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06~10.22] 우리지역에서는 지금 무슨일이?


얼마 전 페이스북이 블록체인 기반의 공유경제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는 한 웹사이트(bluewhale.foundation)의 링크를 차단하고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다. 제보에 따르면 페이스북 게시물에 링크 주소를 입력하는 것은 물론, 페이스북 개인 메시지에서의 링크 공유도 금지되었다. 경고문에는 해당 링크가 페이스북의 보안 시스템에서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탐지되었다는 내용이 있었으나, 위 웹사이트는 보안에 위협적인 요소가 전혀 없었다. 위 웹사이트를 소개하려던 이용자는 페이스북의 이러한 링크 차단 조치가 잘못된 것으로 보고, 경고문이 제공하고 있는 이의제기 링크에 접속하여 차단 해제를 여러 차례 요청하였으나 묵묵부답이었다. 해당 링크는 2주일 가량이 지난 뒤에서야 차단이 풀렸다.
페이스북의 잘못된 조치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비영리 재단이 운영하는 공정무역 쇼핑몰 ‘아름다운 커피’의 웹사이트 링크 역시 스팸이라는 이유로 차단되었고, 해당 링크를 포함하고 있는 개인의 기존 게시물들마저 타임라인에서 모두 삭제 처리되었다가 아름다운 커피 측의 여러 차례에 걸친 이의제기 후에야 복구되었다. 또한 한 이용자는 2016년 강남역 살인 사건을 추모하는 내용의 게시물을 올렸다가 해당 게시물이 페이스북의 커뮤니티 규정을 위반하였다는 이유로 24시간 동안 계정 활동을 정지당한 사례도 있었다. 당시 페이스북은 이해하기 어려운 조치들을 이어가면서 이용자들로부터 ‘블루일베’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그 외에도 페이스북의 자의적인 커뮤니티 약관 적용 혹은 자동화 시스템의 오류로 인한 부당한 링크 차단, 게시물 삭제 및 계정 조치 사례는 부지기수로 발견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페이스북이 이와 같이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면서도, 어떠한 사전 고지나 구체적인 기준과 경위를 설명하지 않고 ‘커뮤니티 약관 위반’, ‘보안 문제’ 등의 추상적인 이유만을 들며 일방적인 조치 후 통보만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유를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링크나 게시물, 계정 활동을 차단당한 이용자들은 페이스북이 제대로 커뮤니티 약관을 적용한 것인지, 어떻게 항변을 해야 하는 것인지도 알 수가 없어 황당함과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페이스북은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링크를 제공하고는 있으나, 이에 대한 검토는 페이스북 본사의 소관으로 미루고 있기 때문에 한국 이용자들과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이나 빠른 대응을 기대하기 어렵다. 페이스북 코리아는 한국 이용자들의 관련 요청과 항의에 대하여 한국 지사는 이용 제한 조치에 대한 권한이 없다는 대답만 반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은 지난 4월, 약관 위배를 이유로 삭제된 게시물에 대해 이용자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를 확대하면서, 신고 접수와 콘텐츠 심의는 40개 이상의 언어로 24시간 콘텐츠를 살펴보는 약 7,500명으로 구성된 커뮤니티 오퍼레이션(Community operations) 팀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밝히며, 이용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한 발전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여전한 페이스북의 잦은 조치 오류는 글로벌 기업인 페이스북이 수많은 웹사이트들의 성격, 수많은 나라의 언어와 사회적 맥락을 고려할 충분한 역량을 갖추지 못한 채 무리하게 콘텐츠 검열을 행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또한 이의제기에 대한 검토와 결정이 본사 팀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도록 하는 정책으로 인해, 한국을 비롯한 각국의 이용자들은 이의제기를 하여도 오랜 시일 동안 답변조차 받지 못한 채 무작정 기다려야 하는 등, 이용자의 권익 보호를 위한 절차가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용자들의 게시물이나 계정을 조치하는 것이 표현의 자유와 알 권리를 침해하는 것임은 물론, 대중의 신뢰가 중요한 기업, 기관의 웹사이트 링크를 함부로 차단하는 것이 큰 피해를 불러올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임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비록 큰 규모의 소셜 미디어 안에서 조치상의 오류는 피할 수 없는 일이라고 하더라도, 적어도 잘못된 조치로 발생할 수 있는 각국 이용자들의 피해를 최대한 신속하게 회복하기 위한 절차와 창구를 제대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 각국 이용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곧 세계 시장을 독점하는 글로벌 IT 공룡 기업의 최소한의 사회적 책임일 것이다.
2018년 8월 7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02-581-1643, [email protected]
지난 1월 28일 페이스북과 SK브로드밴드가 캐시서버이용료 및 ‘망이용료’에 대해서 합의를 했다고 한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위 합의가 인터넷의 구성원리인 망중립성의 정신에 반하는 선례를 남겨 앞으로의 국민의 인터넷 이용에 심대한 부담을 지우게 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이번 사태의 원인인 2014. 11. 5. 개정 상호접속고시(전기통신설비의 상호접속기준)로 도입된 발신자 종량제 원칙의 폐지를 요구한다.
