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어제(9/8) 박김영희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 인권위원 후보자에 대한 선출안을 부결시켰다. 박김영희 후보자는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공동대표로서 장애인권운동에 헌신해온 활동가이자, 국가인권위원 인선절차 최초로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후보추천위원회에서 추천된 후보자였다.
그동안 국가인권기구 간 국제조정위원회(약칭 ICC)는 국가인권위원장을 포함한 인권위원들에 대한 한국 정부의 불투명한 인선절차를 개선하라는 권고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그러나 국가인권위원의 지명권이 있는 국회, 대통령, 대법원장은 여전히 독단적이고 일방적인 인사를 단행하여, 국가인권위원회가 ICC로부터 등급심사를 3차례 보류당하는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ICC 권고 및 시민사회의 의견을 수렴하여, 최초로 외부인사가 포함된 추천위원회를 구성하여 공개적인 추천절차를 거친 후, 지난 8월 3일 만장일치로 박김영희 후보자를 추천하였다. 박김영희 후보자는 법조인 편중의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다양성 및 인권전문성을 담보하는 인물로 평가받았다.
민주적인 인선절차와 다양한 인적구성은 국가인권위원회의 독립성에 필수불가결한 전제조건이다. 국가인권위원회는 기본적으로 입법부, 행정부, 사법부로부터 독립하여 국가권력의 남용을 견제하고, 다수파가 장악한 국가권력에 의하여 차별당하거나 인권이 침해당한 소수자 및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을 증진하는 역할을 하는 기구이다. 국가인권기구가 시민사회 및 국제사회에서 제기된 인권문제를 국내에서 논의, 이행하도록 촉진하는 역할을 함에 있어 시민사회 및 국제사회와의 협력은 필수적이다.
그런데 국회가 어떠한 합당한 이유도 없이, 민주적이고 투명한 인선절차를 거쳐 시민사회가 추천한 박김영희 후보자에 대한 선출안을 부결시킨 것은, 국가인권기구에 대한 국회의 천박한 인식을 다시 한 번 드러낸 다수파의 횡포이자, 국가인권위원회를 정상화 시키고자하는 시민 사회의 노력을 짓밟은 행태로써 우리는 분노를 금할 수 없다. 국회는 국가인권위원회 흔들기를 즉각 중단하고, 헌법과 법률, 국제인권기준에 부합하는 인선절차에 따른 지명권을 제대로 행사할 것을 촉구한다.
이제 막 여당의 언론중재법 최종안이 나온 상황에서 속도전이 펼쳐지고 있다. 최종안 결정을 두고 오락가락 행보를 반복하던 민주당은 지난달 27일에야 언론중재법 ‘대안’을 확정하였는데, 법안의 윤곽이 공개된 때에는 이미 법안소위를 통과한 후였다. 16개 발의안을 병합해 만든 ‘대안’에는 새로운 내용들도 상당하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달 25일로 처리시한을 못 박았다. 불과 한 달 만에 본회의까지 모든 절차를 마치겠다는 방침이다. 진지한 숙고와 법리적 검토 없이 이대로 몰아붙일 태세다.
민주당은 그간 제기된 우려를 충분히 보완했다는 입장이지만 동의하기 어렵다. 민주당 언론중재법은 여전히 부족하고, 위험하다.
핵심내용 가운데 하나인 열람차단청구권 하나만 보더라도 완성도가 떨어진다. 열람차단은 언론사나 독자의 입장에서 기사삭제와 다름없는 효과를 낳는다. 따라서 △명료하고, 엄격한 차단요건을 제시하고, △기사가 어떤 이유와 과정을 통해 차단됐는지 기록을 남기는 투명한 절차를 규정해야 한다. 그래야 인격권과 함께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권리를 조화롭게 실현할 수 있다. 그러나 민주당 안에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한 투명성 조치가 전혀 없다. 청구의 요건도 엄격하지 않다. 20대 국회에서 발의된 유사법안(곽상도안)과 비교해보아도 요건이 추상적이고 느슨하다. 비록 공적 관심 사안이나 사회 여론형성 등에 기여하는 경우 예외를 두도록 하였으나 악용의 여지를 없앨 만큼 충분한 것인지 정교한 논의가 필요하다.
