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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개혁③ 여야는 ‘밥그릇 지키기’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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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개혁③ 여야는 ‘밥그릇 지키기’ 여전

익명 (미확인) | 목, 2015/09/24- 18:55

1.300석 안에서 지역구 늘리자는 여당과 반대하는 야당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위원장 이병석)는 9월 23일 전체회의와 선거법심사소위를 잇따라 열었으나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 비율을 놓고 의견차만 보이다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추석 직후인 30일 의원총회를 열고 당론을 확정해 추후 회의를 열겠다는 입장이다.

새누리당은 농어촌 지역구가 줄어들 것을 우려해 현행 의석수 300석 내에서 지역구를 늘리고 비례대표를 축소하자는 입장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과 정의당은 비례대표 의석수를 현행보다 줄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날 정개특위 전체회의에서 경대수 새누리당 의원은 “새누리당의 의견은 비례대표를 줄이더라도 농어촌 지역구는 가급적 줄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범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국가 균형 발전의 가치, 농촌의 어려움 모두 존중돼야 하고 중요한 가치들”이라며 “그러나 그것이 오로지 국회의원 의석으로만 지켜질 수 있는 가치인지는 자문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정진후 정의당 원내대표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는데 국민의 주권이 선거제를 통해서 휴지통에 버려지는 안타까운 현실이 곧 정치 불신을 야기했다”며 “(정개특위를 통해) 그것을 바꾸라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 23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여야는 이날 아무런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 23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여야는 이날 아무런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2.‘의석수’ 프레임에 갇혀 선거제도 개편은 논의조차 안 돼

현재 정개특위 내에서의 논의는 현행 전체 의석수 300석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를 몇 석으로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상태다. 하지만 애초 헌법재판소가 현행 국회의원 지역선거구의 인구편차 3대 1에 대해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리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을 제안한 것은 단순히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수를 얼마로 정하라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었다.

선거구의 인구편차를 줄여 유권자 표의 등가성을 보장하고 민의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는 선거 제도를 만들라는 취지가 포함된 것이었다. 그러나 지난 8월 18일 정개특위 여야 간사가 의원 정수를 300석으로 고정한다는 데 잠정 합의하면서 선거 제도 개편 논의는 ‘의석수’ 프레임 안에서 맴돌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지난 8월 10일 의원총회에서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당론으로 정해놓고도 의석수를 300석으로 고정하는 데 합의하면서 결국 선거 제도 개편 논의에서 스스로 발을 묶는 셈이 됐다. 새누리당은 김무성 대표가 연신 오픈 프라이머리(국민경선제)만 강조해왔을 뿐 선거 제도에 대해서는 이렇다할 당론을 내지 않고 있다가 지난 9월 19일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가 지역 선거구수를 244개에서 249개 범위 내에서 결정하겠다고 밝히자 그 때서야 “비현실적인 안”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3.선거구 획정위에 권한 부여하고 ‘뒷북’

올해 3월 구성된 정개특위가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한 것은 아니다. 여야는 정개특위 내에서의 합의에 따라 지난 5월 원래 국회 소속으로 있던 <선거구획정위원회>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소속 독립기구로 두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했다. 선거구획정위가 국회에 제출하는 선거구 획정안에 대해서도 법률에 위반되는 경우에 한 해 한 차례 다시 제출할 것을 요구할 수 있을 뿐 내용은 손댈 수 없도록 했다. 획정위의 위상과 권한을 과거에 비해 대폭 강화시킨 것이다. 하지만 국회가 한 일은 거기까지였다.

지난 7월 출범한 획정위(위원장 김대년 중앙선관위 사무차장)는 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해야 하는 시한(10월 13일)보다 2개월 앞선 8월 13일까지는 국회가 선거구 획정 기준을 마련해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국회 정개특위에서는 공방만 주고 받다 선거구 획정기준을 마련하지 못했고 획정위는 자체적으로 기준을 마련해 획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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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소속 독립기구인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대년 위원장(중앙선관위 사무차장,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김동욱 위원(서울대 행정대학원장, 한국행정학회), 이준한 위원(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한국정당학회), 조성대 위원(한신대 국제관계학부 교수, 참여연대), 차정인 위원(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대한변호사협회), 김금옥 위원(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한국여성단체연합), 강경태 위원(신라대 국제학부 교수, 새누리당), 가상준 위원(단국대 정치외교학과 부교수, 새누리당), 한표환 위원(충남대 국가정책대학원 교수, 한국지방자치학회). 괄호 안은 현재 직책과 추천 단체.

