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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주제4] 한국의 아우슈비츠, 형제복지원 진상규명을 위한 첫 단추는 특별법 제정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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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주제4] 한국의 아우슈비츠, 형제복지원 진상규명을 위한 첫 단추는 특별법 제정으로부터!

익명 (미확인) | 목, 2015/09/10- 16:37

한국의 아우슈비츠, 형제복지원 진상규명을 위한 첫 단추는 특별법 제정으로부터!

 

여준민ㅣ형제복지원사건진상규명을위한대책위원회 사무국장

 

시간이 흘러도 잊힐 수 없었건 형제복지원 사건

 

2012년 7월,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다짜고짜 “부산의 형제복지원 피해자다. 형제복지원 사건을 아느냐! 인권단체라면 이 사건을 파헤치고 해결해야 하지 않는가?”라 따져 묻는 수화기 너머의 목소리는 차분한 듯 하면서도 신경질적이었다. “잘 모르겠다”고 답하자, “알아봐라, 그곳은 지옥보다 더 한 곳이었고, ‘도가니’(광주 인화원 사건을 이르는 말)보다 더 심한 곳이었다”고 다그쳤다. 그는 형제복지원 사건을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린 피해생존자 한종선 씨다.

 

전화를 끊고 “뭐지?” 싶어 인터넷을 통해 자료부터 살펴보았다. 많은 자료가 있는 것은 아니었고, 박인근이라는 당시 시설장에 대한 비판 글 몇 편이 전부였다. ‘비리와 횡령으로 2년 6개월의 형도 다 받았는데 뭐가 문제지?’ 싶었다. 사법연수원에서 실습 나온 친구에게 대법원 판결문을 구해 분석을 부탁했고, 주변 변호사들에게도 자문을 구했다. 하지만 공소시효 등의 문제로 이 사건은 더 이상 다룰 수 없는, 이미 끝난 사건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었다.

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 앞에서 노숙을 하며 1인 시위를 하고 있다는 그의 목소리가 귓가를 계속 맴돌았다. 이미 끝난 사건을 뭘 어쩌자고 1인 시위를 하고 있는지도 궁금해졌다. 국회 앞을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고 돌아오는데, 그가 곧 책 한권이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를 했다. 초고가 나오면 보여줄 수 있겠냐는 말에 그는 며칠 후, 상당한 분량의 원고를 건네주었다. 84년부터 87년 사건이 드러날 때까지 형제복지원에서 그가 경험한 인권침해와 그곳에서 정신질환을 얻게 되어 사건 후 헤어져 행방을 모르고 살다 26년 만에 정신병원에서 아버지와 누나를 찾은 사연이 가슴을 찌르는 분노의 언어로 기록되어 있었다.

 

사실 이 글 한편이라면 형제복지원 사건 같은 끔찍한 수용소에서의 강제노역, 폭행, 성폭행 등의 인권유린이 가능했던 원인과 실체적 진실에 대한 접근은 어려웠을 것이다. 단지 부도덕한 한 개인의 문제로 치부했을 가능성이 크다. 사건의 서술이란 충격과 역사적 기록이 될 수 있지만 진실규명을 위해서는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왜 그러한 일이 가능했는지를 따져 묻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이 ‘살아남은 아이’라는 책은 반헌법적이고 반인권적인 사건이 어떻게 가능했는지에 대한 기록도 있었다. 한예종의 전규찬 교수가 [부랑인의 신고, 단속, 수용, 보호와 귀향 및 사후관리에 관한 업무처리 지침-내무부훈령410호]라는 국가 정책이 이 모든 것의 배후였다는 점을 지목한 것이다. 가해자인 박인근 원장의 대법원 판결로 모든 사건이 일단락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사건으로 읽혀졌지만, 한종선의 분노와 의문, 전규찬의 내무부훈령 410호란 국가정책 발견과 재해석이 형제복지원 사건을 28년 만에 다시 끄집어 낸 것이다. 그리고 박래군 인권활동가는 수용소, 시설 비리의 역사를 정리해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의 배제와 감금의 시대를 재조명했다.