민주당 안대로 통과되면 열람차단청구가 지나치게 늘어날 수 있다. 이 정도요건이라면 청구인은 정정보도보다 열람차단 청구를 선호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면 자칫 언론분쟁조정제도가 기사 차단 여부에 대한 다툼을 중심으로 왜곡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 안이 제안하는 ‘열람차단청구 즉시 표시 의무’는 독자에게 기사에 대한 예단 효과를 일으키기 위한 전략적 수단으로 악용될 여지가 있다. 나아가 민주당이 추진하는 ‘매출액 비례 손배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통해 고액 청구가 늘어날 경우 언론사가 그로 인한 부담을 회피하기 위하여 열람차단을 더욱 쉽게 수용할 수 있는 유인도 높아지게 될 것이다. 민주당 안에는 이를 방지할 수 있는 대책이 부족하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해외에서는 기사 열람을 차단하거나 삭제하는 입법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자율규제에서도 수정이나 보완과 같이 언론자유와 알 권리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대안적 수단부터 고려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는다. 민주당의 언론중재법은 이와 정반대다. 가장 극단적인 수단을 도입하며, 이와 충돌하는 기본권(언론자유와 알권리)을 균형 있게 고려하지 않는다.
쟁점이 되고 있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마찬가지다. 여러 법리적인 문제점과 독소조항들이 지적되고 있지만 이를 제거한다한들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징벌적 손해배상은 공인이든 사인이든 매우 엄격한 요건을 두고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 한하여 적용하도록 설계해야 하는데, 민주당은 이 제도를 일반적 언론피해를 구제하는 수단으로 접근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적용대상, 법리적 요건, 입증책임 등에서 징벌적 손배제가 반드시 갖춰야 할 엄격성과 명확성 등을 갖추지 못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가장 큰 문제는 합리적인 의견을 배척하는 민주당의 태도다. 민주당은 입법안 내용의 충실성을 따지는 비판의견을 무모할 정도로 무시하고 있다. 법안에 결함이 있는 것을 알고도 이를 무시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성실한 입법책무에 대한 고의적 태만이자 중대한 과실이 아닐 수 없다. ‘빨리빨리’를 외치며 최소한의 사실 확인조차 하지 않는 저급한 기사의 폐단이 심각하지만, 속도전을 펼치며 충분한 법리적 검토 없이 즉흥적으로 법안을 발의하고, 밀어붙이는 부실한 입법의 폐해도 이에 못지않은 것이다. (끝)
현직 검사장과 채널A 기자의 유착 의혹에 대해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감찰착수를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통보했으나, 이에 대해 윤석열 총장이 감찰 착수 대신 대검 인권부(부장 이수권 검사장)에 진상조사를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이 사안은 현직 고위 검사장이 기자와 유착하고 수사기밀을 유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사안인 만큼 마땅히 감찰로 진상을 밝혀야할 사안이다. 의혹의 당사자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소위 최측근이라는 한동훈 검사장(부산고검 차장)으로 지목된 상황에서 감찰도 아닌 인권부의 진상조사는 공정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어 부적절하다. 이런 상황이라면 법무부가 직접 감찰에 나서 진상을 조사해야 한다.
대검찰청 감찰부장은 검찰의 고질적인 제식구 감싸기 문화를 근절하기 위해 2008년부터 검찰 내부 승진이 아닌 외부공모로 뽑아왔고, 현재 감찰부장도 법관 경력을 가진 한동수 변호사로 지난해 임명되었다. 따라서 검찰총장은 감찰에 일체 간섭하지 말고 독립성을 보장함이 마땅하다. 그럼에도 감찰부장이 직접 추진한 감찰을 검찰총장이 제지하면서 인권부에게 진상조사를 지시한 것은 독립적 감찰제도의 취지를 훼손하는 것으로 부적절하다.
