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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자전거로 홈리스 없는 세상 꿈꾸는 스물 네 살 사회적기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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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연재] 자전거로 홈리스 없는 세상 꿈꾸는 스물 네 살 사회적기업가

익명 (미확인) | 월, 2015/11/09- 16:15

안신숙 희망제작소 일본 주재 객원연구위원이 전하는 일본, 일본 시민사회, 일본 지역의 이야기. 대중매체를 통해서는 접하기 힘든, 일본 사회를 움직이는 또 다른 힘에 대해 일본 현지에서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안신숙의 일본통신 38
홈리스 없는 세상 꿈꾸는 24세 일본 NPO법인 대표

지난 10월 희망제작소의 도농교류 일본정책연수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사람은 역시 NPO법인 홈도어(Homedoor)의 대표 가와구치 카나(川口加奈)씨다. 부모뻘 되는 연수팀 앞에서 당당하게 그러나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그녀는 불과 24세의 젊은 여성이었다. 열네 살 때부터 홈리스 문제를 고민하기 시작해, 지난 10년 동안 홈리스의 재활과 사회 복귀를 위해 끊임없이 달려온 결과 지금 그녀는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회적기업가로 자리잡고 있다. 2013년 일본경제신문(日経) 「WOMAN of the year」청년리더부분에 선출, 2015년에는 「일본경제신문 소셜이니셔티브대상」신인상을, 그리고 「구글 임팩트 챌런지상」을 받은 경력을 갖고 있다.

 

우리가 찾은 곳은 오사카시 키타구 주택가에 자리잡은 ‘앤드하우스(&House)’. 홈도어가 올 3월 새로 시작한 홈리스들의 생활지원 거점이다. 1층에 홈도어 사무실과 내근하는 홈리스들의 작업실이 있고, 2층에는 홈리스들이 자유롭게 들러 빨래나 간단한 요리를 할 수 있는 키친과 세탁실과 목욕실, 그리고 낮잠을 취하거나 동료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HUB chari (자전거)」포트도 겸하고 있어 집 앞에는 멋진 스타일의 자전거들이 나란히 세워져 있다. 가와구치씨와 스탭들은 불쑥 찾아오는 홈리스를 옷’상'(‘아저씨’라는 일본어)이라 부르며 친숙하게 맞이한다.

중학교 2학년 겨울, 홈리스에 대한 이미지를 바꾼 자원봉사
오사카 카마가사키(釜ヶ崎) 지역은 일용노동자들이 모여드는 마을. 가와구치씨는 근처의 신이마미야역에서 전철을 갈아타고 중학교로 통학했다. 어느 날 근처에 사는 동급생이 일부러 다른 역에서 전철을 갈아타고 통학하고 있음을 알았다. 이유를 물어보니 “엄마가 그 역에서 갈아타는 건 위험하다고 해서.”라고 대답했다. 궁금해서 카마가사키에 대해 조사해 보니 이 지역에는 일용노동자와 더블어 수많은 홈리스가 모인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일본처럼 풍요로운 선진국에 왜 홈리스가 있을까?’ 의문을 풀기 위해 그녀는 카마가사키의 홈리스들에게 밥을 지어 제공하는 자원봉사에 참가했다. 가벼운 호기심으로 참여했지만, 이것이 그녀의 운명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추운 겨울 아침 길게 늘어선 몇십 명의 홈리스들에게 잔뜩 움츠러든 얼굴로 삼각김밥을 건네는 그녀에게 한 ‘아저씨’가 “여기 사람들은 단지 따뜻한 삼각김밥 하나를 받기 위해 3시간을 기다렸단다. 손녀뻘인 너에게 그걸 받아드는 아저씨들의 기분을 생각하면서 전해주렴.” 집에 돌아와서도 그 말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다. 그 때까진 ‘공부를 열심히 했으면 홈리스가 되진 않았을텐데…홈리스는 열심히 살지 않은 사람들이 되는 게 아닌가? 결국 자기 책임이 아닐까?’라고 생각해 왔다.

