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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도시재생을 이해하는 세 가지 키워드

지역

영국 도시재생을 이해하는 세 가지 키워드

익명 (미확인) | 금, 2015/11/06- 20:26

도시재생, 사람은 없고 사업만 있다?

저성장시대의 도래와 함께 도시 발전 패러다임이 개발에서 재생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특히, 2015년 7월 이후 도시재생특별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됨과 더불어 전국적으로 여러 지자체에서는 도시재생 관련 조례를 제정한다거나 전략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겉모습만 보면 국내 도시재생 사업이 활발히 진행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일각에서는 최근 국내에서 진행 중인 도시재생에 사업은 있지만 사람은 없는 것 같다는 근본적인 문제가 제기되기도 합니다. 행정, 전문가, 개발업자는 있지만 주체인 주민은 빠져있다면, 정부 예산이 투여된 사업이 끝나고 난 뒤에도 과연 지역 재생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을까요?

영국의 도시재생 사례들을 통해 이 질문에 답하고자 합니다. 지난 24일부터 9월 2일까지 진행된 ‘2015 목민관클럽 영국·스페인 정책연수’의 내용을 바탕으로 영국의 도시재생 정책과 사업들이 어떤 특징을 갖고 있는지 살펴보고, 더불어 국내 주민참여 도시재생 정책에 주는 시사점도 짚어봅니다.

영국의 주민참여 도시재생 사례

가장 먼저 소개할 영국의 주민참여 재생 사례는 코인스트리트 커뮤니티빌더스(CSCB, Coin Street Community Builders)입니다. 코인스트리트는 런던 템스 강변 남쪽 사우스 뱅크 지역에 위치한 지역으로서, 1974~1984년까지 10년간의 개발 반대 운동으로 민간 개발업자의 개발 계획을 포기시키고, 1985년 비영리 마을만들기 사업체인 CSCB를 설립하여 스스로 재생 사업을 추진하였습니다.

▲코인스트리트 커뮤니티빌더스(CSCB)에서 운영하는 주거단지

▲코인스트리트 커뮤니티빌더스(CSCB)에서 운영하는 주거단지

CSCB의 특징은 ‘커뮤니티 중심 도시재생’이라는 점인데요. 코인스트리트 커뮤니티 주체들은 개발 초기 런던 시로부터 부지를 저렴하게 구입하여 임대주택·공원·산책로 등 공공시설을 개발하고, 공장·재래시장 등 기존 건축물을 리모델링하여 수익시설로 운영하였습니다. 또한, 코인스트리트에서는 지역 내외의 다양한 전문가를 확보하여 이사회를 구성하고, 주민대표 그룹·사회적경제 주체·개발회사·전문가·지역의회 의원·행정을 포괄하는 지역사회 네트워크 모임 또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하였습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토지 이용을 비영리로 제한함으로써 부동산업자의 무분별한 개발을 예방하고 토지 매입과 개발을 위한 자금을 융자하는 등의 지역 커뮤니티의 토지 매입 및 개발을 지원하는 런던 시의 정책적 지원입니다.

자산 관리(Asset Management)를 통한 공동체 이익 창출 사례로는 해크니 개발 협동조합(HCD, Hackney Co-operative Developments)과 패딩턴 개발 트러스트(PDT, Paddington Development Trust) 사례입니다. 먼저 해크니개발협동조합(이하 HCD)은 1982년에 설립하여 런던 해크니 달스턴(Dalston)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협동조합 형태의 개발회사이자 공동체이익회사(CIC, Community Interest Company)입니다. HCD의 주요 사업은 지역 내 자산을 활용한 공간 임대 사업으로서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소기업, 봉사단체, 협동조합 등으로부터 저렴한 임대료를 받고, 토지 및 사무실을 제공해왔습니다. 임대비용은 대여 건물의 관리 및 유지 보수에 사용하고, 세입자들의 사회 적응을 돕는 훈련 및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데 쓰입니다. 이와 더불어 HCD에서는 지역 내 주요 광장인 질레트 광장의 오픈 스페이스 관리와 문화예술 프로그램 운영도 맡아 지역 공동체 활성화에도 기여합니다.

▲해크니개발 협동조합 건물 입구

▲해크니개발 협동조합 건물 입구

▲질레트 광장 내 리테일 숍

▲질레트 광장 내 리테일 숍

다음으로 패딩턴 개발트러스트(이하 PDT)는 1997년 설립하여 패딩턴과 북부 웨스트민스터 지역에서 시민과 지역단체 기업을 위해 일하는 자선단체이자 사회적기업입니다. PDT 역시 HCD와 유사한 방식을 통해 스토센터(Stowe Center) 등 몇 개 건물을 임대하여 임대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교회 재건 프로젝트, 공원관리소 에너지센터 전환프로젝트 등 자산기반 프로젝트들을 통해 공동체 이익을 창출하고 있습니다. PDT는 지역 사회 자원봉사 중간지원조직이자 앵커조직으로서 지역 주민들을 자원봉사원으로 조직하고 공간·프로그램 등을 지원하는 지역사회 자원봉사 허브(Community Volunteer Hubs)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PDT 대표인 닐 존스톤씨는 “주민들을 교육하여 그들이 직접 이웃들에게 정보를 전달하고, 지역 사회의 코디네이터 역할을 하는 것이 지역사회 변화에 있어서 무척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합니다.

