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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비례대표는 확대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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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비례대표는 확대 되어야 한다

익명 (미확인) | 월, 2015/09/07- 10:54

비례대표는 확대되어야 한다.

 

20141030일 헌법재판소의 선거구간 인구 편차를 21로 조정하여 투표가치의 평등을 실현해 나가야 한다는 결정 이후 선거제도 개혁의 기회가 생겼다. 단순대표 소선거구제에서 발생하는 사표를 막기 위해 투표가치의 평등을 실현해나갈 제도 마련의 중요한 기회가 만들어 진 것이다.

그러나 법제도는 국회의 의결을 요하는 문제로 거대 두 정당의 합의 없이는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현재 정당들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방향으로 선거제도를 개악하려 하고 있다. 민주주의 발전과 유권자의 의사를 충분하게 반영하는 제도개선 방향 보다 정당의 이익을 우선하고 있어 아직까지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선거제도는 전문적인 영역이며 국민주권 실현의 룰을 정하는 만큼 이미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정치학회 학자들과 관련 전문가 집단, 전국의 여성ㆍ시민단체들은 비례성 확대를 위한 개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은 현재까지 수용의사가 없어 보인다.

 

비례대표제는 단순대표 소선거구제의 불비례성을 줄이기 위한 보완 제도로 과소 대표되고 있는 사회 제 세력들의 대표성 보장과 유권자의 소중한 표가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다. 1961516일 간선제를 기원으로 11표제를 채택했다. 지역구 후보에 투표하고 지역구 의석수에 따라 전국구 의석을 배분해 왔다. 1994년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지역구 득표율로 전국구 의석을 배분했지만 역시 11표제를 취했다. 2001년 헌법재판소는 비례배분 방식이 평등선거, 직접선거 원칙에 위배되며 민주주의 원리에 부합하지 않아 유권자의 자유로운 선택권과 평등권을 침해한다고 결정했다. 이에 2004년 공직선거법이 개정되어 12표제를 실시하게 되어 유권자는 지역구 후보와 정당에 투표한다.

 

언론을 통해 자주 보도되는 비리와 자질이 의심스러운 의원들에 대한 소식들까지 합쳐져서 유권자들의 정치에 대한 정서적 불신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정치권은 교묘하게 할용하고 있다. 유권자의 정치 불신과 정치 혐오의 정서를 자신들의 기득권 유지의 근거로 활용하며 민심을 반영한 입장이라고 주장하기까지 한다.

급기야 새누리당은 당 대표가 나서서 비례대표를 희생해서라도 지역구를 늘여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비례축소 발언은 비례대표제의 도입취지를 훼손하는 것이며 소수자, 약자를 위한 정책을 포기한다는 선언으로 해석 될 수밖에 없다.

 

유권자의 투표가치의 평등을 실현하고 독점적인 거대 정당의 기득권 구조를 바꿔내고 정치를 개혁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를 그냥 흘려보내서는 안된다. 정치제도 개혁의 기회가 거대 독점 정당들의 특권유지와 이해관계로 지연되고 후퇴한다면 20대 국회는 최악이 될 것이다. 특히 여성정치참여는 후퇴하게 될 것이며 우리사회의 성 격차는 더 커질 것이다.

여성대표성 확대는 제도화 과정을 통해 증가했다. 그러나 이런 증가는 비례직 당선의 영향이며 당선자 수는 정체되고 있다. 비례직이 확대되지 않는 한 여성 국회의원 확대는 어려운 상황이다.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서는 과소대표성 해결이 중요한 만큼 대의민주주의의 비례적 성별 대표성과 여성 정치참여수준은 민주주의 심화 정도를 보여주는 지표다. 여성대표성 확대와 지역,계층, 소수자들의 참여 확대로 유권자의 의사를 충실하게 반영하도록 비례대표는 확대되어야 한다.

