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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2] 북유럽 복지국가를 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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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향2] 북유럽 복지국가를 말하다

익명 (미확인) | 목, 2015/09/10- 16:53

북유럽 복지국가를 말하다

 

강의 : 박노자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교수)

정리 : 이경민 사회복지위원회 간사

 

노르웨이에서 7월은 집단 휴가의 달. 필수기관에서 근무하는 노동자가 아니면 대다수의 국민들은 약 5주의 휴가를 즐긴다고 하는데, 일주일 남짓의 여름휴가도 눈치보고 사용하는 우리의 현실과 비교하면 참으로 부러울 수 밖에 없다. 노르웨이는 우리나라와 얼마나 다르길래 ‘한 달 휴가’가 가능한 것일까? 환상을 품을 수 밖에 없는 북유럽국가,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다음은 7/30일 참여연대 느티나무 아카데미에서 진행되었던 박노자 선생님의 강의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들어가며

 

한국에서 북유럽 사회에 대한 동경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과거 개화기 인사들의 눈에 비친 유럽은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나라의 규모가 작음에도 독립을 지킬만한 군사력을 확보하고 있었고 문명 수준도 높았는데 이와같은 북유럽 국가의 모습이 조선인에게 완벽한 나라라는 인상을 심어준 것이다. 이후 공산주의가 몰락하면서 80년대 운동권 세력은 동구권에서 실현 가능한 지향 모델을 찾지 못하였고, 북유럽 국가의 등장으로 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지식인들은 북유럽사민주의를 주장하기 시작했다.

 

북유럽 사회에서 개인의 행복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도달할 수 있는 최고수준으로 한국과 비교가 불가능하다. 앞서 얘기한 휴가뿐만 아니라, 노동시간도 큰 차이가 난다. 한국의 노동시간은 연간 평균 2100시간이다. 박정희 정권 때는 3000시간이었고 그 당시 여공들은 주당 80시간 정도 일을 했다. 반면 노르웨이의 노동시간은 연간 1350시간밖에 되지 않는다. 북유럽 사회를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이상향으로 여기는 기저에는 이러한 차이가 존재한다.

 

또한 북유럽 사회에서 의료와 교육은 무상으로 제공되고 있다. 의료 같은 경우, 한국은 건강보험이 있어도 보장성이 약 55%밖에 되지 않으며 공공병원은 병상기준 90%이고 대부분은 민간병원이다. 그러나 노르웨이는 반대로 민간병원이 10%정도이며 대부분 공공병원이다. 또한 약간의 수수료를 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의료는 무상이다. 만약 국내에서 치료할 수 없어 외국에서 치료받는 경우에도 국가가 치료비를 지불한다.

 

교육의 경우 대학의 박사과정까지 무상이다. 박사과정에 들어가면 월급이 지급되는데 이는 준공무원이라고 보면 된다. 또한 노르웨이는 대학입시가 없기 때문에 우리나라처럼 대입입시를 위해 과도한 경쟁에 시달리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고 해서 노르웨이 교육수준이 뒤처지지는 않는다. 교육과정의 난이도는 한국보다 낮을지 모르나 대학진학률은 전문대학까지 포함하면 60% 정도이다. 무엇보다 노르웨이는 대학이 평준화가 되어 있어 명문대학이라는 개념이 없다. 또한 자국민이 외국에 유학 갈 때, 장학금을 주고 장기상황으로 유학비까지 주고 있다.

 

한국은 준주변부 자본주의 국가이며 이런나라에서는 초과노동, 과도한 경쟁이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유로워 보이는 북유럽 사회와 같은 복지국가의 모습을 동경한다. 그러나 이러한 차이는 자본주이적 세계에서의 국가 순위가 다르고 복지제도의 기반이 되는 소득의 차이가 현격하기 때문이다. 노르웨이의 1인당 국민소득은 우리나라보다 4배 가량 높다. 결국 북유럽 사회는 부의 재분배가 잘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높은 소득 수준으로 자연스레 높은 수준의 복지제도를 갖추고 있는 것이다.

 

북유럽사회는 자본주의와 다른 체계인가?

