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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얼마나 벌어야 충분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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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얼마나 벌어야 충분한가

익명 (미확인) | 금, 2015/09/04- 22:00

연봉 2억원을 받는 동창은 아이를 외국 기숙학교로 보내고 양가 일가친척들 모시고 매년 해외여행을 가며 서울 강남에 집을 사서 유지하다보니 살림이 너무 빠듯하다며 울상이다. 평생 독신으로 살며 아주 약간의 생활비만 벌며 달동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던 선생님은 수십 년 만에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제주도로 가서 연세(年貰) 50만원짜리 방을 얻어 만족스럽고 여유 있게 살게 됐다는 소식을 전한다.

우리 삶은 300배 나아졌는가

혼란스럽다. 도대체 우리는 얼마나 벌어야 충분한 것일까?

우선 우리가 얼마나 벌어왔는지를 살펴보자. 1960년에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00달러를 밑돌았다. 2015년 1인당 국민소득은 3만달러에 육박한다. 그야말로 기하급수적 상승이다. 55년 만에 300배 늘어났다. 소득 100달러 시대에 소득 1천달러는 다다를 수 없는 불가능한 목표처럼 보인다. 소득 3만달러 시대에 소득 30만달러를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100달러가 3만달러가 된다. 그 길을 달려왔으니, 숨가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 시간 동안 이 땅의 가치평가 기준은 단순했다. 1인당 국민소득 하나가 사회와 국가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으로 모두 인식했다. 소득 증대는 삶의 목적이며 국가의 국정목표였다. 외길이었다. 미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이고 한국이 3천달러라면, 미국이 꼭 10배만큼 잘사는 나라라고 여겼다. 1인당 국민소득이 국가의 품격도 보여주고, 한편으로는 개인의 행복도 보여준다고 믿고 그것을 향해 달려가던 시기였다. 많이 벌기만 하면 무조건 좋아진다고 믿던 시대였다.

분명 성과는 있었다. 이 나라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전세계에서 소득을 늘리는 것으로는 가장 성공한 나라 축에 든다. 일본이 여기 비교할 만하고, 중국이 따라오고 있는 정도다.

그래서 지금 다시 질문해볼 때가 됐다. 1960년과 비교하면 우리 삶은 300배 나아졌나? 2015년의 20대는 1960년에 20대이던 할아버지 세대보다 300배 나은 삶을 살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왜일까?

그 이유는 두 영역으로 나누어 살펴보는 게 좋겠다. 첫째는 소득 자체의 문제, 둘째는 소득 외적인 문제다.

소득 자체의 문제는 ‘1인당 국민소득대로라면 우리 가족 1인당 3천만원씩은 벌어야 하는데, 왜 그만큼 벌고 있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압축할 수 있다. 이유는 간명하다. 실제로 소득이 그만큼 오르지 않은 사람이 많다. 1인당 국민소득은 전체 국민소득의 평균값이다. 하지만 한 개인의 소득은 전체 국민소득 가운데 기업 및 정부 소득을 뺀 가계소득에 해당하는 몫이다. 그중에서도 특정 개인이 벌어들인 몫이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빠르게 늘고 있다. 영국·프랑스·미국·일본 등보다 높고 중국과도 비슷하다. 중국은 인구증가율이 높아 경제성장률은 한국보다 훨씬 높지만, 인구수로 나눈 1인당 소득성장률은 한국과 차이를 좁힌다.

그런데 가계소득과 국민소득의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2014년의 경우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만8천달러였다. 이 숫자는 국가 전체가 벌어들인 부가가치를 단순하게 국민 수로 나눈 것이다. 그중 가계로 돌아온 소득 전체를 국민 수로 나눈 수치가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이다. 이 수치가 2014년 약 1만6천달러였다. 가계소득이 국민소득의 60%가 되지 못한다.