검찰의 셀프조사는 검사와 관련된 사안을 공정하게 조사하기 어렵다는 우려가 이번에도 반복되고 있다. 「법무부 감찰규정」에 따르면 ▲검찰에서 자체 감찰을 수행하지 않기로 결정한 경우, ▲언론 등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사항으로 검찰의 자체 감찰로는 공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법무부장관이 감찰을 명한 경우에 법무부가 직접 감찰할 수 있다. 이번 의혹이 위 사유에 해당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은 더이상 지체하지 말고 법무부 차원의 직접 감찰을 개시해야 한다.
[공동성명] 인권위의 체육계 폭력 근절 방안 권고 지연을 규탄한다! 인권위는 사태 전모를 공개하고 이에 대해 책임져라
지난 6월 26일 오랜 시간 폭력과 괴롭힘을 당하다 끝내 목숨을 끊은 고 최숙현 철인 3종경기 선수의 죽음을 애도하며, 그녀를 죽음으로 떠밀었던 체육계의 만연한 폭력에 분노한다. 그녀의 사망이후 동료들의 증언을 통해 만연된 폭력과 괴롭힘의 실상이 다시 한 번 수면 위로 올라왔다. 더 이상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려면 폭력을 양산하는 체육계의 지도인사들과 폭력을 훈련이라고 궤변을 늘어놓는 책임자들을 제대로 처벌해야 한다.
스포츠계의 폭력 종식과 선수의 인권을 보호에 대한 시민사회의 요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국가기관이 최소한의 역할을 했다면 최숙현 선수의 생명을 살릴 수도 있었다. 심지어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는 스포츠선수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범정부 차원의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을 구성하기까지 했으나 그녀의 죽음을 막지 못했다.
더 심각한 것은 인권위의 역할 방기다. 이틀에 걸친 한겨레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작년 12월 인권위는 전원위원회에서 스포츠계 폭력 종식과 관련해 ‘독립기구를 만들어 신고와 처벌을 강화하자’는 스포츠계폭력 근절 방안을 대통령과 관련 부처에 권고하기로 의결했다. 그러나 권고안이 작성된 후에도 인권위는 대통령에게 권고하는 것을 6개월이나 미루다가 ‘권고가 아닌 의견표명’으로 수위를 낮춰 전원위원회에 재상정하려 했다. 그러다 고인이 사망한 후인 7월 6일, 최근 언론사의 취재가 있자 의견표명안을 권고안으로 다시 바꿔 재의결했다. 게다가 최종 의결된 권고안의 내용은 원안에 못 미친다. ‘독립적인 조사기구’라는 권고는 ‘대통령이 전면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이끌어야 한다’는 추상적인 선언으로 바뀌었다. 국가인권옹호기관이자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이 있는 국가기관으로서 선수들의 인권보호를 최선으로 여겨야 함에도 여전히 스포츠계 폭력 구조에 대해 안이한 판단을 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지난 3월 30일 제주도 최초로 제정된 '스포츠인권조례'에는, 이른바 셀프조사인 신고와 상담 업무 내용을 체육계 단체에 위탁하는 문제적 조항이 있음에도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전국 최초’라는 점만 부각해 환영성명을 발표한 전력도 이를 뒷받침한다.
무엇보다 인권위의 권고 지연은 절실하게 조사와 피해구제, 책임자처벌을 기대했던 스포츠선수들의 간절한 바람을 저버리는 행위라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실제 고 최숙현 선수의 법적 대리인은 고인의 사망 전날 인권위에 진정서를 접수했다고 한다. 인권위가 올해 초에 청와대에 권고를 했다면 그녀는 인권위를 믿고 살아서 싸울 결심을 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숱한 폭력을 당하면서도 녹취하고 고발하며 애를 쓴 그녀의 노력이 마지막 유언인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에도 고스란히 담겨있음을 인권위는 뼈아프게 되새겨야 할 것이다.
어제(7.7.) 인권위는 “일부 권고 내용이나 적용 법리가 명확하지 못한 사항을 보완하느라 늦어졌다”며, “故 최숙현 선수의 피해와 그의 사망에 이르기까지 살피지 못하였던 점을 다시 한 번 깊이 반성”한다고 입장을 냈다. 그러나 이미 전원위에서 결정한 권고안을 수정해서 재의결한 것은 법적 근거도 없거니와 전례를 찾을 수 없는 납득하기 힘든 조치이다. 또한 6개월이나 미뤘음에도 원안에서 후퇴했고 추상적인 점 등은 인권위의 반성이 형식적임을 방증하는 것이라 반성이란 말이 무색할 뿐이다. 특히 그 과정에서 최영애 인권위원장이 정무적 판단이 개입되었다는 말이 나오는 상황은 심히 우려스럽다.