정치에 대한 불신과 혐오의 정서적 거부로는 유권자의 진짜 의사를 반영할 수 없다. 오히려 지금처럼 활용될 뿐이다. 이제라도 정치로부터 배제되고 소외되고 있는 세력들의 연대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선거제도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높이고, 현재의 의원정수는 인구대비 적절한지, 비례성 확대에 효과가 높은 제도 도입 등에 대한 유권자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야 한다. 그래야 정치개악을 막아 내고 유권자의 의사를 정확하게 반영한 진전된 선거제도가 만들어 질 수 있다.

 

김금옥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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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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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지난 3월, 선거구 재조정과 정치개혁 의제를 논의하기 위해 <국회 정치개혁특위>를 구성했습니다. 내년 20대 총선을 앞두고, 최대 선거구와 최소 선거구 인구편차를 2대 1로 줄이라는 헌법재판소 결정을 계기로, 2015년은 그 어느 때보다 선거제도를 개편하기 위한 적기입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는 8월 말까지 활동할 국회 정치개혁특위와 관련 정당활동을 밀착 감시하고, 모니터링 논평을 연속 발표합니다. 


>> 국회 정치개혁특위 모니터링 논평 <1> 선거구획정안의 국회 수정 권한 없애는 것이 개혁의 핵심

>> 국회 정치개혁특위 모니터링 논평 <2> 소위원회 구성조차 하지 않고 늑장부리는 정개특위

>> 국회 정치개혁특위 모니터링 논평 <3> 선거구획정안 국회 수정 권한 폐지 합의 환영한다

>> 국회 정치개혁특위 모니터링 논평 <4> 선거구획정위 권한 강화한 만큼 획정위원 독립적 구성이 필수

>> 국회 정치개혁특위 모니터링 논평 <5> 정개특위, 소위원회 비공개하고 밀실에서 정치개혁 논의하나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 비례대표 확대 제안 환영한다

비례대표 확대 위해 의원정수 조정 방안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해

국회 정치개혁특위 모니터링 논평 <6>


7/26,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권역별 비례대표제 도입과 현행 300명인 국회의원 정수를 369명으로 확대할 것을 제안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소장 : 조성대 한신대 교수)는 비례대표 확대가 현재 선거제도 개혁의 핵심이며, 이를 위해 예산 동결, 특권 폐지 등이 전제된다면 의원정수 확대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의 제안을 적극 환영하고, 이 제안을 계기로 국회가 비례대표 확대와 의원 정수 조정을 위한 논의를 본격화할 것을 촉구한다. 

 

지난 6/30, 전국 174개 시민사회단체들도 2015 정치개혁방안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현행 소선거구제에서 특정 정당의 특정 지역 독점 현상을 완화하려면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석 비율을 최소한 2:1이 되도록 해야 하며,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의원정수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최근 참여연대가 진행한 선거․정당 전공자들의 설문조사에서도 비례대표제를 확대·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71.2%(총 응답자 111명 중 79명)로 나타났고, 의원 정수를 현재보다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77.5%(111명 중 86명), 이 중 70.3%(78명)가 총 의석수가 최소 330석 이상이 되어야 한다고 응답한 바 있다. 선거제도 개혁의 핵심이 비례성을 높이고, 적정 의원수를 확보하는 것이라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국민들도 헌법재판소 결정대로 선거구별 인구편차를 현행 ‘3 대 1’에서 ‘2 대 1’로 줄일 경우 지역구 의석을 지금보다 늘릴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의원 정수를 현행대로 유지하겠다는 주장은 비례대표를 축소하겠다는 것과 다름없고, 명백한 개악이다. 절반에 가까운 투표가 사표가 되는 비정상적인 상황을 개혁하기 위해 비례대표를 대폭 확대하고, 다양한 입법적 요구의 반영과 행정부와 사법부 견제 감시를 위해 적정 의원수가 얼마인지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어야 한다. 이 때 국회의원 지원 예산 혹은 정당에 지급되는 국고보조금 등을 축소하고 불필요한 특권을 폐지하는 등 자구책 마련이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월, 2015/07/27-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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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국민은 집회ㆍ결사의 자유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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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헌법 제21조 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ㆍ출판의 자유와 집회ㆍ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다. 헌법에 명시된 집회의 자유를 가지는게 2015년 대한민국 땅에서 이렇게 어려운 일인가?


