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멕시코: 대학생 43명 실종, 정부 은폐 시도 드러나

지역

멕시코: 대학생 43명 실종, 정부 은폐 시도 드러나

익명 (미확인) | 금, 2015/09/25- 10:42
© Laboratorio de Arte Documental (Photo: Sergio Ortiz Borbolla)

© Laboratorio de Arte Documental (Photo: Sergio Ortiz Borbolla)

1년 전 멕시코 게레로주 이괄라의 아욧지나파 교육대학교 학생 43명이 실종된 사건에 대해 정부가 불성실하게 조사에 임한 것은 정부 고위층이 주도적으로 사건을 은폐하려 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국제앰네스티가 밝혔다.

에리카 게바라 로사스(Erika Guevara-Rosas) 국제앰네스티 미주국장은 “아욧지나파 사건은 멕시코 현대사에 기록될 최악의 인권 참사다. 이 나라에서는 누구든 흔적도 없이 사라질 수 있으며, 권력자들은 단서를 감추는 데만 급급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이다.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지금 즉시 실질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전세계인에게 공포를 조장하는 자로만 인식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멕시코 정부가 학생들이 마약 범죄조직에 살해되었고 이들의 시신이 쓰레기통에서 불태워졌다는 주장을 구태여 고집하면서, 정작 사건 조사에 의미 있는 단서는 놓치고 있다. 특히 피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인권침해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알면서도 아무런 행동에 나서지 않았던 군과 경찰이 학생들의 실종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 조사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2014년 9월 26일 체포된 대학생 42명의 행방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고 있다.

라울 이시드로 부르고스 지방교육대학교(널리 알려진 이름은 ‘아욧지나파 지방대학교’) 소속 대학생 43명은 2014년 9월 26일 밤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멕시코시티로 향하던 중 지방경찰에 체포된 이후 강제 실종되었다.

이후 실종 학생 중 한 명인 19세 알렉산더 모라 베난시오의 유해가 확인되었는데, 근처 강가에서 쓰레기 봉지에 담겨 있던 것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 정부는 최근 또 다른 실종 학생인 20세 조시바니 게레로 델라크루즈의 유골 한 개가 같은 봉지에서 발견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 법의학인류학팀 소속 전문가들은 유해를 대상으로 특수 DNA 실험을 수행했으나 결국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주인권위원회가 지정한 독립적 전문가 합동연구팀(GIEI) 역시 사건에 대한 멕시코 정부의 공식 발표 내용을 반박했다. 지난 9월 6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GIEI는 정부가 주장하는 조건에서 이 정도 숫자의 시신을 쓰레기통에서 태우는 것은 과학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조사의 결함

학생 실종 사건의 공식 조사 과정에서 또 한 가지 심각한 실책은 법의학적으로 주요한 증거를 부주의하게 다룬 것으로, 심지어 일부 증거는 아예 다뤄지지조차 않았다.

학생들이 체포된 날 밤 처음으로 이괄라 현장에 도착한 관계자들은 현장 사진을 찍지 않았고, 혈흔, 머리카락, 옷, 지문 흔적도 수집하지 않았다. 사건 현장에 대한 처리도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또한 멕시코 정부는 학생들이 체포되었던 마을에 위치한 보병 27사단 소속 장병들과 독립적 전문가들의 면담도 금지했다. 기밀 해제된 당시 정보문서를 통해 이괄라의 군 관계자들이 학생들에 대한 불법구금과 인권침해에 대해 이미 알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 바 있다.

전 세계 사람들이 멕시코 정부의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에리카 게바라 로사스 국장은 “군이 사건에 관련해 제공할 정보가 없음이 확실하다면, 정부는 무엇을 우려하는 것인가? 조사 과정에서 지역 군인들만을 제외하는 것은 상당한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학생들이 체포되고 강제실종된 사건 이후로 이에 관련해 100명 이상이 체포되었으며, 이 중 대략50%가 경찰관, 50%가 범죄조직원 혐의를 받은 사람들이었다. 이들 중에는 학생들을 납치했다고 자백하도록 고문을 받았다고 주장한 사람들도 있었다.

에리카 게바라 로사스 국장은 “관련 절차의 투명성 부족과 피해 학생 가족에 대한 대우는 인권침해 문제 해결이 전혀 불가능한 듯 보이는 멕시코의 기준으로 봐도 경악스러울 정도”라며 “멕시코 정부는 피해 학생 가족들을 더 이상 우롱해서는 안 된다. 정부는 시급히 조사 방향을 재설정하고 무엇보다도 독립적 전문가들이 이괄라 안팎의 모든 소각장에 출입할 수 있도록 허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권의 위기

대학생 실종 사건 이후, 수십여 명의 유해가 묻힌 대형 매립지가 최소 70곳 이상 발견됐다. 이들 시신의 신원은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실종 사건이 벌어지기 앞서도 멕시코에서 그간 실종되거나 사라진 사람의 수는 26,500명 이상으로 국가적 인권 위기에 이르는 수준이다. 이러한 실종 사건 중 절반 이상이 페냐 니에토 대통령 집권 이후 발생했다.
영어전문 보기

Mexico: Reckless investigation into Ayotzinapa disappearances exposes government cover-up

The Mexican authorities’ reckless handling of the investigation into the enforced disappearance of 43 students from the Ayotzinapa teaching school in Iguala, Guerrero a year ago, exposes a scandalous cover-up orchestrated by the highest levels of government, said Amnesty International.