그녀는 어느새 홈리스 문제에 대해 조사하고 있었다. 부모님과 주위 어른들에게 ‘왜 홈리스가 되는지’ 물어봐도, 이유를 설명해주지는 않고 단지 ‘카마가사키는 위험하니 가까이 가지 말라’고만 할 뿐이었다. 직접 홈리스들에게 물어보니 대부분은 어렸을 때 빈곤 가정에서 자라 공부는커녕 생활비를 마련하는 것도 힘들었으며, 초등학교조차 제대로 다니지 못한 사람도 많이 있었다고 한다.

정말 노력을 하지 않아서 홈리스가 된 걸까? 그녀는 홈리스의 현실을 통계를 들어 일목요연하게 설명했다. 일본 전체에 10,890명으로 집계되고 있는 홈리스 중 49.8%는 비정규직노동자 출신이며, 25.8%는 일용노동자 출신이고, 34.1%가 일이 줄어서, 28.4%가 회사의 도산으로 인한 실업으로, 그리고 20.4%가 질병과 부상으로 인한 실업으로 홈리스가 됐다고 한다(2012년 일본 후생노동성 홈리스 실태에 대한 전국 조사). 이러한 사정은 한국의 경우에도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이다.

홈리스에 대한 편견을 바꾸기 위한 실천들
그 즈음 아주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수 명의 고등학생들이 홈리스를 습격한 것이다. “홈리스는 사회의 쓰레기다. 우리들은 쓰레기 청소를 한 것 뿐이다.” 라는 그들의 진술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고 한다. 그녀는 ‘우연히 나는 홈리스 문제를 알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을 뿐이다. 알게 된 이상 모두에게 알릴 책임이 있다. 같은 세대인 내가 알려가면 중고생의 인식도 변할 것이다’라고 생각해 행동을 시작했다.

학교 집회 시간을 빌려 홈리스 문제를 호소했다. “그들이 홈리스가 된 것은 결코 자업자득이 아니다”라고. 반응이 별로였다. “그렇다해도 그들이 노력했다면 홈리스가 되진 않았을 거 아니냐?”라는 것이었다. 그녀는 이에 실망하지 않고 신문을 만들어 교내에 붙이거나 홈리스를 위한 배식용 쌀의 기부를 모았다. 이런 노력이 열매를 맺어 협력자가 조금씩 늘어났다. 고등학교 2학년 때 그녀는 새로운 전기를 맞이했다.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중고생들을 뽑아 표창하는 프루덴셜사의 ‘발런티어 스피릿 어워드’에 뽑혔다. 이듬해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표창식에 참가해 세계 각국에서 뽑혀온 중고생들과 며칠간 같이 생활하면서 교류하는 기회를 가졌다.

거기서 그녀는 한 동료에게 “넌 홈리스를 단지 돕고 싶을 뿐인가? 홈리스를 낳는 사회를 바꾸고 싶은 것이냐?” 생각해 보니 지금까지 자신의 활동으로 문제 해결이 된 것도 아니었으며, 홈리스의 수가 줄어드는데 일조한 것도 아니었음을 깨달았다. 그녀는 홈리스 문제를 새로 공부하기 시작했다. 대학도 이 문제에 밝은 오사카시립대학을 골라 진학해 노동 경제학을 전공했다. 그리고 대학 2학년 때인 2010년 4월에 뜻을 같이하는 몇몇 동료들과 함께 ‘NPO법인 홈도어(Homedoor)’를 설립했다. ‘Homedoor’라는 법인명에는, 승객들이 전철 홈으로부터 추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설치된 ‘Homedoor’처럼, 홈리스들이 인생이라는 ‘홈’에서 추락하는 것을 막는 방지책이 되어, 따뜻한 홈(가정)에 돌아갈 수 있는 입구가 되고자 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홈리스들의 생각과 니즈를 파악하기 위해 귀기울여 듣기
‘홈리스를 낳지 않는 사회 구조를 만들겠다’라는 비젼을 세웠으니 ‘이를 언제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그래서 지금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구체적인 행동 계획이 필요했다. 회답을 얻기 위해 우선 카마가사키에서 ‘모닝 카페’를 열었다. 아침마다 찾아오는 홈리스들과 생활보호 수급자들에게 커피와 토스트를 제공하면서 그들의 이야기를 듣기 시작했다.

