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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병기 타고 ‘4대강 전투’ 계속하겠습니다

▲ '낙동에 살어리랏다' 탐사보도팀이 24일 오전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도동서원앞 낙동강에서 투명카약을 타고 녹조 탐사활동을 벌였다. '금강지킴이' 김종술 시민기자가 투명카약을 타고 낙동강 녹조 위를 지나고 있다. ⓒ 권우성[/caption]
'낙동에 살어리랏다' 탐사 취재 첫날부터 열받았습니다. 지난 8월 24일 아침, 도동서원(대구 달성군) 앞은 녹조 곤죽이 된 채 시궁창 냄새를 풍기면서 죽고 있었습니다. 제 차로 달려가서 플라스틱 양동이를 가져왔습니다. 양동이에 한 가득 녹조를 채워서 선착장 바닥에 냅다 패대기쳤습니다. 이 한 컷의 사진은 'MB여, 라떼 받아라!'라는 제목으로 SNS를 타고 퍼져 나갔습니다.
1000만 원 넘게 후원금이... 감사합니다
안녕하세요.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이자 10만인클럽 회원인 김종술입니다. '김종술에게 투명카약 선물하기' 캠페인의 주인공이기도 합니다. 지난 보름 동안 많은 독자분들이 제게 후원금을 보내주셨습니다. 제게 쪽지를 보내 "카약 한 개를 후원하겠다"고 제안한 조선소 사장님도 계십니다.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당초 300만 원을 목표로 했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 362%의 달성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430명이 1085만 원의 후원금을 보내주셨습니다.
그동안의 많은 분들의 성원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 기획한 2박 3일간의 낙동강 탐사보도를 마쳤습니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이자 10만인클럽 회원인 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에게도 투명카약을 선물했고, 그 투명카약을 타고 그와 함께 돌아본 낙동강 탐사는 지금까지 4대강에서 보아왔던 것과 비교할 때 최악이었습니다.
썩은 강물은 죽처럼 변했습니다. 거미줄을 쳐 놓은 듯 끈적거리는 녹색 끈끈이들은 강의 생명들을 잡아먹고 있었습니다. 어부의 그물은 물고기 대신 큰빗이끼벌레와 죽은 물고기로 가득했습니다. 보에 물을 가두는 바람에 집단으로 죽은 버드나무 군락은 한여름 공포 영화에서나 봄직한 괴기스런 세트장이었습니다.
사실 지난 6월에도 최근 20여 명의 대규모 취재단을 꾸려 '금강에 살어리랏다' 탐사보도를 한 적이 있습니다. 큰빗이끼벌레는 발에 채일 정도로 가는 곳마다 발목을 잡았습니다. 나뭇가지에 주렁주렁 무등산 수박만한 이끼벌레부터 가로막힌 강물과 지천을 가득 채웠던 녹조, 앙상하게 뼈만 남아 버린 죽은 나무들, 시꺼먼 펄흙에서 꿈틀거리며 사람들을 경악시켰던 실지렁이와 깔따구 유충까지... 3년만에 온 강의 변화치고는 엄청난 재앙으로 다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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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대형 큰빗이끼벌레, 합친 몸체의 크기가 무려 3m50cm, 공주보 상류 1킬로미터 지점에서 발견. ⓒ 이희훈[/caption]
그렇게 우물 안 개구리처럼 금강에서만 살아가는 저는 지치고 힘들 때면 나들이하듯 낙동강, 영산강, 한강을 찾곤 했습니다. <오마이뉴스>를 통해 처음 투명카약 펀드 제안을 받고 '설마 가능할까'하는 생각에 몇 번을 망설였습니다. 사람들이 4대강 사업을 잊어간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2~3차례 거절하다 마지못해 수락했습니다.
태풍 불어도, '비밀 병기' 들고 찾은 낙동강
그런데 하루반나절 만에 제 생각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300만 원 목표가 순식간에 채워졌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안 될 것이다, 늦었다고 생각했던 저의 등짝을 죽비로 후려쳤습니다. 펀드의 모금액은 날이 갈수록 쌓였고, 제가 알지 못한 분들도 문자와 전화로 격려와 용기를 북돋아 주었습니다.
저는 약속대로 낙동강 취재를 기획하고 <오마이뉴스> 상근 및 시민기자로 취재단을 꾸렸습니다. '비밀 병기' 투명카약 두 대를 구입했습니다. 그런데 탐사를 시작하기 전부터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낙동강으로 떠나기 직전에 남북이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으로 치달았습니다. 또 중형급 태풍 고니가 300mm 이상 폭우를 동반한다는 뉴스가 흘러나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두렵지 않았기에 강행했습니다.