“The Ayotzinapa tragedy is one of the worst human rights tragedies in Mexico’s recent history. It has exposed how anyone can be forcibly disappeared into thin air in the country with those in power focused on covering up the traces. Unless President Peña Nieto takes real action now he will continue to be seen around the world as an enabler of horrors,” said Erika Guevara-Rosas, Americas Director at Amnesty International.

“The Mexican government’s unshakable determination to convince the world that the students were killed by a drug gang and their remains burned in a dumpster is distracting from any other valuable lines of investigation. In particular, they should look into the military and law enforcement agencies’ role in the tragedy after they failed to take action despite being aware of the abuses against the students as they were taking place.”

The whereabouts of 42 of the students arrested on 26 September 2014 is still unknown.

The 43 students from the Raúl Isidro Burgos Rural Teacher Training College (Escuela Normal Rural Raúl Isidro Burgos, widely known simply as “Escuela Rural de Ayotzinapa”) were forcibly disappeared after they were arrested by municipal police while travelling to a demonstration in Mexico City on the night of 26 September 2014.

Since then, the remains of one of the students, 19-year-old Alexander Mora Venancio, has been identified, allegedly from remains found in a trash bag in a local river. Authorities have recently claimed that a bone that belongs to 20-year-old Jhosivani Guerrero de la Cruz, another Ayotzinapa student, was found in the same bag. However, experts from the Argentine Forensic Anthropology Team said that the very specific DNA test run on the remains was inconclusive.

The Interdisciplinary Group of Independent Experts (GIEI) appointed by the Inter-American Commission on Human Rights have also refuted the Mexican government’s official account of events. In a report made public on 6 September, they said it was scientifically impossible for that number of bodies to have been burned in a dumpster in the conditions claimed by the authorities.

Flawed investigations

Other deep failures in the official investigation into the student’s enforced disappearance include the reckless handling of key forensic evidence, some of which was never processed at all.

Officials who first arrived in Iguala the night the students were arrested did not take pictures, collect blood, hair, clothes or fingerprints. Whole areas of the crime scene were not processed at all.

Mexican authorities have also barred the independent experts from interviewing soldiers of the 27th infantry battalion, based in the town where the students were arrested. Declassified intelligence documents have since revealed that military officers in Iguala knew about the illegal detentions and the abuses against the students.

People around the world have been demanding action from the Mexican authorities © Amnesty International (Photo: Josefina Salomon)

“If the government is convinced the military do not have any relevant information to provide, what are they so worried about? Concealing local soldiers from the investigations raises alarming questions,” said Erika Guevara-Rosas.

Since the students were detained and forcibly disappeared, more than 100 people were arrested in relation to the disappearances (roughly 50% police officers and 50% alleged members of criminal gangs). Some of them have claimed they were tortured into confessing to abducting the students.

“The lack of transparency and the way the students’ relatives are being treated is astonishing, even by the standards of a country that seems utterly incapable of tackling human rights abuses,” said Erika Guevara-Rosas.

“Mexican authorities must stop playing games with the relatives of the Ayotzinapa students. They must urgently redirect investigations and, amongst other measures, allow independent experts access to all crematories in and near Iguala,” said ErikaGuevara-Rosas.

Human rights crisis

Since the enforced disappearance of the students, at least 70 mass graves containing the remains of dozens of people were uncovered. Most of those bodies have not been identified yet.

The disappearance of the students happened in the context of a national human rights crisis with more than 26,500 people disappeared or missing in Mexico in the past years, almost half of them during the current administration of President Peña Nieto.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유럽의 기술 업체들이 중국의 공안 기관에 디지털 감시 기술을 판매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국제앰네스티 조사 결과, 프랑스, 스웨덴, 네덜란드에 각각 본사를 둔 3개 기업이 안면 인식 기술, 네트워크 카메라 등 디지털 감시 시스템을 중국의 주요 감시 기관에 판매하고 있는 것이 밝혀졌다. 이렇게 수출된 기술은 중국 내 대규모 감시 프로그램에 사용되고 있었다. 유럽의 디지털 기술이 광범위한 인권 침해를 부추기고 있는 상황이다.

유럽에서는 생체 정보 감시 기술 분야를 수출할 때 강력한 인권 기준을 적용해 수출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있어왔다. 네덜란드, EU의 의장국 독일은 예전부터 더 강력한 인권 보호 장치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스웨덴, 프랑스 등 대부분의 EU 국가들은 이런 촉구를 거부하고 있다.

