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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3] 독자설문조사 “복지동향을 통해 복지계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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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3] 독자설문조사 “복지동향을 통해 복지계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익명 (미확인) | 수, 2015/06/10- 17:50

독자설문조사

“복지동향을 통해 복지계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에서는 더 나은 복지동향을 만들기 위해 2015년 4월 22일부터 5월 10일까지 복지동향 독자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에 지정 후원하는 독자 139명, 복지동향만 구독하는 독자 37명, 총 176명의 독자가 설문에 참여하였다.

 

<설문개요>

 

1. 조사 목적 : 복지동향 200호를 맞이하여 독자의 의견을 수렴하여 복지동향 활동에 활용하고자 설문조사를 실시함

2. 조사 방법 : 설문지를 이용하여 이메일 조사

3. 조사 대상 :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회원과 복지동향 정기구독자

4. 조사 기간 : 2015년 4월 22일~5월 10일

5. 조사 응답 : 총 176명(회원 139명, 비회원 37명)

 

1. 복지동향을 구독하는 이유는?

 

복지동향을 구독하는 이유에 대해, ‘사회복지분야 최근 이슈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서’가 응답자의 71%(125명)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그 외 ‘참여연대 지원 차원에서(16%)’,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가 풍부해서(9%)’, ‘보던 거라고 그냥 계속 보고 있음(3%)’ 등이 뒤를 이었다.

 

응답의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대다수의 독자들이 사회복지분야 최근 이슈를 파악하기 위해 복지동향을 구독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이는 복지동향 창간 목적에 일정정도 부합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2. 현 복지동향 코너 중에서 제일 관심 있게 보는 코너는 무엇인가?

 

현재 복지동향은 총 5개의 코너로 구성되어 있다. 그 중 가장 관심 있게 보는 코너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69%(122명)가 ‘기획주제’를 꼽았다. 뒤를 이어 ‘동향’이 16%, ‘칼럼’이 10%, ‘열린광장’이 3%로 나타났다. 반면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단체를 소개하는 ‘동서남북’ 코너가 1%로 응답자의 선택이 낮았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3. 최근 2년 복지동향 기획주제 중 인상 깊었던 주제는?

 

최근 2년 동안 복지동향 기획주제 코너에서 다뤘던 주제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주제에 대한 질문에 ‘복지국가재정/조세정책’이 76표로 가장 많은 표를 받았으며 뒤를 이어  ‘무상복지논쟁’이 53표를 얻었다. 그 이외는 ‘사회복지사의 인권과 일터(29표)’, ‘정부예산안평가(28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개편(27표)’, ‘청년문제(24표)’, ‘참여연대사회복지운동평가(23표)’ 등이 비슷한 득표율을 보였다.

 

4. 앞으로 복지동향이 개선했으면 하는 점은?

 

복지동향이 개선해야 할 점에 대해 응답자의 44%가 ‘읽기 쉽고 재미있게 구성’해야 한다고 답했다. ‘전문성을 강화했으면’이라고 답한 응답자는 24%, ‘페이지가 늘어나더라도 더 많은 정보를 담았으면 좋겠다’고 답한 응답자도 20%를 차지했다. 그 외 2%의 독자는 ‘표지 디자인과 내부 편집 업그레이드’를 했으면 좋겠다고 하였으며, 기타 의견으로는 ‘신진 연구자나 새로운 관점을 가진 연구자들의 투고 확대’ 등의 의견이 있었다.

 

기획주제의 필자가 대부분 전문가 중심으로 이루어지다보니 독자에게 기획주제 구성이 어렵게 느껴지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복지동향이 현재와 같이 전문성은 유지하되 독자들에게 쉬운 구성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할 것 같다.

 

5. 복지동향이 공개적으로 원고를 모집한다면 투고할 의향이 있는가?

 

복지동향에서 공개적으로 원고를 모집하게 되면 응답자의 45%가 복지동향에 글을 투고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반면 53%는 의향이 없다고 답했다.

 

6. 복지동향 구독을 주위사람들에게(친구/지인)에게 권유할 의향이 있는가?

 

응답자의 95%는 복지동향을 주위 사람들에게 권유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여연대 회원과 비회원 모두 권유할 의향이 각각 96%, 92%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음은 응답자의 일반적 특성에 관한 것이다.

 

1. 응답자의 복지동향의 구독기간은?

 

응답자의 복지동향 구독 기간은 1년 이상 5년 미만이 108명(62%)로 다수를 차지했으며, 1년 미만이 27명(15%), 5년 이상 10년 미만이 23명(13%), 10년 이상이 18명(10%)로 나타났습니다.

 

2. 응답자의 성비

 

응답자의 성별구성은 남자 49%, 여자 50%로 균등했다.

 

3. 응답자의 연령 분포

 

연령대별 분포는 40대가 38%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30대가 29%가 그 뒤를 이었다. 50대과 20대는 각각 15%, 14%임을 알 수 있었으며 60대가 3%로 가장 낮은 비율을 차지했다.

 

4. 응답자의 직업

 

응답자의 직업분포를 살펴보니 ‘복지분야 종사자’가 44%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사무직/전문직’이 20%, ‘교수/연구직’이 14%, ‘학생’이 5%, ‘자영업/사업’, ‘활동가’가 4%로 나타났다.

시민들의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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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는 “이름짓기”가 아니라 성찰과 실천이 중요하다

 

윤찬영 전주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김대중 대통령이 1999년 8.15 경축사에서 기존에 내세웠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외에 “생산적 복지”를 새로운 국정의 기조로 선언하였다. 이렇게 해서 대한민국 역사상 최초로 “복지”가 국정기조로 선포되는 영광(?)을 누리게 되었다. 이후 등장하는 정부마다 “○○복지”라는 이름짓기가 이어져 왔다. 국민의 정부 당시에 우리나라는 IMF의 구제금융을 받고 있던 터라 대대적인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이 벌어지고 있었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내몰려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었다. 이미 김 대통령이 선포하였듯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는 국가 부도 직전의 대한민국을 살려낼 대대적인 수술의 지침이었다. 대한민국이 이렇게 심각한 상황에 몰리게 된 근본적인 원인으로 정경유착이 지목됐다. 그 핵심에 부패한 정치와 재벌의 독점적 지배가 있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좌파든 우파든 재벌개혁을 한 목소리로 요구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생산적 복지가 선언된 것이다. 당장 복지가 필요한 민중들에게 복지를 제공하겠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시장주의자들은 복지를 낭비적으로 보아 반대의 입장을 보였기 때문에 “복지” 앞에 “생산적”이라는 강력한 제동장치를 걸어둔 것이었다. 정치적으로 본다면, 이는 실로 정치 9단의 탁월한 수사(修辭, rhetoric)였다. 객관적으로 복지가 매우 필요했던 당시에 복지를 갈망하는 좌파의 입장과 오히려 그것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여 복지를 반대하는 우파의 입장을 동시에 두둔하는 절묘한 어휘 구사였다.