기업만 행복한 나라

한국에서 가계소득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기업소득과 비슷하게 움직였다. 즉, 국민소득 전체가 늘어나면 기업소득과 가계소득은 비슷한 정도로 늘어났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 둘의 격차는 점점 벌어진다. 특히 가계소득 증가 속도는 점점 떨어져서 경제성장률에 뒤처지는 정도가 점점 심해진다. 1992년 가계소득과 기업소득의 격차가 0이라 가정하고 계산해보면, 그 격차는 점점 넓어져서 2010년대를 지나면 3.5를 오르내리는 숫자가 된다. 특히 가계소득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견주어도 크게 뒤처지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시작된 것은 1990년대 초·중반부터다.

국제 비교를 해보면 가계소득이 GDP보다 뒤지는 현상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노르웨이·핀란드·덴마크 등 유럽의 복지국가뿐 아니라 미국·영국 같은 시장이 강조되는 나라에서도 가계소득 증가율은 최근 경제성장률을 앞서고 있었다. 일본·독일·폴란드·체코 같은 나라들에서 가계소득 증가율은 GDP 성장률에 못 미치지만, 한국만큼 정도가 심한 곳은 없다. 즉, 한국은 경제성장의 혜택이 가계소득으로 제대로 순환되지 않는 정도가 세계에서 가장 심하다. ‘부자 국가 가난한 국민’이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그 가장 큰 이유는 노동소득분배율의 하락이다. 과거 한국은 노동소득분배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기업이 돈을 벌면 어쨌든 상당 부분 임금으로 지출되는 구조였다. 1987년 민주화와 노동운동 활성화, 3저호황 등을 동시에 맞으며 임금소득이 높아지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1990년대 중반쯤부터 흔들리기 시작해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이후부터 노동소득분배율이 본격적으로 낮아진다. 2000년 이후로는 아예 실질임금이 정체 상태에 돌입한다. 임금 상승 속도가 노동생산성 상승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기 시작한 시기도 이때다.

여기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도 영향을 끼쳤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삼성전자가 돈을 벌면 그 협력업체들도 다 같이 벌었다. 그러면 협력업체 직원들의 임금도 다 같이 많이 올랐다. 이른바 ‘낙수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역시 1990년대 중반 이후 점점 더 대·중소기업 사이 힘의 균형이 깨지면서 그 효과는 찾아보기 어려워진다.

여기에 개인소득 사이 불평등이 심화하는 것도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김낙년 동국대 교수는 <21세기 자본>으로 전세계에 화제를 몰고 온 토마 피케티 교수가 분석했던 방법으로 한국의 소득분포를 연구했다. 한국에서 소득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들 3122만 명의 과세 자료를 살펴봤더니, 중위소득자의 연간소득이 1074만원이었다. 취업자를 기준으로 다시 살펴봐도, 1594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1인당 국민소득인 3천만원 수준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 연구 결과를 보면, 한국의 불평등도가 상당히 높다는 근거가 곳곳에 등장한다. 예를 들면 연소득 1억원 이상인 사람은 56만 명이다. 인구의 1%가 되지 않는 엄청난 고소득자인 셈이다. 6천만원 이상이 219만 명이다. 전체 인구의 5%가 되지 않는다. 상위 10%가 가져가는 소득은 이 나라 전체 소득의 50%에 육박한다.

상위 10%가 소득 절반을 가지는 나라

귀농한 부부의 일상. 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은 소득만이 아니다. 정용일 기자
여기에 더해 욕구의 문제가 생긴다. 사람들의 욕구는 점점 더 평등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욕구 자체가 많이 달랐다. 30년 전만 하더라도 전체 인구의 25%가량 되던 대학 진학률은 이제 75%를 훌쩍 넘어선다. 똑같이 대학을 나온 사람들인데, 상위 10%에 들면 괜찮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나락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 그런데 상위 10%에 들어가려는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진다.

