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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마을은 어떻게 학교가 되는가?

지역

[칼럼] 마을은 어떻게 학교가 되는가?

익명 (미확인) | 화, 2015/10/13- 11:11

‘마을이 학교다’라는 책이 나온 지 6년이 지났습니다. 그간 ‘마을이 학교다’라는 슬로건으로 많은 움직임이 있었습니다. 내용은 조금씩 달라도 지향하는 바는 같습니다. ‘마을이 학교다’라는 말이 ‘한 아이를 기르기 위해 온 마을이 필요하다’라는 아프리카의 속담에서 비롯됐듯이, 지역이 교육의 터전이 되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아이들의 배움에 참여하자는 것입니다.

바꿔 말하면, 이는 그간 교육을 전담하는 곳으로 여겨졌던 학교라는 담을 넘어보자는 말이기도 합니다. 학교를 마을로 소환하고 좀 더 열린 공간으로 만들고자 하는 바람을 담고 있습니다. 이 글은 희망제작소의 청소년 사회혁신프로젝트 ‘OO실험실’을 준비하면서 얻은 몇 가지 시사점을 나누고자 합니다. 그간 마을이 학교가 되기 위해, 학교가 마을로 나아가기 위해 해왔던 노력을 돌아보고 앞으로 필요한 것을 살펴봅니다.

‘OO실험실’은 사회 구성원으로서 청소년이 참여하고 협업하는 경험이, 삶의 태도에 변화를 가져올 지 알아보기 위해 기획됐습니다. 청소년이 학교 밖에서 지역과 사회의 다양한 사람들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고, 요청을 하고, 도움을 주고받는 과정은 공동체적이고 민주적인 삶의 태도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리라는 전제였습니다. 사전 조사를 통해 이 전제는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여러 영역에서 넘나드는 배움이 시도됐습니다. 이 움직임은 ‘마을이 학교다’라는 슬로건이 나타나기 훨씬 이전부터 존재하기도 했습니다. 이 흐름을 주체에 따라 다음과 같이 나뉩니다.

• 마을의 노력 – ‘성미산마을’, ‘삼각산재미난마을’과 같이 마을공동체가 육아나 교육을 중심으로 형성된 경우가 많습니다. 주민 활동이 아이들의 진로 및 취미, 지역사회 참여 활동과 연결되기도 합니다. 은평구엔 청소년 거점 공간 ‘작공’이 인근 마을카페 및 공방과 함께 공동체 구심점 역할을 하고, 동작구에 있는 ‘희망나눔동작네트워크’는 주민협동조합으로 청소년센터를 만들었습니다.

• 대안교육의 흐름 – 대안학교는 마을과 학교가 함께 가야한다는 생각을 가장 일찍 현실화했습니다. 1958년 세워진 풀무학교와 학교가 자리 잡은 홍동마을은 마을과 학교가 함께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대안교육은 혁신학교, 전환학년이나 자유학기제 등과 같이 공교육 변화에 영향을 주기도 했습니다.

• 교사의 노력 – 공교육 안에서도 혁신 활동을 시도한 교사들이 있습니다. 수업을 통해 사회참여 활동을 시도하거나, 방과 후나 토요일 수업 및 동아리활동을 활용해 아이들이 학교 밖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만드는 교사들도 있습니다. 이들 간 네트워크(고양시, 의정부시 등 지역교사모임)나 이들의 활동을 촉진하는 기관(동그라미재단 ‘ㄱ찾기 프로젝트’, 아쇼카재단 ‘유스벤처’)은 교사의 역량 강화를 위해 조력하고 있습니다. 개별 교사의 노력이 벤치마킹 사례가 되어 다른 교사나 학교의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 청소년 기관의 변화 – ‘청소년수련관’, ‘청소년문화의집’과 같은 청소년활동진흥기관은 오래전부터 지역을 기반으로 청소년 활동을 촉진해왔습니다. 전통적인 수련활동에 머물고 있다는 비판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 학교의 벽을 넘거나 섹터와의 교류를 확대하려고 시도하고 있습니다. 서울 노원구에 있는 ‘공릉청소년정보문화센터’는 센터에 드나드는 청소년을 중심으로 인근 주민 마을공동체를 활성화시키고자 합니다. 청소년이 지역사회 공헌 활동을 직접 기획하고 실행하는 ‘시작된 변화’ 프로그램을 수 해째 운영하고 있습니다. 은평구에 있는 ‘신나는애프터센터’나 ‘성남시청소년재단’에서도 청소년의 사회참여활동을 독려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 민간의 노력 – 지역아동센터나 YMCA와 같은 청소년 운동조직 가운데 오래 전부터 지역사회 차원에서 청소년을 중심에 둔 협력적 네트워크를 구축해 온 곳들이 있습니다. 청소년 복지에 관심을 두었기 때문에, 청소년을 둘러싼 환경도 함께 개선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천안 ‘미래를여는아이들’은 인근 지역아동센터와 학교, 경찰서, 사회복지관, 천안시교육청과 함께 네트워크를 만들어 공동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성남청소년지원네트워크’도 8년 전부터 지역아동센터 및 인근 학교, 시민운동단체, 의료기관과 네트워크를 만들고 발전시켜왔습니다.