위 고시는 2016년 1월 1일부터 망사업자들 사이의 상호접속에 발신자 종량제를 의무화하였는데 이는 발신자들 즉 인터넷에 정보를 제공하는 자들의 표현행위를 위축시킬 위험이 있었다. 망사업자가 타 망사업자에게 지출하는 발신자 종량제 상의 접속료의 부담을 콘텐츠제공자에게 전가할 동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 그 위험이 현실화되었다. 페이스북의 캐시서버를 서비스하던 KT가 타 망사업자(SKB)에 지출하던 접속료를 못 견디고 페이스북에 더 높은 접속료를 요구하였고 결국 페이스북이 모든 부담을 뒤집어쓴 셈이 되었다. 앞으로 개인이든 기업이든 자기가 무료로 올린 콘텐츠가 인기를 끌어 트래픽이 늘어나면 자신의 망사업자로부터 엄청난 접속료 인상 압력을 견뎌내거나 모든 대형 망사업자와 일일이 별도로 접속료를 내는 수밖에 없게 되었다.
사실 이미 2016년 발신자종량제 시행부터 인터넷접속료가 50~60% 인상되었고 세계 유일하게 접속료가 떨어지지 않는 기현상을 계속 보이면서 2018년 현재, 우리나라의 인터넷접속료는 $9.22/Mbps로 미국과 유럽의 각각 4.3배, 7.2배 정도에 일본의 $2 싱가폴의 $1.39에 비해 최고수준이다(Telegeogrphay 2018). 이런 상황에서 페이스북까지 2016년 발신자 종량제로 발생한 접속료 인상 압력에 굴복하게 되니 우리나라 스타트업계의 미래는 더욱 어두울 수밖에 없다. 또 우리나라의 갈라파고스적 ‘인트라넷’의 위상은 계속 심화될 것이다. 왜냐하면 해외사업자는 대형 망사업자에 일일이 캐시서버를 하나씩 설치할 자원이 없으면 텀블러 및 각종 게임사이트들처럼 해외서버에 위치하면서 혼잡도 상승과 이용속도 지연을 버텨내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페이스북과 SK브로드밴드의 합의는 일종의 정산피어링(paid peering, 아래 설명)계약의 일종으로 그 자체는 망중립성을 직접 위반한다고 하기는 어렵다. 콘텐츠제공자가 망사업자 및 그 이용자들과 직접 소통하기 위해 피어링을 하다가 더 왕성한 소통을 하고 싶다면 이 소통이 지연없이 이루어지도록 더 큰 용량의 연결을 요구할 수 있고 연결상대인 망사업자가 그 용량확장을 받아주도록 금전적으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다. 2013년 구글과 프렌치텔레콤(Orange)의 딜이 그랬고 2014년 넷플릭스와 컴캐스트의 딜이 그랬으며 많은 CDN들이 그런 조건으로 망사업자들과 접속하고 있다. 이번 사태 이전에 페이스북과 KT도 그런 관계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정산피어링 합의는 다음과 같은 문제가 있다. 첫째, 국가가 합의를 강요하였다. 인터넷이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망중립성이 중요한 만큼 물리적 접속의 자유도 중요하다. 단말들이 자유롭게 접속하고 접속비용을 조달할 수 있어야 하는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상호접속고시를 통해 강제로 콘텐츠제공자 쪽에 접속비용이 전가되도록 하였다. 특히 또 다른 국가기관인 방송통신위원회는 2018년 3월 콘텐츠제공자인 페이스북이 종량제 상호접속료의 부담을 받아들일 것을 거부하자 행정제재까지 하여 결국 국가가 SKB 캐시서버를 페이스북에 강매한 꼴이 되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이런 태도를 연장해보자면, 중소스타트업이 접속용량을 제때 늘리지 못해 지연이라도 발생하면 “이용자 이익 저해”의 책임을 자신들이 뒤집어쓰고 유료캐시서버 설치나 대용량회선을 강매당하는 일도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둘째, 강요의 방법이 망중립성의 정신에 정면으로 반한다. 현 상호접속고시 하에서는 망사업자들은 상호접속료를 접속용량에 따라 받는 것이 아니라 누적정보전달량에 따라 주고받는다. 망사업자들 간에 이렇게 거래가 이루어지면 당연히 이용자나 콘텐츠제공자에게도 정보전달량에 따라 과금을 할 동기가 발생하고 결국은 접속료가 아니라 돈에 비례해서 정보전달을 해주는 “정보배달료(termination fee)”가 되어버린다. 즉 모든 단말들이 서로 돈을 받지 않고 조건없이 모든 단말들의 정보를 서로 전달해준다는 인터넷의 상부상조의 원칙인 망중립성을 위반하는 것이다.
인터넷은 수많은 단말들의 집합체이며 이들 단말들은 스스로 정보를 발신·수신하기도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단말들이 발신·수신하는 정보를 전달해준다는 것이다. 바로 이 덕분에 전세계에 널리 흩어져 있는 단말들과 직접 접속하지 않고도 각자의 손바닥 안에서 그 단말들에 올라있는 웹사이트에 ‘방문’할 수 있는 것이다. 이때 정보의 전달은 상부상조의 정신으로 정보의 내용이나 수발신처 및 관련 어플리케이션의 종류에 관계없이 무료로 해준다는 것이 망중립성이다. 망중립성의 다른 이름은 ‘정보배달료(언론에서 ‘망이용료’, ‘망사용료’라고 부르고 있는)는 없다’는 것이다. 물론 단말들 사이에 물리적 연결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 즉 접속료는 연결의 용량에 비례하여 단말들 간에 주고받게 된다. 이때 한 단말그룹이 다른 단말그룹과의 연결을 동등하게 원하여 접속료를 무료로 하여 접속하기도 하고(peering), 그 연결을 더 강하게 원하는 한쪽 단말그룹이 접속료를 내기도 하고(paid peering), 한 그룹이 다른 단말그룹을 제3의 단말그룹들과 연결해주면서 제3의 단말그룹들과의 연결을 유지하는 비용을 회수하기 위한 중계접속료(transit fee)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이렇게 자유롭게 물리적 접속이 우선 짜여지면 정보전달 자체는 차별없이 무상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 망중립성이다.
