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감사의 식탁 / 후기] 우리가 꿈꾸는 삶 – 지금, 여기, 함께
2015년 11월의 어느 늦가을 밤. 대전, 충청지역에 계신 후원회원분들과 멋스러운 만남을 가졌습니다. 바로 2015년 지역으로 가는 마지막 감사의 식탁이었지요. 전주, 부산, 광주에 이어 올해 마지막으로 찾은 대전은 역시 문화의 도시라 할 만했습니다. 원도심 대흥동에서 우연히 들른 곳들, 마주치는 사람들에게서 오래된 도시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번 감사의 식탁에서는 토크콘서트를 준비했습니다. 희망제작소를 아끼는 분들과 맛있는 음식, 좋은 음악, 좋은 이야기를 함께 하니 늦가을 밤의 분위기가 한층 더 짙어졌습니다.
희망제작소 이원재 소장님의 사회로 충남연구원 사회적경제지원센터 김종수 센터장님, 공감만세 고두환 대표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2015년 한해를 돌아보며 ‘2016년 우리가 만들고 싶은 행복한 삶은 과연 어떤 것일까?’ 생각해 보았지요. 김종수 센터장님은 ‘사회적 경제’, 고두환 대표님은 ‘여행’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습니다. 두 분의 키워드는 언뜻 보기엔 전혀 달라 보였지만, 두 분의 고민은 비슷한 지점을 관통하고 있었습니다.
먼저, 김종수 센터장님. 자기소개를 부탁드렸더니 다짜고짜 두 달 후에 지금 하고 있는 일을 그만둔다고 선언하시네요. 연봉도 꽤 높다고 들었는데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김종수 센터장 – 사회적경제 관련 일을 하다 보니 민간으로 더 가까이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민간을 어떻게 자립시키고 자급하고 자치할 수 있도록 하지?’라는 고민이 계속 맴돌았지요. 그러다 소통하는 삶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됐습니다. 내 삶이 처한 조건과 제도의 조건을 보며, 그것을 일치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에 맘을 먹었지요. 2개월 후에는 민간플랫폼 공동체 ‘세움’을 만들려 합니다.
고두환 대표님은 한 해 돌아보면서 제일 아쉬웠던 점을 여행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이렇게 설명하셨습니다.
고두환 대표 – 문득 기회는 균등하고 과정은 공정하고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던 어느 분의 말씀이 생각나네요. 여행사 입장에서, 2016년에는 국가가 좀 안정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세월호, 메르스, 남북한 대치 등 사건, 사고가 많았는데, 국민들이 안심하고 여행을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지요. ‘국가는 안전하다, 국가는 국민을 지켜준다’는 믿음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사람들이 흔히 정치를 비판할 때, 정치는 쟁점을 만들어내지만 해결은 못한다고 합니다. 비슷한 질문을 공정여행에 적용하여 고두환 대표님께 여쭈었습니다. 공정여행이라는 좋은 일 하면서, 직원들 월급은 왜 그리 적은지 혹은 직원들은 공정하게 대우하는가? 같은 지적을 받은 적이 있으신지.
고두환 대표 – ‘우리가 왜 개도국의 공적개발을 해야 하나?’라는 질문을 많이 받아요. 한편으로는 이런 생각이 들어요. 문제제기를 통해 쟁점을 만들지만, 같이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는지에 대해서요. 요즘 사람들은 갈등이나 문제가 생기면 회피합니다. 함께 해결하려는 자세가 필요해요.
고두환 대표님이 여행의 참뜻을 통해 사회를 바꾸려고 한다면, 김종수 센터장님은 구상하고 계신 ‘세움’을 통해 무엇을 바꾸고 싶은지 궁금해졌습니다.
김종수 센터장 – 사람중심의 사회를 만들고 싶어요. 옛날에는 동네에서 어린아이가 놀고 있으면 동네 어른들이 ‘밥 먹었니?’ 물어보시고, 안 먹었다고 하면 데려가서 밥 먹이고 그랬지요. 하지만 요즘은 그렇게 하면 유괴로 오해받기 쉽습니다. 이건 동네 주민들 간의 관계까지도 시장경제로 넘어간 것으로 볼 수 있지요. 입금되면 일하는 지불노동과 같은. 관계의 힘으로 유지되던 것들까지 왜 다 시장경제로 넘어갔을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의 자긍심을 키울 수 있는 대한민국이 되면 좋겠어요. ‘3포 세대’라는 말은 청년들을 포기하고 낙담하게 만듭니다.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날 감사의 식탁에 참여해주신 분들도 더불어 살며 노동을 주고받는 일의 어려움, 서로 이해하는 마음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해주셨습니다.
송예진 님 – 경제적인 걸 떠나 품앗이 육아를 생각해보면, 저는 마음이 편하지는 않아요. 어떤 보상을 바라지 않고 단순히 좋은 뜻으로 베풀었지만, 문제가 생겼을 때 ‘그 일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라는 부분에서 고민이 들어요. 예컨대, 품앗이로 아이를 키우다가 내 아이가 다칠 수도 있잖아요.
안순훈 님 – 이기심을 조절해야 할 것 같아요. 상대의 입장이 되어 이해하고 배려하려는 마음이 필요하지요. 서로를 신뢰해야 합니다.