• 새로운 섹터의 등장 – 진로 탐색, 사회적 기업가 정신을 위한 교육, 농업 교육 등 최근 청소년에게 다양한 활동을 소개하는 소셜벤처가 활발하게 생기고 있습니다. 저소득층 교육기회 확대를 위한 ‘JUMP’, 체인지 메이커 양성을 위한 ‘어썸스쿨’, 대안적인 진로교육을 추구하는 ‘유스바람개비’ 등은 기존 학교수업에서 하지 못한 혁신적인 교육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최근 자유학기제나 방과 후 확대와 같이 제도의 변화로 확보된 수업시간을 활용하여 학교 안과 밖을 연결하는 교육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 학교 및 교육청의 변화 – 이러한 흐름들은 교육청과 학교, 교육제도의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자유학기제 뿐 아니라 최근 논의되는 전환학년제(아일랜드 또는 덴마크에서 중학교 졸업 후 1년 동안 진로를 모색할 수 있는 기간)역시 기존 입시 중심의 학교 시스템에서 벗어나 지역 및 사회와 청소년이 넘나들 수 있는 공간을 만들려 하고 있습니다. 경기도교육청은 ‘마을교육공동체’를 핵심 사업으로 내세우고 ‘꿈의 학교’라는 제도를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청소년이 학교 밖을 넘나드는 배움은 청소년과 마을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첫째, 아이들이 자신에 대해 탐색할 기회를 갖습니다.
이천 양정여고에서 3년째 아이들과 동아리로 사회참여활동을 운영하는 이태경 선생님은 이렇게 말합니다. “아이들에게 나중에 뭐 하고 싶은 지 물으면 ‘모르겠다’, 잘하는 것도 ‘모르겠다’고 해요. 맹목적으로 입시에만 매진하니까 자신에 대해서 관찰해보거나 인식해 본 적이 없거든요. 아이들이 외부 회사에 컨택해 보기도 하고,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활동을 하면서 자기가 잘 하는 게 뭔지, 좋아하는 게 뭔지 알게 돼요. 결과적으로 진로 교육 효과가 생기는 거죠.” 강릉에서 청소년이 직접 지역 축제를 만드는 ‘세손가락’의 준극은 “원래는 아무 대학이나 가서 공무원을 할 생각이었는데, 여기서 활동하면서 제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라고 했습니다.

둘째, 아이들과 어른이 맺는 관계가 다양해졌습니다.
하자센터의 판돌(활동가) 올제는 요즘 아이들이 어른들과 맺는 관계의 빈한함을 짚었습니다. 집-학교-학원의 틀 안에서 한정된 접촉만 하는 청소년들에게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요즘 아이들은 교육 수요자 자세에 익숙한데 이걸 버리게 하는 게 중요합니다. 방과 후 활동에 아무리 훌륭한 사람을 데려와서 프로그램을 해도, 학교 안에서 아이들은 ‘선생님’으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어요. 아이들을 학교 밖에 나오게 해서 삶의 영역에서 생생한 어른을 만나게 해야 합니다.” 지역사회에서 청소년 참여 활동을 연구한 Betts. S.는 사회참여 활동의 핵심이 청소년과 성인의 관계 맺기에 있다고 했습니다. 청소년과 성인이 서로의 협력을 통해서, 각자가 따로 성취할 수 있는 경우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게 되며, 청소년이 성인과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서로 이해를 증진시키고 사회적 책임의식을 심게 된다는 것이지요.

셋째, 젊은 세대와 함께 지속가능한 지역의 미래를 그릴 수 있습니다.
농촌 뿐 아니라 도시에서도 지역의 다음 세대를 기르는 것이 화두가 되었습니다. 마을이 학교가 되는 환경에서는 청소년이 학교를 졸업하고 지역을 떠날 젊은이가 아니라, 지역의 미래와 자신의 삶을 함께 설계하게 됩니다. 남원시 산내면에서 귀촌인 자녀들이 자립을 위해 만든 모임 ‘작은자유’는 마을과 자신에 대해 이렇게 말합니다. “마을 할머니들을 보면서 가끔, ‘우리도 할머니가 되면 손자 손녀들에게 너희 할머니는 옛날에…라고 얘기하는 사이가 될까 생각해요. 저희는 마을에 대해 ‘적어도 우리가 망하게 내버려두진 않을 거야!’라는 든든함과 믿음이 있어요.”

‘마을이 학교다’를 현실화하는 여러 주체의 움직임은 고무적입니다. 혹자는 이런 모든 노력이 학교와 교육제도의 변화를 이끌어냈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합니다. 반대로 모든 활동이 학교 안으로 들어올 때 생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학교에서 하는 활동이 평가를 수반하기 때문에 아이들의 자율성을 저해하기도 하고, 학교 안에서 만나는 관계가 지역사회에서 만나는 관계만큼 다양하고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한계가 지적되지요.

부모와 교사, 청소년 당사자, 그리고 학교와 교육당국, 청소년 기관과 민간단체, 기업이 각자 영역에서 만들어 온 부지런한 노력이 어느 하나 더 중요하거나 덜 중요하다고 말하기 어렵습니다. 혁신학교와 꿈의학교, 자유학기제가 대안교육 및 공교육, 마을의 협력으로 탄생했듯이 각자가 노력을 경주하되 다른 주체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커뮤니티스쿨 소개에서 인용했듯, 미래 학교는 학교만이 교육을 전담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마을이 학교가 되려면, 학교가 마을이 되려면 전체 사회를 조망하면서 각 주체가 협력해 나가는 게 필요합니다. 자신의 영역과 흐름을 달리한다고 해서 협업의 지점을 찾지 않거나 함께 가는 노력을 게을리 한다면, 이 흐름에서 오히려 뒤처지고 말 것입니다. 정책과 예산의 집행 방향도 어느 한 쪽으로 쏠려서 안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글_우성희(시민사업그룹 연구원 / [email protected])

