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루를 찾아가는 설악산 국립공원 오색 케이블카
신기루를 찾아가는 설악산 국립공원 오색 케이블카
/ 명호(생태지평연구소 사무처장)
지난 5월 강원도 양양군이 신청한 설악산 국립공원 오색 케이블카 설치 관련 논쟁이 확대되고 있다. 특히 환경부에서 조만간 최종 결정을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사실 케이블카 설치 논쟁은 이미 수년전에 1-2차 모두 부결된 바 있다. 동일한 국립공원을 대상으로, 동일한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약간’의 사업 변경을 바탕으로 사업을 재차 신청한 것이기에, 합리적 판단에 기초한다면 당연히 부결되어야 할 사업이다. 하지만 지난 2012-2013년 판단과 다르게 이번 박근혜 정부에서는 대통령뿐만이 아니라 보전 부서인 환경부까지 나서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공식-비공식적으로 계속 밝히고 있다.
그렇기에 이번 오색 케이블카 논쟁은 과거와 유사하면서도 다른 상황이다. 또한 국립공원의 경관과 자연생태를 지키겠다는 입장에서는 매우 곤혹스러온 상황이다. 사실 환경부에는 ‘자연공원 삭도 설치운영 가이드라인(2011)’이라는 것이 있다. 삭도라 불리우는 케이블카 설치와 관련한 공식적인 기준과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이 ‘가이드라인’을 살펴보면, ‘주요 봉우리는 피함. 기존 탐방로와 연계를 피함. 원생림, 극상림, 아고산․고산대에 서식·분포하는 고유한 식생 중 생물다양성 및 보전가치가 매우 높은 식물군락과 멸종위기종, 천연기념물 등 법적 보호종의 주요 서식처․산란처 및 분포지, 야생동식물특별보호구역, 생태․경관보전구역 등은 회피’하라는 지침이 분명하게 명기되어 있다.
문제는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운영하는 주체(환경부)가 그 가이드라인을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를 정확하게 지키지 않는 다는 것이 문제이다. 가이드라인, 환경영향평가, 경제성 분석 등 원칙대로 하면 과거와 같이 부결될 수 밖에 없는 사안인데, 정부가 바뀔때마다 그 각각의 기준들이 형식화된다는 것이 문제이다. 이번 설악산 경우도, 가이드라인만 정확하게 적용해도 설치할 수 없는 케이스이다.
경제성 측면에서 살펴보면 더욱 논란이 될 수 밖에 없다. 오색케이블카 설치는 보전지역인 국립공원의 경관훼손 및 자연생태계 훼손을 초래하는데, 이러한 환경훼손은 개발에 따르는 비용으로 볼 수 있는데 신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환경훼손을 비용으로 적정하게 포착하여 산정 반영하는 것이 편익과 비용 간의 균형적인 판단 근거인데, 강원발전연구원과 양양군,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에서 진행한 오색 케이블카 관련 경제성 분석은 그러한 경관훼손 및 환경훼손 등 환경/생태계 파괴비용이 전혀 고려되어 있지 않다. 또한 이미 지난 2012년, 2013년 두 차례 경제성과 환경문제를 이유로 타당성 없는 사업으로 결정되었으나, 동일한 경제성 검토 기관인 KEI에 의해 2015년 7월 기존 1-2차 경제성 분석결과와는 상반되는 결과가 도출되었다. 2012년에는 B/C = 0.9145로 경제성이 없다고 나왔으나, 이번 2015년에는 B/C = 1.148로 경제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주장은 결국 탑승객 과다 추정에 초점을 둔 ①수요예측(탑승률 등)의 정확성 문제와 ②미래에 발생할 편익에 적용하는 ‘할인율’ 문제에 따른 것이이다. 케이블카 설치를 주장하는 측의 자료에서는 2047년에 약 130만명이 탑승하리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으나, 이 계획에 의하면 8월에만 약 51만명이 탑승해야 하는데 이는 시설 자체의 한계용량인 월 최대 20만명을 훨씬 초과하는 비현실적인 계획이다. 또한 현재 오색지구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대체적으로 50여만명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이곳을 방문하는 관광객 모두가 탑승해야 한다는 허황된 판단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할인율’의 문제이다. (사회적)할인율은 사업의 수익성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서, 2012년과 2013년 보고서에서는 KDI 지침을 따라 5.5%의 할인율이 적용되었고 B/C 비율이 1 이하로 경제성이 없었으나, 이번 2015년 보고서에서는 3.31% 할인율을 적용하여 B/C 비율이 1 이상으로 경제적 타당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전형적인 지역개발사업으로 지역경제 및 환경 차원에서 사업의 타당성을 분석해야 하므로 KDI 지침에 따라 5.5%의 사회적 할인율을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나 합리적 설명이 없이 3.31%를 적용하였다. 이는 케이블카 사업이 비용은 적게, 편익은 크게 하는 방식으로 경제성을 조작하였다는 의심을 드는 부분이다. 금번 오색케이블카 사업 경제성 분석은 ‘비용을 매출의 48%로 일률적으로 산정’하였다. 따라서 ‘매출의 52%를 편익으로 일률적으로 추정’하였는데, 사회적 할인율이 작아질수록 손익분기 시점이 빨라지는 편법이 동원된 것이다. 이번 경제성 분석에 적용된 낮은 할인율은 비용은 적게, 편익은 크게 하는 사회적 할인율을 적용한 것이다. 무조건 사업성이 있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기 위한 경제성 분석으로까지 의심받는 상황이다.
결과적으로 오색 케이블카 경제성 논란은 과다추정된 관광객 및 탑승객 논란에서부터 낮은 사회적 할인율 적용, 과다하게 높게 책정된 객단가로 인한 가상 이익의 증가, 유지보수비용과 감각상각비 등 비용의 미적용, 객단가와 탑승객 수의 회귀분석 미실시 등 다양한 문제점이 발견되면서 인위적인 경제성 조작논란까지 벌어지고 있다.
사실 국립공원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논란에서 경제성 부분은 본질적인 부분이 아니다. 자연생태계의 가치를 경제적 숫자 몇개로 환산하여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방식 자체가 오류일 수 있다. 비록 “개발사업을 추진할 것인지 여부는 당해 사업으로 얻을 수 있는 국민경제적인 가치와 이로 인하여 훼손되는 자연환경의 가치를 비교하여 결정할 수밖에 없고, 이러한 가 치비교를 위해서는 일단은 개발사업의 가치와 자연환경의 가치를 모두 경제적인 가치로 환산하여 비교ᆞ교량하는 방법을 따를 수밖에 없다(대법원 2006)”는 견해도 있으나, 오색 케이블카 논쟁에서 보듯이 ‘보전되어야 할 자연생태계의 국민경제적 가치를 과학적ᆞ합리적ᆞ이성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이성과 합리성이 상실된 현 세대가 아니라, 사회 전체가 이성과 합리성을 회복하였으리라 믿고 싶은 먼 미래의 일로 판단된다.
지금 오색케이블카 건으로 우리가 목도하는 것은 국토 자연생태계를 지켜야 할 환경성 평가부서(환경부)가 사업을 집행하는 실행부서(국토부)처럼 바뀌었을때, 평가부서가 가진 무기(환경영향 평가체계)가 완전 무력화되는 경우라 할 수 있다. 지금 이 상태로 가면 국립공원은 보전의 대상(환경부 관할)이 아닌 자본의 이용 대상(국토부 및 기업 관할)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다. 엉터리 경제성 분석을 내세우는 오색 케이블카를 막아야 하는 이유이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