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많이 안 든다, 4대강 댐 허물자
[투명카약-낙동에 살어리랏다⑩] 김정욱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독자들의 성원으로 '김종술 투명카약 선물하기' 프로젝트 목표액이 달성됐지만 모금은 계속합니다. 31일까지 모인 후원금은 김종술 기자의 4대강 취재비로 전달합니다. 김종술 기자가 낙동강을 지키는 정수근 기자에게 카약을 선물하면서 이 프로젝트는 '투명 카약 2대'로 진화했습니다. 두 기자는 8월 24일부터 2박3일 동안 투명카약을 타고 낙동강을 취재했습니다. 현장 탐사보도에 이어 전문가들의 진단과 대안을 담은 기획 기사를 싣습니다. 이 기획은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과 환경운동연합 공동 프로젝트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편집자말]
4대강 사업이 가뭄과 홍수를 해결하고 물을 깨끗하게 한다면서 천문학적인 돈을 투자했지만, 모든 것이 다 거짓으로 드러났다. 4대강에 많은 물을 모아뒀지만, 이 물을 펌프로 수백 미터 끌어올려 수백 킬로미터 떨어진 강원도나 경기도의 산골에 보낼 수 없고, 해안지역이나 섬에 보낼 수도 없다.
높은 산골에 모아둔 소양댐의 물도 이들 지역에 수돗물로 보내지를 못하고 있는데, 더구나 낙동강 하류에 담아둔 물을 이들 지역에 농업용수로 보낸다는 것은 애초부터 말이 안 된다. 그래서 4대강 사업은 끝났지만 최악의 가뭄은 계속됐다.
홍수도 막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홍수 위험을 키웠다. 홍수 피해 지역의 상류에다 댐을 지어 홍수를 막는 것은 흔히 하는 방법이지만 4대강 사업에서처럼 홍수 지역의 하류에다 댐을 만들어 수위를 올려놓고 홍수를 막는다는 것은 상식을 거스른다.
정부는 이를 '보'라고 부르고 있으나 국제대형댐위원회의 규정에 의하면, 높이가 5미터 이상이고 저류량이 300만 톤 이상이면 대형댐으로 분류된다. 함안댐은 저류량이 1억2700만 톤에 이르고 16개 댐 모두가 저류량은 이 기준을 훨씬 넘는다. 세종댐만 높이가 5미터에 못 미치고 나머지 15대 댐은 모두 대형댐의 반열에 들어간다.
강의 수위를 올리면서 이미 물에 잠긴 농지도 있고, 지천의 수위도 오르면서 둑이 터져 침수를 당한 곳도 많다. 낙동강에는 총 10개가 넘는 댐이 줄줄이 세워졌는데 홍수가 날 때에는 각각의 댐이 자기 마음대로 수문을 여닫아서는 안 된다. 연계해서 운영해야 한다. 그런데 이는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만약 한 댐이라도 잘못해서 무너지는 날이면 그 아래의 모든 댐들이 줄줄이 무너져 대형 재난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수문 하나의 무게가 수십 톤 내지 100톤에 가까워 이 수문을 여닫는 게 쉽지도 않다. 벌써 작동이 안 된 사례가 보도되기도 했다. 즉, 수문 관리 실패나 실수로 오히려 이전보다 더 큰 홍수를 불러올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모래 위에 세운 댐
댐은 단단한 암반에 짓지 않으면 안 된다. 물이 아래로 옆으로 새면서 댐이 터질 수가 있고 또 방류수로 인해 하천 바닥이 침식돼 댐 구조물의 안전에 위협을 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4대강에 세운 댐들은 모래 위에 세워졌기 때문에 벌써 물이 새는 것이 관측되고 있고 댐 하류 바닥도 계속 파이고 있다.
또 물의 압력이 세기 때문에 댐의 옆구리도 암벽에 걸쳐 지어야 한다. 그러나 4대강의 댐들은 옆구리를 대개 흙더미에 걸쳐놨다. 이런 댐들은 큰비가 오면 옆구리가 터져 큰 홍수를 가져올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테톤(Teton)댐, 일본의 후쿠시마댐, 인도의 델리댐, 중국의 샤오랑디(小浪底)댐 등 각국의 수많은 댐들이 옆구리가 터져 큰 피해를 낳았다. 우리나라의 연천댐도 1996년과 1999년 두 차례에 걸쳐 옆구리가 터져 무너졌다. 이런 댐들은 단단하지 않은 암벽에 걸쳤다가 터졌다. 흙더미에 걸친 4대강의 댐들은 우환덩어리인 것이다.