같이 똑같은 스마트폰을 쓰고, 같은 기술의 혜택을 입는다. 어려서부터 여러 가지 미디어에 비슷하게 노출된다. 같은 공교육을 받고, 비슷하게 대학을 가고, 비슷하게 스펙을 쌓고, 해외연수도 갔다 오면서 모두 비슷한 자격을 갖춘다. 그런 이들이 이 불평등한 사회에 그대로 던져진다면, 그건 맹수를 정글에 던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소수를 제외하고는 엄청난 갈등과 박탈감에 시달리게 된다.

여기까지는 소득과 직접 연관을 맺고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좀더 근본적인 것은 소득 외적 이야기에 있다. 실제 꽤 높은 소득을 벌어들이는 사람들조차도 삶이 빠듯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이런 소득 바깥의 이야기에 있다. ‘이스털린의 역설’로부터 그 근거를 찾아볼 수 있다. 미국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은 30여 개국의 행복도와 소득을 조사 분석한 뒤, 기본 수요가 충족된 이후에는 소득이 높아진다고 반드시 행복도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는다. 이 연구 결과를 해석하자면, 소득이 일정한 수준 이상이 된 뒤 행복도를 높이려면 소득 증대 노력이 아니라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는 경제학적 근거를 댈 필요조차 없는 상식적 이야기일 수도 있다. 우리가 소득을 높이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따져물으면, 대부분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라고 답할 것이다. 또 많은 이들은 좀더 선하게 잘 살기 위해서라거나 수준 높게 살고 싶어서일 수도 있겠다. 여유가 있으면 남한테 베풀고 살 수도 있고, 문화예술도 찾고 깊이 있는 사색도 하면서 살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거꾸로 소득이 높아진다고 반드시 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소득은 수준 높은 삶을 살 수 있는 필요조건이다.

그럼 소득에 덧붙여 무엇이 필요할까? 일의 주체가 되어 보람이 커지는 것이 중요하다. 노동시간이 줄어들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 우정과 이웃과 가족 같은 공동체가 강화돼 교류가 늘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소득 증대만 신성시하는 흐름이 주류다. 2014년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였다는 발표와 함께 나온 해설에는 ‘한국이 국민소득 2만달러에서 정체되고 있다’는 기조가 주류를 이뤘다. 한국 1인당 소득이 2만달러를 돌파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다는 호들갑을 떨던 2000년대 중반에서 10년도 지나지 않았다. 1만달러 돌파를 처음으로 했던 게 IMF 구제금융 직전인 1990년대 중반인데, 경제위기로 1만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가 2000년대 초에 다시 1만달러 이상으로 올라갔었다. 더 거슬러 요약하자면, 1960년에 100달러였던 것이 2000년대 초에 1만달러가 되고 2000년대 중반에 2만달러가 되고 지금 2010년대 중반에 3만달러가 된 것이다. 이런 속도로 1인당 국민소득이 증가하는데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다면, 평균소득 증가 이외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생각해봐야 하는 게 아닐까?

일의 보람, 여가, 공동체

임금을 올려 가계소득을 늘려야 한다. 격차를 줄여야 한다. 그래도 행복하지 않다면, 일의 가치와 보람을 찾고 여가를 공동체와 함께 보낼 시간을 확보하도록 해줘야 한다. 삶의 다른 잣대를 마련해줘야 한다. 어쩌면 더 버는 것은 해법이 아닐 수도 있다. 우리 모두가 이제, ‘얼마나 벌어야 충분한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시기가 됐다.

[ 한겨레21 / 2015.9.4 / 이원재 희망제작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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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당국의 기습적인 사드 배치 및 졸속 환경영향평가 추진을 규탄한다

□ 장소 : 광화문 광장 세종대왕상 앞

□ 일정 : 428() 10

□ 참석 : 한국환경회의 소속단체 임원 및 활동가

□ 순서

  • 참석자 소개 및 취지 설명
  • 경과 발표
  • 규탄 발언
  • 기자회견문 낭독

※문의_ 신수연(녹색연합 평화생태팀장/ 010-2542-2591)

※문의_ 정규석(녹색연합 정책팀장/ 010-3406-2320)

 


 

 

  1.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는 160여 명 남짓한 노인들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입니다. 평화를 교리로 하는 원불교의 성지가 자리하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지난 4월 26일 새벽, 한미 당국은 부지 진입로의 주민과 종교인, 지킴이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사드 핵심 장비를 반입시켰습니다.