▲패딩턴 개발트러스트 대표 닐 존스톤씨(왼쪽)

▲패딩턴 개발트러스트 대표 닐 존스톤씨(왼쪽)

마지막으로 소셜라이프(Social Life)는 커뮤니티 참여 재생 사례로서 주민참여 재생에 있어서 전문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고,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2012년 설립한 소셜라이프는 영 파운데이션(Young Foundation)으로부터 독립하여 만들어진 사회적기업으로 커뮤니티 참여를 통한 지속가능한 도심 지역 재생을 위해 연구 컨설팅과 사업을 실행하고 있는 곳입니다. 소셜라이프에서는 지역 재생에 주민들의 목소리가 들어갈 수 있도록 ‘주민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 ‘어떤 주택에서 생활하고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합의형성 워크숍, 딜리버리티드 워크숍 딜리버리티드 워크숍(deliberated workshop, 소셜라이프에서 하는 워크숍 방법 중 하나)을 엽니다. 논의할 논제가 있으면 한 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보와 해야 할 목표(target)를 다 알려주지 않고 부분만 알려준 다음 지난 번 나온 결론과 다른 관점을 줌으로써 다양한 각도에서 많은 의견을 들을 수 있도록 개발된 테크닉입니다. 또한 포커스 그룹 인터뷰, 설문 등을 하며, 필요한 경우 주민들로 하여금 다른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커뮤니티 오거나이저(Community Organizer)로 교육하여 의견을 청취하기도 합니다. 소셜라이프에서는 지역 재생에 있어서 사회적 지속가능성의 중요성에 주목하고, 사회적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보고서를 출간하기도 하였습니다.

▲소셜라이프 니콜라 베이컨 공동대표(오른쪽)

▲소셜라이프 니콜라 베이컨 공동대표(오른쪽)

영국 주민참여 도시재생의 특징 – 사람·지역사회·공동체

영국 도시재생 사례들로부터 지속가능한 주민참여 재생을 위한 공통점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첫째, 재생 사업의 재정적 지속가능성입니다. 코인스트리트, HCD, PDT 등의 사례에서와 같이 지역 커뮤니티 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자산을 취득 및 운영하고, 자산을 활용한 커뮤니티 개발을 통해 수익을 창출함으로써 장기적인 지역사회 활동을 가능하게 하고 젠트리피케이션 등 재생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미연에 예방하려고 합니다.
둘째, 재생 사업에 있어서 인적 지속가능성입니다. 코인스트리트에서는 지역 내외의 전문적인 혁신가들을 모아 이사회를 구성하는 등 조직의 지속성을 확보하고 있고, PDT의 경우 자원봉사자 교육 및 봉사활동을 통해 지역 사회 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며, 로컬리티의 커뮤니티 오거나이저 사례와 같이 주민역량강화 교육과 인력을 양성하는 등의 다양한 방법들을 통해 재생 사업의 인적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셋째, 재생 사업의 제도적 지속가능성입니다. 앞서 살펴본 지역주권법(Localism Act)과 같은 제도를 통해 비영리단체 또는 공동체에만 토지이용을 허가하거나 건물과 토지 매입시 공동체에 우선 권리를 부여하고 있으며, 마을계획, 커뮤니티 부동산개발 등의 지역사회 공동체의 권리를 제도적으로 보장하고 있지요.
넷째, 재생 사업의 방법적 지속가능성입니다. 소셜라이프 사례에서 본 다양한 워크숍 기법들, 사회적지속가능성 프레임 워크 등 주민참여재생을 실현하는 기법들을 통해 많은 주민들이 재생사업에 관심을 갖고 참여할 수 있으며, 재생사업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갈등과 문제를 합리적인 논의과정을 통해 해결해간다는 점입니다.

