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언론보도] 얼마나 벌어야 충분한가

지역

[언론보도] 얼마나 벌어야 충분한가

익명 (미확인) | 금, 2015/09/04- 22:00

연봉 2억원을 받는 동창은 아이를 외국 기숙학교로 보내고 양가 일가친척들 모시고 매년 해외여행을 가며 서울 강남에 집을 사서 유지하다보니 살림이 너무 빠듯하다며 울상이다. 평생 독신으로 살며 아주 약간의 생활비만 벌며 달동네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봉사활동을 하던 선생님은 수십 년 만에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제주도로 가서 연세(年貰) 50만원짜리 방을 얻어 만족스럽고 여유 있게 살게 됐다는 소식을 전한다.

우리 삶은 300배 나아졌는가

혼란스럽다. 도대체 우리는 얼마나 벌어야 충분한 것일까?

우선 우리가 얼마나 벌어왔는지를 살펴보자. 1960년에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100달러를 밑돌았다. 2015년 1인당 국민소득은 3만달러에 육박한다. 그야말로 기하급수적 상승이다. 55년 만에 300배 늘어났다. 소득 100달러 시대에 소득 1천달러는 다다를 수 없는 불가능한 목표처럼 보인다. 소득 3만달러 시대에 소득 30만달러를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그런데 100달러가 3만달러가 된다. 그 길을 달려왔으니, 숨가쁠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 시간 동안 이 땅의 가치평가 기준은 단순했다. 1인당 국민소득 하나가 사회와 국가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으로 모두 인식했다. 소득 증대는 삶의 목적이며 국가의 국정목표였다. 외길이었다. 미국의 1인당 국민소득이 3만달러이고 한국이 3천달러라면, 미국이 꼭 10배만큼 잘사는 나라라고 여겼다. 1인당 국민소득이 국가의 품격도 보여주고, 한편으로는 개인의 행복도 보여준다고 믿고 그것을 향해 달려가던 시기였다. 많이 벌기만 하면 무조건 좋아진다고 믿던 시대였다.

분명 성과는 있었다. 이 나라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전세계에서 소득을 늘리는 것으로는 가장 성공한 나라 축에 든다. 일본이 여기 비교할 만하고, 중국이 따라오고 있는 정도다.

그래서 지금 다시 질문해볼 때가 됐다. 1960년과 비교하면 우리 삶은 300배 나아졌나? 2015년의 20대는 1960년에 20대이던 할아버지 세대보다 300배 나은 삶을 살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왜일까?

그 이유는 두 영역으로 나누어 살펴보는 게 좋겠다. 첫째는 소득 자체의 문제, 둘째는 소득 외적인 문제다.

소득 자체의 문제는 ‘1인당 국민소득대로라면 우리 가족 1인당 3천만원씩은 벌어야 하는데, 왜 그만큼 벌고 있지 못하는가?’라는 질문으로 압축할 수 있다. 이유는 간명하다. 실제로 소득이 그만큼 오르지 않은 사람이 많다. 1인당 국민소득은 전체 국민소득의 평균값이다. 하지만 한 개인의 소득은 전체 국민소득 가운데 기업 및 정부 소득을 뺀 가계소득에 해당하는 몫이다. 그중에서도 특정 개인이 벌어들인 몫이다.

한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빠르게 늘고 있다. 영국·프랑스·미국·일본 등보다 높고 중국과도 비슷하다. 중국은 인구증가율이 높아 경제성장률은 한국보다 훨씬 높지만, 인구수로 나눈 1인당 소득성장률은 한국과 차이를 좁힌다.

그런데 가계소득과 국민소득의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다. 2014년의 경우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2만8천달러였다. 이 숫자는 국가 전체가 벌어들인 부가가치를 단순하게 국민 수로 나눈 것이다. 그중 가계로 돌아온 소득 전체를 국민 수로 나눈 수치가 가계총처분가능소득(PGDI)이다. 이 수치가 2014년 약 1만6천달러였다. 가계소득이 국민소득의 60%가 되지 못한다.