댐이 예상치 못한 홍수로 붕괴됐을 때에는 오히려 대형 재난을 불러올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1963년에 바이온트(Vajont)댐이 무너지면서 2000여 명이 죽었고, 인도에서는 1979년에 Machchu II댐이 무너지면서 2만여 명이 목숨을 잃었다. 1975년에는 중국의 양쯔강 유역에서 반차오(板橋)댐이 무너지면서 23만 명이 죽는 사상 최악의 참사가 벌어졌다.
세계 최대 저류량을 자랑하는 이집트의 아스완댐은 이집트의 아킬레스건이다. 이스라엘은 이집트와 6일 전쟁 당시, 아스완 댐을 폭파하겠다고 경고했고 이에 이집트는 항복했다. 그래서 1980년대 이후로는 물을 잘 다스리는 나라들은 더 이상 대형 댐을 짓지 않는다.
MB의 '물그릇'론은 허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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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명박 전 대통령이 지난 4월 20일 오후 대구 강정고령보를 찾아 디아크에서 터치스크린에 자신의 사인을 하고 있다, ⓒ 조정훈[/caption]
이명박 정부는 또 4대강 사업을 하면서 물그릇을 키워 물을 깨끗하게 하겠다며 '물그릇'론을 내세웠다. 즉 물그릇을 두 배로 키우면 오염은 절반으로 줄어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래서 낙동강은 물그릇을 11배 키웠고, 거기다 4조 원을 들여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 배출을 95%, 인 배출량을 90% 줄였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주장대로라면, 4대강 물은 이제 그냥 마셔도 될 정도로 깨끗해야 한다. 그런데 결과는 어떻게 됐는가. 형편없이 더 더러워졌다. 녹조가 걸쭉하게 강을 뒤덮어 이를 상수원으로 하는 주민들의 건강을 위협하고 있고, 물고기들은 죽어 어민들이 생계의 수단을 잃었고, 강바닥은 오물이 쌓여 썩은내가 난다.
물은 물그릇을 크게 만들어 많이 모아둔다고 깨끗해지는 게 아니다. 댐을 만들어 물을 흐르지 못하게 하면 큰비가 땅바닥을 씻어 내리는 오염이 호수 바닥에 쌓인다. 이 오염은 해가 갈수록 더 축적돼 수질은 갈수록 더 악화된다.
우리나라가 1991년 낙동강 페놀사태 이후에 맑은 물 대책에 30조 원 이상을 투자했지만 호수의 수질은 계속 악화되고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그리고 하천 바닥의 모래가 수질을 정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부산 낙동강의 수질이 대구보다 더 좋고 남한강 여주 상류보다도 여주 하류의 물이 더 깨끗한 이유도 모래가 정화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마시는 수돗물이라는 것도 원수(原水)를 강모래에 한번 쓱 걸러서 소독하는 것뿐이다. 그런데 4대강 공사를 하면서 이 모래를 다 파내 버렸다. 이로인해 강은 정화를 할 수 있는 기능을 상실했다.
녹조는 '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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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강지킴이' 정수근 시민기자와 '금강지킴이' 김종술 시민기자 등이 지난 26일 오전 4대강사업 준설작업 이후 모래가 재퇴적된 낙동강 구미보 하류 감천 합수부에서 '곡학아세 4대강 일등공신들 - 인하대교수 심명필, 이화여대교수 박석순, 경원대교수 차윤정, 위스콘신대교수 박재광 행복하십니까?'가 적힌 현수막을 펼치고 있다. ⓒ 이희훈[/caption]
지금 4대강을 덮고 있는 녹조는 남조류가 주종이다. 이 남조류들은 마이크로시스틴을 비롯해 독성이 강한 물질들을 분비하는데 가축들이 이런 물을 마시고 죽었다는 기록이 많이 있다. 마이크로시스틴은 주로 간에 축적이 돼 독성을 나타내는 발암의심물질이다. 이런 독성물질은 미량이라 하더라도 장기간 복용하면 피해를 줄 수 있다고 한다. 환경을 잘 다스리는 나라에서는 상수원에서 남조류가 번성하는 것은 용납하지 않으며 이런 곳에서는 물고기도 잡지 못하게 한다.
