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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동북아 국제통상 법률가 교류기(일본 도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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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동북아 국제통상 법률가 교류기(일본 도쿄)

익명 (미확인) | 목, 2015/11/26- 15:33

제1회 동북아 국제통상 법률가 교류기(일본 도쿄)

- 임영환 회원

  교류회는 타이밍이다

어떤 만남이든 타이밍은 무척 중요하다. 어느 한쪽이 아무리 많은 준비를 하고 상대방을 만나더라도 상대방이 별 관심이 없다면 그 만남은 하나마나 할 것이고 진정 ‘교류’했다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면에서 2015년 11월 14일부터 17일까지 일본 도쿄에서 이루어진 국제통상위(위원장 송기호 변호사)의 첫 번째 교류회는 완벽한 타이밍이라 자부한다. 우리의 첫 번째 교류회 일본측 파트너는 현재 일본의 TPP참여를 반대하면서 일본법원에 TPP가 위헌이라는 위헌소송을 진행 중인 변호사 단체였다. 최근 미국, 일본을 포함한 협상국들의 TPP 협상 타결 소식이 들려왔고 한국에서도 TPP는 무척 ‘뜨거운’ 이슈임은 자명하다. 일본 변호사 단체 역시 TPP와 가장 유사한 한미 FTA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고 우리 국제통상위 교류단은 이에 딱 맞는 파트너였다. 결국, 국제통상위의 첫 번째 교류회는 한-일 양국의 변호사들의 만남이 필요한 시점에 이루어진 타이밍 하나는 제대로인 만남이었던 것이다.  

우리 교류단  2015년 11월 14일 저녁 도쿄 하네다 공항에 내리면서 일본에서 일정을 시작하였다. 교류단은 총 11명으로 변호사 8명, 간사 1명, 자원활동가 2명으로 이루어졌다. 첫날 별도의 공식일정 없이 3박4일 동안 머무를 도쿄 아사쿠사 근처 숙소에 짐을 풀었다. 우리는 짐을 정리하고 바로 숙소 옆 아담한 일본선술집으로 이동하여 가벼운 저녁을 즐겼다. 일본선술집이 우리 일행만으로도 꽉 차는 공간이어서 마치 원래 우리만을 위한 아지트 같아 마음편히 하루를 마무리 할 수 있었다.

 

통1 통2

일본의 고민을 엿보다.

- 한미 FTA와 TPP 토론

  두 번째 날, 오전에는 도쿄에서 가장 오래된 절인 센소지를 방문하였다. 워낙 유명한 절이고 가는 날이 마침 일요일이어서 센소지는 많은 인파들로 넘쳐났다. 절과 덤으로 사람구경을 끝내고 오후부터 교류회 공식일정에 들어갔다. 첫 번째 공식일정은 야마다 변호사 사무실에서 이루어졌다. 야마다 변호사는 전 농림부 장관 출신으로 일본측 변호사 단체의 수장으로 TPP 소송을 이끌고 있었다. 우리쪽은 김종우 변호사가 한미 FTA에 관련된 발제를 하였고 일본쪽에서는 현재 진행되고 있는 TPP 소송에 대한 브리핑이 있었다. 한국과 비교해 특이한 점은 일본에는 한국과 같이 별도의 헌법재판소가 없어 헌법소송 역시 일반법원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2시간 가량 진행된 토론회를 통해 일본 변호사들의 한국 FTA에 대한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자리에서 일본 변호사들은 일본정부가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TPP협정에 사인하기 전까지는 협정문을 공식적으로 일본어로 번역하지 않겠다고 하는 처사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하였다. 더불어, 그들은 협정문의 공식언어로 일본어가 채택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대해서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토론회가 끝난 후 일본 변호사들이 마련해 둔 식당으로 이동하였다. 오늘 저녁식사를 위해 특별히 문을 연 음식점이었는데 일본에서 생산되는 유기농 농산물로 요리를 하는 곳이었다. 저녁식사 내내 우리 교류단에 대한 일본측의 정성과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어색한 첫 만남으로 교류회를 시작하였지만 식사와 술을 함께하며 헤어질 때는 한-일 참석자 모두 부쩍 친해져 있었다.

