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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 난민의 참혹하고 불안한 처지 외면하는 선진국의 ‘도덕적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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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 난민의 참혹하고 불안한 처지 외면하는 선진국의 ‘도덕적 참사’

익명 (미확인) | 화, 2015/10/13- 10:45
요르단 마프라크(mafraq)시 인근의 자타리 난민수용소 모습 ⓒAmnesty International

요르단 마프라크(Mafraq)시 인근의 자타리(Zaatari) 난민수용소 모습 ⓒAmnesty International

세계 난민위기 대응 8개 계획

  • 매우 취약한 상태에 있는 난민 115만 명 중 재정착이 이루어진 난민의 수는 10%에 불과
  • 난민 86%가 개발도상국에 수용되어 있음
  • 유엔의 난민 원조 기금은 만성적으로 턱없이 부족한 수준

세계 선진국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서로 언쟁만 벌이는 동안 끔찍한 인도적 환경에서 고통받고 있는 수백만 명을 외면하고 있는 도덕적 참사는 후세에 부끄러운 유산으로 남게 될 것이라고 국제앰네스티가 밝혔다. 국제앰네스티는 12일 세계적인 난민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8개 계획을 발표했다.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의 끔찍한 폭력 사태와,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및 다른 지역에서 벌어진 수 차례의 무력 분쟁으로 인해 전 세계 난민의 수는 역사적으로도 유례 없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한편 동남아시아 지역에서는 다시 “항해기”에 들어서면서, 미얀마의 탄압을 피해 떠나왔으나 인신매매와 그 외 인권침해의 희생자로 전락하게 되는 로힝야족 수천여 명이 이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세계적인 난민 위기에 대처하는 방식은 부끄러운 수준으로, 특히 세계적으로 선진국에 속하는 국가들은 인도주의적 원조와 난민 재정착 요청을 모두 무시하고 있다. 재정착이 필요한 난민은 115만 명에 이르지만 선진국들이 제공한 재정착지는 그 중 불과 약 10%만을 수용할 규모에 그쳤다. 그러는 동안 개발도상국들은 난민 수백만 명을 거의 아무런 지원 없이 수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살릴 셰티(Salil Shetty)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전례 없이 계속되는 세계적인 난민 위기로 수백만 명이 절망 속에 살아가고 있지만 선진국들의 대응은 참담한 수준이다. 지금이 바로 후대에 길이 남게 될 중요한 순간으로, 이들이 대응 방향을 바꾸지 않는 한 매우 혹독한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

이라며 “국제적인 난민보호제도는 2차대전 이후 중요한 안전조치로 마련되었지만, 선진국들이 전쟁과 탄압을 피해 온 취약한 사람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안타까운 실책을 계속해서 범할 경우 무용지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부담 감내해야 하는 빈곤국

최근 수 개월 동안 유럽연합 국가에 입국한 난민의 수가 증가했다는 내용이 언론에 대서특필된 반면, 현실은 세계 각지의 난민 위기로 인한 부담을 빈곤국들이 모두 감당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주로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의 개발도상국들이 현재 총 1,950만명의 난민 중 86%를 수용하고 있다.

이러한 부담을 나누기 위한 선진국들의 노력은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난민 위기에 대한 인도주의적 원조는 계속해서, 대부분 심각할 정도로 예산이 부족한 상태다. 예를 들어 지난 10월 2일 시리아 난민에 대한 유엔의 인도주의적 지원 요청은 필요 예산의 46%를 모금하는 데 그쳤으며, 남수단 난민을 위한 원조 기금은 초라하게도 목표액의 17%만을 채웠다. 이는 난민들이 식량, 의료품, 그 외 인도주의적 지원을 받는 데 참담하리만치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수천 명이 바다에서 목숨을 잃거나 철조망 아래의 비참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동안, 많은 국가들은 이처럼 전례 없는 위기에 맞서기보다 사람들을 국경 밖으로 쫓아낼 방법을 강구하기에만 바쁘다. 이는 매우 심각한 도덕적 파탄이다” 살릴 셰티

살릴 셰티 사무총장은 “다음 달 터키에서 열릴 G20 총회에서 각국 정상들은 세계적인 난민 위기 해결을 위해 유지 가능한 인도적 기금 확보를 보장할 수 있도록 분명한 일정과 함께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하기 전까지는 회의장을 떠나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지 못할 경우 리더십의 완전한 실패로 돌아가게 될 것”이라며 “수천 명이 바다에서 목숨을 잃거나 철조망 아래의 비참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 동안, 많은 국가들은 이처럼 전례 없는 위기에 맞서기보다 사람들을 국경 밖으로 쫓아낼 방법을 강구하기에만 바쁘다. 이는 매우 심각한 도덕적 파탄”이라고 말했다.