기업만 행복한 나라

한국에서 가계소득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기업소득과 비슷하게 움직였다. 즉, 국민소득 전체가 늘어나면 기업소득과 가계소득은 비슷한 정도로 늘어났다. 하지만 1990년대 중반부터 둘의 격차는 점점 벌어진다. 특히 가계소득 증가 속도는 점점 떨어져서 경제성장률에 뒤처지는 정도가 점점 심해진다. 1992년 가계소득과 기업소득의 격차가 0이라 가정하고 계산해보면, 그 격차는 점점 넓어져서 2010년대를 지나면 3.5를 오르내리는 숫자가 된다. 특히 가계소득은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에 견주어도 크게 뒤처지고 있는데, 이런 현상이 시작된 것은 1990년대 초·중반부터다.

국제 비교를 해보면 가계소득이 GDP보다 뒤지는 현상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이다. 노르웨이·핀란드·덴마크 등 유럽의 복지국가뿐 아니라 미국·영국 같은 시장이 강조되는 나라에서도 가계소득 증가율은 최근 경제성장률을 앞서고 있었다. 일본·독일·폴란드·체코 같은 나라들에서 가계소득 증가율은 GDP 성장률에 못 미치지만, 한국만큼 정도가 심한 곳은 없다. 즉, 한국은 경제성장의 혜택이 가계소득으로 제대로 순환되지 않는 정도가 세계에서 가장 심하다. ‘부자 국가 가난한 국민’이라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그 가장 큰 이유는 노동소득분배율의 하락이다. 과거 한국은 노동소득분배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었다. 기업이 돈을 벌면 어쨌든 상당 부분 임금으로 지출되는 구조였다. 1987년 민주화와 노동운동 활성화, 3저호황 등을 동시에 맞으며 임금소득이 높아지기도 했다. 그러던 것이 1990년대 중반쯤부터 흔들리기 시작해서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이후부터 노동소득분배율이 본격적으로 낮아진다. 2000년 이후로는 아예 실질임금이 정체 상태에 돌입한다. 임금 상승 속도가 노동생산성 상승 속도를 따라잡지 못하기 시작한 시기도 이때다.

여기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도 영향을 끼쳤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삼성전자가 돈을 벌면 그 협력업체들도 다 같이 벌었다. 그러면 협력업체 직원들의 임금도 다 같이 많이 올랐다. 이른바 ‘낙수효과’가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역시 1990년대 중반 이후 점점 더 대·중소기업 사이 힘의 균형이 깨지면서 그 효과는 찾아보기 어려워진다.

여기에 개인소득 사이 불평등이 심화하는 것도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 김낙년 동국대 교수는 <21세기 자본>으로 전세계에 화제를 몰고 온 토마 피케티 교수가 분석했던 방법으로 한국의 소득분포를 연구했다. 한국에서 소득이 조금이라도 있는 사람들 3122만 명의 과세 자료를 살펴봤더니, 중위소득자의 연간소득이 1074만원이었다. 취업자를 기준으로 다시 살펴봐도, 1594만원밖에 되지 않는다. 1인당 국민소득인 3천만원 수준과는 큰 차이가 있다. 이 연구 결과를 보면, 한국의 불평등도가 상당히 높다는 근거가 곳곳에 등장한다. 예를 들면 연소득 1억원 이상인 사람은 56만 명이다. 인구의 1%가 되지 않는 엄청난 고소득자인 셈이다. 6천만원 이상이 219만 명이다. 전체 인구의 5%가 되지 않는다. 상위 10%가 가져가는 소득은 이 나라 전체 소득의 50%에 육박한다.

상위 10%가 소득 절반을 가지는 나라

귀농한 부부의 일상. 행복한 삶을 위해 필요한 것은 소득만이 아니다. 정용일 기자
여기에 더해 욕구의 문제가 생긴다. 사람들의 욕구는 점점 더 평등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욕구 자체가 많이 달랐다. 30년 전만 하더라도 전체 인구의 25%가량 되던 대학 진학률은 이제 75%를 훌쩍 넘어선다. 똑같이 대학을 나온 사람들인데, 상위 10%에 들면 괜찮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나락으로 추락할 수도 있다. 그런데 상위 10%에 들어가려는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진다.

같이 똑같은 스마트폰을 쓰고, 같은 기술의 혜택을 입는다. 어려서부터 여러 가지 미디어에 비슷하게 노출된다. 같은 공교육을 받고, 비슷하게 대학을 가고, 비슷하게 스펙을 쌓고, 해외연수도 갔다 오면서 모두 비슷한 자격을 갖춘다. 그런 이들이 이 불평등한 사회에 그대로 던져진다면, 그건 맹수를 정글에 던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소수를 제외하고는 엄청난 갈등과 박탈감에 시달리게 된다.