만약 인권위의 독립성을 수호해야 할 위원장이 독립성을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것이라면 엄중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이에 대한 제대로 된 해명 없이 인권위는 시민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기 힘들 것이다. 우리 인권, 종교, 문화예술 등 시민사회단체들은 인권위가 이에 대해 분명히 해명하기를 바란다.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게 회사가 부당징계, 직무정지, 대기발령, 부당업무배치 등의 불리한 조치를 취했던 르노삼성자동차 직장 내 성희롱 사건의 형사 소송 대법원 판결이 지난 7월 21일 일부 승소로 끝났다. 민사에 이어 형사 소송에서도 법원은 피해자에 대한 사측의 ‘불리한 조치’를 인정했으며, 그에 대한 사업주의 책임을 물어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다만, 부당한 업무배치에 대해서는 무죄로 보았던 원심 판결을 그대로 인정한 바, 이는 해당 행위를 불리한 조치로 판단한 본 사건의 민사소송 판결보다 후퇴한 것이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자동차 직장 내 성희롱 사건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재판부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회사측의 불리한 처우 집약판’ 사례, 그러나 회사에 유죄가 선고되고 대법원에서 확정되기까지 8년이 걸렸다.
대한민국의 남녀고용평등법은 “사업주는 직장 내 성희롱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성희롱 피해 발생을 주장하는 근로자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르노삼성자동차의 행태는 이러한 법률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었다. 사건 당시 회사 인사팀은 피해당사자를 음해하는 소문을 냈으며, 직원들에게는 당사자와 어울리지 않도록 경고했다. 당사자는 물론 당사자를 지지하는 동료 직원에게까지 부당징계, 직무정지, 대기발령 등의 불리한 조치를 내렸다.
글로벌 거대기업이 조직적으로 자신을 괴롭히는 상황에서도 당사자는 포기하지 않았다. 노동위원회에 사건을 진정해 부당징계 판정을 받아냈다. 회사가 불리한 처우의 수위를 높여가자 민․형사 소송을 시작했으며, 결국 2017년 12월, 사측의 불리한 조치 판단기준을 최초로 제시한 대법원(민사) 판결을 끌어냈고, 2020년 1월에는 회사에 직장 내 성희롱 문제제기 이후 불리한 조치에 대한 회사의 책임을 인정하고 유죄를 선고한 판결(형사)을 끌어냈다. 그리고 지난 7월 21일 대법원은 유죄 판결을 최종 확정하였다.
성희롱 피해가 발생한 지 9년, 피해자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에 대해 고용노동부에 신고한 지는 8년 만의 일이다. 부당한 차별에 침묵하지 않고 존엄성을 지키려는 당연한 행동이 결실을 맺기까지 이토록 긴 시간이 걸린 것이다. 이 기나긴 시간을 견뎌 기어코 역사적 판결을 이끌어낸 용기에 대해서 이제는 우리 사회가 답해야 한다.
아직도 회사 복귀가 두려운 피해노동자의 현실, ‘안전한 일상’은 아직 멀었다.
우리는 르노삼성자동차에게 조직의 구조와 문화를 대대적으로 혁신하고 당사자를 비롯한 여성노동자들에게 평등한 일터를 제공할 것을 요구한다.
당사자는 소송이 끝난 상황이 오히려 두렵다고 전했다. “회사가 또 어떻게 괴롭히기 시작할 지 모르기 때문”이다.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구제가 남녀고용평등법에 담긴 것은 직장 내 성희롱이 노동권 침해이며 사업주는 이를 방지할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여성노동자가 성희롱 피해를 두려워하지 않고 존엄하게 노동할 수 있도록, 법적 대응을 이어간 지난 8년간 줄곧 회사에 출근하며 일상을 꾸려간 피해자가 소송이 종료된 이후에도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이제라도 르노삼성자동차는 사과와 함께 책임을 다해야 한다.