여러 가지 사실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누구나 일하고 싶다는 의욕은 갖고 있었지만 주거도 전화번호도 없어 구인 광고에 응모를 할 수 없었고 홈리스 생활로부터 탈출할 수 없다는 것. 생활보호를 받으면 노상생활을 탈출할 수는 있지만 ‘세금 도둑’이라는 주위 시선이 따가워 결국 ‘히키코모리’가 되곤 한다는 것. ‘행정기관’에서 빨리 일을 찾으라는 독촉을 받지만 오랜 공백으로 좀처럼 고용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 등. 일을 찾았으나 오랜 실업으로 몸도 정신도 적응하지 못해 다시 실업자로 전락하기 쉽고, 결국 거리에 나오는 것이 더 속 편하다는 생각에 다시 홈리스로 되돌아오는 경우가 많았다.

홈리스들이 시작한 셰어사이클 HUBchari 탄생

▲디자인 스쿨에 다닌 적이 있다는 홈리스가 직접 디자인한 HUBchari 간판

▲디자인학교에 다닌 적이 있다는 홈리스가 직접 디자인한 HUBchari 간판

그런 어느 날 한 ‘아저씨’의 한 마디가 큰 전기가 됐다. “자전거 수리라면 우리들도 할 수 있지!” 홈리스들이 주로 하는 일 중에 하나가 버려진 폐품수거다. 자전거와 리어커로 하루 몇 킬로나 짐을 가득 싣고 걷기 때문에 자전거가 고장나는 일이 많아 자연히 수리기술이 손에 붙는다. 70%의 홈리스들이 자신있어 한다는 자전거 수리기술을 살려서 그들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처음엔 버려진 자전거를 회수해 판매하는 것도 생각해 봤다. 그러나 이미 기존 수리업자가 많을 뿐 아니라 ‘홈리스가 수리한 자전거’라는 명목으로 지원을 호소하며 판매한다면 그들은 언제까지나 도움의 대상에 머무를 뿐이고 진정한 자립이 힘들지 않겠는가.

‘당당하게 자립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논의를 거듭한 결과 나온 것이 ‘셰어사이클’ 사업이다. 지역에 여기 저기 자전거 렌탈 거점을 설치해, 이용자가 사용 후 어디서든 반납할 수 있는 에코 교통수단이다. 오사카에는 무단 방치되는 자전거가 이미 사회문제가 되고 있었다. 셰어사이클이, 지역 문제를 해결하고, 시민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으며, 당사자인 홈리스들은 일자리 창출로 자립의 기틀을 마련할 수 있는 일석삼조의 사업이 될 수 있다고 확신이 들었다.

▲홈리스들이 시작한 셰어사이클

▲홈리스들이 시작한 셰어사이클

사업초기 자전거를 빌리고 반납하는 거점인 ‘포트’를 설치할 장소를 빌리기가 너무 힘들었다. ‘처마 밑을 일부만 빌려 주세요’라며 400여 개의 기업과 점포를 찾아 다녔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모두 No였다. 홈리스에 대한 편견이 그 이유였다. 작전을 바꿔 우선 1주일만 실험적으로 해보자고 설득했더니 장소를 제공해 주는 곳이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막상 실험적으로 서비스를 실시해 보니 셰어사이클이 편리하다며 이용자들의 반응이 아주 좋았다. 이에 기업과 점포들의 반응도 서서히 달라지기 시작했다. 덕분에 2011년 부터 상설 포트가 하나씩 늘기 시작했다. 현재 오사카의 상징인 스카이빌딩을 비롯해 시내 18개의 포트가 설치돼 외국인과 관광객, 기업의 영업담당자, 방문객들의 소중한 이동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 포트를 제공하고 있는 기업이나 점포들 또한 ‘처마 끝 사회공헌’을 통해 많은 이득을 보고 있다며 호응이 좋다. ‘주민들의 이용문의로 점포를 알리는 기회가 되고 있다.’ ‘미디어에 자주 등장해 광고 효과를 보고 있다’ ‘다른 기업과 차별화되고 있다’는 것이 그들의 반응이다.