8개 계획

결국 난민 위기는 그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면 종식될 수 있다. 국가정부는 분쟁과 만연한 인권침해를 끝내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나, 이는 달성하기 어려울뿐더러 오랜 시간이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난민 위기로 인한 끔찍한 여파를 줄이기 위해 선진국들이 지금 바로 나설 수 있는 일도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다음 8개 우선 영역에 대해 구체적인 행동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

  1. 난민 위기에 대해 지속적이고, 충분하고, 예측 가능한 기금을 마련하라: 난민 위기에 관한 모든 인도적 기금은 반드시 충분한 투자를 받아야 하고, 더불어 대규모의 난민을 수용하고 있는 국가들에게 의미 있는 재정적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난민과 지역사회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2. 유엔난민기구(UNHCR)가 확인한 재정착 필요 난민들을 모두 이주시켜라: UNHCR 발표에 따르면 현재 취약한 상태로 재정착이 필요한 난민들은 115만 명에 이른다. 국제앰네스티는 향후 2년 내로 이 숫자가 145만 명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3. 난민에게 안전하고 합법적인 입국 경로를 마련하라: 모든 사람들은 피난할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위험한 뱃길을 떠날 필요가 없어야 한다. 정부는 난민의 가족 재통합을 더욱 간편하게 하고, 대상 국가로 이주해 망명을 신청할 수 없는 조건에 있는 취약한 난민들에게 인도적 비자를 발급할 수 있도록 하고, 해외 난민들에게 자국의 취업비자와 학생비자 발급 비율을 일정 부분 할당해야 한다.
  4. 생명을 구하라: 국가정부는 이주 정책을 적용하기보다 조난자 구조를 우선해야 한다. 바다를 건너려 하는 난민들을 비롯해 사람들이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했을 경우 정부는 수색구조 작전에 충분히 투자하고 즉시 조난자를 구조해야 한다.
  5. 국경지대에 도달한 난민들에게 입국을 허용하라: 이러한 난민들은 유효한 여행서류를 소지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공식적인 국경통과지역을 지나도록 허가 받아야 한다. 정부는 본국의 탄압이나 폭력을 피해 온 사람들을 막는 어떠한 조치도 취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조치에는 비자 또는 관련 서류 없이는 입국을 거부하거나, 난민들이 국경을 넘지 못하도록 사람들의 등과 경계 울타리를 떠밀거나, 위험한 경로를 택할 수밖에 없게 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6. 외국인혐오와 인종차별 타파를 위해 노력하라: 정부는 난민과 이주민이 경제적, 사회적 문제의 원인이라고 암시하거나 직접적으로 언급하는 것과 같이 먼저 외국인혐오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한 인종차별 또는 그 외의 차별을 명시하고 있거나, 사실상 그로 이어질 수 있는 법과 관행을 개정해야 한다. 또한 외국인혐오나 인종차별에 기반한 폭력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효과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7. 인신매매 타파를 위해 노력하라: 정부는 인신매매조직을 수사 및 기소할 수 있도록 효과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한 인신매매 피해자들에게 보호와 지원을 제공하고, 이들이 난민지위 인정 또는 재정착 절차를 신청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신매매 타파를 위한 모든 노력은 반드시 사람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8. 난민협약을 전세계적으로 비준하고, 국내적으로 강력한 난민 제도를 마련하라: 국가정부는 난민 지위를 신청하고 누릴 수 있는 권리를 법적으로 인정하고, 난민 신청을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하고, 난민의 기본권과 교육, 의료 등의 서비스 접근을 보장해야 한다.

영어전문 보기

Catastrophic moral failure as rich countries leave millions of refugees to cruel and uncertain fates

Eight-point plan to respond to global refugee crisis

  • Only a tenth of 1.15 million most vulnerable refugees being resettled
  • 86% of refugees now hosted in developing countries
  • UN refugee appeals chronically and severely underfunded

The catastrophic moral failure of world leaders who dither and squabble among themselves while callously leaving millions of people to suffer in disastrous humanitarian conditions will define their legacy for generations to come, said Amnesty International today as it released an eight-point plan to tackle the multiple global refugee crises.

Horrific violence in Syria, Iraq, Afghanistan, and multiple conflicts in sub-Saharan Africa and elsewhere have brought the global refugee population to historic highs. Meanwhile Southeast Asia’s “sailing season” is again getting under way, with many more refugees likely to join the thousands of Rohingya who have fled persecution in Myanmar, only to fall prey to trafficking and other abuses.

The response to these global refugee crises has been shameful, particularly from the world’s richest countries, who have ignored appeals for humanitarian aid and to resettle vulnerable people. Wealthy countries have offered resettlement places to only around a tenth of the 1.15 million people who need them. Meanwhile developing counties are hosting millions of refugees with almost no support.