 

사실 생산적 복지는 거의 20년 만에 재집권한 영국 노동당 정부의 토니 블레어 수상이 선포한 “제3의 길(The 3rd Way)”을 본떠서 우리말로 옮긴 것이다. 토니 블레어는 사회학자 기든스(A.Giddens)가 제창한 “제3의 길”을 자신의 노선으로 선택한 것이었다. 2차 대전 이후 영국 복지국가를 주도해 왔던 사회민주주의 길(the 1st way)과 `70년대 말 대처 정부에서 주도해 온 신자유주의의 길(the 2nd way)을 혼합한 제3의 길은 신 노동당의 좌표로 선포된 것이었다. 신자유주의로 굴절된 사회민주주의는 당내 좌파는 물론 유럽 각국의 중도좌파 사회민주주의 정당들로부터 혹독한 비판을 받았다. 이러한 제3의 길 노선을 받아들인 국민의 정부는 그것을 생산적 복지로 번역을 했던 것이다. 복지국가의 길을 가 본 적도 없고, 시장주도의 자유주의의 길을 가 본 적도 없는 우리가 중도노선으로서 제3의 길을 받아들인 것이다. 

 

그렇다면, 이 절묘하지만 낯선 생산적 복지의 구체적인 실물로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결국, 국민의 정부는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을 “생산적 복지의 꽃”이라고 포장을 하였다. 법 제9조 제5항 “조건부 수급”, 소위 “자활”이 생산적 복지의 핵심으로 제시된 것이었다. 고용시장에서 이미 배제된 사람들을 자활노동으로 몰아 노동능력이 없는 사람에 한해서 생계급여를 준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것은 과거 생활보호법과 달리 “권리성 급여”라고 했던 것이다. 생산적 복지는 이미 신자유주의 백신을 투입한 체계였기 때문에 미흡한 복지였다. 그렇다고 해서 생산성이 좋았던 것도 아니어서 생산적 복지는 복지를 지지하는 측과 반대하는 측 모두로부터 비판과 비난을 받아야 했다. 

 

그 이후 참여정부는 생산적 복지를 계승한다며 “참여복지”를 내세웠으나 핵심을 분명하게 드러내지는 못했다. 그러나 여러 가지 정황들과 자료를 망라해 볼 때, 참여복지는 “보편적 복지”가 핵심이었던 것 같다. MB정부는 “능동적 복지”를 내세웠으나 곧 폐기되었고, 박근혜 정부는 “맞춤형 복지”를 내세웠으나 출발부터 기초연금 파동과 증세 논란을 일으키며 사실상 무복지 내지 저복지로 일관했다. 이제 문재인 정부는 “포용적 복지”를 제창하였다. 이 이름을 듣는 순간 참으로 긴장감 떨어지는 표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배타적이거나 차별적인 것이 복지의 내용이나 성격이 될 수는 없다. 복지는 당연히 포용적이지. 그러므로 포용적 복지는 동어반복적이거나 “시원한 아이스크림” 또는 “뜨끈한 국밥” 같은 밋밋한 어휘일 뿐이다. 게다가 무엇을 포용하는지 구체성이 없다. 비정규직을 포용한다는 것인지 수도권이 아닌 지방을 포용한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 틀린 말이거나 무의미한 말은 아니지만 참으로 허름한 작명이다. 게다가 포용적 복지를 상징 또는 대표하는 제도가 무엇인지 구체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그저 잡다하고 어수선한 복지 논의만 무성하다. 정부가 핵심으로 꼽는 아동수당이 그렇고, 사회서비스원도 그렇다.

 

이름이 중요하기는 하겠지만 그보다는 실질과 실천이 중요하다. 그것이 복지의 본질에 부합한다. 생산적 복지가 복지와 경제 두 마리 토끼를 잡았는지, 참여복지가 보편적 참여를 달성했는지 정확한 평가는 없다. 권력의 중심에서 이런 이름을 짓는 작명가들에게 묻고 싶다. 그렇게 멋진 말로 포장해서 도대체 누구를 현혹하려는 것인지? 복지국가 또는 복지정책의 노선을 포장하는 것보다는 본질과 진정성에 대해 성찰하고 집중해야 할 것이다. 유권자를 현혹시키려는 조어(造語)에 집착하는 것은 불순해 보인다. 그나마 생산적 복지는 성과에 대한 평가를 떠나서 당시 시대적 문제의 본질과 해법을 지향하는 이름이었다. 이와 같은 조어법이라면 포용적 복지보다 “포용적 성장”이 백번 낫다. 성장은 경쟁적이거나 효율적인 것을 추구하니 “포용적”이라는 관형어와 짝을 이룰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복지는 어떤 성격이나 방향을 지향해야 할 것인가? 시대에 대한 고민과 미래에 대한 비전보다 듣기 좋은 이름 짓기에 주력하는 것은 너무 경박하고 무책임하게 보인다. 아기가 태어난 후 이름을 지어도 늦지 않을 텐데, 우선 멋진 이름부터 지어 놓고 여기에 아이의 개성과 꿈을 맞추게 하는 것은 순서가 맞지 않는다.

 

현재는 저출산 고령화의 위험 시대다. 많은 문제들이 이것에서 비롯되고 있으며 문제 해결의 에너지도 이것 때문에 여의치 않다. 그렇다면 이러한 난국을 돌파하기 위해 대한민국의 복지체제는 어떤 가치 또는 특성을 최우선적으로 또는 가장 강력하게 추구해야 하는가? 이것에 답을 줄 수 있는 그런 복지가 우리에게 필요하다. 포용적 복지라는 하나 마나 한 밋밋한 기조와 간판을 걸고 우물쭈물하지 말라. 이름은 천천히 짓더라도, 지금 이 시기 대한민국은 어떤 복지를 지향하고 추구해야 하는지 진정성을 가지고 간절하게 성찰하고 토론하자. 이렇게 하다보면 적절한 이름이 지어질 것이다. 제발 강호의 목소리들을 포용하기 바란다. 포용적 복지론자들이여.

 
화, 2018/11/06-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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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사람의 현실에 맞는 제도개선을 위해
: 2018년 기초법공동행동 거리상담을 마치며

정성철 | 빈곤사회연대 활동가

 

기초생활보장제도는 한국의 사회보장제도 중 하나로서 가난에 처한 사람들에게 기초생활에 필요한 급여를 국가가 보장하는 공공부조이다. 생계급여, 주거급여, 의료급여, 교육급여, 해산급여, 장제급여, 장제급여 총 일곱 가지 급여로 나뉘어져 있는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기준중위소득을 급여별 선정기준으로 정하고 있다. 신청자가 수급권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자신의 소득과 재산 그리고 부양의무자의 소득과 재산이 선정기준 이하여야 한다.