홈도어는 홈리스 탈출의 ‘문’
의 성공에 이어서 홈도어는 사업을 새로 시작했다. 연간 1억3천만 개나 버려지고 있는 비닐우산을 홈리스들이 리메이크해 빌딩이나 가게 앞에 놓아두고 판매하는 사업이다. 또한, 를 구축해 사람을 원하는 기업과 일자리를 원하는 홈리스들을 매칭해 홈리스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일자리를 찾아 사회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재 약 60여 명의 홈리스들이 홈도어 사업을 통해 일하고 있다.

자전거 수리와 포트에서의 접객 업무, 비닐우산 수거와 수리 외에 비정기적으로 들어오는 일을 하면서 많게는 월 16만엔(약 160만 원) 정도의 월급을 받아간다. 이를 저금해 빠르면 약 3개월 만에 집을 빌려 거리생활에서 탈출한다. 일단 주소를 확보하면 구직활동을 시작할 수 있으며 여기서의 활동이 길게는 4-5년이나 되는 이력서의 공백을 메꾸게 되어 다음 단계의 취업으로 보다 수월하게 이행할 수 있다. 이처럼 홈도어의 취업지원 사업은 홈리스들이 오랜 공백으로 생기는 문제들을 한 단계 한 단계 극복해가면서 해가면서 다음 단계의 취업으로 사회에 복귀하는, 일종의 중간 단계 취업의 성격을 갖는다. 지금까지 약 130명의 ‘아저씨’들이 이 곳에서 함께 일하고 함께 생활하면서 사회에 복귀해 나갔다고 한다. “홈리스들은 이전에 여러 직종에서 일해 왔기 때문에 정말 다양한 기술을 갖고 있다. 그들의 기술을 보다 살릴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아 나갔으면 한다.”고 카와구치씨는 말한다.

홈리스 문제해결은 사회를 변화시키는 한 걸음
‘홈리스를 낳지 않는 사회구조를 만들자!’ 처음 내걸었던 비전에 아직 흔들림이 없어 보인다. 카와구치 대표는 이를 실현시키기 위해 먼저, 홈리스 문제에 대한 계몽활동, 둘째, 홈리스로의 입구 봉쇄, 셋째, 홈리스로부터의 출구 만들기가 홈도어의 행동계획이라 설명했다. 그녀의 계획대로 홈도어는 취업지원 사업과 함께 계몽활동도 열정적으로 펼치고 있다. 두 달에 한 번씩 청년학생들을 모아 홈리스의 거리 카마가사키를 산보하고, 홈리스들에게 카레라이스를 만들어 돌리며, 홈리스 문제에 대한 워크숍을 갖는다. 이른바 <카마(釜) Meets>다. 또 홈리스 문제에 대한 DVD를 제작하여 전국의 중고등학교에 배포하고 있으며, ‘홈리스의 아저씨’들과 함께 이들 학교와 공공집회 장소에 찾아가, 1년에 100회 이상의 강연회를 개최하고 있다.

앞으로 남은 과제가 홈리스로의 입구 봉쇄를 위한 사업이다. “현재 인터넷 카페나 패스트푸드점 등에서 밤을 보내는 노숙생활 일보 직전의 사람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런 사람들의 주거 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해 숙박기능을 갖는 시설을 만들어 그들의 생활과 취업을 지원한다면 홈리스를 방지할 수 있다.”라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물론 여기엔 거액의 자금도 필요하고 주변 주민들의 이해를 구하는 것도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홈도어는 지금 그 전 단계 시설로 <앤드하우스(& 하우스)>를 운영하고 있다.

“작년에 홈도어에 새로 생활상담을 받으러 온 사람이 90명이나 됩니다. 그 중 2,30대가 24명이나 있었죠. 병에 걸리거나 부상을 입어 퇴직할 수 밖에 없었던 사람, 파견 근무에서 짤리고 기숙사에서 쫓겨난 사람…모두들 오직 한가지 이유로 생활 곤란자가 되고 있습니다. 청년학생들이 부디 홈리스에 대해 편견을 버리고 이 문제에 대해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 주면 좋겠습니다. 그것만으로도 사회가 바뀔 수 있는 한 걸음이 되리라 믿습니다” 라는 마지막 말로 카와구치씨는 발표를 마쳤다.

