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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서]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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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서]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 제출

익명 (미확인) | 화, 2015/10/20- 16:57

참여연대,「지방교부세법」시행령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 제출

시행령(안) 제12조 제1항 제9호는 위임입법 범위 벗어난 위법한 조항  지방자치권과 지역복지 훼손하는 조항으로 반드시 삭제되어야

 

1. 취지와 목적

- 지난 9월 30일 공고된 [행정자치부 공고 제2015-261호]의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개정안’ (이하 “시행령안”)에 대한 참여연대의 의견을 제출하였습니다. 

-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제12조 제1항 제9호(사회보장기본법 제20조 제4항, 제26조 제2항 및 제3항에 따른 협의 및 조정결과를 따르지 아니하고 지나치게 많은 경비를 지출한 경우: 협의 및 조정결과를 따르지 아니하고 지출한 금액이내)에 대한 삭제를 요청했습니다.

 

2. 개요

○ 시행령안 제12조 제1항 제9호는 법률의 위임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위법한 조항입니다.

- 「사회보장기본법」 제26조 제2항 및 제3항이 정하는 ‘협의’ 및 ‘조정’은 합의를 의미하지 않으며, ‘협의’ 및 ‘조정’의 결과는 사안에 따라 언제나 달라질 수 있음에도 이를 따르지 않은 것은 법령의 위반으로 해석하는 것은 과도한 해석입니다.

- 「사회보장기본법」 제20조 제4항의 심의․조정 대상은 전국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사회보장에 관한 주요시책으로서, 개별 지자체의 사회보장사업에 대해 일일이 적용하는 것은 이 조항이 의도하는 취지를 왜곡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 역시 심의․조정의 결과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하여 법령위반이라는 것은 과도한 해석입니다.

 

○ 시행령안 제12조 제1항 제9호는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사회보장 정비방안의 강제근거로 악용될 우려가 있습니다.

- 최근 정부가 발표한 “지방자치단체 유사, 중복 사회보장사업 정비 추진방안”과 관련하여 지자체에 강제력을 행사하기 위한 법적근거로 약용될 수 있습니다.

 

○ 시행령안 제12조 제1항 제9호는 헌법 제117조에 보장된 지방자치제도를 침해합니다.

- 헌법 및 지방자치법에 의해 지자체가 주민들에게 필요한 사회보장사무를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 처리하는 것은 본질적 고유 업무임을 규정함에도 지역자체 복지사업에 관한 사회보장위원회의 심의, 조정결과를 따르지 않을 경우 지방교부세의 감액을 추진하는 것으로 지방자치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입니다.

 

○ 시행령안 제12조 제1항 제9호는 지역복지를 침해하는 내용으로, 반복지적이며 중앙집권적, 비민주적 통제정책입니다.

- 「사회보장기본법」「사회보장급여의이용·제공및수급권자발굴에관한법률」에서 규정하는 ‘평생사회안전망’구축을 위해 지자체가 주민의 욕구에 맞춰 급여를 실시할 것을 명시하고 세부절차 마련 및 시행하고 있는 법적내용도 무시한 채, 국무총리 산하 사회보장위원회의 심의․조정 사항을 강제로 부과하려는 것입니다.

 

○ 참여연대 외 73개의 사회복지관련 기관 및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전국복지수호공대위원회’에서는 오늘(10/12)까지 행정자치부의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입니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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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뿌리 민주주의 제도로서의 주민자치

김찬동 충남대 자치행정학과 교수 / 경실련 정부개혁위원장

 