 

그 후, 2012년 12월 몇 사람이 모이기 시작했다. 국회 진선미의원실과 민주주의법학연구회의 법학자들, 그리고 민변의 과거사위, 49재단, 발바닥행동 등은 수차례의 토론을 거쳐 이 사건을 안보와 경제발전의 희생양으로 가난한 사람들의 인권을 무참히 짓밟은 국가폭력의 문제로 규정하고 자료를 모았다. 국가기록원에서 형제복지원 자료 일체를 찾아 제본한 자료만 해도 수 십 권에 이르고 과거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위원회 조사관들, 사법연수원 인권법학회원들의 참여로 자료를 분석해 나갔다.

 

이와 동시에 필요했던 것은 한종선 씨와 같은 피해생존자들의 용기 있는 증언이었다. 국가가 만든 ‘부랑인’이라는 상상적 개념의 올가미에 갇혀 2-30년 동안 자기 탓만 하며 숨죽여 살아온 생존자들의 일종의 커밍아웃이 절실히 필요했다.

 

대책위는 2013년 3월부터 8개월의 준비모임 동안 국가책임이라는 부분을 다양한 각도에서 밝혀내는 작업을 했고, 간간이 언론에 노출시켜 생존자들의 자발적 연락을 기다렸다. 약 10개월 정도가 지나자 2-3명의 피해생존자가 나타났고, 이 분들의 증언을 기록해 [피해생존자 증언대회]를 가지며 자료와 증언, 두 가지의 객관적 근거를 만들어가기 시작했다.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모인 사람들

 

드디어 2013년 10월 22일, 형제복지원 사건의 국가책임을 조명하는 학술대회를 통해 공론화 했고, 21개의 단체로 구성된 ‘형제복지원사건진상규명을위한대책위원회’도 공식 출범을 했다.

 

대책위에는 과거사운동을 하는 단체부터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와 홈리스행동처럼 복지운동을 하는 단체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조직들이 참여했다. 그 만큼 형제복지원 사건은 과거에 벌어진 과거사이지만, 피해생존자의 트라우마가 존재하고 현재의 복지정책까지 영향을 주는 현재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토론회, 공청회 등으로 사건의 본질을 알려내고 피해생존자들이 직접 고통받아온 세월의 설움을 토해내도 우리 사회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2014년 2월 안전행정부 2차관이 관심이 있는 듯 부산시, 국가기록원, 안행부 과거사위, 복지부 등 관계기관을 소집해 대책위와 회의 자리 한 번 마련한 것 말고는 모르쇠로 외면했다. 당시 정부는 “단일 사건에 대한 특별법이 꼭 필요한가? 자료가 너무 없다, 개인 문제 아니었는가?”라고 이야기하며 단 한곳의 사회복지시설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사건으로 실체적 진실을 은폐, 축소하려 했다.

 

이에 대책위는 특별법 제정 청원운동을 벌였고, 2014년 3월 23일 진선미의원 등 55명의 국회의원은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자 생활지원 등에 관한 법률』을 발의했다. 하지만 정부 측의 주장대로 국회 역시 이를 개별 사회복지시설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사건으로 해석해 해당 상임위를 보건복지위로 배정했다. 상임위의 배정이 중요한 이유는 ‘진실규명’이냐 ‘피해생존자 구제’냐를 결정짓는 중요한 문제였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힘없고 가난한 사람들에게 ‘보호와 자립, 복지’라는 허울로 신체적 자유를 구속한 어두운 대한민국 현대사를 재조명하고 밝혀내는 일이다. 대책위는 과거 『한센인 특별법』을 거울삼아야 했다. 한센인에 대한 감금과 배제의 역사 또한 국가폭력의 일환이었지만, 보건복지부 산하에 설치한 위원회는 피해자 신청-심사-생활지원 결정을 하는 유명무실한 위원회로 전락해 진실을 규명하고 국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방향으로까지 가지 못하는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형제복지원 사건, 국회를 향하다

 

따라서 대책위는 이 법안이 국회 보건복지위로 회부된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법명과 진상규명에 초점을 맞춘 내용으로 보완을 했다. ‘내무부훈령410호’라는 국가정책에 방점을 찍고 형제복지원 사건만이 아닌 동시대 비슷한 수용소 인권침해 문제도 조사할 수 있도록 했다. 그리고 대표 발의한 진선미의원의 동의를 구해 법안을 철회하고, 2014년 7월 15일 「내무부훈령에 의한 형제복지원 강제수용 등 피해사건의 진상 및 국가책임 규명 등에 관한 법률안」이란 긴 이름의 법안을 재발의 했다. 이 법안은 ‘내무부훈령’이라는 지금의 행정안전부의 지침이었기 때문에 결국 우리가 바라던 ‘안전행정위원회’로 회부되었다.

