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콘텐츠로 건너뛰기

위클리펀치(468) ‘엄마’가 되기 힘든 시대

지역

위클리펀치(468) ‘엄마’가 되기 힘든 시대

익명 (미확인) | 수, 2015/08/19- 09:01

위클리펀치(468) ‘엄마’가 되기 힘든 시대

스무 살이 되면서 가장 큰 사회적 변화라면, 이제 청소년이 아니라 청년층에 속하게 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또 다른 변화라면 청소년기에는 듣지 못했던 부모님의 잔소리다. “지금 네 나이면 벌써 아이 낳고 살림하고 있을 때야.”

이런 부모님의 잦은 잔소리를 들으면서도, 20대에 결혼을 해서 아이를 낳고 사는 것은 내가 태어나기도 전에 있었을 법한 옛날 일로만 여겨진다. 하지만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에서 출산율에 대해 조사하며 접하게 된 통계자료는 뜻밖의 결과를 보여주었다.

2014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1000명을 기준으로 할 때, 2000년에 149.6으로 가장 높은 출산율을 보인 연령은 25~29세였다. 하지만 최근 2013년 자료에 따르면 1000명 대비, 111.4로 가장 높은 출산율을 보인 연령이 30~34세로 늦춰진 추이를 볼 수 있었다. 최근 기사에 따르면, 전체 산모 중 고령 산모가 증가하는 현상은 2013년부터 지속돼왔다. 35~39세 산모의 구성비는 2013년 17.7%, 2014년에는 18.9%, 2015년 1분기에는 19.9%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40세 이상 산모도 2013년 2.5%, 2014년 2.7%, 2015년 1분기에 2.7%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로 인해 학부모 모임에서도 나이든 엄마가 늘고 있다고 한다.(<뉴시스> “나이 든 엄마’의 학교 안 고군분투…’만혼’에 출산연령 높아져.”, 2015.7.21.)

그렇다면 출산연령이 늦춰지는 것에는 어떤 문제가 있을까? 내가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자식 교육을 끝내고 노후를 즐길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현재 20대인 나 역시 나름대로 그려놓은 노후의 이상적인 삶이 있다. 하지만 계속해서 늦춰지는 출산 연령은 결국 환갑이 돼서야 자식 교육을 끝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과 끊임없이 마주하게 만든다.

여성들은 왜 아이를 늦게 낳고 싶어 하는 것일까? 한국여성에게 있어 출산과 육아는 곧 경력단절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요즘같이 취업이 어려운 시기에 엄청난 취업경쟁률을 뚫고 간신히 직장을 얻은 여성들이 경력을 쌓기 위해 출산을 미루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이다. 또한 직장과 육아를 병행하는 것은 현재 사회 환경에서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엄마들이 직장을 포기하고 육아에 전념하려하지만, 이 역시도 자녀의 교육비와 생활비 등의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쉽지 않은 선택이다.

결국 엄마들은 다시 일을 해야만 하나, 재취업의 길은 첫 취업 때보다 더 어렵다. 게다가 대다수는 첫 직장보다 환경이 열악한 곳으로 재취업이 될 확률이 높다. 육아와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된 후라 안 그래도 좁은 취업문이 더욱 좁아진 탓이다.

잡코리아의 입사 지원 분석현황에 따르면, 입사지원서를 가장 적극적으로 제출했던 연령층은 20대 중후반으로 ‘25~29세’ 구직자가 전체 구직자의 23.7%를 차지한다. 성별로 살펴보면 남성 구직자들 중 구직활동이 가장 활발한 연령은 ‘30~34세(24.4%)’였다. 여성 구직자들은 ‘25~29세’가 32.2%로 가장 많았다. 특히 여성 구직자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구직활동이 줄어들었다. ‘35~39세’ 남성 구직자가 19.7%인 반면 같은 연령대 여성 구직자는 14.4%에 불과했다.