중국의 감시 카메라들

중국의 감시 카메라들

중국의 감시 기술

중국에서는 사람들을 끊임없이 감시하기 위해 “스카이넷Skynet“, “매의 눈Sharp Eyes“과 같은 대규모 감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중국 공안은 이런 감시 체제를 확장하는 데 주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특히 생체 정보 감시는 중국 북서부 신장 위구르 자치구역에서 매우 흔하게 사용되는 기술이다. 이 지역에서는 최대 100만 명에 이르는 위구르인 및 소수민족들이 임의 체포되어 소위 “재교육 캠프”로 보내진 것으로 추정된다.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생체 정보 감시 도구는 디지털 감시 기술 중에서도 가장 침략적이다. 정부는 이를 이용해 공공장소에서 개인을 식별, 추적하거나 선별할 수 있다. 이러한 기술은 사생활권, 결사, 언론, 종교의 자유, 차별받지 않을 권리를 위협한다.

감시에 사용되는 유럽 기업의 기술?

앰네스티 조사 결과 서로 다른 세 가지 유형의 디지털 감시 기술이 중국 공안국과 중국 내 인권을 침해하는 관련법 유지에 기여한 기관에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사례 1 안면 인식 및 생체 인식 기술

프랑스 다국적기업 아이데미아Idemia의 전신인 모르포Morpho는 2015년 상하이 공안국에 얼굴인식 장비를 직접 공급한다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모르포는 안면 인식 시스템 및 생체 인식 관련 제품 등 보안/신원 확인 시스템 개발 전문업체다. 국제앰네스티는 공적 및 사적 행위자 모두 신원 확인 목적으로 얼굴인식 기술을 사용, 개발, 생산, 판매, 수출하지 못하도록 금지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핸드폰을 하고 있는 남자

사례 2 네트워크 카메라를 통한 360도 촬영

스웨덴 기업인 액시스 커뮤니케이션Axis Communication의 경우 중국의 감시 확장에 참여했다는 내용을 자사 홈페이지에 홍보하기까지 하고 있다. 액시스는 네트워크 카메라 개발 및 판매 업체로, 보안 감시 및 원격 모니터링 분야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 액시스는 중국 공안국에 자사 기술을 지속적으로 공급했으며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중국의 국가 감시 입찰 서류에 “추천 업체”로 여러 차례 등재되었다.

액시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중국 남부의 인구 500만 도시 길린성에서 스카이넷 감시 프로그램 업그레이드의 일환으로 보안 카메라 네트워크를 8,000대에서 30,000대로 확대했다고 밝혔다. 이 카메라는 360도로 움직이며 300~400미터 거리까지 촬영할 수 있어, 모든 방향에서 대상을 추적할 수 있다.


모스크바 지하도의 감시카메라

사례 3 감정 인식 및 분석

네덜란드 기업 놀더스 인포메이션 테크놀러지Noldus Information Technology는 중국의 공안 및 법 집행 관련 기관에 감정 인식 시스템을 판매했다. 놀더스가 개발한 소프트웨어 “페이스리더FaceReader“는 분노, 행복, 슬픔, 놀람, 혐오를 표현하는 얼굴 표정을 자동 분석하는 데 사용된다. 이 기술은 중국의 공안 및 경찰과 연관된 대학교뿐만 아니라 중국 공안부에서도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의 법제도는 여러 가지 면에서 국제기준을 만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정부가 이를 남용해 인권을 제한하는 경우도 많다.

또한 국제앰네스티 조사 결과 놀더스는 2012년부터 2018년 사이 신장 지역의 대학교 2곳 이상에 디지털 감시 기술을 판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대학교 중에는 신장생산건설병단Xinjiang Production and Construction Corps, XPCC 산하의 스허쯔 대학교도 있다. XPCC는 “민족의 단결과 신장 사회의 안정을 수호하고 폭력적인 테러 범죄를 엄중 단속하는” 특별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의 생체 측정 감시 기술 산업은 현재 통제 불능 상태다. … 인권침해 가해자들에게 기술과 상품을 판매하며 수십억 유로 규모의 산업으로 번창하고 있다. EU의 현행 수출 규제 제도는 유명무실한 상태로, 신속히 보완되어야 한다.

메럴 코닝Merel Koning 국제앰네스티 기술과인권 상임정책관

 

변화를 위해서는 EU가 움직여야 한다

EU 기업의 이러한 기술 수출은 인권에 심각한 위협을 가한다. 이들 기업 중 거래전 상당한 주의 의무를 다했는지에 대해 명확한 답변을 제공한 곳은 한 곳도 없었다. EU가 지금 행동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국제앰네스티는 보고서를 통해 EU의 현행 수출 규제 제도인 이중사용 규제Dual Use Regulation에 중대한 결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앰네스티는 EU의 수출 규제 제도에 디지털 감시 기술 산업을 모두 포함시키고, 수출 결정 과정에서 인권 보호 장치를 더욱 강화하고, 모든 기업이 인권영향평가를 시행하게 할 것을 유럽의회에 촉구한다.

유럽연합의 감시 기술을 상징하는 일러스트

유럽연합의 감시 기술을 상징하는 일러스트

 

EU가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EU가 중국 정부의 인권침해에 잠재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메럴 코닝Merel Koning 국제앰네스티 기술과인권 상임정책관

 

“유럽의 생체 측정 감시 기술 산업은 현재 통제 불능 상태다. 중국 보안기관과 관련 연구기관에 기술을 판매한 사실이 밝혀진 것은 유럽 감시기술 산업의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판매된 기술이 인권침해 용도로 사용되는 것을 막기 위한 안전 장치는 거의 없는 상태다. 이들 업체는 인권침해 가해자들에게 기술과 상품을 판매하며 수십억 유로 규모의 산업으로 번창하고 있다.”