지난 12월 5일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과 민주회복 민생 살리기 범국민대회’(2차 민중 총궐기)가 3차례의 불허 끝에 간신히 개최됐다.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이하 연대회의)는 12월 5일 집회를 평화적으로 하겠다고 선포하고 집회신고를 했다. 경찰은 허가를 해줄듯 하다가 며칠 뒤 ‘차명집회’라며 불허방침을 내렸다. 11월 14일 1차 민중총궐기 주최 측의 차명이란 것이다. 이 무슨 코미디인가? 차명 집회라니.

12월 4일 법원이 합법 집회의 길을 터줌으로 집회가 성사될 수 있었고, 12월 5일 오후 3시 서울시청 광장에는 5만여 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수만의 시민들은 박근혜 정부의 복면시위 금지 시도에 저항하듯이 다양한 퍼포먼스를 준비했. 시민들은 가족과 친구와 함께 재미난 가면을 쓰고, 5대 종단은 평화시위 보장을 위해 앞장섰고, 연대회의는 시민들에게 셀프가면 제작을, 여성단체들은 평화 비둘기 모형을, 대학생들은 바람개비를 만들어 모였다.

5만여 시민들은 백남기 농민 쾌유를 빌며 모두 꽃송이를 손에 들고 ‘민주주의를 지켜내자!’ ‘백남기를 살려내라!’를 외치며 백남기 농민이 누워계시는 서울대병원까지 평화롭게 행진했다. 오직 가면과 손피켓, 꽃송이, 구호만이 거리를 메웠다. 차벽과 물대포가 없으니 시위대의 폭력도 없었다. 5만여 명이 2개 차로를 행진하다보니 대열이 길어져 시민들이 조금은 불편을 겪었으리라.


하지만 그 조금의 불편은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들에 비한다면 기꺼이 감수할 수 있는 일일 것이다. 노동개악과 한ㆍ중 FTA로 노동자, 농민의 생존권이 위협에 처해지는데.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학생들의 사고를 정부 생각대로 획일화하려 하는데. 정부의 폭력적인 물대포 때문에 백발의 농민이 생명이 위독한데......


몇 년 전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을 때 어느 날 지하철이 파업하여 파리 시민에게 ‘불편하지 않냐’고 물었다. “좀 불편하면 어떠냐? 저 사람들은 먹고사는 문제인데 내가 좀 불편을 참으면 된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국민들이 살기 힘들다고, 정부가 잘못한다고 외칠 수 있는 나라가 민주공화국이다. 국민들의 목소리를 차단하기 위해 집회를 불허하고 차벽을 세우고 물대포를 쏘아댄다면 헌법 제21조 1항은 있으나마나 한 것이 된다. “얼마나 살기 힘들면 사람들이 주말에 쉬지도 않고 나왔겠나. 그걸 폭력시위로 매도하니 울분이 솟구쳐 참석했다”고 말한 어느 시민의 이야기에 박근혜 정부는 귀기울여야 한다.

분명한 것은 집회를 무리하게 막지 않으면 불법시위는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집회를 통해 국민의 요구를 알리는 것이 민주주의다. 정부가 이런 국민의 소리를 듣겠다는 태도만 있다면 집회를 막을 이유가 없고 집회를 막지 않으면 불법도 폭력시위도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12월 5일 평화집회를 통해 정부가 공권력을 먼저 행사하지 않으면 평화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똑똑히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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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자 한국여성단체연합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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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2015/12/09-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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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정치개혁시민연대'는 민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거대 정당들의 정치독점을 공고히 하는 선거제도를 바꾸기 위해 250여 개 시민단체가 모인 연대기구입니다. 서울, 인천, 울산, 충북, 광주, 부산 등 지역 단체들과 여성, 청년 등 부문 단체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정당득표에 따른 의석 배분과 비례대표 확대를 위한 캠페인을, 국회를 상대로 거리와 지면에서 펼치고 있습니다. 시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치개혁 논의가 국회 안에 좁게 갇혀서는 안 됩니다. 전문가, 학계, 시민운동가, 이해당사자 등 시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모아 연재합니다. 
 