 

법안이 발의되면 의원들이 알아서 논의하고 통과시킬 줄 알았다. 순진한 생각이었을지 모르지만,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의 방송과 한겨레신문 토요판의 연속 시리즈 기사 등 다양한 언론매체에서 형제복지원 사건의 숨겨진 진실과 생존자들의 고통을 연일 보도했기 때문이다.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하기도 해서 사회여론화는 충분히 됐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다음은 국회 몫 아닌가. 하지만 위원장과 여,야 간사들 책상 위에 잠자고 있는 수많은 법안 중 하나였을 뿐이었다.

 

2014년 7월에 발의된 이후 논의 움직임이 없자, 피해생존자들은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국회에서 피해생존자 증언대회도 열고, 대책위와 생존자모임이 미온적인 의사표명을 하는 안행위 의원들의 방을 수시로 방문하며 호소했지만 반응은 싸늘했다. 여전히 “잘 모르겠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호소와 설득을 해야 하는 상황이 짜증스러웠지만 도리가 없었다. 할 일을 하라는 당연한 요구가 사정하는 듯한 모양새로 비춰지는 상황을 어찌 설명할 수 있을까. 2014년 12월 진상규명에 대한 명확한 책임이 국가에 있음을 알리는 자료조사 발표회를 열고 정부의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했지만, 행자부는 “과거사와 관련한 일체의 것을 다루지 않기로 한 것이 현 정부 입장이다”라는 애초의 입장만을 고수할 뿐이었다. 청와대의 방침이란 얘기다.

 

1차 법안소위에서는 ▲단일 시설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꼭 특별법을 통해서 해야 하는가 ▲국가책임이란 것의 근거가 무엇인가, 이미 결론을 내놓고 하는 진상규명이라는 것 없다 ▲배상 책임은 국가책임이란 결론이 났을 때 가능한 것이다 ▲국가 보상에는 예산이 필요하다 ▲왜 과거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않았나 ▲동행명령, 자료제출 요구 등의 수사권은 사법기관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등의 논의가 있었다.

 

이에 대책위와 피해생존자모임에서는 일단 진상조사에 대한 착수가 중요하니 배, 보상과 강력한 조사권한 등은 모두 양보할 수 있다는 입장을 야당에 표명했다. 새누리당에서 딴죽 걸 명분을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 그러면서도 ‘국가책임’에 대한 부분은 양보할 수 없었다. 다시 개인의 도덕적 문제와 비리 문제로 흘러가서는 안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렇게 법안 핵심 내용에 대해 양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은 더 이상 논의를 진척시키지 않았다. 갈 길이 많이 남아 있다. 안행위 법안소위 논의가 정리되어야 하고, 새로 제정되는 입법이기 때문에 상임위에서 공청회도 열어야 한다. 그리고 다시 법안 소위에서 합의된 내용으로 다듬어 안행위 본회의에 상정, 다시 통과를 기다려야 한다. 그 후에는 법안심사위원회, 그리고 본회의 통과...아직도 긴 여정을 남겨두고 있기 때문이다.

 