미국 오하이오 주의 인구 50만의 톨레도(Toledo)시는 5대호 중의 하나인 이리(Erie)호에서 취수를 하는데 작년에 그 취수원 인근에 남조류 녹조가 발생하는 일이 벌어졌다. 시는 즉각 시민들에게 설사, 구토, 간기능 장애 등을 이유로 수돗물 음용은 물론 양치질도 하지 말고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은 목욕도 자제하라고 경고하고 시민들에게 생수를 공급했다(New York Times, "Tap Water Ban for Toledo Residents", 2014. 8. 3). 물을 잘 다스리는 나라들은 남조류가 번성하면 아예 상수원수로 부적합하다고 판정한다.
UN 총회에서 칭찬받은 MB... 하지만
4대강 사업을 영어로는 'Four Major Rivers Restoration Project'라고 부른다. '4대강 복원사업'이다. 정부는 이를 국제사회에 홍보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2009년 9월 23일 UN 총회에서 "4대강 복원 사업으로 하천생태계를 복원하고(원래 모습으로 돌려주고) 있습니다"라고 연설해 많은 칭찬을 듣고 상도 받았는데, 하천생태계를 복원하고 있다는 말은 전혀 진실이 아니다. 우리 강이 언제 지금과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는 말인가?
원래 구불구불 흐르던 것을 곧게 만들었고, 여울을 다 없앴고, 강바닥의 모래도 다 파버렸고 수변 구역을 훼손해 많은 개발 사업들을 벌이고 있다. 그리하여 물고기들이 떼죽음했고 강바닥은 썩어 조개들이 살 수 없게 됐으며 강변 습지를 찾던 새들도 다 떠났다. 하천생태계는 처참하게 파괴됐다. 국제사회는 칭찬을 거둬들였고, 태국에 수출했다고 자랑하던 태국판 4대강 사업은 무산됐다.
어떻게 치유할 것인가? 우선 당장 급한 것은 따로 있다. 우리 국민들에게 이런 물을 마시게 해서는 안 된다. 당장 4대강의 수문들을 열어 물을 흐르게 해야 한다. 물은 흘러 교란이 생기면 녹조가 번성하지 못한다. 신곡수중보 상류에 그 걸쭉하던 녹조도 하류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이를 잘 말해 준다.
4대강 댐 허는 데 2000억 원... 유지 관리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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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동에 살어리랏다' 탐사보도팀이 지난 24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도동서원앞 낙동강에서 투명카약을 타고 녹조 탐사활동을 벌였다. 흰천을 녹조에 담근 뒤 줄에 매달아 놓았다. ⓒ 권우성[/caption]
수문을 열어 물을 흐르게 하면 4대강에 세운 16개의 댐들은 물이 흐르는 데 방해만 될 뿐 아무런 기능을 못 할 것이다. 다 헐어야 한다. 이 댐들을 허는 데는 2000억 원이면 충분한다. 그런데 이 돈은 해마다 4대강의 유지관리에 쏟아 붓는 몇 조 원의 금액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강변에 산더미처럼 쌓아둔 모래는 농사에 방해되고, 모래먼지가 날리고, 땅 임대료만 나갈 뿐이다. 강에 도로 넣어줘야 한다. 그래야 갑자기 강 수위가 낮아지는 것도 막고 강의 수질 정화 기능도 살린다.
호수의 수질은 큰비 올 때 땅바닥을 씻어 내리는 오염(비점오염, 발생 위치·경로를 확인할 수 없는 오염)이 강바닥에 계속 축적되기 때문에 하수처리장을 지어도 효과가 잘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강을 흐르게 하면, 큰비는 오히려 강을 재생시키고 비가 안 올 때에는 하수관을 통해 강에 들어가는 오염(점오염, 발생 위치·경로를 확인할 수 있는 오염)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하수처리의 효과가 바로 나타난다. 4대강 사업으로 BOD를 95% 줄였다면 흐르는 강의 수질은 이에 걸맞게 개선될 것이다. 하수처리장 건설로 안양천·중랑천의 수질이 이전보다 대폭 개선된 사실이 이를 증명한다.