'낙동에 살어리랏다' 취재 첫 포인트였던 도동서원은 2013년 <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의 현장리포트인 <오마이리버-자전거 탐사> 때에도 상근기자와 시민기자들과 함께 묵었던 곳입니다. 수려한 풍광, 사적 제488호이자 김광필 나무로 통하는 400년 된 은행나무는 지친 자전거 취재단의 몸과 마음을 쓸어내렸습니다. 그 앞 주차장에서 텐트를 치고 밤늦게까지 주민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다시 방문한 그곳은 놀라울 정도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서원의 비경에 빠지기도 전에 도동나루터 강물 앞에서 눈을 감아 버리고 싶었습니다. 투명카약을 타고 들어간 강물은 더 심각했습니다. 노를 저어도 배를 움직이기가 힘이 들 정도로 곤죽 상태였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4대강으로 놀러 오라는 정부도 밉지만 낙동강을 찾았던 MB조차 이런 강물을 먹으라고 했다니 기가 찰 노릇입니다.
"저 옷 입으면 피부병 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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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흰옷을 녹조에 담근 뒤 줄에 매달아 놓았다. ⓒ 권우성[/caption]
흰 바지와 티를 강물에 던졌습니다. 천연염색을 하듯 금세 녹조로 물들어 버렸습니다. 녹조물 속에 들어가 녹조를 양동이에 퍼담았습니다. 물에서 나왔더니 흰옷이 녹조로 물이 들었습니다. 투명카약은 심각한 녹조의 상황을 잘 표현해 주었습니다. 카약 바닥이 온통 녹색으로 훤히 비쳤습니다. 심지어 강에 병풍처럼 둘러친 바위도 녹조로 염색이 됐습니다. 그 죽음의 강에서 우리나라 고유종이자 멸종위기 1급인 흰수마자 현수막을 카약에 매달고 퍼포먼스를 벌였습니다.
잠시 뒤에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1.5마력짜리 선박이 나타나 강물을 휘젓고 다녔습니다. 배의 머리를 둔치에 처박고 모터보트 스크루를 이용해 녹조를 흐트러트리기 시작했습니다. 수자원공사에 고용되어 녹조를 밀어내는 제거반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금방 녹조 염색을 마친 옷을 보며, "저 옷 입으면 피부병 걸린다"고 걱정까지 하셨습니다.
첫째날 오후에는 구미보 상류 선산 근처에서 물고기를 잡으면서 살아간다는 어부를 만났습니다. 배를 타고 건져 올린 그물에서는 썩은 냄새가 나 숨쉬기조차 힘들었습니다. 죽은 물고기와 이끼벌레, 외래종인 블루길과 베스 등이 그물에 간간히 따라 올라왔습니다. 1시간 넘게 어부의 작업을 지켜봤는데, 역시 강은 죽어 있었습니다. 1급수였던 그곳에 녹조가 끼고 낙동강의 최대 쏘가리 어장이라는 곳에서 큰빗이끼벌레와 외래종이...
'이명박근혜'를 위한 녹조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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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4일 오후 낙동강에서 구한 녹조와 큰빗이끼벌레로 MB를 위한 특별한 ‘국밥’을 만들었다 ⓒ 권우성[/caption]
뒷산의 가랑잎보다도 많았다던 그 많은 물고기는 다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1급수였던 물속 그물에 더덕더덕 붙은 큰빗이끼벌레를 따서 '녹조 국밥'을 만들었습니다. 어부의 탄식이 흘러나오는 강가에 앉아서 밥 말아먹듯이 거짓말을 해 온 '이명박근혜'의 국밥을 퍼포먼스 했습니다.
그날 밤, 오전 4시가 되도록 잠을 잘 수가 없었습니다. 온몸이 가려웠습니다. 화가 치밀어 녹조물에 들어갔던 대가였습니다. 무릎에도 파스를 붙였습니다. 손발이 뜨거워서 밤새 화장실을 들락거리면서 찬물 찜질을 해야만 했습니다.
둘째 날은 고난의 행군이었습니다. 아침에 바깥으로 나와보니 태풍 고니가 몰고 온 비가 차량 위에 묶어 놓은 투명카약에 채워져 있었습니다. 차가 신호등에 멈춰설 때마다 카약 속 빗물은 차의 유리창을 때렸습니다. 그렇게 구미보 하류 1.5km 지점의 감천 합수부를 찾았습니다.
비바람이 몰아치는 그곳에 가려고 30kg 가까이 되는 카약을 들고 1km 넘게 걸어서 강물속에 집어넣었는데, 이번에는 수공 직원이 가로막았습니다. 비가 많이 내려서 수문을 개방할 수도 있기에 위험하다는 겁니다. 하는 수 없이 다시 1km가 넘는 길을 카약을 들고 철수해야 했습니다.
괴기영화 세트장 같이 검게 죽어있는 버드나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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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정고령보 담수 이후 물이 차올라 버드나무들이 집단으로 수장되었다. ⓒ 이희훈[/caption]
경북 왜관 하빈 양수장 앞에 갔더니 바다에서처럼 파도가 쳤습니다. 무섭기도 했습니다. 버드나무 집단 고사지였습니다. 보에 물을 채워서 낙동강의 수위가 올라가서 벌어진 일입니다. 푸른 옷을 입고 있어야 할 버드나무들은 물 위로 목만 내민 채 검게 죽어 있었습니다. 물속은 더 참혹했습니다. 두려움에 도망치듯 괴기영화 세트장같은 그곳을 빠져나왔습니다.