정보배달료를 받으나 접속료를 받으나 조삼모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오산이다. 불특정다수와 확장성 있는 대화를 할 수 있는 월드와이드웹은 인터넷의 꽃이자 인터넷의 문명사적 의미이다. 이 월드와이드웹의 성공은 저마다 더 많은 정보 앱 및 플랫폼을 무료로 온라인에 올릴 수 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들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지구 반대편의 누군가 자기가 올린 정보를 가져갔다고 해서 그 전달비용을 물어야 할 걱정을 하지 않아서 가능했던 것이다. 정보배달료는 도서관에 가서 책을 더 많이 본 사람에게 돈을 더 내라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책을 더 많이 봐서 도서관의 시설을 늘려야 한다면 돈을 낼 수는 있을 것이다. 피어링이든 트랜짓이든 더 큰 용량의 접속을 원하면 더 많은 돈을 내는 것과 같다. 그러나 시설은 똑같이 쓰면서 더 많은 책을 봤다고 해서 돈을 더 받는 것은 표현의 자유에 세금을 물리는 것이다. 인터넷의 기획 즉 표현의 자유, 정보의 자유의 규모화(scaling)를 포기하라는 것이다. 발신자 종량제는 바로 표현의 자유와 정보의 자유에 세금을 물리는 셈이다. 페이스북은 돈이 많아서 괜찮을지 모르겠지만 상호접속고시 때문에 구조적으로 서비스 및 콘텐츠 서버가 기피되는 환경에서 중소스타트업들은 바이럴한 성공이 도리어 두려운 지경이 되었다.
전세계에서 유일하게 존재하며 망중립성을 위협하고 스타트업들의 인터넷접속료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게 만든 발신자 종량제 원칙을 폐지할 것을 요구한다.
2019년 2월 27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관련 글]
운동의 ‘규모화’, 망중립성 수호의 중요성 (한겨레, 2019.01.17.)
‘망 이용 대가’는 없다 (한겨레, 2018.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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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외 업무, 산재 인정 여부는…스트레스 등 정신적 피해도 산재로 봐야 (헤럴드경제)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한 시간의 경계가 없는 노동으로 스트레스 등 정신적 질병을 앓고 있다면 산업재해로 인정될까. 아직 법률 규정만으로 본다면 산재 인정은 어려워 보인다. 정신적 건강에 대한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의 대응은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기 때문이다.
다만 SNS, 스마트기기를 통한 장시간 노동이 근로자의 산업안전보건, 특히 정신적 안전보건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보고서 등이 나오는 등 산재로 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아래 주소에서 기사 전문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지난 7월 7일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
표현의 자유로 보호되는 인터넷에 게시된 특정한 정보를 허위라는 이유로 처벌하려면 그 표현 자체가 중요한 법익에 명백·현존한 위험을 초래해야 한다. 이러한 이유로 2010년 헌법재판소는 단순히 “공익을 해할 목적”을 가진 “허위의 통신”을 처벌하는 허위사실공표죄에 대해 “공익”이 너무 불분명하다며 위헌판정을 내린 바 있다(헌재 2010. 12. 28. 2008헌바157 등). 그런데 “이용자 식별부호”나 “사진·영상 또는 신분”을 “자신의 것으로 사칭”하는 행위가 어떤 법익에 명백하고 현존한 위험을 초래하는지 예측하기가 어렵다. 제안 이유에는 “타인 사칭”이 곧바로 “인격권 침해”를 일으킨다는 주장이 있지만 설득력이 없다. 동의를 받지 않고 다른 이를 사칭하면 바로 범죄행위가 되는데, 여기에는 패러디 계정이나 팬 계정을 만드는 것도 포함될 수 있다. 만약 유재석의 팬이 특별히 자신의 신분을 밝힘이 없이 페이스북 프로필에 유재석의 사진을 올려놓는다면 처벌받을 수도 있는 것이다. 또한 실존인물을 소재로 한 웹소설이나 웹툰이 1인칭으로 서사가 전개되면 모두 처벌의 위험이 있다. 도널드 트럼프의 여성편력을 비판하기 위해 트럼프의 사진을 올려놓고 “I LOVE WOMEN”이라고 해도 처벌의 위험이 있다. 미국의 몇 개 주에서 온라인상 타인사칭(Online Impersonation)을 처벌하는 법을 도입했지만 타인에게 사기나 명예훼손을 저지를 의도를 초과주관적 요건으로 두고 있어 사기나 명예훼손에 대한 일종의 미수죄로 기능하기 때문에 이 법안과는 다르며 이마저도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고 비판받고 있는 상황이다.