 

생계급여, 주거급여, 의료급여, 교육급여 가구규모별 기준 표

 

2000년 기초생활보장제도가 시행된 이래로 수급자수는 전체 인구 대비 2~3%인 반면, 절대빈곤율은 8~9%를 유지하고 있다. 다시 말해 수급자수 보다 더 많은 가난한 사람들이 최저생계비 이하로 살면서도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40여개 단체와 수급당사자들로 구성된 ‘기초생활보장법 바로세우기 공동행동(이하 기초법공동행동)‘은 빈곤해결이라는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사각지대를 방치하고 있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까다로운 선정기준과 낮은 보장수준 등 제도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기초법공동행동에서는 매년 영구임대아파트단지나 쪽방밀집지역에 찾아가 거리상담을 하고 있다. 수급당사자들과 비수급빈곤층의 입장에서 제도개선책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제도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서류작성이 까다로워서 신청조차 못하거나 부당하게 탈락되거나 삭감된 급여를 받고 있는 사람들의 권리를 구제하기 위한 활동을 한다. 올해에는 방화, 노원, 마포에 있는 영구임대단지 세 곳과 영등포 쪽방 밀집지역 한 곳에서 거리상담을 했다.

 

거리상담은 크게 두 팀으로 나뉘어 진행한다. 천막 한 동에 상담부스를 마련하여 기초생활보장제도 상담을 중심으로 기초법공동행동에 참여하고 있는 다양한 단체들이 주거, 의료, 법률, 장애등급을 상담한다. 그 외 사람들은 2인 1조로 가가호호 방문하며 상담부스를 홍보하고 준비해 온 유인물을 배포한다. 유인물에는 매년 변경되는 제도의 내용과 수급자 선정기준 그리고 기초법공동행동의 입장을 담는다. 올해에는 중앙생활보장위원회에서 결정된 2019년도 급여인상액과 10월부터 폐지되는 부양의무자기준 등을 안내하는 내용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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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018 기초법공동행동 거리상담: 영등포 쪽방지역)

 

제도는 바뀌었지만 가난한 사람들의 삶은 바뀌지 않았다

 

‘그거 해봐야 소용없다.’ ‘애매하게 가난한 사람들은 아무것도 못 받는다.’ 매년 거리상담에서 듣는 이야기다. 이러한 불신은 진짜가 아니라 가짜로 가난한 사람들이 부정수급하고 있다는 이야기로 연결된다. 불신의 원인을 묻고 따라가다 보면, 옆집 사람도 자신과 똑같이 자식이 있는데 자신만 수급을 못 받는다는 한풀이를 듣게 된다. 실제 부양의무자기준에 걸리는 상황도 있지만, 관계단절을 통해서 수급권을 보장받을 수 있음에도 그러한 사실을 알지 못해서 기초생활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경우도 많다. 제도의 기준이 변경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과거 수급신청에서 탈락한 경험으로 인해 당연히 지금도 탈락할 것이라고 생각하여 신청조차 하지 않거나, 달라진 기준으로 수급권을 보장받을 수 있지만 수급신청 당시 겪었던 차별적 경험 때문에 신청을 꺼려하는 경우도 있다. ‘수급비가 너무 적다.’ ‘수급비가 삭감되고 있는데 왜 깎이는지 물어보기 힘들다.’는 이야기 역시 매년 듣는 이야기다. 후자의 경우, 그 이유를 물었을 때 ‘부당한 처우를 받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억울하고 궁금해도 참는다.’는 언제나 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법에는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을 권리로서 보장한다.’고 그럴듯하게 쓰여 있지만 현실의 제도는 가난한 사람들의 삶을 제대로 반영하고 못하고 있다. 2019년 생계급여 인상률이 2.09%라는 소식을 안내했을 때 돌아오는 대답은 모두가 짜기라도 한 듯 한숨으로 시작됐다. 주거급여에서 부양의무자기준이 폐지된다는 소식에 기뻐하면서도, 생계급여와 의료급여는 여전히 폐지되지 않았다는 소식에 기쁨은 다시 걱정과 고통으로 덮였다. 정부는 다양한 복지확대 계획을 발표하고 제도개선을 했다고 말하지만, 가난한 사람들의 삶은 바뀌지 않았다.

 

여전한 족쇄, 부양의무자 기준

 