“중국 공안국은 인권침해적인 감시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유럽 기업에서 판매하는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중국 정부에 제품 및 기술을 판매하면 상당한 위험이 있을 것임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인권침해 가해자가 해당 제품 및 기술을 사용하고 연구하지 못하도록 막는 조치는 전혀 취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들의 인권 의무를 완전히 저버렸다. EU 의회에서 이와 유사한 인권침해적 거래를 막기 위해 행동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EU에서 아무리 신장 지역의 제도적인 탄압을 비난해도, 그러한 인권침해를 가능하게 만드는 기술 자체를 유럽 기업에서 계속해서 수출하는 한 공허한 울림에 그칠 뿐이다. EU의 현행 수출 규제 제도는 유명무실한 상태로, 신속히 보완되어야 한다.”

“EU가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EU가 중국 정부의 인권침해에 잠재적인 역할을 수행한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월, 2020/10/19- 19:17
1
0

지금 태국에서는 수많은 시민들이 목소리를 높이며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물대포, 시위대를 향한 기소, 집회 금지 등 각종 방법을 동원해 시위를 해산하고 시민들을 침묵시키려 했지만, 이들은 억압에 굴하지 않고 계속 목소리를 이어오고 있다.

지금 태국에서는 수많은 시민들이 목소리를 높이며 변화를 촉구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물대포, 시위대를 향한 기소, 집회 금지 등 각종 방법을 동원해 시위를 해산하고 시민들을 침묵시키려 했지만, 이들은 억압에 굴하지 않고 계속 목소리를 이어오고 있다.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는 태국 유스들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는 태국 유스들

태국 시위는 어떻게 시작되었나?

태국 시위의 시작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2019년 총선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태국 국회 정당 중 하나인 퓨처포워드당Future Forward Party, 이하 FFP은 2014년 군부 쿠테타 이후 처음으로 투표권을 행사하는 젊은 층에게 높은 지지를 얻은 당이었다. FFP는 국회의 1/3에 해당하는 의석을 얻었지만, 태국 정부는 법정 싸움, 기타 수단을 동원해 의원들을 위협하고 괴롭히며 맹 공격에 나섰다. 결국 FFP는 지난 2월 해산되었다.

이를 계기로 2월부터 시작된 시위는 태국 전역에서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며 점점 그 규모가 확대되었고, 10월 13일부터는 매일 대규모 집회가 계속되고 있다.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는 태국 유스들

거리에 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는 태국 유스들

태국 시위는 무엇을 요구하고 있나?

이번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것은 태국 유스Youth와 학생들이다. 이들은 영화 헝거 게임Hunger Game 속 세 손가락 경례를 차용해 평화적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시위는 크게 3가지 요구 사항을 정부에 촉구하고 있다.
  1. 현 국회를 해산하고 새로운 총선을 실시할 것
  2. 왕실 개혁, 현재의 군헌법 개정 등 정치 개혁을 실시할 것
  3. 평화적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이들에 대한 괴롭힘을 중단할 것
  1. 현 국회를 해산하고 새로운 총선을 실시할 것
  2. 왕실 개혁, 현재의 군헌법 개정 등 정치 개혁을 실시할 것
  3. 평화적으로 정부를 비판하는 이들에 대한 괴롭힘을 중단할 것
거리에 나와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태국 유스들

거리에 나와 세 손가락 경례를 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는 태국 유스들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은 어떠한가?

시위가 확대되면서 정부의 시위대 탄압도 점점 강경해졌다. 정부는 10월 15일 “중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수도 방콕에서 5인 이상의 집회를 금지하는 한편, “공포를 조성”하고 국가 안보에 영향을 미치거나 공중 도덕을 훼손한다고 판단되는 뉴스, 온라인 메시지의 공개를 금지했다.

실제로 정부는 방콕에서 시위대가 모이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대중 교통을 폐쇄하고 주요 교차로를 차단했다. 보이스 TVVoice TV, 프라차타이Prachatai, 리포터스The Reporters, 스탠다드The Standard 등 미디어 그룹은 정부의 긴급 명령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폐쇄 명령 대상이 되기도 했다.

정부는 시위대가 이용한다는 이유로 메시지 앱 텔레그램Telegram을 차단하고 학생단체인 자유청년운동Free Youth Movement의 SNS 채널을 검열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10월 16일에는 평화적으로 진행되는 시위를 향해 경찰이 물대포를 발사해 해산하기도 했다. 이 물대포에는 화학 자극물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는 태국 정부의 무력 사용이 매우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사례였다.

체포된 활동가들에 대해 항의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시위자들

체포된 활동가들에 대해 항의하는 피켓을 들고 있는 시위자들

어떤 이들이 구금되거나 체포되었나?