가뭄과 홍수 대책은 실제적으로 가뭄과 홍수가 일어나는 그 지역에서 이뤄져야 한다. 물이 부족한 마을마다 저수지를 잘 정비하고, 산림이 물을 잘 저장할 수 있도록 녹색댐을 길러야 한다. 그리고 빗물을 지하에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야 실제적으로 도움이 된다. 집집마다 빗물을 받아두는 시설을 만들어야 하고, 또 마을마다 마을 단위로 빗물을 지하에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춰야 한다. 이것이 실질적으로 가뭄을 해결하고 또 홍수를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나라에 10만 개 정도의 농어촌 마을이 있을 것으로 짐작이 되는데, 이들 마을의 도랑을 살려야 강도 깨끗해진다. 즉,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아진다.' 이런 대책은 4대강 사업에 투입된 돈의 몇십 분의 일만 있어도 할 수가 있다.
해마다 50개 댐 허무는 미국... 현재까지 무려 1000개
EU는 물관리기본지침(Water Framework Directive) 제4조에 "회원국은 WFD가 발효된 후 늦어도 15년까지는 모든 인공적이거나 심하게 변질된 수체를 부록V에 제시된 good surface water status(인간의 간섭이 약간만 허용된 상태를 말한다)를 달성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세우고, 수체를 보호하고 강화하고 복원해야 한다"라고 명시해 인공적으로 변형된 하천을 자연 상태에 가깝게 복원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미국은 깨끗한 물법(Clean Water Act) 제404조에 하천에서 준설, 매립, 댐, 제방, 개발사업(고속도로·공항 등), 골재 채취를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런 사업을 하려면 "(1) 습지에 미치는 영향을 피하기 위한 대책을 세워야 하고 (2) 습지에 잠재적인 영향이 최소화 돼야 하고 (3) 피할 수 없는 악영향을 상쇄할 수 있는 방법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명시했다. 4대강 사업과 같은 인공적인 공사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그래서 미국은 해마다 50개가량의 댐을 허물어 지금까지 1000여 개에 이르는 댐을 해체하였고 3만7000여 개에 이르는 하천을 복원했다. 유럽도 이런 추세로 나가고 있다. 강을 원래 모습에 가깝게 복원하는 데에는 그렇게 많은 예산과 기간이 필요하지 않다. 인공적인 장애물을 제거하고서 물이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몇 년간 지켜보고서 그 방향을 도와주면 강은 스스로 제 모습을 찾아간다.
우리나라 소하천들의 경우에는 4~5년 안에 놀랍도록 자연성을 회복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4대강의 경우에는 댐을 해체하고 하천변에 산더미처럼 쌓아둔 모래를 도로 강에 돌려주고 강변의 콘크리트 구조물을 제거하면 된다. 그러면 강이 스스로 제 갈 길을 찾아가서 생태계도 회복되고 수질도 개선될 것이다.

정부의 4대강 보 처리방안 방안 발표를 앞두고, 금강권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49개 시민, 환경단체들이 금강에 건설된 3개보 완전 해체를 주장하고 나섰다.ⓒ김종술[/caption]
정부의 2월 13일 4대강 보 처리방안 방안 발표를 앞두고, 금강권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49개 시민, 환경단체들이 금강에 건설된 3개보 완전 해체를 주장하고 나섰다. 부실시공으로 건설된 금강의 보들이 강의 자연성 회복을 방해하고 정치적 논쟁과 사회적 비용만 가중하고 있다는 것이 단체의 주장이다.