마지막 날, 감천 합수부를 다시 찾았습니다. 모래밭을 1km쯤 걸어 들어갔습니다. 3년 전 MB가 수심 6m로 준설을 했던 곳입니다. 낙동강 본류의 과도한 준설로 지천의 모래가 빨려들어가면서 합수부는 모래섬으로 변해 있었습니다. 고마웠습니다. 인간의 욕망으로 인한 상처를 스스로 치유해가는 대자연의 포용력 앞에 선 우리들. 그곳에 뛰어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찾아간 곳은 삼강전망대였습니다. 우리가 그렇게 찾아 헤매던 낙동강, 그 모래사장이 넓게 펼쳐져 있었습니다. 그곳에 투명카약을 띄웠습니다. 강의 유속은 생각했던 것보다도 빨랐습니다. 온 힘을 다해서 노를 저었지만 카약은 자꾸만 뒤로만 밀립니다. 무릎 정도의 수심에 강물로 뛰어들어 카약을 밀며 어릴 적 친구들과 놀던 그때를 생각하면서 물장구도 치고 한바탕 뒹굴었습니다.
낙동강 지킴이의 뜨거운 포옹
그렇게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노을 지는 강물은 시시각각 변하다가 황금빛을 띠었습니다. 마지막 햇살에 모래사장도 온통 황금 덩어리였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느껴보는 아름다운 강의 모습이었습니다. 이렇게 2박 3일간의 낙동강 탐사 취재를 마쳤습니다. 제 잔소리에 시달리던 정수근 처장이 저를 살짝 안아줍니다. 제가 금강을 혼자 거닐 때 낙동강을 묵묵하게 지켜온 그의 품이 참 따뜻했습니다.
저는 지금 금강으로 돌아와 강변을 걷고 있습니다. 투명카약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전까지는 카메라와 취재수첩이 제가 가진 무기의 전부였습니다. 이제 국민 성금으로 만든 비밀병기가 생겼습니다. 제 차의 지붕에 매달린 그 녀석을 힐끗힐끗 볼 때마다 뿌듯합니다. 'MB 4대강'에 맞설 무기이지만, 또 수백 명의 격려와 응원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전해져 오기 때문입니다. 전 이제 금강을 혼자 걷는 일이 없을 겁니다.
조만간 투명 카약 한 개를 들고, 아니 수백 명의 독자들과 함께 세종시부터 서천하굿둑까지 탐사 취재를 하려고 합니다. 투명 카약의 품속에서 밥도 먹고 잠도 자면서 금강의 생생한 모습을 기록하려고 합니다.
혼자는 어렵고 힘든 길이지만,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분들이 지켜주실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 번 성금을 보내주시고 지켜봐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예전보다 훨씬 화력이 막강해진 비밀병기를 타고 금강에서 '4대강 전투'를 계속하겠습니다.

지난해 11월 수문을 개방하기 전 금강세종보ⓒ김종술 기자[/cap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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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4대강 사업으로 강물이 가로막힌 세종보 상류에는 큰빗이끼벌레가 발생하고 강물을 점령했다. ⓒ김종술 기자[/caption]
지금 구치소에 갇혀 있는 이명박 전 대통령은 흐르는 강물을 막았다. 10년 전, '4대강 사업'을 통해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에 16개의 보를 건설했다. 사람으로 치면, 동맥의 흐름이 차단된 거다.
결과는 뻔했다. '고인 물은 썩는다'는 진리대로 강이 죽어갔다. 강물의 유속이 느려지고, 수온이 상승하면서 녹조가 창궐했다. 이런 녹조를 학자들은 '남조류'라고 불렀다.
남조류에는 마이크로시스틴이라는 독성물질이 포함돼 있다. 간에 치명적인 독소를 생성시킨다. 다른 독소와 다르게 100℃에서 끓여도 독이 파괴되지 않는 게 특징이다. 현재까지 독소를 해독시킬 수 있는 해독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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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0월 SBS가 방영한 <4대강의 반격> 프로그램에서 충남도가 한국사자원공사에 용역을 의뢰한 결과 ‘발암물질 및 청색증’ 발생 우려가 있어 상수원수로는 사용이 곤란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김종술기자[/caption]
2016년 이런 강물로 한국수자원공사는 도수로를 통해 보령댐으로 이동해 수돗물로 공급했다. '고도정수처리'를 해서 안전하다고도 했다. 거짓말이었다. 지난 2013년 10월 SBS가 방영한 <4대강의 반격> 프로그램엔 이런 내용이 보도됐다.
금강 4대강 사업 구간에서 수질을 조사한 결과 1년 중 5달 동안 '암모니아성 질소'가 기준치를 넘었다. '발암물질 및 청색증' 발생 우려가 있어 상수원수로는 사용이 곤란하다는 자료도 공개했다. 당시 충남도가 한국수자원공사에 용역을 의뢰하여 진행한 자료였다. 문제가 불거지자 한국수자원공사는 발주처인 충남도로 책임을 떠넘기고 충남도는 국토부로 떠 넘겼다. 핑퐁게임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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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늘도 세종보을 뛰어넘지 못한 물고기는 구조물 위에서 죽어가고 있다. ⓒ김종술기자[/caption]
이게 다가 아니다. 4대강 사업 이후, 금강에선 물고기 떼죽음이 발생했다. 지난 2012년 5월, 금강지류 미호천에서 물고기 수천 마리가 폐사하고 같은 해 10월에는 백제보 상류에서 60만 마리 이상의 물고기 사체를 수거했다. 물고기 씨가 마를 정도로 대참사였다.
