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은 두 개의 시선이 교차되는 공간입니다. 하나는 서울을 삶의 공간으로 삼아 살아가는 시민의 시선이고, 다른 하나는 서울을 관광지로 경험하는 관광객의 시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서울시는 이명박 전 시장부터 오세훈, 박원순 시장에 이르기까지 주요한 지역산업정책으로 '관광정책'을 첫 손에 꼽아 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번번히 서울시의 주요 도시개발사업에서 두 개의 시선은 공존하지 못하고 갈등합니다. 최근의 메르스 사태에 대한 서울시의 노력, 서울역고가프로젝트 등에서 보이는 관광자원화에 대한 관점이 꾸준히 반복됩니다.
과연 서울의 관광정책은 괜찮은 것일까요? 제9차 서울적록포럼에서는 적록의 시선으로 서울시의 관광정책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 적/록/청년의 관점에서 바라본 서울과 관광
● 일시 : 2015년 9월 2일(수) 19시-21시 ● 장소 : 카페 체화당(서대문구 신촌동 2-93)
지방자치법이 32년만에 전부 개정되었습니다. 민주주의의 기반은 주민자치에서 시작되지만, 이번 개정안에서 ‘주민자치’ 조항이 삭제되어 논란과 과제를 남겼습니다. 민관협치 활성화 등 주민의 참여 통로를 확장하는 시도가 이어진 만큼 향후 사회적으로 어떤 기반을 마련해야 하는지, 통장이나 이장처럼 우리 동네에서 주민 자치를 실현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지, 마지막으로 지역 주민으로서 참여를 촉진하는 인센티브제를 운영하고 있는 사례를 카드뉴스로 재가공해 전합니다.
코로나19 이후 우리의 일상이 달라진 만큼 내가 살고 있는 도시의 모습과 역할도 돌아보게 합니다. 코로나19 이후 도시 재생의 방향성과 관광 위주의 지역이 풀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 살펴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여행 산업이 크게 주춤했는데요. 지역에서는 지역 문화와를 알리는 지역 관광이 중요했던 만큼 이번 코로나19로 인한 영향도 크게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희망제작소는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의 김향자 선임연구위원과 함께 지역산업과 지역혁신에 관한 사례를 나누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관광이 지역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지역혁신형 관광 추진 사례를 중심으로 재가공해 전합니다.
‘방문객 산업’인 관광, 지역과의 상관관계
관광산업은 소비 진작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기 활성화 및 지역 세수창출 등에 상당한 효과를 가지고 있어 국내 내수활성화에 기여도가 높은 산업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관광은 ‘방문객 산업’입니다. 그러나 관광객이 많이 온다고 해서 지역경제가 좋아진다고 할 수만은 없습니다. 지역 기반 시설을 정비하고, 고용 기회가 늘어나고, 지역 유산의 보전 및 발굴에 기여하지만, 과도한 개발로 인해 경쟁 심화, 환경 파괴 및 생태계 파괴, 주민의 상대적 소외감 등의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결국 관광은 지역산업에 관광 소비를 증대하고, 지역의 수입을 극대화하는 게 주요합니다. 예컨대 볼거리, 즐길거리를 주는 체험형 관광으로 방문객이 좀 더 길게 체류할 수 있게 만들거나, 지역 특산품, 기념품, 공산품 판매를 증대하는 방식과 더불어 지역 내 환원이 가능한 지역 관광의 전략 수립이 필요합니다.
혁신을 바탕으로 한 지역기반형 관광은
이러한 지점을 고려해 각 지역의 정체성을 살린 관광지로 순천, 영월, 전주, 정선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전남 순천시는 ‘대한민국 생태수도’를 내건 만큼 순천만 생태 관광으로 지역 관광에 힘을 실었습니다. 순천만 생태적 복원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으나 현재 순천만(링크)을 찾는 관광객이 연간 300만 명에 달할 정도로 낙안읍성, 순천도심, 한옥체험촌 등 지역관광 활성화에 기여한 바 있습니다.