정부 ‘자치분권 로드맵’, 헌법적 과제 보다 현행 법제도 개선에 초점

2018년 헌법개정을 앞두고 헌법구조를 재설계(redesign)하는 과정에서 민주주의를 성숙시키기 위해서는 삼권분립에 의한 견제와 균형(check and balance)과 풀뿌리 민주주의로서의 주민자치 실질화라는 양 수레바퀴가 제대로 돌아가야 한다. 제왕적 대통령제로 인한 국정농단을 방지하기 위한 국회와 사법부로의 분권도 중요하지만, 국가로부터 주민(국민이기도 함)과 지방자치정부에 대한 분권을 헌법적 가치와 철학으로서 명확히 구현되도록 자치분권개헌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지난 10월 26일 정부와 행정안전부가 제안하고 있는 ‘자치분권 로드맵’은 시의적절하고, 자치분권의 비전과 5대 핵심전략을 제시한 것은 의미 있다고 할 수 있다. 왜 자치분권이 필요한가라는 부분에서는 고도의 중앙집권적 국정운영방식의 제도마비, 인구자본 등의 수도권 집중가속화로 인한 지방쇠퇴, 국가중심의 획일화된 공공서비스에 대한 주민불만 증가, 근린생활행정에 대한 주민참여요구 폭발로 인해 자치분권개헌을 할 수밖에 없다는 논지를 제시하고 있다. 그리하여 ‘내 삶을 바꾸는 자치분권’이라는 비전과 목표로서 연방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방분권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중앙권한의 획기적 지방이양, 강력한 재정분권 추진, 자치단체의 자치역량제고, 풀뿌리주민자치 강화, 네트워크형 지방행정체계 구축이라고 하는 핵심전략을 제시하고 있고, 궁극적으로 지방분권형 개헌을 지원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2018년에는 풀뿌리주민자치로의 방향성에 부합한 현행제도의 개편, 헌법 개정 후에 어떤 조항이 자치분권과 관련해 개정되는가를 보고, 그러한 조항을 법률과 정책으로서 구현할 수 있는 법제도와 정책개혁이 지속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부터 내년 5월 헌법개정안이 확정될 때까지 풀뿌리주민자치가 명확하게 헌법규정으로 새롭게 들어갈 수 있도록 시민운동과 주민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지방자치단체차원에서의 조직적인 노력과 지방의회 및 선출직 단체장의 자치분권개헌에 대한 의견과 논의를 수렴하고, 합의점을 도출하는 객관적이고 거국적 국민운동차원에서의 노력도 필요하다.

정부가 로드맵에서 제시한 풀뿌리 주민자치를 강화하기 위한 30대과제들을 보면 헌법적 차원에서의 과제는 없고, 주로 현행 법제도의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다. 여전히 새로운 가죽부대라기보다는 헌 가죽부대를 조금 더 산뜻하게 보이려는 수준에 불과하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혁신읍면동을 추진하고, 주민참여를 활성화한다는 내용인데, 후자의 경우에는 주민투표제도 활성화, 주민소환제도 활성화, 주민참여예산제 적용범위 확대, 주민조례개폐청구제도 개선 등으로 되어 있다.

 

풀뿌리주민자치 개헌에 포함될 수 있도록 시민운동·주민운동 일어나야

문제는 풀뿌리민주주의로서의 주민자치를 위해서는 주민자치의 관할구역과 법인격의 문제를 명확히 해주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관점전환(perspective innovation)이라고 할까? 패러다임의 근본적 발상에서의 새로움이 없다는 것이다.

주민자치의 새로운 관점에서의 제도설계는 관할구역의 규모가 주민총회를 할 수 있는 규모이든가, 대의제도를 채택한다면 도시지역이거나 광역지역의 경우 다양한 이해관계를 대변해 도시와 지역발전을 위한 합의체를 구성하기 위한 경우일 것이다. 이것은 농촌의 경우에는 읍면단위, 도시의 경우에는 아파트단지별(300에서 500세대내외) 또는 통구역(혹은 인구 1000에서 5000명정도의 블록구역(도로와 도로로 만들어진 블록))의 생활공동서비스의 자치관리를 위한 단위로 주민자치를 실시하는 것이어야 한다.