대규모 시위가 시작된 10월 13일 이후, 총 90명이 구금되었다. 이중 84명이 기소되었고 6명은 불기소 석방되었다. 기소된 이들 중에는 16세, 17세 청소년 2명도 포함되어 있다. 학생 시위 대표 8명은 여전히 구금되어 있다.
이들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 파누사야 “룽” 시티지라왓타나쿨(Panusaya “Rung” Sithijirawattanakul)
  • 파리트 “펭귄” 치와락(Parit “Penguin” Chiwarak)
  • 변호사 아논 남파(Arnon Nampa)
  • 前 양심수 파티왓 “뱅크” 사라이야엠(Patiwat “Bank” Saraiyaem)
  • 에카차이 홍캉완(Ekachai Hongkangwan)
  • 솜욧 프룩사카셈숙(Somyot Pruksakasemsuk)
  • 활동가 파누퐁 “마이크” 차드녹(Panupong “Mike” Chadnok)
  • 아동복지 활동가 수라낫 “탄” 파엔프라세르트(Suranat “Tan” Paenprasert)

이들은 무엇 때문에 기소되었나?

“중대” 비상사태 관련 위반의 경우 “폭동 선동”(형법 116조) 혐의로 기소되었다. 이 조항은 넓은 의미로 규정되어 있어 정부가 반대 세력을 탄압하는 데 주로 사용하는 조항이다. 이에 따라 유죄가 선고되면 최대 7년 형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이외에 SNS 활동을 이유로 기소된 사람들도 있다. 이들의 기소에 쓰인 법은 컴퓨터범죄법으로, 모호한 조항이 다수 포함되어 있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데 여러 차례 사용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올해 초 관련된 표현의 자유 제한 사례를 보고서로 기록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3명은 형법 110조, “왕비의 자유를 해치려 한 것”에 따라 기소되었다. 이 3명은 왕비의 자동차 행렬이 지나가는 앞에서 평화적인 집회에 참여하고 있었다. 정부는 이 대규모 시위 가운데 이 3명만 기소된 이유, 이들의 행위가 어떤 점에서 위험했는지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설명하고 있지 않다. 이 조항으로 유죄가 선고되면 최대 무기징역에 처할 수 있다.

10월 16일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물대포를 쓰는 태국 정부

10월 16일 시위대를 해산시키기 위해 물대포를 쓰는 태국 정부

현재 태국의 상황은 어떠한가?

10월 22일, 정부는 중대 비상사태를 해제했다. 그러나 태국 정부가 코로나19 팬데믹을 통제한다는 명목으로 2020년 5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긴급 명령은 계속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정부는 여전히 비상 권력을 행사할 수 있다
태국의 총리 프라윳 찬 오차Prayut Chan-O-Cha는 연설을 통해 시위대가 “더 좋은 사회와 더 좋은 나라를 만들고자 하는 순수한 열망을 지닌 평화적이고 선량한 시민”이라고 표현했지만, 소수의 시위대가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시위대를 향해 연대 피켓을 들고 있는 시민

시위대를 향해 연대 피켓을 들고 있는 시민

국제앰네스티는 이번 사태에 대해 어떠한 입장을 가지고 있는가?

국제앰네스티 조사자문정책 선임국장 라잣 호슬라Rajat Khosla는 이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정부는 시민들이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도록 안전한 공간을 유지하는 대신, 모호한 표현으로 정의된 가혹한 법률로 평화적인 시위를 계속 범죄화하고 있다. 시위 주도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을 자의적으로 기소하는 것은 시위 전체에 공포심을 주는 전략일 뿐이다. 이는 자의적이고, 부당하며, 정치적인 조치다.”

“태국 정부는 최근 상황을 단계적으로 축소시키겠다고 약속한 것에서 더욱 나아가야 한다. 비상시 법률과 대규모 체포, 법적 괴롭힘을 남용한 역사를 끝내야 한다”

“정부는 이제 말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평화적인 시위대에 대한 기소를 모두 취하해야 한다. 여기에는 2019년 선거 이후 평화적으로 개혁을 요구하거나 정치적인 의견을 표현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을 받았던 모든 사람들에 대한 유죄 선고를 파기하는 것도 포함되어야 한다”

태국 정부는 평화적 시위를 하는 시민들을 괴롭히고 침묵시키기 위해 모호하고 억압적인 법을 사용하고 있다. 태국 정부는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 규약The International Covenant for Civil and Political Rights에 따라 표현의 자유, 평화적 집회의 자유 등의 인권을 보장해야 한다. 또한 아동권리협약Convention on the Rights of the Child에 따라 시위에 참여한 19세 이하 청소년을 보호해야 한다. 두 조약은 모두 태국에 구속력이 있는 조약이다.

화, 2020/11/03- 23:08
1
0
아르헨티나 녹색 물결 활동가의 손수건

아르헨티나 녹색 물결 활동가의 손수건

아르헨티나의 알베르토 페르난데스(Alberto Fernández) 대통령이 국회에 임신중지 합법화 법안을 제출했다. 페르난데스 대통령은 올해 3월 임신중지 합법화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2018년, 아르헨티나에서는 임시중지 합법화를 위한 역사적인 표결이 진행되었다. 수많은 여성들과 여성·인권 단체들이 “녹색 물결“이라는 운동 아래 모여 임신중지 합법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표결 결과 임신중지는 합법화되지 못했다. 국제앰네스티를 비롯해 여성 인권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이에 좌절하지 않고 임신중지 합법화를 위해 계속해서 싸워왔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스스로의 공약을 지켰고 임신중지 합법화를 위한 법안을 제출했다. 이제는 국회가 이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할 때다.”