우리는 법원에게 이번 사건을 계기로 더욱 올바른 젠더의식을 갖추고 직장 내 성희롱 판결에 임할 것을 요청한다.
본 사건에 대해 대법원(민사)은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사업주의 불리한 처우 판단기준을 최초로 제시하였다. 이 판결이 ‘최초’라는 것은 법원이 시대에 한참 뒤떨어져 있다는 사실을 반증한다. 법원의 인식이 이래서는 피해자들의 노동권을 지킬 수 없다. 법원은 앞으로 남녀고용평등법을 더 적극적으로 해석해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의 노동권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기를 바란다.
더 나은 현실을 만들 책임은 우리 모두의 몫이기도 하다. 우리는 직장 내 성희롱의 피해자가 두려움 없이 자신의 피해를 드러낼 수 있는 사회, 그에 따라 온당한 보호를 받고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를 부당하게 전보하거나 징계∙해고하는 기업이 비단 르노삼성자동차 만은 아닐 것이다. 지금도 많은 기업들이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오히려 불리한 조치를 내린다. 그러나 반인권적 기업과 맞서는 용감한 여성들은 그보다 많다. 지난 8년간 본 사건의 당사자가 그랬듯이 우리는 멈추지 않고 싸울 것이다. 그리고 여성들이 직장에서 성차별과 성희롱을 겪지 않도록, 우리 사회를 끝내 성평등하게 바꿔낼 것이다. 우리는 더 많은 승리를 원한다.
2018년 기준 지역방송(지역MBC+지역민방)26개사의 연간 프로그램 제작비 규모는 약 923억 원으로 이는 MBC본사(약 3,318억 원)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 하는 금액이다. 지역별 현황을 보더라도 지역의 제작비 총액은 1천2백여 원에 그쳐 서울(1조 2백억여 원)의 10% 수준에 불과하다. (2019년 방송산업실태조사 보고서 통계)
이는 방송의 핵심 가치인 지역성을 구현하기 위한 콘텐츠 재원 기반이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준다. 이로 인하여 지역의 시청자들은 매우 불평등한 방송환경에 놓인 채로 시청권과 알권리를 침해당하고 있다. 지역의 콘텐츠가 사라져 접근과 이용이 불가능한 사막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처럼 지역민이 겪고 있는 불평등한 현실을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대체 무얼 하고 있나? 정부가 한 해 지역 방송프로그램 제작과 유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지원하는 예산은 40억 원이다. 통상 프로그램 당 1억 원에도 못 미쳐 고품질의 콘텐츠를 기대하기 어려운 액수다. 공동체라디오와 같이 지역민이 참여하는 지역밀착형 방송제작에 지원하는 예산은 고작 2억 원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올해 들어 겨우 첫발을 뗐다.
지역의 환경이 이리도 열악한데 정부는 이 쥐꼬리만 한 지원금마저 깎겠다고 나섰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요청한 지역 프로그램 제작 지원 예산 56억 원을 기획재정부가 36억 원으로 대폭 삭감하려 한다는 것이다. 지역방송사의 경영악화와 코로나 사태 여파로 지역 프로그램 제작 기반이 붕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공적 지원을 늘려도 모자랄 판에 삭감을 하겠다니 도무지 납득할 수가 없는 발상이다. 지역민과 시청자에 대한 정부의 차별이 홀대를 넘어 배제에 이르렀다는 불만이 나오는 게 당연하다.
기재부는 지역방송 지원 예산을 방통위 원안대로 돌려놓기 바란다. 지역 시청자의 지역 콘텐츠 접근과 이용가능성을 확대하기 위한 지원금은 삭감대상이 아니다. 지역민의 콘텐츠 창작과 미디어 참여를 지원하기 위한 예산으로 대폭 확대되어야 한다. 기금 용도에 어긋나는 예산 항목이 지천으로 쌓였는데 지역 예산이라니 번지수가 틀려도 한참 틀렸다. 벼룩의 간을 내먹는 일은 당장 그만 두어야 한다. (끝)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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