농촌의 경우에는 현재와 같은 지방자치단체(지방의회 구성, 위원회형 혹은 통합형의 지방자치단체 구성)를 구성하도록 하고, 도시의 경우에는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와 관리사무소체제와 같이 주민거주자대표회의와 구역관리사무소운영이 가능한 주민자치를 법제화해 주는 것이다. 이 때 거주자들은 자치관리세를 법제도로서 납부하도록 해야 하고, 자치관리세의 납부액만큼은 지방세에서 공제하여 줌으로써 다양한 수준의 자치관리를 할 수 있는 재량성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농촌의 리의 경우에는 주민총회형의 주민자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읍면지방자치단체의 의회구성은 리 주민자치회의 협의체 혹은 연합체로 하여금 정치적 중립성을 명확히 선언하게 해야 한다. 또 도시지역의 아파트입주자대표회의와 비아파트지역의 주민거주자대표회의의 구성원들은 정치적 중립성을 활동기간의 전후 5년간을 명확히 지키도록 법제화함으로써 정당이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철저히 차단해야 할 것이다. ‘동주민센터’는 폐지해 ‘동주민자치센터’ 혹은 ‘커뮤니티센터’로 개칭해야 한다. 즉, 시나 자치구에서 시설을 설치해 주민들이 소통하고 커뮤니티활동을 할 수 있는 시설거점을 제공하지만, 시설의 운영은 주민들이 ‘참여’해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시나 자치구에는 ‘시민협동센터’를 설치해 아파트단지나 주민거주블록별로 대표자들이 참여해 자신이 거주하는 구역의 이해관계를 반영해 시정책에 참여하고, 협치하면서 통제하는 아른스타인(Arnstein)의 실질적 참여단계로서의 활동이 가능하도록 한다. 도시정부의 정책과 행정에 대한 초대된 공간으로서 참여는 바로 ‘시민협동센터’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 공간에 참여는 주민은 개인으로서 참여가 아니라, 아파트단지나 주민거주블록의 대표자로서 참여하는 것이기에 ‘참여의 영향력’이 개인에 비해 매우 높다. 참여하는 대표자들은 자신이 속한 단지나 블록의 구성원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소통하는 비준(ratification)을 받는 역할을 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풀뿌리의 민주주의는 매우 향상될 것이고, 이것이 가능한 시설이나 제도의 확산은 한국의 지방자치와 민주주의의 발전을 위한 인프라가 될 것이라고 본다.

 