* 이 글은 아래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 서용선, 2015, ‘꿈의학교 정책 입안 배경과 과정’, 제7회 청소년 창의서밋 ‘전환학교포럼’ 발제문
• 오해섭, 2003. ‘지역사회에서 청소년들과 성인들간의 파트너십 강화시스템 구축’, 한국직업능력개발원. 2003년 제6차 정례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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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 2015/11/20-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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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람 이 물품]

직접 해먹는 맛, 믿고 해주는 맛

- 신동수 선농생활 생산자

 

나직나직, 그리고 느릿느릿. 낮은 어조로 꺼내 드는 그의 이야기에는 왠지 모를 힘이 실려 있었다. 씨알살림축산과 선농생활의 설립자인 신동수 생산자는 1970년대 전반기 학생운동을 상징하는 인물로 꼽힌다. 집안 사정으로 남들보다 4년이나 늦게 간 대학에서 보낸 7여년의 시간 내내 그는 학생운동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가 ‘먹을거리’, ‘친환경’ 등의 단어와 깊게 관계 맺기 시작한 것은 1981년께. 풀무원의 모태가 되는 풀무원식품의 공동창업자인 그는 5년 정도 운영을 함께하다 자신의 사업을 시작했다.

생명운동이라는 큰 틀은 바뀌지 않았다. 선농음식살림이라는 농산물유통업체를 세우고, 대학식당 운영도 함께 했다. “〈선농〉은 ‘조선농업’에서 따온 이름이에요. 따라 붙은 〈살림〉의 뜻처럼 우리나라 농업살림에 기여해보자는 마음에서 시작한 거지요. 또, ‘선(鮮)’자에는 신선하다는 뜻도 있으니 신선한 농산물을 통해 살린다는 뜻도 담고 있었지요.” 우리나라 농업에 기여하고자 하는 뜻을 가지고 있던 그가 한살림과 만난 것은 한살림농산이 문을 연 지 채 몇 년 되지 않았던 1990년 초반의 일이었다. 박재일 회장을 비롯해 김지하, 김민기 등과 한살림운동 초기 모임에도 참여했던 그에게 한살림은 ‘축산물을 공급해달라’고 요청했고, 그는 씨알살림축산 설립으로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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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식품 시절부터 정농회 회원들을 만나며 항생제, 성장촉진제 등이 범벅된 닭을 키우는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갖고 있던 그는 건강하게 키운 닭만을 한살림에 내기 시작했다. “유기농사를 제대로 짓기 위해서는 농사 부산물을 가축에게 먹이고, 가축의 분뇨를 비료로 이용하는 경축순환농업이 되어야 하는데 가축사료에 항생제를 쓰면 순환 자체가 어려워지니 아예 처음부터 쳐다보지도 않았죠.”

2007년 문을 연 선농생활은 씨알살림축산과 한살림의 필요에 의해 설립됐다. 친환경 축산물을 공급하다 보면 조합원들이 선호하지 않거나 쓰임새가 적은 부위가 많이 남는데 이를 해소하고 조합원의 책임소비를 돕기 위해 육가공품을 생산하는 선농생활을 세운 것. 17년 동안 1차 생산물만 내던 그이지만 가공식품을 생산하는 부담은 그리 크지 않았다. “대학식당 운영을 오래 하며 영양사, 조리사와의 협업에 익숙했기에 시행착오가 많지는 않았습니다. 가공식품도 결국 원재료를 ‘조리’해서 담는 것 아닌가요?” 선농생활 물품이 조합원들의 마음을 빠르게 잡아끌 수 있었던 것은 가정에서 요리하듯 만든다는 간단한 원칙 덕분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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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가공식품을 만드는 것과 집에서 요리하는 것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어떠한 합성첨가물도 넣지 않는다는 신념대로 가공식품을 만드는 데는 더욱 많은 수고가 필요하다. 선농생활에서는 발색과 보존 효과가 있는 아질산나트륨 없이 육가공품을 만들기 위해 신선한 냉장원료육을 쓰고 매 공정마다 원료육의 입자크기, 유화상태를 관찰·관리한다. 조미료를 쓰지 않고도 감칠맛을 내기 위해 해조류를 건조·분쇄해 가라앉는 해조칼슘을 찾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선농생활을 관리·총괄하는 심명순 생산자는 “개발자 입장에서는 물품의 풍미를 더할 수 있는 첨가물을 조금도 넣지 않는다는 원칙이 아쉬울 때가 있다”면서도 “넣어야 할 것만 넣고 만든 먹을거리라 안전성 면에서는 어디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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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농생활이 한살림에 내는 물품은 총 16가지. 그중 신동수 생산자가 특별히 애착을 갖는 것은 씨암탉떡갈비, 씨암탉치킨크로켓, 닭가슴살버거패티 등 ‘씨암탉’으로 만든 물품들이다. 오랫동안 유정란을 낳은 씨암탉은 살이 적고 육질이 질겨 조합원들이 잘 찾지 않는다. 이는 선농생활에서 가공할 때도 마찬가지다. 근육이 많은 편이라 초기 가공도 쉽지 않고 원활한 조리 가공을 위해서는 분쇄과정도 한 번 더 거쳐야 한다. 그래도 제값을 받기 어려운 노계를 가공식품으로 재탄생시켜 마지막까지 역할을 다할 수 있게 할 수 있어 더욱 의미 있다는 것이 신동수 생산자의 설명이다.

선농생활_씨암탉3종

“한살림에 유정란을 내니 섭생으로 보면 가장 건강하게 자란 닭인데 질기다는 이유로 대접을 못 받는 것이 아쉬웠어요. 꾸준하게 개발, 개선하고 있으니 앞으로 더욱 다양한 물품으로 찾아뵐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조합원 세대교체가 활발해지고 1인 가구가 증가하며 집에서 요리하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는 요즘. 한살림에서도 간편히 먹을 수 있는 가공식품에 대한 요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믿을 수 있는 재료만으로 집에서 해먹는 맛을 그대로 전해주는 선농생활이 있어서 참 다행이다.