올해 79세로 영구임대아파트에 혼자 살고 있는 A씨는 기초연금 20만 원과 생계급여 15만 원이 한 달 수입의 전부다. 기초연금 외에는 소득이 없고 보증금 120만원이 재산의 전부지만 16만 원의 수급비가 삭감되고 있다. 처음 수급비가 삭감된 시기는 2년 전이었다. 50대 딸이 재혼을 하면서 사위의 소득으로 인해 수급비가 삭감되었던 것이다. 딸과 연락은 하고 지내지만 재혼한 이후로 왕래는 없는 상황이었고 재혼한 사위는 얼굴을 두어 번 본 것이 전부였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그런 사위에게 A씨의 생계를 책임지라고 결정했다. 급여가 삭감된 당시 A씨는 동사무소를 찾아가서 항의도 해봤지만 돌아온 답변은 딸과 사위에게 실제 부양을 하고 있지 않다는 관계단절 증명서를 받아오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관계단절을 증명하지 못할 경우에는 사위에게 부양비를 징수할 수 있다는 통보도 받았다. 결국 A씨는 삭감되는 급여에 대한 항의를 중단했고 2년 여 동안 삭감된 수급비로 생활해 왔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실제 부양받을 수 없는 경우 지방생활보장위원회의 심의를 통해서 관계단절을 인정하여 수급권을 보장하고 있다. 하지만 자신의 상황을 심의에 올려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지방생활보장위원회가 있다는 것을 수급자들이 알고 있을 리 만무하다. 동사무소에서 정보를 제공하고 있지도 않다. 그리고 지난 2017년 8월 정부에서 발표한 <제1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에서 지방생활보장위원회의 실제 부양받지 못하고 있는 경우 심의에 올리는 것을 의무화한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하지만 발표 후 1년 여 동안 A씨에 대한 심의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거리상담 이후 A씨의 집을 방문해 관계단절 사유서를 작성하여 동주민센터에 찾아갔다. 담당공무원은 ‘관계단절 증명서를 제출하러 왔다.’는 A씨와 필자에게 ‘지방생활보장위원회에서 아무 안건이나 심의하지 않으며 안건을 올려도 인정 못 받으실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A씨가 어렵게 결정해 드러낸 치부는 담당공무원에게 ‘아무 안건’ 따위로 취급됐다. A씨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필자는 A씨가 2년 전 동사무소에 자신의 상황을 이미 설명했었다는 것, 복지부가 작년 수급신청 탈락자에 대한 지방생활보장위원회의 심의를 의무화했는데 1년이 지난 상황에서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담당공무원은 그제야 심의에 올리겠다고 답했고, A씨와 필자는 서류를 처리하는 동안 앉아 말없이 대기했다. 맞은 편 칸막이 너머에서는 수급 상담이 진행되고 있었다. 담당공무원으로 추정되는 목소리는 ‘부양의무자기준이 폐지되는 급여는 주거급여에요. 선생님, 금융정보제공동의서 아드님한테 받아오실 수 없잖아요. 그럼 생계급여는 신청이 안돼요. 주거급여만 신청하실 수 있는 거예요.’라고 말했다. 수급신청의 경우 구두로 거절할 수 없게 되어있다. 그리고 사업안내서에는 금융정보제공동의서의 경우 보장기관이 직접 받을 수 있게 되어있다. 또 앞서 언급했듯이 작년 8월 정부는 실제 부양받지 못하는 경우 지방생활보장위원회의 심의를 의무화했다. 하지만 언제나 이런 식이었다. 보건복지부가 발간한 465페이지짜리 굵은 사업안내서에서 정하고 있는 내용은 수급신청을 하는 당사자가 자기의 언어로 이야기 할 수 없는 경우 적용받기 힘들다. 사업안내서를 구하는 것부터 힘들고 운좋게 구하더라도 전문용어로 적혀있기 때문에 이해하기 힘들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사업안내서에서 정하고 있는 행정절차는 그림의 떡, 아니 존재하지도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강제노동에 내몰리는 노동할 수 없는 사람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두 가지의 수급권이 있다. 일반수급권과 조건부수급권이다. 국민연금공단에서 판정하는 근로능력평가를 기준으로 나눈다. 기본적으로 65세 이상의 노인이나 1-4급 등록 장애인 등이 아닌 근로능력층의 경우 자활센터에서 일자리 교육 및 참여를 조건으로 하는 조건부수급권이 보장된다. 근로능력평가에 대한 문제제기는 계속 있어왔다. 2010년 도입되어 동사무소에서 판정하던 근로능력평가는 2013년 국민연금공단으로 이관되어 시행되었다. 이관 이후 ‘근로능력 있음’ 판정은 3배가량 늘었다. 2014년 이러한 제도 변화 안에서 근로능력이 ‘없음’에서 ‘있음’으로 변경된 수급자가 일자리에 참여하며 이식했던 인공혈관에 감염이 발생해 사망한 사건도 발생됐다. 실제 일할 수 없지만 근로능력이 있다고 판정된 사람들이 자활사업단에 배치되는 경우는 적지 않고, 이들은 수급권을 유지하기 위해 배치된 자활사업단에서 강제노동을 참고 버티거나 수급권 자체를 포기하는 선택을 강요받고 있다.

 

올해 61세인 B씨는 영구임대 아파트에서 혼자 살고 있다. 몇 년 전 시각장애 6급 판정을 받았고 현재는 동맥경화와 고혈압 약을 먹고 있다. 10여 년 전부터 식당알바와 공공근로를 통해 생활비를 충당해 왔지만 올해 초부터 건강이 악화되어 5개월 째 일을 못하고 있다. B씨의 경우 자신의 소득과 재산 그리고 부양의무자기준을 모두 충족한다. 하지만 수급신청을 할 경우 조건부수급자에 해당되어 자활센터에 출석해야 한다. B씨에게 관련 제도를 설명하고 자활센터에서 제공하는 일자리 교육기간 동안 병원에 다니면서 진료를 받아보자고 설득했다. B씨는 알겠다고 답했고 본인이 동사무소에 가서 수급신청하고 연락을 주기로 약속했다. 이틀이 지나도록 연락이 오지 않아 B씨에게 전화를 걸었다. B씨는 나와 헤어진 직후 동사무소에 찾아갔었다고 했다. 담당공무원으로부터 비슷한 설명을 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상황을 설명하며 일자리교육기간 동안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고 이야기 하자. 담당공무원은 ‘그렇게는 일반수급 받을 수 없어요. 5년 뒤에 65세 되시면 일반수급으로 바뀔 거예요.’라고 이야기 했다고 한다. B씨는 ‘수급신청을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자신은 일을 할 수 없는 몸이 되었고 그래서 생계를 어떻게 이어가야 할지 막막한데, 동사무소에서 자신을 일 할 수 있는데 안하려고 거짓말 하는 사람으로 취급하는 것에 대해서 모욕을 느꼈다.’고 했다. 몇 번 더 설득을 시도해봤지만 완고했다. B씨는 수급신청을 포기했다.

 

수급신청 자격조차 주어지지 않는 사람들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중앙정부에서 실시하는 복지제도지만 지방정부의 예산이 함께 투입되며 수급권 보장유무를 결정하는 것 역시 지방정부에서 관할하고 있다. 때문에 기초생활보장제도는 주소지를 기준으로 신청가능하다. 주소지가 없는 경우 모든 선정기준을 충족한다고 할지라도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신청할 수 없다. 사업안내서에 <주거가 일정하지 않은 취약계층의 경우> 실제 거주지가 있다고 확인되는 경우 수급권을 보장할 수 있게 되어있지만, 실제 거주지를 노숙인 시설 등으로 한정하며 거리나 여관, 여인숙, PC방, 사우나 등은 제외하고 있다. 거리 등에서 생활하고 있는 홈리스에게는 신청자격 조차 주어지지 않는 것이다.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방정부별로 실시하고 있는 주거비지원제도를 통해서 방을 구한 이후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신청할 수 있다. 절차적으로 쉬워 보일수도 있다. 하지만 주거비지원제도가 없는 지방정부가 더 많을뿐더러, 제도가 있는 지방정부에서조차 지원금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사실 이해할 수 없는 행정절차의 낭비 아닌가. 기초생활보장제도가 갖고 있는 주거급여를 주거지가 일정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실시한다면 한 번에 될 것을, 굳이 돌아가라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제도운영은 거리 등에서 생활하고 있는 홈리스들에게 수급신청을 포기하도록 작용하고 있다. 지방정부 주거비지원제도 예산이 떨어지면 신청자들은 막연하게 기다려야 하거나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하고, 운좋게 주거비지원제도를 신청한다고 해도 신청 이후 짧게는 며칠에서 길게는 몇 주를 기다린 뒤에야 방에 들어갈 수 있고 그 이후에 수급신청을 할 수 있다. 안정적인 거주공간이 없고 핸드폰 등의 연락수단이 없는 상황에서 수급신청을 포기하게 되는 상황은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62세 C씨는 거리에서 생활하고 있다. 고향인 충남에서 20년 전 이혼을 계기로 서울에 왔다. 일용직 노동에 종사하며 여관, 여인숙에서 생활을 이어왔고 몇 년 전 다친 허리를 수술한 이후부터 거리에서 생활하고 있다. 63세 D씨 역시 거리에서 생활하고 있다. 80년대 인쇄소에서 일하던 중 컴퓨터가 도입되면서 일자리를 잃었다. 이후 중장비를 배워 일하던 중 복막염 수술을 기점으로 모아두었던 돈을 모두 사용하고 거리생활을 시작했다. C씨와 D씨에게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설명하니 둘 다 조건부수급을 통해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기초생활보장제도를 신청하기 전에 서울시에서 하고 있는 임시주거비지원사업을 통해 주거지를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영등포구에서 임시주거비지원사업을 하고 있는 지원센터를 일러주고 다음날 만나 신청하러 가기로 약속했다. 다음 날 약속시간으로부터 1시간 동안 주변을 서성였다. 두 사람 모두 약속장소에 나오지 않았다. 전화도 없었다. C씨와 D씨가 개별적으로 지원센터에 찾아갔을 확률은 적지만 거리에서 생활하시는 분들과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찾아갔으리라 믿는 것뿐이다. 2016년 노숙인 등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전국 거리에서 생활하고 있는 홈리스는 1,522명이다. 여기에 포함되지 않은 PC방, 사우나 등에서 생활하는 홈리스를 포함한 이들에게는 기초생활보장제도의 수급신청 자격조차 보장되지 않고 있다.