자기입법과 자기통제가 가능한 근린생활 주민자치단체 나와야

풀뿌리 민주주의로서의 주민자치는 주민들의 근린생활을 위한 공공서비스 혹은 공유서비스의 자치적 관리라는 필요에 따라 제도가 설계돼야 한다. 근린생활의 공공서비스를 발견하지 못하거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지 않다면, 굳이 주민자치제도를 강제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즉 이러한 선택도 단지나 블록의 주민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하고, 주민자치제도를 선택하지 않는 구역에 대해서는 시나 자치구의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이러한 공공행정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풀뿌리주민자치를 위해 주민들의 ‘시민성’이 확보된 곳에서부터 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주민자치제도를 채택한 지역의 주민들의 삶의 수준이 보다 높아지고, 행복해지고 있다는 준거모델을 다양하게 제시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내년에는 한국의 민주주의발전 그리고 풀뿌리 민주주의로서의 주민자치의 제도적 장치에 대한 국가적 합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고, 자치분권개헌을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로서의 주민자치가 헌법적 근거규정을 갖게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를 위해서는 주민자치권이 기본권으로서 조항이 들어가고, 분권국가의 선언과 보충성의 원칙이 헌법 규정으로 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또 지방자치법의 개정을 통해 지방자치단체의 종류로서 읍면을 새롭게 지정하고, 주민자치단체로서 아파트입주자대표회와 주민거주자대표회가 ‘구역공유서비스의 자치관리를 위한 자기입법과 자기통제’가 가능한 근린생활 주민자치단체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화, 2017/12/05-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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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국가균형발전선언 12주년을 기념하며 S. Macho CHO rok-hid @ inbox . ru 국가는 지역 간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서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를 진다. – 대한민국 헌법 제 123조 2항. 2016년 1월 29일, 국가균형발전선언 12주년을 기념 행사가 세종특별자치시에서 열렸다. ‘골고루 잘사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기념식과 심포지엄으로 진행한 이날 행사에는 자치단체장과 학술심포지엄 참가자 및 주요 내빈, 사람사는세상 회원 ...
수, 2016/02/0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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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는 지금도 우리 삶을 바꾸고 있으며, 앞으로도 우리 삶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피부에 와닿는 정책 구현을 위해서는 지역주민이 주인의 마음가짐으로 지방자치에 적극 참여하고 이끌어야 합니다. 물론 그 전에, 우리 지역을 진정으로 위하는 후보가 당선되도록 선거권을 올바로 행사하는 것이 필요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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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8/06/0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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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6.13 전국동시지방선거, 우리 동네 일꾼으로 누구를 뽑아야 할까요? 지방선거는 풀뿌리 민주주의의 꽃이라고 불립니다. 선거는 주거, 교통, 문화, 환경, 복지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할 일꾼을 직접 선택하는 시민의 기본적인 권리이기 때문인데요. 하지만 우리의 생활 속 문제를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지방선거가 유권자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지방선거는 대통령 중간평가 혹은 보수세력과 진보세력의 대결처럼 지역 문제가 아니라 중앙정치의 하위문제로만 규정되어 왔습니다. 때문에 ‘지방선거’ 하면 떠오르는 정책이 마땅히 없는 게 사실입니다. 또한, 선거운동은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일방적으로 자신을 홍보하는 데 쓰이고 있습니다. 많은 후보자가 유권자에게 명함을 나눠주고, 공보물을 배포하고, 대량 문자를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선거운동 기간은 후보자가 유권자와 함께 지역의 문제를 살펴보고 해결방법을 찾아가는 소통의 시간이 되어야 합니다.

희망제작소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맞아, 두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하나는 민선7기 지방자치 희망만들기 정책협약입니다. 희망제작소는 우리 지역의 기초단위인 시, 군, 구의 자치단체장 후보 중 60여 명을 발굴해 정책협약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주민참여에 기초한 지방행정을 추진하고, 현재세대와 미래세대 그리고 환경, 경제, 사회의 조화로운 발전을 모색하며, 현장의 자원으로 혁신적인 지역발전을 기획할 희망후보입니다. 향후 희망제작소와 함께 주민 중심의 지속가능한 지역사회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혁신적 정책을 만들어가기로 했습니다. (관련기사 보기)

다른 하나는 시민의 생각을 모으는 아이디어 거래소(가칭)입니다. 아이디어 거래소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정책의사결정 프로그램입니다. 최근 정보통신기술 발달로 자신의 생각과 의견 그리고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할 아이디어를 누구나 표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모으고 논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많지 않습니다. 희망제작소는 ‘분산원장기술’이라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투명하고 믿을 수 있는 방법으로 시민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모으려 합니다. 아이디어 거래소는 아이디어를 상장하고, 예측하고, 투자하고, 투표하는 시스템을 차용할 계획인데요.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의사결정도구가 될 것입니다. (6월 초 오픈 예정. 추후 공지)

버나드 마넹(Bernard Manin)은 저서 ‘선거는 민주적인가’에서 고대 아테네의 대표선출 방식인 추첨과 선거를 비교하였습니다. 그는 추첨이 유사성에 기초한 대표선출 방식인 것과 달리, 선거는 탁월성에 기초하여 엘리트를 선출하는 방식이라고 평가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선거는 귀족적 선출방식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 공동의 문제를 고민하고 탐구하고 대안을 모색하며 적극적으로 후보자의 정책을 제안하고 평가한다면, 시민은 더이상 수동적 소비자가 아닙니다. 정책의 적극적 기획자이자 능동적 생산자, 엄격한 평가자가 될 것입니다. 이제는 우리를 대표하는 뛰어난 누군가가 아니라 시민 자신이 탁월성을 뽐내야 할 시대입니다. 많은 분이 희망제작소와 함께 우리 지역, 우리 생활을 함께 디자인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 글 : 김창민 | 경영기획실 팀장 · [email protected]