통3 통4

-  TPP 재판 방청

  다음날, 우리는 동경지방재판소로 향했다. 오후 2시 30분 TPP협정에 대한 위헌소송등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일본 내에서도 이 재판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여 일반방청은 어려웠고 일부방청석은 소송에 참여하는 변호사들에게 제공되었고 나머지는 당일 추첨을 통해 당첨이 되어야 가능하였다. 우리는 일본측 변호사들이 구해준 4장의 방청권과 추첨을 통한 1장의 방청권으로 총 5명이 이 재판을 방청할 수 있었다. 사진촬영이 금지되어 일본법정의 내부사진은 첨부할 수 없으나 우리 법정에 와 있는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유사하였다. 일본어를 할 수 없어 전혀 알아들을 수 없었으나, 판사의 재판진행, 대리인의 진술, 서면의 제출 등 모두 한국과 거의 똑 같아 보였다. 아무래도 한국의 근대사법제도는 일본으로부터 이식된 것이어서 어쩌면 당연한 느낌일지 모르겠다.  다시 TPP 재판으로 돌아오면, 일본측 변호사단과 시민단체가 재판시작 한 시간 전 동경재판소 앞에서 TPP 반대에 대한 집회를 진행하였고 이 자리에 우리측 송기호 위원장님께서 교류단을 대표하여 간단한 지지발언을 하셨다. 뒤에도 언급하겠지만, 일본 참석자들은 앞서 한미 FTA를 체결한 우리의 입장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집회가 끝난 후 나를 포함한 5명의 변호사는 TPP소송 참관을 위해 재판정으로 이동하였고 나머지는 일본측에서 주최하는 TPP 토론회 장소인 일본 국회로 자리를 옮겼다. 법정 분위기는 무척이나 엄숙하였다. 원고측은 대규모 변호인단을 꾸려 재판을 진행하였는데, 방청일 당일에도 20명은 족히 넘는 원고측 변호사들이 대리인석을 가득 채우고 있었고 피고측인 일본 정부쪽 변호사들 역시 10여명 정도 참석하였다. 원고측 변호사들이 우려했던 부분은 이 사건 재판이 소의 이익이 없어 제대로 다투어 보기도 전에 각하되는 것이었고 바로 오늘 재판에서 이에 대한 결정이 이루어 질 것으로 예상했다. 특이하게도 이 재판의 경우 지난기일에서 이번기일과 다음 기일이 이미 나온 상태여서 이번 재판에서는 다 다음 기일이 지정되는 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원·피고 사이에 긴 공방이 이어졌고 특히 원고측 변호사들의 열정적인 구두진술은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결국 재판부는 원고의 요청을 받아들여 다 다음 기일을 지정하고 재판을 마쳤다. 일단 이 소송의 첫 단추는 잘 끼워졌다. 나중에 어떠한 결론이 나오더라도 일본 변호인단은 일본 정부의 일방적인 TPP 추진에 대해 법적으로 공론의 장을 만드는 데는 분명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 TPP 국회 토론회

  TPP 재판이 이루어지는 그 시간, 일본 국회 회의실은 한국에서 온 송기호 변호사님의 ‘한미 FTA 이행 4년차 한국의 변화’에 대한 강의를 듣기 위한 일본인들로 가득했다. 족히 300명은 넘어 보였다. 한국의 상황과 FTA의 문제점에 대해 송변호사님의 발표가 1시간 가량 이어졌다. 다음으로 일본측 변호사들이 TPP 소송에 대한 경과보고가 있었다. 마지막으로, 방청객들의 질문시간을 가졌다. 일본 방청객들은 한국과 미국이 체결한 FTA가 한국 사회에서 어떻게 작동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발표자인 송변호사님께 다양한 이슈에 관해 많은 질문을 하였다. 일본 역시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TPP가 가져올 자국 산업 특히 농업에 대한 피해와 ISD로 인한 주권의 제한에 대해 깊은 관심을 보였다. 우리 교류단이 한국을 떠나오며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중요하고 필요한 만남임을 새삼 확인하는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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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만남은 타이밍이 무척이나 중요하다. 국제통상위원회의 일본 변호사단과의 처음 교류회는 무척이나 타이밍이 좋았다. 이제는 그 다음이다. ‘동북아 국제통상 법률가 교류회’라는 이름에 걸맞게 다음에는 우리와 일본 변호인단이 함께 다른 동북아 지역 국제통상 법률가들과 교류하기 위한 또 다른 처음을 바래본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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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영방송 KBS를 고민하며
– KBS 시청자위원회 활동 –

박준모 변호사

1. 퀴즈 & 혐오

다음 중 ‘사실’이 아닌 것은 무엇일까요?