“The unprecedented multiple global refugee crises are leaving millions of people in desperation, but the response of the wealthy countries is a catastrophic failure. This is a pivotal moment which will define current world leaders’ legacy for generations to come ? history will judge them very harshly unless they change course,” said Salil Shetty, Secretary General of Amnesty International.

“The international refugee protection regime drawn up as a crucial safeguard after World War II risks being left in tatters if world leaders continue in their deplorable failure to protect vulnerable people fleeing war and persecution. Refugees have an international right to seek and enjoy asylum.”

Poor countries bearing the brunt

While the increase in the number of refugees reaching the European Union has dominated headlines in recent months, the reality is that poorer countries are being forced to bear the brunt of coping with the world’s multiple refugee crises. Developing countries mainly in the Middle East, Africa and Asia are currently hosting 86% of the world’s total 19.5 million refugees.

Wealthier countries are not doing nearly enough to share the burden. Humanitarian appeals for refugee crises are consistently ? and often severely ? underfunded. For example, as of 2 October, the UN’s humanitarian appeal for Syrian refugees was only 46% funded, while the appeal for South Sudan refugees only reached a pitiful 17% of its goal. This is having a devastating impact on refugees’ access to food, medicine and other humanitarian assistance.

“When the G20 leaders meet next month in Turkey, they should not leave the room until they have a concrete plan with clear timelines to guarantee full and sustainable humanitarian funding for the world’s multiple refugee crises; anything less will be an utter failure of leadership,” said Salil Shetty.

“Instead of rising to the challenge of this unprecedented crisis, many governments have been busy devising ways to keep people outside their borders while thousands are dying at sea or enduring squalid conditions in the shadow of razor-wire fences. This is moral bankruptcy of the highest order.”

Eight-point plan

Ultimately, refugee crises end when their root causes are addressed. States should seek to end conflicts and widespread human rights abuses, but these goals are difficult to achieve and take time.

However, there are things the world’s richest countries can do right now to lessen the devastating impact of the world’s refugee crises. Amnesty International is calling for concerted action in eight priority areas:

  1. Continuous, sufficient and predictable funding for refugee crises: all humanitarian appeals for refugee crises must be fully funded, in addition to providing meaningful financial support to countries hosting large numbers of refugees to help them provide services to refugees and their host communities.
  2. Fulfilling all resettlement needs identified by the UN Refugee Agency (UNHCR): 1.15 million vulnerable refugees currently need resettlement, according to UNHCR. Amnesty International estimates this number could increase to 1.45 million over the next two years.
  3. Safe and legal routes for refugees: people should not have to embark on dangerous journeys to seek their right to refuge. States should facilitate family reunification for refugees, introduce humanitarian visas to allow vulnerable refugees who do not qualify for resettlement to travel to these states and apply for asylum, and allocate a proportion of their work and student visas programmes to refugees in other countries.
  4. Saving lives: states must prioritize saving people in distress over implementing immigration policies. In situations where people are in danger of death, including ? but not limited to ? people attempting sea crossings, states should invest in search and rescue operations and immediately come to the rescue of people in distress.
  5. Ensure access to territory for refugees arriving at borders: those seeking asylum should be allowed to enter through official border crossings, regardless of whether or not they have valid travel documents. States should refrain from taking any measures that prevent people from fleeing a country where they face persecution or violence; these include refusal of entry without visas or other documentation, push backs and border fences that prevent refugees from entering a country or forces them to take dangerous routes.
  6. Combat xenophobia and racism: governments must refrain from engaging in xenophobia themselves, for example by implying or directly claiming asylum-seekers and migrants are to blame for economic and social problems. Governments must also reform any laws or policies that explicitly or practically result in racial or other forms of discrimination. Governments must also have effective policies to address xenophobic and racial violence.
  7. Combat trafficking: states must take effective action to investigate and prosecute trafficking gangs. States should offer protection and assistance to victims of trafficking and ensure they have access to refugee status determination procedures and/or resettlement opportunities. All efforts to combat trafficking and people smuggling must put people’s safety first.
  8. Global ratification of the Refugee Convention and developing robust domestic refugee systems: states must recognize in law the right to seek and enjoy asylum, have fair domestic procedures to assess refugee claims and must guarantee refugees their fundamental rights and access to services, such as education and healthcare.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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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설장에서 관중의 환호를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파리 기후 협약 탈퇴 절차를 밟았다. 이로써 미국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파리 기후협약에 가입하지 않은 국가될 전망이다. 이 소식에 대해 쿠미 나이두(Kumi Naidoo) 국제앰네스티 사무총장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미국이 계속해서 파리 협약에서 탈퇴하려 시도하는 것은 이기적이고, 무모하며 끔찍한 행동이다. 어쩌면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가장 파괴적인 조치일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화석 연료 사용을 고수하는 것으로 더 많은 표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거기에는 수많은 생명의 대가가 따른다. 그는 세계인의 요구보다 자신 개인의 입장을 더 우선하며 인류를 구하려는 전 세계적 노력을 계획적으로 훼손하고 있다.