영국의 도시재생 정책과 사례들은 주민참여와 지속가능성의 관점에서 국내 도시재생 정책과 사업에서 무엇을 중시해야 하고, 어떤 요인들을 고려해야 하는지, 앞으로 어떻게 가야 하는지를 말해 줍니다. 기본적으로 영국 도시재생 정책과 사례들은 무엇보다 사람과 지역사회·공동체를 중시하고 있으며, 사회적·경제적·문화적·환경적 재생을 추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기본 철학을 바탕으로 ‘시민참여’, ‘커뮤니티 중심 개발’, ‘자산 관리와 활용’, ‘다양한 사업 모델 활용’, ‘공동체 수익 창출’, ‘사회적경제와 도시재생의 융합’ 등의 특징을 통해 도시재생 사업의 재정적·인적·제도적·방법적 측면에서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보여줍니다. 비록 제도적·문화적 차이로 인해 국내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점이 있을 수 있겠지만 수십 년 동안의 도시재생 과정에서 얻은 노하우와 시사점은 걸음마를 하며 첫걸음을 내딛는 국내 도시재생 현실에서 훌륭한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글_장우연(전주시 정책연구소 연구원, 희망제작소 전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참고문헌
• 양도식, 영국도시재생 정책의 실체, 2013
• 오마이뉴스, 마을의 귀환, 2013
• 이은애, 도시재생-사회적경제 아카데미 강의자료,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5
• 전영우, ‘서울시 파견 공무원의 2년간의 영국 시민사회 견문록’, 영국 스페인 연수 결과보고서
• 전은호, “Locality: 마을 자산 관리의 모델을 찾아”, 서울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 2014
• CSCB, Coin Street Community Builders 발표자료, 영국 스페인 연수 결과보고서
• HCD, Hackney Co-operative Development 발표자료, 영국 스페인 연수 결과보고서
• Social Life, 소셜 라이프 발표자료, 영국 스페인 연수 결과보고서
• Social Life, Design for Social Sustainablity, 2012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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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종로구는 행복정책을 만들기 위해 2015년 3월부터 주민, 전문가, 공무원이 자발적으로 힘을 합쳐 ‘종로행복드림 이끄미’를 구성하고, 주민을 위한 행복아이디어 발굴을 비롯하여 종로구 정책 전반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종로행복드림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관련 인터뷰 보기 : 종로구 행복드림팀)
또한 주민이 지역에서 일상을 변화시키며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주민참여예산사업으로 ‘종로구행복드림아카데미’를 선정·진행했습니다. 희망제작소도 아카데미 기획과 진행에 참여했는데요. 행복한 종로를 만들기 위해 주민 분들과 머리를 맞대고 서로의 생각을 나눴습니다. 참여자들이 마음을 열고 행복을 학습하는 과정을 담은 전편에 이어, 이번 후기에서는 행복을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과정을 전해드립니다.


개인의 행복 찾기

지역의 행복을 만들기 위해 먼저 개인의 행복을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내가 행복해야 이웃에게도 행복을 나눠줄 수 있기 때문이지요. 그동안 행운만 좇다가 행복을 놓친 적은 없는지 돌아보며, 소소한 행복을 위한 목표를 세우고 실현 계획을 짜보았습니다. 그리고 이 계획을 한 주 동안 직접 실천해보고 그 과정에서 느낀 행복을 스스로 평가해보았습니다.

돌이켜보니 행복은 거창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부부간에 서로 말 자르지 않고 존댓말 하기, 자녀와 저녁 시간 함께 보내기, 이웃 어르신에게 안부 여쭙기 등 조금만 노력하면 가능한 것들이었죠. 그리고 그것은 혼자만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가족, 이웃과 함께 행복해질 수 있는 계획이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처음엔 숙제와 같은 의무감이 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계획을 세워보니 실천하게 되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실천을 통해 변하지 않을 것 같던 일들이 바뀌는 모습에 놀라웠다고 합니다. 실제 행복해진 것은 물론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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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과 행복나누기 : 불만은 줄이고, 행복은 늘리고!

행복은 나눠야 그 의미가 더 살아납니다. 참가자들은 지역주민을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계획을 세워보았는데요. 먼저 불만을 줄여야겠다는 생각에 동네에서 겪었던 불만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불편한 대중교통 노선, 노후하였거나 부족한 편의시설, 안전, 지역의 여유 공간 부족 등의 문제가 나왔는데요, 도출된 문제를 깃발의 색으로 구분하여 종로구 대형지도에 꽂아보았습니다. 지도를 보니 어느 동네에 어떤 불만이 있는지 한눈에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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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만을 줄이기 위해 참가자들이 직접 나설 차례입니다. 행복 확산을 위해 동네별로 조를 짜서 실천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웃과 인사 나누기, 지역 자원 탐방, 동네 화단가꾸기, 청소년을 위한 수련관 부지 조사 등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직접 동네로 찾아가서 계획을 실천해보고, 마을을 둘러보며 종로구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도 공유해 보았습니다. 이러한 실천을 통해 종로구민들은 서로를 이해하고 모두의 행복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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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는 불만만큼 행복한 기억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어릴 적 행복했던 기억을 떠올려보았습니다. 어떻게 해야 행복했던 과거의 경험을 다시 실현할 수 있을까요? 참가자들은, 나눔이 필요한 이웃을 위해 봉사활동 하기, 이웃 간 소통 활성화를 위한 물물교환 장터, 쾌적한 환경을 위한 쓰레기 분리수거 활동, 주민의 집회 스트레스를 감소시키기 위한 스피커 볼륨 조정과 집회 일정 공지 등을 제시했습니다. 이 모든 아이디어는, ‘행복은 이웃과 관계 맺고 서로 배려해야 가능한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교육과 활동으로 느낀 점을 공유해보았습니다. 무악동, 사직동 주민으로 구성된 조에서는 교육을 듣기 시작한 후 마음을 열고 이웃에게 인사를 건네보았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인사 하는 사람도, 받는 사람도 어색했지만, 결국 서로 따뜻한 인사를 주고받는 사이가 되었다고 하네요. 청운효자동의 주민들은 항상 좋은 것과 나쁜 것은 공존한다며, 이웃과 함께 노력하면 지역의 행복을 만들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행복은 결국, 마음 속에 머무르는 생각을 실천에 옮겨야 실현될 수 있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수료식,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

행복 나눔을 실천했던 종로구행복드림아카데미 5주간의 여정이 끝났습니다. 종로구청장님과 행복드림이끄미로 활동하고 있는 지역 주민들이 수료를 축하하기 위해 수료식에 참석하셨는데요. 예쁜 꽃과 따뜻한 프리허그로 훈훈해지는 축제의 시간이었습니다.

