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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자 수 감소’ 프탈레이트, 어린이 소변에서 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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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정자 수 감소’ 프탈레이트, 어린이 소변에서 검출

익명 (미확인) | 월, 2015/11/23- 14:44

‘정자 수 감소’ 프탈레이트, 어린이 소변에서 검출

아토피 어린이 13명의 소변 내 프탈레이트 농도 일반 어린이의 2배, 미국 어린이의 4배

오마이뉴스|고금숙
입력 15.11.21. 20:48 (수정 15.11.21. 20:48)

유럽은 ‘가습기 살균제’ 비극도 없었지만 우리보다 일찍, 그리고 더욱 강력한 화학물질 관리법을 시행했다. 이른바 화학물질 등록과 평가, 인가에 대한 법(REACH, 아래 리치)이다.

이 법이 시행되기 전에는 유럽도 신규 화학물질을 우선 사용하다가 피해가 발생하면 그제야 규제가 따라오는 식이었다. 리치가 시행되면서 생태계와 인체 건강으로 화학물질의 안전성을 ‘간’ 보던 관행이 뒤집히게 됐다. 이제 신규 화학물질은 용도와 노출경로에 따라 구구절절 그 안전성을 입증해야 정식으로 시장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당연히 ‘데이터가 없으면 장사도 못하는 거야(no data, no market)’를 원칙으로 삼은 리치 법은 기업의 득달 같은 반발에 부딪혔다.

그때 등장한 것이 바로 ’드라큘라’였다. 유럽 내 시민단체들은 정치인과 시민들의 혈액을 뽑아 그 속에 든 유해화학물질을 검출했는데, 그 종류와 농도가 피가 주식인 드라큘라도 ‘노 땡큐’로 사양할 거라며 농을 쳤다. 결국 ‘깨끗한 피를 달라’며 생존을 위한 ‘먹부림’을 요구한 드라큘라의 공로로 리치는 무사하게 시행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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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큘라의 칫솔질 유해물질로 오염된 피를 마시고 이빨 닦는 드라큘라.
ⓒ Riccardo Cuppini (CC)
국내에서도 국립환경과학원이 일정 기간마다 시민들의 혈액과 소변 내 유해물질을 측정하여 공개한다.

올해 9월에는 지난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전국의 3~18세 어린이와 청소년 약 2400명의 혈액과 소변 내 유해물질을 검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체내 환경오염물질 농도는 어릴수록 높았고, 특히 납과 카드뮴, 그리고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 일부가 미국과 캐나다 어린이들에 비해 약 2~3배 높았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환경오염물질 노출에 취약하고 영유아기의 노출은 평생의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주의를 촉구했다.

이 결과가 나오자 올해 5월에 나온 어린이 교육용품 조사 결과가 퍼뜩 생각났다. 악기 케이스, 지우개, 문구 케이스, 줄넘기, 필통 등 어린이들이 만지고 노는 제품 48개를 조사한 결과, 조사 대상의 60%에서 프탈레이트가 검출되었기 때문이다.

프탈레이트는 바로 ‘남자의 정자 수가 줄어들었다, 불임과 성조숙증이다’할 때 언급되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으로, 화장품과 가정용 화학제품에 들어 있다.그 프탈레이트가 또한 PVC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진 어린이 교육용품에서도 이렇게 떡 하니 들어 있었다.