▲ 순천만 습지 일몰 풍경 ⓒ 순천만습지 홈페이지
강원도 영월군은 ‘박물관 고을 특구’라는 테마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역관광에 변화를 일궜습니다. 영월군에서는 지난 2005년부터 ‘박물관고을육성사업’을 꾸준히 실행하며 지역 정체성을 확보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박물관도 미술·사진, 역사·문화, 자연·생태, 과학, 도예, 기타 등 전시 콘셉트와 테마에 따라 활성화했고, 관광객은 박물관 스탬프 투어에 참여할 수 있는 경로로 설계되었습니다. 이처럼 지자체의 노력과 박물관 설립자의 영입으로 ‘지붕없는 박물관’이자 ‘에코 뮤지엄’으로 지역 브랜드를 만들고 있습니다.
전북 전주시는 문화자원 보전 활용을 통한 ‘한옥마을’로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았습니다. 우리나라 도시 주거 문화의 역사성, 전통성을 유지하고, 한옥에서 지속적인 거주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한옥문화체험 등 관광 자원을 발굴했습니다. 실제 전주시는 ‘전통문화특별시’를 추진하고 있을 정도로 지역의 특성을 살린 대표적인 관광지로 꼽히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강원도 정선군에서는 폐광지역의 유휴시설을 예술공간으로 재탄생시켰습니다. 1964년부터 2001년까지 38년 간 운영하다 폐광된 삼척탄좌시설은 ‘폐광지역 복원사업’ 계획에 따라 2013년 문화예술단지 ‘삼탄 아트마인’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지역의 스토리를 품고 있는 삼탄아트센터는 삼탄역사박불관, 현대미술관, 예술놀이터, 작가 스튜디오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역문화유산인 폐광 터를 관광지로 활용해 갤러리 운영을 비롯해 지역주민을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과 관람객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역의 역사와 자원의 고유성을 살려 관광명소로 재탄생시킨 만큼 주목 받았습니다.
지역의 관광정책, 변화가 필요한 시기
이처럼 각 지역에서는 지역이 보유한 자원을 바탕으로 정체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지역 관광에 힘을 실어왔지만, 코로나19 국면으로 위기에 처한 상황입니다. 김 연구위원도 지난해부터 코로나19가 발생한 이후로, 코로나19를 일상적으로 안고 살아가야 하는 ‘위드(with) 코로나’ 시대인 만큼 지역 관광 분야에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해 관광업계가 최대 위기에 처했지만, 관광의 역할을 새롭게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관광 소비자가 안전과 힐링을 우선하면서 비대면 소비, 개별관광, 혹은 자연친화 여행이 트렌드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흐름에서 지역 관광의 추진과제를 점검하며 지역 관광 혁신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거시적으로는 시설 중심의 개발에 치우친 지역 관광이 아닌 고유 자산을 ‘제대로 활용하는’ 사고로 전환해야 하며, 생태 및 환경 보전에 관한 요구가 높아진 만큼 보전을 통한 지속가능한 개발에 방점을 찍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방역의 안전성, 비대면 관광이 가능한 공간과 프로그램을 개발하거나, 과거에 비해 행복과 가치(웰빙, 웰니스)가 주목 받는 만큼 책임 있는 관광소비, 지속가능한 관광을 실천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합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지역의 특화된 이야기를 풀어낸 콘텐츠 스토리텔링과 지역을 변화시키는 청년을 인력으로 육성하는 등 다층적인 지원과 개발이 필요합니다.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각 국가에서는 탄소중립(Net Zero)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은 탄소배출량을 최대한 줄이고, 남아있는 탄소는 흡수해 순배출량을 0으로 맞추는 것을 말합니다. 국제사회에서는 2050년까지 생활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흡수 및 제거해 배출량을 0이 되도록 만드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탄소중립 로드맵 발표는 물론 각 지방정부에서도 정책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과제를 중심으로 살펴봅니다.