교육은 끝났지만, 종로구민의 행복 만들기는 계속됩니다. 참가자들은 새로운 행복이끄미로, 또는 일상에서 행복을 전하는 행복 전도사로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될 것입니다. 참여자 중 한 분이 이번 교육을 두 문장으로 잘 표현해주셔서 인용으로 마무리하려 합니다.
“혼자서는 행복할 수 없다. 이웃과 함께할 때, 행복은 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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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 이다현 | 지역혁신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사진 : 지역혁신센터

수, 2017/08/30-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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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신숙 희망제작소 일본 주재 객원연구위원이 전하는 일본, 일본 시민사회, 일본 지역의 이야기. 대중매체를 통해서는 접하기 힘든, 일본 사회를 움직이는 또 다른 힘에 대해 일본 현지에서 생생하게 전해드립니다.

안신숙의 일본통신 36
내가 낸 주민세 시민단체에 기부해볼까?

도쿄를 방문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쿄 만에 위치한 디즈니랜드나 마쿠하리 메세(Makuhari Messe): 일본 지바 현(千葉県) 지바 시(千葉市)에 있는 회의 및 전시시설)를 한 번쯤은 찾는다. 도쿄 시내에서 전철을 타고 20분 정도 달리면 바로 이치카와 시(市川市)가 나온다. 이곳은 행정구역상으로는 지바 현이지만 도쿄에 인접한 주택 도시로, 인구 47만 중 약 1/4이 매일 도쿄로 출퇴근과 통학을 하고 있다. 주민들의 ‘이치카와 도민’ 이라는 자조적인 표현에서 드러나듯, 이치카와 시 주민들은 집이 있는 이치카와 시보다 직장과 학교가 있는 도쿄를 삶의 터전으로 생각하는 전형적인 베드타운이다.

그런데 이치카와 주민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 변화의 첫 걸음은 주민들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민단체를 탐색하는 데서 시작되었다. 변화를 주도한 것은 이치카와 시 정부다. 시 정부는 2005년 4월 주민참여 마을 만들기의 일환으로 주민이 직접 시민단체를 지정하면 자신이 낸 주민세의 1%를 후원하는 제도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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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6월6일부터 7월13일까지 참여기간으로 주민세를 납부하는 주민이라면 누구든 참여할 수 있으며 참여 방식 또한 쉽고 다양하다. 정기적으로 발행되는 시 홍보 인쇄물에 각 시민단체가 제안한 프로그램의 번호를 부여해 후원하고 싶은 프로그램 번호 3개를 주민이 직접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이 인쇄물을 시청 세무과나 시민센터 등에 제출하면 자동으로 1% 후원이 진행된다. 또한 이치카와 시 볼란티어・NPO활동센터 홈페이지 등 온라인을 통한 접수도 가능하다.

이제껏 세금을 내기만 하고 그 예산 수립과 결산 과정에서는 소외되어 왔던 시민의 입장에서 볼 때, 비록 1%이지만 내가 낸 세금의 사용처를 내가 직접 선택할 수 있는 이러한 제도는 매우 신선하게 느껴진다. 그 소중한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평소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던 시민단체의 활동도 유심히 관찰하게 된다. 이처럼 이치카와 시 시민들의 가슴을 뛰게 만드는 이 제도를 ‘1% 지원 제도’라고 한다.

2015년 112개 시민단체가 응모

주민들뿐만 아니라 시민단체들에게도 이 기간은 축제같은 시간이다. 지원을 희망하는 시민 단체들은 필요한 사업비와 희망지원금액을 사업계획서에 작성해 응모한다. 시는 심의회를 구성해 응모한 단체들에 대한 기본 심의를 실시하고 대상 단체 리스트를 작성해 시민에게 공개한다. 올해도 112개의 시민 단체가 응모했다. 이러한 제도로 인해 올해 이시카와 시에 등록된 300여 개의 시민단체 중 약 1/3이 새로운 공공사업을 시민에게 제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일례로 응모번호 49번 ‘사카나짱 클럽’은 장애인의 수영 지도를 통해 기능 훈련을 실시하는 단체다. 올해도 장애인 수영교실 ‘사나카짱 클럽’을 더욱 확대시키기 위해 총 225만 엔의 사업비중 약 70만 엔의 지원금을 1% 지원제도에 신청했다. 응모번호 71번은 노숙자 및 생활 곤란자들의 자립과 인권 옹호를 위해 활동하는 ‘NPO법인 홈레스 자립 지원 이치카와 캄파’라는 단체다. 이 단체는 올해 생활 곤란 가정의 아동들을 위한 학습 지원 사업을 새롭게 계획해 총 예상 사업비 330만 엔 중 70만 엔의 지원금을 요청했다.