 

글 · 사진 김현준 편집부

 

선농생활 물품에서 어머니 손맛이 나는 이유는?
원료육, 부재료 대부분을 한살림 물품으로 이용합니다
선농생활의 모든 물품은 한살림축산식품, 한들식품, 들판, 씨알살림축산의 원료육으로 만듭니다. 또한 성미전통고추장의 고추장, 다농식품의 조선간장, 화성한과의 쌀조청 등 양념 부재료 대부분을 한살림 물품으로 이용합니다. 집에서와 같은 재료를 쓰니 맛이 비슷할 수밖에요.

선농생활_부재료

 

요리할 때와 같은 순서, 방법으로 가공을 거칩니다
선농생활 물품은 집에서 요리할 때와 같은 순서, 방법으로 만들어집니다. 대량으로 만들기에 기계 공정을 거치기는 하지만 모양을 만들고, 빵가루를 입히는 등 중요한 과정은 직접 손으로 진행되는 점도 선농생활 물품에서 어머니의 손맛을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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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에게 먹인다는 마음으로 만듭니다
선농생활 생산자들은 물품 개발 및 생산에 있어 ‘우리 가족, 우리 아이의 먹을거리’라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물품의 간을 맞추고 부재료를 넣는 등 모든 과정에서 아이들의 입맛과 건강을 가장 먼저 고려합니다.

화, 2016/08/09-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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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팜’을 아시나요? 농업인을 꿈꾸는 장수군 고등학생들이 10년 후 농촌에서의 내-일을 꿈꾸며 만든 팀인데요. 2017년 내-일상상프로젝트에서 ‘스토리팜’을 처음 만났습니다.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활동한 이들은 현재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각자 다양한 분야에서 살아가고 있는데요. 안정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 ‘내-일상상프로젝트’는 청소년이 자신의 재능과 지역의 필요를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창직)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로, 아름다운재단의 지원을 받아 총 3년에 걸쳐 진행됩니다. 1차 년도(2016년)에는 전주‧완주·순창 지역의 청소년들이, 2차 년도(2017년)에는 장수‧전주‧진안 지역의 청소년들이 함께했습니다. 3차 년도(2018년) ‘내-일상상프로젝트’는 그간 참여하였던 장수·전주·진안·순창 지역의 정소년들이 다양한 프로젝트를 통해 자신의 꿈과 진로를 고민하고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합니다. 많은 분의 관심과 응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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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진로탐색 지원사업’의 일환으로 진행하는 ‘내-일상상프로젝트’는 버버리기금으로 지원되는 사업이며, 희망제작소․전주 YMCA․장수 YMCA․진안교육협동조합 마을학교․순창 청소년수련관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청소년이 자신의 재능과 지역의 필요를 연결해 창의적인 일을 기획(창직)하고 실천하는 프로젝트로, 상상학교․상상캠프․내일생각워크숍․내일찾기프로젝트 과정으로 진행됩니다. 청소년들이 내 일(my job)을 통해 내일(tomorrow)을 상상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금, 2018/04/27-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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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서울] 지역정치 빨간펜 구청이 들썩들썩 후기

 

들어가기에 앞서 이번 모임을 참여 하면서 이건 후기로 남겨야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인간의 기억이란 게 어디 그런가요. 담지 못하는 부분이 많을 것입니다. 모두 전달 해 드리지 못하는 점 죄송하며 궁금하시다면 다음 모임에 참여해 주세요.

 

들어가며

 

이번 마음열기시간에는 2016년 목표를 이야기 했습니다. 대부분이 개인의 건강과 당의 성장이었는데요. 제게 확 와 닿는 목표를 말씀 하신 분도 계셨습니다. 바로 적정 수입간결하지만 강한 어조가 기억에 남습니다. 이를 이어 받아 김상철 위원장님은 재미있게라고 하셨는데요. 시당에서 하는 모든 사업이 재미있게 진행되길 희망하는 뜻이라 해석하겠습니다. 이번 과제를 가장 열심히 준비 해 주신 장우정 동지는 정보공개 청구의 매력에 빠져 해 볼 수 있는 것은 다 하겠다고, 1년 동안 정보공개 청구만 하겠다는 의지를 밝히셨습니다. 분명히, 지역의제를 발굴 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였습니다.

 





▲ 열띈 분위기~




본격 미션 보고

 

본 미션과 관련한 자료집을 첨부 합니다. 후기는 자료집 순서에 따라 진행합니다.

(자료집링크)


강서당협

 

강서 당협에서 준비해 주신 장우정 동지가 일정 때문에 늦는 바람에 박예준 위원장님이 발표를 해주셨는데요. 직접 준비를 하지 않으셔서 관심사를 중심으로 발제해 주셨습니다. 자료집을 보시면 강서구의 이모저모를 확인 하실 수 있습니다.

 

강서구의 산업중소기업 에너지 및 자원개발 예산은 전년대비 2340.74% 증감하였습니다. 항목 중 공공청사 LED조명 교체 비용 지출이 있는데요. 요즘 행자부 매칭으로 LED조명 교체 사업을 많이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지역예산으로 에너지 관리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보아, 국고 매칭은 아닌 것으로 판단되는데요. 세부 내역을 확인 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문화예술 기반시설 확충을 위해 전년대비 465.28%로 증감하였습니다. 이 예산의 일부는 강서문화센터를 이전하고 문예회관을 건립한다는 목적인데요. 리모델링을 하는 것이 아니라 땅을 매각하고 짓는 것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보통 구청장의 이해관계가 있는 경우 땅주인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옮기거나, 그 지역이 상대적으로 집값이 오를 확률이 높다는 점. 강서문화센터가 그런 목적인지는 모르겠지만 지역현안에 있어 알아두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엔 강서당협에서 한 건 하셨는데요.