국제앰네스티 아르헨티나 지부 사무국장 마리엘라 벨스키(Mariela Belski)

 

이번 대통령의 법안 제출에 대해 국제앰네스티 아르헨티나 지부 사무국장 마리엘라 벨스키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여성운동의 끊임없는 노력과 활동이 이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었다. 임신중지는 오늘날 가장 주목받는 정치적 의제다.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스스로의 공약을 지켰고 임신중절 합법화를 위한 법안을 제출했다. 이제는 국회가 그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할 때다. 여성과 소녀, 그 밖에 임신할 가능성을 가진 모든 이들이 자신의 신체에 대해 자유롭게 결정할 권리를 인정할 수 있는 기회를, 국회는 놓쳐서는 안 된다.”

“이 순간을 기다리며 목소리를 높여 온 지난 몇 년을 돌아보건대, 아르헨티나에서 합법적인 임신중지는 즉각 보장되어야 한다. 상하원의 의사결정권자들은 이런 공통된 요구와 녹색물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십 수년간 이어진 성과 재생산권 침해를 이제는 멈춰야 할 때다. 임신중지를 합법화하는 것은 반드시 보장해야 할 인권이며 더욱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다.”

화, 2020/11/24- 23:44
1
0

코로나19(COVID-19) 확산에 따른 격리 조치 이후 헝가리에서는 많은 여성과 소녀들이 가정 폭력의 위험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 헝가리 정부는 정부령을 통해 보건 비상 사태라고 하더라도 가해자가 피해자와 거리를 두도록 경찰이 명령할 수 있게 하였으며 피해자들에게 대체 숙소를 제공하도록 하였다.

늦은 저녁 코로나19로 격리된 건물의 모습

늦은 저녁 코로나19로 격리된 건물의 모습

코로나19COVID-19 확산에 따른 격리 조치 이후 헝가리에서는 많은 여성과 소녀들이 가정 폭력의 위험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 헝가리 정부는 정부령을 통해 보건 비상 사태라고 하더라도 가해자가 피해자와 거리를 두도록 경찰이 명령할 수 있게 하였으며 피해자들에게 대체 숙소를 제공하도록 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서, 헝가리 의회는 여성 폭력에 반대하는 이스탄불 협약을 비준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는 헝가리 정부가 “이스탄불 협약은 불법 이민을 돕는 것”이며 “위험한 성 이념을 제시”한다고 주장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헝가리는 2014년, ‘여성폭력과 가정폭력 예방 및 퇴치를 위한 유럽 평의회 협약’, 이른바 이스탄불 협약에 서명했지만 의회 비준을 거쳐 해당 협약을 국가 법에 포함하지는 못한 상태다. 헝가리 정부 역시 협약 비준을 요구하는 시민 사회의 압박을 무시하며 시민사회의 우려를 ‘정치적 칭얼대기political whining’라고 표현했다.

이번 의회의 결정에 대하여 국제 앰네스티 헝가리지부 처장 데이비드 비그David Vig는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스탄불 협약을 비준하지 않겠다고 밝힌) 이번 결정은 매우 위험한 결정이다. 이는 여성과 소녀들을 위험에 처하게 할 뿐 아니라 가해자들에게 그들이 저지른 일로 기소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심지어 이번 코로나19 사태 이전에도 정부는 여성 폭력을 적절히 예방하고 방지하지 못했으며 조사 및 기소 역시 초라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여성과 소녀들을 위험에 처하게 할 뿐 아니라
가해자들에게 그들이 저지른 일로 고소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는 것이다.

데이비드 비그, 국제앰네스티 헝가리지부 처장

 

“’이스탄불 협약이 불법 이민을 돕는다.’, ‘위험한 성 이념을 제시한다.’라는 헝가리 정부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주장이다. 학대 속에 살아가는 여성과 소녀들의 비극적인 현실이 정부의 능력 부족에서 비롯되었음을 감추기 위한 시도일 뿐이다.

헝가리는 이 선언을 반드시 취소하고 이스탄불 협약을 조속히 비준해야 한다. 특히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이들을 포함한 여성과 소녀들을 여성 폭력 및 가정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

수, 2020/05/20- 19:59
0
0
여성인권을 위한 시위에 참여해 서로를 안고 있는 여성 시위자들

여성인권을 위한 시위에 참여해 서로를 안고 있는 여성 시위자들

세계 여성의 날은 축하의 시간이어야 하지만, 코로나19로 여성, 소녀, LGBTI가 특히 큰 피해를 입고 있는 지금, 이날을 온전히 축하하기는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희망찬 미래를 기대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변화가 많았던 한 해였다. 이번 글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변화는 언제든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10가지 주요 성과를 소개한다.
아르헨티나 임신중지 합법화 법안 통과를 위해 시위에 참여한 여성

아르헨티나 임신중지 합법화 법안 통과를 위해 시위에 참여한 여성

1. 아르헨티나 ‘녹색 물결’이 이룬 쾌거

2020년 12월, 여성 활동가들의 오랜 캠페인 끝에 아르헨티나에서 임신중지가 합법화되었다. 이에 따라 아르헨티나에서는 임신 14주까지는 합법적으로 임신중지를 위한 시술을 받을 수 있으며 임신이 이보다 더 진행된 경우에도 강간으로 인한 임신이나 건강상 위험이 발생할 수 있는 경우 임신중지가 가능해졌다. 지난 30년간 안전하지 않은 임신중지가 아르헨티나에서 산모 사망 원인 중 1위로 기록된 만큼, 이번 결과는 앞으로 많은 생명을 구하게 될 것이다.