예견된 참사였다. 지난 2009년 국립환경과학원은 4대강 사업 전 수질예측을 통해 조류 농도가 최대 2.3배까지 증가한다고 예측했다. 많은 전문가들이 4대강 사업이 수질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판단하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명박 전 대통령은 <대통령과 대화>라는 특별생방송을 통해 이렇게 말했다.
지난 2015년 8월 말, 일본의 신슈대학교가 대한하천학회와 공동으로 조사한 4대강 조사에서 박호동 신슈대학교 교수가 금강의 남조류 측정을 하고 있다. ⓒ김종술기자[/caption]
결과적으로 이명박 전 대통령의 발언은 헛소리였다. 금강엔 해가 갈수록 농도 짙은 녹조가 창궐했다. 이를 빗댄 '녹조라떼', '녹조구장', '녹조카펫'이라는 녹조시리즈가 탄생했다. 숫자로도 증명됐다. 지난 2015년 8월 말, 일본의 신슈대학교가 대한하천학회와 공동으로 측정한 4대강의 마이크로시스틴 농도는 영산강(영산) 196ppb, 금강(고마나루) 310ppb, 한강(가양) 386ppb, 낙동강(달성) 434ppb에 이르렀다.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치는 리터당 1마이크로그램, 즉 1ppb(ug/L)이다.
당시 측정을 맡은 박호동 신슈대학교 교수는 이런 말을 남겼다.
지난해 세종보 수문이 개방되면서 물 밖으로 드러난 강바닥은 온통 실지렁이와 붉은깔따구로 덮여있었다. 실지렁이 붉은깔따구는 환경부 수 생태 4급수 오염 지표종이다. ⓒ김종술기자[/caption]
금강이 살구 빛으로 변했다. 촛불이 탄생시킨 정권은 금강에도 희망의 불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죽어가는 4대강을 살리기 위해 수문개방을 조치했다. 굳게 닫혀 있던 철문이 열렸다. 잠자던 강이 깨어나 흐르게 됐다. 수문개방 6개월, 금강에 모래와 자갈이 돌아오면서 살구 빛을 띠고 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의 참사는 끝나지 않았다. 물고기 사체를 다른 물고기가 뜯어 먹는 동족상잔의 비극이 벌어지고 있다. 새들과 야생동물도 허기진 배를 달래려 썩은 사체에 달려들고 있다. 악취와 날벌레로 시달리는 주민들의 원성도 커졌다.
그래서다. 금강은 개살구다. 강바닥엔 아직 씻겨나가지 못한 시커먼 펄이 쌓여 있다. 그속에 실지렁이와 붉은깔다구가 살고 있다. 수문은 열렸지만 강물의 흐름은 여전히 불안전하다. 비가 올 때마다 물길은, 하루는 이쪽 하루는 저쪽으로 오락가락 흐르고 있다. 겉만 번드르르한 개살구, 지금 금강이 그렇다.
이런 금강에 지난 16일, 몇몇 언론사가 왔다. 수문개방으로 나타난 작은 모래톱에 올라가 금빛 모래만 카메라에 담고 떠났다. 그들의 눈에는 죽어가는 물고기는 보이지 않았나 보다. 이런 사정도 모르고 만나는 사람들은 이렇게 묻는다.
수문개방으로 여울이 만들어지고 있는 세종보 상류에 잉어들이 힘차게 거슬러 오르고 있다. ⓒ김종술기자[/caption]
난 요즘 가슴이 뛴다. 첫눈에 반했던 금강이 변하는 모습에 심장이 두근두근하다. 강에서 물고기가 떼를 지어 산란하는 모습을 봐도 그렇다. 물살을 타고 흐르는 모래와 자갈에 신이난다. 그 광경을 보고 있노라면, 강물에 확 뛰어들곤 한다. 다만, 강에서 집으로 돌아올 때면, 발이 무겁다.
세종보 강바닥에 시커먼 펄 층이 쌓여 있어서다. 콘크리트구조물을 뛰어넘지 못한 물고기가하루가 멀다하고 죽어가고 있어서다. 하수구나 시궁창에 사는 실지렁이나 붉은 깔따구가 강바닥을 점령하고 있어서다.
그래서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4대강 사업. 강물을 가로막은 콘크리트는 하루빨리 걷어내야 한다. 권력에 상처받은 금강이 회복할 수 있도록 힘을 합쳐야 한다. 식물인간에서 막 깨어난 금강의 미래는 우리의 관심에 달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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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보 상류 조그마하게 드러난 모래톱에 드러누워 금강의 지난날을 회상해 본다. ⓒ김종술기자[/caption]
난 바란다. 가족과 친구, 연인들이 금강으로 놀러오는 그날을. 아이들이 모래장난을 하고 강물에 뛰어들어도 안전한 그날을. 이런 날을 꿈꾸며 오늘도 장대비가 내리는 강변에서 잠을 잔다.