구의원 시내 출장비 관련 현수막을 게첩했었죠. (관련 기사


▲ 의기양양 박예준 위원장님.


구의원을 공무원으로 즉 공무로 볼 것이냐 의정활동으로 볼 거냐 하는 관점인데요. 법적으로 지방의원은 공무원이 아니죠. 그런데 출장비를 지급한다는 것은 편법으로 의정비를 인상하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후속작업으로 나눠 먹기 식 수당인지 확인 해 보겠다고 합니다. 덧붙여 공무원의 출장비도 과도하다고 생각되는데요. 30만원을 영수증을 필요로 하지 않는 수당처럼 지급한다고 합니다.

 

이어 양천당협의 발표가 이어졌습니다. 예산서 중에 가장 많은 예산이 증가한 사업으로 세가지를 꼽았는데요.

 

그 중에 안전행정국_민간위탁금으로 구청사 청소용역비 6천만 원이 신규편성 되었다고 합니다. 하청인지 어떤 연유로 편성됐는지 추가로 알아보겠다고 합니다.

 

양천의 지역 현안으로는 양천구에서는 준예산 사태가 있었는데요. 새누리당 구의원의 등원 거부로 인해 예산이 통과되지 못한 채 며칠을 보냈습니다. 양천당협에서는 관련 기자회견을 가지려고 했으나 14일 통과되어 논평으로 대체하였다고 합니다.(논평보기)


준예산 사태가 빚어낸 충격적인 내용은, (기사보기)


 

예산안의 난항은 새누리당 의원들이 구청에서 제출한 예산안의 어르신복지관, 신월 7동 통합청사 건립이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며 등원을 거부해 발생했는데요. 나비효과로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하니 양천 구립의 모든 공공기관이 운영을 전면 중단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나비효과는 이 뿐만이 아닙니다. 주민들이 발의한 방사능급식조례 및 사회적경제지원센터 예산은 삭제되었습니다. 엄한데 불똥이 튀었으니, 새누리당 구의원들의 등원거부가 어떤 정치적 맥락인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사태를 목도한 양천에서는 양천마을넷(정당+시민사회) 회의를 통해 구의원 주민 모니터링 팀을 구성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그 초동모임으로 예산학교를 진행하는데요. 구청이 들썩들썩 모임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합니다. 이태중 국장님, 동네 모리터링단을 리드하겠다는 포부도 밝히셨습니다. 기대할게요.

 

구정모니터 사업을 얘기 중에 황당한 대목이 있었는데요. 구의회에서는 연간 회기 일정을 공개하고 회의를 공개해야 합니다.(상임위 의장이 거부가 가능하지만 사유를 밝혀야 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참관이 어렵고 자료도 공개하지 않으며 모니터로 보라고 한다고 합니다. 더 자주 개입할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은평, 보겠습니다. 은평의 경우 자료집을 확인하시면 예산안을 분석했던 경험이 많다는 것이 여실히 들어나는데요. 예산 분석의 팁까지 알려 주셨습니다. 전체 예산 총괄표->명세서 검색->관련항목 찾는다. 사업명세서 빼고는 18P밖에 안되기 때문에 인쇄해서 증액된 예산부터 확인한다. 올해 예산을 분석할 대 중점적으로 보겠다는 항목을 정하고 1년 동안 관찰한다. 참 쉽죠~?

 

은평구 예산은 2014년도 지방선거 당시 4300억에서 1100억이 증가한 총 5400억이라고 합니다. 2014년 지방선거 후보로 출마했던 손은숙 단장님의 슬로건이 ‘4300억 예산의 감시자였다고 하는데요. 올 한해 5400억 예산 감시를 기대하겠습니다.

 

지방세 수입으로 보통세에는 등록면허세와 재산세가 있습니다. 보통 공무원들이 예산을 잡을 대 들어올 돈은 많이 잡고 나갈 돈을 적게 잡는다는 말이 있는데요. 등록세를 보시면 15년 대비 증감 액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엔 부동산 취득세가 포함된다고 하는데요. 지금 한창 투쟁 중인 녹번동 재개발 지역이 떠오르는 것은 우연이 아니겠죠.

 

또한 수수료 수입에서 쓰레기 봉투판매 수입이 증감되었는데요. 수수료를 150원으로 올렸기 때문입니다. 이 문제는 다시 언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은평에서 정리한 세출총괄표를 보시면 기능별 조직별 성질별로 구분되어 있는데요. 조직별 사업은 해당 부서별 사업이고 그 사업이 기능별 사업과 연동된다고 합니다. 관심 사업에 따라 어떤 조직(부서)에서 관할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 진지한 분위기~

 

구체적으로 언급하자면, 조직별 희망마을 담당관 부서의 사업은 마을만들기 사업인데요. 참여예산 사업을 구의회 권한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짤랐다고 합니다. 하지만, 보시다시피 예산액은 증액되었다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왜일까요?

(논평보기)

 

여기서 또 한 가지 팁! 예산안을 볼 때 금액과 비율 둘 중 어떤 것을 봐야 하는가. 이는 정답이 없습니다. 주민복지국의 어르신복지과 항목을 보시면 증감율은 적지만 다른 예산보다 금액적으로 많이 늘었죠. 고로 금액과 예산 전년대비 금액을 두루 봐야 한다는.. 너무 기본적인가요? 하지만 전 몰랐습니다.