18개월 전만 해도 임신중지법 개정안은 아르헨티나 상원에서 부결됐었다. 하지만 활동가들의 부단한 노력으로 고무적인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 마리엘라 벨스키Mariela Belski 국제앰네스티 아르헨티나 지부 사무국장은 발의안 부결 당시 이는 “실패가 아닌 하나의 디딤돌”이라고 이야기했다. 그 이후 2년 만에 실제로 임신중지 합법화를 이끌어낸 아르헨티나의 사례는 우리 모두에게 큰 영감이 됐다.

폴란드 헌법재판소 결정에 반대해 거리로 나온 여성들

폴란드 헌법재판소 결정에 반대해 거리로 나온 여성들

2. 제한적인 임신중지법 속에서 끊임없이 싸운 활동가들

지난 1년간 특히 코로나19 대응이라는 미명 하에 성과 재생산권을 제한하는 조치를 도입한 국가가 늘어났다. 하지만 그 순간에도 많은 여성활동가들은 끊임없이 목소리를 냈다.

2020년 10월 폴란드 헌법재판소는 사실상 모든 경우에서 임신중지를 금지하는 결정을 내렸다. 1월 온두라스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가혹한 임신중지법이 통과됐다. 일부 국가에서는 코로나19에 따른 봉쇄 조치 중 임신중지 접근성 제약 문제를 해소하고자 원격의료 시스템 등을 도입하는 노력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국가에서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여성 생식 건강 의료 서비스가 중단되었다.

하지만 여성들은 정부가 바뀌길 기대하면서 수수방관하지 않았다. 이들은 탄원서 신청, 시위 조직, 워크샵 개최, 지원 및 의료서비스 제공 등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 한국의 낙태 비범죄화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이런 운동은 실질적인 결실을 맺을 수 있다. 임신중지가 전면 금지되어 징역형이 내려졌던 태국에서도 임신 12주까지 임신중지를 가능하게 하는 개정안이 통과되었다.

시애라리온 학교에 등교하는 학생들

시애라리온 학교에 등교하는 학생들

3. 시에라리온, 임신한 여학생 등교 금지 철회

2020년 3월 시에라리온에서는 임신한 여학생의 등교 및 시험응시 금지를 철회하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2015년부터 시에라리온에서 임신한 여학생들은 낙인 찍히고 교육 받을 권리를 박탈당하여 향후 취업에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현재에 이 금지 조치는 철회되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평등한 교육권에 조금 더 다가간 의미 있는 한걸음이었다.

4. 강간법 개정

2020년 12월, 덴마크에서는 여성인권 및 피해생존자단체가 다년 간 노력한 끝에 동의 없는 성관계를 강간으로 규정하는 법안이 통과되었다. 여타 유럽 국가와 마찬가지로 개정 전 덴마크 강간법은 물리적인 폭력, 협박 혹은 강제성이 입증되어야 강간으로 인정하는 시대착오적인 법이었다.

덴마크에서 강간법 개정을 위해 시위로 나온 여성들

덴마크에서 강간법 개정을 위해 시위로 나온 여성들

덴마크 기자인 커스틴Kirstine은 자신이 과거에 강간을 신고한 후 정의 구현이 되기까지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했다.

경찰, 변호사, 판사 모두 물리적인 폭력에 대한 증거에 초점을 맞춰 피해자의 동의 여부가 아닌 저항 여부에 치중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

다른 국가에서도 유사한 변화가 있었다. 크로아티아도 2020년에 관련 법을 개정했다. 스페인과 네덜란드도 곧 동일한 절차를 밟겠다고 발표했다. 법을 개정한다고 해서 강간을 예방할 수는 없겠지만 동의 여부를 법에 내제화함으로써 강간에 대한 정부의 명확한 목소리가 사회적 분위기를 바꾸는 데 크게 일조한다는 점에서 이런 변화는 매우 중요하다.

5. 동성 결혼의 합법화

코로나19 사태로 LGBTI들은 특히 더 힘든 시간을 보냈다. 의료서비스, 고용, 주거 등의 어려움이 심화되었고, 봉쇄 조치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위험한 환경에서 자가격리해야 한다.