여기까지는 소득과 직접 연관을 맺고 있는 이야기다. 하지만 좀더 근본적인 것은 소득 외적 이야기에 있다. 실제 꽤 높은 소득을 벌어들이는 사람들조차도 삶이 빠듯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이런 소득 바깥의 이야기에 있다. ‘이스털린의 역설’로부터 그 근거를 찾아볼 수 있다. 미국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은 30여 개국의 행복도와 소득을 조사 분석한 뒤, 기본 수요가 충족된 이후에는 소득이 높아진다고 반드시 행복도가 높아지는 것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는다. 이 연구 결과를 해석하자면, 소득이 일정한 수준 이상이 된 뒤 행복도를 높이려면 소득 증대 노력이 아니라 다른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는 경제학적 근거를 댈 필요조차 없는 상식적 이야기일 수도 있다. 우리가 소득을 높이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따져물으면, 대부분은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라고 답할 것이다. 또 많은 이들은 좀더 선하게 잘 살기 위해서라거나 수준 높게 살고 싶어서일 수도 있겠다. 여유가 있으면 남한테 베풀고 살 수도 있고, 문화예술도 찾고 깊이 있는 사색도 하면서 살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하지만 거꾸로 소득이 높아진다고 반드시 수준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누구나 알고 있다. 소득은 수준 높은 삶을 살 수 있는 필요조건이다.

그럼 소득에 덧붙여 무엇이 필요할까? 일의 주체가 되어 보람이 커지는 것이 중요하다. 노동시간이 줄어들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 또 우정과 이웃과 가족 같은 공동체가 강화돼 교류가 늘어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에서는 여전히 소득 증대만 신성시하는 흐름이 주류다. 2014년 1인당 국민소득이 2만달러였다는 발표와 함께 나온 해설에는 ‘한국이 국민소득 2만달러에서 정체되고 있다’는 기조가 주류를 이뤘다. 한국 1인당 소득이 2만달러를 돌파해야 하는데 못하고 있다는 호들갑을 떨던 2000년대 중반에서 10년도 지나지 않았다. 1만달러 돌파를 처음으로 했던 게 IMF 구제금융 직전인 1990년대 중반인데, 경제위기로 1만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가 2000년대 초에 다시 1만달러 이상으로 올라갔었다. 더 거슬러 요약하자면, 1960년에 100달러였던 것이 2000년대 초에 1만달러가 되고 2000년대 중반에 2만달러가 되고 지금 2010년대 중반에 3만달러가 된 것이다. 이런 속도로 1인당 국민소득이 증가하는데 여전히 만족스럽지 않다면, 평균소득 증가 이외에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생각해봐야 하는 게 아닐까?

일의 보람, 여가, 공동체

임금을 올려 가계소득을 늘려야 한다. 격차를 줄여야 한다. 그래도 행복하지 않다면, 일의 가치와 보람을 찾고 여가를 공동체와 함께 보낼 시간을 확보하도록 해줘야 한다. 삶의 다른 잣대를 마련해줘야 한다. 어쩌면 더 버는 것은 해법이 아닐 수도 있다. 우리 모두가 이제, ‘얼마나 벌어야 충분한가’를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할 시기가 됐다.

[ 한겨레21 / 2015.9.4 / 이원재 희망제작소 소장 ]

기사원문보기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월, 2016/10/17- 09:29
23
0
월, 2016/10/17- 09:25
65
0
 반복되는 마트 불법 파견…“솜방망이 과징금 때문”

<앵커 멘트>

대형마트가 납품업체 직원들에게 일반적인 매장 관리나 청소 등을 시키는 행태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습니다.

적발이 되더라도 큰 불이익이 없기 때문에 이런 불법 파견이 계속되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철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로 다른 납품업체 직원이 함께 소속 업체와 무관한 식품 코너 전체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대형마트가 대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불법입니다.

단체 대화방을 통해 매장 청소를 시키고 증거 제출을 요구하는가 하면, 수시로 업무 지시를 내렸습니다.

한 대형마트는 납품업체 직원 2백여 명을 전국 매장에서 2년 가까이 자기 직원처럼 부려먹었습니다.

그러면서 인건비 159억 원을 남품업체에 떠넘겼지만 단 5억 8천만 원의 과징금만 부과받았습니다.