설령 표현의 자유 침해를 묵과하더라도 2차 피해 예방을 위해 타인사칭을 처벌하는 것은 위헌적인 “포괄적” 예비·음모죄의 신설이다. 현행법상 타인사칭의 경우 사칭을 넘어 2차 피해를 발생시키는 개인정보 침해, 명예훼손, 사기 등 실질적인 범죄행위가 있을 경우 해당 범죄로 처벌이 가능하다. 그런데 이번 법안은 그런 피해도 없고 그런 피해를 발생시킬 목표도 없는 타인사칭 자체를 예방의 차원에서 처벌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형법은 제28조에서 “범죄의 음모 또는 예비행위가 실행의 착수에 이르지 아니한 때에는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벌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면서 아주 예외적인 경우에만 음모 또는 예비행위를 처벌한다는 형사정책적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우리나라 형법 및 특별법상 예비·음모를 별도로 처벌하는 범죄는 내란음모죄, 살인예비죄, 마약소지죄 등 범죄 발생의 예방이 중요한 중대한 범죄에 국한되어 있다. 과연 타인사칭 자체가 그렇게 중대한 범죄의 예비 또는 음모가 될 만한 행위인가?
’타인사칭’ 정보 자체가 불법정보로 규정된 이상 불법정보를 퇴치해야 할 도의적 책임을 느끼는 인터넷사업자들은 ‘타인사칭’을 막기 위해 필연적으로 게시자가 해당 정보가 타인의 정보가 아니거나 동의를 받았음을 증명하는 절차를 마련할 것이다. 또한 ‘SNS’상 타인사칭을 처벌한다는 개정안의 입법취지와는 달리 법 문언상으로는 플랫폼을 제한하지 않고 있어 결과적으로 모든 정보통신망 서비스에 적용되게 된다. 그렇다면 이 법은 지난 2012년 헌법재판소가 사망선고를 내린 ‘인터넷 실명제’를 부활시키는 법인 것이다(헌재 2012. 8. 23. 2010헌마47 등). 인터넷 실명제는 익명표현의 자유에 대한 중대한 침해일 뿐만 아니라,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본인확인조치를 이행할 의무도 지우므로 사업자의 언론의 자유 및 직업수행의 자유도 침해한다. 이미 카카오톡, 네이버, 다음, 페이스북 등 사업자들은 운영규정에 따라 사칭 계정 신고가 들어오면 본인 확인 후 계정 폐쇄 등의 조치를 자율적으로 해주고 있다. 그런데 동 법이 통과되면 타인사칭 방지를 위해 사업자들은 계정 생성시 본인확인을 요구하게 될 것이 명약관화하다.
타인사칭을 당한 피해자의 인격권에 대한 침해와 정신적 고통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고자 하는 선의는 이해하나, 그렇다면 국가공권력의 개입은 실제로 그런 침해나 고통이 있는 경우에만 한정되어야 한다. 오프라인상에 타인사칭죄라는 것이 없는 것만 보아도 모든 타인사칭에 그런 침해와 고통이 따르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온라인상 행위만 처벌하는 법의 신설은 인터넷을 죽이려는 시도이다. 타인사칭 처벌법은 형사처벌의 과잉이며 실명제를 강요하고 있으므로 도입되어서는 안 된다.
2016년 10월 10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master@openne
최순실 씨에게 태블릿PC를 개설해준 것으로 알려진 청와대 김한수 행정관이 2012년 새누리당 대선캠프 미디어본부 팀장 시절 이른바 ‘십알단’과 같은 형태의 불법 SNS 선거운동을 벌였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김한수 행정관은 2012년 당시 자신이 대표로 있던 마레이컴퍼니 명의로 ‘Truebank’라는 이름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열어 박근혜 후보 홍보 페이지를 운영했다고 JTBC가 지난 7일 보도했다.
뉴스타파는 김 행정관이 단지 홈페이지 운영에 머문 것이 아니라 ‘Truebank’와 ‘마레이’란 이름의 트위터 계정 등을 운영하면서 야당 후보를 비방하고 박근혜 후보를 치켜세우는 내용을 올리고, 이를 비슷한 형태의 트위트 계정 수십개가 확산시키는 방법으로 SNS 선거운동을 벌인 정황을 확인했다.
이들 계정들은 대부분 2012년에 개설돼 박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인 2013년 8월~9월 경에 활동을 멈춘 상태다.

박근혜 후보에게 유리한 내용을 퍼나르는데 사용된 김한수 행정관 관련 트위터 계정들
2012년 대선 당시 새누리당의 대선캠프에는 별도의 SNS 선거운동본부가 있었는데 김 행정관은 SNS 본부가 아닌 미디어본부의 팀장을 맡고 있었다.
김 씨 관련 트위터 계정들의 활동 방식은 지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이나 십알단 사건에서 드러난 트위터 운영과 비슷하다. 이 계정들은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을 담은 트윗을 동시에 퍼나르거나 극우보수 논객이나 일베의 글을 집중적으로 리트윗했다.


마레이, 트루뱅크 계정이 리트윗한 야당후보 비방 트윗
박철완 당시 새누리당 대선캠프 디지털 전략기획실장은 김한수 행정관이 별도의 비선조직을 운영했다고 언론에서 밝혔다는 점에서 김 행정관이 속한 비선조직이 Truebank 홈페이지와 트위터 운영을 통해 불법적인 선거운동을 벌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선거법 상 SNS에서의 선거운동은 자유롭게 보장되지만 선관위에 신고하지 않은 선거운동, 사무실에서 고용한 사람들에게 대가를 지불하며 이뤄지는 SNS 선거운동은 불법이다.