 

  1. 장비 반입을 비롯한 사전공사 시행은 지역주민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편인 환경영향평가법 상의 절차도 철저히 무시한 불법행위입니다.

 

  1. 사드 배치는 성주, 김천 지역주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땅에 살고 있는 국민 모두의 안위와 직결된 문제입니다. 또 사드 부지에 대한 불법적인 환경영향평가 졸속 처리는 환경진영으로서 묵과할 수 없는 중대 사안입니다.

 

  1. 이에 주요 환경단체들로 구성된 한국환경회의는 사드 기습배치와 졸속적인 환경영향평가 추진을 규탄하는 긴급기자회견을 진행합니다. 많은 관심과 취재를 부탁드립니다.

.


 

 

 

[기자회견문]

 

한미 당국의 기습적인 사드 배치 및 졸속 환경영향평가 추진을 규탄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파면되었지만, 박근혜 정권 최악의 외교안보정책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현재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듯 기습적으로 강행되고 있다. 조기 대선을 13일 앞둔, 4월 26일 새벽 한미 당국은 부지 진입로에서 소성리 주민과 종교인, 지킴이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하고 사드 핵심 장비를 반입시켰다. 심지어 국방부는 27일 정례브리핑에서 환경영향평가 없이 사드를 배치한 것은‘야전배치’된 것이라“현재 진행 중인 환경영향평가와 관련 없다”“원래 환경영향평가는 공사가 끝난 뒤에 하는 거다. 실제 사드를 운용해보고 전자파 안전성을 검증하겠다”는 등의 궤변을 늘어놓았다. 사드를 배치하겠다는 목적 하에 모든 법과 절차가 무시되고 있다. 국회에서도 사드 배치에 대한 한미 합의는 아무런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사드 배치는 주민 동의도, 국회 동의도, 사회적 공론화도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되었으며, 그 과정에서 환경영향평가 절차는 철저히 요식행위로 전락하였다.

 

주민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한다던 국방부는 사드 배치 부지로 경북 성주가 결정되자‘사드 배치 전’과 ‘배치 완료 후’,‘사드 운용 중’등 3단계에 걸쳐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롯데로부터 부지 소유권을 확보한 후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적용하겠다며 태도를 바꾸었다. 소규모환경영향평가는 환경영향평가서 공고·공람 및 주민설명회 절차가 없는 간소화된 제도이다. 4계절 변화에 따른 특성을 모두 담아야 하기에 12개월 이상 소요되는 환경영향평가와 달리 6개월 안팎의 단기간에 끝낼 수 있다.

소규모환경영향평가 업체 선정 과정에서 확인된 서류에는 해당 사업면적이 15만㎡ 라고 기술되어 있지만 이는 사드 시설이 설치될 면적이 아니다. 국방부는 소규모환경영향평가가 적용되는 대상 최저 면적 5천㎡와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 최저 면적 33만㎡의 중간값을 임의로 정하여 시행중이라고 밝힌바 있다. 최근에는 주한미군에 30여만㎡의 사드 부지를 공여하기로 최종 승인하였다고 발표하였다. 성주골프장 전체 면적인 148만㎡을 군사보호시설로 지정하면서 사드부지 면적을 30여만㎡로 한정한 것, 소규모환경영향평가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사드 핵심시설을 기습적으로 배치한 일련의 과정을 보면 국방부는 주민들에 대한 고려는 없었다. 애초부터 입지의 타당성이나 계획의 적정성을 따지는 전략환경영향평가를 피하고, 간략한 소규모환경영향평가를 하려고 했다는 의도로 보인다.