① 동성애는 에이즈를 퍼뜨리는 주범이다.
② 외국에서 동성애가 죄라고 설교하던 목사가 차별금지법 때문에 잡혀갔다.

 

정답은 ‘둘 다’입니다.
두 이야기 모두 사실이 아닌 거짓인데, 공중파TV에서 생방송 그대로 전파를 타고 전국 시청자에게 송출되었습니다. 지난 10월 ‘엄경철의 심야토론’에서 ‘동성애’가 주제로 편성되어 소위 혐오표현이 패널의 입을 거쳐 공영방송을 통해 확대 재생산된 셈입니다.

이 프로그램 방송 후, 언론연대는 KBS ‘엄경철의 심야토론’ 제작진에 △ 누군가의 존재·인권을 부정하는 것을 표현의 자유 영역으로 보는지 △ KBS는 인권 문제를 다룰 때 어떤 기준으로 패널 선정 등을 접근하는지 △ 팩트 체크나 허위·차별 발언 제지가 없었는데, 토론에서 사회자의 역할은 무엇인지 △ KBS는 내부 ‘공정성 가이드라인’ 에서 정한대로 출연자의 의도·신분 등을 얼마나 확인했는지 등을 공개 질의(<미디어오늘> 2018. 11. 9.자 보도)하였으며, 그 밖에 여러 시민단체와 언론의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2. 새로운 시청자위원회 활동

지난 11월 시청자위원회 월례 회의에서도 언론연대 등의 비판에 호응하여 심야토론에서의 성소수자 혐오표현 문제, 팩트 체크 등의 부실 문제, 근본적으로는 제작진의 인권감수성 및 젠더의식 부재 문제 등을 지적하고 오는 12월 월례 회의까지 KBS 제작본부 측의 재발방지 대책 수립 및 위원회 보고를 요구하였습니다. 방송 외부에서의 비판과 견제를 ‘내부화’하는 제도적 도구의 역할을 수행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간단히 추가로 설명해드리면, 지난 9월 출범한 제29기 KBS 시청자위원회는 방송법상 의무 법정기구로(저도 민변의 추천을 받아 제29기 위원회에서 활동 중입니다), 방송 편성 및 프로그램 내용에 대한 직접적 견제와 감시를 위해 위원회의 의견을 제시하고 시정을 요구하는 회의체라고 보시면 됩니다. 공식적으로 ‘KBS 정상화’를 기치로 재출범한 2018년, 시청자위원회 역시 ‘무지개 위원회’란 표어 아래 구성원 다양화를 추구하며 언론·노동·경제·여성·소비자·장애인 등 여러 분야에서 위원을 선정하여 내부 비판과 견제를 시작했습니다.

3. 시청자위원회의 변화

그러면서 몇 가지 변화가 있었습니다.

먼저 이번 시청자위원회부터 매월마다 열리는 회의는 페이스북 라이브와 KBS 홈페이지 등을 통해 생방송으로 중계되고 녹화까지 됩니다. 비록 구독자는 소수지만, KBS 사장단 이하 임원진 및 제작진이 회의에 출석해서 답변하도록 하여 책임성을 높이는 효과가 있겠지요.

또한 기존의 시청자위원회가 관제/어용 위원회라는 비판과 성찰을 거쳐, 시청자위원회 차원의 ‘성찰과 연대 TF’를 구성하고 공영방송의 책무, 전국 각지에 소재한 지역 시청자위원회 및 언론 시민단체들과의 연대 방안을 모색 중입니다.

특히 지난 달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종북’과 같은 혐오표현 등에 대한 손해배상의무를 배척한 판결을 선고한 일련의 상황 하에서, 시청자위원회 등을 통한 감시와 견제 기능에 보다 주목할 수도 있을 겁니다.

