ‘포괄적 의료서비스 제공’, ‘지속적 관계유지’, ‘조정역할’을 특징으로 하는 주치의로서 자기 환자와 가족들에 대해 전 생애에 걸친 지속적인 상담, 질병예방 및 건강증진을 책임진 의사를 의미하기도 한다. 

 

일차의료 강화라는 ‘당위’의 실패

일차의료가 가지는 의의와 중요성에 근거해 일차의료를 강화해야 한다는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한국 사회에서 일차의료 강화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면에서 실패를 거듭해 오고 있다. 첫째, 대부분의 의료적 필요는 스스로 돌봄이나 일차 의료서비스로 해결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의료서비스 공급체계는 양적으로 볼 때,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의료수요와는 반대의 삼차의료가 비대한 역삼각형 구조를 보이고 있다(<그림 1-1>). 의사 중 일반의나 가정의학 등의 일차의료 중심 과를 택하는 비율이 전체의 30%도 안되는 것이 그 대표적인 증거이다. 

 

<그림 1-1> 의료수요와 삼차의료가 비대한 역삼각형 구조의 비교

<그림 1-1> 의료수요와 삼차의료가 비대한 역삼각형 구조의 비교https://lh3.googleusercontent.com/Qb6ekWTOpC8sGjfyJ5XK6-XUSO_-jZjVDmWCrN... />

 

둘째, 전체 의료인 중에서 차지하는 일차의료 규모의 왜소함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일차의료를 병원이나 대학병원에서 제공되는 의료서비스보다 질이 낮은 것으로 여기는 잘못된 인식이 만연하고 있는 것이다. 의료서비스의 질이 높다는 것이 고가의 첨단 의료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그 질병의 성격에 적절히 조응하는 의료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일반인들은 무조건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경향이 세계 어느 나라보다 강한 실정이다. 최근 상급병원, 종합병원으로의 환자쏠림 현상은 이러한 문제를 실증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일차의료 강화의 ‘불가피성’

일차의료의 대폭적인 강화의 당위성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이루어내는 데 실패한 한국 사회에서 최근 새로운 ‘계기’가 다가오고 있다. 이 계기는 종래처럼 당위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 변화에 따른 불가피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과거와 차이가 있다. 그 변화의 불가피성을 주도하고 있는 주된 힘은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속도의 고령화다. 이로 인해 의료 분야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노인의료비의 규모와 증가 속도이다.  지난해 65세 이상 노인이 쓴 진료비는 31조 8235억 원으로 전체 의료비의 40.8%를 차지했다. 노인의료비의 연간 증가율도 2014년 10.4%에서 2018년 12.4%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고령화가 야기하고 있는 또 하나의 문제는 현재 의료보험재정의 재원을 담당하고 있는 고용인구의 규모가 점차 감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내 산업구조의 변화와 세계의 장기 경제 둔화는 급격히 사회보험으로서의 의료보험재정을 지속적으로 악화시킬 것 것이다. 요약하면, 고령화로 인한 진료비 증가와 보험재원 조달의 어려움이 만나면서 현재 의료보장체계의 지속가능성을 급격히 낮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료제공체계 등의 변화는 ‘불가피’하다. 우리 사회가 이 변화에 적절히 대처하지 못한다면 현재 60% 전후에 불과한 의료보장수준은 급격히 낮아져 사실상 사회안전망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게 될 것이다. 일부 부유한 사람들은 민간의료보험을 통해 그럭저럭 버티겠지만, 대다수 국민들은 매일매일 아플까 봐 불안해 하고 많은 이들이 의료비로 인해 파산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파국을 막기 위한 ‘적절한 사회적 대응’의 핵심에 일차의료의 강화가 자리하고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이것은 과거의 당위성에 기반하기보다, 한 사회의 사회안전망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는 일차의료를 강화해야 한다는 ‘불가피성’에 기반한 것이다.

 

일차의료 강화와 동상이몽

일차의료 강화와 관련해서는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주장이 존재한다. 우선 일차의료 강화에 반대하거나 무관심한 이들이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대형병원의 이익을 우선하는 이들이다. 또한 높은 본인부담금을 내더라도 별 불편 없이 대형 병원을 이용하는 고소득자들이다.