 

성질별 항목에서 국제화여비는 쉽게 말해 해외연수비입니다. 공무원에게 선심성 연수비를 곳곳에 측정해 놓는다고 하는데요. 이런 문제들 때문에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참여예산제도는 필요합니다.

 

시설부대비는 기능별로 봤을 청소행정, 민간대행사업비를 통해 민간이전 민간 위탁이 증가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했던 쓰레기봉투 판매 수수료에 대한 사업명세서를 첨부해 오셨습니다.

여러분 재활용정거장운영이라고 들어보셨나요? 자원관리사 300명 한사람이 두 곳을 담당하고 10만원을 받는다고 하는데요. 일자리 창출, 쓰레기 감소, 처리비용 절감 등 큰 효과를 기대한다고 합니다.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많은 분들이 관심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음식물류폐기물처리 민간위탁금 항목입니다. 판매수입을 구청에서 갖고 다시 위탁하는 방식인데요. 서울시당에서는 성북당협과 쓰레기 봉투 수수료 문제에 대한 기자회견을 가진 적이 있습니다. (보도자료보기)


 

 위원장님이 있어 더 많은 내용을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만, 표정이....


2014년도 일인데요. 올해 서울시 일괄 방침 안 관련 조례 만들기를 논의한다고 합니다. 눈여겨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와 밀접하게 종량제 규격 봉투제작 관련 항목도 눈에 띄죠. 슈퍼에 배달하는 금액이라고 합니다. 뭔가, 의심이(?) 들죠.

 

그밖에 은평 지역현안에 대해 공유하였습니다. 은평당협에서는 지역현안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의제 발굴, 정책개발 등 의 모임을 정례화 하겠다고 합니다. 현재 단기적 활동에 머물리 있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지역정치 전략을 마련하겠다고 합니다!

 

모두 파이팅쓰다 보니너무 길어졌네요 이렇게 길게 쓸 생각은 없었는데요읽어주신 분들도 파이팅!  할 얘기는 아직 많이 남았지만^^

 

하지만 김세현 당원님의 말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왜 일은 늘어만 가는가..

 

참참, 여러분 가장 열심히 준비한 당협은 어디일 것 같나요?

 

두두둥, 바로!


 

▲ 강서당협 장우정 동지~~ 수고 하셨습니다.

 

다음 모임은 좋은 조례 100대 현황 중 두가지 이상을 정하여,

조례 내용의 핵심을 요약 정리해 주세요. 노동당의 관점에서 의견개진? 좋습니다.

대보름 파티 합니다. 양푼 비빔밥을 먹겠습니다. 밥은 시당이 준비하구요~ 각종 나물 등 환영합니다~

 

다음모임은 2227:30 중앙당에서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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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6/01/18-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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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제작소는 안산시, 프리드리히 에버트 재단과 함께 ‘기억의 조건 : 한국과 독일의 사례로 보는 기억문화의 역할과 과제’라는 주제로 2017년 3월 23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국제회의장에서 포럼을 열었습니다. 4‧16 세월호 참사,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5‧18 광주민주화운동 등 한국사회의 굵직한 사건들을 다루며, 기억문화가 우리 사회의 민주화에 미친 영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아래 내용은 독일 초청연사인 미하일 파락(Michael Parak, ‘반망각-민주주의진흥재단’ 사무총장)의 발제문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여러분 앞에서 발표를 하게 돼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엊그제 21일에 이어 오늘 23일 안산을 두 번째 찾는데, 희생자 가족과 시민사회의 엄청난 조직력과 서로 돕는 모습에 대해 감탄하게 됐습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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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의 역사, 우리는 무엇을 기억하고 있을까

저는 오늘 기억 속으로 작은 여행을 하고자 합니다. 여러분 모두 역사를 80년 전 혹은 100년 전으로 돌려 보십시오. 여러분의 증조부 내지는 할아버지, 할머니 시대가 될 겁니다.

지난 80~100년을 되돌아봤을 때 여러분은 어떤 역사적 사건을 떠올리게 됩니까? TV를 켰을 때,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어떤 사건을 반복해서 이야기 하고 있나요? 이에 대한 답을 떠올려 본다면 제가 오늘 발표하는 ‘기억문화’를 조금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기억문화는 아주 많은 역사를 담고 있습니다. 지난 100년 동안 벌어진 역사적 사건 중 우리는 어떤 것을 선택하고 무엇을 기억해야 할까요? 역사는 독재처럼 부정적인 기억을 주기도 하는 반면, 새로운 힘을 주는 긍정적 역할도 합니다. 오늘 저는, 우리가 역사를 기억문화로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시민단체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말씀드리려고 합니다. 이는 기억문화를 아래로부터 어떻게 만들고 활용하는지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독일의 사례를 들어볼까요. 독일 사람들은 무엇을 기억하고 어떤 것을 기억하지 않는지 말입니다. 제가 있는 ‘반망각-민주주의진흥재단’을 중심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독일은 나치시대 ‘홀로코스트’,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레지스탕스’가 있었고, 공산주의 독재가 있었습니다. 또 독일 절반이 소련에 점령되기도 했습니다. 이후 용감한 시민이 1989년 ‘평화혁명’을 주도한 이후 동독과 서독이 통일됐습니다. 지난 100년의 역사 중 독일인이 자주 기억하는 사건입니다.

반면 상대적으로 공공의 주목을 덜 받는 사건도 있습니다. 1914년 1차 세계대전 이후 독일의 ‘식민정치’가 대표적입니다. 식민지배국가로 독일은 다양한 범죄를 저질렀습니다. 또 독일 첫 의회 설립시기도 관심에서 먼 사건입니다.