지원 대상 단체가 발표되면 단체들은 약 한 달 간 자신들의 활동을 여러 시민에게 자신들의 활동을 알리고 교류하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인다. 그 중 하나가 지난 6월7일 시내 중심가에서 개최된 ‘1% 스타트 페스티벌’이다. 납세자들은 이러한 지역 이벤트에 직접 참여하거나 페스티벌 홍보물을 통해 여러 시민단체의 프로그램을 접하게 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주민들은 자기가 후원하고 지지할 시민단체를 자연스럽게 결정하게 된다.

<[caption id="attachment_26516" align="aligncenter" width="209"]▲지난 6월7일 열린 '1% 스타트 페스티벌' ▲지난 6월7일 열린 ‘1% 스타트 페스티벌’[/caption]>

시민에겐 주인의식을 시민단체에겐 재정적인 도움을

 2005년부터 이치카와 시가 주민참여 활동을 촉진하기 위해 실시하고 있는 이 제도는 헝가리의 1%법(1996년 헝가리에서 납세자가 소득세의 1%를 자신이 지원하고자 하는 비영리시민조직에 지정기부할 수 있는 법률. 헝가리에서 탄생한 이 법률은 1998년 슬로바키아. 리투아니아, 폴란드, 루마니아 등 시민사회의 기부문화가 약한 (구) 동유럽에서 실시되고 있다.)에 기반을 두고 있다.

일본에서는 이시카와 시가 최초로 지역 예산 분배에 주민이 직접 참여하게 된 것이다.

이치카와시는 전형적인 베드타운으로 주민들의 주인의식은 희박한 반면, 환경, 육아, 교육 등 해결해야 할 문제는 광범위하게 안고 있었다. 시 정부는 이러한 지역 문제를 깊이 고민하기 시작했고 ‘주민 참여’에서 그 답을 찾고자 했다. 1% 지원제도는 주민 참여 활동의 첫 시작인 셈이다.
올해로 실시 10년 째를 맞이하고 있지만 이시카와 시 주민 모두가 이 제도를 이해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1% 지원제도를 신청하면 주민세 외에 지원금을 더 내야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주민들이 많다.

2014년 개인 납세자 중 이 제도에 참가한 수는 8,753명, 총 지원금 16,521,570엔이다. 2014년 이치카와 시 총 개인 납세자 수가 약 23만 명, 총 납세액 380억 엔임을 고려할 때 그리 큰 금액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 지원제도의 효과는 매우 크다고 한다.

우선 시민 단체에 재정적인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그 활동과 사업을 시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비약적으로 늘었다는 것이다. 시 홍보지와 웹페이지에 자신들의 활동을 소개하는 것은 물론 주민 설명회, 페스티벌 등을 통해 시민에게 직접 발표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며 더 나아가 지역 케이블 TV, 시민들이 운영하는 FM 방송 등에 소개되기도 한다.

이처럼 시민단체들은 ‘1% 지원제도’를 통해 자신들의 사업을 공개하면서 그 활동에 대한 책임감과 공익성을 동시에 키우고 있다. 시민들 또한 어떤 시민단체에 지원할 것인가를 고민하면서 평소 다가가기 어려운 곳으로 생각하던 시민단체에 한 발 더 다가가게 되었다.

9개의 지방자치단체로 확대

이치카와 시의 1% 지원제도는 현재 9개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돼 실시되고 있다는 사실에서도 그 효과를 평가할 수 있다. 홋카이도 에니와 시(北海道恵庭市), 이와테현 오슈 시(岩手県奥州市), 아이치 현 이치노미야 시(愛知県一宮市), 오이타 현 오이타 시(大分県大分市)가 2008년부터, 치바 현 야치요 시(千葉県八千代市)가 2009년부터, 오사카 부 이즈미 시(大阪府和泉市)와 나라 현 나라 시(奈良県奈良市)가 2010년부터 각각 조례를 제정하여 1% 지원제도를 도입하고 있다. 물론 각 지역마다 세부적인 측면에서 조금씩 다른 면이 있다. 하지만 주민들이 직접 선택한 시민단체에 주민세의 1%를 지원함으로써 주민 참여를 촉진하고 시민활동을 활성화시킨다는 점은 모두 일치하고 있다.

▲야치요 시는 매년 시민회관에서 '1% 지원제도 시민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다.

▲야치요 시는 매년 시민회관에서 ‘1% 지원제도 시민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있다.