기후위기의 원인으로 인위적인 온실가스 배출원에 대한 정보는 그간의 유엔기후변화정부간협의체(IPCC) 종합 보고서에 잘 나타난다.
2014년 5차 보고서에 따르면 전력과 난방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이 25%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며 다음이 농업과 산림 및 기타토지 이용이 24%, 산업이 21% 비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전력과 난방을 사용 영역으로 다시 분류를 해보면 건물이 12%, 산업이 11% 비중을 보였다. 2050년의 온실가스 순배출 0에 도달하기 위한 전략은 이 온실가스 배출원 구성에 기반하여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전세계 온실가스 배출 정보에 기반하여 IPCC는 앞서 언급한 1.5도 특별보고서를 통해 2050년 탄소중립(넷제로)를 위한 전략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전력과 난방 부문과 관련하여 에너지시스템 전환 전략이 우선해야 함을 제안하고 있다.
즉, 에너지 효율 개선을 통해 에너지 소비를 절대적으로 절감하는 것과 저배출에너지원인 재생에너지원의 전력에서의 비중이 2050년에 70-85%를 차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유럽연합(EU)에서 전력 부문의 재생에너지 비중을 2030년 65%까지 높이는 계획, 영국이 해상풍력 조성에 노력을 기울이는 것 모두 재생 에너지원 확대 전략에 해당한다.
한편 영국, 캐나다, 독일 등 국가들에서는 석탄 발전 폐쇄 시점을 공식화하고 있는데 이는 전력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 배출에 결정적인 기여를 이들 발전소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은 2025년, 캐나다는 2030년, 독일은 2038년으로 설정해두고 있다.
최근 국제 기후연구기관인 Climate Analytics 분석에 따르면 1.5℃ 억제를 달성하려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은 2031년까지 석탄발전을 폐쇄해야한다. 재생에너지원 확대가 어려워 가스발전과 석탄발전을 어쩔 수 없이 사용하는 경우 탄소포집저장기술(CCS)와 병행해야 함을 제안하고 있다.
순배출 제로는 에너지 부문의 전환만으로 달성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전력과 난방 이외 배출 비중이 높은 산업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 전략이 반드시 수립되어야 한다.
IPCC는 산업 부문에서 화석 연료 사용 부문을 전력화하여 재생에너지원 전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 기존의 탄소 공정을 수소로 대체, 석유 원료 대신에 지속가능한 바이오 기반 원료와 제품으로의 대체, 탄소포집저장 및 활용(CCUS) 등 탈탄소 신기술 적용을 제안하고 있다.
철강산업의 경우 생산 공정에 수소를 도입하면 석탄(코크스) 사용을 줄일 수 있고, 바이오 기반 원료로 석유 원료를 대체할 경우도 역시 온실가스 배출 절감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2019년 12월 발표된 유럽그린딜에서는 이보다 한발 앞선 산업 부문의 전환을 제시하고 있다.
섬유, 건축, 전자, 플라스틱 등 자원집약적 분야를 중심으로 재활용 이전 단계에서 재료 사용을 줄이고 재사용을 강화하고 나아가 순환경제를 구축하는 계획을 포함한 것이다.
아울러 유럽연합에서는 산업과 수송에서 재생에너지로 생산된 그린수소를 탈탄소화 전략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유럽 수소 전략도 마련해두었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를 이용하는 수전해 설비를 40GW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토지 이용과 온실가스 배출 주요 과제로 떠올라
토지 이용과 관련한 온실가스 배출 문제 역시 2050년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이다.
IPCC는 도시 및 기반시설 시스템 전환을 위한 전략 수립, 전지구 및 지역적 토지이용 전환 전략을 수립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2050년 건물 부문 에너지 수요에서 전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55-75%를 차지할 수 있도록 건물 난방을 전력화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가스와 석탄, 석유 연료를 이용한 현재의 건물 난방 시스템을 탈탄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산업 부문과 유사하게 난방 전력화가 필요하다고 보는 것이다. 도시 에너지 소비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수송부문의 저배출 최종에너지 비중이 2050년에 35-65%까지 상승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전기자동차 공급 확대, 항공 및 해운 부문에서의 첨단 바이오연료, 재생에너지생산연료 사용, 엄격한 배출가스 제한 기준을 통한 수송부문의 에너지효율 향상 등이 관련 정책에 해당한다.