▲홈리스의 거리 카마가사키를 걸으며 홈리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는 ‘카마 Meets’ 참가자들

▲홈리스의 거리 카마가사키를 걸으며 홈리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는 ‘카마 Meets’ 참가자들

 

글_ 안신숙(희망제작소 일본 주재 객원연구위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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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째 장난감을 재활용하는 사회적기업 <금자동이>를 운영하다가 금자동이의 비영리적 분야를 발전시켜보고자 비영리사단법인 <트루(Toy Recycle Union)라는 환경운동 단체를 결성하고 있을 때 모금전문가학교에 입학했다.

하루 다섯 시간, 총 10주에 걸친 수업. 처음엔 가벼운 마음으로 수업을 들었는데, 수업의 강도와 내용은 50대 초반의 아저씨가 감내하기에 버거울 정도로 심화 수업으로 진행됐다. 모금전문가학교를 수료한 후엔 마치 MBA과정을 이수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과정을 통해 비영리단체 모금에 관해 깊은 배움과 깨달음, 그리고 당당히 요청하는 요령과 동기의식을 배울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강의를 듣는 내내 의식 속에 있는 ‘금자동이 사장’이라는 내 모습을 지우려고 무던히 애썼다. 대신 배우려는 학생의 입장에 서서 선생님들이 전하는 강의 내용을 체화하려고 노력했다. 바쁜 사업 일정에 복습까진 하지 못했지만, 수업만큼은 새로운 배움과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흥분, 그리고 설렘의 기분을 맘껏 누렸다. 아마도 고등학교 때 이렇게 공부를 했다면 전교 1등을 했을 지도 모른다.

수업이 있는 수요일 날 저녁은 그야말로 모금이 하고 싶어 몸 둘 바를 모르는 저녁이었다. 그 충만함은 목요일까지 지속되다가 금요일부터 서서히 사그라지다가 화요일 정도가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평범한 사람이 되기를 10주간 반복했다.

평생 ‘모금’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아온 나를 모금의 세계로 이끈 모금전문가학교의 힘이란 진정으로 강력했다. 무엇보다 남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지 못했던 나에게 지금은 아주 당당하게 그 어렵다는 모금을 요청하도록 이끌었기 때문이다. 물론 모금요청이 늘 즐거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모금전문가학교 과정이 끝나고 한참 흘렀는데도 왠지 모금하고 싶은 욕구가 종종 솟아 오른다.

모금과의 인연은 2011년 5월 23일부터 시작됐을지 모른다. 그날 한 아카데미 하우스에서 당시 박원순 희망제작소 소셜디자이너의 강연을 들었다. 희망제작소에 관한 매우 강렬한 강의였는데, 강의 직후 직접 모금 활동을 벌이는 게 인상적이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희망제작소, 아름다운재단, 참여연대 등의 단체를 깊게 알지 못하지만, 우리 사회에 끼친 영향은 매우 크다는 것은 안다.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한다는 데 이견을 달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박원순 소셜디자이너의 열정적인 강의가 끝나고 당당하게 후원을 요청하고, 저자 사인회로 이어진 모금 과정이 생생하게 기억난다. 그 때 느낀 것은 모금이야말로 비영리조직의 리더가 앞장서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을 배웠다. 물론 이 배움은 이번 모금전문가학교 수업을 통해서 다시금 각성한 것이기도 하다.

반복된 일상과 이윤을 추구해야 하는 사회적 기업을 유지 및 운영하면서 조금씩 지쳐 가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새로운 꿈을 꾼다. 아니 꿈은 어렸을 때부터 꿨는데, 그 꿈을 구체적으로 실현할 방법을 알게 됐다. 이제껏 해온 가슴 설레는 일들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함께 하기를 요청하고 투명하게 운영하는 일만 남았다.

10주 동안 멀리 익산에서 강의를 들으러 오시는 판소리 전도사 김 선생님,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히 쓰는 잘못된 언어, 행동 등등을 교정해주시며 우리 클래스 전체를 약간은 불편하게 했지만 세심한 감수성을 한 갑자 올려주신 박 선생님, 학기 중에 결혼하시고 신혼여행도 다녀오신 정 선생님 등. 함께 수업을 받은 우리 기수 동기 선생님들이 오래동안 기억에 남을 것이다. 아니 오랫동안 교류하고 협업하고 싶다.