녹조띠가 융단을 이루고 있다 ⓒ 대구환경운동연합 정수근[/caption]
3월 22일 오늘은 유엔이 정한 세계 물의 날이다. 물의 날을 맞아 우리는 1300만 영남인의 마실 물의 원천인 낙동강의 안전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낙동강은 저 태백 황지에서 발원하여 이곳 부산 을숙도까지 1300리를 유유히 흘러가면서 우리에게 농사지을 물을, 공장을 가동할 물을 그리고 우리가 마실 물을 제공해왔다. 뿐만 아니라 수많은 야생동식물을 길러오기도 했다. 낙동강이 1300만 영남인과 뭇생명들의 목숨줄이자 생명줄인 이유이다.
그런데, 낙동강이 지금 위험에 처해 있다. 우선 낙동강의 최상류에 자리 잡고 있는 영풍제련소 문제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비소, 카드뮴, 납, 불소...... 등의 수많은 중금속과 공해물질을 내뿜으며, 영풍제련소는 무려 48년간을 낙동강 최상류를 오염시켜왔다. 1970년부터 2018년인 오늘날까지 무려 48년간이다. 영풍은 무려 48년간이나 영남인의 젖줄을 오염시키는 만행을 저질러왔다.
영풍제련소는 60년대 일본에서 이따이이따이병으로 큰 사회적 문제가 된 동방아연이 더 이상 공장을 가동할 형편이 못되자 그 자본과 기술력이 넘어와 설립되었다. 일본에서 심각한 환경문제로 60년대 이미 가동을 중단한 아련제련소가 이 나라에서 그것도 낙동강 최상류에 자리 잡아 21세기인 오늘까지도 가동되고 있다는 것은 비상식의 극치이자 1300만 영남인을 죽음으로 내모는 것과도 같다.
무소불위의 군사정권 시절이었기에 가능했던 일이 어떻게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독극물과도 같은 오염원을 내뿜은 아연제련소가 낙동강, 그것도 최상류에 자리 잡고 있다는 것이 도대체가 말이 되는 소리인가.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우리는 영풍그룹에 강력 경고한다. 영풍은 1300만 영남인에게 사죄하고, 낙동강에서 즉각 떠날 것을 우리 1300만 영남인의 이름으로 촉구한다.
이제 낙동강 전 수계민이 영풍의 만행을 알게 됐다. 지난 48년간 영풍이 낙동강 최상류를 얼마나 오염시켜왔으며, 그렇게 오염시킨 물을 우리가 마시고 살아왔다고 생각하면 치가 떨릴 일이다. 영풍은 이제 낙동강을 떠나라. 만약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또다시 두루뭉술한 임기응변으로 나온다면 이제는 봉화 사람들만이 아니다. 부산에서 창원에서 대구에서 우리 영남 땅의 모든 주민들이 들고 일어날 것이다. 그러니 영풍은 이제 낙동강을 떠나라. 그것이 영풍그룹이 살고, 1300만 영남인이 사는 길이다.
또한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우리의 젖줄인 낙동강을 생각할 때 희대의 사기꾼인 이명박이 벌여놓은 4대강사업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4대강사업은 22조원의 국민혈세를 탕진하고 4대강을 죽음의 공간으로 만들어버린 사업이다.
4대강사업 후 해마다 반복되고 있는 독성 남조류가 창궐하는 ‘녹조라떼 현상’. 물고기 떼죽음, 썩은 펄로 뒤덮인 강바닥 등 어떠한 생명도 살 수 없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는 것을 우리는 똑똑히 목격해왔다.
우리가 22조원의 국민혈세를 탕진하고 얻은 유일한 교훈은 “고인 물은 썩는다”는 만고의 진리다. 4대강 보로 막혀 있는 이상 우리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 낙동강 또한 썩을 수밖에 없다. 낙동강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강을 흐르게 해야 한다. 강이 흘러야 낙동강도 살고, 뭇생명이 살고, 우리 영남인이 산다. 그러니 낙동강을 지난 6년간이나 막아온 저 8개 보를 즉각 뜯어내야 한다.
3월 22일 세계 물의 날을 맞아 우리는 1300만 영남인을 대표해서 다시 한 번 촉구한다. 낙동강은 1300만 우리 영남인의 목숨줄이다. 생명줄 낙동강이 살아야 우리도 살 수 있다. 그러니 1300만 영남인의 이름으로 강력히 촉구한다.
낙동강 오염의 원천 영풍제련소를 즉각 폐쇄하라!!!
낙동강을 죽음의 호수로 만든 4대강 보 즉각 해체하라!!!

ⓒ이용기 환경운동연합[/caption]
“2018 순천만 두루미 국제심포지엄 – 한반도 두루미 서식지 분산과 AI 공동대응” 이라는 심포지엄이 4월 5일 순천만 국제습지센터에서 개최되었다. 두루미 서식지 분산화의 필요성과 서식지 변화에 따른 두루미 이동 경로 변화 그리고 AI대응 체계에 대해 논의한 이 자리에는 국내두루미 보호에 관심있는 지자체, 활동가, 전문가들의 많은 참여로 두루미보호를 위한 다양한 사례를 공부할 수 있었다.