토지이용의 지속가능한 집약화, 생태계 복원과 덜 자원집약적인 식이, 에너지 작물 경작지 증가 등이 토지이용과 관련해서 앞으로 우리가 맞이하게 될 변화로 보고 있다. 토지를 다만 곡물 경작지로서만이 아니라 에너지 작물 경작지로, 탄소 저장지로 이용하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산화탄소 흡수를 위해 신규 조립과 재조립, 토지복원과 토양 탄소 격리, 직접 대기 탄소포집저장 등과 관련한 정책 수립도 필요하다고 본다.
유럽그린딜에서도 유사한 전략이 보이는데 기후변화대응과 생물다양성 보존에 도움이 되도록 농축산 분야 생산과 소비의 전환, 손상된 산림을 복원하고 새로운 숲을 조성하기 위한 산림 전략과 생물다양성 전략이 그것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는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일환으로 최근 2030년까지 토지와 수자원의 30%를 보존한다는 ‘Conserving and Restoring America The Beautiful’이라는 보고서를 발간하기도 했다.
탄소중립은 모두의 참여로 달성이 가능하다
인간 활동의 거의 모든 영역에서 온실가스 배출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탄소중립은 이처럼 에너지 부문에서 생물 다양성 보존에 이르기까지 인간 생활 전반의 변화를 가져오지 않고는 달성하기 어려운 과제이다.
전력 부문에서 재생에너지 비중이 2019년 현재 8.13%를 기록하고 있고, 석탄발전 비중도 2034년 여전히 28.6%를 차지하는 한국의 경우 에너지 부문의 전환 하나만으로도 거대 과제가 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넘어서 2050년 재생에너지 비중을 IPCC 권고 사항에 맞추어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장기 계획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재생에너지 설비 공급 계획 만이 아니라 재생에너지 중심의 전력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제반 정책들이 종합적으로 마련되고 이와 연계된 수소 전략, 수송 부문 전기자동차 공급과의 연계 전략 등이 아울러 갖추어질 필요가 있다.
전력 부문 전환 전략과 아울러 난방 부문에서의 재생에너지 확대 및 전력화 방안 장기 계획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이들 에너지 부문의 전환은 한편으로 분산형 에너지원인 재생에너지원에 기반하고 있으므로 중앙집중식 에너지시스템에서 분산형 에너지시스템으로의 전환을 의미하기도 한다.
시스템의 전환은 또한 에너지 관리와 공급계획 권한의 분권화와 병행될 필요가 있다. 에너지와 관련한 지자체 권한을 어떻게 재조정하고 관리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정책적 고려도 필요한 것이다.
이밖에 2050 탄소중립 추진 전략으로 제안된 저탄소 산업구조 구축을 위한 구체적인 실행계획도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산업 부문에서의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 탈탄소 공정 확산을 위한 기술 개발 지원 및 확산 장려 방안, 산업 부문에서의 순환 경제 정착 방안에 관한 종합 전략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
도시국토의 저탄소화를 넘어 순배출 달성을 위한 국토 이용종합 계획의 재정비, 탄소 흡수원으로서 토지 이용과 산림 이용의 장기 전략 또한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의 장기 전략 수립 및 제도 정비, 투자 계획이 중요하지만 한편으로 이들 정책 이행은 우리 사회 전체 구성원의 참여 없이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에너지 소비의 절대적인 감축을 위해서는 가정의 일반 소비자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정부의 투자, 산업 의 전환, 그리고 시민의 참여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은 거주지 곳곳에 들어설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비들을 기꺼이 맞이하고자 하는 다수의 시민들을 필요로 한다. 석탄발전소 조기 폐쇄와 내연기관차량 생산 중지로 인해 발생하는 노동 실업에 직면하는 시민들도 탄소중립 정책을 적극 지원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탄소 중립사회로의 공정 전환’이 관련 정책 방향이긴 하나 아직은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는 않다. 탄소 중립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가 가능한 정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영국의 경우, 2019년 탄소제로 목표를 설정하면서 국민, 시민사회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아내고자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그 일환의 하나가 2020년 영국의회가 창설한 시민의회이다.