 

북유럽사회는 자본주의사회인가? 그렇다. 기본적으로 사유재산이 보장되고, 자본시장이 있기에 분명한 자본주의 국가로 수정자본주의, 국가 주도자본주의사회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국가주도자본주의사회는 세계 여러 곳에서 나타나는데, 우리나라 박정희 정권 시절의 경제개발정책도 이에 해당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북유럽 사회는 그 주도 방향이 복지국가였던 반면 한국과 같은 주변부 국가는 성장중심 자본주의국가였던 것이다.

 

북유럽사회는 자본주의사회이다.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같은 경우 국유기업이 많지만 개인이 주식을 소유한 형태의 기업도 있다. 노르웨이에 5대 상장사가 원래 국유기업이었으나 2000년대 부분적으로 사유화 되어가고 있다. 주택, 부동산 시장도 전체 주택의 80% 이상이 사유주택이다. 대부분의 개인들이 자신의 집을 가지고 있고 영구임대는 소수에 불과하다. 그리고 주택가격은 계속 상승 중에 있는데 최근 20여 년 동안 4배가 상승했다. 여기서도 노동은 상품이다. 노동자를 해고해야 한다면 할 수 있다. 다만 한국과 다른 점은 한국에서 해고는 살인일지 모르나 북유럽사회에서는 해고를 특별히 나쁘게 생각하지 않고 있는데 해고를 할 시, 노조의 동의를 얻어야 하며 해고 이후에도 생활을 보장할 수 있는 실업수당 등의 제도가 잘 구축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복지제도가 가능한 이유는 무엇인가?

 

노르웨이가 석유가 많아서 그렇다는 얘기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조세정책 때문이다. 노르웨이의 국고는 소득세, 재산제, 부가가치세 등 세금으로 구성되는데, 북유럽사회는 소득세가 한국보다 높다. 반면 법인세는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 아니다. 일본 20-30%, 독일 29%, 노르웨이는 25-26%정도이다. 노르웨이 소득세는 최고세율이 60%인데 최근 46%까지 떨어졌고 전문직은 대략 45~55%정도이다. 즉 법인세는 상대적으로 낮고 소득세는 높은 편으로 재분배 시스템이 사회 안에서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은 표준 법인세가 22%정도인데, 실제 삼성이나 LG같은 대기업의 법인세는 6~7%이다. 한국은 법인세나 소득세 모두 낮은 편이다. 다시말해 노르웨이가 자본주의 사회임에도 높은 수준의 복지국가체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은 개개인의 세금 덕분이다.

 

북유럽사회에서 자본축적이 어렵지 않다. 이익률이 높지는 않으나 보장성이 높고 내수기반이 튼튼하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실질 소득이 올라갈 수 있도록 하는 구매력이 있다는 것이다. 재분배 비율을 살펴보면 스웨덴, 노르웨이는 45~46% 이고, 한국은 25%로 세금을 통한 재분배 비율에서 2배의 차이가 난다.

 

이처럼 자본주의 현태가 정치적인 형태로 유지될 수 있는 이유는 무엇 때문인가? 높은 수준의 재분배가 가능한 것은 왜인가?

 

바로 조직화된 노조의 힘 때문이다. 노르웨이의 노조 조직률은 53%로 9%에 그치는 한국의 노조에 비하면 굉장히 높은 수준이다. 노조 조직률은 프랑스 10%, 유럽평균 30%, 스웨덴 및 덴마크 등은 70% 안팎이다. 노조를 조직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지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 노르웨이는 중앙노총과 경총 간에 임금인상률, 노동조건, 복지 등에 대한 내용의 합의를 보는 중앙임단협의를 한다. 1935년 중앙임단협의를 시작했고 매년 노총과 경총사이의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의 내용은 노동자에게 영향을 미친다. 가장 높은 조직률을 보이는 조직은 금속노조, 은행, 교사 등으로 공무원의 경우 100%의 조직률을 보인다. 반면 가장 낮은 조직률을 보이는 직종은 서비스업이다. 조직률이 높은 노조가 조직률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노조의 임금 협상을 도와줌으로써 보다 높은 임금 체결을 가능하게 한다. 그렇다고 중앙노총에 모든 노조가 가입하는 것은 아니다. 고지식 노동자(연구자, 군장교, 목사 등)들은 중앙 노총에 가입하지 않고 보다 작은 노총에 가입한다. 한국과 크게 다른 점은 경찰이나 목사도 노조를 결성한다는 것이다.