심포지엄이 시작하기 전 국제두루미재단, 순천시, 철원시, 고양시가 MOU협약을 체결했다. 우리나라의 지방자치단체와 국제두루미재단이 협약을 체결한 이유에 궁금증이 생겼지만 이어지는 발표를 통해 나의 의문은 풀렸다.
두루미의 서식지 집중화가 가져오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이동 경로상 지자체 간 유기적인 보호 정책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서식지 집중화는 두루미들이 AI 감염에 취약해지기에 서식지 분산화를 위한 지자체들의 협력과 관리가 필요한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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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기 환경운동연합[/caption]
구체적인 내용은 훗카이도 두루미보전회 대표인 쿠니카즈 모모세씨의 발표로 알 수 있었다. 홋카이도 섬 지역의 두루미 개체 수는 인공적인 먹이주기 사업의 성공으로 개체수가 상당히 증가했다. 홋카이도는 1952년부터 두루미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여 2016년에는 1,800마리의 두루미가 생존 군락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서식지 집중화와 개체 수 증가는 예상하지 못한 놀라운 문제로 나타났다.
장기간 지역주민이 두루미에게 먹이를 주면서 사람이 두루미와 너무 가까워지게 됐다. 사람을 겁내지 않는 두루미는 식량을 위해 농작물에 피해를 주고 있으며, 도로에서 교통차량을 방해하기도 한다. 심지어는 축산농장에서 먹이를 훔쳐 먹기도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두루미와 가까워지면서 타 조류에 의한 AI 감염 등의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결국 홋카이도 정부는 두루미에 대한 먹이 제공을 줄이고 있는 추세이다.
홋카이도의 사례를 통해 두루미 서식지의 분산화가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환경 활동가로서 또 하나의 배움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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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포지엄 발제 자료 / 4대강 사업 전후 흑두루미 이동경로 ⓒ이기섭[/caption]
나를 주목하게 만든 두 번째 이슈는 4대강 전후의 두루미 이동 경로였다.
전문가들은 철새인 두루미가 한반도를 경유하는 경로를 이야기하며 4대강 사업이 가져온 생태파괴에도 집중했다. 4대강 이전 낙동강을 따라 북으로 이동하던 두루미들은 4대강 사업 이후 모래톱 잠자리가 사라진 뒤 순천만과 천수만으로 통해 북으로 이동했다. 무리하고 무지한 생태파괴의 결과가 자연을 공유하는 생태계에 안타깝게도 악영향을 끼친 결과였다.
지난 10년간 낙동강을 따라 이동하던 흑두루미의 숫자가 감소했다. 일본 이즈미에서 낙동강을 통과하던 흑두루미 이동경로는 지금 순천만과 천수만을 통과하는 것으로 확인했다. GPS 추적을 통한 전문가들의 흑두루미 이동경로 연구 결과는 현재는 흑두루미가 낙동강을 지나지 않는 것을 확인해주었다. 일부는 한반도를 거치지 않고 직접 동해를 통해 이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환경활동가로서 4대강 사업으로 인한 생태계의 파괴가 가져온 참담한 현실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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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기 환경운동연합[/caption]
순천만이 가져온 긍정적이니 결과는 4대강과 대조적이었다.
심포지엄에서 전문가들은 “순천만이 없었다면 흑두루미가 살아날 수 없었다“고 얘기했다. 순천만은 국내 유일하게 남아있는 흑두루미 월동지로 두루미 보호지역일 뿐만 아니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그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순천만은 람사르 습지(Ramsar wetlands)로 등록이 되어 있다. 순천만과 흑두루미와의 관계는 보호지역 지역이 생태에 주는 중요한 사례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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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에서 겨울을 나고 있는 두루미 ⓒ박종학[/caption]
뿐만 아니라 보호지역의 가치를 높이려는 지자체의 노력도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순천시는 두루미가 생존하기 수월하도록 두루미 보호구역 내 전신주를 모두 제거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보호지역의 지정 그리고 지자체의 노력으로 천연기념물인 흑두루미가 80마리에서 2,167마리로 증가됐다. 이는 타 지자체들이 학습해야 할 긍정적인 보호지역지정과 생태보전의 결과였다.
오후 심포지엄에서는 국내와 일본의 AI 검출 및 대응 사례에 대해 정보, 중국 두루미류의 이동경로와 철새 이동경로와 AI에 대한 학술 자료 공유의 시간이 가졌다. 일본 전문가들은 AI 발생의 빠른 인지를 위해 주기적인 두루미 연구와 관찰을 하고 있다. AI가 발생했을 때 지자체에서 주요거점을 이동하는 차량과 차량 타이어까지 세밀하게 세척하며, 차량이 이동하는 도로까지 소독액을 살포하며 AI 확산을 방지하고 있다. 또 빠른 상황 전파로 가금류 농장에서 방호장비를 설치하는 등 빠른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일본 전문가들이 얘기하는 AI의 가장 최선의 대처는 바이러스에 대한 빠른 확인과 전파였다.