※ 이 칼럼은 오마이뉴스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선거제도만 바꿔도 달라진다①] 국회의원 수 늘리는 것, 그것이 개혁이다 - 강우진 경북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선거제도만 바꿔도 달라진다②] 전셋값 걱정, 이렇게 해결하세요 - 박창수 목사·주거권기독연대 공동대표
[선거제도만 바꿔도 달라진다③] 여성의원수 190개국 중 111위, 부끄럽다 - 박진경 인천대 객원교수·여성연합 성평등연구소장

[선거제도만 바꿔도 달라진다④] 소수자·약자 배려하는 선거제도 개혁되어야 - 이은영 전국철거민협의회 중앙회 지도위원

[선거제도만 바꿔도 달라진다⑤] 100인 정당, 한국에선 불가능한 이유 - 정하윤 배재대 정치언론안보학과 시간강사

 

 

 

양당정치의 대표 영국, 왜 이렇게 타락했나

[선거제도만 바꿔도 달라진다⑥] 장선화 연세대 국가관리연구원 연구교수

 

 

20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제도 개혁 논의가 한창이다. 지난 2014년 10월 헌재 판결에 따라 선거구간 인구편차를 2:1 이하로 조정해야만 한다. 선거구 조정 대상이 된 지역 국회의원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기준에 약간 못 미쳐 통폐합되는 선거구와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농어촌 지역에서는 인구 수뿐 아니라 지역 규모도 고려되어야 한다고 항의한다. 의석수를 늘리면 문제가 해결되는데 혼합형 선거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므로 지역구를 늘릴지 비례의석을 늘려야 할지 문제가 된다.

 

중앙선관위는 이례적으로 독일식 권역별 비례대표제와 지역구 비례의석 비율을 2:1로 하는 혁신안을 내어놓았다. 비례대표제로 개혁을 주장하던 일부 학계와 시민단체들은 이참에 선거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나섰다.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여 득표율과 의석수 간의 불균형을 바로잡고 의원 정수를 늘려 지역구와 비례의석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여야는 선거구 조정 시 내부 의원들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데다 국민여론도 의석수를 늘리는 데 우호적이지 않다며 300석을 유지하는 정도에만 합의했다. 정치개혁특별위원회와 선거구획정위원회가 협의 중이지만 이미 300석을 유지하기로 결정된 마당에 별다른 혁신안이 나올 리 만무하다. 이대로라면 혁신은커녕 지역구 싸움에 비례의석이 새우등이 될 판이다. 총선을 앞두고 다시 벌어진 제도 논쟁에 유권자 입장에서는 '또 밥그릇싸움 시작이구나', '선거 때가 되었나 보다', '저러다 말겠지' 한다.

 

제도개혁은 왜 하자고 할까? 1등이 당선되는 알기 쉽고 편한 제도를 두고 복잡한 선거제도는 왜 도입하려 하나? 국민 세금으로 녹을 받으면서 제 잇속만 차리는 의원들이 허다한데 그 수를 늘릴 필요는 대체 무엇인가? 정당에서 나눠주는 비례대표 의원들 늘려봤자 제가 챙겨야 할 지역이 명확한 지역구 의원만 할까? 그래봤자 권력에서 소외된 정당들이 나눠 갖자고 달려드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 법도 하다. 하지만 유권자 절반에 가까운 표가 반영되지 않는 현행 선거제도에 정말 문제가 없을까? 조금만 시야를 넓혀보면 비례대표제로 선거제도를 전환하자는 요구가 비단 한국에서만 등장하는 이슈가 아니라는 점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1980년대 이후로 선진민주주의국가에서 선거개혁의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가 12차례 실시되었고 여기에는 영국과 뉴질랜드와 같은 민주주의 국가가 포함되어 있다(2012년 기준). 영국을 예로 들어보자. 단순다수제(1위대표제)와 양당 정치로 대표되는 영국은 안정적이고 책임 있는 정당정치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교과서에서 배운 바와 속사정은 다르다.

