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의 한국사교과서 국정화 고시 행정예고 이후, 교수·학생을 비롯한 수많은 시민이 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일방적으로 교과서 국정화를 밀어붙이는 가운데 국정화를 위한 T/F를 비밀리에 운영하고 반상회에 국정화 홍보를 요청한 사실이 새롭게 드러났다.
문제가 된 이른바 교육부 산하 ‘국정교과서 추진단’ T/F는 올해 9월부터 만들어진 비공개 조직으로 특히 언론동향 관리, 패널발굴·관리, 온라인 동향파악, 청와대 보고 등의 업무를 맡아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한 교육부는 직접 홍보자료를 만들어 행자부에 반상회 개최시 이를 게재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의 반상회 홍보 자료는 ‘올바른 역사관 확립’이라는 제목 아래 정부가 그동안 밝혀온 입장만을 싣고 있을 뿐 국정화에 반대하는 입장은 전혀 게재되어 있지 않아 객관적 여론수렴을 통한 행정의 공정성과 투명성·신뢰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행정절차법상의 행정예고 취지에도 반할뿐더러, 유신시대의 잔재인 반상회를 여론수렴의 장으로 활용하겠다는 발상 자체가 민주적 여론수렴 방식과는 거리가 있다. 또한 언론 보도에 의하면 ‘국정교과서 추진단’T/F는 행정예고 전인 9월부터 이미 그 활동을 개시해 왔으며 청와대에 업무진행상황을 보고하는 등 청와대와 교과서 국정화 작업을 긴밀히 논의한 정황이 드러났다. 행정예고 이전부터 주도면밀하게 여론화 작업을 준비해왔다는 점에서 진정한 민의수렴과는 무관한 행위라고 볼 수 있다.
국민의 의사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반영하는 것이 민주적 행정의 첫 단계이다. 그러나 교육부의 잇따른 국정화 강행안은 정권의 입맛에 맞는 여론을 조장하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이는 결국 교과서 국정화가 순리대로는 절대 성사될 수 없는 반(反)헌법적 발상이며, 그 목표가 ‘균형 잡힌 교과서 집필’에 있지 않음을 자인하는 격이다.
교육은 백년대계로, 그 정치적 중립성을 헌법에 의하여 보장받는다. 반헌법적 발상과 비민주적 절차에 따라 만들어진 교과서는 결국 비민주적인 개인과 사회를 만들어 낼 것이다.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는 특정 세력의 정치적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수단으로, 특정 정치세력의 이익에 봉사하는 교과서로의 퇴행이다. 이에 따라 우리 모임은 정부가 헌법에 보장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과 민주적 행정절차를 보장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는 바이며, 한국사교과서 국정화를 막기 위해 가능한 법률적 대응을 준비할 것이다.
‘한강독극물방류사건’이나 ‘녹사평역 기름유출사건’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주한미군은 우리 땅을 매우 험하게 사용해왔습니다. 용산미군기지에서 있었던 환경오염 사건 중 알려진 것은 14건이었었지만, 시민사회단체들이 미국의 정보자유법(FOIA)를 통해 ‘1990년~2015년 용산미군기지 내부 유류 유출사고 기록’에 대한 정보를 확인한 결과 최소 94건의 기름유출 사고가 있었던 것이 밝혀졌습니다.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공원이 만들어질 땅이 기름으로 범벅이 되어 있다는 겁니다.
지난 2020년 12월 11일, 제201차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을 통해 용산미군기지 일부를 포함한 12개소의 미군기지가 ‘선 반환 후 협상(환경오염정화책임 등)’을 조건으로 반환되었습니다. 그런데 이후 공개된 ‘Camp Kim 환경조사 보고서(FASC Task No. 3212)’를 통해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지난 12월 반환된 용산미군기지 부지 중 공공주택 부지로 얘기되던 캠프 킴 부지의 토양에서 맹독성 발암물질인 다이옥신이 다량 검출된 것입니다.
인간이 만들어낸 최악의 독성물질이라고 불리는 다이옥신은 청산가리보다 500배 높은 독성과 7~12년이라는 긴 반감기를 가진 독극물입니다. 한번 흡수되면 잘 배출되지 않는 특성 탓에 오랜 시간 체내에 남아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죠. 우리나라의 경우 다이옥신에 대한 대기오염 기준은 있지만 토양오염 기준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만큼 토양에서 다이옥신이 검출된 것은 이례적인 일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인체가 토양 내 독성 오염물질 등에 노출돼 암에 걸릴 수 있는 확률을 말하는 발암위해도가 캠프 킴의 경우 무려 100분의 2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무려 환경부 기준의 2천배에 해당하는 수치입니다.
환경오염에 있어 기본적 원칙인 ‘오염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기지를 오염시킨 미군이 정화비용을 충당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그러나 주한미군은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제4조 1항 ‘원상 복구 의무가 없다’는 규정과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환경조항의 ‘KISE’ 기준을 근거로 버티고 있습니다.
KISE는 주한미군지위협정(SOFA)의 대표적인 독소조항입니다. KISE(Known, imminent, substantial, endangerment to human health)란 ‘인간 건강에 대해 알려진, 임박한, 실질적인, 급박한 위험’을 뜻합니다. 주한미군은 ‘KISE’에 해당되는 경우에만 오염을 치유할 것이며, 협상 대상 기지 중에 그 정도 수준의 오염은 없기 때문에 오염정화의 책임도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는 대부분 체내에 천천히 축적된 오염물질이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영향을 끼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또한 KISE는 정량적인 측정기준이 아니라 미군에 의한 ‘주관적’ 기준입니다. 아무리 심각한 환경오염이 있다한들 미군이 ‘KISE에 해당되지 않는다’라고 하면 오염정화의 책임을 지지 않아도 되는 불합리한 상황인 겁니다.
빨리 만든다고 다 좋은 건 아닙니다.
지난 2018년, 대규모 주상복합단지 공사가 계획된 옛 유엔사부지에서 유류오염이 발견되었습니다. 유엔사부지는 2006년에 반환되고 2011년 정화작업이 완료된 곳입니다. 지난 2020년 기름층 토양 및 오염된 기름통 수십 개가 발견된 캠프 페이지도 지난 2011년 토양 정화를 완료했던 곳입니다.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이유는 미군 측이 부지사용에 대한 내역을 공유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신속한 공원조성을 위해 ‘선반환 후치유’라는 예외까지 적용했던 부산 하야리아 기지의 경우, 예상 정화비용은 3억 원이었지만 실제 정화과정에서는 그보다 47배 늘어난 143억 원이 소요됐습니다.
전문가들은 용산미군기지를 정화하는데만 1조원이 넘는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 합니다. 실제로 부지를 정화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예산이 더 소요될지는 알 수 없습니다. 빨리 반환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오염을 조사하고 정화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이유입니다.
용산공원이 시민의 품에 온전히 돌아오기 위해서 해결해야 할 과제는 이외에도 많이 남아있습니다. 공원부지 한 가운데에 자리한 미군호텔을 이전시켜야 하고, 생태공원 부지 안에 잔류할 거라는 군사 헬기장도 몰아내야 합니다. 공원 북측 출입구에 이전하겠다는 미대사관과 직원숙소 문제도 해결해야 합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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