프탈레이트는 생식계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지만, 아토피에 영향을 주는 유해물질이기도 하다. 이 점을 고려해 서울 시내 6개 학교의 유해물질을 조사하면서, 아토피를 경험한 초등학생 13명의 소변에서 프탈레이트 농도도 함께 알아보았다. 워낙 조사비가 비싸서 13명 만을 참여했지만, 하나의 경향성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프탈레이트 중 가장 흔히 사용되는 DEHP, DBP, BBP의 대사체를 기준으로 아토피 어린이(본 조사), 국내 초등학생 조사, 미국 초등학생 조사, 그리고 다큐멘터리 <독성가족>의 결과를 비교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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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탈레이트 (DEHP) 대사물질 농도 아토피 어린이, 국내 초등학생, 미국 초등학생, 다큐먼터리 ‘독성가족’의 결과비교
ⓒ 여성환경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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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탈레이트 3종류 검출결과 비교 아토피 어린이, 미국 초등학생, 국내 초등학생 결과 비교
ⓒ 여성환경연대
그 결과 프탈레이트 농도가 국내 초등학생은 미국 초등학생의 약 2배, 그리고 아토피 초등학생은 미국 초등학생의 4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프탈레이트 농도와 아토피와의 인과관계를 따질 수는 없다. 하지만, 아토피에 영향을 주는 유해물질이 바로 아토피에 걸린 어린이들의 몸 속에서 더 많이 발견됐다는 경향성을 볼 수 있다.

프탈레이트는 몸에 들어온 지 2~3일 만에 소변으로 배출되므로 새 집으로 이사를 하거나 매니큐어를 바르는 등의 활동으로 일시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 그러므로 체내 프탈레이트가 높게 검출되었다고 질병에 바로 영향을 주거나 건강에 이상이 생긴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기준치 이상의 프탈레이트에 노출되는 생활이 계속될 때, 그리고 아토피처럼 환경에 민감한 경우에는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만약 유럽의 드라큘라가 여기 오면 뭐라고 할까. 이 땅에서도 유해물질로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피는 찾을 수 없었다고 불평할 것이다. 다행히도 올해부터 ‘화학물질 등록 및 평가에 관한 법’이 처음으로 시행되고 있고, 몇몇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유해물질을 제품에서 걷어내고 있으니 그래도 미래의 드라큘라 ‘먹거리’는 좀더 안전해지지 않을까.

프탈레이트와 중금속이 들어있지 않은 어린이 안심 제품은 발암물질 없는 사회 말든기 국민행동(http://nocancer.kr/nopvc)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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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와 제주도를 잇따라 다녀왔다. 광주에서는 희망제작소 후원자 모임이 열렸다. 제주에서는 70여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모여 정기적으로 지역정책을 토론하는 목민관포럼이 열렸다. 그 두 자리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다녀오는 길에 두 지역의 ‘꿈’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광주에서는 일자리가 이슈다. 윤장현 광주광역시장은 광주를 자동차 100만대가 생산되는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말한다. 현재는 60여만대가 생산되고 있다.

어떻게 가능할까? 언론에 ‘반값 일자리’라고 냉소적으로 보도되기도 했던 바로 그 방법이다. 현재 현대기아차보다 임금수준이 낮은, 평균 연봉 4000만~5000만원을 주는 공장을 증설하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미 국내 공장 증설을 하지 않고 있는데, 이를 되돌려 다시 국내에 투자하도록 만들자는 이야기다. 현재보다 낮은 임금으로 많이 고용하는 체계를 갖추자는 이야기다.

박병규 광주광역시 사회통합추진단장은 좀 더 나간 이야기를 했다. 아예 혁신적인 자동차산업을 새로 일으키자는 제안이다. 전기자동차에 초점을 맞춰 친환경 자동차를 생산하는 새로운 공장을 세우자는 내용이다. 전세계 자동차시장은 흔들리고 있다. 미국 전기차 생산기업인 테슬라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은 디젤차의 환경기준을 통과하기 위해 조작을 일삼다가 발각돼 홍역을 겪고 있다. 이럴 때 아예 미래에 닻을 미리 내려두는 게 낫지 않느냐는 게 그의 주장이다. 10년 뒤에도 수요가 있는 100만대를 생산하자는 주장이다.