영국 인구 구성을 대표하여 임의로 선출된 108명의 시민들이 영국의 넷제로 실행 방안에 대해 2020년 1월부터 3월까지 대면 토론과 이후 온라인 토론을 진행했다고 한다.
최종적으로 2020년 9월에 보고서가 발간되었고 이 보고서는 의회가 정책 권고안을 만드는데 토대가 되었다고 한다. 시민의회를 거치면서 영국 시민 사회 전체의 2050 탄소 제로 목표에 대한 지지는 높아질 수 있었다고 한다. 우리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시민 참여형의 탄소 중립 이행 계획 수립 방안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2050 탄소 중립으로 향한 길은 모두가 가야 할 길이기 때문이다.
희망제작소는 기획연재 ‘코로나19 이후를 이야기하다’ 시리즈와 함께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에세이 공모전 ‘코로나 19,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공동체, 일상, 회복, 희망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편지, 칼럼, 수기 등 자유로운 형태로 일상을 전합니다. 에세이 공모전은 5월 31일까지 상시 진행 중이니 많은 참여 부탁 드립니다. (에세이 공모전 참여하기) 네 번째 시민 에세이는 김진배 님의 에세이입니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따뜻한 봄날을 기대했던 우리에게 이번 계절은 유독 가혹하다.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는 면접 연기 소식에 절망했고 다른 친구는 버스운전대를 놓아야만 했다. 소망했던 봄이 왔음에도 가슴은 시리고 손은 여전히 건조하다.
만남과 애정표현은 사회의 분위기를 거스르는 손가락질의 대상이 되었고 외롭던 사람들은 더욱더 외롭게 되었다. 차갑고 건조한 손을 누군가의 온기로 바꿔보려는 시도조차 불가능한 계절이다. 스스로 이겨내야 하는 삶은 고립을 유도하고 불안감을 강화한다.
따뜻한 빛과 사람들의 옷차림은 봄을 표현하려 애쓰지만, 눈으로 마주한 장면이 마음에 잘 전달되지 않는다. 꽃은 피고 지고 분명한 봄인데도 말이다. 위안거리를 찾아 노래를 듣기도 하고 혼자 뛰어보기도 했지만, 사랑으로 아픈 것이 아니기에 노래는 큰 효용이 없었고 바람은 걱정거리를 날리지 못했다. 내 마음은 그렇게 정지된 채로 서 있었다.
마음은 굳었지만, 일상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여전히 일하고 가끔 장을 보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안부 전화를 했다. 메시지로 대신하던 인사를 목소리로 하게 된 것은 이 시절이 바꾼 행복한 변화였다.
뉴스는 불안과 공포에서 나쁘지 않다는 것들로 바뀌었다. 확진자 수는 줄었고 정부의 지침도 조금 바뀌게 되었다. 우리가 잘 이겨내고 있다는 뜻이다. 미소를 조금 잃었고 친구들을 위로해 줘야 하는 일이 늘었지만 하루는 계속되고 있다.
면접을 기다렸던 친구는 다른 회사에서 새로운 일을 시작했다. 운전대를 놓은 친구는 더 이상 일을 지속할 수 없게 되었지만 새로운 도전을 위한 공부를 시작했다. 계획과는 다른 삶이 되었지만 실패한 것은 아니다. 우리는 내일을 바꾸려 노력했고 인내했다.
봄에 누릴 수 있는 몇 개의 행복이 사라지긴 했지만 디지털 언어 대신 사랑하는 사람의 목소리를 듣는 시간이 늘어 행복했다. 위기에서는 도전이라는 꽃이 피었다. 버스운전을 하던 친구처럼 10년째 같은 일을 반복하던 내 삶에도 그 꽃이 피었다.