그런데 정작 선거구획정위가 지역 선거구수에 대한 잠정안을 발표하자 새누리당이 부정적 입장을 드러내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선거구획정위는 10월 2일 전체회의에서 지역 선거구수를 확정하고, 획정안 제출 시한인 10월 13일까지 어떻게든 최종 획정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이지만 국회가 이를 수용할 지 여부는 미지수다.

김형철 성공회대 민주주의연구소 교수는 “여야 간에 단순히 농어촌 의석수, 선거구 증감에 대해서만 관심을 갖는 이유는 거대 정당들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도구로서 정치개혁, 선거개혁에 대해 바라보고 있기 때문”이라며 “민주주의 정당으로서의 역할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회의 논의와는 별개로 250여 개 시민단체는 지난 8월 정치개혁시민연대를 출범하고 처음으로 선거 제도 개혁 방안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 정치개혁시민연대는 정당 득표율만큼 전체 국회 의석을 정당 별로 우선 배정한 다음, 배정 받은 의석을 지역구 당선자로 채운 후 남은 의석은 비례대표로 채우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의원 수도 현행 300명에서 최소 360명으로 늘리고 비례대표도 100석 이상으로 확대하자는 입장이다.

▲ 지난 15일 정치개혁시민연대 소속 회원이 덕수궁 앞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 지난 15일 정치개혁시민연대 소속 회원이 덕수궁 앞에서 시민들을 상대로 홍보 활동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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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의석 확보용 위장정당 비래한국당에 대한 공개 질의

 21대 총선을 40여일 앞두고 미래한국당을 필두로 거대 정당의 위장정당(거대정당의 비례대표 전담 정당으로 위성정당이라 칭하기도 하나 사실상 위장계열사 정당에 해당하므로 여기서는 ‘위장정당’이라 칭함)이 실제 창당이 이뤄지고, 선거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거대 정당의 위장정당은 득표율과 의석수간의 불비례성을 줄이자는 지난 연말 선거제도 개혁의 취지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정당민주주의와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하여 우리사회의 최고 가치규범인 헌법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있습니다.

헌법에 따라 “선거와 국민투표의 공정한 관리 및 정당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기 위하여” 설치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중앙선관위)는 거대정당이 공공연하게 위장정당 창당을 표방하고, 공직선거에 나서 유권자에게 혼란을 주고 선거의 공정성을 훼손할 것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미래통합당의 배후조정을 받아 설립된 위장정당_미래한국당의 등록을 받아들였을 뿐만아니라, 최근에는 개정된 공직선거법에 따라 민주적으로 이뤄져야할 비례대표 추천을 사후 추인 방식도 용인하겠다는 유권해석을 내놓아 이러한 위헌적이고 탈법적인 정당활동을 방조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의석 확보용 위장정당인 미래한국당은 우리 헌법 8조 2항_정당은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_을 정면으로 위배하고, 유권자의 정치적 의사형성을 방해할 뿐만 아니라 헌법 24조의 선거권과 11조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위장정당입니다. 또한 그 설립과 등록 역시 미래통합당의 배후조정과 사주를 받아 이뤄진 꼭두각시 위장정당입니다.

미래한국당으로 대표되는 위장정당과 관련된 법률적 쟁점에 대해 공직선거법과 정당법에 대한 1차적인 해석 권한을 가지고 선거와 정당에 관한 사무를 담당하는 중앙선관위에 붙임 1과 같이 공개적으로 질의합니다. 21대 총선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오직 선거에서 의석수 확보만을 고려한 위헌적이고 탈법적인 위장정당이 출몰하여 공정한 선거와 유권자들의 민주적 정치적 의사형성이 방해받고 있습니다.

