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 편지] “노란봉투법 톡톡 싹 틔워요”
2020년 3월 17일, 국회는 11조 7000억 원 규모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 19) 추가경정예산안(이하 추경)을 통과시켰다. 추경이 투입되는 부문은 다음과 같다.
입원했거나 격리된 국민들의 생활지원비(약 337억 원), 법정 차상위계층 소비쿠폰 지급(약 1조 242억 원), 확진자 방문 등으로 휴업한 피해점포 지원(약 2,634억 원), 가정양육수당 예산 확충(271억 원), 의료기관 등 손실 보상(약 3500억 원), 일자리안정자금 확대(약 4,964억 원), 소상공인 긴급경영안정자금(약 1조 7200억 원), 중소기업 긴급경영안정자금(약 6250억 원), 특례보증 지원(약 5조 5000억 원),대구와 경북지역의 피해복구 특별지원(약 1811억 원) 등에 투입된다.1)
정부는 이번 추경 편성과 관련해 코로나 19 극복을 위한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 19 사태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국민의 불안과 피해는 가중되고 있다.
실제 경기도가 도민 정신건강 실태를 조사한 결과 도민 59%가 “코로나19 사태 이후 일상생활 속에서 불안, 초조, 답답함, 무기력, 분노 등의 우울감을 느꼈다”라고 답했다.2) 정부는 국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벌써 2차 추경을 논의 중이다.
물론 추경은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책이 아니다. 한국이 다른 국가와 비교해 코로나 19 사태를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국가적 방역 △주도적인 국민 참여 △지방정부의 노력 등이 함께 어우러져 있기 때문이다.
재난기본소득과 지방정부의 신속한 대응
코로나 19 사태에 관한 지방정부의 노력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지방정부의 대응 중 가장 주목받는 것은 무엇보다 ‘재난기본소득’이다.
추경이 논의될 때부터 이재명 경기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재난기본소득을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중앙정부에 건의했다. 이번 추경에서는 재난기본소득이 포함되진 않았지만, 광역, 기초 등 가릴 것 없이 지방정부는 적극적으로 재난기본소득을 준비하고, 실시하고 있다.
전주시가 재난기본소득 실시의 첫발을 떼었다. 추경이 통과되기 전인 3월 9일 ‘코로나19 극복 위한 전주형 상생실험’으로 전주형 재난기본소득 지원을 결정했다.
전주시는 “심각한 소득 절벽에 직면한 서민들에게 전주형 재난기본소득을 지원하고, 소비위축으로 어려움에 처한 소상공인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는 것”을 골자로 한 긴급 추경 543억 원을 편성해 전주시의회 심의를 요청했다. 재난기본소득 지원을 결정한 지 나흘만인 3월 13일 전주시의회는 추경을 통과시켰다.
“전주형 재난기본소득은 코로나19로 인해 정상적인 경제활동이 어려워졌음에도 정부의 지원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준중위소득 80% 이하에 해당하는 건강보험료를 납부하는 일용직 등 비정규직 근로자와 실직자 등 취약계층 5만 여명에게 1인당 52만 7000원을 3개월 내 사용하도록 체크카드로 지급된다.”3)
울산시 울주군이 추진하는 ‘보편적 긴급 군민 지원금’은 코로나 19 재난기본소득 관련하여 다용한 고민과 논의의 폭을 확장했다.