희생자 수 중심의 기억과 비교는 무의미

사람들 간에는 ‘어떤 것을 더 중요하게 생각 한다’라는 기억 간 경쟁이 있습니다. 어디에 더 귀를 기울일 것인지 하는 문제 말입니다. 독일이 한국과 다른 점은 정치적 희생자가 좀 더 주목을 받는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독재시대에 엄청난 희생자가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또 정치적 희생의 경우 서로 토론을 통해서 개선점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큰 자연재해도 있었지만, 관심을 끌진 않았습니다.

우리가 나치시대에 대해 말할 땐, 유태인을 빼놓지 않습니다. 철저한 민족말살 정책의 대상자였기 때문입니다. 무려 600만 명 이상이 희생됐고 그중에는 어린이 120만 명이 포함돼 있습니다. 숫자만 봐도 얼마나 큰 희생이 있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홀로코스트는 세계 유례없는 사건입니다. 이것은 산업적 학살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다른 역사적 사건을 홀로코스트와 비교하는 것이 조심스럽습니다. 그렇다고 다른 희생이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우리는 40년 공산독재를 겪었습니다. 희생자나 기간으로 보면 홀로코스트와 공산독재를 비교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물론 서로 타협점을 찾을 수는 있습니다.

희생자 규모에 초점을 맞춰 생각한다면 나치가 저지른 범죄가 중요할 겁니다. 하지만 공산정권의 부당행위의 심각성도 무시되어서는 안 됩니다. 한 가지 사건이 상대적으로 중요하다고 해서 다른 범죄의 잔혹성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서로 다른 역사적 범죄행위의 피해규모, 특히 희생자 숫자를 단순 비교하기보다 각각에 귀를 기울이고 각기 다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다른 희생자 그룹도 있습니다. ‘반공주의’에 대한 탄압이나 2차 세계대전 말기 소련 주둔군에 의해 자행된 독일 국민 학살 문제가 대표적인데, 아직까지 많은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독일에서 기억문화가 시작된 시기는 1990년대부터입니다. 당시 국가가 나서서 추모시설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한국은 독일을 기억문화의 모범사례로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한국은 독일이 나치 이후 공산정권 그리고 90년대에 이르기까지 얼마나 오랫동안 추모 및 기억문화를 준비해왔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독일이 반드시 모범적이라고 볼 수만은 없을 겁니다. 따라서 오늘 이 자리가 시민이 주도하는 한국의 기억문화 형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억문화 형성과정에서 시민사회의 역할

‘기억 간 경쟁’에 관한 담론에 이어 이번엔 기억문화 형성과정에서 ‘시민사회의 역할’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기억에 대한 해석은 정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누군가 역사적 사건을 활용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개선하려 한다면 그것은 기억문화의 부정적 측면일 것입니다. 하지만 나쁜 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과거를 통해 개선점을 얻는 긍정적인 면도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산시가 하고 있는 기억문화 만들기가 그 예입니다.

기억문화는 어떤 가치를 갖게 될까요? 우리는 기억의 대상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협상과 토론이 필요하며, 다원화된 사고를 해야합니다. 정부는 박물관, 추모관 등 지원자의 역할을 할 뿐 ‘이거 해라, 저거 해라’ 주도적으로 나설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시민사회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역사 해석은 갈등이자 다툼을 의미 합니다. 갈등의 끝에는 결국 사회적·정치적 협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협상 과정은 굉장히 깁니다. 더욱이 한 사람이 자기주장만 내세운다면 시간은 더 걸리게 마련입니다. 독일의 경우 이 토론에 50년 이상이 걸렸고, 최근에 와서야 기억문화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정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토론하고 있습니다. 이런 모습이야 말로 ‘살아 있는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시민사회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시민사회를 가리켜 ‘제3섹터’ 라고 합니다. 공공의 주제를 사회의제로 담론화 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시민사회와 공공부문은 서로 겹치는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민사회에서 일하는 동시에 공공영역에 종사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저는 이런 모습이 나쁜 게 아니라고 봅니다. 양쪽에 걸쳐 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제가 일하는 ‘반망각-민주주의진흥재단’을 소개하겠습니다. 독일에서 기억문화는 매우 중요하며, 이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모든 사회는 역사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역사는 한쪽으로 치울 수 있는 것도 아닙니다.

‘반망각-민주주의진흥재단’ 설립과 강제노역 피해 보상

우리 재단의 이상은 각 지역마다 존재하는 기억문화를 정책으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정치권의 협력이 필요합니다. 재단이 설립된 1993년은 평화혁명이 일어난 시기와 멀지 않습니다. 독일에 거주하는 외국인에 대한 공격이 빈번한 시기이기도 했습니다. 우리는 ‘사회에 차별과 반인류적 행동이 절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견지했습니다. 홀로코스트를 비롯한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공공을 위한 책임을 만드는 데 방점을 뒀습니다. 때문에 반유태주의 등 사회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문제들을 다룹니다.

재단 활동은 3가지 방식으로 이뤄집니다. 첫 번째, ‘정치·사회적 로비’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에 대한 자문을 합니다. 두 번째는 ‘지역활동’으로, 우리는 연간 약 500건의 지역행사를 직접 기획하여 진행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전문정보 제공’입니다. 기억문화와 관련한 전문적인 내용을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달합니다.