<붙임 1 : 비례대표 의석 확보용 위장정당_미래한국당에 대한 중앙선관위 공개 질의서>

 

비례대표 의석 확보용 위장정당_미래한국당에 대한 중앙선관위 공개 질의서

<질의1>. 미래통합당의 비례대표 전담 위장정당인 미래한국당은 미래통합당이 공공연하게 밝힌 바 오직 ‘비례대표 의석수 획득만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으로 ‘목적과 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가진 정당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미래한국당이 헌법 및 정당법상 정당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중앙선관위의 공식 입장은 무엇입니까?

<참고> : 헌법 제8조 ②정당은 그 목적·조직과 활동이 민주적이어야 하며,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하는데 필요한 조직을 가져야 한다.

정당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정당”이라 함은 국민의 이익을 위하여 책임있는 정치적 주장이나 정책을 추진하고 공직선거의 후보자를 추천 또는 지지함으로써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에 참여함을 목적으로 하는 국민의 자발적 조직을 말한다.>

<질의2>. 미래한국당은 창당 과정에 미래통합당(구 자유한국당)의 대표와 정책위의장 등 당직자들이 공공연하게 직접 개입하여 창당을 주도하였고, 최초 중앙당 소재지가 자유한국당 당사라는 점에서 미래통합당(구 자유한국당)과 별개의 정당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창준위 신고과정에서 임의로 대표자를 내세웠고, 또한 부산, 대구, 경남 등 시도당 소재지 역시 미래통합당(구 자유한국당) 소재지와 일치한다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그러므로 미래한국당이 그 창당과정에서 창당준비위원회 등록 신고를 위해 제출하는 대표자명, 사무소의 소재지, 시도당 소재지 등의 제출 자료가 실재로 존재하지 않는 허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허위로 중앙당과 시도당의 등록신청사항을 작성하고 등록하는 행위는 정당법 59조의 허위등록신청죄에 해당합니다.

실제 대표자가 아닌 임의의 대표자로 내세우고, 가상의 중앙당 사무소와 가상의 시도당 사무소를 등록한 미래한국당과 그 관계자의 정당 등록행위가 정당법 제12조와 제13조에 규정된 등록신청사항을 허위로 작성하여 신청한 정당법 59조의 허위등록신청죄의 해당 여부에 대한 중앙선관위의 공식입장은 무엇입니까?

<참고> : 정당법 제59조(허위등록신청죄 등) ①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허위로 제12조(중앙당의 등록신청사항) 또는 제13조(시ㆍ도당의 등록신청사항)의 등록신청을 한 자

<질의3>. 지난 2일 “선거관리위원회는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당의 공식기구가 후보와 순번을 모두 정한 뒤 대의원·당원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이 이를 추후 승인하는 방식이 가능한지’를 묻는 유권해석 요청에 최근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세계일보 보도)”했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현재 미래한국당의 당헌에 의하면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과정에서 당원 및 대의원의 투표절차 등에 관한 규정 자체가 없으며, 공천관리위원회가 추천하고 최고위원회가 승인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이러한 미래한국당 당헌은 그 자체로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닌지요? 관련하여 중앙선관위의 유권해석 근거와 공식입장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참고> : 공직선거법제47조(정당의 후보자추천) ①정당은 선거에 있어 선거구별로 선거할 정수 범위안에서 그 소속당원을 후보자(이하 “政黨推薦候補者”라 한다)로 추천할 수 있다. 다만, 비례대표자치구ㆍ시ㆍ군의원의 경우에는 그 정수 범위를 초과하여 추천할 수 있다.

② 정당이 제1항에 따라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당헌 또는 당규로 정한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야 하며, 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의 후보자를 추천하는 경우에는 다음 각 호의 절차를 따라야 한다. <개정 2020. 1. 14.>

  1. 정당은 민주적 심사절차를 거쳐 대의원ㆍ당원 등으로 구성된 선거인단의 민주적 투표절차에 따라 추천할 후보자를 결정한다.