4. 공영방송 KBS를 고민하며

KBS 정상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임원진 등 구성원의 인적 적폐는 청산되고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지만 철밥통 공영방송의 구태의연한 ‘의식적’ 적폐에 대한 대응은 어떠한지 의문이기도 하죠.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의 급성장과 대비되는 공중파 TV의 뚜렷한 쇠퇴(?) 경향과 ‘잃어버린 9년’의 후과가 겹쳐 나타나는 모양새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그 속에서 미미하지만(또한 부끄럽지만) 저도 민변의 추천(그리고 언론위원회 여러 위원 분들의 배려)을 받아 시청자위원회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2년의 임기 동안 KBS 시청자위원회와 민변 언론위원회 간의 구조적 연대 방안을 모색하고 공영방송의 사회적 책무성을 강화하는 데 일조할 수 있도록 고민과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The post [언론위] 언론위원회 횔동소식 – 공영방송 KBS를 고민하며 appeared first on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 민변.

금, 2018/11/16- 0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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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사관 앞으로 행진해도 될까요?

부산지부 정상규

저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국면에서 제가 소송대리하였던 부산시 동구 소재 일본영사관 앞 집회 금지 처분 효력정지 신청 사건에 관하여 몇 글자 써보려고 합니다. 때는 2016년 12월 29일 목요일 16시 경. 박근혜정권퇴진 부산운동본부(이하 ‘신청인’)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이틀 뒤인 31일 토요일 집회 때 서면에서 본집회를 한 후 일본영사관 앞을 지나 그 인근에서 정리집회를 하고자 집회신고를 했는데 부산광역시지방경찰청장(이하 ‘피신청인’)이 일본영사관 인근 100미터 구간에서의 집회는 금지한다는 집회 일부 금지 통고를 해 왔으니, 이에 대한 효력정지신청 소송대리를 맡아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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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TV

그간 일본영사관 앞에서는 작은 규모의 집회·시위가 있어 왔지만, 피신청인이 집회를 금지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습니다. 피신청인이 이러한 반응을 보인 것은 아마도 집회 신고 하루 전 날인 12월 28일 한 시민단체가 일본영사관 앞에 설치한 소녀상을 부산 동구청이 강제로 철거하고 압수까지 한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일본영사관 앞에서의 대규모 집회·시위가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로 이어질 것을 우려한 이유로 보입니다.

집회신청서와 피신청인의 금지통고서를 보내달라고 하여 받아 보니, 신청인 측은 대규모 집회가 예정된 2016년 12월 31일뿐 아니라 이후 1주일 동안을 집회일시로 기재하여 일본영사관 앞을 포함한 장소에서 행진을 하겠다고 신고를 하였고, 이에 피신청인은 행진구간에 일본영사관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미터 이내의 장소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이하 ‘집시법’) 제11조에 따라 당해 구간에서의 행진을 금지한다고 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연말인 31일 토요일의 대규모 집회 이후에도 같은 장소에서 시민들이 집회의 자유를 누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였지만, 효력정지신청 사건에서 패소하여 12월 31일 토요일의 대규모 집회 시에 일본영사관 앞 경로에서의 행진이 금지된다면 신청인 측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 판단하여, 우선 토요일 대규모 집회에서 행진이 가능토록 하는 점에 초점을 맞추기로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저는 신청인 측에, 당해 구간 행진 예정시간으로부터 48시간이 되기 전에, 집회 개최일시를 ‘2016년 12월 31일 18시부터 22시까지’로 한정하여 재차 집회신고를 하도록 권유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집시법 제11조 제4호 다목에서는 ‘외교기관의 업무가 없는 휴일에 개최하는 경우로서 외교기관 또는 외교사절 숙소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외교기관의 경계 지점으로부터 100미터 이내의 장소라도 집회·시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휴일인 토요일의 집회까지 제한할 수는 없다는 주장에 초점이 맞춰지도록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피신청인은 신청인 측의 새로운 집회 신청에 대하여 즉답을 하지 않았고, 다음 날인 30일 금요일 정오가 되어서야 재차 금지 통고를 해 왔습니다. 같은 이유였습니다. 일본영사관은 외교기관으로 집시법 제11조에 따라 그 100미터 인근에서의 집회는 금지되며, 주한 일본국 총영사뿐 아니라 부산 동구청장도 피신청인에 공문을 보내어 소녀상 설치단체와 일본영사관 간의 마찰을 예방하기 위한 경찰력 배치를 요청하였으며, 지난 12월 28일 소녀상 강제철거 당시 시민단체 회원이 부산시 동구청 공무원의 적법한 공무집행을 방해한 사례가 있다는 등의 이유였습니다.