 

튼튼한 내수시장, 노조의 높은 조직률, 사민당의 높은 지지율 등 이 외에도 북유럽 사회가 복지국가의 모습을 갖추게 된 역사적 배경에는 세계대공황, 공산주의 체제의 위협 등이 있다. 역사적인 맥락이 같지 않은 한국의 경우 북유럽사회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핵심은 노동운동이다.

 

진보의 핵심운동은 노동운동이어야 한다. 북유럽 사회가 사민주의로 갈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하고 큰 원동력은 대중이 노동운동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인식은 노동운동의 정치화를 가능케 했고 사회를 진보화 시킬 수 있는 중요 요인이 되었다. 또한 대기업 고숙련자들의 재분배 시스템에 대한 지지도 사회 진보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아직도 북유럽 사회 대기업 고숙련자들은 재분배 시스템을 지지하고 있는데, 이런 조직들의 세력이 자본층을 압박하고 있다. 노동운동의 정치화로 북유럽 사회는 수정자본주의 사회이지만 국가를 통한 재분배가 이뤄지며 내수기반 또한 튼튼하다. 즉 북유럽에 높은 수준의 복지국가가 가능한 이유는 노동의 높은 조직률과 이러한 노조가 사회적으로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유럽사회의 사민주의, 독립된 사회경제적 형태로 봐야 하는가?

 

사민주의사회의 사람들은 모두 사민주의자들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그렇지 않다. 오래전부터 전문직은 고세율에 대한 부담을 느껴왔다. 또한 자본을 가진 경영자들은 노동자와의 임금격차가 미국은 최대 500배까지 차이 나지만 노르웨이는 고작 3-4배인 것에 불만을 가지고 영국, 미국 등으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처럼 고세율에 대한 불만을 가진 부르주아들은 사민주의에 대한 적대심이 있어왔다. 그리고 80-90년대에 들어 발생한 이민문제 등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불만을 가지고 있다.

 

노르웨이에는 사민주의에 적대적인 진보당이 있다. 진보당은 60년대에 고세율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만들었는데 당시 개인소득세금은 80%였다. 현재는 60%정도로 낮아졌지만 말이다. 진보당은 한때 약 10여년정도 지지율이 28%정도까지 올랐던 적도 있었다. 진보당은 높은 세금 때문에 기업이 죽고, 이민자 유입으로 인한 문제 발생으로 인해 국민국가경계가 몰락한다고 생각한다.

 

자본과 노동이 어느 정도 타협할 수 있는가?

 

노르웨이는 장기연립우파가 장기 집권 중이며 복지제도는 후퇴하고 있다. 80년대 이후 북유럽사회는 자본축적의 국제화가 이뤄지면서 자본축적이 높은 속도로 국외로 팽창하기 시작했다. 자본의 글로벌화로 스웨덴은 80년대부터 대기업의 국외 이익이 국내보다 커지기 시작했다. 노르웨이는 90년대부터 자본이 글로벌화되었는데 그 대표적인 예가 저가항공사로 유명한 노르비치아 항공사이다. 동남아시아 인력을 사용하고 있는 이 항공사는 빠르게 성장하여 현재 유럽의 3대 저가항공사가 되었다. 국유 형태를 벗어나 무한경쟁시장에 속한 것이다.

 

이어서 북유럽 자본들은 점차 자기들만의 경쟁영토를 넓히기 시작했다. 북유럽 자본의 존속되어 있는 곳은 발틱 3국이다. 발틱 3국은 1991년에 소련에 독립해 독립국가형태를 갖췄지만 현재는 북유럽 금융지배를 받고 있다. 북유럽 국가는 발틱 3국의 현지 은행의 주식을 매도하면서 식민화하는 등 현재 금융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북유럽 자본이 해외자본을 착취하면서 국내에서 얻지 못한 이윤을 회복하고 국외자본축적에 힘을 쓰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국외자본 축적 과정에서 악용사례는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노르웨이 3대 기업 중 ‘텔레로사’통신회사의 불법고용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방글라데시 하도급 업체를 통해 청소년 노동자를 불법고용하여 저임금으로 노동을 착취했다. 또한 안전대책 없이 노후장비를 사용하여 수많은 사망자를 냈으며, 이제는 미얀마로 진출하려고 하고 있다. 미얀마와 같은 제3세계 사람들에게 북유럽국가는 미국과 별반 다를 게 없는 곳이 되었다.