지난 대선에서 이 같은 혐의로 서강바른포럼 간부들이 법원에서 유죄를 선고 받았고, 이른바 ‘십알단’을 운영했던 윤정훈 목사도 유죄 선고를 받았다.
김한수 행정관은 현재 청와대 뉴미디어비서관실에서 선임행정관으로 일하고 있다.
이른바 ‘SNS기동대’ 사건의 책임자로 공직선거법 위반 판결을 받았던 한 인사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경선캠프(이하 ‘문재인캠프’)에서 다시 SNS 업무를 맡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SNS기동대는 지난 18대 대선 당시 민주통합당 소속 국회의원들의 보좌진이 모여 만든 사조직으로, 대선 기간동안 조직적 SNS 활동을 벌이다 적발됐다.
뉴스타파는 대선 후보자 검증 취재의 일환으로, 후보자 또는 캠프 인사가 연루된 공직선거법,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의 재판자료를 모아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의 SNS 관련 업무를 담당했던 조한기 전 뉴미디어지원단장과 보좌관 차 모 씨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각각 9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사건의 항소심 판결문에는 18대 대선 당시 문재인캠프의 SNS 활동 내용이 상세히 기록돼 있다. 판결문에 따르면, 선거 2달 전인 11월 초 차 씨를 비롯한 민주통합당 보좌진 20여 명은 △전략기획팀, △메시지팀, △실무지원팀 3개 팀으로 구성된 SNS 기동대를 결성했다.

이들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에서 문재인 후보의 당선을 위한 메시지를 기획, 생산, 유포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오전 9시 오프라인 회의를 시작으로 오전 10시와 오후 1시반 집중 유포, 오후 1시 온라인 회의, 오후 3시 반응 모니터링 등 시간대에 맞춰 조직적인 활동을 펼쳤다.
같은 해 12월 3일, SNS기동대는 10개 팀, 70여 명 규모의 SNS지원단으로 확대·개편됐다. 조한기 전 단장은 이 SNS지원단의 책임자였다.

이를 위해 당시 민주통합당은 여의도 신동해빌딩 6층에 새 정당 사무실을 냈다. 이때 들여온 컴퓨터의 수는 90대가 넘었다. SNS기동대는 포털사이트와 인터넷 커뮤니티를 각각 담당하는 ‘대응2팀’과 ‘대응3팀’과 함께 ‘대응1팀’으로 편입돼 기존의 SNS 활동을 이어나갔다. 국정원 오피스텔 사건(12월 11일)과 십알단’ 사건(12월 13일)이 연이어 발생하고, 새누리당의 제보를 받은 선관위가 현장조사에 나섰지만 이들의 활동은 선거 당일까지 계속됐다.
판결문에 등장한 SNS기동대 소속 보좌진의 트위터 계정을 분석해보니 차 씨의 경우 하루 100건이 넘는 트위터 글을 작성하기도 했다. 이들이 남긴 글 가운데는 일반적인 홍보활동으로 보기 힘든 상대 후보에 대한 원색적인 비판도 포함돼 있었다.

18대 대선을 닷새 앞둔 12월 14일, 새누리당의 제보를 받은 선관위 직원들이 SNS지원단의 사무실이 있던 신동해빌딩에 대한 현장조사를 시도했다. 당직자들의 저지로 이날 선관위의 현장조사는 무산됐지만, 결국 검찰 기소로 이어졌다. 당시 민주통합당은 이에 대해 국정원 선거개입사건과 십알단 사건에 대한 ‘물타기’이자 정치적 탄압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판결문에 나타난 문재인캠프 내부의 사정은 달랐다. 재판부는 수사과정에서 입수한 ‘SNS기동대 백서’ 등의 자료를 근거로 SNS기동대와 SNS지원단이 위법성을 인지하고 있는 상태에서도 활동을 지속했다고 봤다. 또 차 씨를 비롯한 SNS기동대는 자신의 활동이 언론 등에 유출되지 않도록 내부 단속을 하는 한편, 문제가 불거진 이후에는 활동의 흔적을 없애도록 지시한 것으로 나타난다.
‘조직적 대응 뉘앙스가 풍기지 않도록 엄중 경계해야한다’
– 2012.12.7 SNS기동대 백서
‘언론에 유출되면 심각해질 수 있으므로 보안에 신경쓰라’
– 2012.12.24 차00 보좌관의 이메일
‘조직적 SNS 대응 활동이 알려지면 문제가 생기니 노출되지 않게 주의하라고 했다’
– 차00 보좌관의 검찰 진술
‘검찰이 수사할수 있어 최소인력만 남겼으며 카카오톡 단체창도 폭파시켜 버렸다’
– 2012.12.14 선관위 현장조사 직후 발송한 메시지
항소심 재판부는 이같은 증거들을 종합해 SNS기동대가 현행 선거법이 금지하고 있는 선거운동 목적의 ‘사조직’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공직선거법(87조 2항)은 누구든지 특정 후보의 선거운동을 위해 연구소·동우회·향우회·산악회·조기축구회, 정당의 외곽단체 등 목적 여하를 불문하고 사조직을 설립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SNS지원단 활동의 경우, 유사시설 설립 금지 조항(신·구법 89조 1항)이 적용됐다. 선거사무소로 신고되지 않은 신동해빌딩 6층 사무실에서 선거 운동을 해 신고된 선거사무소, 선거연락소, 선거대책기구 외에서는 유사 시설을 설치해서는 안된다는 현행법을 어겼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양형 사유를 밝히며 이 사건의 성격이 단순한 법리 오인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다만 허위나 노골적인 비방은 없어 벌금형을 선고한다고 판시했다.