 

일차의료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 사이에도 ‘동상이몽’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민간의료보험이 중심이 되는 수직적 전달체계를 구축하려는 세력이다. 이 수직적 전달체계는 그 체계의 내적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일차 의료는 결국 최상위에 있는 영리목적 보험회사의 지시를 따르게 된다. 강력한 ‘문지기(gate keeper)’가 아니라 ‘문차단자(gate shutter)’로써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의 일차의료체계가 이 모형의 예라고 할 수 있다(<그림 1-2>). 이 영리목적 보험회사는 한편으로 이익창출에 한계가 있는 행위별 수가제가 아니라 인두제를 기반으로 하는 주치의제도를 가동함으로써 ‘대량 관리 회원의 안정적 확보’와 ‘원가절감’이라는 방식으로 이윤창출 모형을 설계하고 현재 가장 적극적으로 일차의료 강화와 주치의제도를 주장하고 운영하고 있다. 미국의 건강관리기구(HMO)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림 1-2> 미국 일차의료체계의 모형

<그림 1-2> 미국 일차의료체계의 모형https://lh5.googleusercontent.com/DDh45hz0qUu3TJOCqQR1tpIBuxRgwARYh3e8ol... />

 

민간보험회사로 대변되는 영리적 대형자본은 자신의 수익창출을 위해 다른 목적으로 일차의료를 강화하고자 하는데, 최근 대표적인 것이 영리유전자검사 등을 통해 의료서비스의 수요를 지속적으로 창출하려는 것이다. 또한 개인의 질병정보의 활용하기 위한 규제개혁에도 전력을 다하고 있다. 이른바 의료민영화 프로젝트가 그것이다(<그림 1-3>).

 

‘일차의료의 강화’를 주장하는 또 다른 세력은 대다수 국민의 이해에 기반한 진보적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이다. 이들은 일차의료가 가지는 본연의 가치, 즉 전술한 바와 같은  ‘최초 접촉’, ‘포괄적 의료서비스 제공’, ‘지속적 관계유지’, ‘조정역할’을 통해 불필요한 의료비의 급증을 막고, 한 개인과 가족, 공동체에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일차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림 1-3> 한국 의료민영화 프로젝트

<그림 1-3> 한국 의료민영화 프로젝트https://lh3.googleusercontent.com/Dz9J1ttiysqjOEdviJh7Q56J4CI8j5uUQVn71U... />

 

바람직한 일차의료의 강화 원칙과 과제

이렇듯 ‘일차의료 강화’의 주장하더라도 그 목표가 다를 수 있는 만큼 국민들의 편안한 온존(well-being)을 지향하는데 기여하고자 하는 이들은 ‘바람직한’ 일차의료 강화의 원칙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은 단순히 기존의 일차의료를 강화가 아니라 바람직한 일차의료의 강화가 필요하고, 이에서 더 나아가 기존 일차의료의 개념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개념의 재구성/재정의 필요

일차의료가 국민들의 온존에 기여하는 것이 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이 기존의 개념을 재구성/재정의할 필요가 있다. 첫째, 질병에 대한 인식의 변화이다. 기존 의학적 접근이 질병에 대해 가진 태도는 그것을 퇴치할 대상으로 바라본 것이다. 그러나 이는 감염성 질환이 주를 이루던 시대에 만들어진 생각이다. 현재와 같이 만성질환이 주를 이루는 시대에 이러한 질병관은 옳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비현실적이다. 오히려 질병과 장애를 인간의 본질로 받아들이고 이들과의 평화로운 공존을 선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는 대부분의 감염균과 감염병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둘째, 기존 의학적 모델의 극복이다. 최근 과학적 기술의 발전은 오히려 인간이란 존재가 유전자로 환원할 수 없는 다양한 층위 요소들과 그것들 간의 상호작용 속에서 운명지어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질병을 유전자 또는 그 이하 요소에 기인한다고 보고 인간의 신체를 기계적으로 이해해왔던 기존의 주류 의학적 모델이 한계에 봉착했음을 보여준다. 따라서 새로운 시대의 의사는 사람들의 건강을 보호증진하고 치료하기 위해서 다양한 분야와 다양한 층위의 사람들과 협력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러한 다분야, 다층적 협력 모델은 포괄성과 지속성을 그 핵심으로 하는 일차의료 의사들에게는 더욱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셋째, 구성원의 역할에 대한 변화이다. 이러한 질병관의 변화와 의학적 모델의 극복은 자연스레 건강증진, 예방, 치료와 재활 과정에서 그 과정에 속한 구성원들 간의 역할 조정을 요구한다. 기존의 일차의료의 제공 과정에서 의사들이 사실상 독점적인 권위를 유지해왔다면 새로운 모델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더 나아가 일반 시민, 환자들과도 민주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하여야 할 것이다.