 

현 상황대로라면, 군사시설보호구역 지정 전에 실시해야 하는 전략환경영향평가가 생략되었기 때문에 주민생활 및 주변 환경, 건강에 미칠 영향에 따른 사업변경을 비롯한 다양한 대안 검토가 불가능하다. 국방부가 아닌 다른 부처와 기관의 검증도 전혀 없게 된다. 주민들의 의견 수렴이 의무 사항이 아니므로 주민들이 사드배치에 대한 환경 영향에 대해 의견을 개진할 기회조차 박탈된다. 환경영향평가 관련 절차를 국방부가 제대로 추진하도록 견인하고 감독해야 하는 환경부는 제대로 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국방부가 진행하는 절차에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거나 현행 절차대로 할 뿐이라는 소극적 답변뿐이다.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상 부지를 공여했기 때문에 국내법 적용을 강제하기 힘들다는 직무유기성 발언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SOFA절차를 통해서도 충분히 한국 환경법 적용을 주장할 수 있다. 2011년 서울행정법원은 평택 오산 미공군기지에 새로운 활주로를 만들기 위해서는 환경영향평가법에 의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해야 한다고 판결했다(서울행정법원 2010구합19256). 법원은 시기와 관련해서도 적어도 사업 결정 전에, 즉‘사전’에 해야 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그 근거는 SOFA에‘대한민국 정부와 합중국 정부가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대한민국 안에서 일반적으로 집행되고 적용되는 대한민국의 법령 중에서 보다 보호적인 기준’을 언급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환경부가 개입해야 한다. 사드배치의 환경문제에 대해 국방부에만 맡겨두어서는 안 된다. SOFA를 근거로 한국 환경법 적용을 주장하고, 국방부가 환경영향평가를 마치기 전에 사드 핵심시설을 배치한 것이 환경영향평가법상 사전공사 시행금지 규정을 사실상 위반한 것이라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 지난 해 사드 전자파 유해성 논란 당시에도 국방부는 전자파 출력 등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극히 제한된 정보만 제공한바 있다.

사드 X-밴드 레이더가 배치된 일본 교가미사키 기지의 경우 지자체와 중앙 정부의 면담 자료, 공사 일정, 공사 계획, 각종 질의에 대한 답변, 환경조사 측정값 등을 교탄고 시, 교토현 웹 사이트에 매우 상세히 공개했으며 주민설명회를 약16차례 개최한 바 있다. 이러한 기본적인 절차와 권리를 무시하는 정부는 과연 어느 나라 정부인가.

 

한국환경회의는 한미당국의 기습적인 사드 배치 및 졸속적인 환경영향평가 추진을 규탄한다. 조기 대선을 앞둔 상태에서 한미 당국이 사드 부지 공여에 합의하고 장비를 반입하는 등‘사드 알박기’는 중단되어야한다. 사드 부지가 공여된 상태에서는 한국의 다음 대통령이 사드 배치와 관련하여 할 수 있는 일은 매우 제한될 수밖에 없다. 사드 배치는 성주, 김천 지역 주민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이들의 안위와 평화, 생명과도 직결된 문제이다. 한미당국은 기습적인 사드 배치 및 졸속 환경영향평가를 중단해야 한다. 탄핵당한 정부의 잘못된 결정을 차기 정부가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2017428

한국환경회의

 

 

금, 2017/04/28-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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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자료] 제19대 대통령선거 각 후보들의 연금정책 성적표 공개

  • 심상정 1위(92.5점), 문재인 2위(85점). 나머지 후보들은 낙제점(안철수 47.5점, 유승민 23.8점, 홍준표 11.2점)
  • 차기 대통령, 노인 빈곤 해소와 노후소득 보장을 위한 제도개혁과 사회적 합의 중요

1. 5월 2일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연금행동)과 사회공공연구원은 19대 대통령 선거 각 후보의 연금정책 공약을 평가한 성적표를 공개했다. 기초연금, 국민연금제도, 국민연금기금 등 3분야의 16개 항목에 대한 전체 평가 결과, 심상정 후보가(정의당) 92.5점으로 1위를 차지했고, 문재인 후보가(더불어민주당) 85.0점으로 두 번째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반면, 나머지 후보들은 낙제점을 받았다. 안철수(국민의당) 47.5점, 유승민(바른정당) 23.8점이었으며, 특히 홍준표(자유한국당)는 채점의 의미가 없을 정도로 낮은 11.2점에 불과했다.