심포지엄에서 서식지의 분포, 생태파괴의 결과 그리고 AI등 다양하고 유익한 내용을 듣고 배웠다. 그리고 내 머릿속에 가장 인상 깊게 남는 문제의식이 남아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심포지엄에서 두루미가 AI의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로 봐야하는 인식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다.
그리고 이 고민을 함께해보자고 요청했다. “AI의 진짜 문제는 무엇인가?”, “조류가 날아서 바이러스를 전파시킨다는 것으로 두루미가 AI의 원인으로 의심을 받는데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정말 두루미를 비롯한 철새들이 AI의 원인인 것인가?”
이러한 고민들과 함께 “소독과 방역, 불법적 유통, 밀수 및 밀매, 서식지에 대한 파괴 등”에 고민하는 것이 더 근본적인 원인에 대해서 접근하지는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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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기 환경운동연합[/caption]
마지막으로 심포지엄에서 모인 지자체, 활동가, 전문가들은 자연생태보호를 통한 자연과 사람간 공존이 매우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자연을 보호하고 생태를 보전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믿음이 발전이라는 이름과 편의와 재화를 제공해 주는 눈가림 앞에 무너지고 있음을 너무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그 누구도 값으로 책정할 수 없는 소중한 자연과 생태가 무너져 복귀되지 않음에 큰 통감을 느꼈다.
하지만 아름다운 순천만과 같이 보호지역이 설정되고 지자체, 시민, 학자와 전문가들이 생태를 보호하고 지역의 자랑거리를 만드는 사례가 계속되길 바란다.

수문개방 이후 모래가 드러난 낙동강ⓒ대구환경운동연합[/caption]
지난 1월 15일 달성군이 지역구인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은 달성군의 일부 농민이 참여한 간담회를 열었다. 그날 그들이 요구한 내용의 요지는 2월 중순엔 달성군내 마늘과 양파밭에 물을 줘야 하니 수문을 연 합천창녕보(이하 합천보)의 수문을 다시 닫으라는 것이었다. 관내 현풍양수장 등을 가동해서 달성군의 마늘과 양파밭에 물을 줘야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달성군은 1월 15일 낙동강 유역의 지자체 관계자들을 불러 모아 중앙 정부에 보개방에 따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내용의 공동건의문 작성을 결의하는 등 보 개방 반대의 주장을 펼쳤다.
그들의 무책임하고도 일방적 주장 때문에 문재인 정부는 지난 11월 13일부터 열었던 합천보의 수문을 지난 2월 2일자로 다시 닫아거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일어났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적 결정이 무참히 뒤집어진 것이다.
당시는 보 개방 이후 수질정화 기능을 하는 모래톱이 다시 드러나고, 새들과 수달이 돌아오는 등 뚜렷한 생태환경의 변화가 생기면서 낙동강이 비로소 강다워지고 있던 시점이었다. 그러한 중요한 시점에 수문을 닫아걸자 낙동강은 다시 거대한 죽음의 호수로 바뀌어버렸다.
그러나 그들의 주장과 달리 경칩이 지난 3월 8일까지도 현풍양수장은 가동되고 있지 않았다. 농어촌공사 달성지사에 확인해본바 현풍양수장 가동은 모내기철에 맞춘 4월 20일경에 가동할 예정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는 뭔가. 추경호 의원과 달성군은 농민들을 선동해서 정부정책에 어깃장을 놓은 결과밖에 안된다. 또한 환경부는 정확한 사실관계조차 확인하지 않고 이들의 일방적 주장에 놀아나 수문을 닫아거는 어처구니없는 일을 자행했다. 4대강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정책적 결정을 집행하는 기관으로서 환경부의 무능과 무책임 또한 질타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10월에는 대구지방환경청이 주재한 낙동강 보 개방 모니터링 회의에서 달성군 관계자는 보 수문개방을 반대하는 이유로 달성군이 추진하고 있는 유람선(화원유원지) 사업과 수상레포츠시설(구지 강변) 가동 문제를 들었다. 낙동강 보로 물이 갇혀 있어야 유람선도 수상레포츠시설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들 사업은 위험천만한 사업들이다. 낙동강이 보로 갇혀 청산가리의 100배(일본 구마모토보건대 다카하시 토루 교수가 밝힘)가 넘는 독성녹조가 창궐할 때도 달성군은 유람선과 수상레포츠시설을 가동했다. 대구청소년수련관 옆 낙동강의 수상레포츠시설 부근에선 카약 등을 탄 아이들이 독성조류가 핀 낙동강을 휘졌고 다니기도 했다. 유람선 관광객과 청소년들은 영문도 모른 채 간에 치명적인 맹독성 조류에 그대로 노출됐다.
결국 달성군이 국민들을 청산가리 100배가 넘는 독성물질이 창궐한 낙동강으로 내몬 것이다. 이런 위험천만한 짓을 강행하고도 일말의 반성도 없이 그 사업을 계속하겠다고 수문개방을 반대하고 나서는 달성군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지자체인가
유람선 사업은 김문오 달성군수가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우는 사업이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달성군은 김문오 군수의 치적 쌓기 놀음을 하고 있는 것이다. 독성조류가 창궐하는 여름철과 철새들이 이동하는 겨울철만이라도 유람선 사업을 중단해달라는 환경단체들의 주장마저 철저히 무시했다. 군민과 아이들이 독성조류에 노출되던 말던 자신의 치적 쌓기에 열을 올린 것이다.