선거 관계인 신분으로서 선거 승리에만 집착해 그 위법성을 인지하고도 범행에 나아갔다. 또 단순한 온라인상에서 개인의 정치적 의견을 표현한 정도의 것이 아니라 위법한 유사기관을 기반으로 특정 후보에 대한 유리한 자료 등을 조직적으로 취한한 후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파급효과가 큰 SNS 매체를 이용하여 선거일 전날까지 집중 전파시킨 것으로서 선거에 미친 영향력이 작다고 볼 수 없다.
뉴스타파는 당시 SNS기동대 사건으로 선거법 위반 선고를 받았던 조한기 전 단장이 지난달 초 문재인캠프에 정식 합류한 사실을 확인했다. 19대 대선에서도 캠프의 SNS 팀을 맡았다. ‘SNS 생산과 대응팀'(가칭)으로 불리는 이 SNS팀은 국회 전현직 보좌관 2명과 일반 전문가 4명으로 구성됐다.

조 전 단장은 취재진과 만나 이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당시 판결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이뤄졌다고 말했다. 조직적 SNS 활동은 여당이 국정원, 십알단을 동원해 불법 SNS 활동을 벌이는 상황에서 불가피 했다고 말했다.
국정원과 사이버 사령부, 십알단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당한 것이라 생각한다. 여야의 균형 맞추려 한 것으로 보인다. 불법사무소 차린 것도 아니고 아르바이트생을 구해 트위터 활동을 하라고 한 것 아닌데 억울하게 당한 것이다. 여당이 SNS 상에서 물량 공세를 하는 상황에서 보좌진들의 조직적인 SNS 활동은 불가피했다. 최소한의 방어는 해야할 상황이었다.
조한기 전 18대 대선 뉴미디어지원단장
취재진은 선거법 위반 전력을 갖고 있는 조 전 단장이 캠프에 합류하게 된 경위를 문재인캠프에 공식 질의했다. 이에 대해 캠프 측은 “선거법상 문제점이 드러나 별도의 입법 조치가 이뤄진 사안”이라며 “내부적으로 SNS 팀장으로 활동하는데 결격사유가 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해 합류하게 된 것”이라고 답했다.
취재 : 오대양, 박중석, 신동윤
촬영 : 김기철, 최형석
편집 : 박서영
CG : 정동우

전국 370개 시민사회단체들이 참여하는 <2017대선주권자행동>은 4월 11일(화) 오전 11시 30분, 서울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인증샷 캠페인 ‘Vote for 새로운 대한민국’기자회견을 개최합니다.
인증샷 캠페인은 2017년 촛불 대선을 ‘막말과 네거티브가 아니라 새로운 대한민국을 위한 촛불개혁과제 실현을 위한 경쟁의 장으로 만들자’는 취지로, 주권자들이 자신들이 요구하는 정책을 적어 인증샷을 찍고 후보자들에게 강력하게 요청하자는 캠페인입니다.
캠페인 참여는 2017대선주권자행동이 제안하는 양식에 내용을 작성해 “bit.ly/주권자인증샷”에 게시하고 자신의 SNS에 #Votefor, #투표합니다 혹은 #새로운대한민국과 함께 공유하는 방식입니다.
기자회견에는 환경, 여성, 인권, 중소상인, 청년, 권력감시단체 등의 회원 2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며, 각 이슈마다 패널을 들고 퍼포먼스를 연출할 예정입니다.
인증샷 캠페인은 11일 기자회견과 함께 시작해 21일까지 매일 11시부터 17시까지 광화문역 7번 출구 앞에서 진행됩니다. 또한 12일 환경운동연합, 13일 참여연대 등 각 단체가 해당 날짜마다 주제를 특화해 특별 이벤트를 전개합니다. 특히 4월 15일 22차 촛불행동에서는 전체 참가자들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자 합니다.
문의 : 신우용 서울환경운동연합국장 [email protected] 010-3119-2228
안숙희 환경연합 활동가 [email protected] 010-2732-7844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3월 말 “제19대 대통령선거 공무원 등의 SNS 활동 관련 유의사항 안내”라는 문건을 배포하여, 선거 관련 게시글에 ‘공유하기’, ‘리트윗‘, ’좋아요(계속적 반복적인 경우)’ 누르기를 선거법 위반 행위*로 규정하고 공무원들이 그와 같은 활동을 하지 말 것을 경고하였다. 사단법인 오픈넷은 이와 같은 조치가 소셜미디어(SNS)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인터넷을 통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방식으로 공직선거법을 해석해 공무원의 사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억압하는 것이라고 본다.