2. 모든 후보가 기초연금 30만원 인상을 공약으로 제시했지만, 박근혜 정부가 만든 기초연금의 독소조항인 국민연금 가입기간 연계 폐지와 물가연동을 다시 소득연동으로 바꾸는 것을 공약에 담은 것은 문재인, 심상정 후보밖에 없다. 안철수 후보는 국민연금 가입기간 연계폐지만 약속했다. 특히 안철수, 유승민 후보는 소득하위 50% 이하에게만 지급하는 방안이다.

3. 국민연금 제도분야에서도 국민연금 지급보장 명문화, 국민연금 소득대체율 인상 및 소득상한선 상향, 사각지대 해소(보험료 지원, 크레딧 확대) 등에서 문재인, 심상정 후보 모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연금개혁을 위한 사회적 기구 구성은 유일하게 문재인 후보가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심상정 후보보다도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특히 국민연금 제도분야에서 유승민 후보가(48.6점) 안철수 후보(34.3점)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홍준표 후보는 이 분야에서는 아무런 공약도 제시하지 않았다.

4. 국민연금 기금분야에서도 기금의 민주적 운용, 의결권 행사 강화 등에서 문재인, 안철수, 심상정 후보가 나란히 높은 점수(A+)를 받았다. 특히 문재인, 심상정 후보는 다른 후보들과는 달리 사회서비스 공공인프라 투자 확대로 좋은 점수를 얻었다. 유승민 후보가 국민연금기금에 대한 어떤 공약도 제시하지 않은 반면, 홍준표 후보는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를 강화하기 위해 문재인, 안철수, 심상정 후보와 같이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를 주주권행사위원회로 변경하고 법적 기구화하는 방안을 약속했다.

5. 구창우 연금행동 사무국장은 “문재인, 심상정 후보의 공약이 내실 있게 준비된데 반해, 나머지 후보들은 종합적이거나, 구체적이지 못하다”라고 지적했다. “한국사회가 고령사회로 진입하고 2020년에는 노인인구 1천만 명 시대를 맞이하게 되는데, 어느 때보다도 공적연금제도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6. 이재훈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위원은 특히 “신임 대통령은 2018년 국민연금 4차 재정추계와 1차 기초연금액 적절성 평가를 시행하게 된다.”고 언급하며 이를 계기로 “노인빈곤 해소와 노후소득 적정보장을 위한 제도개혁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붙임> 19대 대통령선거 연금정책 공약 비교평가.  끝.gva000004240003 gva000004240004 gva000004240005 gva000004240006 gva000004240007 gva000004240008 gva000004240009 6 7 8 9 10 11 12 13 14 15

화, 2017/05/0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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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28일) 개최된 2017년도 제3차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 회의에서 국민연금기금 의결권행사 지침 개정안 검토보고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결론부터 보자면 복지부는 전체 기금운용체계 개편 차원에서 종합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당장 지침 개정을 하지 않고, 향후 국회 법안 심의 과정에서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언제 개정될지 모르는 법 개정을 이유로 지침 개정을 차일피일 미루겠다는 것이며, 사실상 하지 않겠다는 것에 가깝다. 복지부의 심각한 ‘복지부동’을 다시 한 번 여실히 보여주고 있으며,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사태에 대해 석고대죄 해야 할 복지부가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사태 이후 가입자 대표 추천으로 구성된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이하 전문위)는 정치권의 외압과 기금운용본부의 독단을 방지하기 위해 의결권행사 지침 개정안을 마련해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논의해 줄 것을 요청했다. 주요 내용은 현행 기금운용본부가 찬반이 곤란한 안건에 대해 전문위에 요청할 수 있다는 임의 규정을 ‘위원 3인 이상이 합병, 영업양수도 등 주요안건에 대하여 전문위에 회부할 것을 요구한 경우에는 요청’하도록 바꾸자는 것이다.