울주군은 광역, 기초 지방정부 중 최초로 선별적 재난기본소득이 아닌 울주군에 주소를 두고 있는 전 군민에게 1인당 10만 원씩 지급을 결정했다. 2월 말 기준 22만 2,256명에게 지급되고 지역은행을 통한 체크카드나 현금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
울주군은“군민 지원금은 신속한 피해지원 및 경기부양 효과가 함께 대상자 선별에 소요되는 불필요한 행정비용을 절감하고 향후 고소득층 중심의 소득세 부과로 실질지급액은 소득과 반비례하는 형평성 측면까지 모두 고려했다”라며 “단순한 현금복지가 아닌 침체된 경제를 일으켜 세울 적기투자”라고 밝혔다.4)
재난기본소득만 있는 게 아니다
전주시와 울주군 이외에도 많은 지방정부에서는 ‘재난 긴급생활비’(서울시), ‘긴급생계지원’(대구시), ‘긴급민생지원금’(부산시) 등의 명칭을 붙인 재난기본소득 계획을 수립했고, 실행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지방정부의 노력은 단순히 재난기본소득에만 머물러있지 않다. 재난기본소득에 가려져 있지만, 지방정부는 실제 주민이 살아가는 삶의 현장 곁에서 함께 고민하며 다양한 실험과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자신의 SNS를 통해 지역 농가 감자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결과는 매번 완판이다. 단순히 판매 홍보 글만 올리는 것이 아니다. 감자를 납품하기 위해 지역 주민들과 함께 작업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직접 발로 뛰는 지방정부와 지역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하고 있다.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한 주민과 지방정부의 협력 사례도 있다. 대전시 대덕구는 중리전통시장 상인들이 매주 금요일 운영하는 ‘중리전통시장 삼겹살DAY’행사에 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특히 지역화폐 ‘대덕e로움’으로 결제하면 추첨을 통해 1만 원을 환급하는 등의 이벤트를 더해 주민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군산시는 지난달 13일 코로나 19로 피해 입은 소상공인을 위해 음식배달 앱 ‘배달의 명수’를 출시했다. 배달의 명수는 기존 배달 앱과 달리 가맹점이 내는 가입비와 광고료가 없다. 노출은 거리 순으로 표시될 뿐이다.
군산시는 기존에 발행한 군산사랑상품권과 연결해 시민이 모바일군산사랑상품권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했다. 결과적으로 시민은 약 8% 정도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이외에도 전라남도 내 지방정부는 코로나 19 극복을 위해 농기계 임대료를 감면하고, 지자체가 보유한 지하도상가, 공원, 도서관 등의 시설 내부에 입점한 소상공인의 임대료를 인하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 19를 뚫고 #함께극복
이처럼 컨트롤타워인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의 주체적인 활약이 눈에 띈다. 지방정부는 중앙정부만 쳐다보는 게 아니라 직접 가용예산을 짜고,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며 주민의 불안과 피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민도 각자 선 자리에서 주체가 되어 코로나 19 대응에 앞장서고 있다.
최근 유튜브에 화제되는 영상이 있다. 해외홍보문화원이“Korea, Wonderland? 참 이상한 나라”라는 제목으로 게시한 콘텐츠다. 영상을 보면, 우리 모두 타인이 시켜 떠밀린 게 아니라 공동체를 위해 스스로 행동하는 우리의 크고 작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누군가 면 마스크를 만들어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누군가 의료진 공백을 메우기 위해 대구로 달려갔다. 16만여 명이 넘는 시민이 자원봉사에 참여하기도 했다. 여전히 세계적으로 코로나 19 확산세가 매섭지만, 우리의 이야기는 귀감이 되고 있다.
우리는 지금 ‘사회적 거리를 둬야’하는 ‘코로나 19’라는 어두운 터널을 통과하고 있다. 시민의 불안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주도적으로 행동하는 시민의 힘이 보태져 하루빨리 ‘코로나19’의 터널을 빠져 나와 일상을 회복하길 바란다.
지금 이 순간에도 각자의 현장에서 코로나 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인 모두에게 경의를 표한다. 코로나19가 지나가고, 잠시 두었던 거리보다 우리 모두 더 가까워지길 희망한다.
– 글: 박지호 기획팀 연구원 [email protected]
■ 각주
1)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소통실 카드뉴스 참고(링크)
2) 여승구, 경기도민 10명 중 6명은 코로나19로 우울감…’심리 방역’ 약속, 경기일보(2020.03.26)
3) 전주시 보도자료, “코로나19 극복 위한 전주형 상생실험’ 전국 최초로 전주형 재난기본소득 지원”(2020.03.11). “코로나19 긴급생활안정 위한 전주형 재난기본소득 지원 본격화”(2020.03.16) 참고 및 발췌.
4) 울주군 홈페이지, “울주군 ‘긴급 군민 지원금’ 223억 원 지급” 발췌.(링크)
Q. 코로나19 대응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십니다. 구민들을 만나거나 대면 사업 등에 차질이 생기셨을 텐데 현재 서대문구의 코로나19 상황은 어떻고,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요.
현재 서대문구의 코로나19 현황(4월 13일 기준)은 확진자 17명, 퇴원자 6명, 자가격리자 535명입니다. ‘지구가 멈췄다’ ‘일상이 멈췄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의 상황이지만, 그럼에도 멈추지 않는 건 행정이라고 봅니다. 지방정부가 끊임없이 손발 역할을 하므로 사회가 움직이고 있습니다.