그리고 스승님들! 만약에 <트루>가 세상을 구하는 아름다운 NGO가 된다면 그 공은 모두 스승님들께 돌리고 싶다. 강의 때 쏟은 열정과 애정을 말과 글로는 표현하지 못하겠다. 꼭 장난감이 쓰레기가 되지 않는 초록세상 만들기 사단법인 <트루>를 성공적으로 안착시켜 그 은혜를 갚고 싶다.

– 글: 박준성 사단법인 트루 상임이사(모금전문가학교 21기 수료생)
– 사진: 휴먼트리, 박준성

금, 2020/01/10-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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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상상프로젝트’는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받아 운영하는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입니다. 기존 직업 체험 위주 진로교육에서 탈피해, 청소년이 지역 안에서 창의적인 일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해보는 것이 핵심 목표입니다. 희망제작소는 지역기반 진로탐색 모델 확산을 위해 2019년 남원과 진주에서 새로운 청소년들을 만났습니다. 지리산마을교육공동체(남원 지리산), 춘향골교육공동체(남원 시내), 진주교육공동체 결(진주)이 지역파트너로서 희망제작소와 협업하여 청소년들의 주체적 활동을 촉진함과 동시에 지역자원을 발굴하고 있습니다.

‘2019 내-일상상프로젝트’를 결산하는 결과공유회가 지난 1월 11일 진주에서 열렸습니다. 2019년 4월부터 12월까지 프로젝트에 참여해 고민과 탐색의 시간을 보낸 청소년과 지역파트너 80여 명이 한자리에 모였는데요. 이번 행사는 2019년에 진행한 9개의 프로젝트 활동을 공유하고, 새로운 지역에서 또 다른 여정을 시작한 내-일상상을 응원하는 자리로 마련됐습니다.

또 다른 여정의 시작, 2019 내-일상상프로젝트

본 행사에 앞서 2019년의 활동 결과물을 둘러볼 수 있는 ‘프로젝트 박람회’를 진행했습니다. 박람회는 청소년들이 직접 디자인한 교복, 청소년 잡지, 악세사리 키트, 다큐영상과 스톱모션, 포토북과 활동자료집 등 다양한 프로젝트 결과물을 전시하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소개하고 나누는 시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분위기가 무르익을 무렵, 축하 인사와 함께 본격적인 공유회의 막이 올랐습니다. 이날 함께 참여한 권찬 아름다운재단 사무총장은 “청소년과 지역파트너 여러분 덕분에 여기까지 왔다”라면서, “이 프로젝트가 앞으로 해나갈 일들의 힌트가 됐으면 좋겠다”라는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옥세진 희망제작소 부소장은 “내일상상의 재미있는 작당이 여기서 그치지 않고 친구들과 후배들에게 전달되어 더 많은 기회로 실현되기를 바란다”라며 축하를 보냈습니다.

이어 <행복을 전하는 악세사리>팀을 시작으로 총 9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한 청소년들이 직접 나와 활동 과정과 소감을 전했습니다. 먼저 남원 인월시장 상인들의 일상을 다큐로 제작한 <인월다큐>팀은 “마을에 생기를 불어넣는 전통시장을 알리자는 취지로 프로젝트를 시작했다”라고 활동 배경을 소개했습니다.

불편하고 정형화된 교복을 새롭게 디자인해본 <청정>팀은 “직접 설문조사를 진행하며 교복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을 알아본 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라며 “평소 관심 있는 주제에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어 좋았다”라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질문을 통해 정리해보는 나의 2019년

<2019년의 우리들> 코너에서는 내-일상상프로젝트와 함께 했던 저마다의 2019년을 회고하는 기회를 마련했습니다. 한 해 동안 스스로에게 일어난 변화, 기억에 남는 순간이나 사람, 나의 2019년을 채워준 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등의 질문을 각자 적고, 함께 나누며 마무리했는데요.

프로젝트 결과를 떠나 참여했던 청소년 각자에게 2019년은 어떤 시간으로 다가갔는지, 이어질 2020년에는 또 어떤 시도와 실험들이 이루어질 수 있을지 상상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남원 청소년들과 프로젝트를 함께 한 최현진 춘향골교육공동체 대표는 “하고 싶은 활동을 스스로 해 볼 때에 비로소 와닿는 부분이 있음을 새삼 깨닫는다”는 소감과 함께, “프로젝트를 통해 하고 싶은 것을 주도해 기획해보는 일, 약속을 잡고 수시로 소통하는 일들 속에서 작은 변화들을 볼 수 있어 좋았다”라고 전했습니다.