30일 오전 11시 수문이 개방 중인 세종보 수문에서 금강유역 5개 광역시 시민, 환경단체들이 보 철거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 자리에는 대전환경운동연합, 대전충남녹색연합, 전교조 세종지부, 금강유역환경회의, 충북청주환경운동연합, 두꺼비친구들, 세종환경운동연합, 세종환경교육센터, 세종지속가능협의회, 세종시민사회단체 활동가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금강은 4대강 사업으로 2조 6천억 원의 투입 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등 3개의 보가 건설됐다. 세종보는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16개 보 중 가장 빠르게 공사가 시작되어 준공을 끝마친 곳으로 ‘4대강 홍보관’으로 불리는 곳이다. 그러나 준공과 동시에 보의 결함이 발생하여 해마다 천문학적인 유비와 보수 비용이 낭비되고 있는 곳이다. 지난해에는 4대강 공사 당시 철거되지 않았던 임시물막이 시설물이 발견되면서 추가 공사를 벌이기도 했던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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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색 옷으로 갈아입은 활동가들은 ‘4대강 보 해체하라!’는 피켓을 들고 콘크리트 고정보에 올랐다.ⓒ김종술[/caption]
박창재 세종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최근 세종보 가까이에 거주하는 시민들의 의견을 수렴했는데, 대다수가 빠른 철거를 원하고 있다는 말들을 했다. 세종보는 친수공간, 농업용수, 공업용수 등 사용처가 없이 기능을 상실한 상태로 유지관리비용만 낭비되고 있다. 세종보를 선두로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16개의 보가 철거와 해체가 이루어져 불필요한 예산 낭비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경아 (사)두꺼비친구들 사무처장은 “강은 흘러야 생명을 이어가는 것이다. 충북과 충남의 하나의 젖줄이 금강 본연의 모습으로 되살아나야만 4대강 사업으로 사라진 (천연기념물 454호) 미호종개도 돌아올 것이다. 특히 4대강 사업과 함께 강이 썩고 악취가 풍겨 떠나간 사람들까지 돌아올 것이다”며 보 철거를 요구했다.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이곳 세종보는 4대강 사업으로 첫 삽을 뜬 곳이다. 가장 먼저 시작한 곳에서 가장 먼저 수문이 개방되기도 했다. 4대강 사업과 함께 강의 본연의 모습은 사라지고 매일같이 죽어가는, 죽은 생명의 모습만 바라봐야 했다. 강물을 가로막고 있는 콘크리트를 걷어내고 생명들이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도록 정부에 보 철거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황치환 세종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여기에서 태어나 지금까지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새와 야생동물, 물고기들과 어울려 멱을 감고 살았던 강이다. 이명박 정부의 토건 사업으로 사람도 찾지 않는 허망한 죽음의 강으로 변했다. 하루빨리 강을 가로막는 16개 보가 사라지고 생명과 평화가 깃들길 바란다”고 말했다.
“금강 3개보 완전히 해체하여 자연성 회복하자, 회복하자”
“정치적 중립 기만이다 즉각 해체하라, 해체하라”
“보 해체 결정하고 이행예산 수립하라, 수립하라”
“보 해체 결정 예외 없다 4대강을 되살리자, 되살리자”
“해체 결정 통합관리로 자연성을 회복하자, 회복하자”
참석자들의 발언이 끝나고 유진수 사무처장의 선창에 따라 구호를 외쳤다. 문성호 대전충남녹색연합 상임대표이자 금강유역환경회의 공동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4대강 보 처리방안 결정을 앞둔 금강 시민사회의 입장’을 밝혔다.

정부의 4대강 보 처리방안 발표를 앞두고 공주보 주변과 시내에는 공주보 철거를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김종술[/caption]
4대강 사업의 망령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환경부의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 발표를 앞두고 벌이는 촌극이다. 낙동강과 금강의 보 철거 반대 단체들의 연대 움직임도 포착된다. 특히 이번 발표에 포함될 공주보 지역에선 정치인과 이장단, 단체가 합세해 '보 해체철거 반대' 현수막을 도배했다. 정부 발표를 예단한 가짜 뉴스도 활개를 친다. 왜 이러는 것일까?
공주보 인근과 시내 곳곳에 정진석 국회의원과 우성이장협의회, 농업경영인연합회, 평목리, 옥성리, 우성시설재배 농가 등 단체에서 공주보 철거반대 현수막을 걸었다.ⓒ 김종술[/caption]
최근 일부 언론은 환경부가 4대강 사업으로 건설된 금강, 영산강 보 처리방안을 연구한 결과, 3~4개보 해체를 결정한 것으로 보도했다. 이에 환경부 '4대강 재자연성 회복을 위한 조사평가단'의 한 관계자는 지난 18일 "현재 보 처리 방안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며, 어떠한 내용도 확정된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정진석 의원은 공주시 곳곳에 공주보 해체 철거 반대 현수막을 내걸었다. 공주보 인근 우성면 이장단과 공주시 지역단체까지 합세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오는 21일에 정부가 공주보 해체를 발표한다"면서 "정부가 보 처리방안을 결정하면 되돌릴 수 없다"는 식의 확인되지 않는 말도 전하고 있다.