저는 처분서를 받아보자마자 효력정지신청서를 작성하여 오후 2시 경 신청서를 전자 접수하였습니다. 당시 향후 2주간 부산지방법원이 휴정기를 갖는다고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금요일 오후 2시에는 대부분의 재판부는 재판 일정을 잡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휴가 전야에 전자 접수된 효력정지 신청서가 언제 재판부 배당이 되고, 언제 심문기일이 잡힐지 불분명한 상태였습니다. 당장 내일 집회를 해야 하는데 말이죠(더 큰 문제는 제가 내일부로 휴가를 가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짜고짜 제1행정부로 전화를 해서 재판부 배정 및 심문기일 지정을 요구하였습니다. 재판부도 사안의 중대성 및 시급성을 재빠르게 판단하고 재판부 배정, 상대방에 대한 신청서 송달 및 심문기일 지정을 하였습니다. 재판부가 얼마나 신속하게 일을 진행했던지, 아직 전자소송 시스템에서 재판부 배당이 되지 않아 재판부에서도 제가 제출한 신청서가 보이지 않는다면서 저에게 신청서를 이메일로 보내줄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제가 재판부에 신청서 등의 서류를 이메일로 보내줬고, 재판부는 이를 피신청인에게 ‘이메일로 송달’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우여곡절 끝에 오후 4시에 심문기일이 열렸습니다. 신청서를 접수한 지 2시간 만이었습니다.

심문기일에서 피신청인은 일본영사관 직원들이 토요일에도 나와서 근무를 하기 때문에 토요일을 휴일로 보기 어렵다는 다소 억지스러운 주장을 하였으나, 함께 신청인 측 소송대리를 맡은 부산지부 최성주 변호사님께서 일본어로 된 주한 일본영사관 홈페이지 화면을 출력해와 제시하자 피신청인 측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일본영사관 홈페이지에도 토요일을 휴일로 공지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게 몇 차례 공방 후 심문기일을 마쳤습니다.

ⓒ연합뉴스TV

ⓒ연합뉴스TV

다행히도 그 날 저녁 7시 30분 경 신청인 측의 효력정지신청이 전부 인용되었다는 재판부의 전화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집시법 제11조 규정 중 ‘외교기관의 업무가 없는 휴일에 개최되는 경우’ 요건은 집회일시가 토요일 저녁이라는 점에서 당연히 인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추가로 요구되는 ‘외교기관의 기능이나 안녕을 침해할 우려가 없다고 인정되는 때’라는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었던 것은, 지난 2개월 간 신청인 측에서 주최한 수차례의 평화집회에서 보여준 시민들의 성숙한 시민의식 덕분이었음이 분명합니다.

이후에 부산지방법원은 두 차례에 걸친 같은 내용의 피신청인 측 집회 일부 금지 통고에 대한 신청인 측 효력정지 신청 사건에서, 선례가 있음을 이유로 ‘심문기일을 열지도 않고’ 전부 인용하고 있다는 미담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수, 2017/03/08-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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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인권위원회 소개 및 소식

 

새해가 시작되었으나 새로운 꿈을 꾸는 사람을 찾기 힘든 2016년의 시작, 우리 아동인권위원회는 회상하기조차 무서운 뉴스들로 분노하면서 찬찬히 활동을 해나갔습니다.

우선 2016. 1. 19. 올해의 첫 월례회가 있었습니다. 위원회 회원 거의 전원이 참석하여 심지어 민변 회의실에 앉을 자리가 없어 인사만 하고 돌아가시는 회원이 있을 정도로 열기 가득한 월례회였습니다. 우리는 올해 활동계획을 짜면서 너무 많은 일거리에 어깨가 무거우면서도 서로를 믿고 웃었습니다. 새해부터 잇달아 터진 아동학대뉴스 등으로 인해서 아동인권에 대한 주목이 예상되는 가운데, 우리 위원회는 이럴수록 차근히 공부하고 전문가, 활동가를 모시고 진행하는 간담회 등을 통해 할 일을 해나가기로 하였습니다.