 

이미 1945년부터 보수당과 노동당의 지지율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양당은 1위대표제 덕분에 50%를 넘지 못하는 득표율로도 과반의석을 차지해 원내 다수당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득표율과 의석수의 불비례성이 점점 높아져가자 제도에 불이익을 받는 자민당을 비롯한 소수정당들과 제도적 비민주성 개선을 주장하는 개혁시민단체들은 비례성이 높은 선거제도를 도입할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했다.

 

2010년 하원의원선거 결과, 노동당과 보수당 어느 쪽도 과반 의석을 얻지 못해 내각 구성이 어려워지자, 보수당은 자민당과 연정을 구성하는 대가로 미뤄두었던 선거개혁 국민투표를 실시했다. 하지만 비례성이 강화된 대안투표제로의 개혁 찬반 국민투표 결과는 변화 반대였다.

 

영국의 사례는 선거제도가 개혁되기 위해서는 소수 정당들과 시민사회 개혁세력의 요구가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국민들의 동의가 우선함을 잘 보여준다. 제도개혁에 대해 노동당 다수파와 보수당은 부정적 견해가 강했으며, 개혁안 홍보에 소극적이었다. 보수당과 자민당의 연립정부 실험은 생각보다 안정적이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제도는 이해하기 어렵고, 정치적 불안정성을 높일 것이라는 경로 의존적 '상식'이 민주적 대표성 증진이라는 원론적인 주장을 눌렀다.

 

대안투표제 거부한 영국인들, 왜?

 

일부 지방 선거와 유럽의회 선거를 통해 비례대표제를 경험한 영국에서도 새로운 제도 도입이 이렇게 어려운 마당에 한국의 경우는 말할 것도 없다. 무엇보다 비례대표제가 사표를 줄이고 유권자의 의사를 보다 잘 반영하는 보다 공정한 민주주의적 선거제도라는 점이 원칙적으로 인정된다고 해도, 정당과 국회에 대한 불신이 제도 자체에 주목하지 못하도록 가로막고 있다. 지난 2014년 11월 갤럽조사결과 응답자의 86%가 제도를 변경하더라도 "국회의원 수를 늘려서는 안 된다"고 답변했다니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행 제도 하에서 정당정치 혁신과 국회의 대표 기능 정상화가 어렵다는 점 또한 분명하다. 1위대표제가 유지된 가운데 2015년 5월 치러진 영국 총선 결과, 36.9%를 득표한 보수당이 과반의석을 가까스로 넘겨 내각을 구성했고, 12.6%를 득표한 영국독립당과 3.8%를 득표한 녹색당은 단 1석을 얻었다. 영국에서는 승자독식 선거제도가 문제라는 불만이 여전히 높다.

 

제도가 모든 것을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하지만 새로운 제도는 그 틀 안에서 움직이는 행위자들을 변화시킨다. 양당 간 갈등과 반목으로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국회에, 협의와 합의를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변해야 한다고 아무리 강조해봤자, 현 제도 하에서는 거대 정당들이 굳이 협의를 할 필요가 없다.

 

상임위원회 기능을 활성화하고 일하는 국회로 만들어야 한다지만, 국회의원 1인이 맡는 역할이 지나치게 많고, 지역구 활동 중심적이기 때문에 상임위 활동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그런데도 지금껏 정치개혁안이라고 해봤자 국회의원의 특권을 줄이고 정수를 축소하자는 등의 네거티브한 방향의 개혁이었다.

 

외견상으로는 정쟁과 기득권 보호에 매몰된 국회를 개혁하자는 것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개인적·집단적 권력자원이 더 풍부한 기성 정치가 갖는 기득권을 더욱 강화하고, 신진 정치세력의 진입 문턱을 높일 가능성이 더욱 크므로, 개혁은커녕 개악에 가깝다.