“기후위기는 우리 세대가 직면한 심각한 인권 위협 중 하나다.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세계 곳곳이 기근과 빈곤, 무주택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급격히 줄이지 않는 한 인권 재앙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세계 탄소 배출량 2위인 미국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 기후 협약 탈퇴는 기후위기로 존재 자체를 위협받고 있는 수천만 명에게 분명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그들이 죽든 말든 신경 쓰지 않겠다는 뜻이다.

 

배경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기후협약 공식 탈퇴를 위한 1년간의 절차를 밟기 시작했다. 탈퇴 절차는 2020년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난 다음 날 최종 완료될 예정이다.

파리 기후변화 협약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기후변화 협약으로, 125개국이 비준했으며 2016년 11월부터 발효되었다. 파리 기후협약에 따라 미국은 2025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26~28% 감축해 2005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려야 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강력한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2030년부터 2050년 사이 말라리아, 영양실조, 설사, 열 스트레스로 매년 25만 명이 숨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의 평균 기온이 2 °C 상승하면 10억 명 이상이 심각한 물 자원 부족을 겪게 된다. 또한 기후변화로 인해 2080년까지 기아에 시달리는 사람은 6억 명 이상으로 증가할 것이며, 홍수로 발생하는 이재민은 적어도 3억 3천만 명 이상이 될 전망이다.

또한 수십억 명이 생명권과 건강권, 식량과 물, 주거를 얻을 권리를 박탈당하게 된다. 기후변화의 악영향은 빈곤층, 특히 여성, 선주민 및 차별로 인한 소외계층에게 더 부당하고 심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화, 2019/11/26-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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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고는 Euronews에 먼저 게시되었습니다.

 

나는 숨을 죽이고 바르샤바의 법정에 앉아 있었다.
판사는 판결에 앞서 10분 휴정을 요청했다. 우리는 차분히 기다렸다. 모두의 마음에는 희망과 긴장이 뒤얽혀 있었다. 법정으로 돌아온 판사가 입을 열었다. 나는 폴란드어를 몰랐기 때문에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판사의 목소리 외에는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모두의 숨이 멈춘 것 같았다.

 

파시즘 중단을 촉구하는 현수막을 들고 있는 14명의 폴란드 여성들

 

며칠 전, 폴란드의 수도 바르샤바에 도착했다. 2017년 폴란드에서 파시즘에 맞서 싸웠던 14인 여성의 사건 재판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도착할 때가지만 해도 여러 재판 중 하나에 참석하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이번 재판이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재판이었던 것 같다. 혐오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는 이유만으로, 합법적인 집회를 방해한 혐의가 인정되는지 판결하는 재판이기 때문이다. 이 용감한 여성들을 처음 만난지도 거의 1년이 다 되어 간다. 그들은 파시즘에 맞서 일어섰던, 잊을 수 없는 그 날 밤에 대해 침착하게, 그리고 천천히 설명해주었다.

 

이 사건은 부당함으로 시작되었으나 정의로 마무리되었다. 폴란드에서 파시즘과 혐오는 용납되지 않을 것임을 알리는 메시지와 함께 말이다.

카트리넬 모톡 국제앰네스티 선임캠페이너

 

2017년 11월 11일, 바르샤바에서 독립기념일 행진이 있던 때였다. 폴란드의 독립을 기념하기 위해 매년 열리는 이 행사는 몇 년 전부터 일부 극우 단체로 인해 본래의 취지가 흐려지기 시작했다. 이들은 “하얀 유럽이 아니면 버려라”는 구호와 함께 인종차별적이고 국수주의적인 상징을 내걸었고, 조명탄과 폭죽을 쏘며 바르샤바 거리를 행진했다. 2017년, 14명의 여성은 행동해야 할 때라고 결심했다.

이들은 거리에 나와 “파시즘을 멈춰라(Fascism Stop)”라고 쓰인 배너를 펼쳤다. 혐오에 반대하는 이들의 평화적인 시위는 행진 참가자들을 격분하게 만들었다. 당시 동영상을 보면 사람들은 이들에게 발길질을 하고, 침을 뱉거나 고함을 질렀다. 이 여성들은 “창녀”, “좌파 놈들”, “걸레” 소리를 들었다. 밀쳐지고, 떠밀리고, 멱살을 잡히고 바닥에 끌리며 멍이 들고 찰과상을 입었다. 여성들 중 한 명은 땅바닥에 밀쳐진 이후 의식을 잃어 의료진의 치료가 필요하기도 했다.