헌법재판소는 이미 2011년 공직선거법 제93조 제1항 등 위헌확인 결정에서 인터넷을 통한 ‘정치적 표현’이나 ‘선거운동’은 공직선거법상 금지되는 문서·도화의 배부·게시를 통해 정당이나 후보자를 지지·추천하거나 반대하는 행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헌재 2011. 12. 29. 2007헌마1001 등). 헌법재판소는 해당 조항의 입법취지는 오프라인 전달매체의 특성에 따른 금권선거의 예방인데 인터넷은 “저렴한 비용으로 누구나 손쉽게 접근이 가능하고 가장 참여적인 매체”로서 정보의 수용자의 “자발적·적극적”인 행위 즉 정보를 선택(클릭)하는 행위를 통해서 정보전달이 완성되기 때문에 금권선거의 위해가 높지 않다고 하면서, 인터넷상 정보 게시나 이메일 전송은 사전 선거운동 금지의 대상이 되는 문서·도화를 통한 후보 지지 또는 반대 행위가 아니라고 보았다.
그렇다면 공무원이 이와 똑같은 행위를 하는 경우만을 선거법 위반으로 보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물론 선거법의 궁극적인 목표는 금권선거뿐 아니라 관권선거의 예방도 포함한다. 특히 1980년대 민주화 이후 자취를 감췄던 조직적인 관권선거가 지난 2012년 대선에서 국정원 트위터 캠페인으로 되살아 났던 것은 공포스러운 일이며, 이에 대해서 사법부도 전 국정원장 원세훈 사건에서 위 공직선거법 조항을 적용하여 처벌됨을 천명한 바 있다.
그러나 관권선거라 함은 세금과 권력기구를 이용하여 선거의 공정성을 해하는 것이며 개별공무원이 사인으로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것까지 규제하는 규범이 될 수는 없다. 더욱이 관권선거이든 금권선거이든 선거의 공정성을 보존하기 위해 금지하는 것인데 인터넷의 특성상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고 보았던 위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르더라도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의무는 온라인 표현에 대해서는 완화되어야 한다.
물론 규제당국 입장에서는 공무원이 사인으로서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것과 공공기관이 조직적으로 여론형성에 가담하는 것을 구분하기는 어려울 수 있고 선관위도 이와 같은 해석의 어려움 때문에 아예 공무원의 모든 선거 관련 온라인행위를 규제하는 방침을 고육지책으로 택했을 수 있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는 인권이며 온라인 표현의 자유는 헌법재판소가 인터넷 실명제 위헌 결정에서도 천명했듯이 민주주의의 근간이 되는 중요한 헌법적 가치로서 반드시 보호되어야 하는 인권이다(헌재 2012. 8. 23. 2010헌마 47, 252(병합)).
선관위가 “좋아요”, “리트윗”, “공유하기”만으로도 공무원들이 처벌될 수 있다고 밝힌 것은 매우 안타깝다. 소셜미디어의 소셜은 “사교”를 의미한다. 소셜미디어는 콘텐츠 중심의 미디어가 아니라 관계 중심의 미디어이다. 무엇을 썼느냐 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썼느냐이다. 타임라인은 내용 중심으로 순서가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나와의 관계에 따라 정리가 된다. 그렇다면 “좋아요”, “리트윗”, “공유”가 갖는 의미는 그 행위 자체만을 가지고 단정지을 수 없다. 글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사람이 좋아서 “좋아요”를 누를 수도 있고 원글의 내용이 황당하거나 혐오스러워 이를 알리기 위해 “리트윗”이나 “공유”를 할 수도 있다. “리트윗”이나 “공유”는 단순한 소통의 한 방법일 뿐이다. 또한 “좋아요”누르기에 대한 규제도 일관되지 않다. 페이스북은 “좋아요” 버튼 외에도 “최고예요”, “웃겨요”, “슬퍼요” 등이 있는데 이들은 규제하지 않고 “좋아요”만 규제하는 근거가 도대체 무엇인가.
우리나라 선거의 자유는 이미 오랫동안 엄청난 억압을 받아 왔다. 2011년 헌재 결정은 견고한 억압에 균열을 가한 결정이었다. 이 결정의 의의를 살리려면 공무원의 인터넷상 사적인 표현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하며, 그 중에서도 SNS상 단편적인 감정표현 또는 대화참여를 규제대상으로 삼는 것은 명백한 표현의 자유 침해이다. 2012년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의 재발을 우려하여 모든 공무원들의 SNS상 사적 소통 행위까지 통제하는 것은 마치 테러를 예방하기 위해 국민 모두를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보고 감청·감시 하에 두는 패착과 다를 바 없다. 선관위는 과도한 정치적 표현 억압 행위를 중단하라.
2017년 4월 28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문재인 정부 2주 차. 언론계에서는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일부 대통령 지지자들과 ‘진보언론’과의 갈등이 그것이다. 대통령 부인의 호칭, 잡지 표지사진 등이 발단이 돼 SNS 상의 논쟁에서 일부 독자들의 절독 선언까지 이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이른바 ‘한경오’ 프레임을 내걸고 진보언론을 비판하고 있고, 기자 개개인과 독자들 사이에서도 갈등이 벌어졌다.
매우 복잡한 이슈다. 진보언론의 문제는 뭔가? 진보 언론을 향한 독자들의 비판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른바 ‘한경오’ 프레임은 적절한 것일까. 기자 엘리트주의는 실재하는 것일까. 이 갈등은 어떻게 해소될 것인가.