 

까다로운 선정기준과 낮은 보장수준의 해악

 

잘못된 제도로부터 고통 받고 있는 것은 가난한 사람들이다. 대도시 서울을 기준으로 수급자에게 인정되는 기본재산액은 주거용 재산을 포함한 5,400만 원으로 낮게 책정되어 있다. 그 이상의 재산가액은 매월 수급자의 ‘가상’소득으로 환산된다. 부양의무자의 소득과 재산에 따라서 수급권을 박탈당할 수 있다. 부양의무자가 1인 가구인 경우 167만 원 이상의 소득이 발생하면 실제 부양여부와 상관없이 간주부양비가 부과되어 급여가 삭감되고 234만 원 이상의 소득이 발생하면 수급권을 빼앗긴다. 실제 일 할 수 없는 사람을 근로능력이 있다고 판정하여 강제노동에 내몬다. ‘애매하게 가난한 사람들은 아무것도 못 받는다.’는 말은 틀리지 않았다. 전 재산인 집까지 팔아서 주거지를 하향이동한 뒤에, 일 할 수 없을 만큼 건강이 나빠진 상태에서 가족들과의 관계마저 단절되어야 수급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급자가 된다고 빈곤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2018년 1인 가구 수급자가 보장 받을 수 있는 최대 생계급여액은 51만 원이다. 여기에는 식료품, 생필품, 의복, 통신비에 더해 월세를 제외한 주거유지비까지 포함되어 있다. 때로는 생계급여에서 월세의 부족분을 지출해야하는 경우도 있다. 부족한 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다른 수단을 통해서 버는 소득은 모두 수급비에서 삭감되기 때문이다. 노인의 경우 기초연금도 국민연금도 삭감된다. 1인 가구 수급자에게 2018년도는 51만 원에 갇힌 삶인 것이다. 이번 거리상담을 진행하면서 수급권을 보장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제도에 대한 만족도 평가 설문을 진행했다. 기초생활보장제도에 바라는 점을 쓰라는 마지막 문항에 대부분의 수급자들은 수급비가 부족하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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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기초법공동행동의 기초생활보장제도 평가 설문)

 

 

2017년 8월 정부는 <제1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부양의무자기준을 단계적으로 폐지하고 재산기준 등의 선정기준을 완화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보장수준의 현실화를 통해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1차 종합계획 이후 발표된 2019년 생계급여 인상률은 2.09%로, 2018년 1.16%에 이어 역대 인상률 중 최저 수준에 속한다. 올해, 내년 각각 16.4%, 10.9%인 최저임금 인상률과 비교하면 상대적 박탈은 더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부양의무자기준은 가난한 사람들에게 가장 필수적인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에서의 폐지계획이 없는 상황이며, 재산기준과 근로능력평가 등의 선정기준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없는 상황이다. 사람 좋은 미소 띠며 희망적인 말들로 하는 약속은 필요 없다. 코앞의 미래에 대한 계획조차 할 수 없는 가난한 사람들의 문제를,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제도개선의 실천이 우선되어야 한다.

화, 2018/11/06-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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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김형용 ㅣ동국대학교 사회학과 교수

 

아픔이 오래가면 이 또한 무감해지는가 보다. 내 몸의 피로와 상처도 시간이 흐를수록 익숙해지는 데 남의 아픔인들 안 그렇겠는가. 세월호 참사에 분노하고 절망했던 시간이 희미해져가면서 이제 일자리를 잃는 수많은 노동자들과 헬조선의 청년들 그리고 기본적 생활조차 위협받는 사회적 약자들의 고통쯤은 아무것도 아니게 되었다. 우리 시대 불감증은 그렇게 보편화되었다. 교수신문이 선정한 2015년의 사자성어는 혼용무도(昏庸無道)였다. 즉 어리석고 무능한 군주로 인하여 나라 상황이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온통 어지럽다는 뜻이다. 그러나 암흑의 세상은 보이지 않는 고통보다 보지 않는 고통이 더욱 많은 법이다.

 

2016년 총선도 그렇게 다가오고 있다. 2012년 대선과 2014년 지방선거 그리고 또 다시 2년 만에 찾아온 선거에서도 우리는 비참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이미 선거를 앞두고 여러 가지 심판론이 판을 치고 있다. 야당은 정권을 심판하자고 하는 한편, 청와대는 국회를 심판하자고 하며, 혁신세력은 현역을 심판하자고 하고, 진보는 낡은 정치를 심판하자고 한다. 심판을 할 대상은 이렇게나 많은데, 이들을 모두 심판하고 나면 우리는 다시 서로의 아픔에 민감하게 될 것인가? 아니라면 무능함은 통치자나 정치인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닌가? 정치가 그렇게 정치로만 남아있을 때, 나와 타인이 연결되는 사회적 신경세포는 작동하지 않는다.