정부에서는 이번 수문개방의 이유를 보수문 개방을 통해 강의 변화상을 살펴보기 위한 것이라 했다. 그 결과를 토대로 4대강 보의 존치여부를 판단할 근거로 삼고자 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정부의 노력은 물거품이 됐다.
바로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의 김문오 달성군수의 정치적 욕심 때문이다. 그들의 탐욕이 결국 정부정책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이는 식수원 낙동강을 강답게 되돌림으로써 건강한 낙동강을 만들고 그곳에서 건강한 마실물을 얻을 수밖에 없는 1300만 영남인의 열망을 무참히 짓밟은 것이다. 이들은 분명 자신들의 행위에 대한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 아니 정치적 책임을 철저히 물어야 한다.
그리고 환경부 또한 자신들의 역할이 무엇임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에 충실해야 한다. 환경부는 낙동강을 다시 살아있는 강으로 만들어야 할 시대적 사명이 있는 조직이다. 이번 보 개방에 따른 강의 변화상을 철저히 기록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서는 보 개방이 반드시 전제되어야 한다. 따라서 낙동강 보를 즉각 개방해야 한다.
이제 보를 열지 않을 하등이 이유가 없다. 3월 8일에는 대구에는 폭설까지 내렸다. 지난 3월 초 내린 비와 이번 눈으로 가뭄은 거의 해갈되었다. 이제 모내기철까지는 농업용수도 필요 없다. 수문을 열어 낙동강의 변화상을 모니터링할 적기다. 그러니 낙동강 보의 수문을 빨리 열어야 한다.
낙동강은 1300만 영남인의 식수원이자 목숨줄이다. 대구라는 지역은 낙동강의 중류에 해당하는 지역으로 낙동강 수질 문제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다. 대구라는 지역민의 건강과 그들의 민의를 충실히 대변해야 할 국회의원과 군수가 자신의 정치적 욕심과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영남인의 목숨줄인 낙동강을 가지고 장난질을 치고 있다. 이는 1300만 영남인을 배반하는 행위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이들을 자신들의 행위에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한다. 이들이 정부정책에 발목을 잡은 것이다. 정상적인 공무수행을 방해한 세력들이다. 낙동강네트워크를 비롯한 낙동강 유역의 시민사회는 그들에게 분명히 책임을 물을 것이다. 형사고발을 포함안 모든 방안을 적극 검토해 분명한 정치적 책임을 물을 것이다.
환경부 또한 통합물관리라는 시대적 과제를 수행해야 할 주체로서 자신들의 역할을 제대로, 충실히 이행해야 한다. 보 개방이라는 시대적 과제를 자신들의 무사안일한 행정과 무능으로 이행할 수 없다면 그 조직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어렵다. 1300만 영남인들이 두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다. 환경부는 자신들의 책무를 철저히 그리고 충실히 이행하라!
추경호 의원과 김문오 군수는 자신의 탐욕을 철저히 반성하고 국민 앞에 사죄하라!
환경부는 낙동강 보의 수문을 즉각 열어라!

ⓒ 한겨레신문 김봉규 기자[/caption]
정부는 지난 6월 1일 여름철 녹조 발생을 억제하기 위해 4대강 16개 보 중에서 6개 보의 수문을 일부 개방하면서, 농사철이 끝난 10월 중에 추가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29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개최된 ‘핵심정책토의’에서 환경부가 여전히 "4대강 6개 보 추가 개방 여부를 검토 중"이라고 언급해 그 시일을 지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운동연합은 수문개방이 미뤄지는 까닭을 투명하게 밝히고, 국민과의 약속을 서둘러 이행하기를 촉구한다.
지난여름, 정부는 6개 보에 한정해 수위를 0.2-1.25m 낮추는 정도의 찔끔개방을 하는 이유를 농업용수 취수 때문이라고 했다. 10월 말인 지금은 추수마저 끝이 나 농업용수가 필요 없는 시기이다. 정부는 처음 발표와는 다르게 수문개방을 검토 중이라는 말만 반복하며, 구체적인 수문 개방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그 사이 4대강은 가을 녹조로 뒤덮여 낙동강 창녕함안보 구간의 유해남조류 세포수는 1만cells/㎖를 초과해 2주 연속 조류경계단계이다.
환경운동연합은 정부가 4대강 수문개방에 대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킬 것을 촉구한다. 10월 수문 개방에 걸림돌이 있다면 그 문제를 공개하고, 앞으로 수문개방을 어떻게 결정할지 밝히는 것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일이다. 전 국민의 관심사인 4대강 수문개방 문제를 밀실행정의 영역에 가둔다면 국민의 신뢰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4대강수문을 개방하여 녹조를 해결하겠다고 공약한 문재인정부다. 서둘러 수문 개방 계획을 밝히고, 이를 이행할 것을 촉구한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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