이 보고서는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 육아로 인해 30대 중후반 이후로 경력이 단절되는 현실을 반영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주변에서 출산과 육아를 통해 발생하는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지켜본 20대 여성들 입장에서도 쉽사리 경력을 포기하고 출산을 택하기란 어려운 일이다.(<헤럴드뉴스>, “여성, 35세 이후부턴 구직활동 줄어…“출산ㆍ육아로 인한 경력 단절 때문”, 2015.8.4.) 하지만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정부는 임신이 가능한 여성 직장인들은 제외하고, 오직 산모에게만 초점을 맞춘 출산장려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경력단절로 인해 여성 직장인들이 출산과 육아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상황을 고려한 해결책을 마련하기를 바란다.

이와 동시에 여성이 출산을 포기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문제는 부부간의 불균등한 가사노동이다. 2012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 맞벌이 여성의 하루 평균 무급노동시간은 215분이지만, 남성은 41분으로 2009년 여성 200분, 남성 37분과 크게 달라지 않았으며 그 차이는 여전히 약 5배 이상임을 보여준다. 즉, 여성이 직장과 가사, 출산 후에는 육아까지 모두 부담해야하는 상황이다. 이를 고려하여, 정부는 노동환경의 변화를 통해 남성이 여성의 육아와 가사를 도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 시작으로 여성가족부는 최근 ‘육아휴직’이라는 명칭을 ‘부모육아휴직’으로 변경했다. 이와 함께 맞벌이 등 수요자 요구에 맞게 보육지원 체계를 개편하고, 영아종일제를 중심으로 아이 돌봄 서비스도 확대할 계획을 발표하는 등,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또 부모육아휴직 활성화를 위해 정부·공공기관을 대상으로 2017년까지 가족친화기관 인증을 의무화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처럼 육아의 평등과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정책들이 발전해, 출산 연령이 앞당겨지고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문제가 예방되기를 바랄 뿐이다. 무엇보다도 취업 걱정이 가장 큰 ‘여대생’의 입장에서는 정부의 기혼여성 경력단절문제에 대한 세심한 해결책 마련이 절실하게 느껴진다. 정부의 정책과 함께 기업 스스로도 여성의 경력이 단절되는 문제에 적극 나서면 어떨까. 한꺼번에 바뀌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 지금 중요한 것은 시대적 변화에 발 맞춰 유기적으로 연결된 작은 부분들의 변화이다. 이렇게 자잘한 변화들이 총제적인 사회 변화로도 이어진다면 더할 나위 없을 것이다.

시민들의 의견

댓글 달기

Plain text

  • 웹 페이지 주소 및 이메일 주소는 자동으로 링크로 전환됩니다.
  • 줄과 단락은 자동으로 분리됩니다.
  • 사용할 수 있는 HTML 태그: <a href hreflang> <em> <strong> <cite> <blockquote cite> <code> <ul type> <ol start type> <li> <dl> <dt> <dd>
이미지
무제한 수의 파일을 이 필드에 업로드할 수 있습니다.
50 MB 한계입니다.
허용된 유형: png gif jpg jpeg.
Enter the YouTube URL. Valid URL formats include: http://www.youtube.com/watch?v=1SqBdS0XkV4 and http://youtu.be/1SqBdS0XkV4.
CAPTCHA
스펨 사용자 차단 질문
최근 독일 합계출산율이 회복 […]
월, 2017/04/17- 16:26
112
0
종교와 왕권을 비롯한 기득권 […]
화, 2018/01/16- 12:56
90
0
금융과 부동산만큼 우리의 삶 […]
화, 2018/02/13- 16:16
21
0
처음 들었을 때는 ‘도전숙( […]
화, 2018/04/03- 14:32
33
0
다가오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 […]
화, 2018/05/08- 16:00
53
0
(…더 보기. 해 […]
화, 2018/06/05- 13:13
47
0
(…더 보기. 해당 언론사로 연결됩니다.)
화, 2018/06/05- 13:13
52
0
상당히 섣부른 이야기일 수 있다. 관심을 드러내는 사람도 많지 않다. 언론에서도 이를 다루는 경우가
월, 2018/08/13- 14:53
89
0
이렇게 초겨울 찬바람이 불면 2년 전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그 즈음 광화문 광장을 덮친 초겨울
금, 2018/11/30- 07:44
52
0
  5월 14일~16일 서울시, 서울연구원, SH공사, 세종대학교, 오사카대학교가 공동으로 주최해 ‘동아시아 주거복지 컨퍼런스’가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
금, 2015/06/05- 10:52
142
0
전국의 인구수 2010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총인구는 48,580,293인이다. 이 중에서 행정구역 상 동에 속하는 인구는 […]
금, 2015/06/12- 11:10
134
0
5월 14일~16일 서울시, 서울연구원, SH공사, 세종대학교, 오사카대학교가 공동으로 주최해 ‘동아시아 주거복지 컨퍼런스’가 서울에서 열렸습니다. ‘함께 […]
월, 2015/06/08- 14:30
209
0