 

소결: 효과적이고 민주적인 ‘서로 돌보는 공동체’로의 전환

요약하면, 고령화 등으로 인한 사회적 변화는 과거 당위론에 머물렀던 일차의료의 강화를 불가피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 그러나 여기서 일차의료의 강화는 단지 기존의 체계를 양적으로 확대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보다 적극적인 재구성/재정의를 필요로 한다. 최근 커뮤니티케어와 관련한 논의와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도 이러한 맥락과 무관하지 않다.

 

 

모든 이들의 온존(well-being)’에 기여하는 일차의료가 되기 위해서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궁극적으로는 개인의 몸을 사적 이윤의 식민지로 만들려는 다양하고 집요한 시도들과의 싸움에서 승리해야 하며, ‘일차의료’라는 이름을 바꾸던, 아니면 그 의미와 정의를 바꾸던, 그 핵심적 성격이 효과적이고 민주적인 ‘서로 돌보는 공동체’를 지향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수, 2019/12/04- 22:48
1
0

시민 관점에서 본 일차보건의료의 개선과제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

 

들어가며

일차보건의료는 의료이용의 첫 번째 관문으로 이해될 수 있으며, 의료이용자의 요구가 처음 표출되는 단계이기도 하다. 또한, 일차보건의료는 국가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성에도 영향을 준다. 의료이용 첫 단계에서 시민들의 불만이나 부정적인 경험이 발생할 경우 전체 보건의료체계에 대한 신뢰성 저하로 확장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민들의 요구에 제대로 반응할 수 있도록 일차보건의료 기능에 부합 하는 체계를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적 격차를 해소하기 위한 지리적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 외에도 심야시간·공휴일 등 특정 시간대에 발생하는 미충족 수요에도 대응할 수 있어야 하며, 의료비 가계부담으로 인한 의료이용 장벽도 고려해야 한다. 지속적인 환자관리나 상담 및 예방 중심의 포괄적 진료 제공은 일차보건의료영역에서 수행해야 하는 중요기능 중의 하나이며, 환자상태에 따른 타 의료기관 의뢰나 지역사회 자원과의 연계도 일차보건의료의 역할 범위에 해당된다.

 

그러나 의료이용을 하는 일반 시민들의 입장에서 볼 때 우리나라 일차보건의료가 갖는 차별성이나 중요성은 쉽게 인지되지 않는다. 초기에 질병이나 증상 발생 시 어떤 의료기관이나 의사와 접촉해야 하는지 알기 어려우며, 이를 안내하고 개입할 만한 제도적 장치도 존재하지 않는다. 과거의 의료이용 경험이나 다른 정보 등을 토대로 시민들이 자의적 기준에 따라 의료기관을 선택하며, 동일한 증상으로 가까운 지역의 병·의원에 방문하더라도 의료기관간의 진단 및 처치가 상이하고 비용 발생도 제각각인 상황이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의료전달체계가 왜곡되어 있어 일차보건의료 본연의 기능을 담보하기 어려운 구조이며, 의원을 중심으로 한 일차의료 영역의 질적 격차와 치료효과의 신뢰성 저하로 시민들의 동네의원 만족도도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된다. 여기서는 일차보건의료에 대한 시민들의 경험과 인식수준을 살펴보고,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의 구조적 문제 중심으로 기술하였다.