20일 공주시 우성면 이장협의회는 30여 단체와 연합해서 '공주보 철거반대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4대강 보 처리방안 발표를 앞두고 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21일 정부 발표를 보고 집회 및 투쟁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들이 공주보 철거 반대로 내건 명분은 대체로 과장되거나 확인되지 않는 것들이다.
공주보 인근 우성면 이장협의회가 내걸고 있는 공주보 철거 반대 이유는 이렇다. 공도교 역할을 하고 있는 보를 철거하면 우회도로로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불편이 가중되고, 지하수가 고갈된다는 것이다. 농업용수 부족도 그 이유로 들고 있다. 백제 문화제 때 수심이 낮으면 유등 축제를 하지 못한다는 것도 공주보 철거를 반대하는 이유로 들고 있다.
속도전으로 밀어붙인 공주보는 준공 이후부터 세굴과 보의 누수의 문제가 발생했다. 그런 이유로 해마다 보강공사가 진행 중이다.ⓒ 김종술[/caption]
우선 공주보는 다리 용도가 아니라 보의 유지관리용 차량 정도가 왕래할 수 있는 정도의 공도교로 설계됐다. 하지만 공주시는 4대강 사업에 찬성하면서 공주보 위로 일반 차량 통행이 가능하도록 조치해달라고 요구했고, 이명박 정부는 이를 용인했다. 이 때문에 공도교를 이용하는 차량이 증가하면서 보의 안전성 문제가 계속 제기됐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준공 초기부터 보의 바닥이 파이는 세굴 현상이 일어나 수시로 보강공사를 벌여왔다. 2017년에는 바윗덩어리를 붓고 물받이공 시멘트에 H빔을 추가로 설치하는 대대적인 보수공사를 했다. 2018년에도 보수를 끝낸 곳에서 추가 세굴이 발생하고 콘크리트가 유실되는 문제가 발생해 또다시 보강공사를 벌였다.
일부 토목전문가들이 공주보의 완전한 해체를 주장했던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다리 용도로 설계된 곳이 아니기에 해마다 보수를 할 수밖에 없고 이를 위해 막대한 예산이 들어갈 것이라는 우려였다. 또 수문만 뜯어내고 교량으로 사용해도 하부 콘크리트 구조물이 다리 구조물에 비해 크기 때문에 물의 저항을 많은 받는 불안정한 구조이다.
따라서 최근 일부 주민들의 주장처럼 교통상의 편리만을 이유로 공주보를 공도교 역할을 하도록 그대로 둔다면 자칫 큰 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이다.
공주시 우성면 상서뜰로 불리는 이곳은 좌측으로 유구천이 휘감아 돌고 있다. 최근 이곳 주민들이 대형축사 중형관정에서 물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공주보 철거를 반대하고 있다.ⓒ 김종술[/caption]
18일 기자가 우성면사무소에서 만난 한 지역 이장은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충남 서북부 지역에 42년 만에 가뭄이 발생하여 1100억 원의 사업비가 투입 28km 길이로 백제보 상류 백제양수장에서 예당저수지로 공급되는 도수로가 건설됐다. 이 양수장은 가뭄에 따른 재난 시 금강홍수통제소의 허가를 받아 가동된다.ⓒ 김종술[/caption]
공주보 수문 개방으로 농업용수가 부족하다는 이 지역 일부 주민들의 주장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금강 물을 사용하려면 양수장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우성면의 경우 금강에서 강물을 취수하는 양수장이 전혀 없다.