그러나 힘든 상황 속에서도 긍정적인 소식이 이따금 들려왔다. 2020년에 코스타리카는 중미 국가 중 최초로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으며, 북아일랜드에서는 첫 동성 결혼식이 열리기도 했다. 가봉은 합의에 의한 동성간 성관계를 비범죄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앙골라에서는 동성간 성관계 금지를 철회하는 법안이 발효되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는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몬테네그로는 동성 간 시민 동반자 관계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크로아티아에서는 동성 커플의 아동 위탁이 합법화되었다. 한국일본에서는 LGBTI를 포함해 사람들을 차별로부터 보호하는 차별금지법안이 발의되어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모두가 평등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과정에서 얻어낸 중요한 진전이었다. 점진적으로 더 많은 국가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6. 직장에서의 LGBTI 권리 보호

6월 미국 대법원은 민권법에 따라 성적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을 기반으로 고용 과정에서 LGBTI를 차별하는 것이 금지된다는 판결을 내렸다. 마침내 법에 의해 LGBTI가 평등할 권리가 인정된 것이다.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취약해졌던 성소수자의 인권 보호가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변화이기도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 세계 트랜스젠더들은 공포에 휩싸였다. 이들을 위한 지원 서비스가 중단되고 트랜스젠더들이 사회안전망에서 배제되는 상황이 발생했고 이들은 폭력의 위험에 노출되고 더욱 소외되었다.

정부의 구체적인 구제조치나 부양책이 부재하면서 트랜스젠더들은 다른 트랜스젠더 혹은 LGBTI 커뮤니티의 지원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다. 트랜스젠더 활동가들과 LGBTI 커뮤니티가 협력하여 도움이 필요한 이들에게 지원을 제공한 고무적인 사례가 일부 관찰되었으나, 정부가 책임을 다하지 못한 상황을 위해 활동가들이 나서야 하는 상황은 있어서는 안 된다.

7. 수단의 여성할례 공식 금지

여성할례가 가장 성행하는 국가 중 하나인 수단에서 2020년 7월 이 관행이 공식 금지되었다. 이 법률이 충실하게 지켜진다면 수백만 명의 여성과 소녀들이 여성할례로부터 자유로워진다.

루자인 알 하스룰의 최근 모습

루자인 알 하스룰의 최근 모습

8. 여권인권 활동가들의 석방

2021년 2월 사우디아라비아 여성인권옹호자 루자인 알 하스룰Loujain al-Hathloul이 3년 만에 석방되었다. 루자인은 여성 운전금지법 폐지에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했지만 관련 법이 개정됐을 시점에는 남성 후견인 제도에 도전했다는 이유로 감옥에 수감된 상태였다. 루자인의 가족과 전 세계 인권 단체는 끊임 없이 루자인의 석방을 위해 싸워왔으며 루자인과 더불어 구금 상태에서 고문을 받고 있는 다른 여성들을 위한 정의 회복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루자인은 현재 보호관찰 대상 분류되어 출국금지 명령을 받은 상태이다.

루자인의 동생 리나는 다음과 같이 전했다.

루자인이 집으로 돌아왔지만 자유를 찾은 것은 아니다. 아직 싸움이 끝나지 않았다. 정치적 이유로 수감된 사람들이 모두 석방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아직도 수 많은 사람들이 그들의 활동을 이유로 수감되어 있다. 정부가 억압적인 법률을 개정하고 고문 가해자에게 책임을 물을 때에만 진정한 의미의 정의가 구현될 것이다. 그렇지만 우선 가장 용감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여성인권옹호가 중 한 명이 석방되었다는 사실을 축하하자.

9. 영국 ‘탐폰세’ 폐지

2021년 영국 정부는 여성 단체의 오랜 캠페인 끝에 ‘탐폰세Tampon tax‘를 폐지했다. 지금까지 영국에서는 위생제품이 사치품으로 분류되어 부가가치세 5%가 부과되어 왔다. 그러나 이제 유럽연합은 회원국들의 ‘탐폰세’를 전면 폐지하기 위한 절차를 밟고 있다.

우크라이나의 이스탄불 협약 가입 지지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

우크라이나의 이스탄불 협약 가입 지지 시위에 참여한 여성들

10. 젠더기반폭력에 대해 거세진 대항

전 세계 곳곳에서 봉쇄 조치가 시행되면서 세계적으로 가정폭력 발생률이 급증했다. 팬데믹은 가정폭력의 만연함과 그 심각성에 경종을 울렸고 세계 곳곳에서 이에 대항하는 캠페인이 촉발되었다.

2020년에는 여성들을 여성폭력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낸 여성들이 많았다. 나미비아에서는 성폭력과 여성살해Femicide 철폐를 위한 시위가 열려 수도가 마비됐다. 터키와 우크라이나에서는 여성폭력과 가정폭력 퇴치를 위한 유럽평의회 협약인 이스탄불 협약Istanbul Convention을 지지하는 대대적인 시위가 열렸다. 남미 전역에서는 수백만 명의 여성이 폭력과 불평등에 대항하여 시위에 참여하기도 했다.

우리는 지금도 전 세계 곳곳에서 수많은 변화를 이룩하고 있다.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변화에 동참할 수 있고 또한 하고 있다. 변화를 만들어내는 여성들의 목소리는 멈추지 않는다. 그들이 만들어낸 파도는, 절대 멈추지 않는다.

금, 2021/03/12- 19:21
0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