부당 이익을 환수한다는 과징금 부과의 의미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습니다.

<녹취> 마트 노조 관계자(음성변조) : “(처벌이) 안 무서운거죠. 과징금을 받아도 실제 이익이 더 크기 때문에 ‘재수없어 걸렸구나. 내고 말지…”

2012년 이후 3개 대형마트에서 적발된 불법 파견에 따른 과징금은 모두 3억에서 5억 원 정도.

불법 파견과 관련해 납품 대금 산정이 어려우면 정액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법 규정 때문입니다.

<인터뷰> 채이배(국회 정무위 위원) : “관련 매출액이라는 (과징금) 기준만 고집하다보니까 막상 부당 인건비 등을 계산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부분을 계속 적용하지 못하고 있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때문에 대형마트 불법 파견에 대한 과징금은 부당 인건비 금액으로 기준을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KBS 뉴스 이철호입니다.

이철호기자 (manjeok@kbs.co.kr)

기사원문 : http://news.kbs.co.kr/news/view.do?ncd=3363016&ref=A

The post [KBS 10/18] 반복되는 마트 불법 파견…“솜방망이 과징금 때문” appeared first on 홈플러스 노동조합 홈페이지.

수, 2016/10/19- 16:05
122
0
노동자 쥐어짜기’하다 급여 올린 뒤 고객만족도 높아져
일회성 실험 그칠까…수요 부진 글로벌경제 해법 시사점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2년 전 월마트를 찾은 미국 소비자들은 더러운 화장실과 비어 있는 진열대, 계산대의 끝없이 긴 줄을 불평했다. 도움을 청할 직원을 찾기도 쉽지 않았다.

허리케인으로 텅 빈 월마트의 진열대[AFP=연합뉴스 자료사진]

허리케인으로 텅 빈 월마트의 진열대[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월마트의 자체 고객 서비스 목표를 충족하는 매장은 전체의 16%에 불과했다.

이런 불만족은 5분기 연속 매출 감소로 나타났다. 월마트의 지난해 매출은 상장된 지 45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뉴욕타임스(NYT)는 15일(현지시간) 막다른 길을 마주했던 월마트를 이같이 묘사했다.

2014년 울프리서치 보고서에 따르면 한 월마트 매장의 오렌지와 레몬 진열대가 거의 텅 비어 있고 크래커는 무질서하게 놓여있었다.

보고서는 “비용에만 집중한 것이 매장 환경과 재고 수준에 피해를 줬다”고 지적했다.

월마트는 ‘노동자 쥐어짜기’로 유명한 회사였다.

그러다 2015년 2월 19일 덕 맥밀런 최고경영자가 미국의 직원 120만명을 대상으로 한 비디오 연설에서 그간의 정책이 지나쳤다고 인정했다.

월마트는 급여 인상과 교육에 더 많은 돈을 투자하고 시간제 근무 일정의 예측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 결과 2016년 초까지 고객 서비스 목표를 달성한 매장은 75%로 높아졌고 매출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월마트가 임금을 올린 결정의 배경에는 ‘효율임금'(Efficiency wage)이라는 경제학 이론이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필요한 것보다 임금을 더 주는 것이 고용주에게 최선의 이익이라는 것이다. 18세기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는 금세공인들이 금을 훔치지 않도록 이들에게 두둑한 보수를 지급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도 경제학자로 활동하던 1980년대에 사람들이 시세보다 급여를 더 많이 받으면 더 생산적이라고 했다.

효율임금 이론에 따르면 시세보다 더 많은 급여를 받으면 상사가 보지 않을 때도 일을 더 열심히 하려는 동기가 생긴다.

경제학자들은 실제 세계에서 많은 증거를 찾았다. 예를 들어 뉴저지 경찰의 급여가 오르자 사건 해결 비율이 높아졌다. 샌프란시스코 공항에서는 높은 보수의 영향으로 탑승객의 줄이 짧아졌다.

월마트의 결정은 실업률이 낮아지면 회사가 필요한 직원을 유인하기 위해 임금을 올린다는 거시경제학자들의 이론을 뒷받침한다. 노동 활동가들에게는 최저임금 인상 캠페인이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미국 경제의 회복으로 월마트는 더 높은 급여를 지불하지 않고 양질의 노동력을 확보하기 힘들어졌으며 최저임금 인상을 둘러싼 정치적 분위기도 일조했다.