키는 조원진 새누리당 간사가 쥐고 있었다. 야당은 이미 법 제정으로 입장을 정리했지만, 논의할 법안의 순서를 정하는 여, 야 간사의 합의가 필요하다. 진선미의원은 상임위가 열릴 때마다 법안 논의를 요구했다. 그러자 지난 2월 진영 위원장은 “4월에는 꼭 공청회를 하자”고 발언했다. 하지만 국무총리 인사청문회 등으로 국회는 또다시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어물쩡 시간을 넘겨 버렸다. 대책위와 생존자모임은 4월 27일 ‘법 제정을 요구하는 삭발식’을 가졌고 생존자들은 눈물로 또다시 분통을 터트리며 호소했다. 언제까지 피해자들이 거리로 나와 악다구니 쓰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걸까. 그 날 기자회견 후 안행위 의원실과 여,야 간사들의 방을 방문한 것이 효과가 있었는지, 당일 상임위에서 진영위원장은 “이 법안의 필요성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여, 야 간사들에게 공청회 일정 등을 잡으라 했다. 빨리 논의하도록 하자”고 발언했다. 집으로 돌아가지 않고 여, 야 간사 방에서 확답을 기다리던 생존자분들은 그제야 안심을 하고 발길을 돌릴 수 있었지만, 매번 뒤통수 맞은 경험 때문에 피해생존자모임에서는 “공청회 날짜가 정해질 때까지 노숙 연좌농성을 하겠다”고 했다. 국회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지 200일이 지났지만 그것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상황 인식에서 였다. 무더위가 시작되는 4월 말, 생존자들은 그렇게 ‘거리의 잠’을 선택했다.

 

당사자들의 진정성 있는 행동은 거부하기 어려운 그 무엇인가 보다. 국회는 7월 3일 안행위 공청회를 개최했다. 
그동안 조원진 새누리당 간사는 “정부 입장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애매한 말로 면담을 회피해왔는데 역시나 정부 측 추천 토론자였던 이근동 변호사(법무법인 지평, 행자부 자문변호사)는 “진상규명 필요성에는 공감하나, 특정한 사건을 위한 특별법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라며 “현행법제도 안에서 민사소송으로 개인에 대한 손해배상이나 국가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국가인권위원회가 조사할 수도 있다”면서 특별법 제정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했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은 “민사소송은 소를 제기한 측에 입증 책임이 있는데, 28년이 지난 사건에 대해 현재 피해생존자들이 과연 방대한 국가 자료들을 찾아내 입증할 수 있겠느냐”며 맞대응했다. 또한 인권위에 진정했으나 각하된 상황도 언급하자 이근동 변호사는 말을 얼버무리며 “그러나 꼭 특별법을 제정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는 두서없는 결론을 내버렸다.

 

공청회 며칠 전 대책위가 많은 자료를 사전에 제공했었고, 그걸 검토했기 때문에 일면 동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그는 영락없는 행자부 자문변호사였다. 공청회 바로 전, 행자부 국장이 “법 제정 반대!”를 강하게 주문했다는 후문인데, 그는 정부측 입장이라며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나라는 1910년대 일제강점 시기부터 6․25, 민주화 등을 거쳐 오는 동안 과거로부터 억울한 일들을 많이 입어왔다 ▲정부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법, 대일항쟁기 특별법,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법 등을 제정하여 명예회복과 보상을 실시해 왔다 ▲수많은 개별 사건별로 일일이 개별법을 제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현재 있는 법령 및 복지정책을 활용하여 해결할 수 있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많은 사건들 중 형제복지원에 한하여 법을 제정하기 위해서는 전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할 것이므로 대국민 공청회 등을 통한 의견 수렴 과정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

 

공청회를 방청하던 피해생존자들 사이에서 탄식이 흘러나왔다.

 

행자부 측 증인으로 나온 보건사회연구원 이태진 박사는 “전두환 정권의 사회정화사업이자 형제복지원의 무작위 체포, 감금 등 근거가 된 내무부훈령이 '부랑아', '노숙인'의 보호차원의 지원정책이었다”는 취지로 진술해 피해생존자들의 공분을 샀다. 단지 국가의 복지정책 일환으로 부랑인을 단속했던 상황일 뿐이며 불가피한 복지정책의 흐름이라는 것이다. 그 정책의 문제와 한계에 대한 언급은 어디에도 없었고, 오히려 “현재도 부랑인 용어와 개념을 노숙인과 혼용해 사용하고 있다”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내뱉었다.(관련법에서 모두 노숙인으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다들 고개를 기우뚱했다.

 

급기야 듣고 있던 강창일 야당 의원은 “이 법의 필요성과 내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나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태진박사에게는 질문할 꺼리조차 없다”고 비꼬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여하튼 1시간 이상 진행된 공청회에서 조원진 위원장 대리는 “오늘 이 자리를 통해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합의가 된 것 같다. 법안 심사에 참고하라”고 했는데, 상당히 고무적인 발언이었지만 생존자들은 생각만큼 기뻐하지 않았다. 이미 그들의 말이 여러 번 신뢰를 잃어서 일까?