 

파시즘 시위를 막다가 고립되어 공격을 당하고 있는 폴란드 여성 14인

 

정부는 터무니없는 이유를 들어 이러한 공격에 대한 수사를 조기 종료했다. 하지만 여성들은 2019년 2월 항소를 제기했고, 판사는 당시 폭력 사건에 대해 재수사를 진행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이 여성들은 합법적인 집회를 방해했다는 혐의로 기소되었고 벌금이 부과됐다. 그렇게 정의구현을 위한 싸움이 시작됐다. 이 싸움은 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폴란드 전역에서 같은 상황에 처했던 수백, 수천명의 시위대를 위한 것이었다.

그로부터 약 2년이 지나고, 우리는 바르샤바의 법원까지 왔다. 오후 1시, 여성들 중 몇 명이 판사 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증인 2명이 나왔다. 경찰관과 당시 행진의 진행 요원이었다. 이들의 증언을 통해, 나는 그날 밤의 정황을 자세히 알 수 있었다. 여성들이 마주했던 공격성, 발길질, 욕설, 여성들이 직접 부르고 나서야 나타난 경찰, 의식을 잃은 여성에게 응급처치를 하는 구급차, 이러한 폭력을 고발하려다 오히려 자신들이 고발당한 상황까지, 모든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여성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의 얼굴에는 용기와 긴장감이 뒤섞여 있었다. 누구든 그랬을 거다. 우리는 모두 이 사건이 어떻게 종결될지 궁금했다. 피고측 변호인이 최종변론을 하는 모습을 보며, 그 변호인이 약 1년 전에 내게 했던 말이 떠올랐다.

 

[1944년] 바르샤바 봉기가 일어났던 바로 그 바르샤바에서 파시스트들이 도심을 행진했어요. 그들을 막으려던 사람이 유죄를 선고받는 날이 오다니 믿기지가 않습니다.

 

여성들은 한 명 한 명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이름을 말했다. 이들은 당당하게 ‘무죄’를 선고받고 싶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발언하게 된 킨가는 그날 밤 혐오에 맞서 나설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있는 그대로, 그리고 감동적으로 설명했다.

‘할아버지께서는 1939년 전쟁에서 부상을 당하셨습니다. 어머니께서는 봉기에 참여하셨죠. 양아버지께서는 키엘체에서 국내군에 복무하셨고 할머니께서는 병원에서 일하셨습니다. 지금은 모두 돌아가셨지만, 오늘 벌어지고 있는 일을 이분들이 보지 못하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판결문이 발표되는 순간, 나는 무슨 말인지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계속해서 행운을 빌며 기도했다. (그런다고 바뀌는 것은 없었지만 그 순간 달리 뭘 해야 할지 몰랐다.) 그러다 갑자기 법정 곳곳에서 안도의 한숨 소리가 들렸다. 나는 동료를 돌아보며 물었다. “판사가 뭐라고 했어?” 동료는 이렇게 확인해주었다.

 

유죄가 아니래! 무죄래!

 

판사는 여성들의 표현의 자유와 집회의 자유를 지지했으며, 가장 중요한 점은, 여성들에게 “당신들이 옳다”고 말해주었다. 판사의 말이 끝나자, 법정에서는 축하의 박수가 터져나왔다.

나도 복받치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 다른 많은 사람들처럼, 절대 포기하지 않았던 이 여성들의 의지는 나에게 큰 영감이 되었다. 애초에 받지 말았어야 할 혐의에 맞서 싸웠다. 그리고 옳은 일을 위해 나서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판사에게 이해시키기까지 2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14명의 여성뿐만 아니라 최근 몇 년 동안 자신의 권리를 주장했다가 비슷한 혐의와 처벌을 받아야 했던 모든 시위대에게도 정의가 구현됐다.

전 세계의 앰네스티 활동가들은 폴란드 정부에 수만 통의 편지와 서명, 탄원을 보내주었다. 그와 더불어 이 여성들에게 계속해서 싸울 힘을 준 수백 건의 연대 메시지도 큰 도움이 되었다.

 

함께 서서 웃으며 사진을 찍는 폴란드 여성들

 

이 사건은 부당함으로 시작되었으나 정의로 마무리되었다.
폴란드에서 파시즘과 혐오는 용납되지 않을 것임을 알리는 메시지와 함께 말이다.

 

카트리넬 모톡은 국제앰네스티 선임캠페이너로, 점차 입지가 줄어들며 위험에 처한 인권옹호자를 위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습니다.
수, 2019/12/04-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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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앰네스티는 오늘 국회에서 통과된 <대체역의 편입 및 복무 등에 관한 법률>이 한국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을 계속해서 처벌하고 낙인 찍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법은 종교 혹은 다른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한 사람들이 교정시설에서 3년 동안 복무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통상 18개월의 징역에 처해졌던 과거와 달라진 부분이다. 2018년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은 각각 역사적인 판결을 통해 사실상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권리로 인정하였다.