금, 2018/06/01-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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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맑고, 바람은 시원한 가을입니다. 예로부터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 불렸습니다. 왜 도대체 가을이 독서의 계절인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오히려 가을이 책이 잘 팔리지 않는 시기라 마케팅용으로 지어낸 말이라는 기사가 있더군요 ^^; 어쨌든 독서의 계절을 맞이해, 과연 지방의원들은 어떤 책들을 읽고 있나 궁금해졌습니다.




흔히 '대통령의 책'이라고 해서, 대통령이 휴가 때 읽은 책들이 앞으로의 정국 구상에 영향을 미치거나, 정치적 메시지를 던진다고 이야기하곤 합니다. 그렇다면 지방의원들이 읽는 책 역시 앞으로 지역 사회를 위해 어떤 활동들을 해나갈 것인지 엿볼 수 있는 힌트가 되리라고 생각해볼 수도 있겠죠?




지방자치단체 예산 중에서는 지방의회 사무국에 편성된 '의정활동 지원비'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의원의 업무 수행에 필요한 각종 물품 및 효율적인 회의장 운영을 최대한 지원하고, 내용 연수가 경과된 사무집기 등을 교체하여 원활한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기 위한 예산입니다. 이 중에서 '사무관리비' 명목으로 지출되는 내역 중에서 '의정참고도서 구입비 지출'이 있습니다. 말 그대로 지방의원들이 의정 활동에 참고하기 위한 명목으로, 구의회 사무국에 도서 구입을 신청하면 이를 구입하는 것입니다.




강남구의회의 의정활동 지원비 지출 내역




지난 6.13 지방선거로 당선된 민선 7기 지방의회 의원들의 임기는 2018년 7월 1일에 시작했습니다. 새롭게 의정 활동을 시작한 지방의원들이 구입했을 도서들을 살펴보기 위해 2018년도 3분기(7~9월) 동안 서울 지역 25개 자치구의 의정 참고도서비 지출 내역을 정보공개 청구했습니다.




25개 자치구 중에서 동대문구, 마포구, 종로구, 중구, 중랑구에서는 따로 의정 참고 도서 구입비 지출내역이 없다고 답변했습니다. 이를 제외한 20개 자치구의회에서 구입한 도서는 총 554권이고, 도서구입비로는 2270만원 가량을 지출했습니다. 자치구마다 한 종류의 책을 여러 권 사기도 했고, 자치구끼리 겹치는 책들도 꽤 많아서, 종으로만 따지면 222종의 도서를 구입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가장 많은 도서구입비를 사용한 자치구는 어디일까요? 1위는 광진구입니다. 총 565만원을 사용했구요, 그 다음으로는 강북구에서 359만원의 도서구입비를 지출했습니다. 광진구의회와 강북구의회 모두 구입한 도서 내역을 살펴보면 지방의회 운영과 관련한 참고서적들입니다. 강북구는 27권씩, 광진구는 24권씩 구입한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강북구, 광진구의 지방의원 수는 각각 14명 씩인데, 의원 수 보다 책을 훨씬 더 많이 구입한 것을 보니 아마 의회 사무국 직원들에게도 나눠준 것이 아닌가 싶네요.


광진구, 강북구에서 구입한 도서들. 딱 참고서적만 구입했습니다.