 

정치란 가치와 권력의 배분과 관련한 것이다. 일단 가치와 권력이 배분되면 그 구성에 따라 세상만사가 자리를 잡게 된다. 그리고 선거는 이 배분에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한 하나의 정치행위이다. 따라서 자신이 선택한 가치와 권력이 아무리 바르다고 판단할지라도 지난 동안 세상만사가 어지러우면 그 선택에 대한 스스로의 철저한 반성이 요구된다. 이는 정권이나 정치인을 심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을 심판하는 것이다. 지난 대선에서는 경제민주화와 복지국가라는 시대적 과업을 국민들이 선택하였다. 다만 국민이 선택한 권력은 집권 후 그 모든 위임된 권한을 방기하고 약속을 파기하였다. 그럼에도 선택은 옳았는가? 이러한 판단이 쉽지 않은 이유는 대안적 선택이 그렇다고 희망과 연결되어 있다는 확신도 있지 않아서이다. 즉 어떠한 정치적 선택도 삶을 바꿀 수 있다는 명확성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스스로의 선택을 반성할 기준도 없고 정치적 무능감이 사회적 불감증으로 전이된다.

 

결국 선거 정치가 사회를 바꾸려면 내 한 표에 대한 성찰과, 희망을 제시하는 대안 정치세력의 존재, 두 가지 모두가 중요하다. 각 정치세력은 명확한 인과 관계에서 선거와 정책을 연결시키고, 시민들이 그 선택의 결과를 현재의 고통과 비교하여 상시적으로 되돌아볼 수 있게 하여야 한다. 이번 복지동향은 이러한 취지에서 ‘선거정치로 한국사회를 바꿀 수 있을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지었다. 총론으로 남찬섭 사회복지위원장은 이번 총선이 한국사회의 전환기적 성격에 대응하여 복지국가를 주도할 정치세력의 등장이 요구되며 또한 복지국가로 대표되는 대안사회 요구가 여전히 유효한데 집권 초기부터 그 민심을 배신한 것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있어야 함을 강조하였다. 남기철 교수는 현 정부가 보편적 복지국가의 형성과 양립할 수 없음이 분명한 이상 이들에 대한 심판이 없다면 보편적 복지국가의 전망은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김보영 교수는 이에 더 나아가 심판론은 대안이 없다는 안일함의 표현일 뿐이며 대안의 설득력과 구체성의 싸움을 전개하기 위하여 싱크탱크의 역할을 주문하였으며, 신규철 인천평화복지연대 정책위원장은 지역복지운동단체들이 지역주민들이 공감하는 복지이슈를 총선핵심의제로 부각시키는 대중정치활동에 의미를 부여하였다.

 

2016년 총선, 한 달 남짓한 기간, 선거정치의 변화를 기대해 본다.

목, 2016/03/10-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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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활동가의 경험과 지역복지 운동의 미래

: 인천평화복지연대 활동을 중심으로

 

 

신진영 | 인천평화복지연대 협동처장

 

 

지역복지운동단체의 출발과 복지동향

 

1987년 노동자 대투쟁 후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운동이 활성화되었다. 시민운동의 활성화, 학술단체협의회 등 학술운동의 대두와 함께 노동자계급의 대규모 요구와 투쟁은 사회복지에도 변화를 가져왔으며, 초보적이지만 2단계 의료보험통합논의, 공동육아운동, 사회복지예산확보운동, 장애인운동 등 다양한 형태의 사회복지운동이 나타났다. 1990년대 들어 시민사회단체는 사회복지 이슈 제기 및 제도 개선에 주도적 역할을 하였다. 전국을 단위로는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광역단위에서는 경기도를 비롯하여 부산, 대구, 광주, 울산 등지에서, 기초단위에서는 서울 관악구, 충남 천안 등 지역별 사회복지운동단체들의 활동이 활성화되었다.

 

지역주민운동에서 생활영역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지역운동 확장 차원에서 고민이 발전한 것이다. 인천 역시 이러한 고민 속에 2006년 ‘인천사회복지보건연대’를 창립하였고 2015년에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와 통합하여 현재 ‘인천평화복지연대’로 활동 중이다.

 

이렇듯 지역별로 한 단체 정도가 소수의 인원으로 진행하다보니 고민을 함께 나눌 협의체 구성의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1998년 복지동향이 창간되었고 1999년에 발간된 복지동향에는 부산, 충남 천안, 대구, 광주의 지역복지운동단체들이 소개되면서 서로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었다. 그 후 몇 년간의 준비과정을 거쳐 2005년 ‘지역복지운동단체네트워크(이하 네트워크)’가 발족하였다. 복지동향은 시민과 현장의 모습을 담기 위해 ‘동서남북’, ‘생생복지’라는 꼭지를 만들어 정보를 공유하고자 하였고, 네트워크 소속 단체 활동가들이 지역통신원으로 참여하였다. 네트워크의 출발과 고민을 함께 해준 복지동향 20주년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바이다.

 

고민의 확장

우리 단체의 창립 시기에는 시민들과 함께 복지는 시혜와 자선이 아니라 시민들의 당연한 권리임을 강조한 사회복지 교육 프로그램인 ‘사회복지대학’과 사회복지시설에서 일어나는 비리와 인권유린에 대항하는 활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활동, 사회복지예산분석 등의 사업을 시작하였다. 복지와 보건은 반드시 함께 고민되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단체명에도 복지와 보건을 함께 사용하였다. 보건복지 통합이라는 시민운동의 새로운 도전이었다. 보건복지 연계정책개발, 공공의료 강화, 보편적 복지로서 건강사업과 예방사업을 추진하였다. 사회복지 관련 전문 의제에서 시작해서 주민참여예산운동을 매개로 행정과 재정의 감시 및 주민참여운동으로 발전해갔다. “시민을 복지와 정치의 주인으로! 지역복지공동체 건설!”이라는 슬로건과 함께 7대 의제사업을 시행했다. 7대 의제사업은 주민참여예산운동, 사회복지종사자 권익옹호 운동, 교육 불평등 해소 운동, 보육 공공성 강화 운동, 아름다운 동네 공동체 만들기 운동, 공공의료 강화 운동, 복지시설 민주화 운동이었다. 활동은 다방면적으로 진행하게 되었고 부문운동에서 전체 지역사회 운동으로 확장되어 갔다. 창립 후 10년이 훌쩍 넘는 기간과 통합의 과정에서 처음에 고민하였던 건강권, 복지권, 인권 등 보편적 복지운동에서 시민자치 운동으로 좀 더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창립초기만 하더라도 보편적 복지 정책 제기만으로도 진보적이었다. 그러나 몇 차례의 선거를 통해 대두되었던 복지국가에 관한 논의는 보편적 복지 개념에 대한 인식을 확대시켰다. 보편적 복지를 지향한다는 운동적 목표설정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사회복지종사자와 시민을 복지의 주체로 세우는 운동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다. 시민을 단순한 복지수혜자가 아니라 복지서비스와 복지정책의 주인으로 세우는 것이 요구되고 있다.