이치카와 시와 같은 지바 현의 야치요 시는 참가자격을 납세자에 국한해 실시하고 있으며, 시민단체에 지원하는 지원금의 비율은 단체가 신청하는 사업의 1/2로 제한하고 있다. 나아가 이치카와 시는 납세자의 주민세뿐만 아니라 지역의 포인트 서비스도 비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반면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은 참가자격을 납세자로 제한하지 않고 비납세자들에게도 개방하고 있다. 에니와 시는 중학생 이상, 이치노미야 시와 이즈미 시는 18세 이상, 오이타 시는 20세 이상의 시민들에게 참가자격을 확대해 실시한다. 지원금 비율 또한 에니와 시는 비율에 상한을 두지 않는 대신 한 개 단체에 50만 엔의 상한선을 두고 있으며, 이치노미야 시는 사업비의 2/3로 제안을 두고 있다.

이처럼 이치카와 시의 1%지원제도는 각 시의 여건에 맞게 다양한 방식으로 시행되고 있다. 위의 9개 지방자치단체 외에도 도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곳들이 늘어가고 있다고 하니, 시민단체들의 다양한 공공사업을 위한 사회적 자본의 새로운 창출 방법으로 굳건히 자리 잡게 되길 기대해본다.

글_ 안신숙(희망제작소 일본 주재 객원연구위원 / [email protected])

화, 2015/08/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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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타운사업으로 상징되는 전면 철거 방식의 도시개발은 이제 서서히 도시재생으로 대체되어 가고 있다. 수많은 정비사업 구역이 주민 다수의 의사로 해제되고 도시재생특별법의 제정과 뒤이은 전국적인 도시재생사업의 시행은 그런 흐름이 이제 대세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아직 도시재생이 도시인의 생활세계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체감될 정도의 변화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는 점진적 공간구조의 변화를 그 특징으로 하는 도시재생의 본질 때문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특정 근린이 재생을 필요로 한다는 공감대의 형성, 구역지정, 계획수립, 사업실행, 자치적 지역관리의 시행이라는 긴 시간의 흐름에 우리가 익숙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합의의 형성에 소요되는 시간을 사업성 악화의 주된 이유로 바라보면서 일정 수의 동의가 이루어지면 반대하는 소수는 현금청산이란 이름으로 소유권에 근거한 권리를 박탈하고 세입자는 의사결정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방식인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과의 근원적인 차이는 바로 재생사업의 그러한 점진적이고 장기적인 실행과정에서 기인한다. 주민, 상인으로 대표되는 ‘주민참여’를 바라보는 관점이 단기간에 다수의 동의를 이끌어내 사업을 추진하는 하나의 ‘절차’로 보는가 아니면 사업에 착수하고 실행하는 과정의 필수불가결한 ‘목적’으로 보는가에 따라 큰 차이가 나타나는 것이다.

도시재생은 지역사회의 물리적, 경제적, 사회적 활성화를 통합적으로 고려하고 역사, 문화, 자연, 공간자원의 합리적 활용과 재발견을 그 수단으로 하면서 인적자원으로 대표되는 주민의 실천과 역량에 의한 실현을 도모한다. 도시재생은 낡아가는 주택과 불편한 거주여건, 부족한 기초생활 인프라, 공간의 쇠퇴와 고령화 속에서 가속화되는 생활경제권의 침체, 점차 단절되어가는 이웃 간의 관계와 마을의 문제를 함께 다루었던 비공식적 공론장의 폐쇄라는 현실에서 ‘공간’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이러한 문제를 사업성을 판단 근거로 하는 개발자본의 논리가 아닌 주민의 참여를 통해 풀어가려고 하는 것이다. 활로를 잃어가고 있는 저층 주거단지로 대표되는 노후주거지와 구도심으로 상징되는 침체되고 있는 상업지역과 골목경제권에 관심, 공감, 협의, 협업의 새로운 생기를 불어넣어 변화의 단초를 만들려는 시도이다.

하지만 충분한 준비 없이 시작된 도시재생사업은 형식적 주민참여, 행정주도의 사업추진, 기술용역으로 대표되는 물리적 계획 중심의 사업이란 비판에 직면해 있다. CCTV 설치나 도로정비, 주민공동이용시설 건립과 같은 기반시설에 확충하는데 대부분의 예산이 투입되는 무늬만 바꾼 개발사업이란 시선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모두 기존의 관행에 익숙한 행정이 주도하고 주민참여에 기반한 사업진행이 되지 못하면서 나타나는 문제이다.

선진국의 경험을 봐도 도시재생사업은 기존 주력 산업의 몰락과 빈곤의 대물림 속에서 잘못된 도시정책에 반대하는 주민활동이나 공유자산을 주민들이 창조적으로 활용하여 지역자사화하려는 시도에서 시작되었다. 즉, 주민의 자각과 참여가 공간의 변화와 새로운 활용, 일자리의 창출과 지역경제의 재구조화로 이어지면서 활력이 창출되는 ‘과정’이 도시재생의 특징이고 성과인데 우리는 아직 ‘사업’으로만 바라보고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시작과 동시에 한계가 드러나는 것이다.