이슈진단(107) 죽을 때까지 저축해야 하는 이유

은퇴연령인 60대에 들어서면 급격히 소득과 소비가 감소한다. 노동시장에서 받는 임금소득이 감소하므로 소득은 그렇다 치더라도, 소비를 줄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의 욕망은 노년기에 들어서면서 급격히 줄어드는 것일까? 경제학에서 소비자의 소비행태를 설명하는 강력한 가설 중 하나인 ‘생애주기 가설(life-cycle hypothesis)’에 따르면 소비로부터 얻을 수 있는 효용은 나이가 들었다고 줄어드는 것이 아니다. 개인은 일생동안 기대할 수 있는 소득의 총량을 생애에 걸쳐 배분한다. 노년기의 소득 감소는 누구나 예측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의 소비를 희생하여 저축하고 자산을 축적한다. 이는 소득이 감소한 노년기에도 소비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이다. 그림 1의 왼쪽은 생애주기 가설의 연령대별 소득 및 소비 곡선을 단순하게 나타낸 것이다. 소득 곡선은 청년기에 낮고 점점 상승하여 40대에 정점을 찍고 다시 하락하는 종 모양으로 나타나는데 소비 곡선은 훨씬 완만하게 나타나므로, 소득이 높은 시기에 순저축을 하고 청년기와 노년기에는 순지출을 한다.

그러나 횡단면 자료로 나타낸 그림 1 오른쪽의 연령대별 소득과 소비 프로파일을 보면 생애주기 가설의 내용이 현실에서 뒷받침되지 않는 듯 보인다. 물론 연령대별 소비 곡선이 소득 곡선에 비해 완만하지만, 어느 연령대에서도 자신의 소득보다 더 많은 소비를 하지 않는다. 따라서 소득 대비 소비 비중을 뒤집힌 종 모양(U자형)으로 나타낼 수 있다. 표 1에서 보듯이 20대 이상 전체 1인가구의 평균 경상소득 대비 평균 소비지출 비중은 약 68%로, 20대 72.82%로부터 낮아지다가 40대 56.18%로 저점을 찍고 이후 다시 높아져 80세 이상에서는 92.15%로 가장 높다. 이에 대해 한국은 세대별로 소비성향이 다른 탓이라고 해석하기 보다는 소비가 현재 소득을 반영한 결과라고 해석하는 쪽이 타당할 것이다. 다시 말해, 노인 세대의 소비욕구가 특별히 낮은 것이 아니라 소비할 수 있는 자원이 적어서 적게 소비해야 한다고 봐야한다.

 

그림1. 생애주기 가설(왼쪽)과 1인가구의 연령대별 소득ㆍ소비(원, 오른쪽)
그림1출처: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2014년 원자료.
표1. 가구ㆍ연령대별 평균 경상소득과 소비지출(원)
표1출처: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2014년 원자료.
주: 지출비는 경상소득 대비 소비지출의 비중임.