 

자, 그 후 다시 2개월이 지났다. 9월 국정감사가 있을 것이고, 끝나면 상임위에서 법안 논의를 할 것이다. 생존자들은 “이러다 그냥 또 지나가는 거 아니에요?”라는 전화를 수시로 걸어오며 불안해하고 있다. “뭐라도 해야 하는데, 뭘 어째야 하는 건가요?”라면서 말이다. 목마른 자가 우물을 판다고 하지만 피해자들에게 품위 있는 자세를 취하도록 해줄 수는 없는 것일까? 2016년 4월이 총선이다. 19대 국회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이미 일부 의원들은 법안 논의보다 선거에 열중하고 있다.

 

“누나 집을 찾아달라고 찾아간 파출소에서 왜 나를 형제복지원에 보냈는지, 그 이유를 듣고 싶어요. 국가가 이제라도 나에게 그 대답을 해줘야 하지 않나요?”

 

어느 생존자의 물음에 대해 19대 국회는 화답해야 한다. 부끄럽지 않기 위해.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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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은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조롱한 차명진 전 국회의원 영구 제명하라

– 정치인과 사회지도층의 막말, 더는 용납할 수 없다 –

어제(16일)는 세월호 참사 5주기였다. 우리는 5년 전 발생한 세월호 참사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세월호 참사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고,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우리 사회의 일부 정치인은 희생자의 한(恨)과 유가족의 아픔을 달래기보다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지키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김순례 국회의원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하 발언으로 사회적 비난이 잊히지 않은 상황에서 또 다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다.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차명진 자유한국당 당협위원장(경기 부천 소사구)의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도를 넘는 막말과 조롱, 갈등을 유발하고 혐오를 조장하는 발언은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차명진 전 국회의원은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 쪄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 먹고 진짜 징하게 해 처먹는다”라고 조롱했다. 또한 “세월호 사건과 아무 연관 없는 박근혜, 황교안에게 자식들 죽음에 대한 자기들 책임과 죄의식을 전가하려 한다”라고 지적하며 “원래 그런 건지 아니면 좌빨들에게 세뇌당해서 그런지 전혀 상관없는 남 탓으로 돌려 자기 죄의식을 털어버리려는 마녀사냥 기법”이라며 막말을 이어갔다.

아직도 끝나지 않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의 아픔을 이해하지 못할망정, 정치인 이전에 인간으로서 갖춰야 할 타인의 아픔에 대한 기본적인 공감과 태도를 망각한 차명진 전 국회의원의 조롱과 막말은 사회적으로 용납될 수 없다. 그동안 세월호 참사 희생자 304명, 가습기 살균제 사건 사망자 1,400명 등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집단적 피해가 반복됐다. 그런데도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더뎠고, 권력이 사건을 은폐하고 가해자를 보호하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계속됐다. 국회의원 등 사회지도층의 막말이 계속된다면, 우리 사회는 더욱 갈등하고 분열될 수밖에 없다. 정치인의 기본적인 소임이 상대를 비난하고 조롱하는 일이 아닌 사회적 갈등을 치유하고 조정하는데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사회 갈등을 유발하고, 혐오와 차별을 조장하는 정치인과 사회지도층의 도를 넘는 막말 발언을 더는 용납할 수 없다. <경실련>은 자유한국당에 요구한다. 당장 차명진 전 국회의원은 사과하고, 자유한국당은 차명진 전 국회의원을 영구 제명하라. 그리고 반복되는 자유한국당 소속 인사의 막말을 더는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국민들에게 천명하라.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세월호 참사가 이념화의 대상이나 정치적 수단으로 악용되어서는 안 된다. 건강한 사회는 희생자와 유가족의 아픔을 잊지 않고, 다시는 이와 같은 잘못이 반복하지 않도록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며, 추모하고 기억하는 것으로부터 이루어질 것이다.