 

일하는 국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더 많은 국민의 대표가 필요하다. 기존 정당들의 하향식 공천방식과 비민주성 때문에 정당명부식 비례대표제의 확대에 대한 반감이 크다면 다른 방식의 비례대표제나 대안 투표제까지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표의 등가성과 득표율-의석수간 비례성이 완벽에 가깝게 설계된 선거제도라 해도 결과적으로 민주주의를 증진한다고 장담하지는 못하는 것 또한 사실이다. 제도 개혁의 효과가 일시적이라는 주장 또한 만만치 않다. 그렇다면 의회나 정부 위원회에서만 갑론을박하다 국민의 뜻이라며 타협할 것이 아니라, 영국이나 뉴질랜드처럼 실제로 유권자들에게 제도의 장단점을 비교하여 선택할 수 있도록 하면 되지 않을까?

 

선거제도는 지금까지 거대 정당들의 전략적 선택에 의해 결정되어 왔다. 하지만 제도 개혁의 필요성이 어젠다로 떠오른 현 시점에서 현행 선거제도의 문제점을 점검하고 유권자의 의사를 공정하게 반영하는 민주적 선거 제도로의 개혁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선거구 획정은 기한 내에 마쳐야 한다 하더라도 정당의 이해나 정권의 변동과 상관없이 대안적 선거제도를 설계할 수 있는 전문가로 구성된 선거개혁위원회를 설치하고 한국에 적합한 선거제도에 대해 체계적이고 광범위하게 검토해야 한다. 물론 최종 선택은 국민에게 맡길 일이다.

 

 

 

수, 2015/09/30-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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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한반도 군사위기 해소를 위해 남북한은 즉각 대화에 나서야 한다.


8월 20일 오후 북한의 선제사격과 남한의 대응사격으로 휴전선 서부전선에서 포격전이 발생했다. 북한의 사격 의도가 대북확성기 방송 저지를 위한 위협성 경고에 있더라도, 이는 정전협정과 남북한 불가침 약속을 위반한 것이자 남북관계와 한반도 평화를 위태롭게 하는 행위임이 분명하다. 우리는 북한의 선제포격을 규탄하면서, 아울러 우리 정부의 냉정한 자제와 예방적 대화를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는 대북심리전방송 재개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현재의 군사적 긴장 고조 상황에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현재 남북한 군당국은 준전시상황을 선포하고 군사적 준비태세를 강화하고 있다. 또한 북한은 22일 오후 5시까지 대북확성기 방송 중단과 철거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군사적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이에 남한 군당국은 북한의 요구를 일축하면서 북한의 도발시 강력한 응징을 다짐하고 있다.
올해는 광복과 분단 70년을 맞이한 해이다. 우리는 이러한 역사적인 해에 남북한 당국이 관계 개선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줄곧 요구해왔다. 그런데 관계 개선이 있어야 할 자리에 전쟁 위기가 대신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현실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 이에 우리는 남북한 정부에게 아래와 같이 요구한다.
우리는 먼저 남북한 모두 확전으로 치달을 수 있는 모든 군사적 위협행동을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특히 북한의 포격과 전쟁 불사의 위협적 언동은 더 이상 반복되지 말아야 한다. 대북심리전방송 재개가 남북관계 후퇴이듯이, 또한 이 문제를 군사적 위협으로 해결하려는 것도 적절치 않은 일이다.
우리는 박근혜 정부가 현 위기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평화의 리더십을 발휘해주길 간절히 호소한다. 이를 위해 대북 방송을 중단하고 남북 고위급 회담을 제안하여 현재의 위기를 남북관계 개선의 전기로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일부 정치인과 언론이 지금의 위기사태를 남북대화로 풀어야 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요구를 불온시하는 경향에 대해서도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전쟁과 평화와 같은 중차대한 문제에 대해 예방과 자제를 요구하는 것은, 남남갈등의 조장이 아니라, 평화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당연한 시민의 권리이다. 이는 대북 억제와 대화를 병행하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원칙에도 부합하는 일이다.
북한에 대해 신뢰와 대화를 촉구해온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원칙은 한반도 위기가 급격히 고조되고 있는 지금 시기야말로 더욱 강력히 지켜지고 적용되어야 할 시점이다.
남북 당국은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는 어리석은 행동을 즉각 중단하고, 위기 해소를 위한 대화를 즉각 시작하라.

2015년 8월 21일
시민평화포럼,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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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2015/08/24-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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