 

지역복지운동 과제의 확장

현대 사회의 신자유주의적 질서, 그로 인한 양극화는 계속해서 새로운 유형의 사회적 위험을 키우고 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인해 모든 것이 상품화 되었고 시장이 전 사회를 지배하는 체제가 되었다. 현재 한국 사회는 정치·경제·사회 모든 영역에서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사람들이 직면하는 사회적 위험의 양상도 크게 변화하고 있다. 빈곤문제 뿐만 아니라 지속가능성을 가로막는 저출산 고령화 문제, 시민의 생명을 자본의 이해로 바꿔버린 안전문제, 남북 간의 분단체제, 지구의 생태문제 등이 인간의 안녕을 상시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특히나 인천의 경우 남북한 간의 군사적 분쟁의 주요지역이라는 지정학적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 이에 평화도시만들기 운동이 인천지역 시민운동의 주요 이슈이다. 이념적으로 ‘퍼주기복지=빨갱이’라는 등식으로 이해되는 분단체제의 한국사회 이념스펙트럼은 매우 ‘우클릭’되어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보편적 복지운동의 확산뿐만 아니라 평화운동을 통해 분단과 전쟁체제를 극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기에 연평도해전과 폭격으로 남북 분쟁의 상징이 되어 있는 인천에서의 평화운동은 모든 인천시민운동이 피해갈 수 없는 의제인 것이다. 이렇듯 지역복지운동은 사회위험 전반에 대한 대응으로 자신의 과제를 확장해야 한다. 북서 유럽의 복지국가들도 변화하는 경제사회 환경에 끊임없이 새로운 대안을 마련하며 사회를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려는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당장에 가능한 일은 아닐 것이다. 본고에서는 현재 고민 중인 지역복지 실현의 장인 지방정부의 역할과 주체형성에 관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나누고자 한다.

 

지방정부에 바란다

급변하는 사회적 위험에 대응하는 사회복지 정책을 만들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을 제대로 정립할 필요가 있다. 현재는 복지정책에 있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명확한 역할 분담이 되어 있지 않고, 역할 분담의 기준도 일관성이 없다. 그 결과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책임 떠넘기기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복지가 핵심의제로 떠오른 2000년대 이후 누리과정 등 재원분담 문제, 복지축소로 귀결된 지방사회보장사업 정비방안 적용 등이 그 실례다.

 

특히나 인천의 경우 지난 몇 년간 재정건전화를 위한 부채 감축을 시정의 최대 목표를 삼았다. 그 과정에서 자체 복지사업은 계속 줄어드는 상황이었다. 2016년 박근혜 정부는 전국 17개 시도에 ‘유사·중복 정비대상 사회보장사업’ 지침을 내렸고 인천시는 또다시 복지예산을 119억 3,800만원 삭감하였다. 사회복지예산 중 불과 2%에 불과한 자체 지역복지에 칼을 댄 것이다. 이는 사회보장의 발전과 지방자치시대에 부응하는 지방정부의 복지기획력 제고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대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지극히 반복지적인 행태이다. 또한 사회보장 증진보다는 중앙통제 방식의 사회보장 후퇴 및 획일화, 하향평준화에 악용하면서 복지사무와 관련하여 중앙정부와 수평적 지위를 갖는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까지 침해한 것이다. 그런데 그 지침을 가장 앞장서서 성실히 수행한 인천시의 모습이라니.

 

바야흐로 지방분권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30년 만에 개헌이 논의되고 대통령이 ‘연방제 수준’의 지방분권을 약속하면서 지방분권이 주요이슈로 떠올랐다. 하지만 대통령이 제출한 개헌안이 지난 5월 국회에서 폐기된 이후 논의의 동력이 사라진 듯하다. 얼마 전 대통령 소속 자치분권위원회가 ‘자치분권 종합계획’을 발표하였고, 향후 논의의 불꽃을 재점화해야 할 것이다.

특히나 복지의 경우 중요한 지점은 현재와 같이 중앙과 광역, 기초단위 각자가 해야 할 일에 대한 명확한 구분이 없는 상황에서는 어떤 분권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분권을 실행하기 위한 지역차원에서의 민주주의 실현, 즉 모든 수준의 정부활동에 대한 시민의 참여가 보장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회복지실천은 지역을 기반으로 이루어진다. 지역복지는 지역주민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정부에 요구하기 위한 적법한 절차를 찾아가는 일련의 활동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현재 지방정부는 사회보장기관으로서의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복지정책에 있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어느 측의 책임아래, 어떤 방식으로 대응할지 기준을 마련하여 역할을 구분하고 그에 다른 재원구조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 물론 이 과정에 반드시 민주적 논의와 합의가 필요하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에서도 필요하고, 지방자치단체 내에서도 지역주민의 민주적 참여가 보장되는 공론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이를 통해 복지에 대한 시민의 권리의식은 더욱 성장할 수 있다.

 

또한 열등처우 원칙에만 충실한 정부의 사회통제적인 복지의식도 벗어나야 한다. 지방분권은 중앙정부의 권한과 책임이 지방정부로 단순히 이양되는 것이 아니다. 시민이 지방정부 활동 곳곳에 참여하고 직접 활동의 책임을 지방정부에 물을 수 있을 때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지방분권이 가능하다. 보편적 복지국가의 이상과 관련되는 지방정부의 역할과 지역복지에 대해, 시대적 변화에 걸맞은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대응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지역조직화

지역조직화에 관한 고민은 여러 부문에서 고민이 확장 중이다. 복지관들의 사업도 조직화 사업이 비중이 대폭 강화되고 있는 추세이며 마을만들기를 통한 지역조직화에 관한 고민도 날로 확장 중이다. 마을만들기 사업이 복지전달체계와는 관련성이 없다고 말할 수도 있지만, 사회보장체계가 시·군·구-읍·면·동이라는 주민들의 일상생활과 밀접히 관련된 지방행정조직을 통해 제공되고 있다. 또한 마을만들기가 궁극적으로는 읍·면·동의 기능과 인력을 주민의 시각에서 재편하는 것에 관련된 것이라고 할 때, 그것이 복지전달체계와 연관되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것이다. 또한 공공복지전달체계 논의 중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읍면동복지허브화, 커뮤니티케어는 복지, 마을, 건강 세 영역에 대한 통합적 접근을 하고 있다. 이렇듯 다양한 고민들과 역할들이 얽히고설킨 지역사회의 건강한 복지생태계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공공과 민간의 역할을 제대로 정립해야 한다. 공공은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기 위한 공적 사회보장 전달체계로서 역할을 확립하고 민간은 보다 많은 자율성을 부여받아 제도적 한계를 보완하는 역할 재정립을 해야 한다.