 

일차보건의료에 대한 환자와 시민들의 인식

과거와는 달리 보건의료제도 운영에 있어 환자의 관점을 중요하게 반영하는 추세이며, 보건의료의 관리 방식도 접근성이나 재정 관리측면의 효율성 위주에서 벗어나 ‘환자 중심성’이나 ‘반응성’을 강화할 것을 제언하고 있다(NERA, 2002). ‘반응성’은 환자가 의료에 대해 갖는 기대를 의료체계가 얼마나 충족하는지를 의미하며, WHO(2000)가 의료체계 성과의 평가항목으로 처음 제시한 개념이기도 하다. ‘반응성’의 하위 지표는 ‘환자에 대한 인격적인 대우’(환자관점에서 평가된 존엄성, 자율성, 비밀보장)와, ‘환자와 가족들이 표출하는 일반적인 관심사에 대한 반응’(공급자 선택권, 사회적 지원체계에 대한 접근성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 같은 반응성 개념에는 치료과정에서 환자들의 존엄성과 자율성이 존중되어야 하고 의료이용의 일반적인 관심사에 대해 의료체계가 대처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반응성’과 유사한 개념의 ‘환자 경험’이나 ‘환자 중심성’이 강조되고 있으며, OECD에서도 국가간의 의료의 질을 비교하는데 있어 ‘환자 경험’을 평가 지표로 산출하고 있다. ‘비용 문제로 의료서비스 이용(진찰, 약품 등)에 제약이 있었는지’, ‘의사의 진찰시간은 충분했는지’, ‘의사에게 질문이나 우려 사항을 말할 기회가 있었는지’, ‘치료 결정 과정에 환자 참여 경험이 있었는지 여부’ 등 총 12가지 항목으로 구성되어 있다(OECD, 2019).

 

일차보건의료는 의사와 환자간의 지속적인 관계 형성이 요구되는 영역이며 진료와 상담, 예방, 건강증진 등 다양한 서비스의 연계와 조정이 필요한 영역이기도 하다. 일차보건의료는 전체 보건의료체계에서 환자를 대리하는 문지기 역할을 담당한다고 볼 수 있고, 보건의료체계와 첫 번째로 접촉하는 관문이라는 점에서 이 단계에서의 ‘반응성’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볼 수 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일차의료기관(의원)의 이용행태와 인식수준을 살펴보면, 동네의원을 주로 이용하는 이유는 ‘집에서 가까운 곳이라서’ 찾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최초 문제 발생 시 접근성에 대해서는 의원이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으나 야간, 휴일 등 원하는 시간이나 급할 때 의원 방문이 어렵고, 예방 및 건강관리 등 포괄적인 서비스 제공이나 가족 또는 지역사회 보건의료 활동 제공은 부족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동네의원의 역할 수행과 관련해서는 의사의 질 향상과 진료 표준화에 대한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2·3차 의료기관간의 의료전달체계 확립 문제도 주요 우선 순위다(이진용 등, 2016).

 

<그림 3-1> 동네의원이 일차의료기관으로 역할 수행을 잘 하기 위해 필요한 점

<그림 3-1> 동네의원이 일차의료기관으로 역할 수행을 잘 하기 위해 필요한 점https://lh3.googleusercontent.com/pFjqyGs3phslNSMiQp9yIriT7TIyPrXjWXFcoj... style="vertical-align:middle;" />

 

또한, 의원의 접근성, 상담의 충분성, 의료비 부담수준은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보이나 지역 및 소득수준별로는 차이가 있어 농어촌 거주자나 소득수준이 낮을수록 의원의 접근성, 의사 상담의 충분성, 비용부담에 있어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며, 의료의 질과 관련해서는 의원의 경우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과 비교시 만족도가 가장 낮고 지역 및 소득계층간 격차도 발생하여 농어촌 지역에 거주하거나 소득 수준이 낮을수록 불만족 응답이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난다(황도경·안수인, 2018).

 

이와 같은 결과는 지역사회를 포함한 일차보건의료체계 전반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나 인식수준을 나타낸 결과는 아니다. 일차의료 공급기관으로 볼 수 있는 의원에 국한된 조사결과라는 한계가 있다. 다만, 의원의 역할 수행과 관련된 접근성, 비용, 의료의 질(의사 상담 포함)에 있어 시민들의 인식수준은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특히, 지역 및 소득계층별 격차와 의원급 의료기관의 전반적인 의료의 질 저하 문제를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한편, 시민들이 의사를 보는 일반적인 평판은 전문직종으로서 신뢰하는 긍적적인 측면도 있으나 권위적이고 불친절하다는 부정적인 이미지도 동시에 갖고 있다. 의사와 환자간의 수평적인 관계로의 변화는 국민들이 원하는 보건의료제도 운영의 두 번째 우선순위로 꼽고 있어(보건복지부, 2011), 환자의 건강관리와 지속적인 대면접촉을 중시하는 일차보건의료의 특성상 의사와 환자와의 동반자적 관계가 요구된다고 불 수 있다.