2016. 2. 16. 2월 월례회가 있었습니다. 2월 월례회는 세이브더칠드런에서 뿌리의 집 원장이시고 특히 해외입양아들과 함께 활동해오고 계신 김도현 목사님을 모시고 ‘입양과 베이비박스’문제에 대해서 논의하였습니다. 여전히 ‘입양은 무조건 선한 일이고 입양특례법 때문에 입양이 어려워지고 그래서 아이들을 유기하게 되었다’라는 주장이 휩쓸고 있는 왜곡된 현실에서, 김도현 목사님은 ‘입양이 무조건 선은 아니며, 입양은 미지막 선택이어야 하고 그 이전에 아이들이 가정에서 양육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라는 주장을 펼치시느라 최전선에서 각종 공격과 원색적 비난의 대상이 되고 계십니다. 김도현 목사님이 말씀해주시는 해외입양아들의 기가 막힌 사례들을 들으면서 우리 위원회 회원님들은 답답한 현실에 가슴을 치면서 함께 눈물을 흘렸습니다. 아동인권의 문제는 논리나 법리로 접근할 것이 아니라 눈물과 교감으로 활동하여야 함을 느끼게 된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뿌리의 집을 방문하여 해외입양아들과 함께 생생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소망을 전달드리면서 간담회는 끝났고, 김도현 목사님은 우리에게 책선물을 한가득 주시고 환하게 웃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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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안경 닦는 척 하면서 계속 눈물을 흘리던 김수정 위원장, 괜히 분위기 띄운다고 공격적인 질문했다가 본전도 못 찾은 김영주 간사, 목이 메는지 고개만 끄덕이던 우리 변호사들, 그리고 입양아들의 슬픔을 교감하고 고통을 고스란히 함께 느끼시면서 활동중이신 우리 김도현 목사님

 

깊은 밤까지 간담회를 마치고 짐을 주섬주섬 싸고 있을 무렵, 민변 회장 후보님들이 방문하셨습니다. 특히 아동인권위원회는 신입변호사들이 많아 ‘변호사의 현실과 민변활동문제’, ‘부담가지 않는 민변활동’ 등에 대한 각종 질문이 쏟아졌습니다. 아동인권위원회는 신생 위원회이고 최근 엄중한 사건들이 터진 상황에서 아동인권분야가 원래 활동 영역이 넓고 힘든 면까지 있으니 특별히 지원해주실 것을 주문드렸고, 민변회장 후보님들은 모두 “그렇게 하겠다”라고 답하셨습니다(각 위원회마다 그렇게 답하셨을 듯합니다만, 어느 위원회보다 온마음으로 열심히 하는 우리 위원회 특히 지켜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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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불꽃 튀는 경쟁을 하실 줄 알았으나 다정히 오셔서 싸움 붙여보려는 시도를 무색하게 만드신 민변회장 후보님들.

 

우리 아동인권위원회는 2016. 3. 18. 서울 북촌의 모처에서 1박2일로 워크샵을 진행합니다. ‘절대 공부는 안한다’라고 차마 말할 수 없는 워크샵이겠지만, 목표는 “웰빙과 위로”입니다. 편안한 분위기에서 맛있는 음식 많이 먹으면서, 일과 공부만 하느라 못했던 서로에 대한 이해와 게임능력 측정 등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혹시 워크샵부터 참여하는 것에 대해서 눈치를 보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걱정마시고 참여해주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신입회원을 언제나 환영합니다.

 

관심있는 변호사님들의 많은 연락을 기다립니다. 저는 아동인권위원회의 친목, 개그,잡일을 담당하고 있는 간사변호사 김영주입니다(010-9881-5363).

 

 

 

 

월, 2016/03/14-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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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DS 대응 국제회의 참관

이승진 변호사

 

제가 민변을 가입한지 아직 몇 달이 안 되어서 신입회원의 특권인 기웃거리기를 좀 심하게 하고 있습니다. 민생경제위와 국제통상위의 각종 회의를 무분별하게 참석하면서 ‘저는 미국변호사입니다’, ‘외국에서 살다 와서 잘 모릅니다’, ‘일단 공부하겠습니다’ 따위의 핑계를 대고 묵묵히 참관만 하던 저를 다들 많이 참아주셨지만, 보다 못한 국제통상위 위원분들이 드디어 제게 작은 미션을 주셨습니다.

