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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역할’ 생각하게 해주는 ‘늑대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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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역할’ 생각하게 해주는 ‘늑대아이’

익명 (미확인) | 월, 2015/10/26- 16:21

요즘 어떤 영화 보셨나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여러분과 같이 보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영화를 소개합니다. 그 영화는 오래된 흑백필름일 수도 있고, 현란한 화면으로 우리의 상상을 자극하는 영화일 수도 있으며, 보물처럼 소중히 간직하고 있는 내 마음의 영화일 수도 있습니다. 같이 볼까요?

 
첫 번째 영화 <늑대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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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이 싫다”던 어머니는 어디로?

영화 ‘사도’를 자녀 손잡고 가서 보는 것이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유행이라는 기사가 한 신문에 났다. 무슨 소리인가 읽어보니 ‘부모(영조) 말 안 듣고 공부 게을리 하다 왕이 못 되고 일찍 죽은 사도세자처럼 되지 말라’는 교훈을 자녀에게 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기사 말미에는 ‘강남 엄마 유행’이 하나 더 실려 있다. 청소년 한 명이 들어가 앉으면 움직이기도 어려울 만큼 좁은 직육면체 부스 ‘스터디룸’이다. 그야말로 뒤주를 즉각 연상시키는 섬찟한 물건인데, 200여만 원의 고가에 잘 팔린단다. (관련기사: 강남 엄마들 사이에서 부는 영화 ‘사도’바람)

영국문화협회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를 설문조사했더니 ‘어머니(mother)’가 1위를 했다는 얘기는 잘 알려져 있는데, 과연 이 시대 한국의 어린이, 청소년, 청년들에게 물어도 그런 답이 나올까? 낮에는 고된 밭일, 밤에는 삯바느질을 하면서도 자식에게는 늘 온화한 미소로 ’짜장면이 싫다‘고 하시는 어머니상은 이미 지난 시대의 것이 돼버렸다.

비단 여성의 삶과 사회적 지위가 바뀌어 온 때문만은 아니다. 사회생활을 하고, 멋도 부릴 줄 알고, 취미생활을 위한 시간도 확실히 챙기는 어머니들이 많아졌지만, 그게 자녀들을 힘들게 하는 핵심은 아니다. 21세기 대한민국 엄마들은 오히려 이전보다 더 많은 시간과 공을 자녀들에게 쏟는다. 교육 정보를 모으고 매니저처럼 관리하고, 교육에 과감하게 투자하기 위해 다른 데서 허리띠를 졸라맨다. 이런 ‘노력’이 존재함에도 분명한 것은 자녀들 가슴속에서 ‘어머니’의 위상은 나날이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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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어머니를 원할까? 어머니 역할의 본질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품은 영화가 있다. 2012년, 한국 영화 ‘늑대소년’(송중기‧박보영 주연)이 한창 인기몰이를 하던 시기, 하필 비슷한 이름으로 개봉하는 바람에 관심을 더욱 못 받았던 일본 애니메이션 ‘늑대아이’다.

“늑대 할래, 사람 할래?” 묻는 엄마

늑대인간은 도시화된 인간에게서 점점 사라져 가는 야생의 본능을 대리 표출시키면서도 최근 인기인 ‘겉은 나쁜남자, 속은 따뜻한 남자’의 이미지와도 맞아 떨어지는 캐릭터다. ‘늑대아이’ 초반에도 야성미와 따스함을 겸비한 늑대인간이 등장한다. 대학생 ‘하나’는 늘어진 티셔츠 차림으로 교과서도 없이 청강을 하는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데, 알고 보니 그는 늑대인간이었다. 그 사실을 알고도 사랑을 포기하지 않은 하나는 늑대인간의 피를 이어받은 남매를 낳는다.

늑대의 모습으로 태어날까봐 병원에도 가지 못 하고 집에서 출산한 하나와 늑대인간은 함께 갓난아이를 들여다보며 “다 클 때까지 함께 지켜 주자”고 약속한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못 했다. 늑대인간은 사고로 목숨을 잃고, 혼자 남겨진 하나는 둘이나 되는 ‘늑대아이’들을 어떻게 키워야 할지 몰라 쩔쩔맨다. 떼 쓸 일이 생기면 늑대로 변해 온 집안을 헤집고 다니는 딸 유키, 늑대아이 답지 않게 병약해서 밤새도록 울어대는 아들 아메, 유난스런 두 아이를 사람들 눈까지 피해 가며 키우기가 여간 힘들지 않지만 하나는 존경스러우리만큼 잘 감당해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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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는 어린 시절 아버지에게 “아무리 힘들어도 웃어라. 억지로라도 웃어라”라고 배운 뒤 힘이 들수록 웃는 버릇이 있다. 어떤 상황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하나의 태도 덕분인지 아이들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천진하게 자란다. 엄마로서 하나의 태도 중에 가장 인상 깊은 것은, 아이들의 선택을 존중하는 것이다. 두세 살밖에 안 된 아이들에게 하나는 묻는다. “이제 어떻게 할래? 늑대 할래? 사람 할래?”