아놀드 팡 (Arnold Fang) 국제앰네스티 동아시아 조사관은 “한국의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게 약속되었던 것은 순수 민간성격의 대체복무제였으나 이들에게 돌아온 것은 처벌이나 다름없는 결과였다. 통상 군복무의 2배에 달하는 기간 동안 감옥에서 일하도록 제한하는 것은 이들의 사상과 양심, 종교 혹은 신념의 자유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체복무 신청을 심사하는 위원회는 국방부 산하 병무청에 설치된다.

아놀드 팡 조사관은 “한국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인정하는 진전이 있었지만 오늘 통과된 법률은 이러한 기대를 저버렸다. 대체복무제는 군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순수 민간 성격의 기구 관할 하에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의 대체복무제는 36개월로 전 세계에서 가장 길다. 조사관은 다음과 같이 우려했다.

“이러한 명목상의 진전은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이 겪고 있는 인권침해를 끝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으며, 사실상 이들을 계속해서 범죄자로 취급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한국사회에서 이들에 대한 낙인찍기가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은 여전히 감옥에 가는 것으로 비춰질 것이고, 일자리를 구할 때 제약을 받을 것이다”

국제앰네스티는 한국 정부에 오늘 채택된 대체복무제를 임시조치로 삼고, 최종적으로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에게 명백히 처벌적이지 않으며 군으로부터 완전히 독립되고, 병역을 거부한 사유와 부합할 수 있는 대체복무제를 반드시 제공할 것을 촉구한다.

배경

60년 이상 매년 수백 명의 한국 청년들이 사회를 위해 봉사할 의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신념에 따라 병역을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유죄를 선고 받고 수감되었다. 이들은 대개 18개월의 징역형을 받았지만, 범죄 기록으로 인해 그보다 훨씬 긴 시간 동안 경제적, 사회적 불이익을 지속적으로 겪었다.

국제인권법과 기준은 징병제 국가에 순수 민간성격의 대체복무제 제공 의무를 명시하고 있다. 대체복무제도는 군복무 기간과 비등해야 하며, 이보다 길다면 반드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에 근거해야 한다.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신청을 평가하는 과정과 그 외 제반 사항 또한 민간 관할 하에 있어야 한다.

한편 데이비드 케이 (David Kaye) UN 의사ž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과 아흐메드 샤히드 (Ahmed Shaheed) UN 종교ž신념의 자유 특별보고관 또한 지난 11월 한국 정부에 보낸 서한을 통해 정부가 제출한 법안에 대해 비슷한 우려를 표했다. 이들은 법안이 대체복무를 이행할 권리를 명시하고 있지 않은 점을 비롯해 복무영역을 교정시설로 제한한 점, 객관적 근거 없이 군복무 기간 보다 긴 대체복무기간을 설정한 점 등본 법안의 국제인권기준 위반 요소들을 지적했다.

수, 2019/12/11- 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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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W4R 사례자 저메인 루쿠키

인권 옹호활동을 하다 32년 징역형을 받은 저메인 루쿠키

인권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징역 32년형을 선고받았던 부룬디 인권 옹호자 저메인 루쿠키Germain Rukuki가 항소법원에서 감형을 받고 7월 1일 마침내 석방되었다.

인권옹호자 저메인 루쿠키는 2018년, 날조된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아 지난 4년간 감옥에 수감되어 있었다. 2021년 6월 4일 은타항와 항소법원은 “반란 활동 참여”, “내부 국가 안보 위협” 및 “국가 권위에 대한 공격” 혐의로 저메인에게 유죄를 선고했던 기존 법원의 판결을 뒤집었다. 그러나 “반란”에 대한 유죄 판결은 유지되었다. 저메인의 형은 징역 1년 및 50,000 부룬디 프랑 (미화 약 25달러)의 벌금으로 감형되었고 최종적으로 7월 1일 저메인은 석방되었다.

국제앰네스티는 저메인 루쿠키가 수감된 직후부터 그의 석방을 위한 캠페인을 꾸준히 벌여왔다. 지난 2020년, 그는 국제앰네스티 연례 편지쓰기 캠페인 2020 Write for Rights에서 ‘위험에 처한 개인’ 중 1명으로 선정되었고 이후 전 세계 앰네스티 회원과 지지자들이 그의 석방을 촉구하며 캠페인에 동참했다. 캠페인 결과 한국에서 작성된 2,300여 통을 포함, 총 436,292통의 편지가 작성되어 부룬디 대통령에게 전달되었다.

전 세계에서 저메인의 석방을 위해 쉬지 않고 캠페인을 벌였던 수만 명의 인권 캠페이너들에게도 매우 기쁜 소식이다.