 

이민자들의 문제

 

북유럽사회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급증하면서 이들의 노동문제가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 노르웨이 중산층 가정에서 필리핀계 오페어는 일반적이다. 오페어는 노르웨이 가정에서 숙식을 제공받고 40-45만원의 믿기 힘든 적은 임금으로 가사일부터 육아까지 감당하고 있다. 이들은 덴마크에선 노조 가입이 가능하나 노르웨이에서는 불가능하다. 또한 몰락한 동구권에서 유입되는 남성노동자의 문제도 심각하다. 노르웨이에는 폴란드계 노동자들은 15만 명으로 상당한 규모이지만 형식상 노조가입이 가능할 뿐, 실제로 상당부분 인력파견회사를 통해 취업하게 되어 있어 노조가입이 쉽지는 않은 구조를 갖고 있다. 신자유주의가 도입되면서 인력파견업체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 업체를 통해 취업하게 되는 외국인 노동자들은 노동착취를 당하는 환경에 놓이게 된다.

 

이처럼 저임금 노동의 광범위한 계층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노르웨이 사람들은 사민주의를 이탈하고 있다. 왜냐하면 더 이상 사민주의가 모든 노동자들을 대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사람들은 온건좌파를 이탈하고 국우정당에 투표를 하기 시작했다. 저숙련 노동자들은 동구권에서 유입된 외국인 노동자들과 경쟁을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자신들의 입장을 대변하고 해결하겠다고 나선 극우정당에 표를 던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점차적으로 좌파 사민주의 복지국가가 수정되고 있다. 비정규직 같은 경우, 현재는 개악이 되어 이유를 불문하고 비정규직 채용이 가능하게 되었고 그 비율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다. 스웨덴은 의료와 교육부문에 점차 시장적 요소를 도입하고 있다. 교육은 여전히 무상이나 최근에는 사립학교 창립여건 완화 및 영리형 사립학교 설립을 허가하였다. 또한 6년 전까지는 외국인에게도 무상으로 교육을 제공했으나 현재는 등록금을 받고 있다. 노르웨이는 아직까지 무상으로 운영되고 있지만 머지않아 사회적 불만을 크게 일으키지 않은 선에서 스웨덴처럼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북유럽 사회의 사민주의는 죽어 가는가?

 

그렇지는 않다. 북유럽사회는 사민주의를 버리지 않을 것이다. 점차 신자유주의 요소들로 수정을 가하겠지만 지금까지 쌓아온 복지제도의 기반 자체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다. 내수기반이 튼튼해야 실질소득의 증가를 보장할 수 있고 복지제도 또한 유지된다는 것을 자본이 외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북유럽사회도 자본사회이기 때문에 자본주의적 요소들이 강해지고 있고 과거와는 다른 모습으로 변화되겠지만 미국식 신자유주의가 아닌 복지를 유지하는 북유럽사회만의 신자유주의가 될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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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폭풍 속의 경제위기”, 정세 전망과 대응 모색
② “긴축은 죽음의 처방전”, 사회정책 대응 모색