 

표 1에서는 1인가구와 본인과 배우자로 구성된 2인가구를 구분하여 가구주 연령대별 평균 경상소득과 소비지출을 나타냈다. 생애주기 가설의 설명과는 달리, 소득의 연령대별 프로파일에 근거하여 앞으로 높은 소득을 기대할 수 있는 청년층도 순지출이 아닌 순저축을 하는 경향이 있다. 가능한 한 저축을 하는 경향이 전 연령층에서 나타난다. 특히 20대 2인가구의 저축 경향은 다른 어떤 연령층보다 높다. 소득이 가파르게 감소하는 60대에 들어서면 소비지출을 줄이지만 훨씬 적은 폭으로 줄일 수 있을 뿐이다. 60대, 70대, 80대로 들어설 때 1인가구의 경상소득은 43.6%, 24.9%, 32.5% 감소하지만 소비지출은 30.2%, 19.4%, 24.2% 감소한다. 2인가구 역시 경상소득은 41.8%, 37.5%, 30.9% 감소하고 소비지출은 32.2%, 29.8%, 20.8% 감소한다. 소득의 감소는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지만 소비습관을 바꾸기는 어렵다. 당신이라면 소득이 꾸준히 감소할 때 어떤 소비항목부터 줄여나갈 것인가? 어디까지 줄일 수 있을까?

 

표2. 1인가구의 연령대별 소비지출 항목별 구성(%)
표2출처: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2014년 원자료.
* ‘식료품비’는 ‘식료품 및 음료’과 ‘음식ㆍ숙박’ 항목 중 ‘식사비’를 합산하여 평균함.
** ‘식주거비’는 ‘식료품비’와 ‘주거 및 수도광열비’를 합산하여 평균함.
*** ‘식주거보건비’는 ‘식주거비’와 ‘보건비’를 합산하여 평균함.
 

 

표 2에서 보듯이 연령대별로 총 소비지출은 크게 감소하는 가운데 12개 소비지출 항목 중 식료품 및 음료와 보건에 대한 지출은 절대적으로도, 비중으로도 60대 이후 커진다. 주거 및 수도광열과 가정용품 및 가사서비스에 대한 지출은 절대적 액수는 감소하지만 다른 항목에 비해 덜 줄이므로 비중은 커진다. 다른 소비지출 항목은 모두 절대적으로도, 상대적으로도 크게 줄어든다. 이때 60대 이후 식료품 및 음료 항목의 지출 수준이 높아진다고 해서 식료품에 대한 소비가 늘어난다고 해석하지 않아야 한다. 더 젊은 세대의 식료품 소비는 외식으로 많이 대체되기 때문이다. 외식비를 포함하는 식료품비 항목을 별도로 만들어 계산하면 식료품비 역시 절대적 액수는 감소하지만 비중은 커지는 항목이다. 이제 절대적으로도, 상대적으로도 지출을 늘리는 소비 항목은 보건이 유일하다. 이와 같은 연령대별 소비지출 내용의 경향을 함축하여 드러내기 위한 항목으로 식주거비 및 식주거보건비를 별도로 계산하였다. 단지 먹고, 거주하고, 최소한의 의료서비스를 받기 위한 소비지출 비중은 나이가 들수록 높아진다. 노년기에 들어서면 식주거보건비는 절대적으로는 감소하지만 전체 소비지출 중 비중은 크게 높아진다. 표 1의 경상소득 대비 소비지출 비중이 60대 이후 76%, 82%, 92%로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소한의 생존비를 제외한 다른 소비지출을 거의 하지 않는 노년층의 소비행태를 단순히 선호나 성향이 변했기 때문으로 보기는 어렵다.

월, 2015/06/15- 14:16
814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