미래한국당 당헌 제 16 절 공직후보자의 추천

제 58 조(후보자 추천) ② 최고위원회의는 공천관리위원회가 추천하는 후보자를 의결로써 확정한다.

제 62 조(비례대표국회의원선거후보자 추천) ①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후보자 추천은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수행한다.

<질의4>. 별개의 정당임을 표방하는 미래통합당의 후보자 등이 미래한국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운동을 하거나, 미래한국당 후보자 등이 미래통합당의 지역구 국회의원선거운동을 하는 것이 공직선거법 88조(타후보자를 위한 선거운동금지)에 위배되는 것인지 여부에 대한 중앙관위의 유권해석은 무엇입니까?

<참고> : 정당법 제13조 (시ㆍ도당의 등록신청사항) ②제1항의 등록신청에는 대표자 및 간부의 취임동의서, 중앙당 또는 그 창당준비위원회의 창당승인서, 법정당원수에 해당하는 수의 당원의 입당원서 사본 및 창당대회 회의록 사본을 첨부하여야 한다.

정당법 제42조(강제입당 등의 금지) ②누구든지 2 이상의 정당의 당원이 되지 못한다.

첨부파일 : 200304_정치개혁공동행동_위성정당 관련 선관위 질의서 발송

문의 : 경실련 정책실(02-3673-2141)

수, 2020/03/04- 1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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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가 매월 둘째주 목요일마다 발행하는 국회감시 뉴스레터 <월간국감>에 수록되어 있습니다. 국회감시를 위한 더 많은 이야기가 궁금하신가요? 아래 버튼을 눌러 선영 활동가, 마늘이와 함께 국회감시를 시작해보세요.

안녕하세요,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에서 활동하는 마늘이 집사 선영이에요. ?

2023년 3월 6일, 김진표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는 4월 28일까지 선거법을 개정하겠다는 목표로 전원위원회를 열어 선거제 논의에 집중하겠다고 합의했어요. 그런데… 그 선거제가 어떤 모양인데요? 소선거구제니, 중대선거구니, 도농복합형이니, 전국단위니, 권역별이니, 개방형이니, 폐쇄형이니… 너무나 복잡한 선거제. 네, 이번 달 <월간국감>은 ‘선거제의 모양’으로 시작합니다! ⚡

어느 날, 국회에 선거제를 바꾸자는 공직선거법 개정안이 제출됐습니다. 한 번 읽어볼까요?

? “‘개방명부식 권역별 대선거구제’는 권역 내 정당득표율에 따라 해당 권역의 정당별 의석수를 먼저 확정하되, 정당 내 당선자는 후보자 득표순으로 결정하도록 하는 방식”

…여러분은 이 문장을 보았을 때 어떤 선거제인지 이해가 되시던가요? 저는 한참을 반복해서 읽어봤고, 개정안도 프린트해서 읽어봤어요. 그래도 머리 속에 그려지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봐도 봐도 낯설고 어색한 선거 용어 때문에요! ? 저만 그럴까요, 우리 모두 선거제도가 낯섭니다. 하지만 우리는 바뀔 선거제에 따라 투표해야만 합니다.

? 선거제, 어렵지 않… 지 않고 어려워요

국회의원이 300명인데 이러다 선거제만 300가지 나오는 거 아닐까 싶을 정도로 선거법 개정안이 연일 발의되고 있습니다. 각기 다른 법안들은 각기 다른 선거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데, 이 선거제도가 나에게 좋은지 안 좋은지 판단할 길이 없습니다. 단어부터가 낯설고 어려워 바로 이해하기 힘들잖아요.