물론 아이들은 엄마를 멍하니 바라볼 뿐 대답하지 못 한다. 하나는 아이들이 양쪽을 충분히 겪고 나서 선택할 수 있도록 도시를 떠나 깊은 산중으로 들어간다.

“너에게 맞는 건 내가 안다”는 엄마

하나가 폐가 수준의 집을 재건하고, 버려진 땅을 밭으로 일구느라 고군분투하는 과정은 “저게 말이 되나?” 싶을 정도로 험난하다. 그림일 뿐이라 해도 하나의 가녀린 몸으로 그런 일들을 해낸다는 게 믿기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잠깐, 다시 생각해 보면 우리의 믿음직한 엄마들 중 다수는 젊은 시절 그렇게 여린 아가씨들이었다. 물론 아닌 경우-언제나 튼튼했던 여성-도 있기야 하지만.

하여튼 하나가 그렇게 애쓰는 동안 아이들은 드넓은 자연 환경에서 마음껏 늑대와 사람을 오가며 자라난다.
첫 고비는 아이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찾아온다. 천방지축 유키는 의외로 잘 적응하고, 인간의 삶에 자신을 맞춰 나간다. 반면 아메는 사람들 사이에서 겉돌고, 그 반작용으로 산 속을 헤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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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서 야생 늑대를 만나 어울리면서 늑대로서의 본성을 완전히 찾은 아메는 집을 떠날 준비를 한다.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사려 깊게, 한 발짝 떨어져 지켜보며 격려하던 하나였지만, 아메가 “완전한 늑대로서 살아가겠다”고 하자 격한 반응을 보인다.

“아메. 다시는 산에 가지 마. 넌 아직 10살짜리 어린애란 말이야. 늑대는 10살이면 다 큰 어른이겠지만 넌….”
말하다 말고 멈칫하는 하나. 자신이 한 말 속에 이미 들어있는 답, 즉, ‘늑대의 삶을 사람이 판단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하나가 이때껏 늑대아이들을 잘 키워올 수 있었던 것은, “나는 늑대아이를 어떻게 키우는지 모른다”고 솔직하게 인정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아이들 스스로 자신에게 맞는 것을 찾아 나갈 수 있도록 보조자의 역할에 머물 수 있었다. 그러나 10여년이 흐르는 동안 그런 인식은 옅어져 가고, 하나도 보통 엄마들처럼 “너에게 맞는 것이 뭔지는 내가 더 잘 안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얼마 뒤, 폭풍우 치는 날 집을 떠난 아메를 찾아 산속을 헤매면서 그야말로 폭풍 같은 상실감을 겪은 뒤에야 하나는 다시금 처음의 자세로 돌아간다. 아이 스스로 선택한 삶을 존중하기로 한 것이다.

그리고…권리를 내려놓는 엄마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당신의 아이는 당신의 아이가 아니다. 스스로 자신의 삶을 열망하는 큰 생명의 아들과 딸들이다. (…) 아이들에게 사랑은 주되 당신의 생각까지 주려고 하지는 말라. 아이들은 자신만의 사명을 가지고 태어났기에.” 양육자로서 해 줄 수 있는 정성은 기울이되 권리를 주장하지 않는 자세, 이것이 바로 ‘어머니의 본질’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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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서운할 수 있다. 엄마가 잠시라도 자리를 비우면 당장에 죽을 것처럼 굴던 아이들, 그 갈구에 응해 주느라 잃은 것도 포기한 것도 많건만, 이제는 그 아이들이 “어머니가 놓아줘야만 살 수 있겠다”고 할 때, 억울한 마음까지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미 그 대가는 받았는지도 모른다. 바로 그 시절, 귓가에 와서 재잘재잘 대고, 살갑게 달라붙고, 퐁퐁 좋은 냄새를 풍기며 안겨 오는 아이들과 함께 한 순간순간의 재미와 행복감, 그 자체가 충분한 대가가 아니었을까. 이듬해 중학교 기숙사에 들어가며 집을 떠나게 된 유키의 독백에는 그처럼 ‘본질’을 지킨 어머니에 대한 최고의 찬사가 들어 있다.

“엄마는 우리를 기른 12년 세월을 돌이켜 보고는 마치 동화 속 얘기처럼 찰나 같다며 웃었다. 아주 만족한 듯이, 까마득한 산봉우리를 바라보는 듯한 그 환한 미소가 나를 기쁘게 했다.”

글_ 황세원(연구조정실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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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어떤 책 읽으세요? 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여러분과 같이 읽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그 책은 오래된 책일 수도 있고, 흥미로운 세상살이가 담겨 있을 수도 있고, 절판되어 도서관에서나 볼 수 있는 책일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괜찮으시다면, 같이 볼까요?