양수 시설과 지하수를 관리하는 공주시 담당자는 "우성면에서 지하수 부족으로 민원을 제기한 곳은 단 1곳뿐"이라며 "인근 시에서 운영하는 송선양수장, 상황동양수장, 대학리양수장 등이 있는데, 일부는 사용하지 않는 노후 양수장이며 직접적으로 금강에서 취수하는 양수장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농어촌공사 공주지사 담당자는 "금강 물줄기 중 공주보 상류, 세종보 아래쪽에 총 3개의 양수장(원봉양수장, 장기1단 양수장, 소학양수장)이 있다. 이곳에서 취수한 농업용수에 우성면쪽으로 가는 용수는 없다"라며 "지난해 공주보 수문개방 후 수위가 내려가서 임시대책으로 수중펌프를 아래쪽에 설치해 농업용수 공급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올해도 임시시설을 사용할 것으로 본격적인 농사철 농업용수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공주시가 지난해 백제문화제 행사를 위해 상류에서 조립한 유등을 사적 제12호 공산성 앞 강물에 띄우고 있다.ⓒ 김종술[/caption]
예전에는 백제문화제에 유등 축제는 없었다. 진주 개천예술제가 유등축제로 성공을 거두면서 공주에서도 따라 하는 것이다. 4대강 사업이 시작되던 2008년부터 유등을 띄우는 축제로 가고 있다. 공주시는 공주보를 철거하면 유등축제를 못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백제문화제 때 유등을 띄워야 할 강물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 말은 어디까지 진실일까?
지난해 공주보 수문을 열었을 때도 이와 같은 문제가 발생했다. 이때 환경부는 두 가지 대안을 내놨다. 유등을 띄울 금강둔치공원 앞에서 제작하여 금강철교 아래쪽에 유등을 띄우는 방법과 상류 모래톱이 드러난 곳을 활용하는 방안이었다. 오히려 유등축제를 하면서 세금도 절약할 수 있는 방안이었다.
하지만 당시 공주시는 3km 떨어진 상류에서 유등을 제작해서 가져오기로 계약이 되었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환경부의 대안보다 더 많은 시간과 돈을 들여야 하는 작업을 고집한 것이다. 누굴 위해서였을까?
사실 지금도 공산성 앞에 유등을 띄우는 데 어려움이 없다. 오히려 공주보를 막으면 수심이 깊어지기 때문에 사고 발생 우려가 높다. 실제로 지난해 9월 백제문화제 행사를 위해 상시 개방 중이던 백제보 수문을 닫은 뒤 폭우가 쏟아졌다. 행사를 위해 조성한 꽃과 나무, 산책로, 가설도로, 시설물까지 물에 잠기고 강물에 띄워 놓았던 유등마저 떠내려갔다.
또 행사가 벌어지는 9월에는 낮과 밤의 기온차가 심하게 발생한다. 낮에 데워진 강물에 녹조가 발생하고 밤에 낮아진 수온 때문에 전도 현상이 발생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로 인해 물고기 떼죽음의 우려를 제기하기도 했다.

백제보와 도로 하나를 두고 비닐하우스들이 몰려있다. 비닐하우스 950동 정도가 몰린 이곳은 지하수를 이용하여 수막재배와 일반 농법으로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다.ⓒ 김종술[/caption]
백제보로 차를 몰았다. 기획위가 보의 상시 개방안을 제시한 곳이다. 백제보 인근의 부여 지역에는 950여 동의 비닐하우스 시설재배 농가들이 집중되어 있다. 지하수를 이용한 수막재배로 농사를 짓는 이곳은 지난해 정부가 처음으로 보를 상시 개방했을 때 강력 반발했던 곳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은 비교적 차분했다.
김영기(52)씨는 비닐하우스 안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지하수를 뽑아 올려 겨울 수박을 재배하는 그는 '백제보 개방에 따른 농업용수확보를 위한 자왕펄 농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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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보 인근에서 농사를 짓고 있는 김영기(52) 씨는 ‘백제보 개방에 따른 농업용수확보를 위한 자왕펄 농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이다.ⓒ 김종술[/caption]
4대강 조사평가단 발표 이후 공주보에 기자들이 몰려들어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김종술[/caption]
공주보는 구호로 넘쳐났다. 공주보 좌·우안과 시내에는 현수막이 100여 개나 걸려있다. 정진석 의원을 비롯해 농업경영인, 우성면 이장협의회, 공주보 반대 추진위원회, 공주보 철거 반대위원회, 공주시 쌀전업농협의회, 국제와이즈면 공주클럽, 우성면 평목리 이장, 공주 유황 꽃마늘 작목반, 공주새마을회, 신관동·월송동 새마을회 등 단체 및 농민단체 명의로 된 현수막이다. 정치권과 농민, 심지어 개인사업자까지 현수막을 내걸었다.