20230105_정세전망좌담회
20230105_정세전망좌담회

취지

전대미문의 감염병이 전세계를 강타한 데 이은 복합적 경제위기가 우리사회 구석구석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로 인한 시민들의 위기체감도가 더욱 고조되고 있다. 세계 주요국이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경기부양책으로 확장적 재정 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 봉쇄조치 등의 영향으로 인한 공급망 교란, 노동력 부족 등의 여파로 글로벌 인플레이션은 현실이 되었다. 인플레이션의 파고를 넘기 위해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은 공격적인 금리인상을 이어갔고, 이는 전세계에 영향을 미쳤다.
지난 7월, 우리나라도 외환위기가 있었던 1998년 이후 24년 만에 처음으로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를 넘겼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락 전환됐지만 물가 불안 우려는 여전하다. 윤석열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으로 불어난 정부 부채의 심각성을 언급하며 경제 안정을 위한 방안으로 긴축재정 기조를 내세우는 반면, 대기업과 다주택자 등 부자 곳간을 채우는 감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다른 세원 확보 계획 없이 이뤄지는 부자 감세와 긴축 재정 기조는 필연적으로 복지, 민생 안정 정책의 축소로 이어진다. 고물가로 실질임금이 마이너스 상황에서 취약계층의 삶은 더욱 어려운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지만, 정부는 되레 사회 정책을 민간 주도로 고도화 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위기 상황을 긴축정책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가?
이에 참여연대⋅보건의료단체연합⋅연구공동체 건강과 대안⋅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은 “폭풍 속의 경제위기, 정세 전망과 대응 모색”이라는 주제로 첫번째 좌담회를 열어 현재 전세계에 불어닥친 경제위기 상황을 진단하고자 한다. 또한 우리나라 경제위기 대응방안의 문제점을 짚어보고 해외 대응 사례를 통해 대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두번째 좌담회 “긴축은 죽음의 처방전, 사회정책 대응 모색”에서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는 윤석열 정부의 긴축과 감세 기조가 돌봄, 의료, 소득보장 등 사회정책 전반의 지출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현실을 비판하고, 현실에 걸맞는 사회정책의 방향에 대해 모색해보고자 한다.


개요


1) “폭풍 속의 경제위기”, 정세 전망과 대응 모색

  • 일시 : 2023년 1월 11일(수) 오전 10시
  • 장소 : 온라인 (유튜브 → https://youtu.be/G8NnpFTqN2g)
  • 프로그램 개요
    • 좌장 : 정세은(충남대 경제학과 교수)
    • 발제 : 이강국(리쓰메이칸대 경제학부 교수)
    • 토론 : 주병기(서울대 경제학과 교수)
      이봉현(한겨레 경제사회연구원장)
      이승윤(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2) “긴축은 죽음의 처방전”, 사회정책 대응 모색

  • 일시 : 2023년 1월 18일(수) 오전 10시
  • 장소 :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
  • 프로그램 개요
    • 사회 : 변혜진(건강과대안 상임연구위원)
    • 발제 : 김진석(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우석균(보건의료단체연합 공동대표)
    • 토론 : 양난주(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성욱(호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이재훈(사회공공연구원 연구실장)
      나백주(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 교수)

보도협조 [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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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 2023/01/05-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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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국가는 불평등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소외된 자들의 '협상력'이 중요하다

 

남재욱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부연구위원

 

지난 10여 년 간 전 세계를 달군 화두를 꼽으라면 '불평등'은 그 유력한 후보의 하나일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저성장과 양극화를 배경으로 대두된 '월가를 점령하라(Occupy Wall Street)'운동에서 불평등의 역사적 변화에 대한 고찰로 일약 '락스타 경제학자'로 떠오른 피케티 열풍을 지나, 올해는 “부자 클럽"이라고 불리는 다보스포럼(WEF, 세계경제포럼)에서도 불평등은 최대의 이슈였다. 한국은 또 어떤가? 최근 한국에서 사회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부동산 문제, 일자리 문제, 세대 간 불공정 문제, 성차별 문제는 모두 불평등 문제를 그 기저에 깔고 있다. 바야흐로 불평등의 시대라고 할만하다.

 

이처럼 심각한 불평등을 해소할 수 있는 처방으로 많은 이들이 제시하는 것 중 하나가 복지국가다. 다른 사회과학적 개념들과 마찬가지로 복지국가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지만, 그 핵심적인 역할 중 하나는 비시장적 수단을 통해 재화와 서비스를 분배하는데 있다. 현 시대 불평등의 직접적 원인을 지난 수십 년간의 시장만능주의에서 찾는 관점에서 보면, 복지국가를 통한 재분배는 불평등에 대한 유력한 해법으로 여겨질 만하다. 자본주의 역사에서 예외적으로 불평등이 낮았던 시기라고 꼽히는 20세기 중반이 바로 복지국가의 전성기였다는 점과 불평등 심화의 출발점이라고 지목되는 1980년대에 복지국가도 위축되기 시작했다는 점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그러나 실제로 복지국가가 불평등을 완화하는지는 복지국가 연구자들에게도 오랜 수수께끼였다. 복지국가의 재분배 기능이 반드시 부자에서 빈자로의 수직적 재분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복지국가에서 가장 큰 규모를 차지하는 프로그램은 건강보장과 노후소득보장인데, 이 제도들의 핵심적인 기능은 부자에서 빈자로의 재분배 보다는 건강한 사람에서 아픈 사람에게로, 장수하지 못하는 사람에게서 장수하는 사람에게로의 재분배에 있다. 물론 프로그램의 구체적인 재원과 급여 구조에 따라 수직적 재분배도 나타나지만 이는 이 제도들의 2차적인 기능이다. 요컨대 건강과 노후소득보장을 위한 대표적인 제도인 사회보험은 '불평등 완화' 보다는 '위험의 분산'을 위한 제도이며, 따라서 우리가 주목하는 부자와 빈자 간 재분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복지국가에는 부자에게 돈을 걷어 빈자에게 재분배하는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와 같은 공공부조도 있다. 그러나 이는 '최후의 사회안전망'으로서 불평등 완화보다는 빈곤방지가 그 핵심기능이다.