Q. 구체적인 현장의 이야기를 말씀해주신다면요.
특히 서대문 지역사회 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선별진료소를 쉬는 날 없이 운영하고 있습니다. 보건소, 관내 어린이집, 청소년시설, 도서관 및 문화체육시설 등에 방역소독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습니다. 행정 현장을 말씀드리자면 과거에 있던 칸막이 행정이 있었지만, 많이 사라졌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하면서 행사가 취소된 부서에서는 현장을 뛰어다니느라 더 바쁩니다. 주말마다 예배가 벌어지는 곳에 방역에 나서거나 자가격리자와 공무원이 일대일 매칭돼 시시각각 상황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부서를 가리지 않고 협력하는 등 칸막이 행정이 사라지고, 변화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Q. 서대문구는 온라인개학 관련해 코로나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 학생에게 스마트기기를 지역사회에 나눔한다는 소식으로 이슈의 중심에 섰습니다.
사실 온라인 개강 문제는 대학교 문제서부터 시작됐습니다. 대학교가 많이 위치한 서대문구에서는 개강을 앞두고 해외 유학생의 대중교통 이용 문제, 혹시 모를 감염자의 이동 동선과 다양한 경우의 수를 살펴봤습니다. 기숙사나 호텔을 장기 계약해 해외 유학생을 관리하는 부분도 고민했는데 개강 시기가 점차 늦춰지면서 대학교의 문제가 초중고등학교 문제로 넓어졌습니다. 이에 따라 교육 경비 예산 중 아직 학교로 집행하지 않았던 스마트 교실 구축 예산을 모아서 40개교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해 스마트기기를 보급하는 방안을 추진하게 됐습니다.
Q. 어떠한 취지로 계획하게 되었는지 구체적으로 답변 부탁드립니다.
모든 학생은 공정한 교육기회를 제공 받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법정 저소득가구에게만 스마트기기를 지원한다면 사각지대가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예컨대 법정 저소득층을 살짝 벗어난 가구나 혹은 다자녀 가구 등이 그렇습니다. 아이가 셋 있는 가정이 스마트기기 세 대를 구비할 것이라고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입니다. 이에 서대문구는 사상 초유의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자 지역사회에 있는 여분의 스마트기기를 기증 또는 대여받아 필요한 학교에 지원해 주는 방식으로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Q. 코로나19 사태로 실업률이 급증하고 있고,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습니다. 최근 서대문구가 휴업 다중이용시설에 업소당 100만원 지원하신다고 발표하셨죠.
코로나19 여파로 지역상권이 위축되고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면서 관내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분들께서 인건비, 임대료 등 고정비용 부담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분들을 도와드리고 싶은 마음에 서대문구는 다양한 방식의 소상공인 지원을 결정했습니다. ‘사회적 거리두기’에 참여하는 학원, 노래방, PC방, 체력단련장 등 민간 다중이용시설을 대상으로 4월 1일부터 20일까지 기간 중 14일 이상 휴업을 한 경우 업소당 최대 100만 원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이어 음식점과 숙박업 등 관내 소상공인 생활밀접업종 13,192개소 전체를 대상으로 3월 1일부터 5월 31일까지 기간 중 30일 이상 임시휴업할 경우 최대 100만 원까지 임대료를 지원할 예정입니다.
Q.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양한 정책 실행으로 인한 재정 부담이 커질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재정분권을 강조해오셨습니다.
재정이 있어야 자치를 할 수 있습니다. 지방정부의 재정이 취약한 본질적인 이유는 중앙과 지방정부의 심각한 재정 불균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적인 예로 현재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은 8:2로 크게 기울어져 있습니다. 정부는 국세와 지방세 비율을 7:3을 거쳐 6:4까지 변화시킬 계획을 제시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초지방정부의 취약한 재정은 코로나19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일선 현장의 신속한 대응과 즉각적인 조치를 어렵게 합니다. 그렇기에 21대 국회에서는 재정분권이 가장 먼저 논의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Q. 지방정부 재정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서 어떤 조치가 필요할까요.