 책을 구입한 수량에 비해 지출한 금액이 매우 크게 나오는데, 지방의회와 관련한 참고서적들은 보통 한 권에 6~7만원 선으로 가격이 매우 비싼 편입니다. 일반 서적들처럼 서점에 풀리는 책들이라기 보다는 지방의정과 관련한 연구소가 발간하는 전문 서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구입처 역시 연구소로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연구소들은 지방의회와 관련한 참고 서적을 출판하는 것 뿐만 아니라, 지방의회를 대상으로 하는 연수나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지방의정과 관련한 연구소들은 의정 참고 도서도 출판하고, 이렇게 교육 연수를 위탁하여 진행하기도 합니다.




 이런 참고서적들 뿐만 아니라, 가장 다종다양한 책을 구입한 구의회는 용산구를 꼽을 수 있습니다. 용산구는 모두 57권의 책을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책 제목을 살펴보면 좀 의아한 구석이 있습니다. <3시간 공부하고 30년 써먹는 부동산 시장 분석 기법>이야, 재테크 서적처럼 보이긴 하지만 지방의원들이 이 문제에 대해 인사이트를 갖추기 위해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아파트 살 돈으로 건물주 되기> 같은 제목의 책은 너무 노골적으로 부동산 투자용 서적인 것 같습니다. '집짓기 실전서'를 표방하고 있는 <꿈꾸던 전원주택을 짓다>라는 제목의 책은 과연 의정 활동과 무슨 상관이 있을까요?



용산구의회 도서 구입 목록들입니다. 너무 많아서 한 장에 담기지 않네요.





저도 전원주택을 가진 건물주가 되고 싶어집니다 (...)






 '제 2의 해리포터 시리즈'라는 수식어가 붙은 판타지 소설 <네버무어> 시리즈는... 표지만 봐도 매우 읽고 싶어지는 책이긴 하지만 역시 의정 참고 도서로 보긴 어려울 듯 합니다. 연애 스테디 셀러로 유명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역시 의정 참고 도서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용산구의회에서 다양한 서적들을 구입했지만, 과연 의정 참고용 도서라고 부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식으로 의정과 별 상관 없어보이는 도서를 구입한 것은 용산구의회 만의 사례가 아닙니다. 구로구, 동작구, 은평구의회 등에서도 마찬가지로 부동산 재테크와 관련한 서적들을 구입한 내역들이 보입니다. 사실 재건축과 재개발 문제는 워낙 지역 사회의 민감하고,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에 이를 공부하기 위해 관련 서적을 구입했다고 해석할 수도 있겠습니다. 그렇지만 <오를 지역만 짚어주는 부동산 투자 전략>이라거나, <사야 할 아파트, 팔아야 할 아파트> 같은 제목의 책들을 구입한 것을 보면 의정에 참고하기 위해서라기 보다는, 의원들 개개인의 재테크를 위해 구입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강하게 들 수 밖에 없습니다. 이는 비단 목적과 맞지 않는 책을 샀다는 것을 넘어서, 지역 사회의 균형 있는 발전과 지속 가능한 지역 공동체를 고민해야 할 지방의원들이 혹시나 부동산 투자의 관점에서 지역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재테크 서적 뿐 아니라, 수험용 도서를 구입한 의원들도 있는 듯 합니다. 강서구의회의 경우 '2급 스포츠지도사' 수험 교재로 알려진 <스포츠심리학>이라는 책을 구입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은평구의회 역시 심리학 수험 서적인 <구조적 가족치료의 기술>을 샀네요. 개인의 자격증 취득용 수험 교재들을 의정 참고 도서비로 구입했다면, 좀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역시 아무리 봐도 지방의원들의 의정 활동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유추하기 힘듭니다.





 의원님들은 어학 공부에도 관심이 많으신 듯 합니다. 강서구의회의 구입 목록 중에서는 <영어책 한권 외워봤니>, <영어회화 100일의 기적> 등이 눈에 띕니다. 구로구의회에서는 <나혼자 끝내는 일본어 단어장>, <여행 일본어 무작정 따라하기>, <해커스톡 영어회화 10분의 기적>, <이보영의 여행 영어회화> 등을 구입했습니다. 의원들의 해외연수 때 필요하기 때문에 구입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어쨌든 어학 공부는 기본적으로 사비를 들여서 공부하는게 맞는 것 같네요. 