① 일인선거구제(소선거구제) vs 다인선거구제(중대선거구제) vs 도농복합형 선거구제

? 일인선거구제(소선거구제) 한 지역구에서 가장 많이 득표한 1명이 당선됨
? 다인선거구제(중대선거구제) 여러 지역구를 하나로 합쳐 가장 많이 득표한 순으로 여러 명이 당선됨
? 도농복합형 선거구제 땅은 좁은데 인구가 많은 곳은 다인선거구제로 합치고, 땅은 넓은데 인구가 적은 곳은 일인선거구제를 적용함

일단 우리 동네 의원을 뽑는 지역구부터 살펴봅시다. 지금 우리가 우리 동네 국회의원을 뽑는 방식인 일인선거구제(소선거구제)는 사표가 가장 많이 발생한다는 이유로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되어 왔죠. 맞습니다. 그렇다면 한 선거구에서 여러 명을 뽑는 다인선거구제(중대선거구제)를 도입하는 것이 더 나은 대안이 될 수 있을까요?

*많은 기사와 글에서 2-4인을 뽑는 선거구를 중선거구, 5인 이상을 뽑는 선거구를 대선거구라고 표현하지만 이는 학술적으로 정의된 개념이 아닙니다. 그러니 <월간국감>에서는 중대선거구제를 다인선거구제라고 칭할게요.

다인선거구제는 장점이 단점이 될 수도 있고, 단점이 장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인구수에 따라 선거구마다 배분되는 지역구 의석이 달라지기 때문인데요. 소선거구 여러 개를 합쳐 다인선거구를 만들면 선거구의 면적, 즉 땅이 넓어집니다. ‘좁은 땅’에 ‘많은 사람들’이 사는 서울과 같은 도시들은 땅이 조금 넓어져도 인구만큼 지역구 의석을 많이 받기 때문에 큰 불편함이 없습니다. 이를테면 3명의 국회의원을 가진 강남구(갑,을,병)처럼요.

그런데 강원도로 넘어가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안 그래도 강남구, 아니 서울시보다 ‘넓은 땅’을 가졌으나 ‘적은 사람들’이 사는 춘천시에 철원군·화천군·양구군까지 붙였는데도 국회의원은 딱 2명(갑,을)에 불과합니다. 땅이 넓으면 넓을수록 한정된 선거운동기간 안에 충분히 유권자와 소통하기 어렵겠죠.

몇 명을 뽑는 다인선거구인지에 따라서도 선거 결과가 달라집니다. 흔히 다인선거구제는 사표를 줄이고 소수정당의 당선 가능성을 높일 거라 기대하는데요, 과연 그럴까요? 첫째, 오히려 거대양당의 독점 현상은 견고해질 수도 있습니다. 특히 2-4인선거구가 그렇습니다. 한 선거구에 정당별로 후보자 한 명씩만 공천하라고 제한하는 것은 헌법에 위배될 수 있기 때문에 각 정당은 당선인만큼 후보자를 공천할 테니까요. 2022년 지선 당시 대구 수성구바 선거구는 4인 선거구였는데, 국민의힘 3인과 더불어민주당 1인이 구의원으로 당선되었습니다.

둘째, 같은 정당으로 출마한 다른 후보자끼리 경쟁하다 보니 파벌 정치가 심화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선거비용은 더더욱 많이 지출할거고요. 셋째, 예를 들어 5인 선거구일 경우 1등과 3등, 5등 당선인 사이 득표율이 현저히 차이가 나면 표의 등가성이 심각하게 왜곡될 수 있습니다 ?

국민의힘 최형두 의원이나, 김진표 국회의장 등이 거론했던 도농복합형 선거구제의 경우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쉽게 말해 땅은 좁고 인구는 많은 도시는 다인선거구로 하고, 땅은 넓고 인구는 적은 농촌은 소선거구를 적용한다는 건데요. 표의 등가성 측면에서 위헌 소지도 있습니다.

도농복합형 선거구제는 농어촌의 지역 대표성을 보장하기 위해 필요하다고는 하는데… 그렇다면 정당에서 농어민들의 이익을 대변할 후보자를 공천하면 될 문제 아닌가요? 굳이 선거구의 크기로만 접근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한편, 지금도 넓은 농어촌의 소선거구는 첫 선거를 치르는 신인 정치인이 이미 안면이 있는 기성 정치인보다 도전하기 어려운 곳이기도 하고요.