지난 2017~18년에 지역파트너로 함께 했던 이재명 장수YMCA 총무는 “이전에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청소년 가운데 지금도 학교 안팎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라며 “프로젝트가 끝나도 연결될 수 있는 접점이 지역 안에 많아지면 좋겠다”라는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이날 결과공유회를 끝으로 내-일상상프로젝트의 2019년 활동을 마무리했는데요. 용기와 과제를 동시에 얻어온 기분입니다. 지역과 청소년이 함께 성장하는 든든한 바탕을 만들어가기 위한 고민을 계속 하겠습니다. 2020년, 올해에도 내-일상상프로젝트는 계속됩니다!

– 글: 이시원 시민주권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시민주권센터

금, 2020/01/17-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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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일자리 위기와 관련한 긴급 토론회를 개최합니다. 일자리 위기 대응 긴급토론회는 월 1회 간격으로 연속 개최되며 전문가들이 모여 일자리 위기 대응을 논합니다. 2차 토론회에서는 지역혁신적 일자리 위기대응방안을 좀 더 면밀하게 짚어보는 한편, 고용보험의 혁신 등 근본적인 제도 변화 가능성을 모색할 계획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BC(Before Corona)와 AD(After Disaster)를 가르는 기점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시민의 생활세계가 근본적인 변화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관심이 주로 방역문제에 쏠렸다면, 이제는 닥쳐오는 고용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고민할 때입니다.

희망제작소는 지난 14일 오후 전문가들과 함께 긴급 토론회를 개최했습니다. 토론회 참여자들은 “지역을 중심으로 한 고용안전망의 연대적 확대(solidaric expansion)와 사회혁신적 위기대응 전략”이 중요하다고 목소리를 모았습니다. 이하 토론자들의 주된 논의사항을 열쇳말 형태로 정리합니다.1)

대구‧경기‧서울‧인천, 자영업 중심으로 일자리 위기 심화

이상아 박사는 소상공인이 많은 도시와 제조업이 중심인 도시에서 코로나 위기가 다른 방식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주목했습니다.

지난 3월 도매 및 상품중개업, 소매업(자동차 제외), 스포츠 및 오락 관련서비스, 음식점업, 숙박업, 기타 개인 서비스업 등 소규모 자영업 위주인 업종의 폐업 규모를 살펴보면, 대구, 서울, 경기, 인천 등에서 소멸 사업장수가 급증했습니다. 울산, 경남 등 자동차나 조선 같은 제조업이 밀집한 지역에서는 당장 자영업 감소세가 눈에 띄지 않지만, 시차를 두고 충격받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지역별 고용보험 소멸 사업장수(2019년 2월과 2020년 2월 비교)2)

중앙정부의 대응, 불충분하고 빈틈 많아

중앙정부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일자리 위기와 관련해 150조원 규모의 지원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여행, 관광, 공연업 등) △ 특별고용지원업종이나 프리랜서에 대한 긴급생활안정자금 지급(4월부터 두 달간 월50만원) △ 최대 90%까지 휴업수당을 보전해주도록 고용유지지원금 확대 등이 대표적입니다.

김윤영 박사와 이상아 박사는 중앙정부의 지원제도가 사각지대를 메우기에 부족하고, 기존 고용정책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측면이 존재한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긴급생활안정자금은 기간과 금액이 충분치 않고 지원대상도 너무 적고, 고용유지지원금은 전체 취업자의 절반 정도인 1380만 명의 고용보험 가입자만 대상인 데다가 그마저 기업들이 지원금 신청 대신 무급휴가나 희망퇴직을 권고하는 경우가 많은 실정입니다.