2019년 4월 17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190417_논평_차명진영구제명-최종

수, 2019/04/1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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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는 형제복지원 피해생존자의 목숨을 건 농성에 당장 응답하라

 

2017년 11월 7일 시작한 최승우, 한종선 피해생존자의 형제복지원 진상규명 농성이 오늘로 2년이 됐다. 6일 오후, 최승우 씨는 “침묵하는 이 사회를 비난하며, 나는 결국 무기한 고공 단식을 결심하고 택했다”고 말하며 국회 앞 엘리베이터 탑에 올랐다. 최승우 씨는 왜 2년의 국회 앞 농성에 이어 다시 고공 단식을 선택해야만 하는가?

 

형제복지원 특별법이 19대 국회에서 폐기되고, 20대 국회에서 계류되고 있으나,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위원회법(‘진화위법’) 개정안이 발의되면서 입법 투쟁에 새로운 물꼬가 트였다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2년 전 발의된 진화위법 개정안은 올해 10월 22일이 되어서야 겨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원회로 넘어갔다. 문재인 정권이 출범 당시 진화위 설립을 2018년 하반기로 약속했던 것이 무색할 뿐이다. 피해자들이 개정안의 법사위 통과를 애끓게 기다리고 있지만, 20대 국회는 일손을 놓은 지 오래다. 내년 총선이 시급한 사안이 된 20대 국회에서 진화위법 개정안이 통과될 지가 미지수다.

 

2018년 검찰과거사위원회에서 형제복지원 사건을 조사하고 국가책임을 인정하면서, 문무일 검찰총장이 눈물로 사과했고 총장 권한으로 대법원에 비상상고를 신청했다. 부산시도 조례를 제정하며 형제복지원 진상규명을 위해 발벗고 나서는 것 같았다. 이 과정에서 여러 차례 언론에 오르내리며 형제복지원 사건은 금방 “해결”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형제복지원 사건은 국가기관이 과거에 자행한 과오를 반성한다는 외양을 완성시킬 뿐 아직도 실제 사건의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재발방지를 위해 제도로 정착된 것은 없다. 검경, 부산시 등 국가기관이 인정한 그들의 과오와 이에 대한 책임의 실체를 밝힐 수 있는 제도의 설립이 절실하다. 

 

피해자들의 투쟁은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일인 시위, 삭발 시위, 국토대장정(부산 형제복지원 터부터 청와대까지 486.55km), 그리고 2년째 계속 되는 국회 앞 노숙 농성. 아스팔트 위 추위와 더위 속에서 최승우, 한종선 씨는 법안 통과를 기대하며 여야의원을 찾아 “읍소하고 부탁했다”. 그러나 특별법이 발의되어 기대하니 폐기·계류되고, 촛불 광장으로 새 정권이 출범하여 기대하니 별다른 변화가 없다. 비상상고도 진행상황을 알 길이 없고, 진화위법 개정안 통과도 한 치 앞을 알 수 없다. 기대와 절망의 반복으로 들쑤셔지며, 피해자들의 무력감과 자괴감만 커지고 있다. 현 정권에서 20대 국회가 진화위법 개정안의 통과를 서둘러야만 하는 이유이다.

 

진화위법 개정안이 법제사위까지 이르렀으나 뚜렷한 기약없이 또 다시 기다림의 굴레에 놓인 최승우는 고공단식농성에 나섰다. 우리는 2년간의 거리 노숙농성에 이어 이 선택을 내리기까지 최승우 씨가 겪어야만 했을 기다림과 분노, 고통 앞에서 침통함을 느낀다. 

 

최승우 씨는 개정안의 법제사위 통과가 확실해질 때까지 농성을 계속하겠다고 말한다. 20대 국회는 피해자들의 목숨을 건 투쟁에 당장 응답하라. 진화위법 개정안의 조속한 법제사위, 본회의 통과를 위한 모든 조치를 취하라. 우리는 최승우 씨를 비롯한 형제복지원 피해자들의 진상규명 투쟁에 뜻을 힘껏 보태며 끝까지 함께 할 것이다.