김종수 센터장은 시장경제가 우리가 맺는 관계들의 성격들까지 근본적으로 바꾸어버렸다고 지적하셨습니다. 돈으로 관계를 엮어놓은 것인데, 그런 관계의 역할까지 교환가능한 것으로 바뀌었다는 것지요. 이런 변질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작은 공동체를 우리 주변에서부터, 지금 여기에서부터 만들어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데에 모두들 고개를 끄덕인 시간이었습니다.
함께 공감하고 실천하는 시민 여러분들의 참여는 어느 곳이든 꼭 필요하지요. 희망제작소도 더 나은 사회를 위해 고민하는 시민 여러분들의 후원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변함없이 응원해주시는 후원회원님, 항상 고맙습니다.
2015년 지역으로 가는 마지막 감사의 식탁을 마무리하며 마음 한구석 아쉬우면서도 내년은 또 어떤 모습으로 찾아뵙게 될지 기대도 됩니다. 보내주시는 응원에 힘입어 내년에는 더욱 희망 가득한 소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
글_ 김희경(시민사업그룹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수문이 개방되자 볼 수 있는 작은 삼각주 지형ⓒ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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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 상류에 작은 지천에서 들어온 삼각주 지형ⓒ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이렇게 만들어진 삼각주와 모래톱에는 생명들이 수를 놓고 있었다. 작은 발자국에서 큰 동물 발자국까지 다양한 생명들이 활동 했던 흔적을 만났다. 깃털을 손질하다 빠진듯 새깃털도 여러 곳 에서 확인했다. 강가에 만들어진 모래가 생명들이 찾아와 물을 찾고 휴식을 취하는 곳이 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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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톱에 새겨진 고라니 발자국ⓒ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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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새들이 이동한 발자국ⓒ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최상위 포식자인 수달 발자국과 배설물도 확인했다. 고라니 발자국은 너무 많아서 헤아릴 수가 없을 정도다. 다양한 동물들의 서식처가 되어주는 모래톱은 동물들에게는 그리웠을 고향 같은 곳이다. 고향을 5년간 빼앗겼던 동물들이 이제 다시 고향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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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에서 발견되는 수달의 배설물ⓒ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미호천과 금강이 만나는 곳에는 큰고니 2마리가 놀고 있었다. 9년 만에 찾아온 큰고니는 합강리를 기반으로 기력을 보충하고 북으로 갈 것이다.
9년 만에 합강리에 찾아온 큰고니ⓒ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세종보 상류에 만들어진 양화양수장은 보강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세종보 수문개방으로 취수에 문제가 생길 것을 대비해 진행하는 공사이다. 세종호수공원에 물을 대고 있는 양화양수장 보강이 끝나면 세종보에서 물을 끌어다 쓰는 곳은 없어진다. 완전히 개방준비가 끝나면 세종보 상류에 찾아온 생명들의 지속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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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화취수장 보강 공사 중인 모습 ⓒ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공주보는 높이 7m의 대형 댐이다. 이 중 4m를 개방하여 수위를 낮췄다. 수문개방이 이루어지면서 청벽에는 넓은 금빛 모래톱이 드러났다. 안내를 한 김종술 기자는 "서울살이를 하다 금강 금빛모래를 보고 공주에 자리 잡기로 결심했다"며 "다시 모래를 보게 되어 감격스럽다"고 전했다. 그는 "골재로도 공주의 모래가 전국 최고로 쳤었다"고 자랑을 늘어놓기도 했다.
청벽을 지나 곰나루에서 답사를 마무리했다. 과거에 모습에 비해 아직 부족한 것이 많은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곳곳에 녹조류 사체들이 떠다니고 있고 붉은깔다구 유충도 공주보 수상공연장에서 확인했다. 5년간 물속에서 썩어가고 있던 펄들이 드러나면서 악취를 내기도 했다. 비가 오고 눈이 오면서 펄이 다소 씻겨 내려가고 모래가 쌓이고 있으나, 그 시간이 얼마나 더 필요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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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깔따구 유충의 모습ⓒ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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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가 쌓인 곳에 떠오른 녹조사체ⓒ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그렇지만 분병 금강은 바뀌고 있었다. 생명들이 살기 좋은 공간으로 변하고 있는 모습을 직접 만났다. 모래가 이동된 곳에 남겨진 생명들의 흔적들이 이를 증명해주고 있었다. 9년 만에 찾아온 큰고니가 입증하고 있다.
이런 생명들의 자리에 사람도 함께 있기를 희망해본다. 금강의 모래사장에서 모래놀이를 하고 천렵을 하는 날을 기다려본다. 현장에서 모래사장에 잠시 쉬다 보니 자연스럽게 모래 구덩이를 만들었다. 사람의 본능이 아닌가 한다. 모래톱은 사람이 자연과 접할 수 있는 통로가 되는 느낌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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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사장에 만든 구덩이ⓒ 대전환경운동연합 이경호[/caption]
이번 금강답사에서는 갈 길이 멀지만 한 걸음 한 걸음 더 멈추지 말고 갈 것을 생명들이 말해주고 있는 듯한 모습을 확인했다. 우리가 이 생명들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가 왔다.
문의 : 물순환담당 02-735-70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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