다시 도시재생의 근본으로 돌아가서 자신이 살거나 일하는 지역사회의 변화를 열망하는 주민들의 희망이 작은 지원사업 등을 통해 모여야 하고, 주민들의 역량을 강화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전문가, 민간비영리조직, 사회적경제조직도 동참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 이런 준비를 거쳐 사업구역으로 선정되면 주민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는 다양한 수단을 강구하고 홍보와 실천활동을 거쳐 주민리더십이 형성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이 필요해진다. 다수의 주민이 참여하여 직접 지역의 과제를 논의하고 의제를 설정하는 과정은 활성화 계획으로 구체화된다. 적게는 수십억에서 많게는 수백억이 투입되는 사업의 시행은 다양한 지역사회 자원이 한 그릇에 담겨 맛있게 비벼지는 비빔밥을 만드는 과정과 유사하다.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지지만 지역활성화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주민, 상인, 지자체, 전문가, 민간조직 등이 조화를 이루면서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해 나가는 것이다.

사업시행의 종료가 곧 사업의 마무리인 기존의 정비사업과는 달리 도시재생은 사업종료 후가 더 중요하다. 확충된 생활인프라, 보다 안전하고 편리해진 거주여건, 거주자의 의사와 자원투입에 따라 고쳐지거나 신축되는 주택은 지속적인 관리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주민이 새롭게 확보된 공유시설을 거점으로 지역의 필요와 자원을 활용한 다양한 마을기업과 협동조합을 만든다면 지속가능성을 높이면서 새로운 일자리, 수익이 지역 내에서 순환되는 효과를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오래 살고 싶은 동네, 이웃과의 소통과 함께하는 실천이 자연스러운 마을은 도시재생이 꿈꾸는 도시의 미래상이다. 그 근본에 주민참여가 있다. 이제 막 도시재생의 출발선을 떠난 우리 사회가 풀어야 할 과제이기도 하다.

글 : 남철관|(사)나눔과 미래 국장

화, 2016/08/02-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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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재생이란 상대적으로 낙후된 기존 도시에 물리적 환경뿐 아니라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여 경제적, 사회적 동반 성장을 도모하는 사업을 말합니다. 카드뉴스로 한국의 도시재생 사례를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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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6/07/29-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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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창립 10주년을 기념해 ‘대한민국에 희망은 있는가?’ ‘더 나은 삶과 사회를 위한 희망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여 시민과 함께 ‘희망지수’연구를 진행해 왔습니다. 지난해 10월, 우리시대 희망을 찾기 위해 소중한 의견을 주신 희망지수 시민자문위원님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시작해 꼬박 1년이 걸려 완성된 ‘시민희망지수’. 그 발표의 현장을 공유합니다.


절망과 좌절이 지배적인 우리 사회, 과연 희망이 있을까요? 다시 희망이 싹트길 바라는 마음을 가진 시민분들이 ‘2016 시민희망지수 발표간담회’에 모였습니다. 4교시 수업을 마친 후 체험학습 신청을 하고 달려온 고등학생 박관웅 님부터 강동구 은퇴자자원봉사단에 계신 이경옥 님까지… 다양한 분들이 자리를 함께해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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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희망인식 6.26, 사회 희망인식 4.37

“희망보다는 절망이 엄습하는 시대, 그러나 시민은 멈추지 않습니다.”
권기태 희망제작소 소장권한대행/부소장님의 말씀으로 첫 세션이 시작되었습니다. 처음 소개된 것은, ‘희망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어떤 단어가 연상되는가?’에 관한 답변이었습니다. 가장 많이 나온 시민의 답은 행복, 꿈, 미래였고, 그다음은 건강, 기쁨, 돈 등이었습니다. 연령대별로 비교해보면, 10~30대는 꿈을 가장 많이 연상하여 미래지향적인 모습을 보였고, 40대 이상은 행복이라고 답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본인의 삶이 얼마나 희망적이라고 생각하는지 묻는 말에서는 어떤 답이 나왔을까요? 답변을 10점 만점으로 환산해보니 6.26점이 나왔습니다. 100점 만점에 62.6점 정도인 것이지요. 희망인식이 가장 낮게 나타난 집단은 30~40대, 수도권, 학생, 블루칼라 등의 계층이었습니다. 사회에 대한 희망인식은 10점 만점에 4.37점이라는 낙제점에 가까운 점수가 나와, 시민들이 우리 사회를 어둡게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또한 시민들은 경제·사회·정치 등의 영역 역시 앞으로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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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점은, 희망적인 삶을 만드는 데 중요한 요소로 부모(가족)의 경제력과 인맥, 개인의 노력 이 두 가지가 가장 많이 꼽혔다는 것입니다. 10~40대는 부모(가족)의 경제력과 인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50~60대는 개인의 노력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권기태 부소장님은 발표를 마치며 “수치 그 자체보다, 거기에 숨겨진 시민의 삶과 희망에 대한 이야기에 주목해야 한다”며, 다음과 같은 제언을 해 주셨습니다. 우선 희망인식이 가장 낮은 30~40대가 희망을 충전할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해야 하고, 청소년들이 사회에 참여할 기회와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현재의 암울한 정치 상황을 벗어나 다시 민주주의를 품은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시민의 힘이 가장 중요하다고도 말씀하셨습니다.

전환의 시대, 시민희망엔진을 켜라!