9월 10~11일 송도에서 유엔 국제거래법위원회(UNCITRAL)의 ‘회기간 아태지역 회의’가 열릴 예정이었는데, 주 안건이 국제통상위의 주요 관심사이자 요즘 ‘핫’한 투자자-국가 간 분쟁해결제도(ISDS)였습니다. 이에 앞서 9일 연세대 송도캠퍼스에서 각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이 모여 사전 대책회의를 하기로 하였는데, 여기에 송기호 전 국제통상위원장님과 함께 저도 가서 참관하고 오라는 부담 없는(?) 미션이었습니다. (그러나 결국 이렇게 위원회 활동소식도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UNCITRAL ISDS Reform Forum 시민사회 대책회의

ISDS는, 짧게 요약하자면, 외국인투자자가 투자대상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국가간 협정으로 만든 중재제도입니다. 민간인인 중재인들이 투자대상 국가의 사법부를 우회하거나 초월하여 비밀리에 판정을 하므로, 투명성도, 일관성도 없고, 외국인투자자에게 지나친 특권을 부여하는 제도라는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ISDS의 구체적인 개념, 우리나라가 제기당한 ISDS 사건들, 이에 관한 우리 위원회 활동에 관해서는 6월 국제통상위 활동소식을 참고해 주십시오.)

ISDS 제도 개선 국회 Webinar

저는 사내변호사로서 대형로펌이나 대한상사중재원 등이 주최하는 세미나를 종종 참석하곤 합니다. 제 본 업무와 연관성이 별로 없어서 국제중재를 다루는 세션을 그 동안 주의 깊게 듣지는 않았지만, ISDS 판정의 일관성 문제를 개선하여 ISDS 제도를 강화하자는 방향으로 토론이 마무리 되었던 것으로 기억납니다.

이번 송도 시민단체 사전회의에는 뉴질랜드 오클랜드대학 교수 Jane Kelsey, 국제환경법센터(CIEL)의 Layla Hughes 등이 발표하였고 민주노총, 환경운동연합, 참여연대 등도 참여하였습니다. 저를 제외한 다른 분들은 서로 구면인지 반갑게 인사하셨지만 저는 처음에는 좀 ‘뻘쭘’했습니다. 하지만 하루 종일 진행된 회의에서, 그리고 점심시간 편안한 토론을 통해, ISDS에 대한 배경으로부터 다양한 개선안과 대응방법에 대한 세밀한 분석 등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현재 유럽연합(EU)은 역내국간의 협정에 포함된 ISDS는 유럽연합법 위반이라는 유럽사법재판소의 판결과 ISDS에 대한 여러 비판적 목소리에 대응하여 국제투자법원을 신설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ISDS의 개정을 담당하는 UNCITRAL의 제3작업반(Working Group III)도 절차적 개선만 다루고 결국 유럽연합에서 제안한 국제투자법원 제도를 지지할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국제투자법원 역시 사법주권의 침해, 공공정책 왜곡 등 ISDS의 근본적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절차적 개선을 통해 ISDS를 고착화하기보다 전면폐지를 주장해야 한다는 데 대체적인 합의가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자차로 송도까지 갔기에 돌아오는 길에 송기호 변호사님을 모실 기회가 있었는데요. ISDS에 관하여 이것저것 궁금했던 것을 여쭙고 열심히 듣느라 길을 몇 번 놓쳐서 좀 먼 길로 돌아온 것 같아서 죄송했습니다만 여하튼 보람 있는 하루였습니다.

최근 미국이 재협상을 완료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서는 ISDS 조항이 아예 삭제되었습니다. 미국 투자자들이 해외에서 ISDS의 혜택을 누리지 못하면 해외투자를 안하고 미국에 투자를 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는데, ISDS를 폐지하자는 시민단체들의 주장이 트럼프 정부의 발상과 역설적으로 일치한 경우입니다. 이런 예고된 미국의 태세 전환에도 불구하고, NAFTA 재협상과 거의 동시에 이루어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서 정부는 ISDS의 미세한 조정밖에 없는 미심쩍은 결과만 가져왔습니다. 또한 최근 언론에서도 크게 다루는 ISDS 사건들에 대하여 정부는 투명한 정보공개를 극히 꺼리고 있어 우리 위원회에서는 다양한 경로로 정보공개를 독촉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ISDS 문제는 현재진행형으로 공부하고 대응할 일들이 많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국제통상위에 참여하여 미션을 나누어 받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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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18/10/04-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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