중소기업 고용지원 정책으로는 ‘중소기업 청년 전세자금 대출’과 ‘청년 내일채움 공제’가 대표적입니다. 청년이 해당 지원을 계속 받으려면 고용유지가 전제조건이므로 회사의 무급휴가 권고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 특별고용지원업종과 프리랜서에게도 지급하기로 한 구직촉진수당(취업성공패키지, 3개월간 월 50만원)은 구인공고 자체가 감소한 상황에서 활용이 어렵다는 점, 군산 GM공장 폐쇄 이후 벌어진 하청업체와 자영업 붕괴현상이 인천 영종도 등지에서 나타나고 있으나, 이런 위기지역 차원의 대응논의가 부재하다는 점 등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노력도 필요합니다. 조혁진 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학교 방과후강사처럼 통계에도 잡히지 않고 직무 특성상 차량을 소유한 경우가 많아 특고나 프리랜서 지원의 혜택도 받기 힘든 대상들을 지방정부가 체계적으로 발굴해, 당사자가 알아서 지원제도를 찾아내야 하는 ‘신청주의’의 한계를 극복해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지역연대와 사회혁신이라는 희망의 불씨

지역의 고용안정을 위해 노사민정이 함께 연대의 길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발견되는 점은 고무적입니다. 채준호 전북대 교수는 그동안 임대료 낮추기 운동, 재난기본소득 지급 등에서 선도적인 모습을 보여준 전주시에서 최근 양대노총과 기업인이 모두 참여하는 사회적 대화의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소개했습니다.

이런 사회적 대화를 통해 각 주체 간 연대방안을 모색하고, 부족한 재원도 함께 힘을 모아 마련하는 데까지 나아간다면 국가적 재난극복의 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주시의 움직임이 고용안전망의 연대적 확대(solidaric expansion)로 나타나기를 기대하면서, 이런 움직임이 지자체의 특성에 따라 소상공인자영업 중심 모델, 제조업 중심 모델 등으로 확장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습니다.

참여자들은 고용침체에 대응한 직접일자리사업에서도 사회혁신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데에도 한목소리를 냈습니다.

단순히 돈을 푸는 방식을 지양하고, 낡은 상하수도관의 교체, 농촌 폐비닐 제거, 낡은 연립주택이나 소규모 아파트 환경개선처럼 필요하지만 그동안 못했던 일종의 생활SOC 사업을 확대하자는 제안이 나왔습니다.

또 녹색뉴딜이나 스마트팩토리 지원과 같은 4차산업혁명 뉴딜을 과감하게 추진하면서 취업절벽을 맞을 청년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주자는 제안, 산재대국이라는 오명을 씻을 ‘친안전’ 뉴딜로써 관련 일자리를 만들자는 방안 등이 제안됐습니다.

– 글: 임주환 희망제작소 부소장

각주
1) 임주환 희망제작소 부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는 채준호 전북대 교수,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소셜미디어를 통해 참여), 이상아 이화사회과학원 비상임연구원(사회복지학 박사), 조혁진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 김윤영 가톨릭대학교 박사후연구원, 정창기 희망제작소 대안연구센터장 등이 함께했다.

2) 해당 월에 소멸한 사업장수로 일괄유기 및 일괄계속 사업장은 제외(출처: 고용행정통계(2020.4) https://eis.work.go.kr)

월, 2020/04/2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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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살림연구소] 2기 지방의원 재정전문가 과정〚합동연수〛

 

○ 개 요
   ▫ 일자 : 2020년 5월 26일(화) ~ 5월 27일(수) 1박 2일
   ▫ 내용 : 지방재정, 행정사무감사, 조례 제⋅개정, 예‧결산 심의기법, 재정진단
   ▫ 시간 : 총 8시간 강의 

○ 비 용 : 1인당 40만원
○ 혜 택 : 정창수 저서 『실전! 지방예산결산』 제공
○ 장 소 : 연구소 교육장 (마포구 동교로 209 용평빌딩, 4층)
○ 접 수 : ~5월 22일까지 선착순 20명까지, 메일 접수 ([email protected]) 이름, 연락처, 소속 등 기재

○ 참가신청 : www.forms.gle/AkraXTNttucjgHvu8

○ 문 의 : 02-336-0619 

 3~5기 접수는 추후 공지 예정이며, 사전 접수는 연구소로 문의 바랍니다.

 신청자가 10인 미만일 경우 폐강될 수 있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 프로그램 안내

 

○ 강사진 안내

수, 2020/05/13-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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