 

이 때문에 라메쉬 미쉬라와 같은 연구자는 복지국가를 통한 계급 간 재분배 정도는 미약하며, 사실 이 점이 바로 복지국가가 자본부의 사회에서 유지될 수 있었던 이유라고 설명한다. 이렇게 보면 20세기에 형성된 복지국가는 불평등 완화 장치라기보다는 사회적 위험을 집단화함으로써 분산시키고, 최악의 빈곤을 막는 수단으로 발달해왔다고 볼 수도 있다. 물론 그 자체로도 복지국가의 가치는 충분히 높지만 불평등 문제에 대한 해법으로 복지국가를 떠올린 이들로서는 실망스러운 결론이 아닐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복지국가가 오히려 불평등을 증가시킨다는 지적도 받고 있다. 20세기의 복지국가는 노동인구의 대부분에게 안정적 고용의 기회가 주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형성되었다. 복지국가의 핵심 프로그램인 사회보험은 종종 장기간의 사회보험료 납부 이력을 요구했는데, 노동인구의 다수가 장기적·안정적으로 고용될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또한 이와 같은 일자리는 대부분 가족을 부양할 수 있는 수준의 임금이 주어진다고 보았기 때문에 복지국가는 남성생계부양자를 보호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고, 여성의 가정 내 무급노동은 사적 영역에서 당연하게 주어지는 조건으로 간주하였다.

 

그러나 21세기 복지국가 환경은 이와 다르다. 대부분의 국가들에서 완전고용은 더 이상 자연스러운 상황이 아니며, 불안정한 비표준적 고용(비정규직)은 이제 노동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되고 있다. 고용구조의 변화로 기존의 일자리가 사라진 자리에 가족까지 부양하기에는 불충분한 저임금 일자리들이 채지고 있으며, 핵가족 구조는 해체되고 있다. 이와 같은 조건 안에서 '일정기간의 안정적 고용을 전제로 하는' 사회보험과 같은 프로그램은 노동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 일자리를 가졌던 이들만을 보호한다는 비판을 받는다. 실업과 불안정 일자리를 오가는 이들은 오히려 복지국가로부터도 소외되고 있으며, 이는 불평등을 증가시키는 요인이라는 것이다. 정규직 87%, 비정규직 45%라는 한국의 고용보험 가입률은(2019년 8월 기준) 이를 집약적으로 보여준다.

 

그렇다면 복지국가를 통한 불평등의 완화는 헛된 바람일 뿐일까?

 

21세기 복지국가가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문제는 복지국가 프로그램의 재편을 통해 극복해야 하는 문제다. 노동시장 약자를 배제한다는 점을 지적받고 있는 사회보험의 경우에도 스웨덴이나 최근 사회보험 프로그램을 개혁한 프랑스의 경우처럼 불안정 노동자나 비임금노동자들까지 사회보험에 포괄하고자 하는 노력을 통해 개선할 수 있다. 물론 한국의 경우 사회보험의 법적 적용대상조차 사회보험에 제대로 가입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이들 국가들보다 많은 숙제를 가지고 있지만, 복지국가의 핵심 프로그램인 사회보험을 변화하는 노동시장 환경에 적응시키려는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여기에 고용을 조건으로 하지 않는 소득보장제도를 보완하는 것 역시 중요한 정책적 과제다.