여기서 재단의 대표적인 활동 몇 가지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먼저 제2차 세계대전 때 있었던 강제노역에 대한 보상을 이끌어낸 성과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당시 약 1300만 명의 사람이 매우 열악한 환경에서 노역을 했습니다. 1950년대였으니 이후 40년 넘게 이들에 대한 보상논의가 없었습니다. 정치권과 피해를 알리고 경제계에 보상을 요구하기 위한 작업이 필요했지만, 당사자들의 나이가 많아 적극적으로 활동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이에 재단은 당시 독일 내 강제노역이 있었다는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독일 대표기업 지멘스를 사례로 들겠습니다. 지멘스는 창립 150주년을 앞둔 세계적 기업이었지만 그간 강제노역 사실을 철저히 감춰왔습니다. 그러나 1990년대, 미국에서 독일기업에 대한 집단소송이 벌어지는 등 많은 압력이 가해졌습니다. 시민사회는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구체적으로 경제계에 책임을 물었습니다. 그 결과 독일 경제계의 행동이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으로 보상 계획을 밝힌 곳이 폭스바겐입니다. 1998년에 보상 관련법이 생겼는데, 2차 세계대전 이후 60여 년이 지나 약 50억 유로가 마련된 것입니다. 이중 절반은 경제계, 나머지 절반은 공공에서 마련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2007년까지 170만 명의 강제노역 피해자들에게 보상이 이뤄졌습니다. 이 과정에서 시민사회는 전문가에게 의견을 전달하고 정치권에 관련 조치를 취하도록 압력을 넣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 사이에서 매개체 역할을 하며 협상을 잘 이뤄낸 것입니다. 특히 재단 회원들 중 정치가가 많았는데, 훌륭한 가교 역할을 해줬습니다.

‘과거를 그대로 내버려 두어선 안 된다’는 믿음

재단의 또 다른 주요 활동은 지역 별 기념관 건립 활동 입니다. 나치시절 독일 전역에 강제수용소가 있었습니다. 정치탄압은 물론 인종차별 등을 이유로 80만~100만 명 정도가 사망했습니다. 지역에서는 당시를 어떻게 기억할까요. 이중 독일 남쪽의 한 수용소를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그 지방에서는 강제노역을 통해 공군기지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601명이 강제 수용됐고 결국 이 가운데 186명이 희생됐습니다.

뒤늦은 추모사업은 쉽게 진전하지 못했습니다. 40년 이상의 시간이 지난 탓에 정책 결정권자가 대부분 바뀌었고,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과거는 과거로 내버려 두자’는 입장이 우세했습니다. 당시 나치에 복역했던 사람들은 물론 수용소에 갇혀 희생당한 사람들 역시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던 것입니다.

당시 시민사회를 비롯한 몇몇 소수만이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관련 자료를 보면 이들을 ‘아웃사이더’, ‘내부고발자’ 또는 ‘게임을 망치는 사람’으로 여겼습니다. 독일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기억문화의 선진국이 아니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56년이 지났는데 긍정적 변화가 없었던 것입니다.

물론 이후 전환점을 맞습니다. 우리세대가 할아버지와 할머니 세대를 말하게 된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 재단과 같은 시민단체가 생겼고, 현·전직 정치인도 대거 참여하게 됩니다. 권위 있는 정치가들은 지난 2005년 이스라엘에 거주하는 생존자들을 처음으로 초청했습니다. 무려 56년이 지나서야 시청에서 전시회를 열고 기념비를 세우고 관련 문서를 보관하게 된 것입니다. 장기적으로 시민사회는 각 주체를 잇는 가교역할을 해야 합니다. 또 나치시대가 각 지역 역사에서 절대 잊힐 수 없다는 메시지도 던집니다.

마지막으로 시민사회 활동 중 추가로 말씀드리고 싶은 것이 있는데요. ‘사람은 누구나 이름이 있다’라는 홀로코스트 관련 프로젝트입니다. 1951년 11월 9일 독일 뮌헨에서 희생자에 관한 첫 추모행사가 열린 후 40여 년이 지난 1988년, 1989년에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숫자가 아닌 실제 희생자의 이름을 시립기록보관소에서 전시하기로 한 것입니다. 희생자를 다시 한 번 기억하는 동시에 과거 역사가 얼마나 끔찍했는지 돌아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아래로부터의 기억’이 성공하려면

지금까지 언급한 사례를 살펴보면 우리는 ‘아래로부터의 기억’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 수 있습니다. 왜 우리는 지난 40~50년 간 역사를 제대로 기억하지 않았을까요? 역사학자들은 수 년이 아닌 수 세대를 내다보며 사고합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40~50년 뒤 어떤 사건이 중요해질지 알 수 없습니다. 때문에 일단 무엇이든 기록하고 보관해야 합니다. 그래야 성공적으로 기억문화를 이끌 수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이것이 중요하다’, ‘이것이 성공적인 기억문화가 된다’라는 식의 편향된 사고를 하거나 진영을 가르면 안 됩니다. 여당에 무조건 반대하거나 야당에 앞뒤 안 보고 찬성하기보다 초당적으로 활동하면서 우리의 기억을 일목요연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억문화를 성공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실행방식도 다양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지역에는 기념비를, 또 다른 지역은 추모행사를 벌이는 등 여러 가지 실행 아이디어를 마련해야 합니다.

시민사회는 기억문화를 만드는 데 동기를 부여하고 협상을 주도해야 합니다. 하지만 희망하는 결과만을 목표로 두어서는 안 됩니다. 또한 시민사회는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시민사회는 만병통치약이 아닙니다. 각자의 사명이 정말 중요한 것인지 의문을 품어야 하며, 또 그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할 수 없다는 점도 명심해야 합니다. 기억문화는 앞으로 민주주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할 것입니다.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녹취 및 정리 : 김현수 | 사회의제팀 선임연구원 ·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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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17/03/2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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