지방정부의 재정 확보를 위한 단기적 수단인 지방채 발행은 일시적 수단일 뿐입니다. 궁극적으로는 지방정부의 세원이 확충되어야만 진정한 재정분권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재정분권 실현을 위해 학계 등에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방안이 있습니다. 바로 부동산분 양도소득세를 지방세로 전환하는 것입니다. 부동산 거래 관련 조세는 성격상 국세에 맞지 않으며, 실제로도 부동산에 수반되는 세금 중 취득세와 재산세는 모두 지방세입니다. 부동산분 양도소득세를 지방세로 전환하면서 17개 광역지방정부의 공동세 형태로 전환한다면 지방세 수입을 대폭 확충함과 더불어 지방정부간 빈익빈 부익부 현상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법인세를 중앙-지방 공동세화하는 것이나 담배분 개별소비세를 지방으로 이양하는 것 또한 지방세입을 확충하기 위한 주요한 수단입니다. 더불어 지방교부세율을 현행 내국세 19.24%에서 22%까지 확대하고 지방교부세를 자치구에도 직접 교부한다면 기초지방정부의 재정여건이 크게 개선되리라 기대합니다.
Q. ‘한시 생활 지원비’, ‘다중이용시설 지원’ 등이 서대문구 재정에 큰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여기에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4인 가구 100만원) 중 20%를 지방자치단체에 부담토록 한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지자체 부담분을 감당할 수 있을까요.
중앙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의 재원을 국가 80%, 지방 20% 부담하는 것으로 방침을 정한 상황입니다. 예산 추계 규모가 9조 1000억 원이기에 지방정부가 약 2조 원 가량을 부담해야 합니다. 물론 지급범위나 전체 규모 등이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광역지방정부와 기초지방정부 간의 분담률도 논의되지 않았으며 최근에는 서울시를 대상으로 30%를 분담해달라고 요청해왔다는 이야기도 있어서 일단 정부 최종안을 보고 판단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물론 저희 서대문구를 비롯한 모든 지방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 예산 편성에 총력을 다하겠지만, 중앙정부에서는 여러 지방정부의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논의하여 예산을 편성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이는 재정분권의 실현과도 맞닿아 있는 문제입니다.
Q. 지방자치 25년, 그동안 지방분권 중요성이 강조됐지만, 코로나19 이후 실질적 지방분권 논의가 펼쳐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사태를 겪으시면서 지방분권 강화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논의와 노력이 이어져야 할까요.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자치분권의 필요성이 부각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른바 재난기본소득을 비롯한 다양한 정책이 일선 지방정부에서 먼저 수립된 이후 중앙정부로 전달되어 확산하는 사례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직도 외교나 국방 등 중앙정부가 주도해야 할 분야가 많습니다. 그러나 적어도 대민밀착형 정책을 추진함에서는, 지방정부에 좀 더 많은 권한을 일임하고 중앙정부는 조정자와 지원자의 역할을 해야 할 때입니다. 자치분권은 지방정부에 폭넓은 권한과 책임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지금처럼 위기 상황에서 지역별로 맞춤형 정책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그러한 자치분권이 필요합니다. 자치분권이 시대적 요구임을 받아들이고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21대 국회가 진정한 자치분권을 실현하는 국회가 되기를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 정리: 미디어센터 [email protected]
코로나19는 우리 삶의 많은 것을 바꿔 놓았습니다. 동시에 많은 것을 바꿔야 한다는 사실도 일깨워주었습니다. 앞으로 어떤 것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우리가 역사의 변곡점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은 자명한 것 같습니다.
희망제작소 후원회원님들은 코로나19를 어떻게 맞이하고 또 바라보고 계실까요. 거센 변화의 소용돌이를 맞이하고 있는 교육과 의료분야에 종사 중인 이승훈 후원회원(을지대학교 의료원장/을지대학교 의과대학장)을 만났습니다.
“코로나19는 우리 삶을 비정상에서 정상으로 돌려놓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생각해요.”
코로나19라는 단어를 꺼내기가 무섭게 돌아온 답변입니다. 이승훈 후원회원은 ‘우리가 당연한 상식만 지켰다면 팬데믹(pandemic) 상황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아프면 쉬거나 병원에 가야 하는데 우리는 학교나 회사부터 걱정해요. 교회나 사람이 밀집된 곳에도 스스럼 없이 가죠. 밥 먹기 전에 손 씻는 건 당연한데 그러지 않는 경우도 다반사예요. 많이 나아졌다고 하지만, 술잔을 돌리거나 찌개를 여러 사람이 같이 떠 먹는 문화도 위생에 좋지 않아요. 어려운 게 아닌데 우리는 간과하고 살았죠. 유럽의 경우는 볼키스 등의 인사문 화가 바이러스 확산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봅니다.”