 

2019년 11월 7일

4.9.통일평화재단, 광주인권지기 활짝, 국제민주연대, 다산인권센터, 민족문제연구소, 민족민주열사·희생자 추모(기념)단체 연대회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과거사청산위원회, 빈곤사회연대,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원불교인권위원회, 인권운동공간 활,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의학연구소·김근태기념치유센터, 전북평화와인권연대, 제주평화인권센터,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천주교인권위원회, 한국전쟁유족회, 한베평화재단, (사)제주다크투어, (재)진실의 힘 (전국 총 21개 단체)

 

▶공동성명 https://docs.google.com/document/d/1pe1XWFLJREtGfz4vjufDkHmaK1BMT-M0elb-... target="_blank" rel="nofollow">[원문보기/다운로드]

금, 2019/11/08- 0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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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9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159명의 희생자들을 온전히 추모하기 위해 참사 100일 하루 전날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서울시는 유가족들의 필요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공언했으면서도 광화문광장에서의 100일 추모대회 개최도, 세종로공원 분향소 이전 설치도, 경찰에 시설보호요청까지 하며 원천적으로 막은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가족들은 더 많은 시민들을 만나 아직 풀리지 않은 의혹들에 대해 설명하고 진상규명과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의 필요성을 호소하기 위해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왔다. 서울시는 서울광장에 분향소가 설치된 이후에도 유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리기보다, ‘불법’을 운운하며 분향소를 자진철거할 것을 언론을 통해 압박했다.


유가족들은 이에 대해 스스로 세운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시민들과 슬픔을 나누고 애도하는 시간을 충분하게 가질 것이라는 명확한 입장을 여러 번 밝힌 바 있다.


현재는 10. 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 행정안전부장관 파면, 독립적 진상조사기구 설치, 특별법 제정 등 국가의 책임을 묻는 일과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어떠한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고 대통령은 유가족들의 공식 면담요청에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참사 이후 유가족들의 요구 사항들 그 어떤 것도 유의미한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유가족들이 159명의 희생자들을 온전하게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이자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인 서울광장 분향소를 한동안 더 유지해야 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오늘(3/7) 서울시가 언론을 통해 한 제안은 과거 제안했던 ‘녹사평역 지하 4층’보다는 진전된 안이라고 할 수 있지만,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서울광장 분향소의 종료시점을 정하여 언론을 통해 제안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참사에 대한 온전한 추모보다 서울광장 분향소의 철거만이 서울시의 관심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마지막 조문을 받는 날은 서울시가 아니라, 유가족들이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행정안전부는 ‘10.29 참사 피해자 지원단’이 2년 기한의 정식 조직으로 출범했다고 밝혔다. 159번째 희생자를 비롯한 생존피해자에 대한 정부의 무대책에 우려가 큰 상황에서 앞으로 정부와 서울시가 진정성을 가지고 10.29 이태원 참사 해결책을 마련할지 지켜볼 것이다. 유가족들이 충분히 납득 할 수 있는 해결책이 만들어진다면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임시추모공간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정부·서울시 등과 필요한 대화를 이어갈 창구는 이미 열려있고 앞으로도 계속 열려 있기를 희망한다.


국민 여러분들, 특히 서울시민들이 보내주신 추모의 마음과 배려에 깊이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함께 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2023. 3. 7.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입장문 [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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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3/03/0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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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문제 한국 정부는 책임 있게 응답해야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문제 한국 정부는 책임 있게 응답해야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 인정하고 피해를 배상하라는 판결 환영

2023년 2월 7일, 법원은 베트남전 피해 생존자 응우옌티탄 씨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민간인 학살 인정 및 피해 배상에 대한 국가배상소송 1심에서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다. 1968년 퐁니·퐁넛 마을 학살이 발생한 지 55년 만에 처음으로, 한국군의 명백한 불법 행위가 있었다는 점을 확인하고 대한민국의 법적 책임을 인정한 판결이다. 참여연대는 베트남전 민간인 학살 진상 규명에 큰 진전을 가져온 이번 판결을 환영한다. 

1999년 언론을 통해 베트남전 당시 한국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공론화된 이후 진상 규명과 책임 인정, 사과와 피해 배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그러나 20년 넘게 한국 정부는 나서지 않았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고 당시의 상황을 증언한 피해 생존자들, 전쟁의 참상을 알리고 가해국 한국 정부의 책임을 묻기 위해 연대해온 사람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승소가 가능했다. 진실과 평화를 위해 애써온 모든 이들의 소중한 성과다.  