② 단기비이양식 투표제 vs 단기이양식 투표제

? 단기비이양식 투표제 투표용지에 1명만 찍음 (≒다수대표제)
? 단기이양식 투표제 투표용지에 찍고 싶은 여러 명을 선호하는 순위대로 찍음 (≒선호투표제)

이 개념은 아마 처음 들어보셨을 겁니다⚠ 왜 이 어려운 말을 소개해 드리냐면요, 다인선거구제를 도입했을 때 기존의 다수대표제가 아닌 선호투표제를 적용하면 선거개혁의 원칙인 비례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행 선거제에도 적용되고 있는 단기비이양식은 간단하게 말해, 내가 지지하는 후보가 당선되지 않으면 내 표가 사표가 되는 겁니다. 즉 한 종이에 기표한 나의 표가 차순위 후보에게 넘기지 않을 경우 단기‘비(非)’이양식, 넘길 경우 단기이양식이 됩니다. 다인선거구제를 적용할 경우, 최하위 득표자를 1순위로 선택한 유권자들이 차순위로 선택한 후보에게 표가 이양된다면(단기이양식), 당선인들의 대표성이 더욱 높아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③ 전국단위 비례대표제 vs 권역별 비례대표제

? 전국단위 비례대표제 각 정당은 비례대표 명부를 ‘전국에 하나’ 제출함.
? 권역별 비례대표제 각 정당은 비례대표 명부를 ‘권역마다’ 제출함.

요새 가장 많이 등장하는 용어 중 하나입니다. 전국단위 비례대표제는 지금 우리가 투표해왔던 바로 그 제도예요.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흔하게 6개, 7개 권역으로 나누거나 많게는 20여 개 정도로 쪼개는 건데요. 서울, 경기와 인천, 강원과 세종, 충북, 전라, 경상, 제주 등 권역 단위를 칭합니다. 그런데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권역을 쪼개면 쪼갤수록 득표율이 적은 정당이 의석수를 얻기가 어려워집니다.

예를 들어 전국을 아주 단순하게 8조각으로 나눠봅시다. 비례대표 의석 47석을 8개 권역으로 나누면 약 5-6석이 나오는데요. 경기도에 배분된 비례대표 의석이 6석이라면, 경기도에서만 최소 약 16.6% 이상 득표해야 1석을 얻을 수 있죠. 그렇게 되면 오히려 정당득표와 의석수 간 불비례성이 더욱 심화될 겁니다. 반면 지금의 전국단위 비례대표제는 전국 각지에서 받은 정당득표율을 바탕으로 의석수를 분배합니다.

④ 병립형 비례대표제 vs 연동형 비례대표제

? 병립형 비례대표제 지역구 의석 배분과 관계 없이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함.
? 연동형 비례대표제 비례대표 의석을 지역구 의석 배분 결과와 연동해서 배분함.

비례대표 의석을 확정하는 방식도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데요, 바로 병립형과 연동형입니다. 병립형 비례대표제는 정당별로 지역구에서 몇 석을 얻었는지와 상관없이(병립) 정당득표율만큼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합니다. 소선거구제와 병립형 비례대표제의 조합은 전국적 지지를 얻는 거대양당에 굉장히 유리한 선거제도죠.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정당득표에 따라 비례대표 의석을 우선 분배하나, 각 정당이 얻은 지역구 의석을 반영해(연동)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합니다. 우리는 이 두 개를 섞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치렀고요.

⑤ 개방형 명부 vs 폐쇄형 명부 vs 가변형 명부

? 폐쇄형 명부 정당투표용지 1장에 정당명만 나열되어 있어 지지하는 정당에 투표함.
? 개방형 명부 정당별 투표용지에 적힌 후보자 중 특정 후보자에 투표함.
? 가변형 명부 지지하는 정당이나, 지지하는 비례대표 후보자를 직접 투표할 수 있음. 투표용지 1장에 모든 정당의 모든 비례대표 후보가 적혀 있거나, 수기로 적는 방법 등이 있음.