 독서의 계절 가을이라면, 소설 읽기 역시 빼놓을 수 없겠죠. 개인적으로는 추리소설 매니아로서 지방의원들의 도서구입 목록에 베스트셀러 추리소설인 야쿠마루 가쿠의 <돌이킬 수 없는 약속>이 다섯 권이나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 신경 쓰이네요. 한국에서 가장 사랑 받는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들도 보입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신작 <고양이>나, 공지영 작가의 <해리> 역시 여러 구의회에서 인기를 얻는 책으로 보입니다. 좋은 소설을 많이 읽고 감수성을 기르는 것은 좋지만, 역시 의정 참고 도서로 구입하기에 적절한지는 의문이 듭니다.








 아니, 지방의원들이 이런 책을 읽는단 말이야? 하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정말 '감수성 터지는' 책들도 있습니다. 동작구의회에서는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를, 강서구의회에서는 <보노보노의 인생상담>을 샀습니다. 용산구의회에서는 <죽고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를 골랐네요. 





동작구의회, 강서구의회, 용산구의회에서 고른 '감성' 도서들입니다.




 자, 그렇다면 지방의원들에게 가장 사랑 받는 작가는 누구일까요? 정치를 떠나 방송과 집필 영역에서 모두 맹활약하고 있는 유시민 작가가 가장 인기가 있는 듯 합니다. [역사의 역사], [국가란 무엇인가], [유시민의 경제학 카페] 등등 유시민 작가의 책들은 총 14권이 노원구, 동작구, 성북구, 영등포구, 용산구, 은평구의회에서 구입한 도서 목록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유시민 작가와 함께 '알쓸신잡'에 출연했던 정재승 교수 역시 인기가 있는 편이네요. 신작 [열두 발자국]을 비롯해 다섯 권의 책이 여러 의회에서 보입니다. [판사유감], [개인주의자 선언] 등의 에세이로 잘나가는 작가로 데뷔한 문유석 판사의 책 역시 관악구, 구로구, 노원구, 영등포구, 용산구 등에서 구입한 내역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해외 저자 중에서는 <사피엔스>로 유명한 유발 하라리가 눈에 띄는 편입니다.




서울 지역 구의회들이 꼽은 베스트 작가들로 봐도 무방할 듯 합니다 ^^;




이렇게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이해 정보공개센터가 지방의원들의 도서 구입 내역을 한 번 살펴봤습니다. 지방의원들이 열심히 책을 읽고, 의정 활동을 위해 공부하는 것은 당연히 권장해야 할 일이겠죠. 하지만 '의정 참고'라는 명목으로, 세금을 들여서 책을 구입할 때는 좀 더 엄격한 기준들이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공공의 대표자로서 세금을 쓸 때는 공과 사를 더 분명하게 구분하는 의원들이 되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대다수 지방의회들이 도서를 구입할 때 예스24, 알라딘, 교보문고, 인터파크 등 온라인 서점을 애용하는 걸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물론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면 도서 구입 리스트를 관리한다거나, 지출 증빙 서류를 갖출 때 더 편리하겠죠. 하지만 세금으로 책을 사는 만큼, 이왕이면 동네 서점들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지역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는 것이 더 지역 사회에 공헌하는 길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좀 듭니다. 참고로, 강남구의회의 경우 개포동의 지역 서점인 서적백화점에서, 동작구의회에서는 장승배기의 지역 서점인 한길서적에서 책을 구입했다고 합니다. 



※ 정보공개센터가 각 자치구에 청구하여 받은 2018년 3분기 의정 참고 도서 내역은 아래 첨부된 파일을 통해 모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 자료들을 모두 한 파일에 모아, 저자 이름을 추가한 파일입니다. :-)




서울 지역 25개 자치구 의정 참고 도서 구입 내역 총합.xlsx



 

월, 2018/10/22-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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