이처럼 우리는 많은 것을 당연히 지켜야 하는 것으로 생각하면서도 편의상 이유로 쉽게 무시하곤 했습니다. 코로나19가 이런 상황을 180도 뒤집어 놓은 것이지요. 무심코 지나쳤던 것들이 이제는 ‘당연히 지켜야 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이 후원회원은 한국처럼 정의롭고 공평하게 의료서비스가 제공되는 곳은 드물다고 말합니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이 부분이 증명되었다는데요.
“우리의 의료시스템은 사회보장성은 물론 산업적 특성도 갖고 있는데요. 이게 미국과 유럽의 시스템을 적절히 혼합한 형태예요.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우리의 시스템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게 증명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미 해외 각국에서 한국의 코로나19 대처법을 벤치마킹하고 있지 않나요? 이 부분에 있어서는 자랑스럽게 생각해도 된다고 봅니다.”
이승훈 후원회원은 병을 치료하는 의사지만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이기도 합니다. 을지대학교도 개강과 동시에 온라인 비대면 강의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온라인 강의가 시작되면서 교육 현장에서는 혼란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유비쿼터스, 이러닝 등 온라인 교육의 환경은 10여 년 전부터 이미 구축되어 있었습니다. 그동안은 변화의 필요성을 못 느꼈기 때문에 잘 활용하지 않은 거죠. 대면교육과 비대면교육이 적절히 섞여왔다면 지금 혼란도 줄일 수 있었을 텐데, 우리는 그동안 비대면교육의 가치를 낮게 평가해왔어요.”
문제는 대면과 비대면이 아니라 ‘콘텐츠의 질’에 있다고 말하는 이 후원회원. 그는 비대면교육으로 확장은 학생들의 선택권을 넓혀주는 것이라 말합니다. 학생들이 듣고 싶은 콘텐츠를 원할 때 들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막상 해보니까 학생들은 적응을 잘 하더라고요.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에 거부감이 없어서 그런 것 같아요. 집에서 편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다보니 좋아하는 학생들도 있어요. 학부모들도 저도 모두 걱정을 많이 했는데 기우였던 것 같아요. 수단이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준비가 안 된 시점에 온라인 강의를 시작하게 된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고 합니다. 이 후원회원도 수업을 진행하면서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고 하네요. 그래도 녹화된 영상을 모니터링 하면서 수업내용과 발음 등을 점검하게 되었고,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수업 내용을 전달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대면 수업이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죠. 많은 교수님들이 저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계실 거예요. 이를 통해 우리 교육 수준도 한 단계 향상 될 것입니다. 코로나19가 어찌 보면 트리거가 된 셈이죠. 이런 기회를 잘 살려 용두사미로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향후 전망을 묻는 질문에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는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언젠가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될 것입니다. 안정이 찾아오겠죠. 하지만 이런 대유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을 겁니다. 저는 팬데믹과 같은 상황을 ‘자원을 올바르게 사용하지 않은 인간에 대한 지구의 경고’라고 생각해요. 코로나19로 사회의 많은 것이 바뀌었고 또 바뀔 겁니다.
경제적 의미와 또다른 의미의 뉴노멀1)사회가 코로나19로 도래할 것이라 생각해요.* 새로운 생활자세와 생활기준이 요구될 것입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생활습관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성숙된 시민의식으로 행동하는 게 필요한 거죠.”
– 글 : 최은영 이음센터 연구원 [email protected]
– 인터뷰 진행 : 한상규 이음센터 센터장 [email protected]
– 사진 : 한상규 이음센터 센터장 [email protected]
각주
1) 뉴노멀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롭게 나타난 세계경제의 특징을 통칭하는 말로 저성장, 규제 강화, 소비 위축, 미국 시장의 영향력 감소 등을 주요 흐름으로 꼽고 있다.
나라살림연구소와 브레인파크가 공동 주최한 ‘일하는 국회를 위한 21대 국회 실무워크숍’ 1차 일정이 파주 게스트하우스 지지향/ 정보도서관에서 마련됐습니다. 첫날인 5월 8일에는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의 “경제위기 대처를 위한 재정정책의 쟁점과 전망” 과 이원희 한국행정학회장의 “ 정부의 조세・재정・예산 관련 법률기초”를 통해 위기의 시대 재정과 예산의 역할에 대한 깊이 있는 강의와 열띤 토론이 이어졌습니다.