디프로스 무체나Deprose Muchena 국제앰네스티 동남아프리카 지역국장

이번 소식에 디프로스 무체나Deprose Muchena 국제앰네스티 동남아프리카 지역국장은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번 결과는 저메인과 그 가족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저메인의 석방을 위해 쉬지 않고 캠페인을 벌였던 수만 명의 인권 캠페이너들에게도 매우 기쁜 소식이다. 항소법원이 저메인의 징역형을 32년에서 1년으로 감형하기로 결정한 것은 올바른 선택이었다. 그러나 저메인이 인권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체포되고 기소되어 유죄를 선고받은 일은 처음부터 일어나지 않았어야 했다.”

“그에게 반란 혐의로 내려진 유죄 선고는 지금이라도 파기되어야 한다.”

저메인 루쿠키의 석방을 위해 함께해 주신 모든 회원과 지지자 분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금, 2021/07/0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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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네스티 영국지부가 CIA의 고문 프로그램을 규탄하며 제작한 캠페인 영상 “The Stuff of Life”의 스틸 장면. 물고문을 재연했다.

앰네스티 영국지부가 CIA의 고문 프로그램을 규탄하며 제작한 캠페인 영상 “The Stuff of Life”의 스틸 장면. 물고문을 재연했다.

 

지난 1월 20일, 미군 해군기지가 있는 쿠바 관타나모 만의 군사 법정에서 9/11 사건에 대한 재판 전 심리Pre-trial Hearing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두 명의 미국인 심리학자 제임스 E. 미첼James E. Mitchell과 존 “브루스” 제센John “Bruce” Jessen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두 사람은 CIA에 고용되어 소위 ‘고급 심문 기법’이라 불리는 고문 프로그램을 설계한 사람들이다. 해당 프로그램은 얼굴에 수건을 얹고 물을 붓는 물고문(워터보딩), 작은 상자 속 감금, 구타, 수면결핍 고문 등을 포함한다. 국제앰네스티는 이 두 사람을 포함해, CIA, FBI, 그 외 미 정부 기관 하에서 의뢰·승인·실행된 고문 및 국제법상 범죄와 관련된 사람들에 대해 실효성 있는 범죄 조사를 진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국제앰네스티 반(反)테러리즘 전문가 줄리아 홀Julia Hall은 이날 심리를 참관하기에 앞서 보도자료를 통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미첼과 제센을 포함해 미국의 고문 프로그램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정부의 보호를 받고 있으며, 때에 따라 승진까지 했다. 그들이 세간의 이목을 끌고 있는 심리에서 증언한다는 사실은 CIA가 대테러 프로그램의 핵심에서 인권 유린의 문제를 근절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면책은 미국 역사의 오점이다. 고문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으며, 고문을 감행하는 자는 반드시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

 

CIA가 자행한 잔혹한 고문

앰네스티 영국지부가 CIA의 고문 프로그램을 규탄하며 제작한 캠페인 영상 “The Stuff of Life”의 스틸 장면. 물고문을 재연했다.

앰네스티 영국지부가 CIA의 고문 프로그램을 규탄하며 제작한 캠페인 영상 “The Stuff of Life”의 스틸 장면. 물고문을 재연했다.

 
줄리아 홀은 심리 이후 뉴스위크Newsweek지에 오피니언 글을 게재했다. 해당 글은 제임스 미첼의 증언 내용을 상세하게 서술하고 있다.

“제임스 미첼은 맞은편에 앉은 이들을 고문했던 다양한 방법을 나열하며, 그리움에 젖은 듯한 얼굴로 증언을 이어갔다. 참관인으로 가득 찬 관타나모 구금 시설의 법정에서, 미첼은 9/11 사건의 피고인이었던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Khalid Sheikh Mohammed에게 수십 번 물고문을 가했으며 고문 대상을 벽에 여러 차례 처박는 “벽 고문”을 가했다고 회상했다. 또한 구금자들을 며칠 동안 세워 두며 잠들지 못하게 하고, 뺨을 때리고 고함을 지르며 욕설을 했다고 증언했다. 피고인 아들의 목을 그어 버리겠다며 위협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제임스 미첼은 맞은편에 앉은 이들을 고문했던 다양한 방법을 나열하며,
그리움에 젖은 듯한 얼굴로 증언을 이어갔다.