이 생산을 제대로 된 사회책임기업이 하면 더 좋겠다는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 기업과 지방정부가 함께 투자해 시민기업으로 출발하고, 노사가 함께 고통을 분담하며 운영해 지배구조와 노사관계에서도 모범을 보여주는 기업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제주에서는 환경이 문제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제주도를 2030년까지 탄소없는 섬으로 만들 계획”이라고 역설했다.

제주는 한편으로 친환경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게도 무분별한 관광객 유치와 난개발로 홍역을 겪고 있기도 하다. 한해 수백만명의 관광객들이 몰려오면서 값싼 여행지로 전락하고 있다. 싼 값의 패키지상품으로 이용하며 쓰레기만 버리고 쇼핑하는 단체관광객 중심의 여행지가 됐다.

여기서 벗어나야 친환경 청정지역의 꿈도 가능하다. 관광산업을 성장시키더라도 방향은 가족 중심, 자유여행객 중심의 여행지로 가야 한다. 한 철 다녀가는 관광객의 주머니를 노린 뜨내기 장사치가 모인 섬이 아니라, 꾸준히 다녀가는 수준 높은 관광객들에게 제공할 고급서비스와 문화를 생산하는 섬이 되어야 한다. 사실 그래야 난개발도 막을 수 있고, 괜찮은 일자리도 생긴다.

제주에서 환경은 산업과 직접 연결된다. ‘탄소없는 섬’ 계획에는 전기자동차가 한 축을 이룬다. 섬이고 이동거리가 길지 않다는 특징 덕에 아직 최고속도와 힘에 한계가 있는 전기자동차도 주요 교통수단이 될 수 있다. 올해 안에 1500대를 보급하려는 계획이다.

같은 맥락에서 신재생에너지 역시 새로운 산업으로 떠오를 수 있다. 원전이 생산한 전기가 전라남도 해남과 진도로부터 해저케이블을 타고 제주로 온다. 풍력, 태양광 같은 신재생에너지 사업으로 이런 송전시스템에서 벗어나겠다는 게 제주의 생각이다.

두 지역을 떠나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이런 꿈을 꿔 봤다. 광주에 전기자동차 생산공장이 생겨난다. 시민과 기업이 같이 투자한 사회책임기업이 운영한다. 제주는 친환경 교통수단만 다니는 섬이 된다. 충전소 인프라가 전 지역에 깔리고 최신형 전기자동차가 거리마다 나타난다. 광주의 전기차가 제주로 팔려나가고, 또한 남해에 있는 수천개의 작은 섬에 보급된다. 이를 기반으로 광주의 전기차가 중국으로, 미국으로 진출한다.

제주의 관광객들은 버스를 대절해 다니는 값싼 단체여행객에서 자유여행으로 새로움을 만끽하는 해외 고급여행객으로 변화한다. 전기차와 같은 새로운 물건은 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전기자동차와 관련된 서비스 인력, 고급 자유여행객을 위한 새로운 문화체험사업 등 새로운 일자리가 생겨난다. 광주에는 젊은이들이 비정규직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는 대신, 자동차 기술을 배워 공장에 취업하며 새로운 중산층을 형성한다. 임금이 지금의 현대기아차보다 낮더라도 지식과 평판에서라면 뒤지지 않는 기업이 우뚝 선다.

한국 경제는 굳히기에 들어간 모양새다. 기존 재벌체제는 ‘이대로’를 외치는 듯하다. ‘신수종사업’은 말만 무성할 뿐 의지가 부족한 것 같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 이대로 가다가는 성장의 경험과 함께 꿈꾸는 경험, 변화하는 경험 자체를 잃어버릴까 두렵다.

잇따라 방문했던 광주와 제주, 두 개의 꿈을 이어붙여본 이유는 거기 있다. 이렇게 이어붙여보다 보면, 지금은 잊혀진 것만 같은 ‘대한민국의 꿈’에까지 가 닿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다. 나는 여전히 꿈꾸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

[ 뉴스토마토 / 2015.10.22 / 이원재 희망제작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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