 

보건의료체계의 구조적 문제와 일차보건의료

일차보건의료는 기본적으로 의료전달체계를 포함한 보건의료체계의 구조적인 특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일차보건의료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도 우리나라 보건의료체계에 내재되어 있는 특성과 문제점에 노출되면서 나타난 경험적 반응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 보건의료 공급체계는 몇 가지 고질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 보건의료의 재원은 국민들이 부담하는 세금과 건강보험료로 조달되는 공적재정(public fund)을 토대로 하고 있으나 실제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급체계는 민간이 주도하고 있어 정부 개입은 항상 한계를 보여 왔다.

 

보건의료 자원(의료인, 의료기관 등)의 지역간 균등한 분배나 의료전달체계의 확립 등 일련의 정부 주도 방식의 보건의료계획이 작동되기 어려운 구조이다. 민간주도의 공급기반은 시설·장비 중심의 규모 위주의 공급량 증가로 귀결된 반면 공급부문 과잉을 통제하기 위한 정책수단은 점차 완화되어 왔다. 예를 들어, 병상 관리의 경우 병상 증가를 억제하던 정책들이 1990년대부터 규제개혁 차원에서 단계적으로 페지되어 왔다. 서울 및 수도권을 위주로 한 의료자원의 편중과 의료기관간의 양극화 문제 등 자원배분의 불균형이 점차 심화되었고, 자본력에 우위가 있는 대형병원들이 건강보험 재정지출의 상당부분을 점유하면서 입원과 외래 영역을 모두 잠식하고 있다. 시설과 장비 등 고비용 중심의 왜곡된 경쟁방식은 의원, 병원 구분 없이 의료 생태계 전체를 관통하는 일반화된 질서체계가 된지 오래이다. 무분별한 고가장비 도입이 고급의료로 상징화 되면서 과잉투자를 회수하기 위한 유인수요나 과잉진료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구조이다.

 

고비용·비효율로 요약되는 공급체계의 왜곡은 일차보건의료 본연의 기능을 담보하기 어려운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의원의 접근성에 지역격차가 발생하는 이유도 도시와 농촌지역간의 의원 기관수 불균형에 기인하며, 시민들이 의원의 낮은 의료서비스 질을 지적하는 이유도 표준화된 진료에 우선하기 보다는 수익성 위주에 비급여 진료에 치중하는 진료행태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실제로 의원의 총 진료비 가운데 비급여 비중은 19.6%로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대학병원 포함)의 비급여 비중 14.8%보다 높은 수준이다(국민건강보험공단, 2018). 건강보험 보장성 정책도 암, 희귀난치질환 등 중증질환 중심의 선별적 접근의 영향으로 질환별 보장률 격차도 심화되어, 본인부담 산정특례 대상인 4대 질환의 평균 보장률은 81.7%로 타 질환에 비해 높으며, 전체 인구집단의 평균 보장률 62.7%(2017년 기준)를 크게 상회한다. 특정질환 중심으로 치우친 보장성 대책은 근본적인 의료비 부담 절감에 있어 한계가 있는 것으로 지적되어 왔다. 연간 본인부담 진료비 합계가 500만 원 이상인 환자 중에는 4대 중증질환 이외의 질환을 가진 환자가 47%에 달하며(국회예산처, 2012), 재난적 의료비 발생 가구(소득 대비 의료비 비중 10% 기준) 중 위암 환자 보유 가구는 1.2%인 반면 오히려, 고혈압이나 당뇨 환자가 있는 가구 비율은 무려 32.2%로 압도적으로 높다(윤희숙, 2013). 일차보건의료의 주요 대상자인 만성질환 환자들의 재난적 의료비 발생 비율이 높다는 점은 경제적 이유에 따른 일차보건의료의 접근성 제약으로 귀결되는 문제이다. 그동안의 보장성 정책의 접근방법 등 구조적 원인이 질환별 보장률 격차를 초래하면서 일차보건의료의 접근성 격차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볼 수 있다.