뉴스포차는 이 이슈와 관련해 최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생산적인 대안을 모색하기 위해서 언론계 최전선에서 활동하고 있는 네 명을 초청했다. 진보언론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뉴비씨 보도부문대표, 진보언론의 역할을 인정하고 언론은 본연의 기능에 충실해야 한다는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SNS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노종면 일파만파 대표(YTN 해직기자), 그리고 언론계의 백전노장 변상욱 CBS 특별취재단장이 뉴스포차 20회 손님들이다.
자,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첫 번째 안주 : 진보언론과 독자의 갈등
두 번째 안주 : 참여정부와 진보언론
세 번째 안주 : 변화된 지형, 언론과 독자의 관계는?

서지현 검사의 검찰 내 성폭력 실태 고발이 관련자 엄단 요구 등으로 이어지며 사회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사법정의를 실현한다는 집단에서조차 공공연히 벌어졌던 성폭력은 당연하게도 사회 전반에 만연해있으며, 그의 용기 있는 고발이 다른 많은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한국 미투운동의 촉발점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미투운동(#MeToo 나도 피해자다)은 소셜 미디어 등에 자신이 겪었던 성폭력 경험을 고발하고 그 심각성을 알리는 운동이다. 그간 남성중심사회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일로 치부되어 ‘용인’되어 왔던 일상화된 성희롱, 성추행을 포함한 성폭력 피해 경험을 고발하고 공유함으로써, 그러한 행위가 다시는 용인되어서는 안 될 폭력임을 사회와 가해당사자에게 자각시키는 기능을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나라에서 미투운동을 비롯하여 피해자가 성폭력 경험을 자유롭게 고발하는 물결이 일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진실한 사실을 적시한 경우에도 명예훼손죄로 처벌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형법은 허위사실뿐 아니라, 진실한 사실을 말한 경우에도 명예훼손죄가 성립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제307조 제1항). 물론 ‘공공의 이익에 부합할 때’에는 처벌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다(제310조). 그러나 공익성의 판단은 뒤의 일일뿐, 일단 타인에 대한 비판적 표현을 하기만 하면 허위, 진실 여부를 불문하고 죄의 구성요건에는 해당되므로 명예훼손 고소, 고발의 대상이 된다. 성폭력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알렸다는 이유로 하루 아침에 명예훼손의 피의자 신분으로 바뀌어 수사의 대상이 되고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 처지에 놓이게 될 위험이 있는 것이다. 서지현 검사 역시도 폭로 과정에서 명예훼손죄로 고소당할 가능성을 염려했다고 밝혔으며, 실제로 관련자들이 현재 명예훼손죄를 운운하고 있다. 나아가 최종적으로 고발의 ‘공익성’을 인정받을지도 미지수다. ‘공익성’의 개념 자체가 추상적이고 상대적이기 때문에 판사에 따라서는 성폭력 가해자가 누구인지까지를 공공연하게 밝히는 것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라기보다 개인적인 비방의 목적이 더 크다고 판단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성폭력 가해자들은 정보통신망법상의 임시조치(게시중단) 제도를 이용하여 인터넷상의 고발글들도 손쉽게 차단할 수 있을 것이다. 임시조치 제도는 어떤 게시물이 자신의 명예를 훼손하고 있다는 주장(신고)만으로 해당 게시물을 게시중단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는 제도이다. 명예훼손으로 인정되는 경우뿐만 아니라, 명예훼손 성립여부에 대한 ‘판단이 어려운 경우’까지 조치(차단)하도록 하고 있기 때문에 포털들은 대부분 게시글 내용에 공익성이 있는지에 대한 판단을 하지 않고, 신고자의 이름이 게시글 내용에 포함되어 있는지만을 확인하고 신고를 받는 족족 차단시키고 있다.
서지현 검사의 고발은 영향력 있는 언론을 통해 먼저 사회적인 이슈로 크게 다루어졌기 때문에 이만큼의 파장을 몰고 올 수 있었으나 검찰 사회만큼 언론의 주목을 끌 수 없는, 사회의 크고 작은 곳곳에 이와 유사한 많은 사건들과 피해자들이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진실한 사실을 말해도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을 수 있는 법제와 임시조치 제도로 인하여, 우리 사회에서 성폭력 문제를 비롯한 모든 사회적 약자들의 내부 고발은 크게 위축되거나 방해받을 수밖에 없으며, 이를 통한 사회의 진보적 변화도 기대할 수 없다.
최근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연례인권보고서 한국편에서는 진실을 말해도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 있는 현행 형법 규정 폐지 여부가 현 정부의 인권 수준을 보여주는 척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자유권위원회는 진실 적시에 대해 형사처벌을 금지할 것을 권고했으며, 유엔 표현의 자유 특별보고관 역시 대한민국의 진실적시 명예훼손죄와 임시조치 제도의 폐지를 권고한 바 있다. 다행히도 현재 진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법안이 발의되어 있으며 임시조치 제도에 대한 위헌소원도 진행 중에 있다. 부디 우리 사회의 감시와 고발 기능을 마비시키고 있는 이 제도들이 반드시 폐지되어, 진실 앞에서만큼은 피해자가 당당하고 가해자가 두려움에 떠는, 그런 당연한 정의가 실현되기를 바란다.
2018년 2월 5일
사단법인 오픈넷
문의: 오픈넷 사무국 02-581-1643,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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