우성면에 산다는 윤아무개씨는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그냥 둬도 되는 공주보를 철거한다면, 또다시 정권이 바뀌면 설치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농민들은 물이 부족하다고 하고, 축산 농가들도 가축들에게 물을 먹이지 못한다고 아우성이기에 공주보 수문을 개방하거나 철거하는 데 반대한다"고 말했다.
농민들의 입장을 더 들어보기 위해 인근 농가로 향했다. 마늘농사를 짓는다는 한 농민은 "정부는 물이 썩었다고 하는데, 농사에 사용하는 물은 조금 썩어도 상관없고 예전에는 시궁창 물로 다 농사짓고 살아왔다"면서 "보를 철거하면 나중에 큰 화를 불러올 것이다, 공주보 철거할 돈으로 농민들이 편하게 농사짓도록 관정이나 양수장 시설을 확충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4대강 사업 이후 공주보에 녹조가 발생하였다. 지난 2015년에는 호주의 국영방송이 취재를 올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 김종술[/caption]
하지만 우성면에서 배농사를 짓는 배아무개씨는 "금강보의 탄생을 생각하면 너무 마음이 아프다"면서 "국가권력을 이용해서 국민의 의사를 존중하지 않았고 자연을 파괴한 오욕의 역사"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을 이었다.
지난해부터 수문이 전면개방중인 세종보는 언론사 기자들만 북적일 뿐 주민들은 평온했다.ⓒ 김종술[/caption]
세종시는 큰 동요 없이 평온한 분위기였다. 세종보에 산책을 나온 주민들은 기획위 발표에 큰 관심이 없다는 듯이 손사래를 치면서 지나갔다.
자전거를 타던 한 주민이 잠깐 멈춰서서 기자의 인터뷰에 응했다. 보 뒤쪽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그는 "수문이 닫혔을 때 경관이 좋아서 올랐던 집값이 수문을 열고 하락했다"고 주장했다.

2019년도 지방하천정비사업 예산안에 반영된 쪽지 예산 사업[/caption]
지방하천정비사업은 이전에도 한 줄기의 하천에 두 개의 정부 부처가 중복해 투자하고 개발한다는 것이 지적되었다. 이번에 국토교통부에 증액을 요구한 사업지 가운데 남양주 왕숙천은 2012년, 고창 노동천은 2016년, 대구 동화천은 2016년, 대구 팔거천은 2017년에 이미 환경부의 예산으로 생태하천복원사업을 진행했다. 이와 관련해 환경운동연합은 “지방하천정비사업과 생태하천복원사업의 내용에 큰 차이가 없고 중복 지출로 인한 예산 낭비 우려가 큰 만큼 하천관리일원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하천고유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정비방식이라는 우려도 높다. 사업대상 하천부지에 킬로미터당 5억 원의 단가를 단순 적용하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박재현 인제대학교 토목도시공학부 교수는 “치수사업이 필요한 구간이라도 하천 고유의 환경을 고려하는 정책이 되어야 한다.”며 “하천 내 서식지 보전, 식생을 포함한 수변지역의 보전, 하천조건과 특성에 맞는 경관 보전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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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하천정비사업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경북 군위군 소보면 곡정천의 모습. 하천을 인공의 수로로 만들어버렸다.ⓒ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하천 정비사업의 경우 사업계획이나 시공 못지않게 사후관리가 중요한데, 이를 담당하는 지자체의 예산이나 인력상의 제약으로 사후 모니터링이 수행되지 않는다는 문제도 나온다. 환경운동연합 안숙희 활동가는 “사후관리도 없이 하천 생태계를 망가뜨리는 문제 많은 사업에 정확한 근거도 없이 여야 국회의원이 쪽지 예산을 내밀면서 지역토건개발을 부추기고 있다.”며 “유역 내 지속가능성과 예산의 효율성을 높이는 장기적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지방하천정비사업은 1999년부터 시작해 2025년까지 총 사업비 10조 7,728억 원을 들여 하천정비율을 70%까지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업이다. 국비 50%와 지방비 50% 매칭 펀드로 지원되며 중기계획 목표연도인 2025년까지 매년 약 7,000억 원 규모의 예산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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