 

소결

앞서 살펴보았듯이 보건의료의 왜곡된 질서 체계 속에서 일차보건의료 본연의 기능을 담보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시민들도 일차보건의료의 중요성을 인식하나, 증상 발생시 실제 이용 행태는 병의원 구분없이 자의적 판단에 의해 의료기관을 찾는다. 지난 9월 보건복지부는 상급종합병원(대학병원 등)의 환자쏠림 현상을 방지하겠다며 의료전달체계 개선대책을 발표했다.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질환 위주로 진료를 하도록 지정기준을 개선하고, 상급종합병원과의 의뢰․회송방식에도 변화를 주어 병·의원 의사 판단에 따른 직접 의뢰를 강화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경증질환은 동네 병·의원에서 중증질환은 대형병원에서 진료를 받도록 하는 원칙에 반대할 국민은 없을 것이다. 가벼운 질환인데도 굳이 대형병원에 가서 불필요한 비용부담을 할 이유가 없고, 중증질환이라도 지역에 있는 병원에서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다면 수도권에 있는 큰 병원으로 가야 할 이유도 없다.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믿고 신뢰할 만한 적합한 의료기관을 이용하는 것이 중요하나 환자를 대리하여 이를 안내하고 보장해 주는 구조나 체계는 현재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정부의 판단은 여전히 대형병원을 선호하는 수요자의 의료이용 행태가 문제라는 의식이 깔려 있으며, 경증질환의 경우 환자본인부담금을 높이는 방식으로 대형병원 의료이용을 억제하겠다는 입장이다. 단순히 상급종합병원 집중을 방지하고자 국민들의 비용부담을 높인 것이라면 이러한 제도운영은 절대로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국민들이 믿고 신뢰할 수 있는 의료기관이 국민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 있다. 공적 개입의 필요성도 여기에서 찾아야 한다. 공급자나 정부관료의 관점이 아니라 ‘환자 경험’이나 ‘반응성’을 근거로 의료기관의 신뢰성을 저해하는 요인들을 찾아내야 하며, 일차의료 영역에서는 환자를 대리하는 주치의 제도 도입 등 문지기 역할도 분명히 있어야 한다.

 


참고문헌

국민건강보험공단, 2017년도 건강보험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2018.

국회예산정책처, 건강보험사업평가, 2012.

보건복지부, 보건의료 정책방향 대국민 설문조사, 보건의료미래위원회, 2011.

윤희숙, 고령화를 준비하는 건강보험 정책의 방향, 한국개발연구원, 2013

이진용 등, 의사, 일차의료에 대한 인식, 의료정책연구소, 2016.

 

황도경·안수인, 미래 보건의료 정책 수요 분석 및 정책 반영 방안, 한국보건사회연구원 2018.

수, 2019/12/04- 22:57
1
0

편집인의글

http://www.peoplepower21.org/1672963" rel="nofollow">복지동향 제254호 | 정형준 월간 복지동향 편집위원,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부위원장

 

기획주제: 한국 일차보건의료체계 현황과 대안

http://www.peoplepower21.org/1672986" rel="nofollow">[기획1] 일차보건의료체계의 중요성과 함의 | 신영전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http://www.peoplepower21.org/1673002" rel="nofollow">[기획2] 일차의료와 주치의제도 | 이재호 가톨릭의대 가정의학교실 교수

http://www.peoplepower21.org/1673017" rel="nofollow">[기획3] 시민 관점에서 본 일차보건의료의 개선과제 |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

http://www.peoplepower21.org/1673042" rel="nofollow">[기획4] 방문진료와 지역의료의 실험 | 홍종원 방문의료클리닉 건강의집의원 대표원장

 

동향

http://www.peoplepower21.org/1673056" rel="nofollow">[동향1] 아이들이 ‘집다운 집’에 살 수 있기를 | 김승현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아동옹호센터 소장

http://www.peoplepower21.org/1673069" rel="nofollow">[동향2]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채택 최종견해 이행을 위한 당사국의 책무 | 김희진 국제아동인권센터 변호사

  

복지톡

http://www.peoplepower21.org/1673083" rel="nofollow">[복지톡] 제1회 매드프라이드를 개최하기까지 | 심명진 안티카 대표

 

생생복지

http://www.peoplepower21.org/1673099" rel="nofollow">[생생복지1] 평균의 함정에 빠진 서울시 복지사업 | 김경훈 서울복지시민연대 간사

http://www.peoplepower21.org/1673135" rel="nofollow">[생생복지2] 어떻게 협력이 변하니? | 김경훈 서울복지시민연대 간사