정부는 이 결과에 책임 있게 응답해야 한다. 한국군의 민간인 학살은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진실이다. 이제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진상 조사를 통해 진실을 밝혀야 한다. 퐁니·퐁넛 마을 학살뿐만 아니라 하미 마을 학살 등 다른 사건들에 대해서도 포괄적인 조사가 필요하다. 특히 하미 마을 학살의 경우 지난해 진실·화해를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에 피해자들의 진실규명 신청이 접수되었음에도 위원회는 조사개시결정을 미루고 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신속한 조사개시결정을 내려야 할 것이다. 공식적인 진상조사를 토대로 한국정부는 공식 사과, 피해 회복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로 나아가야 한다.

‘베트남 전쟁과 한국군 파병을 어떻게 기억할 것인가’는 한국 사회에 매우 중요한 문제다. 가해국으로서 진실과 책임을 제대로 마주할 때, 앞으로 한국이 가해자가 되지 않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해야 할지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판결이 한국 사회가 군대의 파병, 전쟁에 대한 군사적 개입, 무기 수출과 같은 문제에 대해 무겁게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불편한 진실에 책임 있게 응답해야만 평화로 가는 길이 어디인지도 찾을 수 있다.

논평[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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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23/02/13-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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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29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159명의 희생자들을 온전히 추모하기 위해 참사 100일 하루 전날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서울시는 유가족들의 필요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공언했으면서도 광화문광장에서의 100일 추모대회 개최도, 세종로공원 분향소 이전 설치도, 경찰에 시설보호요청까지 하며 원천적으로 막은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가족들은 더 많은 시민들을 만나 아직 풀리지 않은 의혹들에 대해 설명하고 진상규명과 독립적 조사기구 설치의 필요성을 호소하기 위해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거리에서 시민들을 만나왔다. 서울시는 서울광장에 분향소가 설치된 이후에도 유가족들의 마음을 헤아리기보다, ‘불법’을 운운하며 분향소를 자진철거할 것을 언론을 통해 압박했다.


유가족들은 이에 대해 스스로 세운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시민들과 슬픔을 나누고 애도하는 시간을 충분하게 가질 것이라는 명확한 입장을 여러 번 밝힌 바 있다.


현재는 10. 29 이태원 참사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 행정안전부장관 파면, 독립적 진상조사기구 설치, 특별법 제정 등 국가의 책임을 묻는 일과 희생자들의 명예회복을 위한 어떠한 조치도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고 대통령은 유가족들의 공식 면담요청에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참사 이후 유가족들의 요구 사항들 그 어떤 것도 유의미한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유가족들이 159명의 희생자들을 온전하게 추모할 수 있는 공간이자 시민들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인 서울광장 분향소를 한동안 더 유지해야 하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오늘(3/7) 서울시가 언론을 통해 한 제안은 과거 제안했던 ‘녹사평역 지하 4층’보다는 진전된 안이라고 할 수 있지만, 서울시가 일방적으로 서울광장 분향소의 종료시점을 정하여 언론을 통해 제안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 참사에 대한 온전한 추모보다 서울광장 분향소의 철거만이 서울시의 관심이 아닌지 의심스럽다. 서울광장 분향소에서 마지막 조문을 받는 날은 서울시가 아니라, 유가족들이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


최근 행정안전부는 ‘10.29 참사 피해자 지원단’이 2년 기한의 정식 조직으로 출범했다고 밝혔다. 159번째 희생자를 비롯한 생존피해자에 대한 정부의 무대책에 우려가 큰 상황에서 앞으로 정부와 서울시가 진정성을 가지고 10.29 이태원 참사 해결책을 마련할지 지켜볼 것이다. 유가족들이 충분히 납득 할 수 있는 해결책이 만들어진다면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임시추모공간 등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정부·서울시 등과 필요한 대화를 이어갈 창구는 이미 열려있고 앞으로도 계속 열려 있기를 희망한다.


국민 여러분들, 특히 서울시민들이 보내주신 추모의 마음과 배려에 깊이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함께 해 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2023. 3. 7.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

입장문 [원문보기/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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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 2023/03/07-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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