2015년 당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은 사회적으로 큰 논란이었다. 의결권 행사 과정에서 투명성과 독립성에 대해 강한 요구가 있었고, 당연히 가입자 단체 추천으로 구성된 전문위에서 논의될 사안이었다. 그러나 일반의 예상과 달리, 또 전문위의 안건 회부 요청에도 기금운용본부는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자체 투자위원회를 열어 독단적으로 찬성결정을 내렸다. 최근 특검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이런 비상식적인 결정의 배경에는 재벌과 청와대의 정경유착, 복지부의 외압이 있음이 밝혀졌다. 전문위의 지침 개정 요구는 기금운용에서 큰 불신을 야기한 이러한 사태가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최소한의 합의된 요구였다. 그런데 이마저도 복지부는 2년 가까이 방치하고, 노동계 추천 중심 가입자 대표 기금운용위원들의 강력한 요구에 마지못해 검토하겠다고 하다가 결국 실질적으로 안건상정 논의를 거부한 셈이다.

공적연금강화국민행동은 전문위의 의결권행사 지침 개정 안건 상정을 계속 가로막고 있는 복지부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복지부가 무슨 권리로 전문위가 기금운용위원회에 요청한 지침 개정 안건상정 자체를 막는다는 말인가. 지침 개정 여부는 기금운용위에서 최종적으로 논의하여 판단할 사안이다. 애초부터 안건상정을 가로막는 복지부의 행태는 기금운용에서 가입자 대표성과 민주성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이다.

복지부가 지침 개정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이유도 자세히 살펴보면 핑계 거리에 지나지 않는다. 복지부는 3인 이상 요구시 전문위에 안건 회부 요청을 하도록 하는 것이 의결권 행사 주체를 실질적으로 기금운용본부에서 전문위로 변경하는 내용이며, 이는 현재 비상임 구조의 한계에 따른 전문위원들의 집행능력과 책임성 문제, 또 기업 간 이해관계에 있을 수 있는 전문위원들의 공정성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문위의 지침 개정 핵심 요구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크게 발생할 수 잇는 기업분할, 합병 등 주요 사안에 대해 3인 이상 위원이 요청할 수 있을 경우 회부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기업분할, 합병 의사결정은 기금운용본부에서 수행하는 연간 수 천 건의 의결권 행사 안건 중에서 10~20 건 안팎에 불과하다. 또 기업 이해관계에 얽매일 수 있는 전문위원들의 공정성 문제는 기금운용본부 임직원의 내부통제규정을 준수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이다. 사실상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사태가 다시는 재발되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 전문위의 지침 개정 요구 핵심이다. 

결론적으로 복지부가 그러한 최소한의 지침 개정마저 할 수 없다는 것은 심각한 직무유기이다.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사태 이후 기금운용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은 극에 달하고 있다. 이에 대해 그 누구보다 책임을 가져야 할 복지부가 여전히 그 임무를 방기하고 있다는 것은 국민들의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정치권력과 시장권력으로부터 기금운용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지키는 최선의 방법은 가입자 대표의 견제와 감시를 강화하는 것뿐이다. 전체적으로 관련된 법 개정 논의를 지속적으로 한다 하더라도 기금운용의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당장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조치들은 바로 시행해야 한다. 전문위가 요청한 의결권행사 지침 개정안을 즉각 처리하라.

2017년 4월 28일

공적연금강화 국민행동

(www.pensionforall.kr)

금, 2017/04/2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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