수, 2019/12/04- 23:35
1
0

편집인의 글

 

김형용 월간 복지동향 편집위원장, 동국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2020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고 세 번째 해에 들어섰다. 햇수로는 4년차다. ‘나라를 나라답게’ 세울 것이라는 약속에 대한 기대가 허튼 것이었는지 아니면 현실 정치에 대한 무지였는지, 그만큼의 실망과 좌절 그리고 허탈한 목소리가 곳곳에 들린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는 정치는 그리도 무리한 것이었는가? ‘국민의 생존권 보장’이란 집권을 위한 수사에 불과한가? 2020년 복지동향은 현 정부의 복지국가 공약 이행에 다시금 주목하고자 한다. 그리고 그 첫 번째 기획은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이다.

 

2019년 하반기만 해도 8월 관악구 모자의 아사, 11월 성북구 다가구주택과 인천시 임대아파트 일가족 자살, 12월 대구에서 성탄절을 앞두고 생계비관 가족 자살 등 빈곤가족의 비극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 국가는 그동안 열심히 복지사각지대 발굴을 위해서 뛰어다녔다지만, 복지총량과 보장수준 그리고 제도개선이 없어 수급권의 획기적인 변화도 없었다. 여전히 빈곤가족은 부양의무자기준이나 부양의무자 금융정보동의서 제출 등 생계급여 신청과정에서 탈락하고 있다. 이에 120만 명 수준의 생계급여와 140만 명 수준의 의료급여의 수급자는 문재인 정부 출범 전과 후의 변화가 없다. 당초 약속은 어디쯤 와 있는가?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를 공약한 문재인 정부는 교육급여와 주거급여에서만 부양의무자기준을 폐지하였지만, 이는 어차피 빈곤완화의 효과는 거의 없는 부가적인 급여에 불과하기 때문이었다.

 

언제나처럼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는 정치적 결단의 문제가 아니라, 재정적 뒷받침과 사회적 합의의 문제로 호도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팩트가 아니다. 본 호 기획글에서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1,842일의 광화문 농성을 언급하였다. 이 농성은 빈곤한 이들이 죽지 말고 같이 살아서 세상을 바꾸자는 싸움이었고, 끝내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라는 공약을 얻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공약은 소득기준과 장애기준을 적용한 극히 일부의 인구집단만을 대상으로 하는 안으로 후퇴하였고, 중증장애인 가구 부양의무자기준 완화로 단지 1만 8천 가구만 추가적인 수급대상이 될 뿐이었다. 재정적 이유로 가장 적은 인구만을 제도 내로 진입시키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한편 손병돈 교수는 생계급여에 대한 부양의무자기준을 완전히 폐지할 때조차 소요되는 1년 예산은 최대 1조 3,250억 원으로 추정하였다. 이 추정치도 비수급빈곤층이 100%로 신규 수급자로 전환된다는 가정에 기초한 것으로 실소요액은 이보다 훨씬 낮을 것이다. 김승연 연구위원은 서울형기초보장의 사례를 통해 비수급빈곤층을 해소하기 위한 제도는 소득과 재산 기준의 완화가 아니라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임을 지적하고 있다. 서울은 주거급여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이후 수급가구 수가 10개월 만에 약 3만 4천 가구가 증가한 것에서 비춰보아 생계급여의 비수급빈곤층의 대다수도 부양의무자기준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김경서 민달팽이유니온 활동가는 30세 미만 인구의 주거급여 수급 제한의 문제를 지적하였다. 30세 미만 미혼 청년의 경우 주거급여를 지원해도 2만 6천여 가구에 연 400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전혀 과다한 예산이 아니다. 문제는 청년의 빈곤을 들여다보려는 노력 없이 정형화된 인구집단으로만 빈곤을 규정하려는 관료적 태도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결국 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원칙은 여전히 시대환경 변화에도 불구하고 민법의 가족과 인륜, 즉 직계가족은 ‘남’이 아니라는 도덕적 시각에 기초할 뿐이다. 가족부양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못하는 사회의 비극이 연일 나타나고 있는데, 여전히 국가는 가구 단위로 수급을 규정하여 공적 책임보다 사적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이 원칙은 가장 빈곤한 가족들에게 가장 엄격하게 적용되고 있다. 인간다운 생활보장은 최종적으로 국가의 책무이다. 정치공동체가 약속한 최소한의 목표다. 더 늦기 전에, 기초적인 생활보장이라는 공적 약속을 적극적으로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화, 2020/01/07- 01:32
1
0

지속가능한 ‘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전라북도의 역할과 과제는 무엇인가?