 

지역복지운동에서 지역조직화는 지역사회에서 해결해야 하는 지역사회 문제 혹은 의제를 선정해 나가는 과정으로부터 시작된다. 그 다음 단계는 발굴된 다양한 의제 중에서 가장 시의성이 있고 주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의제를 선택하는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고 그 해결방법 및 결과가 다른 지역사회에 확산되는 것으로 완성된다.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이지만 동시에 중요한 과제는 지역조직화에 참여하는 구성원들의 성장이다. 그 과정에서 공공으로부터 독립적인 영역을 확장하는 것에 지역복지운동단체의 역할이 있다. 지역사회 환경, 노동, 돌봄, 복지, 여성 등 다양한 이슈들의 공론이 없는 상태에서 공공부문과의 파트너십이나 협치를 논의하기는 어렵다. 주체들의 목소리를 모으기 위한 지역사회 숙의, 토론, 학습이 요구된다. 생활세계에서의 자율적 목소리를 조직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에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던 의제 중심에서 탈피하여 이기에서 이타로, 즉 자신의 이익이 아닌 지역 내·외의 취약계층을 포함한 사람들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의제로 발전되어 갈 것이라 기대한다.

 

사회복지종사자가 주체로

사회복지정책의 형성은 더 이상 단순한 프로그램과 제도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경제의 변화에 조응하면서 새롭게 구성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사회복지를 둘러싼 환경이 변화하고, 사회복지가 다른 사회부문과 통합적으로 고민되는 시점에서 현재 사회복지종사자들의 현실은 어떠한가. 북서 유럽의 복지국가 발전 역사를 보면 사회변화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주체가 있었다. 특히 스웨덴의 경우 1970년대 복지국가의 위기를 함께 이겨낸 조직화된 사회보지종사자들이 있었다. 반면 우리 사회에서 사회복지종사자들의 열정을 가로막고 있는 여러 요인 중 큰 부분은 보상체계이다. 복지는 더 이상 비공식부문의 노동이 아니다. 전근대 사회에서의 개인적 동기에 따른 자선활동이 아니라는 것이다. 사회복지종사자의 노동이 광범위한 공식적 제도 영역에서 제공됨에도 불구하고 고용관계와 임금결정 체계가 충분히 정립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사회복지 노동의 임금은 시장임금이 아니라 주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편성한 당해 예산에 의해 결정된다. 그 과정에서 임금 교섭은 이루어지지 않고 다양한 직무와 그 직무에 따른 적정임금, 그리고 이미 형성된 차별에 대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 사회복지의 각 영역별로 서로 다른 임금체계를 가지고 있고 국비지원시설과 시비지원시설의 차이는 심지어 더 벌어지고 있다. 계약직 임시직 형태의 비정규직 종사자도 늘어만 간다.

 

이렇게 서로 다른 상황에서 더욱 필요한 것이 연대이다. 단일임금체계에 대한 논의 과정은 서로의 처지를 더욱 이해하는 과정이 될 것이다. 사회서비스원 설립에 관한 논의는 사회복지 노동의 가치를 논의하고 위치지울 수 있을 것이다. 전국사회복지유니온을 포함한 노동조합 활성화의 노력은 노동권 확보의 길을 만들 것이다. 그 결과로 정부와 나란히 임금 협상 테이블에 앉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그 연대의 장에 서로 서로를 초대하자.

 

나가며

중앙정부의 사회보장사업은 360여 개에 달하고, 지방정부를 통해 전달되는 중앙정부의 사회보장사업은 170여 개에 이른다. 이들 사업은 제각기 다른 경로와 기준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지역에서 발생한 사회복지관련 의제를 해결하려고 보면 쫓아가야할 대상이 한 둘이 아니다. 분절되고 파편화되어 있는 사회보장체계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이렇게 분절되고 파편화된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사회복지 이슈에 관심을 갖고 그 맥락을 파악하는 데에는 부족함이 많다.

 

처음의 이야기로 되돌아가본다. 복지동향은 사회복지 이슈와 관련하여 정확한 정보와 분석을 제공해준다. 복지동향을 통해 다양한 정보와 거시적인 조망을 가질 수 있다. 정책의 변화를 파악하고 지역사회에서의 실천과 어떻게 연결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는 기회를 마련한다. 표현이나 내용의 어려운 점을 조금만 쉬운 언어로 바꾸어 앞으로 사회복지종사자를 비롯하여 시민들과 공감의 폭을 넓혀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월, 2018/10/01-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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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의 글

 

최혜지ㅣ서울여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편집위원장

 

출산율은 자녀세대에 이 나라를 ‘살만하다’ 추천할 부모세대의 의사를 가늠케 한다. 2015년 대한민국의 출산율 1.25명, 이 나라를 살만한 곳으로 추천할 의사가 없음을 의미한다. 녹녹치 않은 이 나라 부모의 오늘을 낯 뜨겁게 드러낸다. 고달픈 부모 밑에 행복한 아이, 기대하기 어려운 조화이다. 때문에‘ 부모 되기 어려운 나라’는 ‘어린이가 불행한 나라’의 또 다른 이름이다. 좋은 보육이 나라 고민의 우선이 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무상보육 재정을 축에 둔 중앙정부의 처신은 나라살림이 누구의, 무엇을 위한 것인지 잊고 있는 듯하다. 중앙정부가 약속한 무상보육의 뒤 이은 책임을 지방정부와 지방교육청에 전가하고 있다. 신뢰를 저당한 중앙정부의 자기부정으로 무상보육은 표류 중이다.  

 

지방정부와 지방교육청은 무상보육 재정의 책임을 떠안고 중앙정부를 대신해 비난받이가 되었다. 바닥이 드러난 지방정부 살림에 빚내어 무상보육을 꾸려보라는 악수(惡手)가 중앙정부의 해법이다. 불어난 빚과 함께 떠안은 누리과정 예산의 무게로 지방정부는 침몰하고 있다. 

 

진보와 보수의 경계를 와해한 무상보육의 정치적 효력은 2012년 대선을 통해 확인되었다. 무상보육으로 낚은 국민의 지지는 박근혜 정부가 추수하고 재주는 지방정부와 지방교육청이 부려야 하는 형국이다. 이미 171,013억원의 채무로 버티기 힘든 지방교육청에 3.9조원의 누리과정 예산을 감당하는 재주까지 강요하고 있다. 지방재정법 개정의 꼼수로 마련한 지방채를 빌미로 여력 없는 지방정부의 고삐를 틀어 쥔 모양세다.

 

사회복지 재정부담을 이유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사이의 갈등은 깊고 쇠다. 이 달 복지동향은 누리과정 예산을 벼리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갈등의 지점과 쟁점을 살펴보았다. 법, 보육, 재정 전문가의 면밀한 분석과 논지는 누리과정 예산의 골 깊은 갈등지형을 선명히 드러내 줄 것으로 기대된다. 보육의 최근 동향으로 어린이집 초과보육에 대한 서울시 보육정책위원회의 결정을 소개했다. 미국의 난민인정절차와 정착지원에 대한 최근 동향도 다루었다. 

금, 2016/04/01-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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