스물네 번째 책
<타임 푸어>
항상 시간에 쫓기는 현대인을 위한 일·가사·휴식 균형 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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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평등이 넘쳐나는 세상이지만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시간이다. 세상 모든 사람이 단 1초의 차이 없이 하루 24시간을 가진다. 사람들은 이 시간을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브릿지 슐트는 <타임 푸어>에서 자신의 바쁜 일상을 들여다보며 현대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쫓기는 삶을 살고 있음을 보여준다. 저자는 스트레스, 시간 강박, 과도한 책임감으로 심지어 여가시간까지 ‘오염’되어 있는 것을 발견하고, 시간 빈곤에서 벗어나 삶의 균형과 행복을 찾는 길을 탐색한다.

시간 연구가와 함께 자신의 시간을 점검하고, ‘시간활용 학술대회’에 참석하고,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학자, 활동가, 기업인을 만나고, 통계적으로 ‘가장 여유로운 나라’인 덴마크를 찾아가 그곳의 삶을 엿본다.

굳이 각종 통계를 들먹이지 않아도 한국사회는 단연코 ‘타임 푸어’가 넘쳐나는 사회이다. 우리는 쫓기는 삶에서 탈출하기 위해서 어떤 사회시스템을 구축할지, 삶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어떻게 일하고, 놀고, 사랑할 것인지, 자신의 시간을 회복하기 위해 무엇을 놓아버려야 할지 책을 펴고 저자의 말에 귀 기울일 시간이다.

글 : 배영순 | 세대공감팀 팀장 · [email protected]

월, 2016/04/25-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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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 연구원들이 여러분과 같이 보고, 같이 이야기 나누고 싶은 책과 영상을 소개합니다.


서른여섯 번째 책 
<시민의 이야기에 답이 있다>
더 섬세하고 아름다운 민주주의를 위한 숙의의 힘

최근, 정책결정과정에 시민참여형 공론화 방식을 도입하는 사례가 자주 보인다. 공론화란 ‘특정 사회적 이슈에 대한 의견수렴 과정’으로, 어떤 문제에 얽혀있는 이해관계를 합의의 형태로 해소하는 방법이다. 한국에서는 원전 추가건설, 대입제도 등 갈등이 첨예한 문제를 공론화 방식으로 다뤄온 바 있다. 세계 각국에서도 공론화와 같은 다양한 숙의민주주의 모델을 실험하고 있다. 책 ‘시민의 이야기에 답이 있다’는, 그 경험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숙의민주주의에 대한 가치를 상기시킨다.

‘숙의민주주의’ 실험의 성과와 고민

복잡한 문제의 결정을 단순히 다수결에 맡긴다면 엄청난 반대에 부딪힐 것이다. 절차적 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주목받는 것이 바로 ‘숙의민주주의’다.

이에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토론하고 결과를 도출해나가는 ‘숙의민주주의’가 절차적 민주주의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 유형은 다양하지만 최근 우리나라에서 진행된 공론화는, 무작위로 선정된 시민패널들이 사안에 대해 학습하고 상호토론하면서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으로 설계되었다.

숙의민주주의는 세계적으로 꽤 오래전부터 시도되었고, 그 덕에 다양한 숙의모델이 만들어졌다. 성과는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고, 설계 과정의 아주 작은 차이가 결과의 차이로 귀결됨을 경험하였다. 원제 ‘The Deliberative Democracy Handbook’이 말해주듯, 이 책은 그동안 전 세계에서 진행한 숙의민주주의 실험을 통해 얻은 성과와 고민을 상세하게 공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숙의민주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한국에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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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에게 중요한 결정을 맡겨도 될까?

정책결정과정에 시민참여가 확대되는 현 상황에서 ‘시민에게 중요한 결정을 맡겨도 될까?’라는 우려도 들린다. 보통의 시민은 전문가와 달리 문제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고 즉흥적인 판단을 내릴 것이라는 불안이 깔려 있다. 그럴 때는 과거 선거권이 낮은 계급, 여성, 유색인종에게 제한되었던 이유를 되돌아보자. 당시 사회는, 그들이 합리적으로 판단할 지적능력이 없다고 판단하여 선거권을 제한했다. 현재 전문가와 대중을 나누는 기준과 무엇이 다를까?

결과적으로 이 책 제목처럼 “시민의 이야기에 답이 있다”. 시민이 더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직 걸음마 단계인 우리나라의 숙의민주주의는 어떤 형태여야 할까? 그리고 무엇을 지향해야 할까? 이 책을 보면서 함께 고민해볼 수 있기를 바란다.

– 글 : 이다현 | 뿌리센터 연구원 · [email protected]

화, 2019/01/29-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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