눈을 감으면 우리가 포기했던 봄의 꽃놀이가 눈 앞에 펼쳐진다. 감을수록 선명해지는 꽃은 우리가 잃은 봄과는 교환할 수 없는 것이다. 내일을 살아가게 하고 기대하게 하는 것 우리는 새로운 봄을 얻었다.
희망제작소는 기획연재 ‘코로나19 이후를 이야기하다’ 시리즈와 함께 시민의 목소리를 담은 에세이 공모전 ‘코로나 19,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를 진행했습니다. 시민들이 공동체, 일상, 회복, 희망의 키워드를 중심으로 편지, 칼럼, 수기 등 자유로운 형태로 일상을 전합니다. 이번에 소개할 글은 김정아 님의 일상을 담은 에세이입니다.
희망 찬 종소리 울리고 사람들의 축복을 받으며, 새하얀 드레스와 검은 턱시도를 입은 두 사람이 둘이 아닌 하나가 되기로 약속한 날, 우리는 2020년 3월 22일 13시 결혼을……하지 못했다.
우리는 3개월이라는 짧은 준비를 통해 ‘결혼식’이라는 큰 행사를 준비했다.
하객들을 생각해서 이왕이면 점심에, 여름이면 더우니까, 겨울이면 추우니까 그래서 봄을 선택했고 결혼식의 피날레는 음식이라 자칭하며 식대가 높더라도 결혼식장 맛집을 찾아 다녔다.
예랑(예비신랑)에게는 쿨한 척 ‘결혼식은 간단하게 하자!’라고 이야기 했지만 청첩장을 손수 만들고, 스튜디오 촬영에 서브작가를 투입시키고 단기간에 일과 결혼 준비를 병행하며 열심히 준비한 만큼 시름은 깊어졌다.
양가 스케줄을 고려하여 잡아 둔 결혼식이라 날짜를 쉽게 변경 할 수도 없고, 취소할 수도 없는 상황. 결혼식을 진행하더라도 손님을 초대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고, 초대받은 하객들은 축하하러 올 수도 없고, 안 올 수도 없는 그런 애매한 시점에 우리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황은 심각해졌고 전 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을 맞이했다. 악화되는 상황 속에 우리는 결혼식을 연기하기로 했다.
많은 커플들이 결혼식 연기, 취소를 진행하면서 위약금을 개인들이 전부 떠안아야 하는 현실을 뉴스로 접했지만, 우리와 계약한 웨딩홀, 여행사, 드레스샵, 메이크업샵, 한복집은 위약금 없이 연기를 진행해주었다.
안전하고 건강한 결혼식을 올리라고, 몇 달 동안 쉬지 않고 달려온 우리에게 바닥난 체력을 충전시키라고, 더 살라고 이렇게 된 거라 생각하기로 했다.
코로나가 바꿔 놓은 나의 결혼식 날짜.
그리고 우리가 함께 살기 시작한 지난 2개월.
우리의 결혼식 날짜는 바뀌었지만, 예정이었던 날짜부터 함께 지내기로 했다. 코로나 덕분에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았고 각자 자라온 인생과 생활 패턴, 습관 등을 공유하기로 했다.
우리는 빠르게 적응해 갔고 가끔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지만. 간혹 설거지 할 때 퐁퐁을 엄청 많이 쓴다든가, 치약을 칫솔 처음부터 끝까지 짠다든가, (이런 행동은 내 생각에는 ‘낭비’의 일부분이라 생각한다.) 잘 맞춰가려는 배려심으로 미리 부부로서 연습하고 있다.
물론 이 상황이 즐겁거나 해피하지는 않지만 코로나라는 악재에 대한 상황에 대해 코로나 때문에 가 아니라 코로나 덕분에 라고 코로나의 상황을 이해하며 긍정적은 마인드를 꺼내 극복하고자 한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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