이어 박동완 ㈜글로벌앤로컬브레인파크 대표의 “정부지원사업의 유형과 국회의원의 역할”을 통해 지방자치시대, 지역을 살리기 위한 국회와 국회의원의 역할에 대한 실무적 정보들이 제공됐습니다. 첫날 순서는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이 21대 국회의 시대적 소명에 관한 뜨거운 열강 “안진걸이 바라 본 21대 국회의 개혁입법과제”로 마무리했습니다.
이어 둘째날인 5월 9일 오전에는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이 “기재부 대응과 국회 예산증감 프로세스의 이해”에 관해 강의했습니다. 예결산과정을 구조적으로 이해하고 국회의 핵심권한인 예산심의권을 실효성 있게 행사하기 위한 전략을 강구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정은 국회 예산정책처 경제분석국장의 “ 다양한 사례를 통해 본 국회법 해설”에서는 입법활동과정에서 확인해야 할 국회의 각종 절차와 국정감사 등 주요한 활동의 시기와 방식 등에 대한 실용적인 정보들이 제공됐습니다. 마지막 순서인 노민호 지방분권 전국회의 공동대표의 “ 기본소득과 자치분권”에서는 한국사회의 미래전략으로써 기본소득을 어떻게 바라보아야할 것인가에 대한 의제설정과 함께 현정권의 자치분권 전략에 대한 개괄이 이루어졌습니다.
1박 2일의 빼곡하게 채워진 강의마다 당선자 분들은 눈을 빛내며 쟁점들에 대한 의문과 공감을 나누었고, 활기찬 토론과정에서 각기 다양한 국정경험을 통해 얻은 풍부한 지식과 날카로운 통찰을 보여주었습니다. 당선자분들의 치열하고 진지한 첫 마음이 나라살림의 위기를 새롭고 희망한 새 시대의 시작으로 열어갈 거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실무워크숍을 열의로 가득 채우셨던 당선자분들을 통해 우리는 아마 곧 진짜 일하는 국회를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이번 주말에 이어질 2차 일정의 뜨거운 현장 풍경도 다음주에 다시 알려드리겠습니다.

에세이 공모전 참여하기) 세 번째 시민 에세이는 코로나19로 인해 인생과 삶의 목표를 돌아본 문응상 님의 이야기입니다.저는 당뇨병으로 진단을 받고 15년째 약을 복용 중인 기저질환자입니다. 식사를 조금씩 하려고 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먹보입니다. 운동이 매우 중요함을 깨닫고 식사 후에 경포호수 주변으로 나가 걷기를 시작합니다.
코로나19가 위험하고 겁나는 질병이지만 그 이면을 슬쩍 들여다보면 예전에 보이지 않던 긍정적인 측면이 관찰되니 ‘퍽 다행이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아이들을 학원으로 공부로 괴롭히는 게 엄마들의 일상이었는데 코로나19 이후에는 거기서 과감히 벗어나 아이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우하며 같이 놀면서 가족애를 불태우는 장면으로 획기적 변화를 가져왔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기도 합니다. 그런 새로운 모습에 이게 진정한 인간의 본질임을 새삼 느낍니다.
코로나19는 건강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삶의 목표를 수정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물불 가리지 않고, 아이들을 성적 무한경쟁으로 내몰던 데서 잠시 마음을 다잡아 주위를 돌아보는 여유를 갖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코로나19를 통해 얻은 게 얼마나 소중한지 모르겠습니다. 여기에 다른 생각을 넣어서 의견을 개진할 기회를 갖는다면 그보다 더 효율적인 기회 소득은 없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고즈넉한 경포호수 주변을 걸을 때 왁자지껄 떠들며 재밌게 노는 아이와 부모님, 친구, 이웃사촌의 모습을 보면 기분이 좋아지고 국가 장래가 훨씬 밝아짐을 느낍니다. 조부모님, 부모님, 형제자매의 잔소리와 성적 경쟁에 찌들어 있던 일상에서 벗어나 이제는 새로운 삶이 눈 앞에 펼쳐지니 또한 희망도 솟아나는 현장입니다.
놀면서 깨닫는 기회를 경험하지 못한 과거에는 자신의 삶이 아니라 남의 삶을 대신해서 꾸려가니 얼마나 피곤하고 기운이 빠지는 일인지 되짚어보면 심지어 끔찍하기까지 합니다.
무조건 경쟁으로 몰아치면 “내 아이 승리의 길로 들어설 거라는 막연한 기대”를 버리고 이제는 인생 행로를 새롭게 개척할 중대한 시점에 도달했다는 것을 국내외적으로 인식할 때라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 문응상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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