우리가 받는 정당투표용지에는 정당명만 적혀 있었죠. 이게 폐쇄형 명부입니다. 정당이 공천한 우선순위대로 득표율에 따라 당선인이 결정되는 방식이죠. 폐쇄형 명부는 정당 지도부가 강력한 공천권을 행사하는 반면 유권자가 비례 후보를 직접 선택할 수 없다는 점에서 비판받아왔습니다. 단점만 있지는 않습니다, 여성, 또는 소수 계층의 대표성을 보장하는 최소한의 안정적 장치가 되거든요.

반면, 개방형 명부는 유권자가 정당이 공천한 후보자들에게 직접 투표를 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아래 이탄희 의원이 제안한 선거 투표용지의 모습이 그렇습니다. 지지하는 비례 후보한테도 기표할 수 있도록 칸을 열어놨죠. 유권자도 비례대표 후보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인물 중심적 투표 행태가 영향을 미쳐 정당의 책임정치가 희석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가변형 명부는 폐쇄형 명부와 개방형 명부가 결합한 형태입니다. 지지하는 비례 후보가 없다면 정당의 우선 공천 순위에 맡기겠다는 마음으로 정당에 기표하면 되고, 지지하는 비례 후보가 있다면 그 후보에게 직접 기표하면 되는 방식이죠.

선거제의 이모저모한 모양에 대해서는 여기까지

자! 이제 온갖 곳에서 이야기하는 각종 선거제는 저 단어가 조합된 것이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앞으로도 쏟아질 선거제 관련 기사에 주눅 들지 말고, <월간국감>을 참고해 차근차근 읽어봐 주세요. 눈에 보이지 않았던 선거제의 모양이 조금 더 뚜렷해질 수 있을 테니까요 ?

? 우리의, 우리에 의한, 우리를 위한 선거제도를 만드는 3가지

선거제도, 자세히 알아보니 구조도 다양하고 그 효과도 다 다르죠. 선거제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이유는 선거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이 당사자가 되기 때문입니다.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와 정당이 그렇고요, 선거를 관리하는 선관위도 그렇고요, 투표를 직접 행사하는 유권자도 그렇고요, 심지어 투표를 하지 못하더라도 투표로 선출된 국회의원이 만들고 바꾼 법과 사회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친구들도 그렇습니다 ?

그런데 선거제 개편 논의는 어느 때는 너무 느리다가도, 갑작스레 너무나 빨라집니다. 수많은 이해관계 속에서 한참을 대립각을 세우다? 선거일은 다가오니 어느 순간 발등에 불 떨어지듯? 얼렁뚱땅 합의하고 법을 개정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나 싶습니다.

그러나 대의민주주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선거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선거제 개편은 유권자가 충분히 이해한 상태에서 국회의 논의를 거쳐 완성되어야 합니다. 내가 던진 표가 국회 의석수에 어떻게 반영될지 쉽게 예측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투표하는 것은, 전략투표를 해야 할지 소신투표를 해야 할지 머리 속만 복잡하게 만들 뿐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중요한 선거제 개편 논의가 있을 때마다 유권자들은 의견을 낼 기회도, 적당한 창구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선거제 개편 논의가 한창인 이 시기에 우리는 이렇게 말해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 선거법 개정 시한보다 중요한 것은 국민의 이해와 지지야!
  • 국회는 선거제 논의에 국민 의사를 확인하고, 반영하는 공론화 과정 추진해!
  • 정당득표와 의석 간 비례성을 높이기 위해 의원은 늘리고, 비례 의석은 확대해!

솔직히 말하면, 의정감시센터에서 일하면서 ‘국회, 제발 천천히 일해!’라고 외친 시기는 이번이 처음인 것 같아요. 국회가 의욕만 앞세우고 성큼성큼 나아가는 것도 꼭 좋은 것은 아니라는 걸 이번에 새삼 깨닫고 있달까요. 시민과 함께하는 선거제 개편 논의는 갈 길이 멀지만, 그 먼 길도 국회감시 뉴스레터 <월간국감>와 함께 국회 감시 레벨을 차근차근 높여가 봐요 ❤

The post 어렵기만 한 선거제, 참여연대가 알려드립니다! appeared first on 참여연대.

목, 2023/03/09-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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