 

양병준 사단법인 전북희망나눔재단 사무국장

 

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 복지정책 토론회https://lh5.googleusercontent.com/0znjTir7-O03jx8NY2icu-n_ily_2_d-WuUlXj... />

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 복지정책 토론회 <사진 = 사단법인 전북희망나눔재단>

 

전북희망나눔재단은 지난 8월, 전라북도의회 및 14개 시군의회와 함께하는 지역복지향상전북네트워크를 출범시키고, 지역복지향상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기로 하였다. 출범이후 첫 번째 사업으로 ‘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 관련 복지정책 토론회를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전북사회복지협의회, 전라북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와 함께 4일(수)에 전라북도의회 1층 회의실에서 “지속가능한 ‘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전라북도의 역할과 과제는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개최하였다.

 

특히, 이번에 진행된 ‘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 토론회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복지분야의 핵심사업 중 하나이다. 보건복지부는 돌봄을 필요로 하는 주민들이 자택이나 그룹홈 등 지역사회에 거주하면서 개개인의 욕구에 맞는 복지급여와 서비스를 누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어울려 살아가며 자아실현과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혁신적인 사회서비스 체계라고 밝히고 있다.

 

이번 토론회는 전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윤찬영 교수가 좌장을 맡았고, 주제발표는 전북연구원 이중섭 연구위원이 하였고, 전라북도의회 국주영은 행정자치위원장, 우석대학교 간호학과 박진희 교수, 금암노인복지관 서양열 관장, 전북희망나눔재단 양병준 사무국장이 토론자로 참여하였다.

 

주제발표를 맡은 전북연구원 이중섭 연구위원은 “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전라북도의 역할과 과제로, 지역사회통합돌봄 인프라 확충 및 조정계획 수립, 지역사회통합돌봄 유형별 공급전략 마련, 광역단위 다부처 연계사업 강화, 지역사회통합돌봄 가용자원의 확대, 시설의 환경개선과 지역사회통합돌봄의 연계 강화, 장애인 통합돌봄사업 준비, 광역-기초 인프라 구축 연계 필요” 등에 대해서 주장했다.

 

이어 토론을 맡은 전라북도의회 국주영은 행정자치위원장은 “복지사업이 중앙에서 지방으로 역할의 중심이 바뀌고 있기 때문에 광역지자체를 중심으로 시군지자체와의 연계와 민관 거버넌스를 통한 통합돌봄체계 관련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토론했다.

 

그리고 우석대학교 간호학과 박진희 교수는 “보건복지 서비스의 인프라를 강화해야 하고, 보건복지 담당자들에 대한 역량강화 교육이 필요하고, 중앙정부와 협의하여 지방분권형 복지 재정구조를 마련해야 한다”라고 토론했다.

 

아울러, 금암노인복지관 서양열 관장은 “중앙정부가 추진하고, 현재 전주시가 노인분야 선도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하면서, 민관 협력체계 구축 강화와 돌봄사회로의 변화를 함께 준비해 가야 한다”라고 하였고, 또한 “전주시의 선도사업에 대해서도 ‘성공이냐, 실패냐’의 관점이 아닌, 지역 중심의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가는 부분에 있어서 많은 지지와 격력, 참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하였다.

 

마지막으로, 전북희망나눔재단 양병준 사무국장은 “지역사회통합돌봄체계 구축과 관련하여 전라북도의 의지와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고, 중앙정부의 복지정책 흐름이나 지침에만 의존하지 말고, 지역 실정에 맞는 통합돌봄체계 구축을 위한 지역적 논의를 전라북도가 중심이 돼서 수평적 민관 거버넌스를 통해서 만들어 가야 한다”라고 주장하였다.

 

 

‘지역복지향상전북네트워크’는 전라북도의회 및 전북지역 14개 시군의회와 복지운동단체인 전북희망나눔재단과 함께하는 활동 기구이다. 지역의 복지 현안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문제제기와 대안마련을 위해서 노력할 것이다.

화, 2020/01/07- 01:37
1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