 

공적으로 제공되는 보편적 사회서비스는 불평등의 관점에서 의미가 큰 복지국가 프로그램이다. 사회서비스는 특정한 요건(아동돌봄이라면 아동의 유무, 장애인 활동지원이라면 장애의 유형과 정도 등)이 있는 이들에게 보편적으로 제공할 수 있으며, 이 경우 고용이력이나 여타의 원인으로 배제될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사회서비스는 대부분의 가정에서 돌봄의 부담을 지고 있는 여성, 비장애인에 비해 다양한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 소득 외에도 다양한 지원을 필요로 하는 고령자들의 욕구를 사회적으로 해소함으로써 소득이 아닌 성, 연령, 건강상태에 따라 나타나는 불평등을 완화할 수 있는 방향이기도 하다. 우리 사회의 차별과 불평등 문제를 모두 금전적 차원으로 환원될 수 없다는 관점에서 보면, 양질의 공적 사회서비스를 확대하는 일이 불평등 문제에 대해 갖는 잠재력은 매우 크다.

 

우리가 복지국가 프로그램에서 배제되는 이들을 포괄하고 이를 통해 복지국가의 빈곤방지와 위험분산 기능이 모든 시민에게 보편적으로 적용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면, 이는 불평등과 관련한 또 한 가지 가능성을 열어준다. 복지국가가 현재의 불평등한 사회에서 소외되고 있는 이들의 '협상력'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서 노동소득분배율이 낮아진 원인을 분석한 엥겔베르트 스톡해머는 사회보장의 약화가 세계화 및 금융화와 함께 노동소득분배율 하락을 설명하는 요인이라고 제시한 바 있다. 사회보장의 약화는 자본측에 대한 노동측의 협상력을 낮추었고, 그것이 노동소득분배율을 낮춘 원인 중 하나라는 것이다.

 

이와 같은 분석은 복지국가가 직접적으로 부자의 돈을 걷어 빈자에게 나누어줌으로써 직접적으로 불평등을 완화시키는 정도는 제한적일지라도, 시민들이 공통적으로 경험하는 사회적 위험을 낮추고 빈곤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정치'의 영역을 경유하여 불평등 완화에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사실 정치야말로 불평등 문제의 궁극적인 해법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소외된 이들의 이익을 옹호하는데 이들의 목소리를 찾아주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불평등 문제를 연구한 피케티는 불평등에 대한 대안으로 글로벌 자본세의 도입을 주장하면서, 글로벌 자본세 자체의 효과보다도 글로벌 자본세를 통해 사람들이 불평등의 심각성에 대해 좀 더 잘 알게 되면 민주주의의 힘이 불평등을 완화시키는 방향으로 작동할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두터운 복지국가는 또 다른 방식으로 민주주의의 힘을 작동시킬 수 있다. 시민 개개인이 하루하루 생존의 위협과 압박에서 자유로워진다면, 이들이 심화되는 불평등에 맞서 자신의 목소리를 좀 더 적극적으로 표출하리라고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여사회연구소는 2011년 10월 13일부터 '시민정치시평'이란 제목으로 <프레시안> 에 칼럼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참여사회연구소는 1996년 "시민사회 현장이 우리의 연구실입니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참여연대 부설 연구소입니다. 지난 19년 동안 참여민주사회의 비전과 모델, 전략을 진지하게 모색해 온 참여사회연구소는 한국 사회의 현안과 쟁점을 다룬 칼럼을 통해 보다 많은 시민들과 만나고자 합니다. 참여사회연구소의 시민정치는 우리가 속한 공동체에 주체적으로 참여하고, 책임지는 정치를 말합니다. 시민정치가 이루어지는 곳은 우리 삶의 결이 담긴 모든 곳이며, 공동체의 운명에 관한 진지한 숙의와 실천이 이루어지는 모든 곳입니다. '시민정치시평'은 그 모든 곳에서 울려 퍼지는 혹은 솟아 움트는 목소리를 담아 소통하고 공론을 하는 마당이 될 것입니다. 많은 독자들의 성원을 기대합니다. 같은 내용이 프레시안에도 게시됩니다. 목록 바로가기(http://www.pressian.com/news/review_list_all.html?rvw_no=1661" rel="nofollow">클릭)

 

* 본 내용은 참여연대나 참여사회연구소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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