줄리아 홀, 국제앰네스티 반(反)테러리즘 전문가

 

이 고문을 당한 것은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만이 아니다. 람지 빈 알샤이브Ramzi bin al-Shaibh, 왈리드 빈 아타쉬Walid bin Attash, 암마르알 발루치Ammar al-Baluchi, 무스타파 알 호사위Mustafa al-Hawsawi을 포함한 피고인 5명 전원이 심문 과정에서 이와 같은 고문을 당했다. 피고 측 변호인단은 CIA의 심문 과정에서 FBI의 협조가 있었으며, 이에 따라 FBI 요원들이 기록한 진술은 모두 고문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줄리아 홀에 따르면 미첼과 제센이 고안하고 실행한 악명 높은 “고급 심문 기술”은 세계 각지의 ‘블랙 사이트(black site: 미국 국외에 있는 비밀 군사 시설)’에서 사람을 고문하는 데 사용됐다. 이들 고문 프로그램 책임자 중 처벌받은 이는 아무도 없다.

 

관타나모 법정에 선 이들은 폴란드, 리투아니아,
루마니아에서 고문과 부당대우를 당했다.

줄리아 홀, 국제앰네스티 반(反)테러리즘 전문가

 

미국의 블랙 사이트Black Site, 이에 공조한 유럽 국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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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미국의 블랙 사이트는 국외에 있는 비밀 군사 시설이다. 최소 3개국 이상의 유럽 국가들은 범세계적인 “테러와의 전쟁”을 내세우며 CIA 비밀 기지를 위한 부지를 제공했다. 관타나모 법정에 선 이들은 폴란드, 리투아니아, 루마니아에서 고문과 부당대우를 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해당 국가들이 국제법상 범죄인 고문에 공모했다는 사실은 법정에서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

 

폴란드

줄리아 홀에 따르면 유럽인권재판소는 폴란드를 상대로 한 민사 소송에서 폴란드가 CIA 구금자인 모하메드 알 나시리Mohammed al-Nashiri와 아부 주베이다Abu Zubaydah의 강제 실종과 고문에 공모했다는 혐의를 인정한 바 있다. 두 사람은 지금도 관타나모 수용소에 수감되어 있는 상태다. 칼리드 셰이크 모하메드, 왈리드 빈 아타쉬, 람지 빈 알 샤이브 역시 폴란드 키즈쿠티에서 2002년에서 2004년까지 운영되었던 블랙 사이트에 구금되어 있었다.

 

자국 내 블랙 사이트를 구축해 구금자들의 “실종”을 돕고,
고문과 부당대우를 부추겼던 유럽의 국가들에 책임을 물어야 할 때다.

줄리아 홀, 국제앰네스티 반(反)테러리즘과 인권 전문가

 

알 나시리는 모의 처형의 대상자가 되어 머리에 총이 겨눠 지기도 했다. 심문자들로부터 그의 어머니를 성폭행하겠다는 위협을 받은 적도 있었다. 백악관 법률 자문실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고문 행위를 정당화하기 위해 법률 의견서를 작성하고 이를 선전한 바 있다. 제임스 미첼이라면 알 나시리에게 가해진 “기술”들이 해당 의견서를 통해 승인된 수위를 넘어선 것이라고 말할 것이다. 그러나 2014년 상원 보고서를 통해 드러난 가학적인 행위들을 참고할 때, 백악관이 승인한 고급 심문 기술이 주로 심문자의 권력 과시를 위해 사용되었으며, 일부 구금자들에게는 더욱 악랄한 인권침해를 가하는 원동력이자 구실이 된 것으로 보인다.

 

리투아니아

2014년 상원 보고서는 9/11 사건의 피고인 중 한 명인 무스타파 알 호사위Mustafa al-Hawsawi의 항문 강간과 관련된 문제를 조명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내 비밀 수용소에서 “과도한 무력을 동원해” 이루어진 “직장 검사”를 당했고 그 결과 만성 치질, 항문 치열, 직장 탈출증 진단을 받았다.

줄리아 홀의 글에 따르면, 이러한 신체적 손상으로 인한 고통은 그가 2005년 리투아니아의 비밀 수용소로 이송될 당시 중요한 문제로 불거진 바 있다. 리투아니아 정부가 알 호사위를 비롯, 급성 질병에 시달리는 다른 구금자들의 치료를 거부했기 때문이다.

한편 유럽인권재판소ECHR는 리투아니아 내 CIA 비밀 수용소에서 자행된 아부 주베이다의 실종 및 고문 과정에 리투아니아 정부가 조력했다는 사실을 인정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유럽인권재판소에서는 무스타파 알 호사위가 리투아니아를 상대로 벌이는 민사 소송이 진행될 예정이다.

2002년에서 2006년 사이에 폴란드, 리투아니아, 루마니아에서 CIA 비밀 기지가 운영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관타나모 문제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지금, 블랙 사이트를 운영했던 유럽 내 미국 우방 국가들은 해당 기지에서 구금자의 실종, 고문 및 기타 부당 대우에 관여한 사람들을 조사해야 한다. 아울러 가해자들에게는 반드시 정의가 실현되어야 한다.

금, 2020/02/28-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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