월마트 경영진은 무엇보다 고객 서비스 불만과 매출 부진은 직원에 대한 투자 부족 때문이라고 결론 내렸다.

앞서 월마트는 노동비용 절감으로 이윤을 극대화하느라 바빴다. 미국에서 직원 수는 2008년 초에서 2013년 초까지 7%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매장의 면적은 13% 증가했다.

이같은 경향을 뒤집는 급여 인상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새로운 교육이나 시간제 직원의 더 나은 진로 전망 등이 장기적으로 의미가 더 클 수 있다고 NYT는 지적했다.

월마트는 200개의 트레이닝센터를 세워 시간제 직원들이 더 높은 급여를 받을 수 있는 관리직 코스로 향하는 길을 제시했다.

월마트는 교육 과정을 이수한 직원의 시간당 최소 임금을 10달러로 올려줬으며 각 매장의 부문별 매니저 시급은 12달러에서 15달러로 인상했다. 또 시간 근로제 직원들에게 더 유연하고 예측 가능한 일정을 제공하겠다고 했다.

월마트는 관리자급이 아닌 풀타임 직원의 임금이 시간당 13.69달러로 2014년 초보다 16% 올랐다고 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은 2.1%였다.

그러나 월마트의 조치가 반쪽짜리에 불과하며 대중의 관심을 극대화하려 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있다.

특히 신입 직원은 6개월 이상의 훈련 프로그램 기간에 10달러의 최저임금도 받지 못한다.

이와 대조적으로 라이벌인 코스트코는 일을 처음 시작하는 직원들에게 적어도 13달러를 준다. 시간제 급여는 최대 22.5달러까지 올라간다.

시간제 근로자의 일정을 유연하고 예측 가능하게 한다는 월마트의 계획도 규모가 작은 650개 매장에서만 테스트 중이며 전체 4천500개 매장으로 퍼지고 있지는 못하다.

월마트 매장[AP=연합뉴스 자료사진]

월마트 매장[A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런 한계에도 월마트의 실험은 미국 경제 전체에 질문을 던진다고 NYT는 전했다.

생산성 향상은 매우 더뎠는데 두둑한 월급봉투가 이를 뒤집을 수 있을까?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부진한데 기업이 급여를 더 주면 소비가 늘어나 직원과 주주가 나란히 혜택을 볼까? 하는 것들이다.

미국의 국민소득에서 기업이익이 아닌 노동자 급여가 차지하는 몫은 줄었다. 관리자가 아닌 사람들의 평균 급여 증가세는 전체 경제보다 느리다.

이는 경제의 실망스러운 결과와 맞물린다. 노동생산성은 지난 10년간 느리게 증가하고 있다. 또 핵심생산가능인구의 상당수가 노동력에서 이탈해 있는데 이는 이들이 일자리가 충분한 급여나 기회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다.

고용주는 개별적으로는 직원들에게 급여를 가능한 적게 주는 것이 합리적인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집단적으로는 근시안적인 판단이었을 수 있다. 의도하지 않게 상품과 서비스의 수요를 줄이는 결과가 나와서다.

노동시장에 대한 저명한 학자인 앨런 크루거 프린스턴대 교수는 “기업들은 1980년대에 인기 있었던 경영이론의 영향으로 저임금 노동자의 급여를 깎고 노동조합과 싸웠으며 일자리를 아웃소싱했다. 단기적으로는 수익성이 있었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불평등이 심화했고 총소비가 줄었으며 전반적인 기업 이윤이 타격을 입었다”고 말했다.

월마트는 정책을 바꾼 뒤로 청결과 신속성, 친절 등과 관련한 소비자 설문 점수가 90주 연속 올랐다. 최근 분기 매출은 1.6% 올랐다.

반면 영업이익은 6% 감소했는데 노동비용 증가와 다른 투자를 반영했기 때문이다. 주가도 미국 전체 증시에서 저조한 편이었다.

하지만 직원의 매장 내 지출이 늘어난 것은 미국 경제 전체에서 임금이 올라갔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보여준다고 NYT는 전했다.

월마트의 실험이 일회성인지 아니면 변화의 시작인지는 궁극적으로 월마트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email protected]

The post [연합뉴스 10/17] 미국 월마트 깨끗해지고 매출 늘어난 비결은 ‘임금인상’ appeared first on 홈플러스 노동조합 홈페이지.

수, 2016/10/19- 15:59
277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