두 번째 세션에서는 패널 발제와 시민 토론이 진행됐습니다. 희망인식조사를 하고 분석한 윈지코리아컨설팅 이근형 대표님이 시민희망지수가 왜 특별한지 말씀해주셨습니다. 이근형 대표님은 “실제 희망에 대한 선행연구는 많지 않다”며, 희망지수 개발을 위한 최초의 조사라는 점에서 이 연구가 선구적임을 찾을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또한 이번 조사의 특징은 개인적 차원과 사회적 차원으로 나뉘어 진행된 것이며, 두 항목의 결과 격차가 크다는 점도 다시 한 번 강조하셨습니다. 그리고 “희망이라는 것 자체가 미래를 포함하는 특징을 갖고 있지만, 희망 연상 단어를 보면 현재와 관련된 것이 미래 못지않게 많다고 볼 수 있다”며, 현재 삶의 만족도가 미래 희망을 결정하는 중요 요소임을 보여준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다음으로 서울대학교 사회학과에서 ‘꿈-자본’을 연구하시는 김홍중 교수님의 발제가 이어졌습니다. 김홍중 교수님은 이런 종류의 연구 밑에 깔린 명제를 짚어주셨습니다. 첫째, 미래는 생산되는 것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둘째, 희망이나 꿈은 미래를 생산하는 능력으로 ‘자본’처럼 존재하며 불균등하게 생산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 부분에 정치가 투입되어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교수님은 희망과 절망이라는 감정적인 부분과 낙관과 비관이라는 인지적인 부분을 구분하여 향후 연구가 진행되었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덧붙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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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비례민주주의연대 하승수 공동대표(변호사)님의 발제가 진행됐습니다. 하승수 대표님은, “막연하게만 갖고 있던 희망에 대한 느낌을 시민희망지수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며, 숫자로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또한 한국사회는 시민의 힘으로 위기를 넘겼던 적도 많고 시민활동도 활발하지만, 시민이 사회에 대한 희망을 적게 가진다고 하셨는데요. 그 원인은 정치와 시민사회의 역할에 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시민단체는 시민들과 거리가 멀어졌고, 정치는 시스템의 문제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선거제도를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변경해야 함을 강조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리다협동조합 유경희 대표님의 발제가 이어졌습니다. 유경희 대표님은, 시민들이 작은 시작과 성취를 통해 ‘내 삶이 변화되는 부분’을 체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특히 자기효능감과 자기긍정적인 사고를 통해 자기정체성이 갖춰질 때, 사회문제에도 더 적극적으로 다가갈 수 있다고도 덧붙이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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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희망을 생각하다

이어 참석하신 시민분들의 의견과 질문이 오가는 토론시간이 진행됐습니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에서 미래연구를 하는 박성원 선생님은 “시민들이 사회를 변화시킨다는 생각과 상상을 하는 연습이 잘 안 되어 있는 것 같다” 노력을 통해 변화를 경험한 자신 세대(5060)와 그렇지 않은 2030세대의 차이를 짚어주셨습니다. “미래가 좋든 나쁘든, 나의 개입으로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어떻게 믿게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이셨습니다.

청중석에 앉은 시민분들 역시 2030세대와 5060세대 간의 세대격차와 희망격차에 대해 많은 의견을 전해주셨습니다. 덕성여대 김두환 교수님은 “세대 간 세계관이 매우 다르다. 관점이 달라 좌절하고 있는 측면이 있다”며, 기성세대가 청년층에게 자신들의 삶의 방식을 강요하며 생기는 문제에 대해 말씀하셨습니다. 이에 김홍중 교수님은, 한국 정치가 시민들에게 무기력을 학습시켜 출구를 찾아갈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하게 만드는 게 현실이라며 그 원인을 지적하셨습니다. 강동구 은퇴자봉사단에서 오신 이경옥 선생님은 빈부격차만큼 심각한 것이 희망격차라며, 어두운 곳일수록 희망이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해주셨습니다.

시민희망지수가 만들어지기까지 가장 오랜 시간을 함께해 온 희망지수 시민자문단 박관웅 청소년 자문위원. 박관웅 학생은 “학생자치활동을 하며 학교에 의견전달을 하더라도 바뀌는 게 많지 않다“며, ”무엇을 하든 변하지 않기 때문에 내 것부터 챙겨야 한다는 이기주의가 강해진 게 아닌가“라는 의견을 주셨습니다. 또한 ”학생이 교육현장의 한 주체가 된다면, 이 경험이 사회에 나가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겠느냐“고도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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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의 손에서 출발해 시민의 목소리를 듣는 것으로 마무리된 시민희망지수 발표간담회는, 한국 사회가 희망 가득한 곳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이 되었습니다. 시민희망지수를 통해 발견된 문제와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다양했습니다. 하지만 그 문제를 해결하고 희망을 찾을 수 있는 주체는 결국 ‘시민’이라는 것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글 : 정환훈 지속가능발전팀 연구원 · [email protected]
사진 : 정지훈 비영리IT지원센터 시민기술랩 사업국장

* ‘2016 시민희망지수’ 발표간담회 자료집 보기 ☞클릭

화, 2016/11/22-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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